소설리스트

포식자들의 세상-64화 (64/86)

〈 64화 〉 포식자들의 세상 ­64­

* * *

­플리사­

나는 지구 동부에서 추워지는 날씨에 짜증이 나 있었다. 지구는 나의 제안을 받은 뒤 여러 가지 준비를 해주고는 있지만 속도가 너무 느렸다. 코시프가 나에게 선전포고 같은 것을 하지 말았어야 하며 몰래 기습을 해야 했다고 주장했지만 오히려 옆에 있던 레시아에게 무례하다며 핀잔을 들을 뿐 이었다.

물론 나도 드레이돈을 처형한 후 늦은 밤에 에프타인 따위를 만나며 돌아다니다 레시아에게 핀잔을 들었다. 레시아는 급격히 바뀌고 있는 상황에 민감해진 것 같다. 리디스는 여전히 에프타인에게 우리 몰래 보고할 타이밍만 노리고 있는 것 같지만 일단 내가 리디스와 에프타인의 관계를 알아 버린 이상 에프타인에게 더 이상 놀아나지는 않을 것이다.

전에도 어느 정도 의심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확실히 에프타인의 첩보원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니 이 사실을 확실하게 활용해야겠다. 아니다.에프타인도 나에게 리디스의 정체가 들켰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가 과연 리디스를 또 사용하려고 할지 의문이다.불쌍한 리디스는 자신이 나나 에프타인에게 이용 당하고 있다는 사실도 잘 모를 것이다.

그보다 나는 리디스가 자신의 피가 어디에 속해 있는지 깨달았으면 한다. 그녀는 금성인이다. 가족도 모두 금성에 있다. 나는리디스가 한 편으로 너무 안타까웠다. 지구인 애송이(리튼)에게 넘어 가지를 않나, 소름 끼치는에프타인에게 넘어 가지를 않나... 레시아는 확실히 리디스를 경멸하고 있지만 나는 리디스에게 동정심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리디스는 화성의 외교 차관이다. 우리와 동맹을 맺은 만큼 확실히 우대할 필요는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런 의문이 든다.화성은 지금도 금성과 동맹일까? 정확히는 케테로스와 동맹일까? 화성이 금성에서 곧 일어날 내전에 끼어들 가능성이 있을까.

일단 에프타인인과 했던 회의를 믿는다면 그럴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 에프타인도 화성에서 자신의 적을 제거하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으니 화성에서 군대를 파견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 편이 에프타인에게는 유리하다. 화성에서도 내전이 벌어진다면... 그 교활한 놈이 분명 아무 준비 없이 일을 벌이지는 않을 테니 자신의 편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금성에 대한 간섭은 확실히 반대할 것이다. 아니 에프타인이라면 내전이니 전쟁이니 하는 것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에프타인은 에프타인 나름대로 최대한 피해가 없는 방법을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너무 에프타인을 고평가하는 것일까? 아니다. 그 소름 돋는 자식은 경계 할 필요가 있다. 그 녀석에게 숙적이 있다는 사실이 고맙게 느껴진다. 되도록 에프타인의 적이 오래 오래 건강하게 에프타인의 공세에서 버텨주길 바랄 뿐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동부 지역의 금성군은 한가한 나머지 마치 군인이 아니라 지구 동부 지역의 현지인처럼 생활하기 시작했다. 몇몇은 지구인과 연애까지 하고 있다. 드레이돈의 처형이 효과가 있었는지 지구인의 민심은 우리에게 꽤 풀어져 있는 것도 긴장이 풀리는데 원인이 되었다.

지금 당장은 할 일이 없으니 저 대로 놔둬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레시아는 불만이 쌓여 만 갔다. 그녀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 레시아는 힘들게 훈련 받은 트리실 정예 부대의 군기가 빠져 가고 있는 것에 우려했다. 실제로 트리실 정예군은 늦잠을 자거나 경계 근무에 지각 하는 등 문제들이 터지고 있는 중이다.

나는 레시아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일부 부대를 모아 놓고 연설 방송을 해야 했다. 우리의 전쟁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며 새로운 전장터가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효과는 별로 였다. 장병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일단 금성인인 우리가 고향인 금성으로 쳐들어가는 것이 불만이었던 모양이다. 대부분 드레이돈이 데려왔던 병사들로 나와 함께 했던 정예 부대 마저 불평을 늘어 놓을 정도였다. 나의 권력욕 때문이라는 소리도 나왔다.

이렇게 되면 병사들의 생각이 많아지지 않도록 빨리 출발하여 적과 교전 하는 것이 상책이다. 지구 놈들이 꾸물거리고 있기 때문에 병사들이 계속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동족상잔의 비극 때문에 내 직속 병사들까지 불만을 표시하는 것은 아니었다. 나름 이유가 있었다.

그들도 어느 정도 희생을 각오하고 지구 대기권을 뚫고 왔는데 이제는 금성 대기권까지 뚫어야 될 판인 것이다. 2차 금성군과 다르게 미사일 세례까지 체험한 1차 금성군(내 직속 병력)은 금성 또한 지구의 방어 전략을 모방하는 것을 대단히 걱정하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겁을 먹은 상태다.

그들은 또 다시 옆에 전우들처럼 허무하게 죽고 싶지 않았다. 나는 더 이상 병사들에게 전쟁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이렇게 되면 대군은 통제 불가능한 짐 덩어리가 된다. 몇 일을 고민하며 생각한 나는 곧 방법을 생각해 냈다. 그리고나는 장교들을 소집했다. 코시프나 지엘, 레시아, 위실론, 리디스 등 각 사단의 장군들까지 모두 소집했다. 리디스가 질문했다.

“출발할 때가 되었나요?”

나는 모두 모여 있는 공식 자리임을 감안하여 모두에게 경어를 쓰기로 결정했다.

“예. 곧 엘리베이터 타워를 타고 지구에서 나가야죠. 앞으로 우리는 지구와 약속한 대로 금성 공격 준비를 우주에서 하게 될 겁니다.”

한 사단장이 우려를 표했다.

“우주에서 고립되어 말라 죽을 수도 있습니다. 지구인이 교활하게 우리를 속인다면..”

“그렇지는 않을 거요.”

내가 확신을 가지고 말했으나 2차 금성군 장교도 1차 금성군 장교도 분위기가 반전되지는 않았다. 점점 회의가 소란스러워지자레시아만이 악을 쓰며 나를 두둔한다. 음..검은 낫 녀석들도 태도가 모호하다. 나에게 이미 마음이 떠난 건가? 예전과 태도가 확실히 다르다. 지금 그런 것을 생각할 때는 아니지.일단 장병들의 두려움을 짚어볼까?

“여러 분들이 두려워 하는 이유는 미사일 때문이겠죠? 나와 함께한 1차 금성군은 지금까지 열심히 싸우고 내 명령에 따랐지만 속은 미사일에 대한 공포가 각인되어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명령을 충실히 따라 준 것에 고마운 마음 뿐입니다. 2차 금성군은 지구에 비교적 편안하게 왔지만 1차 금성군과 함께 하면서 여러 얘기를 들었을 테고 금성과 싸우게 된 마당에 혹여나 1차 금성군에게 들었던 미사일에 의한 끔찍한 상황이 자신에게도 들이닥치지 않을까 하는 공포심이 솟아 오르고 있을 겁니다. 이해합니다. 저도 겪었습니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당시에 나는 이렇게 죽는구나 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저는운이 좋았어요.”

나의 긴 서론에 모두 집중하고 있다. 나는 계속 얘기했다.

“사실 저도 고민이 많습니다. 미사일에 대한 대책과 병사들의 투입에 대한 기존 전략에 의문이 그 고민입니다.”

내가 운을 띄우자 코시프가 의아해 하며 물었다.

“총사령관님. 전에 말씀하시기를.. 미사일에게 당했던 이유는 예상하지 못했던 사거리 때문이라고...”

“예. 그렇죠. 그래서 피해가 막심 했죠. 그래서 저는 우리가 타고 갈 우주선에 대해 지구에 여러 가지 주문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주선 개조가 한창이라 이렇게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겁니다. 지금 출발해도 모자를 판에 말입니다.”

나는 말을 계속 이었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아무리 대비해도 결국 미사일은 미사일입니다. 제가 전에 얘기했죠. 금성의 미사일은 우주의 외부 대기 장치에 있기 때문에 개조하기 힘들 것 이고 그래서 사거리를 예상할 수 있을 거고 그러니 대비도 가능하다고요. 그래도 부족합니다. 결국에는 미사일에 의해 사상자가 생길 겁니다. 저는 저를 따라 금성으로 돌격하는 병사들을 헛되이 죽이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그 끔찍한 상황을 겪어 봤기 때문에 더욱 희생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코시프가 말했다.

“...그럼 방법을 논의하고자 우릴 소집한 것이군요?”

“아뇨. 방법은 이미 다 생각해 뒀습니다. 이제부터 설명해 드리죠.”

리디스는 역시 자기 혼자 생각할 줄 알았다고, 남의 생각이 필요 없을 줄 알았다고 혼잣말 했지만 다 들린다. 지금 그런 게 중요한 것이 아니므로나는 내색하지 않고 설명을 시작했다.

“첫 번째 방법은 외부 대기 장치의 미사일 제어 시스템에 관해서 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1차 금성군 총사령관 이전에 금성 방위 사령관이기도 합니다. 직책을 딱히 사임하고 1차 금성군 총 사령관이 된 것은 아닙니다. 케테로스의 의견대로전쟁이 끝나도 저는 계속 금성 방위 사령관으로 남을 예정이었으니까요.”

나는 내 손목을 만지며 얘기했다.

“한 마디로 제 바이오칩에는 금성 미사일 전체의 제어 시스템 코드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금성에 도달했을 때 제가 제어 코드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방법은 내 코드가 유효할 때 얘기겠죠.”

위실론이 말했다.

“말씀 중에죄송하지만 금성이 바보가 아니라면 그런 중요한 코드의 권한을 계속 유지 시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동감입니다. 그래서 두 번째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일단 시도는 할 예정이지만 안 될 경우를 대비해 두 번째 방법도 마련한 것 입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두 번째 방법을 실행 할 생각이다. 첫 번째 방법은 분위기 환기 용이다. 다른 사단장이 질문했다.

“다른 방법은 어떤 것입니까?”

“사실... 이 두 번째 방법은 기존 전략을 전부 뒤집는 전략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을 모두 부른 것입니다.”

이렇게 까지 운을 띄우자 다들 웅성거렸다. 대체 무슨 방법이길래? 하는 분위기다.

“위실론. 우리가 세운 전략이 어떻게 되죠?”

내가 위실론을 지목하자 위실론이 대답했다. 레시아는 자신이 지목되지 못했기 때문인지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러니까.. 금성에 도착하면 수도를 목표로 하여 3000만의 병력을 삼 군으로 나누어 운용, 각각 북,동,서쪽으로주변 도시들을 점령하며 보급로를 확보하고 후위를 안정 시켜 차근차근 수도로 진격하는 것 아닙니까.”

코시프가 얘기했다.

“병력의 수와 질 모두 우리가 압도적입니다. 사실 말이 내전이지 우리가 진격만 해도 대부분의 도시나 징집 된 병사들은 항복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들은 군대가 없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어디 까지나 예상이죠.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생각보다 저항하면 어떻게 되죠? 같은 금성인끼리 살육이 벌어지는거죠. 내가 알아본 금성은 이미 시민끼리 서로 죽이고 잡아 먹는 끔찍한 상황이 벌어졌더군요.”

나의 말에 2차 금성군 장교들은 고개를 돌리거나 딴 청을 피우는 등 불편해 했다. 나는 말을 이었다.

“더 이상 같은 금성인끼리 비극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두 번째 방법, 즉 전략을 새로 세운 것인데.. 이 전략은 안정적으로 미사일의 공격도 무력화 시키고 점령전으로 인한 내전을 치루지 않아도 되는 전략입니다.”

1차, 2차 금성군 전부 나의 말에 집중 중이다. 과연 그런 방법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내 말에 경청했다.

“먼저 미사일 건은 지엘 하사와 리디스 외교 차관이 맡을 겁니다.”

리디스가 습관적으로 대답했다.

“예??”

내가 말을 이었다.

“지엘은 검은 낫 부대 뿐 아니라 1차 2차 금성군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사격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두 분은 먼저 출발해서 금성에 잠입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미사일 코드를 가지고 있는.. 제 예상으로는트리실 선생님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미사일 코드 보유자를 암살해주시기 바랍니다.”

대중이 술렁 거렸다. 나는 탁자를 얌전히 치며 조용히 시켰다.

“다시 말씀드리지만미사일 제어 코드를 트리실 선생님이 100%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확실하게 알아보기 위해화성에 도움을 청할 생각입니다. 금성의 정보를 알아내는데 화성은 우리보다는 쉬울 것입니다. 표면적으로 금성과 동맹이니까요. 그래서화성 건은 리디스에게 맡기겠습니다. ‘에프타인’이나 리디스 차관님이 알고 있는 화성의 다른 인맥을 동원해서 미사일 제어 코드를 가지고 있는 자를 알아내 지엘 하사와 협력 하에 '정리'해주시기 바랍니다.”

리디스는 잠시 초조해 하다가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위실론이 말했다.

“그래서 기존 전략을 뒤집어야 한다고 하셨군요? 3군을 맡기로 한 리디스씨를 미사일 처리로 먼저 출발 시키는 거니까.”

내가 대답했다.

“그것도 그렇지만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내전 또한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금성은 각 계층 별, 세대 별로 서로 간의 분노가 극에 달해있는데 거기다 군인과 시민의 갈등까지 추가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나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다시 설명에 들어갔다.

“저는 다른 고민도 했습니다. 3000만의 병력을 한꺼번에 투입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말입니다. 통제가 완벽하게 가능할지. 보급은 원활할지. 지구와 달리 금성은 척박합니다. 분명 보급은 훨씬 힘들 것입니다. 보급이 힘들어지면 점령 된 도시의 시민과 마찰이 계속 생길 것이고 결국 갈등이 생길 것입니다. 우리의 낙관 적인 전략이 결국 우리를 힘들게 하겠죠.”

나는 숨을 고르고 말했다.

“지금부터 정예군을 포함해서 인내심과 지구력이 좋은 병사들 만 명을 선별하겠습니다.”

위실론이 묻는다.

“그 선별 된 만 명이 맡는 임무가 무엇입니까?”

“만 명을 제외한 병력은 착륙지 방어에 주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주위 금성 도시들을 약탈하거나 찾을 필요도 없을 정도의 물자를 지구에 요청했습니다. 그 물자를 토대로 버티고 계시기 바랍니다.”

한 사단장이 말했다.

“그럼 총 사령관님의 전략은 미사일 해결은 단 두 명에게 맡기고 선별한 만 명으로만 금성을 공격하시겠다는 전략입니까?”

“그렇게 되나요?”

내가 대답 대신 되묻자 그 사단장은 따졌다.

“죄수 출신과 화성 앞잡이를 미사일 무력화 같은 중요한 임무에 배정하고, 아무리 우리가 훈련된 군인이고 적군이 민간인이라고 해도 만 명으로 금성을 무너뜨린 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너무 소수 위주로 전략을 성급하게 수립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전혀 무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어떻게 효과적입니까?”

이름 모를 사단장은 제법 날카롭게 쏘아 붙였다. 내가 말했다.

“솔직히 말해볼까요? 기존 전략은 미사일을 막기 위해 우주선 장갑을 두텁게 하고 돌진하는 것과금성 시민들이 싸우지 않고 항복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 수립한 점령전입니다.이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더구나 적은 같은 금성인입니다. 우리끼리 싸워봐야 한 쪽이 이겨도 결국에는 앙금만 남게 되겠죠. 그러니 제 전략은 미사일 코드를 가진 자만 암살하고, 만 명은 들키지 않고 수도로 가서 케테로스를 사로 잡는 겁니다. 그러면 시민들과 싸우지 않고 내전을 종식 시킬 수 있습니다.”

그 사단장은 비웃는다.

“푸하하. 이것 참. 막연한 기대감으로 전략을 수립한 것은 총 사령관님 같은데요. 일단 만 명이 어떻게 들키지 않고 수도로 진격한다는 말입니까?”

“다 방법이 있습니다.”

나는 그렇게 얘기하고 주의가 집중할 때까지 약간 기다린 후 전략을 설명했다.

“만 명은 4명을 한 조로 2500개의 조로 편성합니다. 그리고 2500개의 루트를 통해 따로 따로 출발 시킵니다. 개인 화기는 모두 분해해서 휴대하고 군복도 벗고 일반 시민 옷으로 갈아 입습니다. 그러면 들키지 않고 수도까지 갈 수 있습니다.만 명의 합류 지점은 제 17도시 동쪽의 버려진 수목원입니다.”

한 때 지구처럼 생태계를 조성 해본다고 노력했던 흔적이다. 결국 지식 부족과 훗날 감당할 용기가 나지 않아 버려졌는데 장소도 넓고 죽은 나무들이 펼쳐져 있어 몸을 숨기기에 안성맞춤이다. 3000만은 힘들겠지만 만 명이라면 충분히 숨을 수 있는 공간이다.

“만 명의 합류가 완료되면 그대로 수도로 들어가 케테로스를 사로 잡습니다. 제가 직접 갈 섭니다. 왕궁 위치나 케테로스의 저택도 모두 알고 있고 무엇보다 왕위를 양도하라고 직접 다그칠 생각이니까.”

코시프가 말했다.

“너무 무모합니다! 만 명은 너무 적은 숫자에요! 수도를 점령하기 부족합니다!”

내가 대답했다.

“수도를 점령하려는 목적이 아닙니다. 케테로스를 잡는 것이 목적입니다.”

나는 나의 대답에 덧붙여 얘기했다.

“옛 군사 격언에 분할하여 진군하라라는 격언을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 분할론을 바탕으로 생각했습니다.4명으로 잘게 나누어 진군 하면 들키지 않을 수 있겠다고요.”

“이건 군사 훈련이 아닙니다 총 사령관님. 게다가 역으로 총 사령관님이 잡히면 어쩌시려구요? 금성왕의 성격 상 절대 편하게 죽지 못 할 겁니다!”

레시아가 소리쳤다.

“코시프! 죄수 후예 주제에 무례하구나! 왕녀님께 사과해!!”

코시프가 말했다.

“저는 당연히 총 사령관님을 위해 드리는 조언이었을 뿐 입니다. 불쾌하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레시아가 짜증을 냈다.

“뭐야?어째 점점 말 수도 늘어나고 말에 선을 지키는 것 같지도 않단 말이야. 코시프.너의 신분을 잊은 거야?”

코시프가 대답했다.

“잊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내가 둘을 말렸다.

“둘 다 그만 하세요. 정리해드리죠. 다들 잘 들으세요. 지금 회의가 끝나는 대로 지엘 하사와 리디스 외교 차관은 지구에서 제공하는 우주선을 타고 화성으로 가서, 화성의 도움을 받아 금성의 미사일 코드 보유자를 알아내어 제거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미리 합류 지점인 수목원에 대기 하시기 바랍니다. 만 명의 선별 인원은 저와 함께, 4인 1조로 나뉘어 2500개의 루트를 통해 역시 합류 지점인 수목원을 목표로 출발합니다.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총기도 분해하고 옷도 갈아입습니다. 저는 얼굴이 당연히 많이 알려져 있으니 분장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병력과 사단장, 장교들은 최초 착륙지에서 진지를 구축하여 방어에 전념하시기 바랍니다. 절대 민간인과 교전을 벌이거나 하시면 안됩니다. 약탈 등은 엄금합니다.”

불만도 많아 보였지만 그래도 구체적으로 전략을 설명해서 그런지 대체로 수긍했다. 나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더 이상 전쟁은 없습니다. 미사일을 맞을 일도 없습니다. 우리는 고향으로 돌아가 혼란한 상황을 정리할 겁니다.”

회의는 그렇게 끝났다. 리디스는 화성으로 간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 했다. 나는 로제스를 시켜 따로 주문한 스나이핑 소총을 지엘에게 지급했다. 이 특수 소총은사거리를 늘리고 위력을 증대 시킨 소총이다. 나의 스승인 트리실이 미사일 코드를 제어하지 않기를 바랄 뿐.

그 후 우리는 약속대로 모두 우주로 나갔다. 지구에서 제공한 임시 거주용 우주선에 나눠진 우리는 그럭저럭 적응하며 지구에서 올라오는 물자들을 제공 받았다. 마지막으로 개조 된 우주선에 보급까지 모두 마친 우리는 일제히 금성으로 출발했다.

나의 바램은 회의 내용 그대로다. 더 이상 전쟁은 필요 없다. 더 이상의 혼란도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 우리는 웅크리고 앉아 인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지구와 화성 그 누구보다 빨리 상황을 정리하고 힘을 길러야 한다.

10000년 1월 1일 기준.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29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50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7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1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화성 남자. 134세.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사망.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1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 – 금성 남자. 30세. 금성의 227대 왕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1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 – 화성 남자. 85세. 642대 화성 대통령.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8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7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 – 화성 남자. 107세. 내정부 장관.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69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2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8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 지구 남자. 68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4세. 백칩업체 파트로브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7세. 의약업체 크포메디아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3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6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1세. 생선가게 주인.

마리엔느 오센–지구 여자. 31세.전업주부.사망.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1세. 대위. 142사단 34연대 2중대 중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1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3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4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5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20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화성 남자33세.경찰관.사망.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39세. 금성군 총사령관.(아줌마)

리어츠 비란–금성 남자79세.귀족회 대표.사망.

로드카 하디바이스–지구 남자30세.몬케르드 대학 조교.남부반란군 대장.사망.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4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3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1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49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3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80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90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2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1세. 중장. 제2공군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49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1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금성 남자56세.금성군 제2총사령관.사망.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3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6세. 일병.

노웬 아스테리사 – 지구 남자 119세. 대장. 100사단장. 남부 사령관.

콜트렘 길린시아–금성 남자61세.대령. 1차 금성군.사망.

카사라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지구. 제조일 5224년 11월 21일.

로민 우세라 – 화성 여자 92세. 주부.

데이번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0세. 경찰 지망생.

라디아네 키웨이스 – 화성 여자 45세. 영상 제작자.

우티슨 키웨이스 – 화성 남자 42세. 회사원.

게리아 메네스트 – 화성 여자 36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안내원.

베르나사 키드로–화성 여자89세.마르마스 기업 본사 관리총감.사망.

뤼덴 플리톤 – 화성 남자 74세. 유러스, 데이번의 아버지. 전업주부.

아로디아 맥켄 – 화성 여자 68세. 유러스, 데이번의 어머니. 육상코치.

누마 브레스터– 화성 남자 16세. 쓰레기처리장에 버려져 있던 정체 모를 소년이 아닌 마르마스 기업 회장.

바리넬 벤스 – 화성 남자 40세. 경찰.

소네샤 티르마크 – 화성 여자 38세. 경찰.

리브 팜 – 화성 남자 81세. NP4719 경찰서장.

에셀 볼레스–금성 남자87세.대왕회 대표.사망.

나르카샤 리덴 – 금성 여자 54세. 왕실 전속 요리사.

하이온 벨라티스–금성 남자27세.청년단 대표.사망.

아르티웬 데라일 – 금성 남자 63세. 시민회 대표.

키시르 비웬 – 금성 남자 30세. 사랑호 탐사선 선장.

멜리네스 아나티세아 – 금성 여자 28세. 사랑호 탐사선 부선장.

레세라 카뉘아 – 금성 여자 34세. 향락비즈니스 단체 대표.

네르토 크말리안 – 금성 남자 90세. 귀족회 소속 문화후원당 대표.

트리실 로슨 – 금성 남자 83세. 원수. 귀족회 소속 군인당 대표.

에브리시 티날론–금성 남자92세.대왕회 소속 인권보호당 대표.사망.

세니 라일–금성 여자35세.대왕회 소속 여성당 대표.사망.

나시아나 테드린 – 지구 여자 33세. 준장. 100사단 참모.

가피르트 버셋–지구 남자75세. 3대 범죄 조직 미하트라의 보스.사망.

디몬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89세. 군수업체 아레나스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조니우스 피론트 – 지구 남자 70세. 전자기기업체 에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베르비스 에실 – 지구 남자 48세. 생활용품업체 아크레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리테온 기우즈 – 지구 남자 63세. 엘리베이터타워업체 엘리베이터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세롤드 아이티리스 – 지구 남자 87세. 브리엣 대표. 기업회의 간부.

코시프 루웬 – 금성 남자 46세. 제6도시 출신으로 이루어진 검은 낫 부대의 부대장. 소령.

지엘 김 – 금성 여자 30세. 검은 낫 부대 소총수. 하사.

가리넬 아웬시프–금성 여자41세.금성군 정보담당관.대령.사망.

다로네프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44세. 피아니스트. 플리사 남편.

루베르트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2세. 플리사 아들.

모레드 루플 – 지구 남자 50세. 국가주의자 반란군 수장.

빌레누 핀터 – 금성 남자 53세. 노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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