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화 〉 포식자들의 세상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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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테로스
회의장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하다. 여러 명의 숨소리가 가끔 들릴 뿐이다. 금성에 병력은 없다. 지구에 있다고 들었던 전차나 전투기 같은 기계화 된 부대도 없다. 그런 부가적인 군사력은 금성과 화성에는 없는 것 들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전쟁을 할 기회도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
3000년 전의 독립 운동은 지구가 전투 한 번 하지 않고 독립을 승낙하면서 평화적으로 이루어졌다. 지구는 그 후 잦은 반란이나 대형 범죄 조직들의 포악함 때문에 전시 체제와 다양한 무기들이 고대부터 쭉 이어져 올 수 있었지만 금성과 화성은 환경이 달랐다.
개인화기는 가지고 있지만 그 외에는 허술했다. 트리실의 말에 따르면 누나(플리사)는 처음부터 지구와 전쟁을 해도 정복전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구 한 지역에 강습 해서 게릴라로 지구를 괴롭혀 평등 조약을 유도해내는 것이 누나의 생각이었다. 물론 나는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고 트리실이나 리어츠(처형당함)도 나의 고집을 알기에 지구인을 멸종시킨다는 원대한 계획에 참여했다.
그래서 우리는 가급적 많은 병력을 데리고 가는 것으로 지구와의 전력 차를 줄이고자 했다. 계획대로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누나가 살아서 나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것으로 보아 지구에 타격 효과는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회의는 1시간이 넘어갔는데 아무도 말을 하는 사람이 없다. 분위기는 심각하다. 그나마 여기서 트리실이 뭐라도 의견을 냈으면 좋겠지만 트리실도 입을 닫고 있을 뿐이다. 결국 내가 운을 띄웠다.
“좋은 의견은 없습니까?”
트리실이 대답했다.
“당장에 생각 날 정도로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대왕님. 조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트리실의 말에아르티웬이 다그쳤다.
“이럴 때 능력을 보여주셔야 할 것 아닙니까? 군인당 대표의 존재 의의를 나타 낼 절호의 기회잖아요.”
“글쎄요. 지구처럼 예비군 제도도 없는 금성에서 어떻게 병력을 모을지 감도 안 오는 상태입니다. 여러분들도 같이 총을 들고 나와주시겠습니까? 제가 최선을 다해 전략을 마련해보겠습니다.”
“지금 비꼬는거에요?”
“나이도 어린 게 말투가 아주 무례하군요?”
트리실과 아르티웬이 싸울 것 같기에 내가 말렸다. 나이가 많더라도 트리실이 아르티웬을 죽지 않을 만큼 팰 수 있을 것이다. 트리실의 근육은 장난이 아니다. 그리고 귀족이 평민을 패는 그림은 별로 좋지는 않다. 회의가 진행되지 않고 귀족이 평민을 때린다면 평민들은 나를 배반할지도 모른다. 지금 나에게는 귀족만큼이나 평민들의 힘도 꼭 필요했다.
계속 회의가 겉돌자 나는 플리사로 주제를 넘겼다. 내가 영상을 봤다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아르티웬이 대답했다.
“예 대왕님. 저도 봤습니다. 저는 왕녀님이 충성스러운 훌륭한 군인이라고 생각했는데 배신감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누나를 배신자라고 부르지 마세요. 확정된 것도 아니잖아요?”
내가 음성을 낮게 깔며 얘기하자 아르티웬은 사과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노동 조합 대표 빌레누가 발언했다.
“물론 대왕님과 왕녀님이 어릴 때부터 우애가 돈독한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 영상을 보시고도 감싸는 것은 좀 아닌 거 같습니다.”
“아니 내 생각은 다릅니다.”
내가 재빨리 부정적인 의견을 표하자 당 대표들은 나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까... 지구인의 음모일지도 모릅니다.”
“지구인의 음모요?”
빌레누가 의아해 하며 말했다. 내가 말했다.
“생각해보면 지구는 외부에서 내부로 전파를 차단해 행성 간 연락이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놨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누나의 선전포고 영상이 금성에 흘러 들어 올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지구가 그렇게 공작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누나는 분명 지구인의 교활한 속임수에 넘어 간 것입니다. 그러니까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회의장이 술렁 거렸다. 빌레누가 다시 말을 이었다.
“훌륭하신 생각입니다만 당장 3000만 쯤 되는 병력을 이끌고 왔는데 적에게 대화로 해결하자는 말을 들으면 제 생각에는 듣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나의 물음에 발레누가 대답했다.
“그야.. 당연히권력 욕이죠.”
나는 발레누의 대답이 매우 불쾌했다. 누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권력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다. 내가 맡긴 궂은 일을 모두 했다. 왕위에 가장 가까웠으면서도 나에게 왕위를 양보했고 지구인과 화성인의 정화 작전부터 지구에 선봉으로 들어가 미사일 세례를 견디며 대기권을 돌파하고 내부에서 고군분투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권력에 욕심이 생겨 나를 배신하다니? 내가 말했다.
“그건 지구인의 이간질보다 더 말이 안 돼는 이야기입니다. 누나.. 아니 그러니까 플리사 총사령관이 이제 와서 왕위를 노린다뇨? 만약 왕위가 탐났다면 진작에 행동했을 겁니다. 그리고 정 왕위를 원한다면 저는 왕위를 양보 할 용의가 있습니다.”
나의 말은 점점 빨라졌고 발레누는 그에 대응하며 침착하게 대답했다.
“글쎄요. 대왕님의 의견은 존중합니다만,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 결 같은 마음을 유지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어쩌면 금성에서 일어났던 불미스러운 일들을 알았을지도 모릅니다.”
“불미스러운 일?”
내가 되 묻자 네르토가 헛기침을 한다. 네르토는 왜 저러지?
“목이 안 좋습니까?”
나의 물음에 네르토는 눈빛이 흔들렸다. 그리고 곧 힘 없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나저나대왕님 답습니다.”
네르토의 대답이 이어질 쯤 아르티웬이 네르토를 타일렀고 트리실은 재빨리 화제를 전환했다.
“만약 왕녀님이 공격한다면 금성의 어디를 최우선으로 공격하겠습니까?”
최우선으로 공격하다니? 어차피 둥근 금성에서 우주선은 어디든 착륙할 수 있다. 착륙은 이미 지구에서 성공적으로 실행한 바가 있으니까 이제 금성인에게 대기권 돌파 및 착륙은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아마 제일 먼저 우주선이 착륙한 지점을 공격하겠지.
“어디든 가능하지 않을까요? 금성은 둥그니까요. 우주선이 대기권을 뚫고 착륙하는 곳을 공격하지 않을까 합니다.”
나의 대답에 다들 별로 동조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조용해진 가운데 트리실이 말했다.
“왕녀님은... 이건 제 생각입니다만 분명, 이 내전을 길게 끌 생각은 추호도 없을 것입니다. 물론 저라도 그렇게 생각할거고요.”
아르티웬이 말했다.
“중요 지역이라면 몇 군데 짚이는 데가 있습니다.”
“아니요 시민회 대표. 왕녀님이 노리는 확실한 곳이 있습니다.”
“확실한 곳이라면... 혹시 수도를 말하는 겁니까?”
“바로 그겁니다. 왕녀님은 100% 우리 금성의 수도 제 17도시를 최우선으로 공격해서 함락 시키려고 할 겁니다. 그 이유는 당연히 대왕님의 생포일 겁니다.”
“그렇군요. 그러면 바로 왕위를 양도하라고 협박할 수 있고.”
트리실과 아르티웬이 죽이 맞으며 대화가 이어지자 발레누가 거들었다.
“대왕님이시라면 흔쾌히 양보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아까 말씀하신 것도 있으니.”
“다들 조용히 하십시오! 여러분 말은 그러니까 플리사가 나를 잡기 위해 직접적으로 수도를 노릴거라고 하는 겁니까?”
나의 물음에 트리실이 나를 진정 시키려는 듯 대답했다.
“대왕님. 객관적으로 따져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100%라고 말했지만 정확히 100%라는 의미보다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야기라는 느낌으로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나는 못마땅했지만 그래도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뭡니까!”
“왜냐하면 제가 왕녀님의 스승이기 때문입니다. 항상 승리하기 위해 지휘부를 노리라고 했으니까요. 금성의 정예 부대도 그렇게 훈련 시켰습니다.”
“내가.. 내가 그럼...”
내가 제대로 대답 못하자 트리실이 대답해주었다.
“예. 이 내전에서 대왕님은 아주 중요한 인물이라는 겁니다. 물론 평소에도 중요한 분이시지만, 이번 내전에서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중요하십니다. 그러니 절대로 잡히시면 안 됩니다.”
“.....”
나는 여전히 누나가 나를 잡고 왕위를 찬탈 하려고 한다는 것을 믿지 못 하겠다. 분명 지구가 누나를 오해하게 만든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 누나의 저 발언은 너무 터무니 없는 발언이었다. 몇 번을 봐도 조작이 아니라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예전 같으면 화가 났겠지만 반란을 일으킨 중심 인물이 누나라고 들으니 화는 전혀 나지 않았다. 오히려당황스럽다.
트리실은 나의 기분을 전혀 상관하지 않고 이제 회의에 참가한 각 대표들에게 전달했다.
“우리가 할 것은 이제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수도인 제 17도시의 방어력 강화, 두 번째는 병력 확보, 세 번째는 외부 대기 장치에 있는 미사일의 개조입니다.”
발레누가 물었다.
“미사일이요?”
트리실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전파가 차단되어 정보를 얻을 수 없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몇 몇 정보들은 들어오기 마련이죠. 1차 금성군이 궤멸적 피해를 입은 것은... 우리가 분명 대기권에서 막대한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음에도 그렇게 크게 당한 이유는, 리튼이라는 어떤 한 젊은 군인의 미사일 사정거리를 대폭 늘려버리는 아이디어를 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왕녀님의 생사를 걱정해야 됐을 정도였죠.”
트리실이 한 템포 쉬자 아르티웬이 질문했다.
“우리도 미사일 사정거리를 늘리면 가능성이 있을까요?”
트리실이 대답했다.
“우리가 크게 당한 것은 단순히 적 미사일의 사정거리가 늘어나서만은 아닙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미사일을 맞닥뜨렸기 때문입니다. 미처 대응을 못 한 거죠. 레이더에 잡혔어도 미사일이라고 상상도 못 했을 겁니다. 그래서 크게 당한 겁니다.”
발레누가 말했다.
“그러니까 우리도 전혀 예상하지 못 한 좌표에서 미사일을 맞도록 사정거리를 늘리자는 얘기군요?”
트리실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게다가왕녀님은 우리가 미사일 개조를 못 할 거라고 생각할 겁니다.”
다들 말 없이 트리실을 쳐다보고 있다. 트리실은 다시 얘기했다.
“왜냐하면 그럴 만한 기술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르티웬이 질문했다.
“그러니까.. 물론 우리가 다른 행성에 비해 기술력이 좋지는 않다고 생각 합니다만. 그래도 외부 은하계로 탐사선을 가장 활발하게 보낸 행성의 자부심으로 보면 로켓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고 보는데요.”
“로켓 기술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지구와 금성의 차이 때문입니다.”
트리실은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지구는 미사일을 지상에서 발사합니다. 고대부터 내려 온 아주 전통적인 방식이죠. 고대부터 그런 장치들이 쌓이고 쌓여서 지구는 지상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 상식적입니다. 덕분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자원이 더 소모되겠지만 그런 사소한 건 덮고도 남을 경제력이 뒷받침되니까 그건 넘어가고요, 중요한 것은 우리입니다. 물론경제력을 논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미사일을 우주에서 발사한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이건 화성도 마찬가지고요.”
이번에는 발레누가 질문했다.
“오히려 좋은 것 아닙니까?”
“아니요. 미사일을 개조하려면 우주에서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거든요. 그리고 그 작업은지금까지 아무도 한 적이 없는 작업이죠.”
즉 트리실의 말은 우주에서의 미사일 개조 작업은 금성인에게 있어 미지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금성과 화성이 독립한 이후 처음으로 벌어진 이번 전쟁처럼.
트리실이 계속 말했다.
“저는 왕녀님이 온다는 소식을 듣자 마자 부하들을 시켜 미사일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외부 대기 장치는 3000년 전에 일어난 기적이나 다름없다는 것 입니다. 이 장치는 사람이 들어가서 무얼 할 수 있는 배려가 전혀 되 있지 않은 장소입니다. 그 곳에는 지상을 촬영할 수 있는 무인 캠, 미사일 4발의 발사대, 대기를 유지시키는 막을 형성하는 장치, 날씨 조정 장치 그리고 이 외부 대기 장치는 30km 간격으로 촘촘히 금성을 둘러 쌓고 있습니다. 혹시 이 외부 대기 장치가 몇 개나 되는지 정확히 아시는 분 계십니까? 솔직히 과거에 금성 축을 비트는 계획까지 실행한 우리의 선조들에게 전율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어떻습니까. 거창한 기술은 고사하고 외부 대기 장치를 지금까지 보수하거나 연구한 적도 없습니다. 감히 대기권 밖으로 나가서 뭘 한 적이 없죠. 엘리베이터 타워를 통해 세 행성을 왔다 갔다 한 것과 외부 은하계 탐사선을 빼면 말이죠.”
내가 말했다.
“좀 더 명확하게 말씀해주시겠습니까군인당 대표. 뭔가 부정적으로 들리는데요. 미사일 개조가 가능한 것이 아니었습니까?”
“물론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우리가 얼마나 나태 하게 살았는지에 대해 반성할 필요가 느껴졌습니다.”
트리실의 때 아닌 반성에 네르토가 얘기했다.
“계속 이어서말씀해보십시오.”
그 발언은 내가 해야 되는 것이지만 네르토가 가로챘다. 이 회의에서 나는 당 대표들이 점점 무례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트리실은 그런 점을 지적하지 않고 네르토의 물음에 답했다.
“우리 방어 미사일을 개조하기 위해서는무중력에서 하는 작업, 대기 유지 막을 부분적으로 끄면서 진행 해야 하는 작업 등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무중력이야 그렇다 치고 두 번째 발언이 핵심인데 왜냐하면 외부 대기 장치는 굉장히 예민한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3000년 전 제작 당시 인공지능은 여전히 이용되고 있었어요. 한 마디로 외부 대기 장치는 인공지능 덩어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그런 것을 지식도 없는 우리가 가서 손대면 자칫 금성은 아주 오랜 옛날처럼 다시 대기 없는 죽은 행성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 우리는 그대로 숨을 쉬지 못해 전멸 하는거죠.”
회의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굳이 미사일을 개조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기 시작했다. 트리실은 대중을 진정 시키고 얘기했다.
“진정하십시오. 제가 말을 꺼낸 이유는 미사일 개조 방법을 확실히 알아 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사일 개조를 계속 주장하는 다른 이유는 지구에서 보여준 이 방식이 굉장히 효과적인 전략이었다는 점, 또 하나는 우리의 대다수 병력이 플리사 왕녀님의 수중에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병력이야 모으기는 하겠지만 글쎄요. 대부분 민간인일텐데 얼마나 잘 싸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확실하지 않은 것에 기대를 거는 것 만큼 헛 되는 것도 없지요.”
주변이 다시 수습되자 트리실이 손을 쥐고 앞에 내밀며 힘 있게 얘기했다.
“미사일 전략은 적군이었던 지구의 리튼이 너무 나도 훌륭히 효과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가 이 전략을 마다 할 이유는 없습니다. 대기권으로 접근하는 우주선을 수 많은 미사일을 퍼붓는 것은 아주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적군이 대기권을 뚫고 침입했을 때의 고통은 상상할 수도 없는 고통입니다. 지구인이 경험한 것을 우리까지 경험할 필요는 없습니다.”
너무 자신 있게 얘기하자 내가 물었다.
“그럼 그 미사일 개조에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방법이 잘 못 돼서 플리사와 싸워보기도 전에 질식사하면 안 되니까 말입니다.”
트리실이 대답했다.
“그러면... 방법을 가지고 있는 분을 모시겠습니다.”
트리실이 신호를 보내자 회의장 문을 열고 한 여성이 들어왔다. 금발에, 키는 작았고 글래머인 여자였다. 미모가 눈에 띄었는지 몇몇 대표들이 멍하게 쳐다보았다. 여성은 자기 소개를 했다.
“카사라라고 합니다. 화성의.. 우주 기술 연구원을 맡고 있습니다.”
“어디 선가 본 것 같은데.”
내가 본 것 같다고 말하자 카사라라는 여자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아뇨. 저는 대왕님을 처음 뵙습니다. 아. 대왕님께 먼저 예를 먼저 올려야 하는데 죄송합니다.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대왕님.”
“그러고보니 대왕님이 아직 결혼을 안 하셨지?”
누군가가 혼잣말인 듯 나의 결혼 유무를 공개했다. 지금 그것이 무슨 상관인가. 내가 저 여자에게 관심 있다고 생각이라도 한 건가?어쨌든 의심이 가는 여자임에는 틀림없다. 어디 선가 본 것 같은 낯익은 얼굴이다. 나는 좀 더 추궁해보기로 했다.
“화성이라고 하셨으면... 우주 기술 연구원직은 어디에 소속되어있는 직책입니까? 장관 직속 기관 입니까? 아니면 그냥 민간 연구소?”
“그건...”
카사라의 대답은 느릿했다. 트리실이 대답했다.
“중요한 것은 화성이 우리의 동맹이라는 것 입니다 대왕님. 처음 봐서 의심이 가도 지금 미사일 개조에 도움이 될 인물이니 의심은 잠시 거두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화성이 동맹이라..”
전투는 전부 우리에게 맡겼고 도움이 정말 됐는지 의심이 간다. 화성의 방식은 동맹이랍시고 사람 한 두 명 파견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에프타인도 그렇고 지금 카사라라는 인물도 그렇다. 그래 놓고 도와줬다고 생색이라도 낼 셈인가? 트리실을 봐서 나는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카사라씨. 방법은 뭡니까.”
“간단합니다. 인공지능로봇 부대를 쓰면 됩니다.”
“인공지능로봇 부대?”
내가 되묻자 카사라가 대답한다.
“건설용 로봇입니다. 하지만 로봇인만큼 정확하고 실수가 없습니다. 무중력인 우주에서도 숙련자처럼 일할 것이고 어떻게 외부 대기 장치를 다루어야 하는지 이미 계산을 끝냈습니다. 미사일 개조는 순조롭게, 무엇보다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내가 말했다.
“저는 상관없습니다. 인공지능 따위에 겁먹는 것은 지구인 정도겠죠. 다만 금성은 화성에게 이 건에 대해 지불 할 능력은 없습니다. 원래 동맹을 맺어 놓고 지금까지 뒤에서 관망만 했으니 이번 기회에 동맹의 의무로써 무료로 도움 좀 주시죠?”
카사라가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대왕님. 그런데 화성이 뒤에서 관망만 한다고 하시다뇨. 전쟁에 관해서는 전 회의에서 금성과 화성의 역할이 다른 것에 대왕님도 동의한 부분으로 알고 있는데요.”
“전 회의에 참석하셨나요? 꽤 오래 전 일이겠군요. 역시 우리는 서로 본 적이 있는 거죠?”
“전 처음 뵙습니다.”
“금성에 처음 옵니까?”
“... 물론 그렇지는 않습니다.”
“누구랑 주로 같이 왔습니까?”
트리실이 당황 해 하며 나를 말리려고 한다.
“대왕님.. 아무리 그래도 화성의 손님이고.. 이번 기회에 기술을 빌려주려고..”
“조용히 하십시오 트리실. 전 이 문제에 대해 꼭 알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카사라는 잠시 침묵하다 대답했다.
“밀런 장관님을 따라 몇 번 수행했습니다.”
“밀런이면 화성의 외교부 장관이죠?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 같이 있던 에프타인도 잘 아시겠군요?”
“....알고 있습니다.”
“혹시카사라씨는 밀런 장관보다는 에프타인의 부하 아니요?”
“저는 누구에게도 속해 있지 않고 오직 우주 연구 분야에..”
“됐습니다. 이 상황에서 뭔 얘기를 해도 핑계 거리로 들릴 겁니다.”
“....”
나는 병사에게 명령해서 최고급 방을 카사라에게 빌려주었다. 물론 기술 협력은 공짜로 받기로 했다. 카사라는 순순히 승낙했다. 나는 트리실에게 카사라 감시역을 붙이라고 몰래 명령했다. 회의도 끝나니 긴장감도 어느 정도 풀렸다. 결국 누나는 나를 배신한 것이 확실한 걸까.
회의장을 나와 복도를 보니 네르토가 서 있었다.
“네르토?회의는 끝났습니다.”
“대왕님. 어쩌면 왕녀님은 불미스러운 사건을 대왕님이 생각하시는 것 보다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셨을겁니다.”
“?회의는 끝났습니다. 왜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
“..저는 아직도 딸의 죽음이 받아들여 지지 않습니다.”
“아하. 그래서 저와 말 없이 지낸 겁니까. 그러다가 비꼬는 말이나 조금 하고 그런 거에요?”
“.....”
대답 없는 네르토에게 말했다.
“자칫하면 플리사가 지구에 고립될 뻔 했습니다. 저는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어요. 2차 금성군을 보내기 위해서요. 개인적으로 원한은 없습니다. 아니... 일단 플리사의 일이 정리가 되면 그 때 진지하게 논의하도록 하죠. 보상이라던가.”
네르토는 대답이 없지만 나는 더 기다리지 않고 지나갔다. 괘씸한 자식. 그 동안 죽은 딸만 생각하며 지냈다는 건가? 그러다가 누나가 반란을 일으켰으니 내가 아주 고소한 거겠지. 자기 딸이 죽은 것을 마치 내가 죽인 것처럼 여기고 있었던건가? 그건 어떤 과격한 놈들의 소행이고 나와는 관계가 없다.빌어먹을 쓸모도 없는 딸 바보 아저씨가. 예술 활동이나 제대로 하던가. 그의 발언은나를 분노하게 했다.
내 생각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은 거겠지. 내가 잘 못 했으니 누나도 화를 내고 있는 거고 자기 역시 딸이 죽었으니 내가 잘 못 되었다고 지적하고 싶은 거겠지. 나는 대왕이다. 나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나는 당시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을 했다. 그럼에도나를 깎아내리려고 하다니 죽어 마땅한 놈이다.
네르토의 처벌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데 누군가 말을 걸었다. 아르티웬이었다.
“무슨 일 입니까?”
아르티웬은 회의실과 다르게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무슨 일 있었습니까?”
내가 재차 묻자 아르티웬이 대답한다.
“대왕님께서는 플리사 왕녀님의 영상을 보고 혹시 느끼신 것이 없습니까?”
“느낀 것은 말로 다 표현 할 길이 없을 만큼 많습니다. 다정했던 누나가 왜 반란을? 지구인들이 누나에게 뭐라고 했길래? 정말... 복잡한 심정입니다.”
아르티웬은 실망 한 투로 말했다.
“플리사 왕녀님 뒤에는 드레이돈 전 시민회 대표님의 시체도 있었습니다. 드레이돈은 처형 당했습니다.”
“아 저도 봐서 알고 있습니다.”
“드레이돈은 대왕님의 오른팔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까지 아무 언급이 없으셔서...”
“그건 나중에 생각 할 일입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왜 누나가 나를 배신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
아르티웬은 그 다음 말이 없었다. 다들 왜 나한테 말을 걸고 그 다음 대답이 없지. 그보다 나는 다시 한 번 중요한 사실을 확인하고자 아르티웬에게 물어보았다.
“형님과 조카는 잘 모시고 있겠죠?”
“왕녀님의 남편과 아들이니 당연히 잘 보호하고 있습니다. 안전을 위해 기밀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지금도 곳곳에서 치안이 불안해 폭동이 일어난다고 들었습니다. 더구나 자신의 아내가 군사를 이끌고 오고 있다고 하면 형님이 걱정할 겁니다. 일단은 형님께 알리지 마세요.”
“예. 그런데 드레이돈은..”
“드레이돈은 나중 문제입니다. 이미 죽었는데 제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아르티웬은 나의 짜증에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고 물러났다. 나는 드디어 업무에 해방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나르카샤가 만들어 준 음식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침대에 눕자 마자 눈물이 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내 편은 아무도 없다. 리어츠도, 에실도, 드레이돈도, 아르티웬도, 네르토도, 트리실도.. 나는 그들을 진정한 나의 아군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 심지어 아버지나 어머니를 내 편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다. 모두 나를 괴롭히는 악마들일 뿐. 나의 유일한 아군은 플리사 누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누나는 나에게 총을 겨누고 접근 중이다. 하하하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하나도 모르겠다. 오는 길에 네르토와 아르티웬은 나에게 시비나 걸고 있다.
아미칠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이미 나는 미쳤나? 너무 나도춥다. 나는 양 손을 반대 팔을 쥐고 떨었다. 온도가 떨어질 일 없는 나의 집에서 나는 부들부들 떨었다.
나도 모르겠다. 왕이라는 직책은 너무 어렵다. 금성인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는데 돌아오는 것은 반란, 배신, 반란, 배신, 반란, 배신이다. 인간이나 금성인이나 다를 것이 없다. 아니 애초에 인간이지. 나나 나 이외의 끔찍한 생물들이나. 그저 인류와 일방적으로 선을 그었을 뿐이다....
제발 아니라고 해줘 누나. 모든 것이 오해였다고 해줘 누나. 아무도 없어 아무도 없어. 내 편은 아무도 없어. 제발 누나 만이라도 돌아와 줘. 힘들어 죽을 것 같아. 대왕으로써 강한 척하는 것도 한계야...
10000년 1월 1일 기준.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29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50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7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1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화성 남자. 134세.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사망.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1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 – 금성 남자. 30세. 금성의 227대 왕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1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 – 화성 남자. 85세. 642대 화성 대통령.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8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7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 – 화성 남자. 107세. 내정부 장관.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69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2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8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지구 남자. 68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4세. 백칩업체 파트로브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7세. 의약업체 크포메디아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3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6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1세. 생선가게 주인.
마리엔느 오센–지구 여자. 31세.전업주부.사망.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1세. 대위. 142사단 34연대 2중대 중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1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3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4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5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20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화성 남자33세.경찰관.사망.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39세. 금성군 총사령관.(아줌마)
리어츠 비란–금성 남자79세.귀족회 대표.사망.
로드카 하디바이스–지구 남자30세.몬케르드 대학 조교.남부반란군 대장.사망.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4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3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1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49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3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80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90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2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1세. 중장. 제2공군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49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1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금성 남자56세.금성군 제2총사령관.사망.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3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6세. 일병.
노웬 아스테리사 – 지구 남자 119세. 대장. 100사단장. 남부 사령관.
콜트렘 길린시아–금성 남자61세.대령. 1차 금성군.사망.
카사라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지구. 제조일 5224년 11월 21일.
로민 우세라 – 화성 여자 92세. 주부.
데이번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0세. 경찰 지망생.
라디아네 키웨이스 – 화성 여자 45세. 영상 제작자.
우티슨 키웨이스 – 화성 남자 42세. 회사원.
게리아 메네스트 – 화성 여자 36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안내원.
베르나사 키드로–화성 여자89세.마르마스 기업 본사 관리총감.사망.
뤼덴 플리톤 – 화성 남자 74세. 유러스, 데이번의 아버지. 전업주부.
아로디아 맥켄 – 화성 여자 68세. 유러스, 데이번의 어머니. 육상코치.
누마 브레스터– 화성 남자 16세. 쓰레기처리장에 버려져 있던 정체 모를 소년이 아닌 마르마스 기업 회장.
바리넬 벤스 – 화성 남자 40세. 경찰.
소네샤 티르마크 – 화성 여자 38세. 경찰.
리브 팜 – 화성 남자 81세. NP4719 경찰서장.
에셀 볼레스–금성 남자87세.대왕회 대표.사망.
나르카샤 리덴 – 금성 여자 54세. 왕실 전속 요리사.
하이온 벨라티스–금성 남자27세.청년단 대표.사망.
아르티웬 데라일 – 금성 남자 63세. 시민회 대표.
키시르 비웬 – 금성 남자 30세. 사랑호 탐사선 선장.
멜리네스 아나티세아 – 금성 여자 28세. 사랑호 탐사선 부선장.
레세라 카뉘아 – 금성 여자 34세. 향락비즈니스 단체 대표.
네르토 크말리안 – 금성 남자 90세. 귀족회 소속 문화후원당 대표.
트리실 로슨 – 금성 남자 83세. 원수. 귀족회 소속 군인당 대표.
에브리시 티날론–금성 남자92세.대왕회 소속 인권보호당 대표.사망.
세니 라일–금성 여자35세.대왕회 소속 여성당 대표.사망.
나시아나 테드린 – 지구 여자 33세. 준장. 100사단 참모.
가피르트 버셋–지구 남자75세. 3대 범죄 조직 미하트라의 보스.사망.
디몬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89세. 군수업체 아레나스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조니우스 피론트 – 지구 남자 70세. 전자기기업체 에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베르비스 에실 – 지구 남자 48세. 생활용품업체 아크레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리테온 기우즈 – 지구 남자 63세. 엘리베이터타워업체 엘리베이터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세롤드 아이티리스 – 지구 남자 87세. 브리엣 대표. 기업회의 간부.
코시프 루웬 – 금성 남자 46세. 제6도시 출신으로 이루어진 검은 낫 부대의 부대장. 소령.
지엘 김 – 금성 여자 30세. 검은 낫 부대 소총수. 하사.
가리넬 아웬시프–금성 여자41세.금성군 정보담당관.대령.사망.
다로네프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44세. 피아니스트. 플리사 남편.
루베르트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2세. 플리사 아들.
모레드 루플 – 지구 남자 50세. 국가주의자 반란군 수장.
빌레누 핀터 – 금성 남자 53세. 노동조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