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포식자들의 세상-55화 (55/86)

〈 55화 〉 포식자들의 세상 ­55­

* * *

­리디스 시점­

에프타인과의 통신도 무사히 끝난 후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플리사는 에프타인과 이야기 한 후 한 동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드레이돈은 가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플리사를 경멸했다. 이쯤 되면 지구와 전쟁 할 마음이 없는 것이 틀림없다고 투덜거렸다.

아마 맞을 것 이다. 에프타인과 이야기할 때도 그렇고 동부로 넘어 온 이후로 아예 지구와 교전한 적이 없다. 유일한 교전이라면 볼라부 도시 근처 범죄 조직과 싸운 정도다. 결과는 시시하게 끝났다. 금성군의 일방적인 승리였다.드레이돈은 그 점이 답답한 것 같다. 가끔 식당에 마주칠 때 마다 플리사는 뭐하고 있냐고 나에게 물어볼 정도였다. 나도 모른다. 요즘 통 못 만났다.

지구는 다시 서늘해지고 있다. 추운 겨울에 탈출선으로 도착한 이후 날씨는 무더웠다가 다시 서늘해지고 있었다. 지구의 날씨는 화성과 금성의 인조 날씨와는 차원이 다르다. 적당함이 없이 혹독하다. 더위도 추위도 생물을 죽일 수 있을 정도다. 드레이돈이 나에게 말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큰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보급 문제도 점점 문제가 터지고 있는데 빨리 뭐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복고주의자들까지 바글바글하게 있어서 식량 수급만으로 머리가 아플 정도라고!”

그걸 왜 나한테 따지지. 내가 플리사와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하고 있나? 하지만 드레이돈의 걱정이 옳긴 하다. 3000만에 가까워 진(그렇게 막 대하는데도 지구인 중에 군대에 지원하는 녀석들이 있었다) 금성에서는 도시 인구보다 훨씬 많은 인원을 동부 지역 곳곳에 배치하고 세월을 보내면서 식량만 소비하고 있다.

지구가 가만히 있는 이유도 밝혀졌다. 동부로 오지 않는 이유는 남부에서 반란이 터졌기 때문이다. 반인공지능파라고 했나. 대체뭘 주장하는지도 모르겠다. 햐여튼 지구는 전쟁과 반란을 겪고 있어 우리를 공격하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

드레이돈은 이런 사실 때문에 더욱 현실이 답답했던 것 같다. 공격할 절호의 찬스를 플리사는 왜 한가롭게 보내냐는 것이다. 이쯤 되니 드레이돈파의 병사들도 나뉘기 시작하고 있었다. 플리사를 지지하는 쪽과 드레이돈을 지지하는 쪽.

범죄 조직을 소탕하면서 보여준 플리사의 역량에 제법 많은 병사들이 플리사를 지지하게 되었다. 어차피 끌려온 병사들이다. 드레이돈파라고 해도 진심으로 드레이돈에게 충성하는 자들은 아니었다. 강한 충성심을 가진정예라고 부를 수준의 병사들은 1차 진입 때 전부 끌고 갔고 진입 과정에서 허무하게 대부분이 죽어버렸지만 그래도 남은 병력들은 전부 플리사 쪽이니까 드레이돈이 아무리 숫적으로 우세해도 마냥 우세하다고 할 수는 없다.

드레이돈의 한탄을 하도 듣다 보니 나는 바쁜 척 하며 도망가는 날과 연기력이 늘어갔다. 나는 에프타인과 플리사가 연락한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 지구 공격을 하지 않는 것을 이해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제는 지구와 정전하고 금성으로 돌아가는 태도라도 취해야 하지 않나 싶다. 나조차 플리사의 무반응에 실망하기 시작했다.

플리사는 내가 보기에도 허송세월을 하고 있다. 결국 드레이돈은 폭발했고 부사령관의 권리를 내세워 비상 회의를 소집했다. 그는 총사령관은 전쟁 의지를 상실하고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며 기지를 돌며 연설하고 다녔다.

10000년 10월 18일. 플리사도 참가한 비상 회의에서 드레이돈은 상석에 앉아 팔짱을 끼고 무거운 분위기를 풍기며 앉아 있었다. 나는 입구 쪽에 앉아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다. 드레이돈, 플리사, 가리넬, 코시프, 지엘, 위실론, 레시아... 금성군 주요 장교들은 다 모인 것 같다. 드레이돈이 입을 열었다.

“레시아. 그 동안 어디 있다가 나타 난 거야.”

“예?”

한 성격 하는 레시아는 약간 삐딱한 말투로 대답한다. 드레이돈의 추궁에 불쾌해진 모양이다.

“임무를 수행했으면 결과를 나에게도 보고해야 하는 거 아닌가? 어떻게 총사령관만 알게 할 수 있나. 서로 소통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쯧. 임무 특성 상 어쩔 수 없었습니다.”

레시아의 태도에 가리넬이 언성을 높혔다.

“부사령관도 엄연한 상관인데 태도가 왜 그럽니까?”

“아. 총도 제대로 못 쏘는 주제에 같은 대령이랍시고 한 마디 거드는거냐?"

“뭐..뭐라고요?”

가리넬이 황당해 하며 되묻자 레시아는 말을 이어갔다.

“야. 너 대령으로 진급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 계급이 같다고 나랑 급이 같다고 생각하는 거야?”

“레시아 대령!”

가리넬이 소리치자 플리사가 모두를 조용히 시켰다.

“다들 조용히 해!”

총사령관의 외침에 일단은 다들 얌전해졌다. 그리고 플리사는 레시아와 위실론을 한 번씩 보았다. ...무슨 행동이지? 왜 그들을 한 번씩 쳐다 봤지? 드레이돈이 말했다.

“둘다 쓸데 없이 다투지마. 총사령관. 지금 지구가 우리를 가만히 내버려 두고 있는 이유가 뭔지 알고 계십니까?”

플리사가 대답했다.

“음. 남부에도 반란이 터져서 그거 수습하느라 고생하고 있다던데?”

드레이돈은 플리사의 대답에 황당해 했다.

“아니... 알고 계셨습니까?”

“그래. 그게 왜?”

“그러니지금이 절호의 기회라니까요! 지구는 이제 군대라고 부를 수준도 아닌 것들까지 긁어 모아서 반란군과 싸우고 있단 말입니다! 그 서부사령관 리튼이 남부에 발목이 잡혀있다고요... 중부는 빈 집이나 다름없는데 빨리 수도로 진격해서 지구를 완전 끝장내야 합니다! 지금이 아니면 우리가 모두 죽고 몇 천 년 뒤에야 찾아 올 기회란 말입니다!! 이걸 그냥 보고 만 계시는 겁니까?”

“흠.”

플리사는 드레이돈의 열정적인 연설에도 냉담했다. 드레이돈이 말했다.

“정말 지구와 싸울 생각이 없는 거군요?”

“글쎄?”

“글쎄라니요... 아진짜 답답합니다 총사령관..”

드레이돈은 고개를 숙였다. 회의실은 고요했다. 다들 한 동안 말이 없었다. 드레이돈은 고개를 천천히 들고 말했다.

“이제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왕녀님.”

드레이돈은 비장하게 외쳤다.

“경비병! 왕녀님과 레시아, 위실론, 리디스를 모두 체포해라!”

나도? 경비병 4명이 소총을 들고 들어왔다. 그러나 그들이 소총을 겨눈 대상은 드레이돈파였다. 뒤이어 병사들이 더 많이 들어왔고 그들은 드레이돈과 가리넬을 포함한 드레이돈파 장교들을 모조리 체포했다. 드레이돈은 복도로 끌려가며 죽어있는 자신의 병사들을 발견했다. 드레이돈이 황당해 하며 외쳤다.

“아니! 왕녀님! 전쟁 준비는 안하고 우리들 뒷통수 칠 준비나 하고 계셨던 겁니까?!”

“이거 왜 이래. 너도 우리를 체포하라고 방금 말했잖아.”

“그거랑 이거랑 같습니까! 저는 단지 왕녀님 정신차리라고 한 행동일 뿐이라고요!”

“흥. 지금은 당연히 그렇게 얘기해야겠지. 위선자 녀석.”

플리사는 지금까지의 굼뜬 행동들을 보상이라도 하듯 재빠르게 움직였다. 드레이돈파 장교들을 체포한지 하루 만에 드레이돈 일당과 가피르트를 모조리 처형하고 영상으로 찍어 지구 쪽에 공개했다고 들었다. 그 다음은 우주선 제공 등 지구와 플리사 간의 협의들이 오고 간 모양이다. 지구 쪽은 갑작스러운 플리사의 행동에 당황한 느낌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에프타인에게 연락이 왔다.

‘계속 수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앗! 에프타인님!뭘요! 에프타인님을 위해서라면...헤헤.”

‘하하. 그래도 아무쪼록 몸조심하시고, 아무래도... 플리사는 리디스씨를 경계하고 있는 듯 하니까요.’

“그런 것 같아요. 자꾸 테스트하는 기분도 들고요.”

‘그럼 나중에 봅시다.’

“네..!”

모처럼 에프타인도 기분이 좋은 듯 해서 내 기분은 날아갈 것 같았다. 벅차오르는 기분이다. 에프타인에게 한 발짝 더 다가 간 느낌이다. 기분 좋게 기지 벤치에 걸터 앉아 잠시 쉬고 있는데 무심코 앞이 분주해 보였다. 무의식적으로 앞을 보자 앞쪽 풍경은 분주한 병사들의 움직임이었다.

금성으로 돌아가는 것이 지구와 원만히 합의되고 병사들은 짐을 싸느라 여념이 없었다. 모두 바쁘게 움직였다. 그 와중에 지엘이 나를 알아보고 다가왔다. 그녀는 알약을 하나 입에 넣어 녹인다.

“그거 영양 캡슐이야?”

“네.”

나와 친해졌는지 말수는 늘었는데 무뚝뚝한 말투가 그대로라...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나는 계속 말을 걸었다.

“왜. 빵과 고기가 나온 이후로 요즘 영양 캡슐은 아무도 안 먹는 분위기 아닌가. 위급할 때 빼면.”

“전 빵과 고기를 먹으면 속이 불편해요.”

“흠.. 하긴 속이 선천적으로 안 좋은 사람도 있다더라. 그래도 감수할 만한 맛이지.”

“그래요?”

뭐야 저 반응은. 미각이라는 것이 없나? 하여튼 다른 병사들은 바쁘게 움직이는데 갑자기 와서 혼자 한가롭게 있으면 안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지엘은 목적 없이 온 것은 아니었다.

“소령님이 찾으십니다.”

소령? 코시프를 얘기하는 건가. 요번에 고속 승진해서 드레이돈이 반대했던 적이 있지. 정식으로 검은 낫 부대 지휘관으로 임명되었고. 금성으로 돌아가면 소장으로 진급 예정이라고 한다. 나는 지엘을 따라 코시프가 있는 곳 까지 왔다. 꽤 외진 곳이다.

“어서오십시오.”

코시프가 인사하자 나도.. 딱히 매정하게 굴 이유도 없으니 인사를 받았다. 코시프가 말했다.

“우리는 리디스님께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은혜라면 서부에서 동부로 인솔한 거? 리튼에게 한 방 먹여주기도 했고. 어차피 판은 플리사가 다 짠거 마무리만 했을 뿐이지만.

“예 뭐...”

가끔 나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었는데 상대방은 매우 크게 고마워할 때가 있다. 지금이 그런 때인가. 코시프가 얘기했다.

“그나저나금성으로 돌아간다고 바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무슨...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드레이돈은 대왕님의 오른팔이었는데 그 오른팔을 서둘러 처형했잖아요.”

“그거야 드레이돈이 야심을 품고...”

“야심을 품었을까요? 증거는 없었어요.”

“...”

사실 서둘러 처리한 느낌이긴 하다. 플리사는 맹렬하게 금성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 같다. 가족이 걱정되서겠지만. 지구에서 그 난리를 쳐 놓고 너무 개인사 때문에 포기하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코시프가 얘기했다.

“전 금성에서도 전쟁이 일어날 거라 봅니다. 오히려 딴 마음을 품은 것은 플리사님이 아닐까..”

“예???”

나는 서둘러 코시프의 입을 막았다. 코시프가 당황한다. 내가 애기했다.

“방금 얘기. 세나가면 죽을 수도 있어요.”

“....그렇죠.”

나는 주위를 둘러본 후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자 얘기를 꺼냈다.

“금성에서 전쟁이라니. 폭동은 수습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흠. 일단 제가 보내드리는 표 좀 보시겠어요?”

개인 코드로 받은 표를 보자 군 조직표였다. 총사령관 플리사, 제1군 레시아, 제2군 위실론, 제3군 리디스. 리디스? 내가 지휘하는 사단 중에는 검은 낫 부대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니 내가 왜 여기 껴있지. 플리사는 정말로 나를 마지막까지 부려먹을 생각인가?코시프가 말했다.

“금성으로 돌아가는 것 뿐이라면 왜 군 조직을 개편합니까. 그리고 복고주의자들까지 전부 데려갈 생각이시더라고요. 이건 고향으로 돌아가는 군대의 모습이 아닙니다.”

“그럼...”

“이건 적지로 진격하는 군대의 모습입니다.”

그 뜻은 플리사가 금성왕을 공격한다는 이야기인가. 코시프가 얘기했다.

“검은 낫 부대는 금성 왕족들에게 별다른 충성심은 없습니다. 왕족끼리의 싸움이래봐야 어차피 자기들 그릇 싸움에 불과하니까요. 우리는 아무리 잘해도 범죄자 취급이나 받을 뿐이죠. 그보다... 우리는 전에 리디스님의 지휘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예?”

코시프가 말했다.

“우리 검은 낫 부대 일동은 리디스님의 편입니다. '유사시'에는 리디스님 밑에서 싸울 것입니다. 제6도시 전체가 리디스님을 적극 지지할 것 입니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세월들이 검은 낫 부대의 맹세로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거기다 제6도시 전체가 나를 지지한다고? 기분은 좋은데 왠지 부담된다. 금성왕이 인간을 스스로 포기하듯이 나도 금성인을 스스로 그만두었는데. 이제 막 화성인으로써 살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식으로 들러 붙는다.

코시프와 헤어지고 방으로 돌아가 곰곰이 생각했다. 이게 좋은 걸까. 코시프의 말에 따르면 검은 낫 부대는 플리사에게 상당히 정이 떨어진 듯 했다. 플리사는 책임감이 부족한 것 같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처음부터 플리사를 겪은 나는.. 아니 검은 낫 부대도 초반부터 계속 플리사를 겪었을텐데 책임감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나? 하긴 플리사와 직접적으로 계속 대화를 해온 나와 플리사와 대화를 할 기회가 없었던 검은 낫 부대원들과는 이런 식으로 생각의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나는 플리사가 책임감이 없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 그녀와 대화를 하다 보면 오히려 금성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사람이다. 그녀는 금성을 사랑하고 있다.

오히려 금성을 사랑하니까 지구에서 철수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 동안의 노력과 고생을 모두 포기하면서 까지 말이다. 하지만 과연 플리사가 금성왕과 내전을 하게 될까?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군사 조직도까지 개편했다는 것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것 아닐까. 밤이 깊어지는데지엘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 녀석 답지 않게 당황해서 말을 한다.

“영상 봤어요?”

“무슨 영상?”

“왕녀님이 지구에 보내는 영상이요.”

지엘의 말을 듣고 뒤늦게 본 영상은 명백한 금성왕에 대한 전쟁선포였다.(정전을 제안하는 영상이라고만 생각해서 안 봤다)이걸 아무도 몰랐다가 이제 알았다고? 나야 외부인이니까 관심을 안 갖는다고 해도... 검은 낫 부대원은 왜 몰랐던거야... 지엘이 몰랐던 것은 왠지 이해가 간다. 워낙 세상 돌아가는거에 무관심한 녀석이니까.그러자 어김 없이 코시프가 지엘 뒤에서 나타났다. 그리고 나에게 말했다.

“많은 병사들이 영상 공개 당시에 봤습니다. 하지만 다들 모른 척을 했죠.”

“아니 대체 왜...”

“그게 암묵적인 룰이거든요. 왕족이 영상을 공개하고 너희들도 봐라라고 해야 우리는 자유롭게 영상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개하고 아무 지시도 없으면 우리는 모른 척, 못 본 척을 해야 합니다.”

“저런.”

나는 뭔가 안타까웠다. 자기 의사를 자유롭게 표할 수 없다니. 코시프가 말했다.

“낮에는 돌려 말씀드려 죄송합니다. 저도 이런 룰에 익숙해진 터라 말해야지 말해야지 하면서도 본능인지, 완벽하게 교육 받은 탓인지 영상에서 금성왕에게 전쟁을 선포했다라고 말 못하고 군사 조직표로 유추하는 척을 해버렸습니다.”

나는 코시프를 위로했다.

“아뇨. 소령님 탓은 아니죠. 그냥 충실하게 배운 대로 행동한 것 뿐이에요.”

코시프가 말했다.

“회의감이 들더군요. 3000년을 이어온 금성의 왕족들에 대해. 자기들도 차별 때문에 열 받아서 지구에 쳐들어와 놓고 우리에게는 여전히 차별하는 그 이중적인 태도...”

코시프는 다시 한번 나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그 때 귀에서 누군가 소근댔다.

‘받아들이세요.’

에프타인이다. 역시듣고 있었구나. 그래 그는 항상 나의 일을 주시하고 있다. 나는 코시프의 맹세를 받아들였다. 아무도 모르는 충성 맹세. 나와 전혀 인연이 없었던 제6도시를 얻은 것이다. 아니 이제는 코시프와 지엘 덕에 인연이 생겼다. 사실 아직 얼떨떨하다. 정치적으로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으니까.

코시프가 돌아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레시아가 나를 찾아왔다.

“어쩐 일로..”

“왕녀님이 혹시 여기에 오셨나?”

“? 아니요. 오시지 않았어요.”

“쯧. 그래?”

“무슨 일 있습니까?”

“아니. 별로.”

레시아는 짧게 대답하고 잠시 머뭇거렸다. 그리고 이내 말을 꺼냈다.

“실은. 오늘 잠시 일이 있다면서 혼자 나가셨어.”

“그런가요?”

내가 무표정하게 대답하자 레시아가 약간 짜증 났는지 말이 빨라졌다.

"그러니까 왕녀님이 너한테는 은근히 이런 말 저런 말 하시잖아. 속마음도 좀 비치시고. 그래서 혹시 오늘 기지 밖으로 나가는 일에 너한테 무슨 말씀이라도 하셨나 해서 말이야.”

“아뇨.. 오늘 하루 종일 못 봤습니다.”

“그래? 알았어.”

레시아는 퉁명스럽게 대답하고 홱 몸을 돌려 돌아 갔다. 아무래도 레시아는 플리사가 하루 종일 기지 밖에 있는 것이 걱정되는 모양인데. 걱정할 일이 있나. 이제 지구랑 전쟁 상태도 아닌데 말이다. 플리사가 납치 당할 만한 인물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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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년 1월 1일 기준.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29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50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7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1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화성 남자. 134세.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사망.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1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 – 금성 남자. 30세. 금성의 227대 왕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1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 – 화성 남자. 85세. 642대 화성 대통령.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8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7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 – 화성 남자. 107세. 내정부 장관.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69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2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8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 지구 남자. 68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4세. 백칩업체 파트로브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7세. 의약업체 크포메디아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3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6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1세. 생선가게 주인.

마리엔느 오센–지구 여자. 31세.전업주부.사망.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1세. 대위. 142사단 34연대 2중대 중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1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3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4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5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20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화성 남자33세.경찰관.사망.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39세. 금성군 총사령관.

리어츠 비란–금성 남자79세.귀족회 대표.사망.

로드카 하디바이스–지구 남자30세.몬케르드 대학 조교.남부반란군 대장.사망.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4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3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1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49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3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80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90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2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1세. 중장. 제2공군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49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1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금성 남자56세.금성군 제2총사령관.사망.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3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6세. 일병.

노웬 아스테리사 – 지구 남자 119세. 대장. 100사단장. 남부 사령관.

콜트렘 길린시아–금성 남자61세.대령. 1차 금성군.사망.

카사라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지구. 제조일 5224년 11월 21일.

로민 우세라 – 화성 여자 92세. 주부.

데이번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0세. 경찰 지망생.

라디아네 키웨이스 – 화성 여자 45세. 영상 제작자.

우티슨 키웨이스 – 화성 남자 42세. 회사원.

게리아 메네스트 – 화성 여자 36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안내원.

베르나사 키드로–화성 여자89세.마르마스 기업 본사 관리총감.사망.

뤼덴 플리톤 – 화성 남자 74세. 유러스, 데이번의 아버지. 전업주부.

아로디아 맥켄 – 화성 여자 68세. 유러스, 데이번의 어머니. 육상코치.

누마 브레스터– 화성 남자 16세. 쓰레기처리장에 버려져 있던 정체 모를 소년이 아닌 마르마스 기업 회장.

바리넬 벤스 – 화성 남자 40세. 경찰.

소네샤 티르마크 – 화성 여자 38세. 경찰.

리브 팜 – 화성 남자 81세. NP4719 경찰서장.

에셀 볼레스–금성 남자87세.대왕회 대표.사망.

나르카샤 리덴 – 금성 여자 54세. 왕실 전속 요리사.

하이온 벨라티스–금성 남자27세.청년단 대표.사망.

아르티웬 데라일 – 금성 남자 63세. 시민회 대표.

키시르 비웬 – 금성 남자 30세. 사랑호 탐사선 선장.

멜리네스 아나티세아 – 금성 여자 28세. 사랑호 탐사선 부선장.

레세라 카뉘아 – 금성 여자 34세. 향락비즈니스 단체 대표.

네르토 크말리안 – 금성 남자 90세. 귀족회 소속 문화후원당 대표.

트리실 로슨 – 금성 남자 83세. 원수. 귀족회 소속 군인당 대표.

에브리시 티날론–금성 남자92세.대왕회 소속 인권보호당 대표.사망.

세니 라일–금성 여자35세.대왕회 소속 여성당 대표.사망.

나시아나 테드린 – 지구 여자 33세. 준장. 100사단 참모.

가피르트 버셋–지구 남자75세. 3대 범죄 조직 미하트라의 보스.사망.

디몬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89세. 군수업체 아레나스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조니우스 피론트 – 지구 남자 70세. 전자기기업체 에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베르비스 에실 – 지구 남자 48세. 생활용품업체 아크레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리테온 기우즈 – 지구 남자 63세. 엘리베이터타워업체 엘리베이터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세롤드 아이티리스 – 지구 남자 87세. 브리엣 대표. 기업회의 간부.

코시프 루웬 – 금성 남자 46세. 제6도시 출신으로 이루어진 검은 낫 부대의 부대장. 소령.

지엘 김 – 금성 여자 30세. 검은 낫 부대 소총수. 하사.

가리넬 아웬시프–금성 여자41세.금성군 정보담당관.대령.사망.

다로네프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44세. 피아니스트. 플리사 남편.

루베르트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2세. 플리사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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