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화 〉 포식자들의 세상 54
* * *
플리사 시점
내가 어릴 때 되고 싶었던 것은 연예계에서 가수나 배우가 되는 것이었다. 어릴 적 나는 귀엽고 예쁜 외모로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 하다 싶이 했다. 방송에 출연하면서 이제는 금성 전체를 매료 시키게 되었다.내 가문은 왕족이지만 방계로 현 금성왕과 먼 친척이다. 그래도 왕족이라 생활에 부족함은 없었지만 권력과 먼 왕족만큼 애매한 존재도 없다. 차라리 귀족이면 귀족들의 커뮤니티라도 형성할텐데 왕족에게는 커뮤니티 형성은 자칫 불순한 세력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 내 부모님도 충분히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던 덕분에 나는 왕족으로써 평민과 어울려야 했다.
그리고 그 과정은 꽤 힘겨웠다. 다른 신분 차이라는 것은 어린아이라도 빠르게 인식한다. 더구나 그 신분이 높으면서도 자신과 별 다른 힘의 차이가 없다면 그것은 괴롭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나는 내가 미모를 타고났다는 것을 이미 어릴 때부터 인식하고 있었고 그 이점을 활용해 평민들 사이에서도 괜찮게 생활할 수 있었다.나의 미모가 뻗어나가면서 원래대로라면 만날 일도 없어야 할 왕에게 주목 받았고 왕은 마치 친조카라도 되는 것처럼 나를 귀여워 해주며 애정을 주기 시작했다. 방송에도 출연 시켜주고 경호원을 붙여주며 나는 왕족이라는 신분에 어울리는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왕녀님. 다녀왔습니다.”
잠시 옛 생각을 하는 도중 익숙한 누군가가 들어왔다. 복고주의자 대장위실론이었다.
“음. 수고하셨습니다. 제가 준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셨군요.”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흥. 투정이나 부리려고 오신 것은 아니시죠?”
“아니요. 가피르트를 생포했다고 들어서요. 제 임무도 여기까지겠죠? 보고 겸 물어볼 겸 왔습니다.”
“그거라면 임무는 끝났습니다. 복고주의자들의 쉴 곳도 이미 마련되어 있으니....... 로제스.”
“예! 총사령관님!”
로제스가 통신을 통해 힘차게 소리 지르자 내가 핀잔을 주었다.
“언제부터 관등 성명을 힘차게 불렀다고 통신에다 대고 소리를 지르나. 머리가 울리자나.”
“죄송합니다.”
나는 로제스의 짧은 사과를 뒤로 하고 명령을 내렸다.
“복고주의자들이 복귀했으니 마련된 임시 군사 기지로 안내해.”
“네?”
“동부 제1기지 북쪽으로 120km 떨어진 공터.”
“아!!! 예 알겠습니다.”
분명 넷서핑으로 딴 짓이나 하다가 갑자기 연락 와서 저런 거다. 휴식 시간에 네트 사용을 통제할까하고 생각했지만 적지에서 그 정도는 허락해주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 그냥 내가 참기로 했다.위실론과 작별한 후 나는 다시 총사령관 전용 텐트의 큼직한 간이 침대에 몸을 뉘었다...
10대 후반이 되면서 나의 운명은 완전히 꼬여버리게 되었다. 죽어 마땅한 자식. 이리탈크 에실. 그는 지구의 외교 차관으로 화성을 담당하는 인간이지만 화성 보다 금성에 더 들락거린 인물이다. 목적은 자신의 성욕 해소. 쓰레기 같은 인간이다. 이리탈크를 보다 보면 케테로스의 인간 혐오가 이해가 될 정도다. 인류를 스스로 포기하는 행보를 나는 말릴 수가 없었다.
공식적으로 이리탈크는 나를 첩으로 삼겠다는 제안을 해서 금성왕이 거절하고 나는 군대에 지원하며 금성에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주었다는 나름 아름다운 이야기로 마무리 되었지만 실상은 좀 더 ‘짐승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 놈은 나를 첩으로 삼겠다고 한 적도 없다. 그냥 하루 나와 자게 해달라고 했을 뿐. 지구에 약한 모습을 유난히 많이 보인 전 금성왕은 이리탈크의 거만하고 끔찍한 요구를 거절하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
“에라이 금성왕 이 사람아. 어차피 방계이고 먼 친척이라 별 상관도 없을텐데. 그냥 하루 빌려줘~. 왕족이랑 뒹구는 기분을 간접적으로 좀 내보게.”
아직 20살도 되지 않는 소녀 앞에서 한 소리다.
나는 군인이 천직이라 말하고 다니기도 해서 많은 사람들이 나를 타고난 군인으로 생각하겠지만 전혀 아니다. 가끔 나는 내가 왜 양손에 총을 쥐고 있지? 라고 생각하며 우울하게 하루를 마무리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나의 꿈을 그 돼지 자식이랑 몸을 섞지 않기 위해 포기했다. 군인에서 제대하고 다시 연예계로 간다고 해도 어차피 계속 금성을 제 집처럼 오가던 녀석이라 분명 또 달라붙을 것이 뻔했다.
케테로스는 그 사실에 엄청 화내주었다.
“누나! 저 자식은 반드시 내가 죽여줄게요! 그런 끔찍한 자식으로부터 누나를 구해주겠어요!”
케테로스. 기특한 녀석. 귀여운 녀석. 어릴 적 같은 방계 중, 내가 유일하게 말을 걸어도 부모님의 제재가 없던 녀석이었다. 그 정도로 미미한 영향력만 가지고 있던 집안이었기 때문이다.왕족이라고 해도 외가가 왕족이고 친가는 평민이었으니 정말 왕족, 귀족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케테로스의 아버지는 정신적으로 뭔가 문제 있어 보이기도 했고.
나보다 더 불행해 보이던 이 작은 소년은 나의 보호 본능을 이끌었다. 그리고 나는 그의 어머니에게 매료되어 있었다. 케테로스 어머니의 파격적인 결혼은 나도 언젠가 케테로스의 어머니처럼 자신 스스로 남편감을 고르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것이 왕족으로 태어나 온갖 제재를 당하는 나의 작은 복수일 것이다.
케테로스는 어릴 적 보았을 때 정말 불쌍한 녀석이었다. 학교에서도 왕따라언제나 겁먹은 듯 울상을 짓고 있었고 아버지는 뭔가에 홀린 듯 케테로스에게 강압적으로 강요만 하고, 어머니는 거기에 질렸는지 도망가 버렸다. 그 점은 실망스러운 부분으로 나는 절대 결혼생활에서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었다.
서로 집도 가까웠던 케테로스를 나는 진심으로 친동생처럼 아꼈다. 그도 나를 진심으로 따랐다. 내가 결혼할 때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왕이 아니었을 때 거금을 들여 결혼식장을 대관해 주었다. 그.. 누구더라. 에셀? 그 때 케테로스는 에셀이라는 귀족의 후원을 받고 있었지. 그래서 예식장을 대관할 수 있었다.인상이 별로 좋은 인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케테로스를 도와주는 귀족이 생겼다니 나도 내 일처럼 기뻤다.
전 금성왕이 사망하고 후계자들이 모두 말썽을 일으키며 퇴장, 그리고 온 갖 왕족들이 정치적인 암투를 벌이면서 흉흉한 분위기에 케테로스와 서로 의지했던 기억이 난다. 당연히 왕위는 꿈도 꾸지 않았다. 우리는 그 만큼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꿈에도 없던 일이 일어나버렸다. 온 갖 왕족들의 실책이 전부 드러나면서(범죄 수준이었다) 내려가고 내려간 끝에 내가 왕위 계승권에 지목되었다. 그 밑은 케테로스다. 아직 나의 아들은 커녕 임신조차 하지 않았던 시절이다.
아 그러고 보니 에셀은 내가 왕이 되는 것에 집요하게 반대했던 놈이기도 했다. 그 녀석이 케테로스를 후원하고 있었지. 어차피 왕위에는 관심도 없었고 나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귀족들도 없던 지라 괜히 싸움이 나는 것은 싫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케테로스의 불행한 인생을 보상 받아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왕위를 양보했다. 케테로스는 또 왕이 된다는 사실이 불안했는지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오들 오들 떨었다. 둘 만 있을 때 나는 어깨를 잡아주었다.
“너는 할 수 있어. 겁먹고 있다고 내가 도와줄 나이도 지났잖아. 평생 내가 널 도와줄 수는 없어. 이제는 모두가 너를 도와줄 거야. 너가 이제 금성의 왕이니까”
케테로스는 그 말을 듣고 앞으로 나아갔다. 왕으로써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마치 내일처럼 뿌듯했다. 군권은 내가 장악하고 있으니까 케테로스를 방해할 귀족 세력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금성에서 남편이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내 남편, 나의 여덟 번째 사랑하는 남자이자 결혼까지 성공한 남자. 다로네프 키바이시치. 케테로스. 대체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거야. 금성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냐고. 딱 한번 연락이 되지 않자 나의 마음도 굉장히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아들도 걱정이 된다. 아직 아기인데. 나는 계속 금성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이 걱정은 생각해보면 꽤 오래전부터 느꼈던 것이다. 케테로스의 연약한, 섬세한 감정이 왕이 되면서 그를 쓸데없이 잔인하게 만든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으면서 시작 되었다. 근무지에서 잠시 쉬고 있던 중 지구를 향해 케테로스가 행한 선전포고는 나에게 있어 매우 충격적이었다.
지구를 공격할 것 이라는 계획은 나도 알고 있었다. 케테로스는 군 문제를 항상 나와 의논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에는 무리라고 판단해서 참는 편이 좋을 거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화성의 지원 소식 이라던가, 금성에서 지구인들의 도 넘은 행태를 계속 보다 보니 나도 격해졌는지도 모른다. 금성에서 지구인 정화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했다. 그들의 잔인한 보복 행위에 나는 애써 대수롭지 않은 듯 넘겼다. 그리고 이리탈크의 시식 행위 공개를 보면서 나는 겉으로 태연한 척 했지만 속마음은 달랐다.
“케테로스!! 미쳤어? 무슨 짓을 하는거야?!”
케테로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었지만 왕인지라 함부로 말 할 수도 없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화성의 지원도 좀 이상하다. 뭔가.. 화성의 함정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아니 화성의 의견이 맞기는 한 것일까? 화성과의 지구 침공 논의는 전부 에프타인과 이루어진 결과다. 혹시, 에프타인의 독단적인 행동이 아닐까.
에프타인은 현재는 한 편이지만 믿을 수 없는 놈이다. 당초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반응도 남들과 확연히 달라서 예측도 안 된다. 하여튼 일반적인 것과 거리가 멀다. 묘하게 이상할 정도로 호의적인 사람이 많은 것도 경계할 만한 점이다. 내가 보기에 에프타인은 남들에게 호의적으로 대우 될 만한 짓을 한 것도 아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나는 지구에 온 것을 후회하게 되었다. 애초에 하면 안 되는 전쟁이었다. 계속 참으면서 외교적으로 지구인들의 무례함을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갔어야 한다. 힘이 약하다고 참기만 하는 지금까지의 태도도(외교적인 노력조차 안함) 돌이켜보면 머저리 그 자체였다.
그래도 지구에게 끔찍한 피해를 주었으니 만족해야 할까? 아니 금성도 피해를 입었다. 인구 대비 절대 만만치 않은 피해를 입은 거다. 초반에 우주에서 정예 병력을 너무 허무하게 많이 잃었다. 정예 병력을 키우는 데 또 시간과 노력이 들 것이다.
여기서 가장 웃고 있는 녀석들은 누구일까. 당연히 화성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구나 금성이나 화성에게 속았다는 기분이 든다. 아니 에프타인에게 속은 것일까? 금성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불안감이 나를 여러 생각이 들게 만든다.지금 지구에게 화평 제의를 제안할까? 지구가 들어줄까? 현재 가장 눈 뒤집혀 분노하고 있는 것은 지구인 일거다. 안 들어주면 어떡하지? 억 단위의 예비군을 모으고 있으면 어떡하지? 분명 지구의 재력이라면 보급도 문제 없을 것이다.
“크흠.”
밖에서 헛기침 소리가 들렸다.
“누구냐?”
“레시아 로던입니다.”
나는 벌떡 일어나 텐트를 열고 레시아를 맞이했다. 약간 초조함을 감출 수가 없다.
“금성은 어때?”
나는 금성의 일을 조사하기 위해 레시아를 파견했다. 물론 금성으로 직접 보낸 것은 아니다. 지구의 감시를 피해 간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전쟁 통에 엘리베이터 타워에 우주선들도 다니지 않는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타워를 사용하면 드레이돈에게 걸릴 것이다. 결국 내가 지시한 방법은 드레이돈이 이끌고 온 금성의 병사 한 명을 심문해서 정보를 얻으라는 것 이다. 드레이돈이 끌고 온 병사들은 잘 교육을 받았는지 금성에 관련 된 일을 나에게도 잘 모른다는 식으로 얘기하지 않는 불충함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이쯤 되자 나는 좀 과격하게라도 알아낼 필요성을 느꼈다. 그 임무는 위실론이 맡은 임무에 레시아를 끼워서 실행하도록 지시했다. 그 편이 임무를 수행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임무를 마치고 온레시아의 표정은 어두웠다.
“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지...”
레시아가 머뭇거렸다.
“사실대로 얘기해봐. 금성의 상황은?”
레시아는 곧 설명했다.
“금성은 한 바탕 난리가 났었습니다. 에셀이 야심을 드러내며 케테로스 대왕에게 반목 한 끝에 서로 살육을 저질렀습니다. 게다가 케테로스 왕을 따른다고 에셀파도 케테로스파도 서로 죽이고 잡아 먹는 끔찍한 상황이 전개되었고요. 그 와중에 케테로스 대왕님은 여자들을 한 데 모아 위로하는 척 독살하고... 귀족들의 자식들이 죽어가고... 직책들이 대거 교체되고.. 난리가 났었습니다.”
그렇게 운을 띄운 레시아는 자세한 상황을 설명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지 에셀이 패배하고 케테로스가 승리했다. 대왕파인 드레이돈이 그래서 원정을 온 것이다. 에셀이 승리했으면 아마 나는 지구에서 고립되었을 것이다. 자기가 왕위에 올랐을테니까.
“다로네프와 루베르트는?”
“아아 가족 분들은 일단 무사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확실한거야?”
“케테로스 대왕님이 왕녀님의 가족을 최우선으로 보호를 지시했다고 했습니다.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만..”
“그..그래...”
그럼 왜 연락이 안 되지? 이유를 모르겠다. 병사가 거짓말을 한 것일까?어쨌든 레시아가 알아 낸 사실은 충격이었다. 금성에서 얼마나 많은 금성인들이 죽은 거지? 전쟁으로 죽은 것도 아니고 시덥지 않은 선동질에 왜 과격해진 거야. 케테로스의 영향인가. 나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금 지구에서 전쟁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동부를 잠시 점령했던 것에 만족하는 것으로 이 전쟁을 끝내고 나는 금성으로 돌아가 상황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다. 케테로스도 분명 지금 상황에서 힘겨움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내가 도움을 줘야 한다. 나는 레시아와 북쪽 기지로 가고 있는 위실론에게 다음 임무를 지시했다.
몇 일 후 나는 드레이돈을 비롯한 장교들을 소집했고 드레이돈은 모이자 마자 갑작스러운 제안을 했다.
“이제 상황도 정리 됐으니 다시 지구에 공세를 펼쳐야 합니다. 공군을 출동 시켜서 지구 중부의 에몬 지역에 폭격을 가하며 시작 할까 하는데. 어떻습니까?”
갑자기 저게 무슨 소리인지. 지구 공군들은 가만히 있겠어? 게다가 전투기나 폭격기를 몰아 본 병사나 장교도 없다. 그리고어차피 지구와의 전쟁은 내 마음을 떠난 지 오래다.
“그건 나중에 의논하기로 하고 그 보다 금성의 일에 대해 논의하려고 소집 한거다.”
드레이돈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금성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금성의 무슨 일을 논의하겠다고 하는 겁니까?”
금성의 일을 알고 나니 드레이돈의 오만 불손한 태도가 대단히 거슬렸다. 왕족도 이제 얼마 안 남았다. 드레이돈은 과연 야심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레시아가 알아 온 정보와 병사들의 드레이돈에 대한 충성, 에셀 이후 케테로스에게 찰싹 달라붙어 온 갖 권력을 휘두른 드레이돈에 대한 나의 분노는 방금 드레이돈의 무신경한 발언들로 폭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내색하지는 않았다. 나는 분을 삭히며 말을 돌렸다.
“남편과의 통신이 되지 않아서 그래. 가족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물론 이해는 합니다만 지금은 전쟁 중 입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전쟁을 하는 거 아니었어? 지구인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알리기 위한 전쟁 아니었어? 물론 점점 확장되서 지구 정복 얘기까지 오고 갔지만 내가 대왕님과 처음 나눈 대화는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상황은 언제든지 변화하는 법입니다.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뭐 금성 일이나 알아보자는 건가요?”
드레이돈이 쏘아 붙이듯이 얘기한다. 내가 물었다.
“그래?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지. 실은 너가 케테로스를 꼬셔서 말도 안 되는 짓거리들을 하고 돌아다닌다고 생각하거든.”
드레이돈은 일어났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립니까!!!”
나는 레시아를 불렀다. 레시아는 금성의 일을 주욱 보고했다. 드레이돈은 짜증 나는 표정을 지으며 쳐다 볼 뿐이다.
“뭐 느끼는 것 없나?”
나의 물음에 드레이돈이 말했다.
“에셀은 더러운 야심가였습니다. 대왕님을 왕위에 올린 것도 자신이 금성의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꼭두각시로 세운 겁니다. 총사령관님이야 대왕님이 마냥 귀여운 동생으로만 보였겠지만요. 그냥 편하게 군사적으로 지원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셨겠죠?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셨겠죠. 정치가 얼마나 더러운지 신경도 쓰지 않으셨겠죠. 지금도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상황이 오니까 이제야 금성이 어쩌고 저쩌고 하고 계신 것 아닙니까. 제가 대왕님 옆에서 권력을 취했다고요? 전 대왕님을 에셀파의 더러운 늪에서 구해드린 겁니다! 그런데 이제는마치 나를 무슨 역적 취급이나 하고 계신 겁니까?”
이 녀석. 전부터 느낀 건데 생각보다 덩치와 생긴것과 안 맞게 달변가다. 나는 차분하게 얘기했다.
“좋아. 너의 뜻은 잘 알겠어. 문제는 그 과정이 너무 과격하잖아. 돌아가서 피해 상황을 제대로 조사하고 보상과 함께 뒷정리가 지금 시급하다고 생각하는데. 지구와 전쟁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 한다."
“물론 지구에 적대적인 저의 생각도 있지만 제2차 금성군을 강력하게 밀어 붙인 것은 다름 아닌 대왕님이십니다. 소수 병력으로 지구에 고립되어 있는 총사령관님을 걱정하셨기 때문입니다. 누님을 구원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의사를 표하셨어요. 대왕님은 언제나 총사령관님을 친누나처럼 걱정하고 계십니다. 금성에 한 바탕 난리 났을 때도 최우선적으로 총사령관님 가족을 보호하신게 대왕님입니다. 총사령관님은 남편과 연락 한 번 안되었다고 금성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 뿐이겠지만 말입니다.”
“.....”
할 말이 없어진 나는 회의를 파하고 총사령관 전용 텐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도중 리디스가 나를 불러 세웠다.
“저....”
리디스... 에프타인의 꼭두각시다. 아무리 봐도 리디스가 에프타인에게 뭔가 정보를 흘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심증도 여러 개다. 한 편이라고 해 놓고 자꾸 뒤에서 뭔 가를 꾸미는 것이 화성인 답긴 하지만 에프타인은 그 보다 더 어두운 곳에 스믈스믈 거리는 것 같아 더욱 기분을 나쁘게 만든다. 물론 나도 그 점을 역으로 이용해서 한 번 속이기는 했지만. 그것도 그렇지만 리디스는 하는 짓을 보고 있으면 정말 금성 여자 망신 혼자서 다 시키고 있다니까.
“뭐야. 난 바빠.”
내가 퉁명스럽게 대답하자 리디스는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전에는 불쾌한 표정을 애써 참는 느낌이었는데 저 표정은 또 뭐람. 뒤에 누가 총구라도 겨누고 있는 것 같다.
“곧 모르는 코드로 통신이 올 거에요... 받으시는 게 좋겠어요.”
“뭐?”
그리고 내 머릿속에 경쾌한 코드 신호가 울려 퍼졌다. 난 코드를 연결했다. 에프타인이다.
‘전쟁을 수행하시느라 고생하고 계십니다. 오랜만입니다. 에프타인입니다.’
짧고 건조한 음성으로 에프타인의 목소리를 들으니 불쾌감과 불안감이 치솟았다. 차라리 반항적인 드레이돈이 안심이 될 정도로.
“오랜만이에요. 에프타인. 지구에서 일은 잘 처리했습니까?”
‘여전히 처리 중입니다. 제법 어려운 일이라서요. 실은 다름이 아니라 거짓말을 당하고 계셔서 이대로 가면 왕녀님께서 곤란을 겪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부득이하게 통신을 드렸습니다. 원래대로라면 통신하는 것이 안 되겠지만요.’
“이미 다 도청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요번에 알게 된 정보 분석 담당관이 꽤 철저한 사람인지라.”
‘가리넬씨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거라면 걱정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나름 신기술로 연결 중이니까요.’
“...용건이 뭡니까.”
‘원치는 않았지만 우연히 회의 내용을 알게 되었습니다. 드레이돈은 지금 엄청난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거짓말? 무슨 거짓말이요.”
‘금성의 대왕님이 왕녀님의 가족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하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제 가족은 무사한 겁니까?”
나는 끝도 없는 불안감을 삼키며 간신히 물었다. 에프타인은 짧게 대답했다.
‘저도 모릅니다.’
“뭐...?”
‘금성은 주요 도시 대부분이 난리 였습니다. 왕녀님의 집도 당연히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다들 서로 죽고 죽이고 먹고 먹히고 생지옥 이었습니다. 이와중에 대왕님이 왕녀님의 가족을 보호하라고 한들 그것이 가능했을까요? 옆에는 집이 불타고 바로 옆에는 사람이 사람을 구워 칼로 썰고 있는 그런 상황에서 말입니다.’
나는 호흡이 가빠져 숨쉬기가 힘들어졌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리디스가 나를 부축 해 주었다. 에프타인이 말을 이었다.
‘여기서 제안하고 싶습니다. 지금 지구와의 전쟁을 끝내고 금성으로 돌아가셔서 상황을 정리하고 금성을 안정화 시키시는 것 말입니다. 이 난리를 정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왕녀님뿐으로..’
“너가.. 부추...겼잖아....”
나는 분노로 부들부들 떨며 목소리를 간신히 냈다. 에프타인이 대답했다.
‘무엇을 말인가요.’
“너가 케테로스를 꼬드겨서 지구와의 전쟁을 밀어 붙인거잖아. 지원한다면서. 그런데 이제 와서 지구와 전쟁을 하지마? 굉장히 너 편한 대로만 제안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금성과 화성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원합니다. 오만한 지구인 빼고요.’
“여기 지구에 와서 드는 생각인데 딱히 지구인도 이렇게 고통을 당할 만한 이유는 없는 것 같아. 충분히 대화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거든.”
‘그야 전쟁으로 한 바탕 난리를 쳤으니 금성인의 말을 경청할 수 밖에요. 그 전에 지구인이라면 금성인을 하대하는 것이 당연하니 듣는 시늉도 안 했겠죠.벌써 잊으신 건가요? 대화는 서로 존중하는 상태에서 하는 겁니다. 한 쪽이 한 쪽을 얕보는 상황에서 대화는 성립될 수 없습니다.’
“....”
‘참. 그리고 왕녀님의 전략은 역시 이번에도 뛰어났습니다. 군의 결속을 다지고 자기 휘하로 병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미하트라 범죄 조직까지 이용하셨으니. 정말 훌륭하셨습니다.’
“...뭐?”
‘복고주의자들과 레시아를 남쪽으로 파견해서 미하트라 조직을 도발하셨잖아요. 그래서 전쟁까지 하게 만들었고. 하긴 나뉘어진 조직을 공통의 적 만큼 좋은 요소도 없잖아요? 겸사 겸사 남쪽에 배치 된 병사라면 드레이돈의 눈에 띄지 않게 한 명 잡아서 심문도 할 수 있고 말이죠.’
어떻게 알았지? 리디스가 전해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작전은 리디스도 모르게 한 거니까. 드레이돈이 이끌고 온 병사가 전부 완강하게 드레이돈을 따르길래 내 능력도 보여 줄 겸, 나에 대한 마음도 얻을 겸 미하트라를 이용했다. 그 놈들은 보기 좋게 걸렸다. 복고주의자들에게 지시해서 범죄 조직의 아지트를 습격하거나 보급품, 금품을 빼앗았고 예민하고 과대 망상이 있는 가피르트는 일이 커지기도 전에 바로 전쟁을 선포했다. 잘모르는 금성군이 보기에는 갑자기 미하트라가 먼저 시비를 거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당연히 나는 가피르트가 산으로 도망가는 성질도 알고 있었다.
그들을 사로 잡은 전략은 미하트라와 시비가 붙기도 전에 이미 내가 수립했던 전략이다. 남쪽을 수색하는 수색대도 미하트라에게 공격 당해서 퇴각 할 때 정신없는 틈을 타 복고주의자들과 함께 볼라부 근처에 있던 레시아가 한 명 납치해서 심문한 것이다.
이 작전은 모두 나와 레시아, 위실론과 복고주의자부대만이 알고 있는 것 들이다. 그런데 에프타인은 이 사실을 알고 있다. 리디스가 알려 준 것은 아닐 거다. 그렇다면...
‘왕녀님. 드레이돈은 에셀과 스타일이 다를 뿐 똑같은 놈입니다. 야심가입니다. 그 역시 케테로스에 옆에서 계속 케테로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계속 케테로스가 과격하게 행동하는 것을 유도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분명 다른 마음이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다행히 왕녀님의 퍼포먼스도성공했습니다. 많은 수의 드레이돈파 병사들이 왕녀님께 호의를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
그 다음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에프타인의 의도는 명백하다. 드레이돈을 제거하라는 것이다. 교활한 자식. 많은 병력들이 너를 지지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의도야 뻔하지. 사람을 부추기고 자신은 쏙 빠진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인간이다. 하지만 드레이돈이 한 말이 거짓말 투성이고(에프타인의 말을 믿는다면) 내가 보기에도 케테로스를 제대로 보좌한 것 같지도 않다. 그나저나 에프타인은 금성으로 돌아가서 상황을 정리하는 것과 드레이돈을 제거하고 싶은 것을 정확하게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제안했다. 내 마음이라도 읽은 것일까?
...
...
나는 드레이돈을 제거하고 금성으로 돌아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10000년 1월 1일 기준.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29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50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7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1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화성 남자. 134세.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사망.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1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 – 금성 남자. 30세. 금성의 227대 왕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1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 – 화성 남자. 85세. 642대 화성 대통령.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8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7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 – 화성 남자. 107세. 내정부 장관.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69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2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8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지구 남자. 68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4세. 백칩업체 파트로브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7세. 의약업체 크포메디아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3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6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1세. 생선가게 주인.
마리엔느 오센–지구 여자. 31세.전업주부.사망.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1세. 대위. 142사단 34연대 2중대 중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1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3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4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5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20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화성 남자33세.경찰관.사망.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39세. 금성군 총사령관.
리어츠 비란–금성 남자79세.귀족회 대표.사망.
로드카 하디바이스–지구 남자30세.몬케르드 대학 조교.남부반란군 대장.사망.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4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3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1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49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3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80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90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2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1세. 중장. 제2공군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49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1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금성 남자56세.금성군 제2총사령관.사망.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3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6세. 일병.
노웬 아스테리사 – 지구 남자 119세. 대장. 100사단장. 남부 사령관.
콜트렘 길린시아–금성 남자61세.대령. 1차 금성군.사망.
카사라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지구. 제조일 5224년 11월 21일.
로민 우세라 – 화성 여자 92세. 주부.
데이번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0세. 경찰 지망생.
라디아네 키웨이스 – 화성 여자 45세. 영상 제작자.
우티슨 키웨이스 – 화성 남자 42세. 회사원.
게리아 메네스트 – 화성 여자 36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안내원.
베르나사 키드로–화성 여자89세.마르마스 기업 본사 관리총감.사망.
뤼덴 플리톤 – 화성 남자 74세. 유러스, 데이번의 아버지. 전업주부.
아로디아 맥켄 – 화성 여자 68세. 유러스, 데이번의 어머니. 육상코치.
누마 브레스터– 화성 남자 16세. 쓰레기처리장에 버려져 있던 정체 모를 소년이 아닌 마르마스 기업 회장.
바리넬 벤스 – 화성 남자 40세. 경찰.
소네샤 티르마크 – 화성 여자 38세. 경찰.
리브 팜 – 화성 남자 81세. NP4719 경찰서장.
에셀 볼레스–금성 남자87세.대왕회 대표.사망.
나르카샤 리덴 – 금성 여자 54세. 왕실 전속 요리사.
하이온 벨라티스–금성 남자27세.청년단 대표.사망.
아르티웬 데라일 – 금성 남자 63세. 시민회 대표.
키시르 비웬 – 금성 남자 30세. 사랑호 탐사선 선장.
멜리네스 아나티세아 – 금성 여자 28세. 사랑호 탐사선 부선장.
레세라 카뉘아 – 금성 여자 34세. 향락비즈니스 단체 대표.
네르토 크말리안 – 금성 남자 90세. 귀족회 소속 문화후원당 대표.
트리실 로슨 – 금성 남자 83세. 원수. 귀족회 소속 군인당 대표.
에브리시 티날론–금성 남자92세.대왕회 소속 인권보호당 대표.사망.
세니 라일–금성 여자35세.대왕회 소속 여성당 대표.사망.
나시아나 테드린 – 지구 여자 33세. 준장. 100사단 참모.
가피르트 버셋–지구 남자75세. 3대 범죄 조직 미하트라의 보스.사망.
디몬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89세. 군수업체 아레나스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조니우스 피론트 – 지구 남자 70세. 전자기기업체 에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베르비스 에실 – 지구 남자 48세. 생활용품업체 아크레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리테온 기우즈 – 지구 남자 63세. 엘리베이터타워업체 엘리베이터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세롤드 아이티리스 – 지구 남자 87세. 브리엣 대표. 기업회의 간부.
코시프 루웬 – 금성 남자 46세. 제6도신으로 이루어진 검은 낫 부대의 부대장. 상사.
지엘 김 – 금성 여자 30세. 검은 낫 부대 소총수. 하사.
가리넬 아웬시프 – 금성 여자 41세. 금성군 정보담당관. 대령.
다로네프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44세. 피아니스트. 플리사 남편.
루베르트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2세. 플리사 아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