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포식자들의 세상-53화 (53/86)

〈 53화 〉 포식자들의 세상 ­53­

* * *

­리디스 시점­

나는 당연하게도 플리사에게 붙들려 남쪽으로 군대와 함께 내려가고 있었다. 이쯤 되면 정말로 나는 플리사의 부하 중 한 명일 뿐이다. 내가 금성 출신인 것과 별개로, 에프타인에게 직접 외교 차관이라는 직책까지 받았는데도 플리사는 나를 부하 혹은 화성의 스파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상관없다. 금성은 이제 내 고향도 무엇도 아니니까.

가족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연락을 하지 않은 시간이 오래 되었다. 맨 처음 실종 사건 때문에 에프타인과 함게 왔던 이후로 연락을 한 적이 없다. 바쁘기도 했고 생각이 잘 나지도 않았고.. 기억을 잃은 소년은 잘 지내고 있을까. 갑자기 작년 일들이 떠오른다. 반복 적인 일상에서 좀 특이했던 한 해이긴 하다.

어쨌든 나는 대충 지어진 군용 텐트에서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코시프가 찾아 왔다.

“왕녀님.. 아니, 총사령관님께서 찾고 있습니다. 곧 회의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내 의견은 한 번도 반영되지 않은(낸 적도 없지만) 회의의 시작이다. 귀 안의 통신기기를 생각하면 나는 적어도 회의에 참석하면 안되지만 이 존재를 들키고 있지 않으니 나는 언제나 회의에 참석할 수 있었다. 어쩌면 화성 외교 차관이라는 직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지도 모르겠다. 플리사의태도는 둘째 치고 말이지. 나쁘지는 않다. '나의 상사'에프타인도 덕분에 금성군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을 테니까.

미하트라의 영상은 동부를 넘지 못하고 차단 당했지만 에프타인만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에프타인은 지구군에 있을 텐데 잘도 이 사실들을 말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금성군의 절반이 남쪽으로 가고 있는데 지구 쪽은 반응이 없다. 통신기기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으니까 에프타인은 분명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역시 철저한 화성인이다. 오직 화성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회의 전용 거대한 텐트에 들어서자 전에 봤던 인물들이 또 있었다. 회의 시작은 가리넬이었다. 쇼 프로그램으로 치면 사회 진행자 쯤 되는 것 같다.

“... 따라서 총사령관님께서 이 회의를 주관하셨습니다. 현재 위치는 볼라부에서 670km 떨어진 곳입니다. 무인 지역이고 숲이 우거진 곳입니다.”

대충 붙들려져 따라다닌 덕분에 아무 생각 없었던 나는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있었다. 가리넬의 말을 듣고 서야 우리가 볼라부에 꽤 접근했음을 알았다. 그 동안 플리사는 이틀 전 부터 계속 도시나 작은 마을에서 주민들과 계속 부딫혔다. 딱 한 번 본보기로 학살을 자행했는데 이 쯤 되면 동부 지역 사람들도 플리사를 증오하고 있을 것이다. 애초에 지구인 입장에서 보기에는 다 똑같은 금성인일 뿐이다.드레이돈에서 플리사로 바뀌었다고 자신이 안전해진다고 기대도 안 했을 것 같다. 플리사가 지구인에 대한 괴롭힘을 멈출 것을 지시한 것은 내부인들만 아는 내용이고. 그나저나 플리사도 위급해지니 금성인 다운 잔인한 본성을 드러낸다. 북부에서도 서부에서도 그랬지. 그녀도 어쩔 수 없는 금성인이다.

내가 한창 잡생각을 하고 있을 때 플리사가 말했다.

“내가 회의를 소집한 이유는 전략이 어느 정도 완성되서다. 여러분들도 의견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드레이돈이 말했다.

“벌써 전략을 완성했다고요?”

플리사가 대답했다.

“그래. 북부와서부에서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꽤 비슷하게 전략을 전개해 나갈 생각이다.”

감히 아무도 총사령관(플리사)에게 질문을 하지 않지만 부사령관(드레이돈) 만큼은 다르다. 동의 든 딴죽을 걸든 순수한 질문이든 플리사가 한 마디하면 지지 않고, 기를 쓰고 한 마디 덧붙인다.

“대충 들은 바로는 북서부에서 적은 수의 병력으로 지구군을 유린하고 다녔다고 하던데...”

드레이돈이 말하자 플리사가 바로 대답했다.

“내 능력을 과시하려고 그런 것은 아니고.. 애초에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구권도 가기 전에 얼마나 많은 미사일이 우리에게 발사 됐는지 아나? 여하튼 지금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고... 어차피 자네도 들으면 만족할 만한 작전이야.”

드레이돈이 말했다.

“흠..작전은 무엇입니까?”

플리사가 북서부에서 행했던 작전은 지구인의 심리를 흔드는 작전이었다. 언제나 예상 치 못한 행동으로 북부와 서부를 흔들었다. 특히 리튼을 상대할 때는 잔인함까지 일부로 보여주며 상대방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리튼의 지구군을 숲의 매복 지점까지 유도할 수 있었다.내가 모처럼 말을 했다.

“저... 잠시만요. 저도 그때 같이 있었으니 잘 알고 있습니다만.. 북부와 서부에서 했던 일들은 병력 수가 매우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했던 작전 아닌가요? 후반에는 복고주의자들이 합류하긴 했지만...”

플리사가 말했다.

“지금은 우리가 우세하지. 그렇다고 심리전이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야.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다. 여기가 지구라는 사실을 잊지마. 병력의 손실을 보충 할 방법이 없어. 최대한 흔들어서 적은 손실로 승리해야 해.”

드레이돈이 말했다.

“복고주의자들 얘기가 나와서 하는 이야기입니다만복고주의자 놈들은 동부로 온 이후로 통 보이질 않네요. 복고주의자 지휘관이름이.. 위실론이라는 친구였죠?”

가리넬도 거들었다.

“그러네요 부사령관님.아예 복고주의자 자체를 본 적이 없어요. 상당한 숫자였는데요.”

그러자 플리사가 대답했다.

“동부에서 잘 쉬고 있으니 걱정마. 그들도 필요할 때가 올 거다. 복고주의자는 더 이상 묻지 말도록.”

? 뭔가 숨기는 것이 있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나는 여기 와서 위실론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나를 무시하는 레시아도 로제스 일병도 보이지 않는다. 로제스야 병사니까 어디 다른 부대에 소속되어서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다지만 레시아는 플리사의 직속 보좌관 인데도 동부에 오고 나서, 아니 원정을 나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조차 본 적이 없다. 나는 동부에 온 이후로 검은 낫 부대원들 밖에 접촉할 수가 없었다. 혹시.. 이것도 플리사가 의도한 것일까? 아니면 따로 임무라도 준 것인가. 만약에 그렇다면 플리사는 나를 빼고 또 몰래 무언가를 획책하고 있는 것인가.

“다들 잠시 내가 준비한 화면을 봐주게.”

플리사는 지형도 같은 화면을 장교들 코드로 보냈다. 금성군은 어느 순간부터 네트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개인 코드끼리만 보내면서 소통하고 있는데 보안에 상당히 신경 쓰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받은지형도는 볼라부 오른 편에 산맥 같은 것이 있었고 그 곳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플리사가 설명했다.

“우리가 할 행동은 두 가지, 하나는 산맥에 병사들을 매복 시켜 놓고 있을 것.”

왜 또 산으로 들어가? 플리사는 산에 숨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숫적으로 우세해도 또 산으로 들어가다니? 내가 속으로 불만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플리사는 말을 이어갔다.

“두 번째는 상대방을 겁먹게 하는 거다.”

드레이돈이 말했다.

“뒤가 없는 범죄자 집단을 겁먹게 한다고요?”

플리사가 말했다.

“왜. 범죄자들은 살아있는 인간이 아닌가? 어떻게든 겁은 먹게 되어 있어. 사람이란 그런 존재야. 그리고 이 건은 드레이돈 부사령관. 자네가 적극적으로 맡아줘.”

드레이돈이 대답했다.

“제가 말입니까.”

플리사가 말했다.

“자네가 상상하는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미하트라 녀석들을 죽여. 물론 영상으로 남기면서 말이야. 미하트라 녀석들에게 너희들의 잔인함은 우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라고.”

드레이돈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후후.알겠습니다.”

드레이돈은 작전이 마음에 드는 것인지 아니면 타당하다 생각했는지 별 말없이 대답했다. 지금까지 드레이돈이 한 행동만 놓고 보면 아마 전자일 것이다. 명령을 내린 후플리사는 가리넬에게 말을 걸었다.

“아 그리고 가리넬 대령은 좀 남게.”

가리넬이 물었다.

“예? 저는 왜...”

플리사가 대답했다.

“정보 분석 뿐 아니라 영상 쪽도 꽤 박식한 것 같던데. 전에 미하트라 녀석의 영상 차단은 아주 훌륭했어. 덕분에 지구는 지금 이 난리를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고. 부사령관이 작전을 수행하면 그 영상을 어떻게 미하트라 놈들에게 전할지 좀 상의하고 싶은데.”

가리넬은 당황한 듯 이야기 했다.

“그러시면... 저는차라리 부사령관과 동행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영상을 만드는 임무는 부사령관이니 굳이 총사령관님과 상의 할 필요 없이 바로 제가 바로 현장에서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쪽으로..”

가리넬의 의견에도 플리사는 고집을 꺾지 않는다.

“아니아니. 개인적으로 자네한테궁금한 것도 좀 있어서 그래. 부사령관! 괜찮지?”

드레이돈도 텐트 밖으로 나가기 전 마지 못해 승낙했다. 회의는 그렇게 일단락 되었고 여러 장교들이 빠져나갔다. 회의 텐트에는 나와 플리사, 가리넬 세 여자만이 남았다. 내가 눈치를 보다가 말했다.

“저.. 중요한 이야기면 저도 나갈까요?”

플리사가 나를 잠깐 보았다. 그리고 건성으로 대답했다.

“마음대로 해.”

나가든 말든 상관이 없다? 이 빌어먹을 오만한 왕녀는 언젠가 내가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자기 자식한테도 저 따위로 행동하지는 않겠지. 이건 나를 완전히 얕보고 있는 거다.

곧 플리사는 무게를 잡으며 이야기했다.

“가리넬. 솔직하게 이야기 해 줄 수 있지?”

“네?예. 알겠습니다총사령관님.”

“금성에 무슨 일이 있었나?”

“네?”

“뭔가 유혈 사태가 일어났고... 많은 금성인이 죽었다는 정보가 있었는데.”

“아뇨. 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알았다면 저도 놀랐을 것 같습니다.”

“그래? 정보담당인 자네가? 가만 보니지금도 놀라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알았지? 하면서 말이야.”

가리넬이 양손으로 저으며 말했다.

“아뇨! 아닙니다. 금성은 지금 평화로운 상태에요!”

플리사가 말했다.

“그래. ‘지금’은 평화로운 상태일지도 모르지. 내가 묻고 싶은 것은 너희들이 금성에서 지구로 오기 전 상황을 말하는 거야. 우리가 지구에서 개고생하고 있던 그 때. 그 때 금성은 어땠냐고 묻는 거야.”

가리넬이 대답했다.

“문제 없었습니다. 야.. 약간 소동이 있긴 했습니다만 정말 별 것 아닌 소동이었어요. 대왕님도 별 탈 없으시고요. 그러니 이렇게 대규모 원정을 나올 수 있었고요.”

플리사가 말했다.

“...나도 그렇게는 생각하는데. 이상하게도.. 남편한테 연락을 시도했는데 연락이 안돼.”

“예..?”

“개인 연락이니까 당연히 개인용 코드를 썼지. 아무리 총사령관이라도 멋대로 군용이나 방송용 같은 빠른 전파를 쓸 수는 없잖아. 개인적인 일이니까.공정함을 위해, 병사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개인 연락으로 나는 잘 있다는 내용을 남편에게 보냈는데... 개인용 연락 코드라 느린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지연되는 것은 좀 이상하더군. 답신이 오고도 남을 시간인데 말이야.”

“....”

가리넬은 대답을 못하고 있다. 플리사가 다시 말했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내 2살 된 아이와 남편을 못 보고 고향에도 돌아가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야. 신경이 아주 날카로운 상태지.”

플리사는 테이블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플리사는 여자로써 꽤 큰 키를 가지고 있고 군대에서 오랫동안 실전을 경험해서인지 덩치도 꽤 크다. 평범한 체격의 가리넬과 나는 위압감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제대로 된 답변이 없다면 그 자리에서 가리넬을 때려 죽일 것 같았다. 가리넬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정말 아무 일 없었습니다.. 저..저.. 정말이에요. 있었다고 해도 저는 잘 모르고...”

플리사는 순간 경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가리넬은 그런 표정도 캐치 못 할 정도로 겁에 질려있는 듯 하다. 플리사는 가리넬에게 한 번 믿어보겠다고 하고 내보냈다. 테이블에 털썩 주저 앉은 플리사는 한 숨을 쉬고 고민에 빠졌다. 내가 말했다.

“저...”

“뭐?”

“...걱정되시는 것은 알지만..”

“아니. 그 보다 니 생각은 어때. 방금 드레이돈 보좌 녀석의 대답.”

플리사는 나에게 가리넬의 반응을 물었다. 물어보고 자시고 수상한 것은 맞지 않나? 굳이 나에게 물어 볼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뭔가 숨기는 것처럼 보이긴 했어요.”

“그렇지? 너도 금성인이잖아. 걱정되지 않아?”

내가 금성인이라고? 나는 화성인... 화성인이다.

“금성이 걱정되는 것은 이해 합니다만. 좀 너무 고압적이신 것 같습니다. 드레이돈파가 다수인데 조금 부드러운 태도로 있어야 뒤 탈이 없지 않을까요. 금성 건은 사람을 시켜 몰래 조사키고 겉으로 만이라도 드레이돈과 친분을 유지하는 편이... 저는 그러니까 금성도 금성이지만 플리사님이 더 걱정됩니다. 혹시 드레이돈이 감정이 상해서 나쁜 마음이라도 먹는다면...”

나의 대답에 플리사가 말했다.

“그냥. 네 저도 금성인입니다 금성이 무척 걱정돼요라고 하면 안되나?”

“...네?”

“에프타인처럼 말하는군. 직설적인 질문에 애매하게 조언인 척 말 돌리며 대답하는 거 말이야. 너가 자꾸 이러니까 내가 아직도 너를 완전히 신뢰하지 못 하는거야. 하아.. 됐다. 나가봐.”

내가 뭘 자꾸 이런다는 건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혹시 레시아가 안 보이는 이유는 금성의 사정을 알아내기 위함일까? 내가 물었다.

“혹시... 레시아 대령은..?”

너무 조심스러운 나머지 우물거리는, 질문인지 혼잣말인지 모를 말을 해버렸다. 그런 태도에 기분이 상했는지 플리사는 인상이 구겨졌다. 그리고는 대답했다.

“레시아? 말해줄까.. 했는데 너의 애매한 태도 때문에 말 하기 싫어졌어. 레시아가 동부에서 기지를 잘 지키고 있다고 상상이나 하던가.”

아 플리사는 쿨하게 생겨 가지고 가끔 너무 유치할 때가 있다. 내가 이런 자를 동경하고 있었다니 수치심마저 든다. 나는 불쾌함을 들어내지 않기 위해 예의를 갖춰 인사를 한 후 개인 텐트로 돌아갔다.

그 후 작전은 이렇게 돌아갔다. 1000만에 가까운 보병을 끌고 왔는데 직접 움직이는 것은 소수(?)였다. 7만 명을 드레이돈이 이끌고 미하트라 조직원들을 납치, 고문 살해를 위해 투입되었다. 40만 명은 검은 낫 부대원을 주측으로 산에 매복했다. 코시프가 책임자다. 코시프가 군대를 이끌게 하기 위해 플리사는 드레이돈의 모처럼 반대에도 무시하고 소령으로 파격 승진 시켰다. 소령이 40만 명을 지휘하는 것도 이미 상식 밖이지만.

끌고 왔던 지구의 최신 전차들도 작전에 투입되지 않았다. 플리사가 세운 작전은오로지 보병들이 두 발로 뛰어야 했다. 이럴거면 대 병력을, 1000만이나 되는 숫자를 왜 동원했는지 의문이다. 결과적으로 압도적인 숫자는 미하트라의 진격을 막게 되었다. 1000만이나 되는 숫자가 미하트라의 보스를 신중하게 만들었고 동부의 군사기지 등이 전부 북쪽에 몰려 있어 남쪽의 ‘의용군’들은 순수하게 보병들과 개인 소총이 전부였다. 만약 전뇌파를 막지 못해 영상이 지구군에 흘러 들어 갔다면? 상황은 지구의 지원으로 복잡해 졌겠지만 그것도 미연에 방지했고. 남쪽에 고립된 그들은 이미 심리적으로 말려 들어가는 듯 그런 움직임을 보여주게 되었다.

그 와중에 드레이돈은 지구인에 대한 적개심을 분출 시키며 작전을 충실하게 이행했다. 사로잡힌 미하트라 조직원들은 그들이 지은 범죄보다 더한 형벌을 받았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게 죽었다. 내가 본 영상 중 기억에 남는 영상은 살아있는 미하트라 조직원의 피가죽을 칼로 전부 도려낸 뒤(영상이 끝날 때 까지비명이 끊이지 않았다) 그 상태에서 염산을 가득 담은 통에 담가 버린 것이다. 그것을 현장에 있는 금성인들은 무표정하게 바라 볼 뿐이다. 내가 봐도섬뜩하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소수 인원들은 나에게 말은 안 했지만 금성의 정예들로 선별한 것이 틀림 없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효과적으로, 무표정으로 움직일 수가 없다.

이 잔인한 영상의 효과는 금방 나타나서 시민으로 이루어진 의용군은 너도 나도 항복하기 시작했다. 플리사는 의용군의 항복을 받고 북쪽으로 조금씩 병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올라갔다. 그렇게 1000만 명의 병사는 항복병을 데리고 북쪽으로 가느라 조금씩 줄어 들었다.

몇 일이 지나자 미하트라에서 초조해졌는지 공격을 시작했다. 우리 진지를 습격한 것이다. 1000만 명의 병력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전차까지 있는데 맨 몸으로 습격을 한 것이다. 플리사는 직접 병사들을 독려하고 전장에 투입했다. 애초에 숫적으로 질적으로 상대가 되지 않았던 미하트라는 맨 처음 참수 영상을 보내던 패기는 온데 간데 없이 개전 한지 한 시간도 안 되서 후퇴하기 시작했다.

플리사는 후퇴하는 적을 추격 시켰는데 전차와 몇몇 사단들을 남쪽으로 보냈다. 이것은 나도 알 것 같았다. 적을 동쪽으로, 볼라부 동쪽의 산맥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플리사는 미하트라가 어떻게 정부에 끈질기게 버티고 있었는지 미리 알아낸 모양이었다.미하트라 조직의 보스 가피르트는 상황이 불리해지면 산으로 인원을 뿔뿔이 흩터뜨려 도망가는 버릇이 있었다. 지구군은 그럴 때면 귀찮아서인지 포기했다고 한다.

남쪽에 병력을 보낸 연출은 확실하게 동쪽 산맥으로 들어가게 못을 박는 행동이었다. 지구의 3대 범죄 조직미하트라는, 지구의 기업 회의가 그렇게 열심히 싸워도 박멸 하지 못 했던 그 범죄 조직은 플리사의 전략 한 방으로 몇 일 만에 와해 되었다. 사실 가피르트 자신이 자초한 감이 크다. 금성군에 대적하지 않았으면 플리사는 미하트라에 관심조차 주지 않았을 것이다. 굳이 관심을 끌어서 망하다니 왜 어그로를 끌었을까. 나도 이유가 궁금해질 정도다. 플리사도 궁금했는지 가피르트 생포를 지시했다. 코시프는 플리사의 명령대로 볼라부의 동쪽 산맥으로 도망치던 가피르트를 아주 쉽게 생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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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년 1월 1일 기준.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29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50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7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1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화성 남자. 134세.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사망.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1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 – 금성 남자. 30세. 금성의 227대 왕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1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 – 화성 남자. 85세. 642대 화성 대통령.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8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7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 – 화성 남자. 107세. 내정부 장관.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69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2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8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 지구 남자. 68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4세. 백칩업체 파트로브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7세. 의약업체 크포메디아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3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6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1세. 생선가게 주인.

마리엔느 오센–지구 여자. 31세.전업주부.사망.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1세. 대위. 142사단 34연대 2중대 중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1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3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4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5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20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화성 남자33세.경찰관.사망.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39세. 금성군 총사령관.

리어츠 비란–금성 남자79세.귀족회 대표.사망.

로드카 하디바이스–지구 남자30세.몬케르드 대학 조교.남부반란군 대장.사망.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4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3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1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49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3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80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90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2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1세. 중장. 제2공군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49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1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금성 남자56세.금성군 제2총사령관.사망.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3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6세. 일병.

노웬 아스테리사 – 지구 남자 119세. 대장. 100사단장. 남부 사령관.

콜트렘 길린시아–금성 남자61세.대령. 1차 금성군.사망.

카사라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지구. 제조일 5224년 11월 21일.

로민 우세라 – 화성 여자 92세. 주부.

데이번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0세. 경찰 지망생.

라디아네 키웨이스 – 화성 여자 45세. 영상 제작자.

우티슨 키웨이스 – 화성 남자 42세. 회사원.

게리아 메네스트 – 화성 여자 36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안내원.

베르나사 키드로–화성 여자89세.마르마스 기업 본사 관리총감.사망.

뤼덴 플리톤 – 화성 남자 74세. 유러스, 데이번의 아버지. 전업주부.

아로디아 맥켄 – 화성 여자 68세. 유러스, 데이번의 어머니. 육상코치.

누마 브레스터– 화성 남자 16세. 쓰레기처리장에 버려져 있던 정체 모를 소년이 아닌 마르마스 기업 회장.

바리넬 벤스 – 화성 남자 40세. 경찰.

소네샤 티르마크 – 화성 여자 38세. 경찰.

리브 팜 – 화성 남자 81세. NP4719 경찰서장.

에셀 볼레스–금성 남자87세.대왕회 대표.사망.

나르카샤 리덴 – 금성 여자 54세. 왕실 전속 요리사.

하이온 벨라티스–금성 남자27세.청년단 대표.사망.

아르티웬 데라일 – 금성 남자 63세. 시민회 대표.

키시르 비웬 – 금성 남자 30세. 사랑호 탐사선 선장.

멜리네스 아나티세아 – 금성 여자 28세. 사랑호 탐사선 부선장.

레세라 카뉘아 – 금성 여자 34세. 향락비즈니스 단체 대표.

네르토 크말리안 – 금성 남자 90세. 귀족회 소속 문화후원당 대표.

트리실 로슨 – 금성 남자 83세. 원수. 귀족회 소속 군인당 대표.

에브리시 티날론–금성 남자92세.대왕회 소속 인권보호당 대표.사망.

세니 라일–금성 여자35세.대왕회 소속 여성당 대표.사망.

나시아나 테드린 – 지구 여자 33세. 준장. 100사단 참모.

가피르트 버셋–지구 남자75세. 3대 범죄 조직 미하트라의 보스.사망.

디몬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89세. 군수업체 아레나스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조니우스 피론트 – 지구 남자 70세. 전자기기업체 에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베르비스 에실 – 지구 남자 48세. 생활용품업체 아크레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리테온 기우즈 – 지구 남자 63세. 엘리베이터타워업체 엘리베이터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세롤드 아이티리스 – 지구 남자 87세. 브리엣 대표. 기업회의 간부.

코시프 루웬 – 금성 남자 46세. 제6도신으로 이루어진 검은 낫 부대의 부대장. 상사.

지엘 김 – 금성 여자 30세. 검은 낫 부대 소총수. 하사.

가리넬 아웬시프 – 금성 여자 41세. 금성군 정보담당관. 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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