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포식자들의 세상-35화 (35/86)

〈 35화 〉 포식자들의 세상 ­35­

* * *

나는 대왕이다. 금성의 대왕. 왕이라고 칭하던 비굴한 시대를 끝내고 지구와 화성에 금성의 위대함을 보여준 대왕이다.. 라고 말하면 모두가 비웃을 것이다. 화성과 붙어도 이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국력을 지니고 있으면서 나는 지구에 선전포고를 했다.

지구의 무례함이 도를 넘은 것도 있었지만 나는 지구에, 화성에 우주에 퍼져 사는 인류에게 무시하고 천대하는 대가가 무엇인지 알려 주고 싶었다. 스스로 인간을 그만두겠다고 선언까지 했지만 가끔 들리는 ‘사람’, ‘인간’이라는, 금성인 스스로를 지칭하는 인간이라는 단어를 무의식중에 말해도 나는 크게 화를 내거나 질타를 하지는 않았다.

송곳니 시술(또는 포식자 시술)도 처음에는 시민들에게 강요했지만 그것도 그만 두었다. 시민들의 재정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안 것도 있지만 내 자신이 그렇게 철두철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정 안 되겠으면 하지마라고 하는 식이다. 지구와 화성에 퍼진 나의 악명을 들었을 때 나와 너무 동떨어져 있는 소문들이어서 피식 하고 웃게 된다.

하급자들의 입장에서 나는 꽤 편한 상사일 것이다. 나는 일을 맡기고 거의 태클과 감시가 없다. 그러니 임의대로 일을 해도 결과가 나오기만 하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유약하게 있는 성격은 아닌 것 같다. 어렸을 적 나는 평범한 학교 생활을 했고 누군가와 다투거나 폭력을 행사한 적도 없다. 오히려 맞거나 괴롭힘은 몇 번 당해본 적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당연히 스스로 유약한 성격이라고 판단했었다.

내가 왕이 되었을 때 느꼈던 것은 사람의 본성을 알기 위해서는 권력을 가져보면 된다는 것이다. 내사 알던 나 자신이 왕이 되자마자 모두 무너져 내렸다. 껄끄러웠던아버지를 처형할 줄은 몰랐다. 인간을 그만두고 재수 없는 이리탈크를 요리해 먹을 줄은 몰랐다. 금성 제일의 아이돌과 친구가 될 줄은 몰랐다. 지구에게 선전 포고를 걸 줄은 몰랐다.

그리고 나는 내가 생각보다 권력을 유지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리어츠가 놀라서 되물었다.

“에셀을 죽이실 계획이십니까?”

“그렇습니다.”

내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리어츠는 손을 턱에 괴고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신중한 어조로 말한다.

“물론 저도 에셀을 싫어하고 그가 금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죽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철저하게 수사해서 죄를 밝혀내고 절차대로 하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는 가끔 대표님이 감정이라는 것이 있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예?”

“너무 냉정하고 객관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자리에 있으려면 그래야 합니다. 저도 감정이 없지는 않습니다.”

나는 대답까지는 하지 않았다. 그냥 리어츠를 바라보았다. 리어츠는 에셀을 죽이는데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고 있다. 약간의 정적이 흐르자 리어츠가 질문했다.

“그런데.. 에셀은 대왕님이 보시기에 어떤 선을 넘은 것인가요. 물론 개념 없고 명성만 높은 귀족 나부랭이니까 무례하게 굴어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만.”

“대표님은 정말 에셀을 싫어하는군요. 오늘도 에셀은 꽤나 격해져서 여러 실언들을 했지만 그 정도로 이런 결정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에셀은 저를 왕위에 올리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는데 좀 홀대 받는 감이 있으니까요. 서러울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럼 무슨 일 때문에 에셀을 죽이시는 겁니까.”

“방금 전의 일 때문 입니다.”

나는 백칩을 사용해 방금 전 있었던 녹음을 재생했다. 녹음을 외부로 재생하는 것은 머리가 약간 울리고 기분이 나쁜 일이지만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녹음은 나와 에셀의 대화다. 나는 침대에 누워 빈둥거리다가 오늘 에셀이 서러워한 것과 그리고 그 발단이 된 리어츠의 조카 이야기가 마음에 걸려 에셀의 개인코드에 연결해 연락을 취했다.

에셀은 예의를 차려 인사를 올린 후 본론으로 들어갔다.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왕님. 그렇지 않아도 조만간 찾아뵈려고 했었습니다.]

“회의에서의 일이 마음에 걸려 연락 드렸습니다. 아무쪼록 서운했던 점이 있으면 털어버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요.”

[연락 주신 것 만으로도 이미 다 마음이 풀렸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왕님.]

“그렇다면 됐습니다. 저녁이기도 하니 쉬시기 바랍니다.”

[한 가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예 좋습니다. 궁금한 것이 무엇입니까.”

[리어츠의 조카는 해고하실 건 가요?]

“뭐.... 하하하. 아니 대왕회 대표님. 다 털어버리셨다고 하셨으면서 꽤 집요하신 구석이 있군요?”

[저는 욕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대왕님. 저의 바람이라기보다는 대왕님의 바람을 이루셨으면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제 바람이요?”

[그렇습니다. 효율적인 것을 좋아하시고 낭비를 싫어하시는 대왕님을 위해 드리는 충언입니다. 전부터 쓸데없어 보이는 시종을 해고하고 싶지 않으셨습니까?]

“그랬죠.”

[역시! 대왕님과 저는 통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종을 이용해 리어츠의 부정을 폭로했던 것입니다. 게다가 대왕님의 의견에 기를 쓰고 반대하며 말다툼이나 벌이지 않았습니까?대왕님께서 이 기회에 쓸모없는 낭비를 줄이게 만들어드리고 싶었습니다. 아 물론 리어츠를 중용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리어츠는 우주에서 가장 훌륭한 가문 중 하나니까요.하지만 혼쭐을 내줘야 할 때는 혼쭐을 내줘야 합니다.]

“그래서 시종 이야기를 꺼낸 것이군요.”

[그렇습니다. 충성심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좀 지나치게 군 것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반성하겠습니다.]

“솔직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쉬세요.”

[들어가십시오 대왕님.]

녹음이 끝나자 리어츠가 물어보았다.

“그러니까 제 조카를 해고하라고 대왕님을 종용하는 거군요? 괘씸한 놈 같으니!”

“그런 의미로 들려드린 것이 아닙니다.”

“네?”

“저는 시종을 해고하려고 했고 대표님과 말다툼 한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에셀은 저를 감시하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그러니까 에셀은 저와 대왕님이 한 대화를 아무도 몰라야 정상인데 알고 있었고 이번에 오버하면서 들통이 났다는 이야기가 되겠군요?”

“그렇습니다. 더구나 마치 자신과 내가 잘 통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까지 했습니다. 뻔한 거짓말을 한 것이 한층 더 기분 나쁘게 만들더군요. 통할 줄 알았던건지... 나를 너무 어리숙한 친구로 보는 것 같았어요.”

“이렇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에셀을 제거하는 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그 뒤 리어츠의 집을 나왔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넓고 거대한 방의 침대에 누웠다. 자려고 하다가 나는 아직 저녁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벌떡 일어났다. 나는 나르카샤를 불렀다.나르카샤는 오자마자 저녁 준비를 했다. 나르카샤를 부르는 이유는 하나 뿐이다. 밥 해달라고 할 때 부른다. 나르카샤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빵과 고기, 야채 샐러드를 만든다. 나는 저녁을 먹으면서 나르카샤의 요리 설명을 듣는다. 이번에는 화성안의 갈비살이었다.

식사시간이 끝나고 나르카샤를 배웅해줬다. 나르카샤가 말했다.

“대왕님.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십니까?”

“고민? 당연히 지구와 전쟁 중이니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에이~~전쟁 때문으로 안 보이는데요 대왕님~.”

내가 입을 다물고 빤히 쳐다 보자 민망해졌는지 나르카샤가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대왕님. 다시는 안 까불겠습니다.”

“아니요. 기분이 나빠지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네..그냥..?”

“그냥 왜 저러나 싶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나르카샤는 사과를 몇 번 더하다가 갔다. 진짜 왜 저러나 싶었다. 나르카샤는 요리 실력은 일류였다. 그러니 왕실 전속 요리사가 된 것이지만 가끔 썰렁하고 이해 안 되는 농담을 할 때가 있다.

몇 일이 지났다. 지구는 난리가 났다. 플리사가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 듯 하다. 복고주의자는 동서로 지구를 압박하고 있고 반인공지능파는 어떤 젊은 머저리가 뒷일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반란을 일으켰다. 지구는 역사 상 최고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회의도 아닌데 대표들이 신나서 자체 회의를 열었다. 지구와 전쟁 해서 이길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멸시를 견뎠던 터라 전쟁을 반대하지 않았던 각 계층의 대표들은 이제 자신들이 이길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게 될 정도로 좋은 소식들이 들리게 되자 마치 생일날 바이오칩을 선물 받고 신나 하는 어린아이처럼 기뻐하고 있었다.

나는 그 회의를 잠깐 보고 귀족들의 유머 감각이 나르카샤 급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다들 정말 농담을 못 한다. 신나는 것은 알겠지만 점점 선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고 덩치 있는 드레이돈이 나서서 겨우 분위기가 진정 되었다. 에셀은.. 회의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에셀 제거 작전은 리어츠와 대화한 탓도 있지만 전권을 리어츠에게 맡겼다. 리어츠 답게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에셀도, 아니 다른 귀족들도 눈치채지 못 하고 있을 것이다.

회의가 끝나고 귀족들이 모여 만찬회를 열기로 했다. 귀족회 소속 문화후원당 대표 네르토가 제안했다. 대부분은 찬성했지만 드레이돈은 자신은 지금 할 일이 많다고 거절했다. 리어츠도 오늘 몸이 안 좋다고 빠졌다. 아마 에셀을 잡으려고 수를 생각하기 위해 빠지는 것 같다. 에셀도 지구와 전쟁 중인데 파티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닌 것 같아 빠지지만 여러분들은 만찬회를 즐기라고 나는 상관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며 모두의 기분을 잡쳤다.

귀족회 소속 군인당 대표 트리실은 아예 이번 임시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았다. 당연하다. 지구와 한창 전쟁 중이고 상황을 알아보고 지시를 내리기 위해 트리실은 지휘 통제실에서 살고 있었다. 지금 기쁨을 나누기 위한 회의를 하고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을 것이다.

다시 하루가 지나고 나는 집으로 가기 위해 대왕 전용차를 탔다. 뒷 자석에 앉아 잠깐 눈을 감았다. 눈을 감고 영화라도 보며 쉬고 있는데중간에 에셀의 연락이 왔다. 별로 받고 싶지는 않았지만 에셀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연락을 받았다.

[대왕님.]

“무슨 일이십니까? 대왕회 대표.”

[저는 대왕님을 왕위로 올린 그 순간부터 목숨을 받쳐 충성을 다 할 것을 맹세했습니다.]

“갑자기 그것이 무슨 말입니까?”

[제가 이상한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셔도 그것은 대왕님을 위해서 임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예?”

에셀의 연락이 끊겼다. 에셀이 눈치를 챘나? 정보가 새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슨 수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에셀은 나와 리어츠의 대화를 꿰고 있었다. 어쩌면 몇 일전에 나눈 대화도 엿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에셀은 어떻게 내 주변의 일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일까? 주변에 누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건 확실하다. 일부로 리어츠에게 개인코드 연락도 안 했다. 개인코드로 하는 연락은 도청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나르카샤는 대왕회 사람은 아니지만 에셀과 꽤 친분이 있던 것으로 보였다.나르카샤가 내통자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나는 분명 리어츠와 단 둘이서만 대화를 했다. 나르카샤가 우리 대화를 엿들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지만 답은 나오지 않기에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어차피 곧 죽을 사람이다. 그런 방법을 알아 낸다고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정 알고 싶으면 죽이기 전에 물어보면 된다. 나는 에셀을 죽이기로 마음 먹었다. 나를 왕위로 올린 사람을 죽인다. 안타깝지만 스스로 자초한 결과다. 가만히 있기만 해도 승승장구했을텐데 주위 사람들 관리도 못 해서 시민들이 피해를 입고 이제는 나를 기만하려는 낌새까지 보이고 있다.되도록 나와 같은 금성인과 왕실 주변인들에게 잘 대해 주려고 노력했는데 결과가 이거라니 씁쓸하다.

어쩌면 나는 초조해 하고 있는 것 같다. 계속 에셀에 대한 생각이 끊이지 않는다. 나는 에셀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을까? 지금 나는 에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왕에 오르기까지 에셀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정작 왕이 되고 나는 리어츠, 플리사와 가까이 지냈다. 에셀은 어딘가 꺼림칙 했다. 이미 나는 여러 명을 내 명령으로 살해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에셀을 죽이기로 한 이후로 왜 초조해 하는 것일까.

나는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리어츠에게 찾아갔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들을 겸해서. 리어츠는 놀라며 나를 마중하고 커피를 타 주었다. 그리고 내가 무슨 이유로 왔는지 짐작한 모양이다. 먼저 에셀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아직 진행 중 입니다. 그리고 에셀이 뭔가 눈치를 챈 것 같습니다. 예전보다 훨씬 조심하고 있고 아예 집에만 있습니다.”

“통상적인 왕궁으로 출근 이외에는 집에만 있다는 이야기인가요?”

“그렇습니다. 사실 저와 대왕님이 이렇게 만나는 것도 계획을 실행하는 데 있어 좋은 행동은 아닙니다. 왠지 에셀은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얘기한 리어츠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어갔다.

“예전에는 별 생각 없었는데 그저 교활하고 무능력한 능구렁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에셀과 대적하고 보니 꽤 무서운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필요할 때는 정말 신중해지고 할 말이 있을 때는 두려움 없이 말 합니다. 수 많은 용기 없는 친구들과 비교하면 에셀은 확실히 보통 녀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젊고 좀 더 순수했다면 난 그를 완전히 신용 했을 겁니다. 그는 능력에 비해 너무 교활한 면을 많이 보여주었어요.”

“어쨌든 좀 더 참고 기다려 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제가 책임을 지고 대왕님의 걱정거리를 하나 줄여드리겠습니다.”

“부탁합니다.”

나는 어느 정도 마음을 진정 시키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왕궁으로 출근하는 길에 수 많은 인파가 모여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꽤 흥분한 상태다. 경비병들이 그들을 달래고 있었다.

내가 앞으로 나가 말을 걸었다.

“경비. 이 사람들은 다 뭔가?”

내가 나타나자 흥분해서 소리를 지르던 인파들이 일단은 진정되었다. 그들은 곧 모두 고개를 숙이며 예를 갖췄다. 이번에는 군중들에게 물어보았다. 나는 경비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군중들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다들 왜 여기 모여서 이러고 있는 거요?”

어떤 중년과 노년의 경게에 선 남자가 앞으로 나와 이야기를 했다.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대왕님. 저는 인권보호당의 대표를 맡고 있는 에브리시라고 합니다.”

왠 젊은 여자도 앞으로 나와 말했다.

“저는 세니입니다. 여성당 대표입니다.”

“인권보호당? 여성당? 다 처음 듣는군요.”

에브리시가 말했다.

“그럴 것입니다. 우리는 어제 창당 된 단체니까요.”

“그렇습니까? 그럼 열심히 활동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여성당이라니. 무슨 일을 하는 당 인거죠? 이름만 들어서는 잘 모르겠는데. 혹시 향락 비즈니스 2차 단체 입니까?”

그러자 세니가 엄청 화를 냈다.

“향락 비즈니.. 지금 저를 창녀 취급하시는 겁니까?”

“아니.. 그냥 물어 본 것인데...”

“아무리 대왕님이라고 해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발언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내가 제일 싫어하는 소리만 꽥꽥 질러대는 사람이다. 나는 금성의 대왕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을 온 시민들이 이미 알고 있을텐데... 아니 혹시 모르고 있나?

“아무리 그래도 여성당이라고 하면 여성이 나타내는 것은 그냥 성별인데... 성별로 당을 하나 만드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죠?”

“그럼 저도 대왕님께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청년당은 그럼 무엇입니까? 단순히 나이 어린 사람들을 구분해 놓은 당인가요?”

갑자기 역으로 질문을 해오니 말문이 막혔다. 세니가 말을 이었다.

“청년당이 존재할 수 있다면 여성당도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대왕님께서는 동의하실 수 없나요? 여성은 당도 창당하면 안됩니까?”

“아니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냥 목적이 무엇인지 몰라서 물어본 것 뿐입니다. 화낼 일은 아니지 않나 싶은데요.”

세니가 뭐라고 더 말하려고 하자 에브리시가 진정 시켰다. 그리고 에브리시가 말했다.

“대왕님께서 오셨으니 우리도 지금은 물러가겠습니다. 앞으로 천천히 문제들을 논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대체 뭘 논의한다는 겁니까. 애초에 왜 모인 건데요?”

내가 어이없어서 질문을 하자 대답은 바깥 쪽에서 들려왔다.

“대왕님! 좋은 아침입니다!!”

소리나는 쪽을 바라보니 에셀이 웃으면서 인사했다.

“대왕회 대표. 어서오십시오. 출근하는 길 입니까?”

“예. 그리고 이번에 대왕회에서 새로운 당들이 생겨서 잘 하고 있나 확인도 할 겸해서요.”

“대왕회 소속?”

“예 대왕님. 마침 앞에 있네요. 인사들은 나누셨습니까?”

아침부터 소란을 일으킨 두 당은 대왕회 소속이었다. 이것은 에셀이 뒤에서 당을 만들도록 사주한 것이 틀림없다. 나는 에셀과 헤어지고 리어츠를 찾았다. 리어츠가 다급히 뛰어왔다.

“대왕님! 소식 들으셨습니까?”

“창당 소식 말이죠? 그렇지 않아도 보고 오는 길이었습니다.”

“예? 창당이요?”

“다른 소식이 있습니까?”

리어츠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안 좋은 소식입니다. 곧 긴급 회의에 들어 가겠습니다만 복고주의자들이 밀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럴 수도 있죠. 어차피 주력은 곧 보내게 될 우리 2차 금성군입니다. 그들은 지구의 시야를 가려주는 역할 만 해도 충분합니다.”

“그것이.. 동부 복고주의자들은 이미 전멸했고 서부 복고주의자들도 50%가 궤멸했다는 소식입니다.”

“뭐라고요? 벌써 그렇게 결과가 나왔다고요? 너무 빠르지 않나요??”

“자세한 소식은 트리실 원수가 알려 줄 겁니다. 그런데 대왕님은 어떤 소식 때문에 놀라신 것입니까?”

“나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지금은 지구의 일을 논의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분명 에셀도 이번 회의에 들어 올테니 그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나는 나중에 에셀이 꾸민 일을 이야기하려고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아예 회의에 새로 창당 된 인권보호당과 여성당이 긴급 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10000년 1월 1일 기준.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29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50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7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1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화성 남자. 134세.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사망.

소년 – ?? 남자. 16세. 쓰레기장에 기절해 있었다. 리디스가 구조.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1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 – 금성 남자. 30세. 금성의 227대 왕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1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 – 화성 남자. 85세. 642대 화성 대통령.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8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7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 – 화성 남자. 107세. 내정부 장관.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69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2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8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 지구 남자. 68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4세.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7세.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3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6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1세. 생선가게 주인.

마리엔느 오센 – 지구 여자. 31세. 전업주부.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1세. 중위. 142사단 34연대 21중대 소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1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3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4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5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20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화성 남자33세.경찰관.사망.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39세. 금성군 총사령관.

리어츠 비란 – 금성 남자 79세. 귀족회 대표.

로드카 하디바이스 – 지구 남자 30세. 몬케르드 대학 조교. 남부반란군 대장.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4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3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1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49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3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80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90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2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1세. 중장. 제2공군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49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1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 – 금성 남자 56세. 금성군 제2총사령관.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3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6세. 일병.

노웬 아스테리사 – 지구 남자 119세. 대장. 남부 사령관.

콜트렘 길린시아 – 금성 남자 61세. 대령. 1차 금성군.

카사라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지구. 제조일 5224년 11월 21일.

로민 우세라 – 화성 여자 92세. 주부.

데이번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0세. 경찰 지망생.

라디아네 키웨이스 – 화성 여자 45세. 영상 제작자.

우티슨 키웨이스 – 화성 남자 42세. 회사원.

게리아 메네스트 – 화성 여자 36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안내원.

베르나사 키드로–화성 여자89세.마르마스 기업 본사 관리총감.사망.

뤼덴 플리톤 – 화성 남자 74세. 유러스, 데이번의 아버지. 전업주부.

아로디아 맥켄 – 화성 여자 68세. 유러스, 데이번의 어머니. 육상코치.

누마 브레스터– 화성 남자 16세. 쓰레기처리장에 버려져 있던 정체 모를 소년이 아닌 마르마 스 기업 회장.

바리넬 벤스 – 화성 남자 40세. 경찰.

소네샤 티르마크 – 화성 여자 38세. 경찰.

리브 팜 – 화성 남자 81세. NP4719 경찰서장.

에셀 볼레스 – 금성 남자 87세. 대왕회 대표

나르카샤 리덴 – 금성 여자 54세. 왕실 전속 요리사.

하이온 벨라티스 – 금성 남자 27세. 청년단 대표.

아르티웬 데라일 – 금성 남자 63세. 시민회 대표.

키시르 비웬 – 금성 남자 30세. 사랑호 탐사선 선장.

멜리네스 아나티세아 – 금성 여자 28세. 사랑호 탐사선 부선장.

레세라 카뉘아 – 금성 여자 34세. 향락비즈니스 단체 대표.

네르토 크말리안 – 금성 남자 90세. 귀족회 소속 문화후원당 대표.

트리실 로슨 – 금성 남자 83세. 원수. 귀족회 소속 군인당 대표.

에브리시 티날론 – 금성 남자 92세. 대왕회 소속 인권보호당 대표.

세니 라일 – 금성 여자 35세. 대왕회 소속 여성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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