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포식자들의 세상-30화 (30/86)

〈 30화 〉 포식자들의 세상 ­30­

* * *

우리는 안내 된 크고 편안한 쇼파에 앉았다. 게리아가 커피를 가지고 우리 앞에 놔두고는 다시 관리실을 나갔다. 베르나사는 담배갑을 왼손에 쥔 채였다. 지금 담배를 다 피면 다시 꺼내 필 준비가 되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도 흡연자지만 베르나사는 좀 심하다. 오른손은 항상 담배를 쥐고 있는 셈인데 안 불편한가? 나는 속으로 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베르나사가 먼저 유리치에게 말했다.

“우리 마르마스 기업은 유리치씨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확실히 외교부에는 정보를 제공해줄 만한 우리 사람이 없죠. 이제 유리치씨가 그런 역할을 해주신다면 마르마스 기업은 훨씬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베르나사의 말은 마치 준비한 멘트 같은 느낌이었다. 유리치는 베르나사의 말에 별 동요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다음 말을 기다리는 듯 하다.

“그러면 유리치씨가 우리 편이 된다는 증거로 무언가 선물을 해주셔야 할텐데요. 그냥 몸만 오신 건가요?”

“선물이라고 하면 어떤 선물을 말씀 하시는거죠? 단순한 현물을 원하시는 것 같지는 않은데요.”

“맞습니다. 우리도 모르는 외교부에 관련된 정보를 하나 주시죠?”

“그럼 마르마스 쪽에서는 무엇을 주실 거죠?”

“선물이니까 당연히 받고 끝 아닌가요? 우리 편이 된다는 조건으로 받는 겁니다.”

어째 분위기가 이상해진다. 유리치가 말했다.

“왜냐하면 제가 알고 있는 정보는 말하기에 굉장히 조심스러운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외교부에도 비밀이 있나요? 나름 뒷말 없는 것이 깔끔하기로 유명한 곳이잖아요.”

“마르마스에서도 무언가 숨기고 있는 정보를 주신다면 우리도 공개하겠습니다.”

그러자 베르나스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화가 난 어조로 말했다.

“유리치씨.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우리 쪽으로 넘어오는 조건이 당신이 알고 있는 정보 공개라니까. 왜 우리가 무언가를 알려 주어야하지? 수지 타산이 안 맞잖아. 좀 억지가 심한데?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아냐?”

나도 황급히 일어나 베르나사를 진정 시켰다.

“잠시만요! 베르나사씨 진정하세요! 제 생각에도 유리치씨가 좀 막무가내였던 것 같은데.. 유리치씨 얼른 사과하세요!”

베르나사는 씩씩 거리다가 이내 침착해졌다. 그리고 잠깐 기다리라고 말한 뒤 관리실을 나갔다. 내가 유리치에게 말했다.

“유리치씨 대체.. 왜 그런 경솔한 말을 하신거에요. 애초에 우리가 들어가는 입장인데.”

“내일이 마지막 날이라서요.”

“네?? 그냥 마르마스 기업에게 외교부가 같은 편이라는 이미지만 심어 놔도 충분하지 않나요? 나중에 천천히 알아 낼 수도 있고. 그리고 지금은 전시니까 내부 분열이라도 일어나면 안된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아무것도 못 찾았다고 하신다고...”

“좀 서두른 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갑자기 요상한 일에 말려서 귀찮으신 것은 알겠지만 좀 침착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러죠.”

유리치는 내 의견을 받아들였다. 베르나사가 다시 오면 우리는 사과를 하기로 합의했다. 나도 같이 사과 해줄테니 걱정 말라고 다독였다. 그런데 꽤 긴 시간이 흘렀는데 베르나사가 오지를 않았다. 나는 슬슬 불안해졌다.

“떠도는소문에 의하면 마르마스 기업은 기업 운영에 방해가 되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마르마스 기업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 과감함이 지구를 막을 수 있었다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물론 마르마스에 안 당해본 사람이나 좋아하는 거겠지만.”

“지금 불안감 조성을 하는 건가요? 그래서 우리도 죽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요?”

“그런 것은 아니고 각오를 다지는 편이 좋지 않나 해서..”

“걱정 마세요. 아무리 마르마스 기업이 막 나가도 정부 쪽 사람을 건드리는 미친 짓은 안 할테니까요.”

유리치와 대화를 조금 하니까 베르나사가 들어왔다. 표정은 심각했다.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 것 까지는 아닌 것 같다. 하긴 아무리 그래도 공인된 기업인데 유리치 말처럼 수 좀 틀렸다고 막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회장님의 지시대로 정보를 하나를 공개하도록 하죠. 하지만 먼저 유리치씨부터 공개해주셔야겠습니다. 이 이상은 양보할 수 없습니다.”

뭔가 이상한데. 너무 술술 풀리는 느낌이다. 그보다 회장이면 아킬로 회장이 맞는 건가? 절대 손해는 보지 않는다는 평판이 자자한 사람인데 이 교환은 애초에 억지를 피운 우리가 이득이다. 유리치도 예상 밖이었는지 좀 놀란 것 같다. 유리치는 좀 고민하는 듯 하다가 말했다.

“사실 우리도 이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고개를 돌려 유리치를 보았다. 대체 무슨 정보길래 저렇게 운을 띄우는 걸까. 유리치가 말했다.

“저는 외교부 지구담당 제1비서입니다. 지구담당은 차관인 에프타인님이 맡고 계십니다.”

“그게 정보 일리는 없겠죠? 누구나 아는 사실이니까.”

“네. 당연하죠. 정보에 관련된 인물을 먼저 말씀드린 것입니다.”

“말해보세요.”

“에프타인 차관님은 다음 대선에서 대통령을 노리고 계십니다. 이것은 저만 아는 사실입니다.”

“흠. 그렇습니까?”

어떻게 보면 별로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내 친구가 대통령에 출마한다고 해도 상관없을 정도의 그런 정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에프타인이 외교부 차관이고 나는 모르지만 꽤 유명하다고 했으니까 다음 대선에 출마한다고 것이 일반인과 무게감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이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진다고 해서 손해 볼 일은 없다. 대통령 출마한다는 것은 위법 행위라 할 수 없다. 도중에 마음이 바뀌었다고 둘러대도 그만 이고 요컨대 객관적으로 위험하다고 할 만한 정보는 아닌 것이다. 베르나사도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뭐 정보라면 정보네요. 진짜로 가망성이 있다면 우리가 접근해서 도움을 줄 수도 있을 테고 그러면 회사에도 이득이겠죠? 아무래도 그 에프타인이라는 차관이 우리에게 도움을 받았으니 은혜라도 갚을 테니까요. 그런데 그것이 그렇게 대단한 정보인지는 잘 모르겠군요. 좀 더 놀랍고 지금 당장 활용할 만한 그런 정보였으면 했거든요. 기왕이면 외교부에도 알려지면 치명적인 그런 정보를 말이에요.”

“그렇게 쓸모 없는 정보인가요?”

“당장 쓸 수 없지 않나요? 대선은 한참 남았으니까. 그 동안 우리에게 대선 자금이라도 지원해 달라는 건가요?”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유리치가 묘한 의문형으로 말을 끝내자 베르나사가 약간 시간을 들여 유리치를 지긋이 쳐다 보았다. 유리치도 베르나사를 같이 쳐다 본다.

“뭐 좋습니다. 우리 마르마스 기업도 정보 하나를 공개하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베르나사가 말한다.

“아까 옷을 하나도 입지 않은 소년과 소녀는 아킬로 회장님의 자식입니다.”

“예에에?!”

내가 벌떡 일어났다. 유리치도 놀라서 일어났다. 왜냐하면 마르마스 기업 회장은 자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숨긴 자식이 있다는 건가요?”

“이건 진짜 알려지면 큰 일 아니에요?”

나도 유리치도 혼란스러워서 질문을 해댔다. 베르나사가 우리를 진정 시켰다.

“다들 진정하시고.. 젠장. 왜 회장님은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된다고 하셨는지.”

나는 외교부 장관이 이 이야기를 들으면 분명 만족 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것은 마르마스 기업의 약점으로 충분하다. 마르마스 기업은 전통적으로 회장을 뽑는데 있어 회장이 직접 후계자를 지명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었는데 마르마스 기업에서 후계자를 지목해도 시비가 없는 이유는 그 후계자가 피가 섞이지 않은 남 이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무래도 가족에게 물려주면 인정하면서도 그를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전임자와 비교하며 얕보거나 시험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신이 생각했던 사람을 밀거나 종용해서 회사에 분란이 생기게 된다.

마르마스 기업에서 후계자는 이미 공인 된 공적이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을 뜻한다. 모두가 거의 납득이 가능한 후계자를 회장이 임명하기 때문에 뒤 탈이 없다. 마르마스 기업이 오랫동안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우연인지 고의인지 마르마스 기업의 회장들은 모두 자식이 없었다. 결혼도 하지 않았으니까 어쩌면 회사에서 정한 내규 일지도 모르겠다. 뒤에 서야 문란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겉으로 보기에는 마르마스 기업의 회장들은 회사와 화성의 시민들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다. 혹시 모른다. 이보다 더 지저분한 일들이 있었지만 돈의 힘으로 막은 것 일지도.

“교환이 성립한 건가요?”

“그렇네요.”

유리치가 만족했다. 우리는 베르나사와 인사하고 약속된 카페로 향했다. 카페로 가면서 내가 유리치에게 말을 걸었다.

“진짜 일을 망치는 줄 알았는데 성과가 있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아차 싶었습니다. 그래도 잘 해결되었네요.”

“진짜 에프타인이라는 사람이 대선 출마하는 거에요?”

“그건...네. 맞아요. 저한테 말씀하신 적이 있거든요.”

“제가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렇게 중요한 정보는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런 말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니까.”

“그런가요? 유러스씨도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숨겨진 의미라도 있나요?”

“그런 것은 아니에요. 다 말하지 않았을 뿐이죠.”

“예? 뒤에 내용이 더 있는 정보였어요?”

“당연히 유러스씨에게도 말 안 해 줄 겁니다. 궁금해 하셔도 어쩔 수 없어요.”

“예. 저도 관심 없어요. 궁금하지도 않고.”

이 이상 이상한 일에 휘말리는 것은 나도 사양이다. 뭐 투표라도 조작 한다는거야 뭐야. 그것은 화성법에 의거하여 감형 없이 사형이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카페에 가보니 칼렌과 데이번이 보였다.

“먼저 와 있었군. 결과는 어때요? 우리는 꽤 좋은 결과를 얻었어요.”

유리치가 자신감 있게 이야기했다. 칼렌이 말했다.

“우리는 할 일이 끝났어. 실종 소년은 더 이상 안 찾아도 돼.”

내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왜요? 가족 품으로 돌아가기라도 했나요?”

데이번이 대답했다.

“아니야 형. 그 소년이 사는 곳을 계속 감시하고 있었는데 중간에 화재가 나서 즉사했어.”

“화재? 화재가 날 수 있는 일이 없을텐데?”

내가 놀라서 화재가 일어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사실 그렇다. 화성의 아니 인류의 건물은 연소성 물질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아주 먼 옛날에는 건물에 불이 붙을 수 있다고 역사 시간에 배웠다. 그런데 건물에 화재가 났다니?

“당연히 방화겠지. 요즘에는 건물에 불을 붙이는 새로운 방법이 나타났다나? 4000년 만에 화재라고 취재하는 기자가 말하는데 한 달 전부터 이미 두 건이나 났었다고.”

칼렌이 말하자 나는 의아했다.

“나는 왜 몰랐죠? 한 달 전에도 화재가 났다면 세상이 시끄러웠을텐데요. 내가교통 담당이라 아무도 얘기 안 해줬나?”

유리치가 말했다.

“아니요. 모방 범죄를 우려해서 정부에서 은폐했어요. 아주 철저하게요. 시민들 입단속도 단단히 시켰는데 설마 선배가 발설 할 줄은 몰랐네요.”

이렇게 말한 유리치는 칼렌을 째려보았다. 칼렌도 아차 싶었는지 입을 가렸다.

“물론 우려하는 바는 알지만 언론 통제는 좀 아닌 것 같은데요.”

내가 말하자 유리치가 곧 바로 대답했다.

“이건 정말 들키면 안 되는 일이었는데. 선배 보세요. 벌써저런 말이 나오잖아요.”

또 다시 유리치가 칼렌을 째려본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진짜 부탁 드릴게요. 제발 비밀로 해주세요.”

그러자 데이번이 말했다.

“믿어주십시오! 당연히 비밀을 엄수하겠습니다!”

“아 네..”

유리치는 데이번을 쳐다보지 않고 건성으로 대답했지만 데이번은 좋아 죽으려고 한다. 나도 리디스에게 반했지만 저런 푼수 짓은 안 했다. 정신 좀 차렸으면.

“기왕 이렇게 된 거 좀 더 설명해주실래요? 실종 소년 찾는 일을 저는 하고 있었던 만큼 좀 알고 싶은데..”

내가 요청하자 칼렌이 알았다고 하며 설명했다.

“그러니까 아까 낮에 일어난 일인데 오히려 낮에는 사람들이 돌아다니지 않으니까 눈을 피해서 불을 붙일 수 있지 않았나 싶거든요. 어쨌든 창문 너머로 그 실종 소년이 밥도 먹고 여가 활동도 즐기는 것을 보고 있었어요.”

“나도 같이 봤어.”

데이번이 거들었다. 칼렌이 계속 말을 했다.

“그런데 갑자기 불이 나더니 순식간에 그 소년을 휘감았단 말입니다. 그리고 그 소년은 불에 휩 쌓여서 허우적 거리다가 힘을 잃고 바닥에 쓰러져서 죽었어요.”

내가 말했다.

“그럼 불이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터졌다는 말인가요?”

“어쩌면 우리 반대쪽에서 화재가 시작 했을지도요? 외부인지 내부인지 알 수 없지 않을까요?”

칼렌에 말에 내가 반박한다.

“아니요. 내부에서는 모를 수도 있습니다. 여가 활동에 심취 한다던가 잠자고 있다던가. 하지만 외부에서 그것도 건물을 주시하고 있는 상태에서 불이 났다면 아셨을거에요. 반대쪽이라도 연기가 나는 것을 보는 식으로요. 아니면 타는 냄새라던가. 혹시 연기를 보셨나요?”

“못 봤어요. 하지만 건물 외벽은 화재가 나지 않는 소재니까 불이 붙어도 연기가 나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애시 당초 불이 안 붙는 소재인데 화재가 난 것이 이상한데요. 내부에서 발생했다면 말이 되지만.”

“아 아니다. 외벽에도 불이 붙었어요. 점점 타오르는 것이 보였으니까. 나중에는 연기도 났어요. 그래서 아까 무슨 특수한 불 붙이는 법이 생긴 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던 겁니다.”

유리치가 끼어 들어 말했다.

“무슨 말을 그렇게 횡설수설하세요? 외교부 망신 다 시키시네 진짜.”

칼렌이 기가 죽는 것이 보였다. 데이번은 마냥 유리치가 좋은지 유리치의 따지는 모습을 흐믓하게 쳐다본다. 내가 말했다.

“결국 실종 소년은 죽은 거군요? 그건 확실한 거겠죠?”

데이번이 말했다.

“그건 확실해 형. 살 수 없는 상황이야. 만약에 살았다면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 거야. 피부가 다 타들어 갔을테니까.”

“쳇.”

내가 혀를 차자 유리치가 말했다.

“유러스씨가 하던 일이 허무하게 끝나게 돼서 유감이네요.”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정하시군요.”

유리치가 위로하고 내가 감사를 표하자 데이번이 끼어들었다. 유리치는 그냥 답이 없는지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나는 창피했다. 외교부 사람들과 우리는 내일까지 모이지 않고 바로 일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마르마스 기업의 약점은 알아냈고 내가 찾던 실종 소년도 화재로 죽고 말았다.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지만 칼렌도 데이번도 같은 말을 했으니까 믿기로 했다.

어차피 리디스가 신경 쓰여서 한 일이지만 사람이 죽었다고 하니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데이번은 그 길로 공부실로 간다고 했다. 일이 마무리 되었으니 다시 경찰 시험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말릴 이유는 없다. 고생하라고 말한 뒤 나는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데 골목길 안쪽에 누군가 앉아 있다. 노숙자 같았다. 스쳐 본 것이지만 외소 해 보이는 몸이 순간 나의 감성을 자극이라도 했는지 불쌍한 생각에 그 노숙자에게 1 코스트라도 줄 겸 다가갔다. 아무리 노숙자라도 바이오칩 정도는 있겠지.

다가가서 나는 노숙자에 말을 걸었다.

“코스트라도 좀 드릴까요?”

노숙자가 나의 말에 얼굴을 든다. 얼굴은 아직 소년이었다. 아직 어린 나이에 벌써 노숙자라니. 그런데 낯이 익는다. 그 노숙자의 얼굴은 실종 소년이었다. 나는 놀라서 숙였던 몸을 빠르게 폈다. 분명 칼렌의 말에 의하면 실종 소년은 죽었다. 그것도 고통스럽게 말이다. 나는 바이오칩을 통해 다시 한번 실종 소년의 얼굴을 확인했다.

닮은 정도가 아니라 실종 소년 그 자체였다. 오랫동안 거리에서 생활했는지 꾀죄죄해 보인다. 나는 그 소년을 일단 집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저 우리 집으로 갈래? 일단 씻자. 거부한다면 강요하지는 않아.”

내 말에 소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멍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이 반응이다. 경찰서에 리디스가 데려온 날의 반응. 무슨 말을 해도 무반응. 그런데 왠지 알아듣는 듯한 느낌. 나는 부모님께 잔소리 들을 각오를 하고 집으로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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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년 1월 1일 기준.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29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50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7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1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 화성 남자. 134세. 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

소년 – ?? 남자. 16세. 쓰레기장에 기절해 있었다. 리디스가 구조.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1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 – 금성 남자. 30세. 금성의 227대 왕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1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 – 화성 남자. 85세. 642대 화성 대통령.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8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7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 – 화성 남자. 107세. 내정부 장관.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69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2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8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 지구 남자. 68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4세.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7세.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3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6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1세. 생선가게 주인.

마리엔느 오센 – 지구 여자. 31세. 전업주부.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1세. 중위. 142사단 34연대 21중대 소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1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3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4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5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20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3세. 경찰관.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39세. 금성군 총사령관.

리어츠 비란 – 금성 남자 79세. 귀족회 대표.

로드카 하디바이스 – 지구 남자 30세. 몬케르드 대학 조교. 남부반란군 대장.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4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3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1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49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3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80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90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2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1세. 중장. 제2공군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49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1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 – 금성 남자 56세. 금성군 제2총사령관.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3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6세. 일병.

노웬 아스테리사 – 지구 남자 119세. 대장. 남부 사령관.

콜트렘 길린시아 – 금성 남자 61세. 대령. 1차 금성군.

카사라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지구. 제조일 5224년 11월 21일.

로민 우세라 – 화성 여자 92세. 주부.

데이번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0세. 경찰 지망생.

라디아네 키웨이스 – 화성 여자 45세. 영상 제작자.

우티슨 키웨이스 – 화성 남자 42세. 회사원.

게리아 메네스트 – 화성 여자 36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안내원.

베르나사 키드로 – 화성 여자 89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관리총감.

뤼덴 플리톤 – 화성 남자 74세. 유러스, 데이번의 아버지. 전업주부.

아로디아 맥켄 – 화성 여자 68세. 유러스, 데이번의 어머니. 육상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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