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포식자들의 세상-29화 (29/86)

〈 29화 〉 포식자들의 세상 ­29­

* * *

나와 유리치는 마르마스 기업 본사의 입구에 도착했다. 본사는 생각보다 작았다. 반구의 전형적인 화성의 건축 양식을 하고 있는 이 건물은 시민들에게는 화성을 지구의 경제권으로부터 독립 시킨 투쟁의 상징과도 같다.

마르마스 기업의 회장 아킬로는 그 점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건물 1층 로비 자체가 화성이 지구를 막아낸 아킬로의 영웅담을 그린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누가 보면 전쟁에 승리한 줄 알겠다. 물론 화성의 경제를 지킨 것은 대단하다. 그래도 과도한 영웅화는 나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나저나 어쩐지 대책 없이 들어온 느낌이다. 무엇을 질문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유리치를 쳐다 보았다. 유리치도 내 시선을 느꼈는지 나를 바라본다. 내가 말했다.

“이제 어쩌죠?”

“후우...”

나의 질문에 유리치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쉰다. 유리치는 일단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면서 로비의 안내원에게 다가갔다. 안내원의 명찰에는 게리아 메네스트라는 이름이 적혀있다. 안내원은 우리를 보고 웃으며 인사했다. 그리고 무슨 일로 왔는지 묻는다. 이제 뭐라고 하지. 실종된 소년에 대해 물어봐야 하나. 내가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유리치가 말했다.

“견학을 좀 하고 싶은데요.”

“견학이요?”

“실은 우리는 초급학교 저학년 담당 선생님들인데요. 아이들에게 화성을 구한 유일한 대기업에 대해 알려주고 바른 가치관을 함양 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해서 이렇게 직접 찾아와 문의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거짓말을 이상하게 한다. 진짜 외교부 쪽 사람인 걸 알리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그런데 신원 조회라도 하면 더 큰일 나는 것 아닌가 싶다. 안내원은 다행히 미소를 풀지 않고 있다.

“실례되지만 코드 번호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신원 조회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절차 상 하는 것이니 어쩔 수가 없네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만만치 않은 안내원이다. 웃으면서 신경 쓰이는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진행하고 있다. 나는 당황해서 유리치를 보았다. 유리치는 또 한숨을 쉰다. 그리고 안내원의 말에 대답했다.

“여기 책임자 좀 만나고 싶은데요. 외교부 지구 차관 제1비서 유리치 프리구프라고 합니다.”

“네. 유리치님.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안내원은 놀라지도 않고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곧 흰 머리가 듬성듬성 나 있는 중년의 한 여성이 내려왔다. 한눈에 봐도 날카로운 인상으로 성격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유리치씨 따라오세요.”

나와 유리치는 건물 책임자를 따라서 2층의 관리실 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관리실은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흰 벽을 바탕으로 금색의 선들이 기하학 모양으로 새겨져 있다. 안쪽에는 금색의 책상이 있고 그녀는 그 책상에 자연스럽게 의자는 놔두고 책상에 걸터앉았다. 그리고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실례지만 우리 마르마스 기업은 정부 쪽 인물들을 별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당한 것들이 좀 있어서.”

유리치가 대답했다.

“저는 신뢰할 만 할 겁니다. 밀린 세금이나 받으러 온 것은 아니에요.”

“신뢰할 만 하다고? 무슨 일로 오신거죠?”

그녀는 질문을 한 뒤 안 좋은 표정으로 담배를 한 모금 빨고 연기를 뱉는다. 유리치가 말했다.

“아직 통성명도 안 한 것 같네요. 저는 유리치고 이 쪽은 제 경호를 맡고 있는 유러스라고 합니다.”

경호를 맡은 것은 아닌데?그러나 저 관리인은 다 알고 있었다.

“경찰을 경호로 두다니 또 정부에서 시비 걸려고 온 것 같은데아닙니까? 외교부랑 경찰이랑 합심해서 건수 잡으러 온 것 아니에요?”

“진정하시죠. 개인적으로 온 것입니다. 일단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뭐좋습니다.”

관리인은 여전히 무서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저는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고 싶어서 왔습니다.”

“협력 관계?”

“저는정부에서 정하는 정책들을 마르마스 기업에게 제공할 용의가 있습니다. 정부 정책을 먼저 안다는 것은 굉장한 이득이죠. 그런 정보를 누구보다 빠르게 입수하는 것이 얼마나 이득인지는 마르마스 기업도 잘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런 관계가 정부쪽에 하나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미 몇몇 정부 관계자들은 우리 쪽 사람입니다.”

“하지만 외교부 쪽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외교부 일이면 금성이나 지구에 관련된 정보도 얻을 수 있죠. 그리고보통은 협의가 되지만 종종 정부 부처끼리 협의가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 정보까지 마르마스 기업이 손에 넣는다면...얼마나 차익을 남길지 상상도 할 수 없을 거에요.”

“흠.. 당신은 외교부 일과 더불어서 각 정부 부처의 마찰을 빚고 있는 일까지 말해주겠다? 그런건가요? ”

"그렇습니다."

관리인이 생각에 잠긴다. 그보다 3일 대충 때우자고 한 주제에 왜 이렇게 적극적인지 모르겠다. 너무 최선을 다하는 것 아닌가? 위장해서 마르마스 기업에 들어가기라도 할 생각인가? 나중에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저러지?

“조건이 너무 좋은데.”

관리인은 여전히 의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나저나통성명은 해주실 거죠?”

유리치가 미소를 띄우며 묻는다.

“베르나사 키드로. 이 본사의 관리총감이요.”

내가 물어보았다.

“관리총감이면...”

“주로 건물을 유지 보수하고 청소를 감독하고 있지요. 왜요 너무 하찮아 보입니까?”

“아니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이미지랑 너무 딴판이라.”

“마르마스 기업에서는 청소부도 나름대로 대우를 해주고 독자적인 권한도 있어요. 그런 회사 정책을 만든 회장님은 정말 멋진 분이시죠. 그래서 마르마스 기업에서는 단순해 보이는 업무를 하는 사람들도 인정받고 열심히 합니다. 정말 이상적인 곳 아닙니까?”

“그..그렇네요.”

유리치가방금 말에 정말 관심 없어 보이는 표정으로 말했다.

“자세한 결정 사항은 내일 정하죠. 마르마스 쪽에서도 논의해야 할테니까요.”

“회장님에게 전달해두겠습니다.”

베르나사가 유리치의 말에 대답했다. 우리는 마르마스 기업 본사를 나온 뒤 내일 오전 10시에 본사 앞에서 모이기로 했다. 헤어지기 전에 유리치가 말했다.

“동생이랑 같이 사세요?”

“네. 우리 가족은 부모님과 다 같이 삽니다.”

“잘됐네. 동생에게 실종 소년 건은 어떻게 됐는지 좀 물어보세요. 아 연락 할 필요는 없고 내일 만나면 알려주시고요.”

아주 리더가 다 됐다.

“알겠습니다. 내일 뵙죠.”

하지만 실제로 리더 역할을 하고 있고 판단도 내가 보기에는 나쁘지 않기에 나는 군말 없이 승낙했다. 한 가지 걸리는 사실은 답을 정했으면서 너무 열심히, 또한 진지하게 한다는 것이다. 투덜거린 사람 맞나 싶을 정도다. 그냥 저 사람 성격이 단순히 성실한 것일 수도 있다. 입으로는 싫다고 하면서도 몸은 정직하게 움직이는 그런 부류일지도 모른다.

집에 들어갔지만 데이번은 아직 오지 않았다. 아버지가 나를 보고 걱정이 되었는지 물었다.

“경찰 혹시 그만 둔 것은 아니지?”

“네? 아니요왜요? 경찰서에서 연락이라도 왔어요?”

“아니 그런 것은 아닌데 엄마가 너 마르마스 기업으로 들어가는 걸 봤다고 해서.”

“아아. 언제 보셨지? 맞아요. 오늘 마르마스 기업 본사로 잠깐 일을 보고 나왔어요.”

“경찰이 돈은 적게 버는 것 같아도 안정적인 직업이다. 마르마스는 크지만 경쟁도 심하고 스트레스도 심할거야.”

아버지는 내가 대기업으로 직장을 옮기고 싶어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사실 나는 그럴 능력도 생각도 없다. 마르마스 기업은 요식업이 성공하기 이전부터 이미 큰 기업이었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고스펙을 요구했다. 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혹시 고민이 있으면 아버지한테 말하거라. 들어줄게.”

물론 들어 만 주실 생각일 것이다. 무언가 해결할 만한 인물은 아니다. 아버지는 인격적으로는 착하고 선량한 분이 맞지만 능력 면에서는 물음표가 붙는 인물이다. 엄마가 말하길 젊었을 적에 미소년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늙었으니 와 닿지 않는 이야기다. 사진을 보여줘도 감흥이 없다. 그저 젊을 적에는 저렇구나 하는 생각만 남을 뿐이다.

퇴근 시간이 되자 엄마도 왔다. 지금은 육상 학원 코치로 일하고 있지만 젊었을 때는 육상 선수로 명성을 쌓았던 인물이다. 화성 육상 종합 대회 은메달 리스트다. 지금은 상체가 더 발달해서 레슬링 선수 같지만 육상 선수 출신이 맞다. 저 덩치를 보면 누구도 까불지 못하고 고분고분 해 질 것이고코칭도 편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엄마는 오자마자 잔소리를 한다.

“야! 너 마르마스에는 왜 갔어?”

“예? 일 때문에 간 거에요.”

“무슨 일? 옆에 있었던 여자는 누구야?”

“아니 그냥 일 때문에 만난 사람이에요.”

“겨우 자리 잡고 안정적으로 살게 되었는데 또 엉뚱한 짓 하는 것 아니지?”

“저도 지금 나름 만족하며 살고 있거든요?”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조금만 더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지만 그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는 거니까. 위기를 기회처럼 여기고 있지만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다. 일이 점점 커지는 것은 나도 원치 않는다. 유리치가 귀찮아 하는 것을 보았을 때 기분 나쁘면서도(투덜거리는 것을 보면 누구나 덩달아 기분이 안 좋아질 것이다) 한편으로는 안심이었는데 너무 깊숙이, 제대로 하니까 이제는 좀 불안해진다.

“걱정 마세요. 이 일이 끝나면 다시 경찰서로 복귀할 거에요. 서장님도 알고 계시는 사항이라고요(확인 해 본 적은 없음).”

“그래. 알았다. 그런데 데이번은 왜 안와? 이 자식도 지금 취업해야 되는데 어딜 쏘다니는거람. 둘 다 결혼도 시켜야 되는데 아버지를 닮아서 알아서 딱딱 하는 법이 없으니 원!”

“40은 되어야 한다 안 한다 말 나오는데 뭐 벌써부터 쪼고 그래.”

아버지가 한 마디 했다. 그러자 어머니가 대답했다.

“그것도 옛말이죠.요즘은 넋 넣고 있다가는 50 되고 훅 가버리니까 나도 걱정 되니까 그래요.”

“얘네들도 다 생각이 있겠지. 너무 몰아붙이면 안돼.”

“알았어요.”

엄마가 많이 누그러졌다. 엄마는 여전히 아버지에게 반한 것 같다. 우리 형제에게는 불 같은데 아버지한테는 갑자기 순해진다. 재미있는 광경이지만 보는 것을 견디는 것은 다른 이야기로 솔직히 보기 힘들다.

“잘래요. 피곤해.”

나는 한 마디하고 내 방으로 돌아갔다. 데이번이 오면 어떻게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물어볼 생각인데 녀석이 좀처럼 오지 않고 있다. 방문이 갑자기 열렸다.

“야. 동생 어디 갔냐?”

“엄마?? 아 방에 들어 올 때는 노크 좀 하라고요!”

“그게 문제야? 밤이 깊었는데 아직도 안 오고 있잖아!”

시간을 보니 밤 11시였다. 그때 마침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데이번이었다.

“야! 너 어디 있다가 왔어?!”

엄마가 데이번을 보자마자 소리를 쳤다.

“예? 아니 그냥 일이 있어서...”

“무슨 일?”

“아형에게 할 이야기가 있는데.. 그냥형이랑 같이 일 하나 하고 있어요.”

“제대로 말 못하는게 너무 수상한데 무슨 일인데?”

“높은 분이 우리한테 시킨 일이 있어요. 말 못할 것은 아니지만.”

데이번이 방문을 열고 나온 나를 보며 얘기했다.

“둘 다 이리 와봐. 솔직히 얘기해. 무슨 일을 하는 거야? 위험한 일이야?”

나는 고민했다. 외교부 장관이 물론 비밀을 엄수해라 같은 이야기는 없었다. 하지만 말해도 되는지는 모르겠다. 하는 일이 안전해 보이는 일도 아니다. 실종 소년을 찾는 것이 표면적으로 보이는 이유지만 그 안에는 대기업을 쓰러트릴 약점을 찾는 것이다. 이것은 나도 유리치도 단번에 파악했던 일이다.

엄마를 쓸데없이 불안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지만 거실에 아버지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엄마에게 우리를 일임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알겠어요. 얘기할게요. 외교부 장관님이 우리에게 실종 소년을 찾으라고 시켰어요. 그전부터 제가 담당하기도(사건 접수만) 했고 또 맞고 있던 금성인을 구해줘서(데이번 덩치와 경찰이라는 직책으로 협박) 외교부 장관님에게 눈에 띄었거든요. 우리의 그런 점을 높이 평가해서 이번 일을 맡게 된 거에요.”

“정리가 좀 안 되는데 차근차근 시간 순서대로 말해볼래? 외교부 장관이 왜 너희들에게 일을 맡기는 거야?”

“알았어요. 맞고 있던 금성인을 구해주었더니 옆에서 보던 외교부 장관이 우릴 칭찬했고 서로 통성명 하던 중 제가 실종 소년을 찾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자 외교부 장관이 또 책임감이 있다고 칭찬했어요. 그러면서 그 일을 계속 진행하라고 했고요. 그래서 그 일을 하느라 데이번은 늦은 거에요. 저도 마르마스 기업 본사로 갔던 것 이고요.”

“실종 소년을 찾는데 유러스 너는 마르마스로 왜 가. 아니 됐다.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거겠지.”

데이번이 옆에서 슬쩍 말했다.

“나쁜 일을 꾸미거나 그런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엄마는 위험한 일인 것처럼 느껴져서 이러는 거야. 별일 아니었으면 너희들이 벌써 엄마한테 자랑했겠지? 이렇게 몰래 하지는 않았을 것 아니니.”

우리는 할 말이 없었다. 엄마는 말을 이었다.

“내가 육상 은메달 따면서 너희들이 말하는 높은 사람들을 겪어봤는데 그리 믿을 만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갑자기 접근한 것도 그렇고 그냥 이용할 속셈 인 거야.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네.”

“네.”

나도 데이번도 엄마의 말에 네라고 대답했다. 엄마의 말을 들으니 마음이 흔들린다. 어쩌면 위기가 기회라는 말로 나의 불안감을 희석 시키려고 한 것 일지도 모른다. 내가 야망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 교통 담당에서 벗어나는 것이 소망인 정도다.

엄마는 더 이상 할 말은 없으니 아무쪼록 조심하라고 했다. 나와 데이번은 내 방으로 일단 들어갔다.

“어떻게 됐어?”

“형이 보여준 사진의 소년을 찾았어.”

“뭐?? 벌써?”

“한 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있는 것을 봤어.”

“어떻게 봤는데? 이렇게 쉽게 찾는다고?”

“사진을 보여주고 물어보고 다녔는데. 어떤 사람이네스타다 식당에서 봤다고 하더라고.”

“네스타다?”

“부드러운 빵 전문이라고 광고 하는데 있잖아.”

“몰라. 어쨌든 그래서?”

“그래서 나와 칼렌 아저씨가 계속 밥 먹는 것을 봤지.”

“보기만 했다고?”

“어쩔 수 없었어. 같이 앉아 있는 남자가 세 명이나 되고 경호원 같은 느낌이었다고. 덩치들도 크고.”

“경호 일수도 있지만 감시 일수도 있겠지?”

“그런 것 치고는 분위기가 나빠 보이지는 않았는데. 소년도 전혀 불편해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보기만 했다고?”

“아니. 틈을 봐서 몰래 따라갔지. 나랑 칼렌 아저씨가 소년이 사는 곳까지 따라갔어. 그러느라 좀 늦었지.”

“그래? 그건 잘했다. 내일 외교부 사람들이랑 얘기해보자.”

다음 날 우리는 노을 다리가 아닌 근처 카페에 들어갔다. 약속 장소는 유리치가 강력히 권고했는지 카페로 바뀌어 있었다. 다 모이자 나는 유리치에게 어제 데이번이 겪었던 일부터 이야기했다.

“잘 했어요. 벌써 한 건 해결했네요.”

“아닙니다. 헤헤헤.”

데이번은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유리치에게 웃음을 보여주었다. 유리치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기업 이야기를 했다. 그나저나 칼렌한테 아무런 이야기도 못 들었나? 내가 데이번과 얘기하는 거라면 유리치는 칼렌하고 어느정도 이야기가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우리에게 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것을 보니 유리치는 칼렌이랑 전혀 연락도 안 하나 보다.

“선배랑 데이번씨는 계속 소년을 주시해 주시고 저와 유러스씨는 기업으로 가서 어떻게 되었는지 상황을 보러 가야겠어요.”

칼렌이 말했다.

“진짜 그렇게 하려고? 대충 하자며.”

“대충 하는 중이잖아요?”

“아니. 아무리 봐도 대충 하는 것이 아닌 것 같은데. 너무 본격적인 것 아니야?”

칼렌이 보기에도 유리치가 무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양이다. 내가 봐도 그렇다. 대충 이라면 본사 로비에서 안내원이랑 이야기나 하다가 가는 것이 맞다. 칼렌이 걱정이 되는지 말을 더 했다.

“정부가 기업이랑 별로 사이 안 좋은 것은 맞지만 너무 적대시하지마. 솔직히 우리가 그들의 싸움에 말려들 이유는 없어.”

“물론이죠. 너무 아무것도 안 하면 장관님이 아니 꼽게 볼 거 아니에요?”

“그런 사람인가? 난 잘 모르겠는데.”

“그러니까 무서운 거죠. 하수나 화낸 티를 내는 거에요.”

칼렌과 유리치의 직장에 대한 얘기를 한 동안 더 듣다가 내가 제안했다.

“나머지 얘기는 나중에 하시죠. 빨리 볼일 보고 돌아가자구요.”

그러자 칼렌도 유리치도 대화를 멈추고 동의했다. 그리고 나서각자 할 일을 하러 갔다.

나와 유리치, 우리는 마르마스 기업의 본사로 들어가자 안내원인 게리아가 우리에게 인사했다. 우리는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벌써 연락이 끝났으니 2층으로 올라가라고 했다.

2층으로 올라가서 관리실 문을 열자 베르나사가 소년 소녀와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년과 소녀는 아무 옷도 입지 않고 나체로 있었다. 우리가 그 광경을 목격하자 그 소년과 소녀는 부끄럽지도 않은지 우리를 멀뚱히 쳐다만 보고 있었다. 유리치가 경멸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이건 뭐죠? 관리총감님?”

“아 실례했습니다. 다들 조심히 돌아가렴.”

“네~.”

소년과 소녀는 천진난만하게 대답하며 꺄르륵 거리며 우리를 비껴 갔다. 유리치가 말했다.

“무슨 악취미를 가지고 계신 거에요?”

“음?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전 평범합니다.”

“그럼 저 애들은 뭐에요? 옷을 벗겨 놓고 뭐 하는 거죠?”

“회사의 아이들이죠. 그냥 대화 좀 했을 뿐입니다.”

“회사의 아이들? 회사원의 아이도 맡고 계신가요?”

유리치가 묻자 내가 선수를 쳐서 다음 질문을 했다.

“회사에 맡기기에는 좀 큰 거 아니에요? 적어도 중급학생이나 고급학생으로 보였는데.”

유리치가 불편해 하며 말했다.

“옷은 왜 벗겼어요?”

“옷을 벗기다니요. 저 아이들은 원래 옷을 입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게 무슨... 저 아이들은 뭐 정신에 문제라도 있나요?”

“아니요. 그저 옷을 입을 필요가 없는 아이들일 뿐입니다. 그보다 우리와 협력에 대해 문의하신 이야기나 하죠.”

우리는 방금 광경에 할 말이 많았지만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방금 장면도 나름 약점 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10000년 1월 1일 기준.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29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50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7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1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 화성 남자. 134세. 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

소년 – ?? 남자. 16세. 쓰레기장에 기절해 있었다. 리디스가 구조.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1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 – 금성 남자. 30세. 금성의 227대 왕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1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 – 화성 남자. 85세. 642대 화성 대통령.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8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7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 – 화성 남자. 107세. 내정부 장관.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69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2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8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 지구 남자. 68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4세.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7세.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3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6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1세. 생선가게 주인.

마리엔느 오센 – 지구 여자. 31세. 전업주부.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1세. 중위. 142사단 34연대 21중대 소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1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3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4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5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20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3세. 경찰관.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39세. 금성군 총사령관.

리어츠 비란 – 금성 남자 79세. 귀족회 대표.

로드카 하디바이스 – 지구 남자 30세. 몬케르드 대학 조교. 남부반란군 대장.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4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3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1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49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3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80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90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2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1세. 중장. 제2공군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49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1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 – 금성 남자 56세. 금성군 제2총사령관.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3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6세. 일병.

노웬 아스테리사 – 지구 남자 119세. 대장. 남부 사령관.

콜트렘 길린시아 – 금성 남자 61세. 대령. 1차 금성군.

카사라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지구. 제조일 5224년 11월 21일.

로민 우세라 – 화성 여자 92세. 주부.

데이번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0세. 경찰 지망생.

라디아네 키웨이스 – 화성 여자 45세. 영상 제작자.

우티슨 키웨이스 – 화성 남자 42세. 회사원.

게리아 메네스트 – 화성 여자 36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안내원.

베르나사 키드로 – 화성 여자 89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관리총감.

뤼덴 플리톤 – 화성 남자 74세. 유러스, 데이번의 아버지. 전업주부.

아로디아 맥켄 – 화성 여자 68세. 유러스, 데이번의 어머니. 육상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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