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포식자들의 세상-25화 (25/86)

〈 25화 〉 포식자들의 세상 ­25­

* * *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 시킬 수가 없었다.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부정적인 의미다. 이제야 안 사실이지만 전 남자친구에게 차일 당시 마음의 상처가 꽤 깊었나 보다. 담담하게 정리했다고 생각했는데 리튼이라는 이름이 들리니 마음이 요동친다.

그나저나 정말 리튼일까? 이름과 성이 같다고 반드시 동일 인물은 아니다. 리튼은 화성의 유복한 가정 환경에서 대학원을 다니며 게임을 좋아하는 가끔 날카롭다 못해 개념 없어 보이는 철없지만 이상하게 기대감을 주는 특이한 남자였다.

단순히 이름 한번 들었다고 이렇게 흔들리다니 내가 한심하다. 그러고 보니 나이도 31세라고 했으니 같다. 우연이라고 생각하자. 지구인이 화성인을 사령관에 임명할 정도로 열려 있는 놈들은 아니다. 마음을 추스르고 나는 잠을 청했다.

다음날이 되자 플리사는 또 다시 시브리스의 시민들을 도시로 내보냈다. 아마 저 속에는 금성의 정예 요원, 암살자가 숨어 있을 것이다. 지구의 북부군은 벌써 몇 차례나 당했는데 아직도 대응을 못 하고 있다. 내가 북부군 사령관이었다면, 전군을 시브리스 남쪽 산맥에 투입했을 것이다. 심지어 적의 숫자도 알고 있는 상황인데 암살자에게 당할까봐 접근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 어이없었다.

플리사는 성실하게 그 작업을 반복했다. 여전히 병력 수는 우리를 압도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플리사의 표정이 어두웠다. 생각대로 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녀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하아...”

플리사는 깊은 한숨을 쉰다.

“무슨 일 있으세요?”

“별일 없어.”

“그런데 왜 한숨을 쉬세요.”

“그냥 지겨워서.”

“지겹다고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레시아가 또 껴 든다.

“총사령관님을 방해하지마!”

자꾸 나를 밀치거나 소리를 치니 나도 슬슬 열이 받기 시작했다. 내가 그래서 무슨 방해가 되었다는 거야. 레시아 저 여자 언젠가 내가 죽여서... 험악한 생각이 들기에 나는 고개를 저으며 다른 생각을 하기로 했다. 스트레스 받아봐야 나만 손해다. 속으로 안 좋은 생각해봐야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나는 플리사의 한숨을 결국 알게 되었다. 이미 병사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금성에서 일어난 사건인데 대왕회가 해체되고 주요 인물들이 처형되었다는 소식이다. 대왕회를 축출하는데 시민회, 그 중에 청년단이 대활약 했다고 했다.

대왕회면 케테로스파일텐데 케테로스가 그 사실을 용인했다는 이야기인가. 아니면 케테로스 역시 퇴위라도 당한건가. 금성 내부가 혼란해지자 플리사도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2차 금성군의 존재가 희미해지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실을 나한테 또 숨겼다. 애초에 친한 척을 하지 말던지. 친근하게 대해 놓고 또? 아니면 혹시 에프타인과 나의 통신을 알아차린 것일까. 플리사는 똑똑한 척을 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만 보면 능력은 있어 보인다. 애초에 군사적 재능이 있다고 금성 내부에서 평가한 것이지만 나는 플리사의 능력을 직접 보고 있는 셈이니까 평가할 수 있다. 플리사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케테로스가 아니라 플리사가 왕이 되었다면 금성은 어떻게 되었을까.

저녁 시간, 플리사와 나는 같이 저녁을 먹고 있다. 전쟁 중이지만 도시는 나름 평화롭다. 포탄 하나 떨어지지 않았다. 시민들도 잘 통제되고 있다.플리사가 슬쩍 나를 본다. 그러다가 다시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는다. 몇 분 후 다시 나를 보다가 다시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는다. 내 눈치를 보는 것 같다.

“이미 알고 있지?”

“네? 어떤 것을..”

“금성에서 일어난 일 말이야.”

“예.. 대왕회 해체 말인가요? 아무래도 다들 알고 있어서요.”

“대왕회야 원래 없던 기관이었으니까 상관없지만 내부가 혼란해지면 이쪽에서 곤란해. 2차 금성군이 올지 안 올지 모르니까.”

“이미 출발했을지도 모르지 않나요?”

“되도록 전군을 모두 출격 시킨다는 것이 2차 금성군의 모토인데 대왕회를 어떻게 축출했겠어. 시민회에게 무장이라도 시켰을까?”

“그거야 저도 모르죠.”

“만약 그렇다면 그건 그거대로 심각 한 거야.”

“네?”

“시민회 안에 청년단이 주도적으로 대왕회를 박살냈다니까. 진짜로 시민회에서 무장한 거면 군인이 아니니 혈기 넘치고 제멋대로 굴 가능성이 높아. 대왕님께서 통제가 가능하실까 우려돼.”

“대왕님 걱정이었던 거에요?”

“대왕님이 퇴위 되면 왕위를 이을 사람이 나 밖에 없단 말이야. 난 왕 따위 하기 싫다.”

왕 따위라...

“대왕님은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고 지금까지 뭐 한 거야?”

아마 저 말이 케테로스의 귀에 들어갔다면 플리사도 무사하지는 못 하겠지?

몇 일 후 금성의 정치 상황보다 더 심각한 소식이 들려왔다. 레시아가 다급해 보인다.

“위실론은 어떻게 됐지?”

“아직 생사 여부를 확인 할 수가 없습니다.”

“서부까지 무너지면 큰일이다! 복고주의자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봐야 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위실론의 군대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내!”

병사가 힘차게 대답하고 자리를 떴다. 내가 물었다.

“무슨 일 있어요?”

“알 거 없다.”

레시아는 역시 언제나 나를 불쾌하게 해 준다. 지금 몰라도 결국에 다 알게 되는데 왜 얘기 안 해주지? 역시 나는 레시아가 당황 해하는, 아니 금성군이 전체가 당황한 이유를 곧 알게 되었다. 새로운서부군이 서부 복고주의자들의 반을 궤멸 시켰다는 소식이다. 금성군과 복고주의자들은 따로 행동하고 있었지만 플리사는 이제 위실론에게 연락을 취하기 위해 방법을 찾고 있다. 지구 자체가 전시 상황이므로 특별히 지정된 주파수를 제외한 모든 파동은 방해파를 뿌리고 있기 때문에 칩으로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금성의 정치 상황도 지구 뉴스를 보고 금성군이 알게 된 것이다.

동부에 이어 서부도 무너지면 이 작전은 실패다. 철수하고 싶어도 우주선이 없다. 플리사가 말한 이 전쟁은 도박이다라는 말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정보를 알아내야 하는 시점에서 로제스라는 일병은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네트는 생각보다 자유로웠기 때문에 네트를 건너 건너 서부 복고주의자들의 위치를 대강 파악할 수 있었다. 플리사는 정예 요원 몇 명을 위실론에게 보냈다. 남은 서부 복고주의자들을 자신의 군대에 편입 시키기 위해서다.

[상황이 금성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에프타인이 예고도 없이 불쑥 말을 걸었다. 나는 딴청을 피우며 금성군들이 있던 곳에서 내 임시 숙소로 돌아왔다.

“에프타인님!”

[오랜만에 연락 드립니다. 그 동안 불안하셨을텐데 임무를 잘 수행해 주고 계셨습니다.]

“괜찮아요. 할 만 해요.”

[그렇다니 다행이군요.]

에프타인은 한 동안 말이 없다.

“저 그래서 무슨 일로 연락하신 건가요?”

[사실 지금 금성이 돌아가는 상황이 어떤지 묻고 싶어 연락드렸습니다. 대강 돌아가는 상황이야 열려있는 통신기로 파악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정리된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요.]

“아아 네. 알겠습니다.”

나는 약간 시간을 들여 지금까지 들었다는 내용을 정리했다.

“그러니까 금성은 여전히 시브리스에서 북부군을 막아내고 있는 상황이고요. 문제는 서부에서 복고주의자들이 서부군에 일격을 당하는 바람에 전세가 기울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플리사는 서부 복고주의자에게 연락해서 자신의 군대와 합칠 생각인 것 같아요.”

[흠. 그렇습니까.]

“언제는 동서남북에서 각각 버텨야 한다고 하더니 이제는 서부와 합치겠다고 하고 플리사는 말이 막 바뀌는 것 같아요.”

[전쟁 상황은 계속 바뀌는 것이니 플리사는 그렇게 판단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금성 내부가 흔들리고 있으니 2차 금성군을 기대하기 어려워져서 병력 확보를 목적으로 서부 반란군과 합치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 그렇군요.”

[어쨌든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네. 에프타인 차관님.”

나는 에프타인과 통신이 끝난 후에도 내 귀의 통신기를 여전히 켜 두었다. 에프타인의 주문이다. 나는 플리사의 상황을 알아 볼 겸 플리사에게 다가갔다. 로제스가 지금까지 알아낸 정보를 브리핑 하고 있었다.

“서부군의 전력은 아주 미약한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서부 사령관은 서부 복고주의자들의 반을 궤멸 시켰습니다.”

로제스는 열심히 서부군의 전략을 설명했다. 플리사는 다 듣고 말했다.

“동부 때랑 전략이 비슷한데?”

“그런가요?”

레시아가 물었다.

“특정 지점으로 유인하고 화력을 물량으로 때려 박자나.”

“그렇군요. 전투기와 야포가 같은 역할이었네요.”

“그렇다면 동부에서는 파루스가 아니라 이 리튼이라는 놈이 활약했다는 얘기가 되겠군?”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놀라운 점은 서부군은 이 때 겨우 예비군 만 명 뿐이었다는 거다. 그런데 서부군은 서부 복고주의자 군의 반을 날려버렸어.”

“복고주의자들의 반이배를 타고 나오다니... 좀 어처구니 없네요.”

“아니야. 저렇게 하도록 리튼이라는 놈이 유도 한거야. 분명 무슨 수를 썼어. 그러지 않고 서는 몇 백 만을 바다 위에 내보낼 리가 없지.”

플리사는 오히려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점점 상황이 안 좋아지고 있는데 여유 부릴 때가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아직 서부 복고주의자들이 반은 남아있다는 것이 희망적이군. 그들에게 연락 되었지?”

“네. 북쪽으로 올라오고 있는 중입니다.”

“좋아. 시브리스 근처까지 오면 협공해서 북부군을 섬멸하도록 하자.”

서부 복고주의자가 반이 없어졌다고 해도 전체가500만 명 규모는 됐으니까 단순히 계산해도 250만의 병력은 있다는 이야기다. 북부군은 충분히 없앨 수 있다.

“서부군은 그래서 이후 어떻게 행동하고 있지?”

플리사가 로제스를 보며 물었다.

“네. 서쪽으로 서서히 이동 중입니다.”

“서부복고주의자들을 추격하는 것이 아니라?”

“네. 서쪽으로 향했습니다.”

로제스의 대답이 끝나자 레시아가 말했다.

“서부군은 소수니까 아무래도 추격하는 것은 무리 아닐까요.”

“나라면 서부의 복고주의자들을 먼저 궤멸 시켰을거야. 적에게 여지를 주는 것은 피하는게 상책이야. 소수로 다수를 없애는 방법이야 많으니까 말이지. 리튼이 지금까지 보여준 실적만 보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뭐 우리야 다행이지만.”

리튼이라는 이름 좀 그만 듣고 싶다. 로제스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리튼이라는 서부 사령관에 대한 정보를 업데이트 했습니다. 금성 전용 네트에 올려놨으니까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 수고했다.”

“저도 볼 수 있나요?”

플리사와 로제스의 대화에 내가 껴 들었다. 레시아가 불편해 한다.

“너가 왜?”

“아니.. 다른 것은 필요 없고 그 리튼이라는 서부 사령관 얼굴이라도 좀 보고 싶어서요.”

“그러니까 너가 그걸 왜 알고 싶어하는데?”

레시아가 까칠하게 군다. 하지만 플리사가 나에게도 권한을 주라고 했다. 레시아가 처음으로 플리사에게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지만 플리사는 다시 한번 나에게 권한을 주라고 했다. 레시아는 어쩔 수 없이 로제스에게 권한을 줘! 라고 소리치며 화풀이하고는 회의실을 나갔다.

“쟤 왜 저래?”

플리사가 말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리디스씨. 권한은 드렸으니 확인해보세요.”

“아 고마워요. 로제스 일병.”

나는 눈을 감고 바이오칩으로 네트에 접속하여 서부 사령관의 얼굴을 확인했다. 나는 리튼의 얼굴을 보았다. 짧고 깔끔한 스타일의 짙은 갈색 머리, 크고 연한 갈색 눈, 심술나 보이는 입꼬리가 아래로 향하게 다문 입. 패션에 무심한 옷차림. 그럼에도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또 비호감은 아닌 외모. 그 자식이다!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졌다.

“리디스씨?!”

“리디스? 뭐야?!”

로제스와 플리사가 나를 부축하며 의무병을 불렀다. 그 소리가 아득하게 먼 거리에서 들리는 것 같다.

.

.

.

정신을 차려보니 레시아가 내 옆에 앉아 있었다. 나는 침대에 누워있다.

“정신이 들었나?”

“여기는..”

“그냥 병실이다.”

“네....”

하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레시아가 옆에 있냐. 불편하다.

“이봐 화성 외교관. 왜 서부 사령관의 얼굴을 확인했는데 쓰러졌지? 바이오칩 오류야? 아니면.. 서부 사령관이 아는 얼굴이라서 쓰러진 거야?”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바이오칩은 백칩과 달리 안전성 하나는 우수하기 때문에 칩 오류로 기절하거나 식물인간, 정신 착란 같은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아는 얼굴 이었어요. 이름을 듣고 혹시나 해서 본 건데. 설마 적으로 만날 줄은...”

“역시 그랬군. 솔직하게 얘기해주어서 고맙군.쉬고 있어. 플리사님을 모셔오지.”

레시아가 나갔다. 몇 분 후 플리사가 들어왔다.

“깜짝 놀랐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죄송해요.”

“사과할 것은 아니야. 서부 사령관을 어떻게 아는 거지?”

“...전에 사귀었어요.”

“사귀었다고?지구에 간 적이 있었어?”

“아뇨. 당연히화성에서 만났죠.그는 화성인이었어요. 평범한 대학원생이었다고요.”

“그렇다면 좀 이상한데. 지구 녀석들이 외부인을 요직에 앉힐 리가 없어.”

옆에 있던 로제스가 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애초에 지구인이지 않았을까요.”

“음. 그렇겠지. 지구인이 화성에 유학을 왔다거나.”

내가 말했다.

“굳이 대학원을 화성까지 유학 오나요. 뭔가 이상한데요.”

“이상해도 사실이 그렇다는 거 아냐?”

로제스가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어쩌면 전부 거짓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무슨 말이지?”

“화성인도 아니고 대학원생도 아닌 거죠.”

내가 물었다.

“그럼 왜 화성에 있었던 거죠.”

“위장일수도요? 애초에 군인이었고.”

플리사가 맞장구 쳤다.

“그렇겠군. 시기 상 대학원생이 갑자기 장군이 되는 것도 이상하잖아.”

“그럼 왜 저에게 거짓말을 한 거죠.”

“그것까지는 저도 모릅니다. 본인과 지구 군부에서나 알겠죠.”

플리사가 정리했다.

“뭐 그 일은 거기까지 하고 리디스도 이제는 괜찮은 것 같네.”

“네. 괜찮은 것 같아요.”

“그럼 혹시.... 리튼에 대해 더 알려줄 수 있나?”

“네?”

“설마 전 남자친구였을 줄은 몰랐지만.. 지금은 전시 상황이고 적에 대해 알아둬야 하니까. 불편해도 이렇게 부탁 좀 할게.”

“말씀이야 당연히 해드릴 수 있지만 별게 없어요. 그냥 데이트하는 내용이 다인데.”

로제스가 말했다.

“아니요. 적의 새로운 면을 알 수도 있죠. 전략을 짜는데 바탕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냥 연애 얘기가 듣고 싶은 것은 아니시죠?”

“그..그럴리가요?”

“걱정마. 리디스. 곤란한 얘기는 안 해도 돼. 전체적인.. 리튼이라는 인간상이 듣고 싶어.”

나는 한숨을 쉬었다.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일단 제가 아는 바로는 화성 토박이에 안정적인 수입을 가진 부모님을 두고 유복하게 살았어요. 넷게임을 좋아하는 게임 매니아고 취직에 관심이 없어 부모님이 대학원을 보냈다고 했어요. 뭐 그리고는 공원에서 놀거나... 아 화성은 또 요식업이 발달해서 분위기 좋은 음식점이 많거든요. 음식 내용물이야 다 비슷하지만 전체가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 할 수 있게 큰 스크린을 제공 한다거나. 머릿속 영상이 아닌 직접 눈으로 영상을 보는 체험인데 처음에는 꽤 신기해요. 결국 익숙해지면 별 것 아니지만요. 아니면 연인 스파라고 해서 목욕 시설인데 연인끼리 들어가서... 이건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넘길게요.”

“쯧.”

로제스가 혀를 찼다.

“로제스. 조용히 해. 혀를 왜 차?”

“죄송합니다! 사령관님!”

로제스는 바로 군기가 든 모습을 보여준다.

“리튼의 성격은.. 특징이라고 해야 하나. 어디에도 관심이 없어 보였어요. 다정하게 굴기는 하는데 그게 막 내켜서 하는 것 까지는 않았어요. 의무적으로 하는 느낌? 게임 얘기 할 때는 즐거워 보였지만요.”

“뭐야. 그런데도 계속 사귀었어? 들어보니 널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이 사람들 내 연애 얘기 들으러 온 건가?

“전체적으로 그런 느낌이었다는 거죠. 굳이 나와의 연애 뿐 아니라 대학원 생활도 그렇고 의욕도 관심도 없어 보였다는 거에요. 그런데 대학원은 부모님이 억지로 보냈다고는 했으니까..”

로제스가 말했다.

“전체적으로 전부 관심 없어 보이고 무심 해 보이고 그럼에도 다정한 면이 있고 그렇다고요?”

“네. 맞아요.”

“더 볼 것도 없습니다. 사령관님. 지구에서 파견 온 정보원이었던거에요.”

“그래?”

플리사가 대답했다. 로제스가 계속 말했다.

“보나마나 리튼은 과묵했겠죠?”

“네? 맞아요. 말수도 적은 편이에요.”

“당연히 그래야죠. 말이 많으면 꼬투리 잡혀서 들킬지도 모르니까. 리디스씨에게는 안됐지만 전부 임무였을 겁니다. 데이트 활동도 포함해서 말이에요.”

“정보원인데 일부로 연인을 만들 필요가 있나?”

플리사의 물음에 로제스는 막힘 없이 대답했다.

“의심을 피하려면 현지인하고 살아가는 모습도 필요할테니까요.”

“좀 충격이네요.”

내가 충격이라고 말하자 플리사가 말했다.

“안 좋은 추억을 떠올리게 해서 미안해. 어차피 위장된 모습이니 유용하지도 않겠어.”

로제스가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리디스씨가 말하길 게임 얘기할 때는 좋아하는 것이 보였다고 했잖아요?게임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내지 않았습니까.”

“그게 도움이 될까?”

“물론입니다. 리튼이 한 게임을 추적하면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좋았어 로제스. 그 건은 너에게 맡기마.”

“네 총사령관님. 실망 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플리사가 말했다.

“리디스. 혹시 리튼에 대해 더 얘기할 것은 없는 거지?”

“남은 거라면 침대에서의 내용 정도인데 듣고 싶으세요?”

“아.. 아니야 그건 됐어. 미안.”

“쯧.”

“로제스?”

“죄송합니다! 사령관님!”

“이 자식이...”

못 말할 것도 없지만 플리사가 싫어하는 것 같으니 관두었다. 로제스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 해줄까? 로제스는 은근히 귀여운 구석이 있는 것 같다. 로제스도 플리사도 나가고 나는 다음 날 퇴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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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28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49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6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1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 화성 남자. 133세. 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

소년 – ?? 남자. 15세. 쓰레기장에 기절해 있었다. 리디스가 구조.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0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 – 금성 남자. 29세. 금성의 227대 왕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1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 – 화성 남자. 84세. 642대 화성 대통령.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7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6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 – 화성 남자. 106세. 내정부 장관.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68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1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7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 지구 남자. 67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3세.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6세.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2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5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0세. 생선가게 주인.

마리엔느 오센 – 지구 여자. 30세. 전업주부.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0세. 중위. 142사단 34연대 21중대 소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0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2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3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4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19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2세. 경찰관.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38세. 금성군 총사령관.

리어츠 비란 – 금성 남자 78세. 귀족회 대표.

로드카 하디바이스 – 지구 남자 29세. 몬케르드 대학 조교. 남부반란군 대장.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3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2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0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48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2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79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89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1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0세. 중장. 제2공군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48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0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 – 금성 남자 55세. 금성군 제2총사령관.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2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5세. 일병.

노웬 아스테리사 – 지구 남자 118세. 대장. 남부 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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