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포식자들의 세상-24화 (24/86)

〈 24화 〉 포식자들의 세상 ­24­

* * *

플리사는 장교들을 소집하여 남쪽에서 오고 있는 지구 북부군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작전 회의를 진행했다. 나는 참관할 자격이 없어서 빠졌다. 에프타인에게 작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는 없었지만 오히려 억지로 작전 회의에 참가했으면 의심을 샀을지도 모른다.

작전 회의는 꽤 짧게 끝났다. 장교들의 대화로 미루어 보면 작전 회의 결과 방어 활동에 무게가 실렸고 먼저 선제 공격하지는 않기로 했다. 북부의 산악 지형을 이용하여 지구 북부군을 상대로 최대한 시간을 끄는 것이 작전의 목표라고 했다.

하긴 금성군의 병사 숫자로 보면 그것밖에 없다. 상대해야 하는 적은 16개 사단인데 우리는 지구 기준으로 반 개 사단이다.

다음 날 플리사와 아침 식사를 하며 넌지시 물어보니 힘들었지만 결국 알려주었다.

“작전이 어떻게 되냐고?”

“네.. 좀 불안해서요.”

“흠. 이제 와서? 리디스 너는 외교관 신분이니 지금이라도 지구군에 투항해도 돼. 화성으로 인계 되지 않을까?”

“저는 금성인입니다.”

“알아. 하지만 너의 직업은 화성 외교 차관이지. 이상한 자존심으로 목숨을 함부로 버리지 마. 우리와 함께 있다가는 죽을 수도 있어.”

“자존심보다는 금성에 대한 자긍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거창하게 말하는 것을 보니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

“플리사님. 저에 대한 신뢰는 언제 완성 되는지 궁금하네요.”

“요것이. 필요할 때 내가 한 말을 아주 잘 써먹는구나? 좋아. 작전에 대해 궁금하다면.”

시브리스는 큰 도시지만 남쪽으로는 험난한 산악 지형이 펼쳐져 있다. 그래서 엘리베이터 타워를 이용한 이동이나 비행선이 주로 다니고 있다. 보병은 이 산맥을 절대 넘지 못하도록 곳곳에 병력을 배치했다고 한다. 지구군의 공군에 대한 지원이 염려되지만 동서로 바쁘기 때문에 북부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우리가 몇 명인지 정보를 흘렸다고 한다.

플리사가 말하길 지구군은 금성군의 숫자가 적다는 것을 알았으니 방심을 하거나 안일함을 느껴 공군까지 출동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실제로 북부 지역으로 온 지구군의 숫자는 적은 편이었다. 지구는 철저하게 돈의 흐름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되도록 군대는 움직이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고 했다. 군대는 한 번 움직일 때마다 들어가는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니까 기업회의는 되도록 돈을 쓰지 않는 선에서 군을 운용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금성군의 병력이 3만 명 정도라는 사실을 지구군 귀에 들어가게 해서 자신들에게 쏠리는 신경을 최소화 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이 얘기를 듣고 의문점이 들었다. 자신들에게 신경이 쏠리는 것을 막는다면 동서남북으로 지구를 압박한다는 전략이 무너지는 것이다. 당장에 지구는 북부에서 오는 압박을 받지 않을 것이다.

“우리군의 정보를 흘리는 것이 옳은 일일까요?”

“음? 왜.”

“우리군이 소수라는 것을 알고 지구가 우리에게 신경을 쓰지 않게 되면 동서남북에서 지구를 압박한다는 작전을 스스로 무너트리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요.”

“그래서 북부 최대 도시를 점령한거야. 신경을 안 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로 쓰게 만드는 거지. 어쨌든 지구군은 북부로 병력을 보내오고 있으니까. 아니면 대군을 상대해서 전멸하고 싶은거야? 나도 개죽음은 싫어. 금성에 아들이 있다고.”

“그렇죠. 아드님이 계셨죠.”

“약간이지만 지구군의 병력을 분산 시켰으니 목적은 달성한거야. 이대로 시간을 끌면서 2차 금성군을 기다리는 거다. 이것이 핵심이야. 대왕님은 가능한 모든 병력을 보내겠다라고 하셨으니까.”

“듣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리디스님.”

나는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하고 내 임시 숙소로 갔다. 아무리 시간을 끈다고 해도 병력에 차이가 있다. 적들은 전차나 다른 무기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보병 3만 뿐, 버틸 수 있을까. 플리사와의 대화가 끝나고 오히려 불안감이 증가했다.

차라리 플리사의 말대로 나는 지구군에 투항해서 화성으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하지만 에프타인은 플리사에게 붙어 있으라고 했다. 아마 플리사의 작전도 에프타인에게 흘러들어갔을 것이다. 에프타인은 나를 그저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 대 인간이 아닌 그저 이용하기 편한 그런 도구.

전 남자친구는 너무 편한대로만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가끔은 현실을 인식하라고 했다. 넷게임에 빠져 사는 주제에 나한테 현실을 직시하라고 하니 돌이켜 생각해보면 웃기다. 그놈은 화성에서 편하게 놀고 먹고 있겠지. 대학원에 다니고 있으니까 집안도 유복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화성은 직접적으로는 전쟁과 상관이 없다. 전쟁터가 된 것도 아니고 군대를 움직이고 있는 것도 아니다. 지구와 동맹을 선언했지만 화성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고 들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지만 일단 화성의 움직임이 없는 것은 금성으로써는 다행인 일이다.

다음 날, 일어나니 플리사는 시민을 모았다. 꽤 많은 숫자의 시민이 모였는데 시브리스 전체 시민은 아닌 것 같다. 플리사는 시민을 모아 놓고 말했다.

“이곳은 전쟁터가 될 것이다. 지구군이 올라오고 있다.”

저렇게 사실대로 말해도 되나?

“금성군 총사령관 나 플리사는 아무 상관없는 시민들이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금성인들이 지구인들에게 품은 격한 감정은 별개로 죄 없는 시민들까지 전쟁에 휘말려 죽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 지금 금성군과 나의 생각이다.”

모여있는 시민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옆에 있는 플리사의 부관 레시아가 조용히 시켰다.

“조용! 총사령관님의 말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플리사가 헛기침을 한 번하고 다시 이야기를 꺼냈다.

“한꺼번에 시브리스 모든 시민들에게 말하면 너무 큰 혼란이 있을 것 같아 약 만 명의 시민만 모았다. 우리가 너희들은 모은 이유는 하나다. 도시를 탈출하라는 것이다. 도시를 탈출해서 우리에게 오고 있는 지구군에게 가라. 그럼 전쟁터가 아닌 지역으로 보호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안 좋은 생각이지만 시민들을 인질로 삼아 싸울 수도 있다. 저렇게 시민들을 보내줘도 괜찮을까. 물론 다 보내는 것은 아니니까 시민들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플리사는 시민 만 명을 도시에서 내보냈다. 다른 시민들은 반응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이 사실을 숨긴 것 같다. 3일 후 북부군이 게릴라에 당해 패배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나는 깜짝 놀랐다.꽤 거리가 있다고 들었는데 벌써 교전이 벌어졌고 거기다 우리가 이겼다는 것이다.

플리사는 작전대로 진행되었다고 생각했는지 놀라지 않았다. 내가 물었다.

“플리사님. 축하 드립니다.”

“응? 아아 소식 들었나?뭐 작전대로 잘 된 것 같아.”

“산악 지형에서 매복한 것 말씀이시죠?”

“그래. 추울텐데 야산에서 다들 고생이 많아.”

그리고 플리사는 다시 시민들 만 여명을 모았다. 그리고 내용은 3일 전과 같다. 다른 시민들의 반응은 없다. 다시 시민들이 도시 밖으로 나가자 몇 일 뒤에 지구군은 매복에 걸려 금성군에게 패배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도시에 금성군 병력 2만 명은 족히 있다. 산에서 매복한 금성군은 만 명 뿐이다. 지구군은 만 명에 유린 당하고 있는 걸까? 아직 속단 하기는 이르다. 이제 막 교전을 두 번 했을 뿐이니까. 나는 순수한 호기심에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플리사에게 물었다.

“이봐. 화성 외교관. 총사령관님을 너무 귀찮게 하지마.”

레시아가 나를 제지한다. 예전에는 별로 신경 안 쓰더니 시브리스로 온 이후로 나를 견제하는 것 같다.

“됐어 레시아. 가서 쉬도록 해.”

“네알겠습니다. 총사령관님.”

레시아는 대단히 딱딱한 여자다. 지구나 화성인이 보면 금성 여자 답지 않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나도 꽤 무뚝뚝한 편이다. 플리사는 나보다 더 말수가 적다. 생각해보면 금성군에 있는 여자들은 통상적인 금성 여자의 이미지와 거리가 있는 편이 것 같다.

“그러니까 지금 상황이 궁금하다고?”

“네. 단순히 적군이 매복에 잘 걸리고 있다라고 하신다면 저도 더 이상 묻지는 않겠지만요.”

“하하. 뭐 좋아. 너도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고 얘기해주지.”

나는 허리를 약간 숙이며 플리사의 말에 집중했다.

“요 두 번 시민들을 보낸 것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보낸 것은 아니야. 일부로 지구군에 보낸 거다. 금성 정예 요원들을 섞어서 말이야.”

“아..시민들 사이에 금성 정예 요원을 섞어서 보냈다고요?”

“그래. 다들 난민처럼 위장해서 지구군으로 가는 거야.”

“그러면..”

“아 맞다. 그보다 이 얘기를 먼저 해야겠군.”

“어떤 얘기인가요?”

“우리가 점령하고 있는 엘리베이터 타워를 통해 적들의 정보를 알아봤는데 지구 북부군 사령관은 두 명이더군. 각각 8개 사단을 지휘하는 모양이야.”

“그래도 되나요?”

“정답은 없어. 그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면 물론 그래도 돼. 하지만 사령관들이 아무리 봐도 자격 미달이더군. 둘 다 기업회의 출신 간부야. 군 관계자가 아니었어.”

“군인이 아닌데 사령관을 한다고요??”

“그래. 이건 지구군이 지금 심각한 장교난에 시달리고 있거든.”

“장교난이요?”

“요 몇 년 간 지구는 장교들이 집단으로 퇴역하는 일이 잦았거든. 아마 지휘관 급 인물들이 부족해서 기업회의 녀석들이 임시로 사령관직을 맡은 것 같아.”

“장군들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인가요?”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지. 그러니까 장군이 없다기 보다는 사령관직을 믿고 맡길 장군들을 말하는 거야. 유능하고 능력 있다고 평가 받은 젊은 장교부터 장군들까지 줄줄이 퇴역했거든.”

“그건 저도 들어서 알지만... 아무리 전쟁이 없었다고 해도 너무 태평한 운영 아닌가요. 당장 사령관을 맡을 장군도 없다니. 게다가 지구는 테러나 범죄가 군대 수준으로 일어나는 곳이라서 군대가 바쁜 곳 일텐데.”

“그렇긴 한데 진짜 전쟁은 아니었으니깐. 지금까지 넘길 수 있었겠지.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진거지. 진짜로 금성이 선전포고하고, 반란이 동서로 터졌으니까.”

“이거 기회네요.”

“그렇지. 그런데 나도 하나만 물어보자. 지구의 장군과 장교들이 퇴역한 것이 우연이라고 생각해?”

“우연이 아닌가요?”

“퇴역을 해도 꼭 촉망 받는 젊은 장교, 장군들이 그만 둔 거잖아. 좀 수상하지 않아?”

“지구의 함정?”

“아니야. 누군가 그렇게 판을 깐 거지. 지구가 곤란해지도록.”

“금성에서 조작한 건가요.”

“아니. 이것은 확실해. 금성은 이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그런데 시기가 묘해서 더 마음에 걸려.”

“음. 어떤 점이 묘하신데요.”

“그러니까 장교들의 퇴역 시점이 딱 5년 전부터 시작됐거든? 그런데 금성에서 정화 작전을 한 시점도 딱 5년 전이란 말이야.”

“정화 작전은 무슨 작전인가요.”

“나도 내키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작전이었지. 말 그대로 금성에 있는 지구인과 화성인들을 납치하는 작전이야.”

“네??”

“내가 총 책임자였지. 대왕님이 직접 명령하셨어. 반드시 작전을 성공하라고 신신당부까지 하셨거든.”

“그건 좀 충격이네요.”

“하면서 참 괴로웠지. 지구인이거나 화성인이면 어린 아이도 봐주지 말라고 했으니까.”

플리사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죽이신 건가요?”

“아니 되도록 살려서 납치해서 지정된 장소로 보내는 것이 작전 목표였어. 하지만 여의치 않으면 죽이라고 하긴 했지. 물론 시체도 지정된 장소로 보내졌고.”

“그건...”

“살아서 납치 된 사람도 아마죽였겠지. 과정은 나도 못 봤지만 결과는 봤거든. 다들 고기로 시장에 유통 됐으니까.”

“......”

“많은 금성인들이 먹지 못 했어. 먹은 사람들도 있지만 말이야.”

“그렇다고 해도 5년 동안 지구나 화성이 몰랐다는 것은 금성인 전체가 공범이라고 해도 무방할 거에요. 어쩜 그렇게 감쪽같이 속일 수가 있죠.”

“그렇지. 좋겠구나 리디스? 너는 이 일과는 관계가 없잖아. 금성인인데도 말이야.”

“리디스님을 책망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에요..”

“어쨌든 정화 작전과 지구의 장교 집단 퇴역이 시기가 일치하는 것이 누군가 뒤에서 조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거야.”

“그것이 금성이 벌인 일이 아니라고 하면 누구의 짓 일까요.”

“화성 아닐까?”

“화성이라고 생각하세요?”

“전에 말했지만 화성도 이 전쟁을 벌인 것에 반은 책임이 걸쳐있어.”

“그러고 보니 예전에 복고주의자들에게 복잡하다고 설명을 못 하셨죠?”

“남의 일이기도 하고. 화성의 정치적인 문제가 얽혀있어서.”

“저는 잘 몰라요. 이제 막 외교 차관에 뽑힌 거라..”

“금성 출신인 너를 제대로 신뢰하지 않으니까 아무도 말 안 해준 것이겠지.”

방금 플리사가 은근히 나와 화성을 이간질 한 것 같은데?

“우리는 대왕님과 귀족회, 시민회 셋이 균형을 이루는 정치 체제야. 대왕회는.. 대왕님 직속이니까 대왕 세력이라고 봐도 되고. 지구는 기업회의라는 폐쇄적인 집단 아래 나름대로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가 균형을 이루고 있지. 하지만 화성은 대통령 밑으로 각 부서들이 다 독자적으로 움직이거든. 그래서 화성은 각각 부서마다 이해 득실에 따라 상황이 맨날 변해. 파벌도 몇 개씩이나 존재하고 있어. 요즘은 파벌끼리 뭉쳐서 큰 두 파벌을 이루고 있지만 다른 시기였다면 여러 파벌들이 난립하고 있었겠지.”

“화성의 두 파벌은 어떤 파벌이에요?”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화성에서 꽤 오래 살지 않았어?”

“화성도 보통 시민들은 윗 세상을 잘 몰라요. 먹고 사는데 바쁘니까.”

“뭐...사람 사는데 다 똑같겠지. 어쨌든 요즘 화성의 큰 파벌 두 개는 주전파와 반전파야. 그것도 지구를 상대로.”

“전혀... 뉴스로도 접하지 못한 일이네요.”

“뉴스가 만능은 아니지.화성도 그런 일이 새나가면 곤란했겠지. 지구가 알면 말이야. 하지만 금성의 높으신 분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 왜냐하면 그 일로 몇 번이나 금성과 화성이 회의를 했으니까.”

“전혀 몰랐네요.”

“비밀 회의였으니 화성의 대부분 사람들은 몰랐겠지.”

처음 알았다. 화성은 그럼 지구와 동맹인 척 하고 사실은 금성과 동맹을 맺고 있었을까.

“그런데 말이지 화성은 완전히 우리와 같은 편이 아니야. 반전파들이 있기 때문에 대놓고 우리 편을 들 수가 없어. 그래서 일부 화성의 부서들, 그러니까 예를 들면 화성 외교부는 확실히 우리와 뜻을 같이 하고 있지.”

그렇다는 것은 외교부 장관 밀런이나 에프타인은 금성 편이라는 얘기인가.

“5년 전에 지구군을 약체화 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화성의 외교부 장관이 말했었지. 어쩌면 장교의 집단 퇴역이 그들이 꾸민 공작일지도 몰라. 이건 예측이니까 진짜 사실은 어떤지 모르지만.”

“하지만 플리사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그것이 맡는 것 같은데요.딱 맞아 떨어져요.”

“그렇지만 진짜는 어떤지 몰라. 어쩌면 우연히 찾아온 기회일지도 모르지.”

한 동안 우리는 말이 없었다. 플리사가 다시 말을 꺼냈다.

“아 이 얘기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닌데. 얘기가 딴 곳으로 샜군. 어쨌든 지구군은 기업회의 간부를 북부군 사령관으로 임명했고 놀랍게도 그들은 너무 유명해서 네트를 사용하면 그들은 이름, 나이, 성격 다 알 수가 있었단 말이야. 그래서 내가 세운 작전은 하나야.”

나는 집중해서 플리사의 말을 경청한다.

“북부사령관은 군사적으로 지식이 없으니까 중간 계급들을 암살 하는거지. 그리고 당황하고 있는 병사들에게 암살에 성공한 요원이 일부로 모습을 보이고 시브리스 아래 산맥으로 도주한다. 그리고 그것을 쫓는 병사들을 산에 매복하고 있는 우리군이 공격해서 섬멸 하는거야. 단순하지만 아주 효과적이지. 기업회의 놈들은 벌써 두 번이나 실행 했는데도 대응을 못 하고 있어.”

“그 정예 요원들도 목숨 걸고 하고 있군요.”

“그래. 잡히면 끝장이지. 그래서 정예지.”

대화가 정리될 쯤 한 병사가 다가왔다.

“총사령관님. 이제 슬슬...”

“오 알았다. 금방 가지.”

플리사는 세 번째 시민 무리를 내보냈다. 나도 이제 작전을 들었으니 알게 되었지만 이 작전을 세 번째 시도 했을 때도 지구군은 한결같이 걸려서 추격해온 병사들이 전멸했다. 이 작전은 전쟁을 몰랐던 기업회의 간부들에게 공포심을 유발 시켜 북부군 전체가 더 이상 진군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암살자 색출 작업만 반복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플리사의 전술은 아주 효과적이었다. 네 번째도 다섯 번째도 그들은 여지없이 걸려 들었다. 나는 지휘관의 중요함을 깨달았다. 하지만 또 다른 소식은 플리사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레시아가 심각한 표정을 보고했다.

“동부의 복고주의자들이 전멸했다고 합니다.”

“뭐? 이렇게 짧은 시간에 벌써 전멸했다고?”

“클로시아도 사망했다고 합니다.”

“말도 안돼!”

플리사가 책상을 친다. 레시아가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냥 가만히 있었다. 상황이 궁금하기도 하고 에프타인에게 들려주고 싶기도 하니깐.

“동부쪽을 담당하는 지구군 사령관은 누구야?”

“파루스 데 칼트라고 하는 장군인데 나이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정보를 알아볼까. 네트에 접속해서 파루스에 대해 알아봐.”

“네트에 밝은 병사를 알아보겠습니다.”

“아니. 전에 로제스라는 병사가 잘 하더라고. 북부군 사령관에 대한 정보도 그 친구가 다 알아냈어. 로제스에게 맡겨. 계급은 일병이다.”

“알겠습니다.”

몇 일 뒤 들어온 소식은 좋은 소식이었다. 서부 복고주의자들이 지구의 서부군을 궤멸시켰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플리사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플리사님. 좋은 소식이네요.”

“아니. 너무 빨라. 동부군이 이긴 것도 서부 반란군이 이긴 것도, 금성 2차군이 오기 전에 너무 결과들이 빨리 나오고 있어. 되도록 결과가 나지 않고 질질 상황을 끌어야 되는데...”

“남부에서 일어난 반란군은 그런 면에서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 거죠?”

“음? 아 그러고 보니 남부에도 반란군이 일어났지. 반인공지능파였던가 뭔가.”

“그래도 이기면 좋은 것 같은데요. 지구는 서부50개 사단이 증발 했다던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하면 그렇지만, 어쨌든 금성 2차군이 빨리 오길 빌 수 밖에.”

또 몇 일이 지나자 서부군은 새로운 사령관이 임명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서부군 사령관? 이름이 뭐지?”

플리사가 레시아에게 물었다.

“리튼 페일이라고 하는데 31세라고 합니다. 나이가 굉장히 어린데요.”

“우리랑 별 차이 없네 뭐. 몇 살 차이 안 나잖아?”

“하하하하. 총사령관님은 유머 감각이 뛰어나시다니까요.”

“방금 이름이 뭐라고 하셨죠?”

내가 중간에 끼어들자 레시아가 날 노려보면서 말했다.

“리튼이다. 리튼 페일. 계급은 소장이야.”

리튼은 내 전 남자친구 이름이다. 그놈은 화성에서 살고 있는 녀석이다. 어떻게 지구에서 서부 사령관으로 임명 된 거지? 아니. 동명이인일 것이다. 우주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총사령관님. 파루스 대장에 대한 정보도 보고로 올라왔으니 칩에 접속하셔서 확인을...”

“아 그래. 확인 해 볼게.”

그렇게 얘기하고 플리사는 눈을 감았다. 나는 오랜만에 불쾌한 이름이 들려 기분이 나쁜 상태로 임시 총사령관실을 빠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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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28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49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6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1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 화성 남자. 133세. 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

소년 – ?? 남자. 15세. 쓰레기장에 기절해 있었다. 리디스가 구조.

리튼 페일– 지구 남자. 30세. 소장. 서부 사령관.

97사단 5연대 작전부장.

케테로스 미카드 – 금성 남자. 29세. 금성의 227대 왕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1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 – 화성 남자. 84세. 642대 화성 대통령.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7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6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 – 화성 남자. 106세. 내정부 장관.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68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1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7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 지구 남자. 67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3세.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6세.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2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5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0세. 생선가게 주인.

마리엔느 오센 – 지구 여자. 30세. 전업주부.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0세. 중위. 142사단 34연대 21중대 소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0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2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3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4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19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2세. 경찰관.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38세. 금성군 총사령관.

리어츠 비란 – 금성 남자 78세. 귀족회 대표.

로드카 하디바이스 – 지구 남자 29세. 몬케르드 대학 조교. 남부반란군 대장.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3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2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0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48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2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79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89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1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0세. 중장. 제2공군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48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0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 – 금성 남자 55세. 금성군 제2총사령관.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2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5세. 일병.

노웬 아스텔론– 지구 남자 118세. 대장. 남부 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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