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포식자들의 세상-23화 (23/86)

〈 23화 〉 포식자들의 세상 ­23­

* * *

정확히 4일 째 영양 캡슐로 끼니를 때우고 있었다. 에프타인에게 연락도 오지 않았고 플리사와의 대화도 슬슬 주제가 떨어져 별로 할 말이 없었다. 개인적인 일들을 얘기해도 창피하거나 말하기 껄끄러운 일들은 안 하는 편이지만 대화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라도 생겼는지 나는 전에 헤어졌던 남자친구 얘기를 꺼냈다.

이별 과정이 너무 비참했기 때문에 되도록 안 하려고 했지만 나와 플리사, 우리는 정말 할 것이 없었다.

“전 남자친구는 쓰레기였어요.”

플리사가 말했다.

“원래 전 남자친구는 다 쓰레기야.”

“그런 의미가 아니라 진짜 하는 짓 들이 쓰레기였다니까요.”

“그래 그래. 전에 들었어. 이별을 얼굴도 안보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왜 그랬을까요. 딱히 잘 못 한 것도 없었는데.”

“금성인이라서 이별 당했다고 한다면..물론 그것도 이유라면 이유지만 글쎄? 헤어진 이유는 그 사람만이 알겠지.”

“그 놈이 헤어지고 싶어하는징조야 여러 번 보였죠. 그저 이유가 궁금한 것 뿐이었어요.”

“남이 너에게 실망하는 이유야 끝이 없지. 아마 상상도 못했던 이유 일거야.”

“예?”

“그런 걸 일일이 따지면 끝이 없다는 거야. 단순히 질려도 헤어지는 것이 연애 아냐?”

플리사는 무덤덤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아예 연애 근처도 못 가보는 사람들도 있으니 너무 주눅들지는 마.”

“하하. 그런 사람들한테는 이런 얘기는 안 하는 것이 좋겠죠.”

“잠깐만?”

플리사는 눈을 감고 손목을 꾹꾹 누른다. 그리고 잠시 뒤에 얘기했다.

“왔다. 잠시 밖으로 나가자.”

플리사는 고대 건물의 문을 뜯어 냈다.

밖으로 나와 만난 인물은 검은 머리와 보통 키, 깔끔하게 차려 입은 남자였다. 뒤에는 엄청난 키와 덩치를 자랑하는 여자도 있었다.

“위실론이라고 합니다. 플리사님이 맞으십니까?”

그는 자신을 위실론이라고 소개했다.

“플리사입니다. 반갑군요.”

“금성과 협력이 가능한 거 맞아? 두 명 뿐이잖아.”

뒤에 여자가 말했다. 그러자 위실론이 핀잔을 주었다.

“자기소개부터 해요. 클로시아씨.”

“...클로시아라고 해.”

클로시아는 플리사에게 악수를 건냈다. 플리사는 클로시아의 악수를 받는다.

“세상에 반란을 일으켰는데 그 와중에 위험을 감수하고 북부 지역으로 왔다. 그런데... 금성군은 어딨지?”

클로시아가 따졌다.

“금성군은 곧 모일거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젠장! 우린 이미 뉴스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다고! 같이 공격해야 하는 거 아냐?!”

클로시아가 소리쳤다. 플리사는 한 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이야기를 꺼냈다.

“손부터 놓고 얘기하시죠?”

클로시아는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악수를 하기 위해 잡았던 손을 놓는다. 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뉴스를 확인했다. 동부와 서부에서 복고주의자들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뉴스였다. 지구는 지금 난리가 난 상태다. 내가 황당한 표정으로 뉴스를 감상하고 있을 때 클로시아가 말했다.

“우리가 이렇게 일어난 것도 누구께서 부추겼는지 금성인 너희들도 잘 알고 있겠지?”

“대왕님은 약속을 어기지 않습니다.”

“우리를 먹이감으로 보지 않는 것이 좋을거야.”

“같은 편을 잡아 먹지는 않을테니 걱정 마시죠.”

클로시아와 플리사가 한 차례 신경전을 펼쳤다. 잠자코 있던 위실론이 묻는다.

“최근 몇 년간 지구는 군부의 인재들이 집단 퇴역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아주 공들인 공작인 것 같은데.. 혹시 금성이 꾸민 일입니까?”

“? 아뇨 처음 듣는데요. 물론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금성도 체크하고 있긴 했습니다.”

“금성의 작품이 아니란 거군요?”

“그냥 단순히 지구인들이 타락한 것 일지도 모르죠. 힘든 일을 단체로 기피하고.. 그런 거 있잖아요.”

“우리도 지구인입니다. 타락했다는 이야기는.. 그리 듣기 좋은 이야기는 아니네요.”

플리사는 위실론과도 신경전을 펼쳤다. 클로시아가 뭔가 한 소리를 하려고 하자 위실론이 화제를 바꿨다.

“이미 복고주의자가 군사 행동을 시작한 시점에서 각 사령관이 북부 지역으로 온 것은 대단히 위험한 행동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금성의 계획을 확인하고자 온 것입니다. 전체적인 계획이 있으니 우리를 부추긴 것이 아닙니까? 지금 답을 주셔야 겠습니다.”

플리사가 말했다.

“계획은 서부와 동부 북부 지역에서 지구를 공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 전력은 아닙니다. 사실 여러분들도 포함하여 시간을 끄는 것이 목적입니다. 진짜 공격, 즉 금성 주력군은 짧으면 몇 일, 길면 몇 달 안에 지구에 당도할 것입니다.”

“몇 일 아니면 몇 달? 무슨 계획이 그따위야!”

위실론이 화를 내는 클로시아를 말리며 말했다.

“금성의 주력군이라면 어느 정도 규모인가요? 그 정도는 말씀해주실 수 있겠죠?”

“금성 전군이라고 봐도 될 겁니다. 문제는 몇 일전까지는 전군을 출격 시킬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위실론이 물었다.

“그것이 무슨 말씀이신지..?”

“금성은 이미 오래전에 지구에 선전 포고를 했지만 금성 내부에서는 생각보다 시끄러웠습니다. 반대하는 귀족들과 시민들이 많았거든요. 겉으로는 대왕님을 필두로 금성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지구에 선전포고 한 것 같지만 사실은 아니었습니다. 내부 결속이 필요한 시점이었죠.”

“계속 해봐.”

클로시아도 차분해졌는지 계속 이야기 하라고 했다.

“5일 전 금성 우주선의 전멸은 금성의 여론을 돌리기 위한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싫어도 반전파들 조차 지구와 싸움을 주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300만의 젊은이들이 한 순간에 사라졌으니까요.”

클로시아가 말했다.

“만약에 그렇다면 좀 무모한 것 아니야? 300만 명의 목숨이 무슨 장난도 아니고.”

“하긴 여러분들은 여의치 않으면 복고주의자였던 사실을 숨기고 평범한 지구인으로 살아가도 상관없으시겠죠. 하지만 우리는 이미 벼랑으로 몰려 있는 상태입니다. 잃을 것이 별로 없습니다. 기업회의를 멸망 시켜야 우리도 살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니까요.”

위실론이 걱정되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좀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네요.”

“기업회의가 사라지면 그 자리는 당연히 복고주의자가 지배할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있도록 금성은 적극적인 지지 및 도움을 줄 생각입니다.”

클로시아가 말했다.

“그래. 기업회의에서 몰수한 재산의 30%, 그리고 금성을 인류의 다른 종으로 인정하고 상호 존중할 것, 영구적인 평화 조약을 체결한다 맞지?”

“네. 70을 복고주의자들이 갖는 거죠.”

“음...”

위실론은 생각에 잠겼다. 클로시아가 말했다.

“위실론, 뭘 깊게 생각해. 이미 우리도 다른 방법은 없어. 셀로아님이 돌아가셨다고.”

“알겠습니다. 공격은 각자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예. 중요한 것은 지구의 군대가 모이지 못하도록 동서남북에서 압박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훗날 금성의 주력군이 활약할 수 있습니다.”

“동서남북? 남부 지역은 뭐 없을텐데.”

클로시아가 묻자 플리사가 말했다.

“남부도 이미 손을 써두었습니다. 우리가 한 것은 아니지만.”

“또 뭐가 있나?”

“네. 남부 지역에서 곧 일이 있을 것이라고 듣기만 했습니다. 자세한 것은 모릅니다.”

위실론이 말했다.

“화성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그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텐데.”

“아니요. 최대한 가만히 있을 겁니다. 이 사태에 대해 화성도 발을 걸쳐 놓은 상태니까.”

클로시아가 물었다.

“뭐? 화성은 지구와 동맹을 맺었어. 그게 무슨 소리야??”

“겉으로야 그렇죠.”

위실론이 말했다.

“그럼 이 전쟁이 표면적으로는 금성이 벌인 것이지만 화성도 몰래 뒤에서 금성과 손을 잡고 같이 진행하고 있는 전쟁이다 뭐 이런 얘기인가요?”

“설명하기 복잡하네요. 화성이 완전히 우리와 보조를 맞추는 것은 아니고... 대충 그렇게 아시면 될 것 같습니다.”

클로시아가 말했다.

“내가 전에도 얘기했지만 화성 놈들이 제일 믿을 수가 없는 놈들이라니까.”

위실론은 대답 없이 깊은 생각을 하는 듯 했다. 플리사가 말했다.

“함정이라도 빠진 것 같습니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지구와 화성, 금성 중에 지금 가장 손해를 보는 것은 지구인 것 같습니다. 전쟁터도 되어버렸고.”

“하지만 여러분들도 기업회의에 늘 눌려 살고 있었죠. 그것을 뒤집고 싶으신 것 아닙니까? 언제까지 기업회의가 독식하게 내버려두고 계실 것인가요.”

“그건..”

“클로시아씨, 억울하게 죄수가 되셨죠. 음식 예찬을 하며 단순히 복고주의자도 좋은 사람들일지도 모른다고 한 마디 했다가 블랙리스트에 오르셨잖아요. 결국에 억울하게 징역형을 선고 받고 탈옥하셨죠. 위실론씨는 어떤가요. 기업회의 남자에게 약혼자를 빼앗겼죠. 그럼에도 성실하게 살아가니까 기업회의 남자에게 조롱이나 당했죠? 언제까지 기업회의의 횡포에 당하고 사실 생각입니까.”

위실론과 클로시아는 말이 없다. 플리사가 말을 이어 나갔다.

“대왕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우리는 포식자들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거죠. 포식을 하지 않으면 포식을 당하는 겁니다. 한 번에 뜯어 먹으면 눈치 보이고 비난 당하니까 살려두고 조금씩 조금씩 죽을 때까지 뜯어 먹는 야비한 포식자들의 세상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포식자가 될 차례입니다. 기업회의를 몰아내고 우리가 진정한 포식자들이 될 때입니다.”

위실론과 클로시아는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고개는 끄덕였다. 아마 대답을 하면 완벽히 금성에 동조하는 돌이킬 수 없는 반역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정신적 안전장치가 작용해 대답을 무의식적으로 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싶다. 아니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남의 일이니까. 복고주의자들이 돌아가고 플리사에게 말했다.

“플리사님.”

“휴. 팔자에도 없는 연설하느라 힘들었네. 연설은 나랑 안 맞는 것 같아. 리디스. 복고주의자들에게 잘 먹힌 것 같아?”

“그것이라면 잘 하셨어요. 제대로 먹힌 것 같습니다. 그보다..”

“왜?”

“저를 아직 완벽히 신뢰하지 못하고 계시는 거죠?”

“뭐? 어 그렇지. 아직은. 그래도 어제보다는 더 믿게 됐으니 걱정마.”

“금성군이 또 온다고 하셨죠?”

“그래.”

“전에는 저한테 들은 이야기가 없다고...”

플리사의 표정이 험악해졌다.

“그래? 군사 기밀이니까 마음대로 얘기할 수는 없어. 지금 그것을 나한테 따지는 거야?”

말투도 빨라졌다. 아무래도 화가 난 모양이다.

“화..화나게 만들 생각은 없었어요. 전 그저..”

“왜? 서운해? 리디스. 신뢰라는 것이 갑자기 생길 수는 없어. 다른 모든 분야들도 그렇지만 꾸준함이라는 것이 필요해. 너가.. 물론 나도 마찬가지지만 서로 꾸준하게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해. 그것은 서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지. 참고로 너의 방금 말은 신뢰가 떨어지게 만드는 요인이 될거야.”

“죄송합니다...”

“아직 어리니까 그럴 수는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29살이면 마냥 어리다고는 할 수 없지. 그래도 나는 너가 지금 이런 실수들이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다시는 그런 말 하지 않길 바란다. 알겠어 리디스?”

“네. 플리사님. 죄송합니다.”

...빌어먹을 여자. 나를 이런 식으로 대하다니. 왕족이면 다인가? 마음을 준 내가 바보였다. 내가 못 할 말을 한 것도 아니고 질문 한 번 한 건데.하지만 그렇다고 바로 성질을 낼 수는 없다.적지 한복판에서 플리사와 척을 질 수는 없다. 그나저나 이렇게 금성군을 희생시킬 것이면 뭐 하러 지구를 포위하고 폭격한다는 그런 전략 구상은 왜 한 것인가. 나는 죽을 뻔 했다. 여론 형성? 내가 보기에는 지구가 대응을 잘 해서 실패한 공격을 정신 승리 한 것에 불과하다. 정말 2차 금성군이 있기는 한 것인지 모르겠다. 점점 플리사를 믿지 못 하겠다.

역시 에프타인 뿐인가. 에프타인이라면 화가 났어도 날 용서해줄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를 외교 차관으로 만들어준 사람이다. 믿을 만한 사람은 에프타인 뿐이다. 나는 통신기가 꺼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어제 밤에 꺼두었었다.

나는 플리사의 눈을 피해 다시 통신기를 켰다. 그리고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에프타인에게 말했다. 아무 말도 들리지 않으니 에프타인이 듣는지 아닌지를 알 수가 없다. 그래도 나는 복고주의자와 있었던 일까지 모조리 말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처럼 에프타인이 대답했다. 나는 기뻤다. 그리고 지금 길게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아니라고 에프타인이 말했다. 나는 에프타인의 말에 따라 통신기를 켜둔 채 대화를 종료했다.

다시 몇 일이 지나자 남부에서 반인공지능파라는 처음 듣는 단체가 반란을 일으켰다. 플리사는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니 놀라지도 않았다. 어차피 나에게 자세한 이야기 따위는 없다. 이제 나에게 웃으면서 농담을 건네는 것이 역겨웠다.

왕족이 아닌 척, 털털한 척, 관대한 척, 나를 신뢰하는 척, 모든 것이 거짓이다. 나한테 중요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않는 주제에 신뢰가 필요하다는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늘어놓는다.전에 에프타인이 말했다. 나는 언제나 내 편이다. 그렇다. 플리사는 믿기 힘든 여자다. 나는 마음속으로 화성인임을 품고 금성인인 척 하기로 했다. 에프타인의 지시대로 말이다.

또 다시 몇 일이 흘렀다. 금성의 잔당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외진 숲에 위치한 고대 건물이라서 그런지 모여도 들키지 않았다. 하긴 지구는 지금 북부 지역 외진 숲을 신경 쓸 틈이 없을 것이다.

모아 놓고 보니 3만 명은 족히 되었다. 297만 명은 죽었지만 남은 3만 명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냥 사태를 관망하다가 서부 지역으로 내려가 합류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그 편이 제일 나은 듯 하다.

“플리사님.”

“응? 무슨 일이야.”

“서부 지역으로 내려가서 위실론씨와 합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3만 명이나 모이기는 했지만 숫자도 부족해 보이고..”

“음.”

플리사는 내 말을 듣고 생각한다.

“아니 이대로 우리의 존재를 알리자. 비록 적은 수라도 금성군이 북부 지역에 등장 했다라는 소식을 접하면 지구는 더 혼란스러워 질 거야.”

역시 내 의견에 반대하는군. 그럴 줄 알았다. 무슨 말을 해도 안 듣겠지. 그러면서 나를 위하는 척 하며 생색내겠지.

플리사는 병사들을 모으고 말했다.

“우리는 시브리스로 향한다. 그곳을 점령하고 북부 지역 전체를 점령할 계획이다. 다행히 북부는 동부나 서부와 다르게 그리 넓지는 않다. 비록 우리는 병력이 소수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너희들을 믿고 있다. 너희들도 나를 믿어라! 모두 진군이다!”

믿지 마라. 금성군. 저 여자는 사기꾼이다. 하지만 금성군의 호응은 좋았다. 플리사는 원래 어렸을 때부터 인기인 이었다. 여자는 물론 남자들도 선망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병사들에게 힘든 명령을 내리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나는 통신기를 열어두고 있다. 에프타인에게도 이 사실들이 잘 전달되고 있을 것이다.

약간의 행군 끝에 우리는 시브리스라는 도시에 도착했다. 북부의 중심지 답게 수 많은 건물들이 메워져 있다. 엘리베이터 타워도 4개나 있는 최대 도시다. 플리사는 장교들을 모아 놓고 작전을 설명했다.

“내가 북부 지역으로 탈출선을 세팅 시킨 이유는 북부에는 병력이 없기 때문이다. 3만 명이라도 충분히 제압이 가능하다. 저 도시에 지구군은 없다. 정찰병은 나와 상황을 설명할 수 있도록.”

정찰병이 나와 시브리스를 설명한다. 정찰병의 말이 사실이라면 북부 지역에는 거의 사단이 없고 있던 사단도 동부나 서부, 특히 남부로 많이 반란군을 상대하러 떠났다고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설명은 원래 지구는 서부와 동부가 사단들이 즐비해 있고 북부와 남부는 거의 없다고 한다.이유는 테러나 범죄가 주로 서부와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북부와 남부는 상대적으로 인구도 적고 기업회의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범죄 단체나 복고주의자들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셀로아라는 복고주의자의 수장은 북부에 본거지를 두고 있었다고 한다.

플리사의 말대로 전투라고 부를 수도 없을 정도로 싱겁게 끝났다. 군대라기 보다는 치안을 유지하는 경찰들을 상대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 경찰들의 숫자가 생각보다 많았지만 금성군이라고 누군가 소리친 시점에서 이미 전의를 상실한 상태였다. 플리사는 시브리스를 점령한 후 시민을 모아 놓고 이야기했다.

“너희들이 약속을 지킨다면 우리도 너희들을 건드리지 않겠다.”

플리사는 시민들에게 식량 공출을 명령하고 군대가 쉴 수 있는 거처와 추위를 막을 모포, 그리고 시브리스의 공장을 돌며 여러 군수 물자들을 주문했다. 플리사는 시브리스를 둘러 본 후 쓸만한 무기나 전차가 없는 것을 알았다.혀를 몇 번 찬 플리사는 병사들에게 시민들을 건드리지 말 것을 명령했다. 너무 거칠게 대하면 본거지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시브리스의 시민들은 협조적이었다. 지구를 배반했다기보다는 금성왕의 선전포고가 너무 강렬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혹시 실수라도 해서 잡아 먹히는 것이 무서웠다.

얼굴에는 공포심이 가득했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우리들에게 협력했다. 그리고 나서 플리사는 지구군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 비록 도시 한 개지만 가장 상징적이고 최대의 도시를 점령했으므로 북부 지역도 점령 당했다고 인식 시킬 수 있다.그렇게 되면 지구는 동서남북으로 압박 받는 형국이 될 것이다. 그리고 2차로 올 금성의 대군을 신경 쓰지 못 하게 할 생각이다. 시간을 끄는 것이 목적이니까 플리사는 시브리스에서 천천히 움직였다. 다른 북부 지역의 엘리베이터 타워는 빠르게 점령했지만. 플리사는 엘리베이터 타워를 점령하면 지구군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지구는 북부군을 보냈다. 엘리베이터 타워를 통해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었다. 그 숫자는 80만 명으로 16개 사단이었다. 지구 입장에서는 그렇게 많은 병력은 아니다. 그만큼 여유가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겨우 3만 명이다. 더구나 보병 뿐, 이미 지구군이 다 들고 가버려서 전차나 다른 무기를 구할 수도 없었다.플리사는 작전 회의를 소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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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28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49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6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1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 화성 남자. 133세. 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

소년 – ?? 남자. 15세. 쓰레기장에 기절해 있었다. 리디스가 구조.

남자친구 – 지구 남자. 30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이름은 리튼 페일. 소령.

97사단 5연대 작전부장.

케테로스 미카드 – 금성 남자. 29세. 금성의 227대 왕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1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 – 화성 남자. 84세. 642대 화성 대통령.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7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6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 – 화성 남자. 106세. 내정부 장관.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68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1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7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 지구 남자. 67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3세.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6세.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2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5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0세. 생선가게 주인.

마리엔느 오센 – 지구 여자. 30세. 전업주부.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0세. 중위. 142사단 34연대 21중대 소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0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2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3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4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19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2세. 경찰관.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38세. 금성군 총사령관.

리어츠 비란 – 금성 남자 78세. 귀족회 대표.

로드카 하디바이스 – 지구 남자 29세. 몬케르드 대학 조교. 남부반란군 대장.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3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2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0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48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2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79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89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1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0세. 중장. 제2공군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48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0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 – 금성 남자 55세. 금성군 제2총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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