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포식자들의 세상-19화 (19/86)

〈 19화 〉 포식자들의 세상 ­19­

* * *

보급관 가니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예비대와 공군이 개개인이 쓸 수 있는 방탄막 3만 개 분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친절하게 방패 모양을 그리면서 자세하게 주문했다. 가니로는 전쟁에 그런 것이 왜 필요하냐는 반응이었지만 공군 단장 티메로파와 늙은 꼰대가 오자 해결되었다.

이제 생산 시간이 문제가 되는데 그것 역시 늙은 꼰대가 공수해온 마르마스 기업의 인공지능 로봇들로 인해 시간을 단축 시킬 수 있었다. 늙은 꼰대는 중앙에서 전권을 위임 받았기 때문에 이제 자유롭게 인공지능 로봇들을 가용할 수 있었다.

7개 사단이 떠난 뒤 3일, 방탄막이 준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제 남은 것은 동부반란군이 우리를 공격하기 위해 아르쥬 사막 지형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그것이 내 전략의 마지막 부분이다. 기자 양반은 시키는 대로 자극적인 기사를 업로드 했고 실제로 7개 사단이 개별적으로 공격 받고 있는 지역을 구원하러 떠났으므로 동부반란군도 우리가 내부 분열이 일어났다는 소식은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차라리 동부반란군이 스파이라도 심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 일이 더 쉬워질텐데 스파이 여부가 당장 파악이 안 되니까 정보를 흘리는 일은 포기했다. 어쨌든 동부 사령관이 아르쥬 사막에 있다는 정보는 알려줄 필요가 있다. 동부반란군 녀석들도 여러 병력을 상대하기 보다 사령관 한 명을 잡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마침 메리크 남쪽 지방도 동부반란군이 공격을 하고 있었는데 그들이 공격하는 곳은 코트와나라는 곳으로 메리크와 코트와나가 이어지는 좁은 지대를 점령하기 위해서였다. 그것은 남쪽의 거대한 대륙과 메리크가 포함한 북쪽의 대륙을 단절 시키겠다는 전략일 것이다.나는 늙은 꼰대에게 이 사실을 말했다.

“지금 아르쥬로 출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르쥬? 거긴 사막이잖아. 행군 하는데 힘들텐데?”

“예. 거기서 콜드라는 도시가 하나 있습니다. 그곳으로 가는 것이 제 전략입니다.”

“콜드?”

아르쥬 사막 안에는 콜드라는 관광 도시가 있다. 내가 이 도시를 주목한 이유는 첫째, 도시가 가로로 넓게 퍼져 있다는 것이고 둘째, 도시를 관통하는 넓은 대로가 딱 한 개밖에 없다는 것이다. 적들에게 심리적으로 앞으로 갈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다.

늙은 꼰대는 병사들을 모아 놓고 아르쥬로 간다고 했다. 병사들은 불만 없이 따랐다. 그도 그럴 것이 지구인들의 몸에는 온도 조절 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나였다. 신체 개조를 극도로 싫어한(혹은 겁먹은) 나는 사막을 생으로 체험해야 할 판이다. 늙은 꼰대도 그 점을 알고 있으니 잔뜩 물이나 얼음을 챙겼지만 그것으로 행군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보통 사막은 비행선 창문으로 보는 멋진 광경일 뿐이었다.

정보 공작을 통해 동부반란군에게 코트와나를 구원하기 위해 없는 병력을 긁어 모아 아르쥬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했다. 방법은 역시 기자양반이다. 적들이 수상히 여길 수도 있지만 전에 올렸던 기자양반의 기사를 보니 아주 교묘하게 자신의 활약으로 취재를 한 것처럼 썼다.클로시아가 복잡한 성격은 아니니까 여기에 넘어갈 확률은 높다고 할 수 있다.

사막을 직접 걸어가는 것은 못 할 짓이라는 것을 알았다. 더위가 해결된다고 해도 보급 수송 차량이 모래에 끼어 움직임이 지체 되고 있던 전차 4대조차 사구를 모르고 올라가다가 추락하는 등 고난을 겪어야 했다. 전차는 이제 3대 만 남았다.

애초에 사막에서 군사 행동을 할 이유가 없었던 지구는 사막에 맞는 장비를 운용하고 있지 않았다. 나 역시 전략 상의 여러 준비를 했지만 사막이넓게 트여 숨을 곳이 없고 공중에서 폭격하기 좋다라는 점에만 주목했지이런 환경은 생각하지 못하여 고생을 했다.

나는 사막을 행군하는 도중에 충격적인 소식을 들어야 했다.

북부의 중심인 시브리스가 금성군에게 점령 당했다는 소식이다. 또한 서부는 다이타르 장군이 서부 반란군과 금성이 연합해서 공격하는 바람에 전사했다. 북부와 서부가 금성과 서부반란군 연합군이 점령했다.

금성이 어떻게 지구에서 출현하게 되었을까? 나는 총수실에서 혼나고 있던 때를 떠올렸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금성 우주선의 부서진 파편들은 금성군의 탈출선이었을 것이다. 미사일로 쏴서 우주선들을 박살 냈다라는 사실과 총수에게 혼나고 있다는 사실이 하늘에서 벌어졌던 현상을 깊게 생각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그것이 금성의 탈출선 무리라고 생각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 나만 생각하고 사냐고. 너희들도 뭐라도 좀 해야 할 것 아냐?왠지 모르게 불합리함을 느꼈지만 지금은 동부반란군에 집중해야 한다. 이미 소식이 병사들까지 알려졌으므로 병사들은 여러 군집이 형성돼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 상황은 좋지 않다. 사기에도 안 좋고 심하면 탈영까지 이어질 수 있다. 나는 이제 빨리 동부반란군을 없애야 지구군이 와해되는 일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지구는 지금 수도를 중심으로 하는 중부 지역을 제외하고 동서남북 지역이 전부 적에게 점령 당한 상태다.

콜드 도시까지 하루도 안 남은 상태에서 늙은 꼰대는 휴식을 명령했다. 2만 4천 명의 병사는 사막에 진지를 구축하고 휴식에 들어갔다. 행군 방식까지 뭐라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는 빨리 도시로 들어가서 진지를 구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 지구는 엄청난 위기다.”

늙은 꼰대가 나를 불러서 말한다.

“그건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 놈이? 야.그보다 하나 물어볼게 있다.”

늙은 꼰대가 괜히 행군을 멈춘 것은 아닌 모양이다.

“궁금한 것이 있습니까?”

“다름이 아니고 너 전에 집단 퇴역이 금성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했잖아. 너가 조사도 했고. 엉뚱하게 복고주의자들에게 잡혔지.”

“지금 그것이 무슨 상관이죠?”

“금성과 관련이 있었나?”

“증거가 없었죠. 결국 심증으로 끝났습니다. 말씀 안 드렸던가요?”

“그럼 지금은 어때?”

“네?”

“복고주의자들이 동시에 동서로 반란을 일으키고 반인공지능파인지 뭔지 하는 놈들이 남쪽에서 반란을 일으킨 것 말이야. 이거 금성과 관련이 있을까?”

“....”

만약에 그것이 사실이라면 금성이 지금까지 늦장 부린 이유가 설명이 되기는 한다. 그래도 선전포고를 너무 일찍, 쓸데없이 거창하게 한 느낌이지만. 금성이 복고주의자들을 포섭하고 반란을 일으키기 위해 공을 들렸다면 금성이 진격한 시기와 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반인공지능파의 반란도 금성과 관련이 있을지는 봐야 알 일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합류가 목적이었다면 금성군의 탈출선들이 금성이 아닌 지구로 향한 것도 설명이 된다. 금성은 몇 명이나 지구로 내려올 수 있었을까.

엘리베이터 타워에서 연락이 왔다. 클로시아가 전군을 이끌고 사막을 건너고 있다고 했다. 즉, 늙은 꼰대를 잡으러 오고 있다는 이야기다.덕분에 동부 지역 북쪽과 동쪽의 도시들, 그리고 사단들은 더 이상 공격 받지 않게 되었다.

모처럼 지구에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되자 2만 여 명의 병사들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동부반란군의 전군이 120만 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공격은 전투기들이 다 하겠지만 자세한 전략을 말한 것은 아니니까.

나는 늙은 꼰대에게 말해 이제 휴식은 그만하고 도시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병사들이 엉뚱한 마음을 품기 전에 움직이게 만들고 싶었다.그도 나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또 다시 엘리베이터 타워에서 정보가 들어왔다. 코트와나를 공격하던 동부반란군들이 늙은 꼰대의 소재를 파악하고 콜드도시로 향하고 있다고 한다.

이 소식은 좋지 않다. 콜드에서 앞뒤로 적을 상대하는 것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나는 2만 4천 명 중 4천 명을 남쪽으로 보내 동부반란군의 발을 묶으라고 지시했다. 4천 명에 저격수도 전부 배속 시켰다. 다행히 사막도 아니고 숲도 있으니 게릴라 전을 하던 무엇을 하던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병력은 2만 명. 전차도 4천 명의 병력에게 전부 주었으니 순수 보병 2만이 남았다. 우리는 그날 밤 콜드로 들어갔다.

시민들의 표정은 대단히 좋지 않았다. 마치 적군을 보는 것 같다. 이해는 간다. 전쟁터가 되는 것이 싫을 것이다. 나는 별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설득하고 시민들을 되도록 도시의 중앙부에 있으라고 지시했다. 가장자리에 있다가 괜히 총알이나 로켓탄을 맞고 후회하지 말라는 말도 곁들였다.

다시 3일이 지났다. 개인 방탄막의 사용도 그 때 알려주었다. 병사들은 이걸 어디다 쓰냐는 반응이었지만 자기들도 뾰족한 수는 없었으므로 따르고 있다.

나 혼자 느끼는 뜨거운 오후. 드디어 클로시아의 엄청난 군대가 사막 지평선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전차도 꽤 보였다. 클로시아는 생각보다 동쪽과 북쪽에서 병력들을 빨리 규합시켜 진군했다. 클로시아는 지도력이 있는 것 같다. 이딴 생각할 때가 아니지.나는 루디샤에게 제2공군단장 티메로파에게 연락을 하라고 했다. 티메로파가 받았다.

“지금?”

내 연락을 받자마자 그녀는 지금이냐고 묻는다.

“네. 위치는...콜드 바로 앞 탁 트인 공간입니다. 동부반란군이 모여 있습니다.”

“좌표도 얘기 안 하는구만. 진짜... 알았어.”

이제 시간과의 싸움이니 최대한 알아듣기 편하게 얘기한 것이다. 여기서 있어 보이게 좌표로 말하는 것을 누가 신경 쓰냐. 우주에서라면 좌표가 필수겠지만 말이지.

나는 병사들을 일렬로 세우고 개인 방탄막을 들어 자신의 몸을 보호하게 했다. 일종의 벽이 생긴 것이다. 동부반란군은 은폐 엄폐도 안 하고 도시의 대로에 일렬로 늘어서 자신의 모습을 공개하고 있는 우리를 보면서 웃었다. 120만 명이 웃는 것인지 멀리 떨어진 우리가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제 나는 보급관 가니로가 만들어 준 방탄막의 품질이 내가 말한대로 만들어졌기를 빌어야 한다. 속으로 나는 제발제발제발제발제발 하고 되뇌였다. 동부반란군은 전차들을 앞으로 세우고 병사들은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전차들이 사정거리에 들어서자 일제히 우리를 향해 포탄을 발사했다.

이미 우리들의 숫자들도 파악했는지 전혀 경계하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포탄들의 굉음과 자욱한 연기 뒤에 방탄막과 우리가 멀쩡한 모습을 보이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술력의 승리다. 그리고 하늘에서 또 다른 굉음이 들렸다. 지구 전투기의 등장이다.

티메로파는 나의 전략을 알아차렸는지 14500대의 전투기를 모조리 아르쥬의 사막으로 출격시켰다. 전투기의 속도라면 아르카스에서 아르쥬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다. 동부반란군은 자신들이 아르쥬로 유인 당했다는 사실을 미쳐 깨닫기도 전에 전투기의 미사일을 온 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심지어 120만 명이 사막 한가운데 뭉쳐 있다. 다시 보니 진짜 바보들 같다. 적이 내부 분열 일으켰다고 너무 방심하고 생각 없이 움직인 것 아닌가?

120만 명의 인간들이 전멸하는데 4시간이면 충분했다. 사태를 깨닫고 도망가는 적들도 있었지만 멍청하게 우리 쪽으로 도망 오는 놈들도 있었다. 나는 불쌍하게 여기지 말고 방탄막 사이에 틈을 만들어 총구를 내밀고 쏴서 전부 사살하라고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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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정리되자 사막은 미사일 폭격으로 거대한 구덩이가 생겼다. 이렇게 놓고 보니 미사일 방위기지에서 쏴도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10만 톤으로 늘려버린 미사일을 쏘면 총수에게 혼나는 것으로 끝날 것 같지가 않다.

남쪽에서 오던 동부반란군은 잔당으로 전락했고 내가 보낸 4천 명과 교전 하기도 전에 후퇴하고 자취를 감췄다. 숫자는 10만 명이 넘었다고 하니까 꽤 규모가 있지만 이제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이 상황은 이미 엘리베이터 타워를 통해 전송되고 있다. 승리를 보고하기도 전에 총수에게 연락이 왔다.

총수는 늙은 꼰대와 좋은 분위기로 대화를 했고 늙은 꼰대는 승리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곧 통신기를 통해 총수에게 연락이 왔다.

"덕분에 동부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고생했네. 리튼 소장.”

“모두의 힘이 있었기 때문.. 예?”

“지구군은방금 자네를 소장으로 진급시켰네. 총사령관(지구 국방부 장관)도 동의했어.”

“여..영광이니다..”

나는 갑자기 4계급 특진을 당했다.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31세 소장이 탄생한 셈인가?

“자네의 전공을 인정하면서...”

인정하면서..?

“다이타란 장군이 전사했으니 자네를 서부 사령관으로 임명하여 유로피아로 보낼 생각이야.”

아 더 고생 시키겠다는 이야기였군.

동부는 늙은 꼰대가 계속 상황을 정리하기로 하고 나는 졸지에 장군이 되어 서부로 보내졌다. 나중에 늙은 꼰대가 말하길 클로시아의 시체를 찾았다고 했다. 하반신이 폭격에 의해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7개 사단은 구원을 떠나 여러 번 게릴라에 걸려 사단장 두 명이 사망했다고 했다. 사망한 사단장은 142사단장과 89사단장이다. 나는 그 때 내 동기 리노이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리노이는 다행히 죽지는 않았고 약간의 팔에 총상을 입는 부상 만 당했다.

오랫동안 동부를 괴롭히던 괴물이 사망했다. 그녀의 사망은 동부 시민들이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리게 했다. 내 친척의 원한을 갚았다,우리 아들 하늘에서 이제 편히 쉬어라,온갖 말들이 방송을 타고 들렸다.

시민들의 환호는 환호고 이제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정해야 한다. 루디샤를 통해 간단한 브리핑을 받았는데 아주 절망적이었다. 서부의 52개 사단은 90% 이상전멸했다. 서부에 남은 사단은 60사단과 192사단 두 개였다. 그 사단도 5만 명 씩 꽉꽉 눌러 담은 상태가 아닌 전사들이 많아 두 사단이 합쳐 5만 명이 될까말까였다.

나는 바로 서부로 가지 않고 수도 페르샤로 향했다. 그리고 총사령관 케리스와 면담했다.

“혹시 중앙에서 지원군을 보내 주실 수는 없습니까?”

“왜 수도 방위군이라도 줄까?”

어림도 없다는 이야기다.

“우리도 서부쪽의 일이 얼마나 처참한지 알고 있다. 북부 사령관과 협의하도록 해. 사단을 나눈다던가.”

엄청 무책임하게 얘기한다. 그나저나 북부사령관도 내정되었나 보다.

“북부 사령관은 누구입니까?”

“북부 사령관은 두 명이다. 덴슨과 노아드.”

“처음 듣는데요?”

“그렇겠지. 기업회의 간부들이거든.”

“예????”

“지금 우리는 유례 없는 공격을 당하고 있다. 자네가 갑자기 서부사령관에 임명된 거 보면 모르겠어? 우리는 지금 장교, 아니 장군급이 부족해. 최근까지 장교들이 줄줄이 사업한다고 떠나고 결혼하고 새 삶을 시작한다고 떠나고... 물론 군대가 힘들어서 잘 떨어져 나가는 직업이기는 하지만 지금 상황은 정말 위기야.”

“아니 그렇다고 군대랑 전혀 상관도 없는 기업회의 간부를 임명 하시다뇨? 차라리 예비역 장교들을 부르시는게 나을텐데요.”

예비역이라고 해도 나이 들어 퇴역한 것 보다 다른 일 한다고 군대를 퇴역한 젊은 장교들도 더 많다. 그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데도 왠 기업회의 놈들을 사령관으로 꽂은 것이다.

“나도 그럴려고 했는데 기업회의 쪽에서 강하게 밀고 나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인데 아무래도 남부반란군에게 자극 받아서 그런 것 같아.”

“자극이라고요?”

“자네는 연설 못 들었나? 기업회의가 돈만 밝히고 인류에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했잖아. 기업회의에서는 그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직접 군대를 지휘할 생각인 것 같아.”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최악의 결정이다.

“지금 당장 서부로 출발하고, 어... 그래. 혼자 보내는 것은 좀 그러니 지원군을 딸려 보내줄게.”

“지원이 있습니까?”

“그래 나가보면 지원자가 있으니 같이 서부로 가도록 해.”

보나 마나 몇 명 없겠구만. 지구군 본부 건물을 나서니 에프타인이 보였다. 괜히 더 열 받아서 한 소리 했다.

“난리 난 지구를 감상 중 이십니까?”

“남의 불행에 유쾌해 하는 성격은 아닙니다.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놈의 진심으로. 나는 에프타인을 무시하고 지원군을 찾았다.

“지원군은 어디 있지?”

내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 지원군은 접니다.”

에프타인이 말했다.

“네?”

“화성에서 지원하기로 했던 병력....”

“..그러니까 화성에서 병사 1명을 지금 지원한다는 뭐 그런 말이에요?”

나는 열 받아서 에프타인의 말을 끊어버리고 말했다. 에프타인은 자기가 지원군이라고 소개했는데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에프타인 혼자였기 때문이다.

“당황하시는 것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화성에서 지구까지 2주는 걸립니다. 당장 지원 가능한 인원이 접니다. 그리고 서부는 위급하니 저라도 지원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해서 지구 총사령관님께 제안드렸습니다.”

화성인 다운 뒷통수다.

“솔직히 말해봐요. 지금 지구가 곤란하니까 재밌죠?”

“농담으로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아...”

나는 어쩔 수 없이 에프타인과 루디샤를 데리고 서부로 향했다. 그리고 서부로 바로 들어갈 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금성군과 서부반란군은 완벽하게 유로피아를, 서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었다. 나는 바로 서부로 들어가지 않고 중부 안 서남쪽 방향의에렘이라는 도시로 향했다.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28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49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6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1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 화성 남자. 133세. 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

소년 – ?? 남자. 15세. 쓰레기장에 기절해 있었다. 리디스가 구조.

남자친구 – 지구 남자. 30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이름은 리튼 페일. 소령.

97사단 5연대 작전부장.

케테로스 미카드 – 금성 남자. 29세. 금성의 227대 왕

이리탈크 에실 – 지구 남자. 61세. 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 사망.

에더슨 베일렌 – 화성 남자. 84세. 642대 화성 대통령.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7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6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 – 화성 남자. 106세. 내정부 장관.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68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 – 지구 남자. 151세. 육군 대장.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7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 지구 남자. 67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3세.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6세.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2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 – 지구 남자. 55세. 육군 중장. 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0세. 생선가게 주인.

마리엔느 오센 – 지구 여자. 30세. 전업주부.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0세. 중위. 142사단 34연대 21중대 소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0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2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 – 지구 여자. 23세. 보험회사 안내원.

네라 울센 – 지구 여자 14세. 실종소녀. 사망.

셀로아 하린 – 지구 여자 119세. 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 사망.

유러스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2세. 경찰관.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38세. 금성군 총사령관.

리어츠 비란 – 금성 남자 78세. 귀족회 대표.

로드카 하디바이스 – 지구 남자 29세. 몬케르드 대학 조교. 남부반란군 대장.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3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2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0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48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 – 지구 여자 52세. 동부반란군 대장. 탈옥수 출신. 사망.

메이클 로더슨 – 지구 남자 79세. 중장. 142사단장. 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89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 – 지구 남자 61세. 소장. 89사단장. 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0세. 중장. 제2공군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48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0세. 상사. 보급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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