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포식자들의 세상-18화 (18/86)

〈 18화 〉 포식자들의 세상 ­18­

* * *

한창 지구 총수에게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물론 잔소리라고 넘기기에는 그의 직위적인 무게와 언성의 강도에 훨씬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재정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지구의 위기 의식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구는 질 수도 있다는 개념이 없는 것 같다. 물론 금성과 지구의 전력 차이가 심하고 이번에 사정거리를 늘린 미사일로 금성군의 침략을 막아냈지만 그것이 금성의 모든 병력인지도 확실하지 않거니와 지금도 이런 소리를 들을 때가 아니라 금성이 어떻게 되었는지 상황을 파악할 때이건만 총수는 미사일 개조에 들어간 금전적 손실만 따지고 있으니 회의감이 들었다.

총수는 소리를 지르다 지쳤는지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화장실이라도 가려니 총수가 말했다.

“다시 오게.”

“...알겠습니다.”

혼나는 것도 혼내는 것도 휴식이 필요할 정도로 긴 시간을 보냈다. 화장실에서 시계를 보니 그리 긴 시간도 아니었지만 역시 싫은 일을 하고 있을 때의 시간은 느리게 가는 법이다. 손을 씻고 총수실에 돌아오자 총수가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나는 총수가 계속 혼내면서 화가 좀 풀렸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까보다 표정이 더 안 좋은 것을 보고 정말 지독한 인간이라는 생각을 했다. 저래서 총수 자리에 오른 것이구나? 하지만 총수가 하는 말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서둘러 동부 지역으로 가야겠네.”

“알겠습니다.”

늙은 꼰대가 심각하게 대답하고 있었다.

“무슨 일 있습니까?”

“리튼 자네는 백칩 시술부터 받게! 맨날 물어보고 맨날 상황도 파악 못하고 뭐 하는 거야?!”

총수는 내 물음에 버럭 소리를 지른다. 늙은 꼰대가 진정 시키면서 나를 데리고 나갔다.

“아니 무슨 일 있어요??”

내가 묻자 늙은 꼰대가 말했다.

“가면서 말하자. 상황이 심각해.”

늙은 꼰대는 서부 복고주의자와 동부 복고주의자가 같은 시간에 지구 정부에 선전포고를 했다고 말했다.

“네?”

“셀로아를 처형한 것으로 복고주의자들이 봉기를 일으켰다고. 더구나 서부군과 동부군이라고 아주 조직적인 명칭까지 스스로 붙이고 있어.”

복고주의자 서부군은 유로퍼스를 점령해 버렸고 동부군은 메리크를 점령했다. 각각 서부와 동부의 중심지였다. 메리크는 내가 근무하는 마르카 주가 소속되어있다. 서부군과 동부군은 각각 선전포고를 방송했다. 시각은 오후 2시 30분. 서기 10000년이 되자마자 난리도 아니다.

나는 마르카로 가기 전 늙은 꼰대의 권유로 총사령관을 만나게 되었다. 즉, 국방부 장관 케리스다. 금성군을 미사일로 격퇴할 때 통신기 너머로 소리 지르던 그 사람이었다. 케리스는 재빨랐다. 지금까지 지구는 회의를 안하고 놀았다고 할 만큼 일사불란하게 회의를 진행했다.

물론 전략이나 전술이라기보다는 인사문제에 관해 진행되었기 때문에 속도가 빠른 것이다. 그리고 다들 이견도 없었다. 서부는 다이타르 기란이라는 젊은 중장이 서부사령관에, 동부는 늙은 꼰대가 미사일 방위기지장에서 해임되고 동부사령관에 재임명 되었으며 나는 97사단 작전장교에서 동부담당 총 작전관, 즉 동부 담당군 참모진에 배속되었다.

바보 취급하기는 했지만 막상 이렇게 되니 97사단 사람들이 걱정이 되었다. 늙은 꼰대는 동부담당 임시 본부로 같이 가자고 했다. 에프타인 이 인간은 무슨 하층민들의 마음을 헤아린다느니 하면서 총수가 할망구를 처형하는데 동의했지만 결국 이렇게 되었다. 전선이 두 개도 아니고 세 개, 더구나 내전이다.

금성군을 격퇴했지만 어쨌든 초전이고 금성이 또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상대해야 하는 세력이 두 개 더 늘어버린 것이다. 할망구는 살려놨어야 했다. 나는 늙은 꼰대에게 루디샤도 필요할 것 같다고 건의했다. 늙은 꼰대는 당연히 반대하지 않았다. 나는 통신기를 통해 루디샤를 수도의 공항으로 불렀다. 북적거리던 공항은 이미 긴급 폐쇄 절차라도 밟고 있는지 한산했다.

루디샤가 도착하고 비행선을 기다리는 동안 루디샤가 어느새 에프타인에게 받기라도 했는지 화면판(에프타인도 이게 무슨 기계인지 이름을 말 안해주었으므로 내 마음대로 화면판이라고 부르기로 했다)을 자신의 팔에 연결했다.

화면에는 로드카가 나오고 있었다. 저 허접한 젊은이가 왜 방송을 타고 있는지 의아했다.

“인공지능을 용인하는 댓가를 우리는 치루고 있다. 인공지능을 부활시키려는 복고주의자들, 금성 촌놈들. 모두 지구를 괴롭히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우리는 더 이상 기업회의를 믿을 수 없다. 돈벌이에만 관심 있는 기업회의녀석들이 인류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어서는 안된다. 나는 오늘부로 반인공지능파들을 규합하여 기업회의 녀석들, 금성 촌놈들, 어리석은 복고주의자들을 쳐부수고 인류를 위한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이건 또 뭐야?!”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우리는 공항에서 비행선을 기다리고 있다가 총사령관 케리스에게 남부에서 반인공지능파가 반란을 일으켰으며 규모가 상당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남부 담당에는 노웬이라는 나는 잘 모르는 사람이 남부사령관에 임명되었다. 노웬이라는 말을 듣자 늙은 꼰대가 인사는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중장으로 현역이었다고 하니까 이상한 실수는 안 하겠지?

어쨌든 나와 늙은 꼰대, 루디샤는 동부 본부인 아르카스라는 곳으로 갔다. 본부에 도착하고 곧 긴급회의가 소집되었다.회의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하여 명칭을 통일 시키는 작업도 했다. 복고주의자 서부군과 동부군은 각각 서부반란군, 동부반란군으로 지칭하기로 했다. 비행선에서 아르카스로 오는 동안 알게 된 정보들도 공개되었다.

서부반란군의 대장은 위실론이라는 남자로 할망구, 즉 셀로아의 오른팔이었다. 셀로아가 잡히기 전까지 측근으로 할망구를 직접 모시고 있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내가 잡혔을 때 얼굴을 한번 봤을지도 모르겠다. 동부반란군은 나도 잘 아는 인물이다. 97사단에 근무하면서 여러 번 이름이 오르내리던 클로시아라는 여자다. 209cm 145kg의 거인으로 성격도 포악해서 동부 쪽은 항상 끔찍한 테러와 학살이 끊이지 않았다. 내가 포로로 잡혔을 때 할망구의 태도는 같은 동료면서도 손을 놔버린 듯한 인상이었으니까 복고주의자의 수장도 반 쯤 포기하고 있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남부반란군은 로드카라는 대학 조교가 대장이다. 나는 로드카가 왜 이런 머저리 같은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신종 자살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 반란군 전부 대장 정도는 확인했지만 규모는 파악 중이라는 것이 중앙 총사령관이 말하는 소식이었다.

늙은 꼰대는 다시 한번 아르카스로 동부를 담당하는 전 사단이 모일 것을 지시했다. 그는 지시를 내리면서 각 미사일 방위기지 근처에 있는 사단은 책임지고 방위기지를 폐쇄하면서 오라고 했다. 금성군이 신경 쓰였지만 나도 늙은 꼰대의 명령에 이견은 없었다. 미사일이 반란군들에게 넘어가면 안 되기 때문이다.

동부군 본부가 아르카스로 결정된 이유는 아르카스에 동부 지역 최대 공군 기지가 있기 때문이다. 아마 다이타르 서부사령관도 서부지역 최대 공군 기지를 본부로 정했을 것이다. 남부도 큰 기지는 아니지만 공군 기지가 몇 개 있다.

어쨌든 우리는 기다리는 동안 엘리베이터 타워 쪽에 반란군들의 움직임을 파악해 줄 것을 요청했다. 중앙에서 마냥 정보를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엘리베이터 타워는 대기권을 넘는 큰 건물로 위쪽의 렌즈나 레이더로 반란군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엘리베이터 타워를 금성군을 막기 위해 폭파 시키지 않은 것이 절호의 수가 되었다. 엘리베이터 타워는 이제 반란군들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고 동부군 작전실은 동부지역 곳곳에서 오는 사람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전 97사단장, 작은 바보도 있었다. 최근(내가 잡혀 있을 무렵) 97사단장에서 페르샤 수도 방위장으로 임명되었다가 난리가 나자 다시 동부로 파견된 인물이다. 그것도 작전부장으로 말이다. 솔직히 나는 이 사람을 믿지 않는다. 군사적인 식견이 별로 없다. 사람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능력면에서 의구심이 드는 인물이다. 그는사무직 공무원이 더 제격인 인물이다.

그 외 7개 사단이 아르카스로 합류했다. 사단은 보직 구별 없이 각 5만 명 정도 인원이니 보병 인원은30만 명 정도 된다고 볼 수 있다. 2형 전차 3000 대, 최대 공군 기지 중 하나인 아르카스니까 신형 배치 된 전투기 500기를 포함한 14500기가 출격 대기 중이다.

늙은 꼰대는 이 시간이면 적어도 몇 개 사단은 더 합류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7개 사단 뿐이라는 사실에 초조해했다.

“동부 50여개 사단 중에 왜 7개 사단만 합류한 거냐.”

통신 장교처럼 보이는 장교가 곤란해 하며 대답했다.

“담당 지역이 반란군에게 습격 되는 바람에 지키느라 자리를 뜨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음..”

내부에서 일어나는 반란이 무서운 점은 군을 모으거나 전략에 따른 행동을 하기도 전에 이렇게 공격 받아 대응하기 까다롭다는 점이다. 더구나 여러 사단이 공격 받는 것은 클로시아 답다고 해야 한다. 테러도 이런 식이었다. 과거에도 반드시 두 군데 이상 복수 지역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빈틈이 보이면 시민들을 무차별 학살했다.

“그럼 7개 사단을 이끌고 각 지역을 구원군을 파견해야 할까?”

늙은 꼰대가 물었다. 나한테 묻는 것은 아니고 모여있는 장교들에게 물은 것이다. 작은 바보도, 다른 장교들도 열심히 대답했다. 가장 가까운 91사단이 담당하는 지역으로 출격하는 것이 회의에서 결정되려고 했다.

나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 좀 더 확실하게 승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반란군 뿐 아니라 뒤에는 금성이 있다. 각 지역을 구원하기 위해 출격하는 것은 시간과 병력의 낭비다. 나는 반대 의사를 내놨다.

“당연히 동부의 모든 사단을 규합해야 합니다. 적들의 전체적인 규모도 파악되지 않았는데 함부로 출격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럼 각 사단들이 죽어 나가도록 내버려 두겠다는 건가?”

그는 142사단장이다. 142사단장은 메이클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아니요. 각 지역을 방어하고 있는 사단은 방어를 그만 두고 아르카스로 오라고 해야 합니다.”

“아니 그렇게 되면...”

메이클은 말을 흐렸다. 13사단장 바티우스가 말했다.

“사단이 각각 지역을 지키고 있지만 병사들에게는 고향을 지키는 것과 같아. 장교들은 몰라도 병사들에게는 고향을 버리라는 것인데 그게 그렇게 쉽겠나?”

지금 아르카스로 모인 7개 사단은 단순히 공격 받지 않았기 때문에 모일 수 있었다. 바티우스가 말을 이었다.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는 이유는 또 있네. 동부 복고주의자들의 악명은 널리 알려져 있지. 자신의 고향을 버리고 가면 그들이 일반 시민들에게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르기 때문이야.”

입 다물고 있던 작은 바보가 말했다.

“그렇지.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사단장들도 작전부 장교들도 그 외 사람들도 마지막 작은 바보의 말에 동의하며 구원군을 조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나는 늙은 꼰대를 바라보았다. 늙은 꼰대도 그들의 말에 동의했다. 하지만 나를 보면서 말했다.

“그래도 젊은 작전관이 할 말이 있는 듯 한데. 들어나봅세.”

이거 설득할 수 있을까? 지금 모인 사단장은 118, 47, 89, 97, 142, 13, 그리고 105사단의 사단장들이었다. 그들은 비교적 동부에서 서쪽에 있는 사단들이다. 공격 받고 있는 사단들은 동부 안에서 북쪽과 동쪽 지역이라고 엘리베이터 타워에서 정보가 제공되었다. 아르카스는 최 서쪽, 지구중부에 가까운 지역이니까 병력을 출발 시켜도 시간이 걸린다.

클로시아의 악명 때문에 각 사단들이 자리를 뜨지 못한다면 지금 모인 30만의 보병과 3000대의 전차, 사용하기 애매한 14500기의 전투기들로 동부 반란군을 처리해야 한다. 전투기의 사용이 애매한 이유는 방금 엘리베이터 타워에서 알려준 수비하고 있는 지역이 숲이 우거지고 복잡한 지형을 가진 북쪽과 동쪽이었기 때문이다. 전투기로 공격해도 전부 우리 시민들이 존재하는 곳이고 지형이 복잡해서 반란군들이 작정하고 숨으면 육안으로 확인도 불가능하다. 또한 아직 반란군의 전체적인 숫자도 파악하지 못했다.

전략적인 우위를 점하고자 사단을 일단 모으기로 했으나 사태는 동부반란군의 빠른 공격으로 여의치 않았고 전투기를 출격 시키기도 애매하다. 그렇지만 공군 기지를 확보해서 전투기들을 확보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전투기가 적들에게 넘어가면 진짜 골치 아파지기 때문이다.

나는 루디샤가 화면에 띄어 준 지도를 보다가 아르쥬라는 주를 주목했다. 아르쥬는 사막 지형에 탁 트인 곳으로 전투기를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다음부터는 머리가 팍팍 돌아가기 시작했다. 사단들을 모으는 과정도 필요 없을지 모른다. 나는머릿속에서 전략을 세운 후 말했다.

“역시 각 사단들을 아르카스로 후퇴 시켜야 합니다.”

“우리가 한 이야기 못 들었나? 시민들을 팽개칠 셈이야?”

“정말 죄송하지만 우리는 반란군을 진압한다고 이 전쟁이 끝나지 않습니다. 금성이 있습니다.”

“그건 그렇지. 하지만 시민들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의무야.”

89사단장. 지쿠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길어질 겁니다. 길어지면 불행한 시민들이 지금 희생되는 시민들보다 더욱 늘어나게 되겠죠.”

“지금 희생되는 시민이라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아예 희생시키는 것을 상정하고 얘기하는 건가?!”

지쿠가 소리쳤다. 내가 대답했다.

“지금은 반란군을 빨리 진압해야 합니다. 금성이 무슨 짓을 할지 모릅니다.”

“누구는 안 그러고 싶겠어? 하지만 시민들이 위험해.”

“아니 왜 이렇게 고집을 피워? 시민들의 목숨을 뭘로 아는거야?”

여러 사단장들이 불만을 표한다. 나는 늙은 꼰대를 보았다. 눈을 찡그리며 약간의 신호를 주었다. 눈치 챘을까. 늙은 꼰대는 묘한 표정을 짓는다.

“일단 리튼 소령이 또 우리 군 기대주 아닌가. 뭔가 작전이 있으니까 이러는 것 아니겠어? 다들 한번 따라보는 것이 어떤가.”

“사령관님!!”

105사단장 웰론이 소리쳤다.

“리튼인지 뭔지 하는 놈이랑 친분이 있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 정도로 편파적이실 줄은 몰랐습니다!”

웰론은 그대로 작전 회의실을 나가버렸다. 늙은 꼰대가 나를 보았다.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뒤로는 사단장들은 모두 나가버렸다. 작전 회의는 엉망진창이 됐다. 작은 바보는 눈치를 보다가 나한테 왜 그렇게 마음대로 막말을 하냐고 우물우물 거리면서 한 소리 하고 나갔다.

늙은 꼰대가 말했다.

“이거 맞아?”

“네.”

“도대체 무슨 작전이 떠올랐길래 사단장들을 화나게 만드는거냐?”

“클로시아가 선전포고와 동시에 각 지역을 정신없이 공격하고 있습니다. 보통 방법으로는 빠르게 정리할 수 없습니다.”

“금성을 너무 의식하는 거 아냐?”

“완전히 의식하다 못해 금성만 바라보고 있어도 모자를 지경이죠.”

“뭐 생각이 있다니까 그러려니 하겠다만.”

“차라리 사단장들이 각 병력을 이끌고 마음대로 출격하게 하시죠. 단 공군은 안됩니다.”

“음.. 각 사단들을 통제하지 말라는거지?”

나는 늙은 꼰대에게 사단장들이 마음대로 행동해도 제재하지 말라는 부탁을 하고 나왔다. 그리고 루디샤에게 기자 양반 연락을 부탁했다.

“제 연락 코드는 어떻게 아셨어요?”

“아~ 누가 총수님 조카 아니랄까봐말하는 똑같네요.지금 상황이 위급하니까 나중에 따지도록 하시고요. 그보다 기사 하나만 업로드 해주시겠어요?”

“어떤 기사죠?”

“제목이야 뭐.. 기자님이 알아서 해주시는데 내용은... 동부 전선은 리튼 소령과 사단장들의 대립, 파루스 대장의 우유부단함으로 동부군이 제멋대로 갈라져서 행동한다는 내용으로 기사를 내주세요.”

“네에??아니 가서 뭐하고 계시는 거에요! 반란군이랑 싸우기는커녕 내부 분열이나 일으키고 있었어요?!”

“위장입니다 위장. 적을 속이려고 이러는 거니까 토 달지 말고 좀 해주세요. 그리고 이 사실은 총수님한테만 말씀해주시고요. 또 괜히 수도로 불려오고 하면 골치 아프니까.”

“아하. 위장이구나~.”

“왜요. 언제는 거짓말도 필요하다면서요? 어쨌든 분명히 부탁 드렸습니다?”

“좋아요. 호호.”

“하아. 여기 저기 전쟁 난 판에 웃음이 나옵니까?”

“뭐라고요?”

기자양반이 한 소리 하려고 하길래 루디샤가 바로 끊었다. 나는 곧장 공군 기지장에게 갔다. 공군 기지장의 정식 명칭은 제2공군 단장. 티메로파라고 이름이다.나이가 꽤 있는 할머니에 가까운 여자였다. 내가 말했다.

“단장님. 부탁이 있습니다.”

“회의를 개판 쳐 놓고 나한테 부탁이 있다고?”

그녀도 나에게 불만이 있어 보였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

“전략 상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적을 속이기 위해서 아군을 속였다고 할 수 있겠네요.”

“흠. 그러니까 무슨 수를 생각하고 있어서 그 안에 모든 장교들을 속였다는 건가?”

“몇몇은 알고 있습니다.”

늙은 꼰대만 알고 있었지만 한 명만 알고 있다고 말하면 나를 믿지 못할 것 같기에 몇몇은 알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거짓말을 싫어한다고 말하고 다녔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면 비웃겠지만 솔직히 거짓말 안하고 사는 사람은 없다. 거짓말을 당하는 것이 싫은 거지 하는 것은 얼마든지 정당화가 가능하다.

“무슨 부탁이지?”

여전히 말투는 날카롭다.

“앞으로... 몇 일 뒤에 아르쥬 사막 지역에 동부반란군들을 모을 것입니다. 탁 트인 지형이기 때문에 전투기가 폭격하기 아주 좋습니다. 그러니 단장님께서는 전투기 점검을 철저히 해주시고 함부로 출격하지 마시고 전력을 보존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른 사단장들이 혹시 출격을 부탁해도 거절하란 말인가?”

“그럴 일은 잘 없겠지만 예. 그렇습니다.”

“파루스 대장님은 이 사실을 아는가?”

“제가 아까 말씀드린 몇몇은 알고 있다에 파루스 대장님도 포함되십니다.”

“음...좋아. 알겠네.”

"그리고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 몇 일 뒤에 제가 전투기 출격 요청을 하면 무조건 아르쥬 사막 지역으로 전투기를 출격시켜주셔야 합니다."

"몇 일 뒤가 언젠데?"

"거기까지는... 저도 예측이 어렵네요."

"그래. 그러니까 몇 일 뒤가 되었든 내가 소령의 연락을 받으면 아르쥬 사막 지역으로 동부 반란군이 있는 곳에 전투기를 출격시켜 폭격하라는 거지?"

"바로 그겁니다."

티메로파는 짧게 알았다고 대답했다. 예상대로 7개의 사단장들은 출격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 앞서 엘리베이터 타워 쪽에서 동부반란군의 숫자가 120만 명 정도로 추산 된다고 보고가 올라왔다. 이는 북쪽과 동쪽에서 공격 받고 있는 사단들 숫자를 역산해 도출한 결과이다.

메이클이 나한테 굳이 와서 말을 걸었다.

“들었나? 120만 정도라는군. 전차도 변변치 않다고 하고 전력이 우리보다 열등해. 가뜩이나 열등한 전력이 각 사단들을 공격한다고 분산 되어 있다. 7개 사단만 뭉쳐서 공격해도 녀석들은 와해 될거야.”

적은 수의 적들을 큰 병력으로 각개 격파한다는 것은 괜찮은 작전이지만 돌아다녀야 할 지역이 꽤 되기 때문에 병사들의 체력적인 문제가 걸렸다. 또한 3000년 전 인공지능이 워낙에 환경을 잘 조성한 덕분에 동부 지역 안의 북쪽과 동쪽은 우거진 숲과 도시들이 잘 어우러져 있는 상태다. 중간에 게릴라 같은 매복 작전에 걸려들면 어쩌려는지 모르겠다. 나는 메이클의 말에 자세히 대답하지 않고 행운을 빈다고 말하며 출격을 방치했다.

어차피 내가 세운 작전의 공격 루트는 전투기로 결정했다. 불쌍하지만 7개 사단도 미끼로 활용될 예정이다. 7개 사단이 떠난 뒤 예비대와 공군 포함 2만 4천 명 정도 병사가 남았다.

나는 작전 준비를 위해 보급관을 찾았다. 거기서 나는 방탄소재의 방패를 주문 제작했다. 강도는 로켓탄도 견딜만한 정도의 강도, 개인이 휴대하고 다닐 정도의 가벼움, 그리고 병사가 보호되어야 하니 180cm기준 성인 남성의 몸 만한 것을 만들도록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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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28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49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6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1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 화성 남자. 133세. 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

소년 – ?? 남자. 15세. 쓰레기장에 기절해 있었다. 리디스가 구조.

남자친구 – 지구 남자. 30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이름은 리튼 페일. 소령.

97사단 5연대 작전부장.

케테로스 미카드 – 금성 남자. 29세. 금성의 227대 왕

이리탈크 에실 – 지구 남자. 61세. 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 사망.

에더슨 베일렌 – 화성 남자. 84세. 642대 화성 대통령.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7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6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 – 화성 남자. 106세. 내정부 장관.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68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 – 지구 남자. 151세. 육군 대장.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7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 지구 남자. 67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3세.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6세.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2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 – 지구 남자. 55세. 육군 중장.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0세. 생선가게 주인.

마리엔느 오센 – 지구 여자. 30세. 전업주부.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0세. 중위. 142사단 34연대 21중대 소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0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2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 – 지구 여자. 23세. 보험회사 안내원.

네라 울센 – 지구 여자 14세. 실종소녀. 사망.

셀로아 하린 – 지구 여자 119세. 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 사망.

유러스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2세. 경찰관.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38세. 금성군 총사령관.

리어츠 비란 – 금성 남자 78세. 귀족회 대표.

로드카 하디바이스 – 지구 남자 29세. 몬케르드 대학 조교. 남부반란군 대장.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3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2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0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48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 – 지구 여자 52세. 동부반란군 대장. 탈옥수 출신.

메이클 로더슨 – 지구 남자 79세. 중장. 142사단장.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89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 – 지구 남자 61세. 소장. 89사단장.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0세. 중장. 제2공군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48세. 소장. 105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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