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화 〉 19. 사제 아리아(5)
* * *
아르켈이 아리아의 옷을 벗겨간다.
한 꺼풀, 또 한 꺼풀 옷이 벗겨질 때마다 아리아의 심장이 요동쳐간다.
“아.”
그 탄식은 누구의 것이었을까.
남자에게는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봉긋한 과실이 제 모습을 드러냈다.
아리아는 양팔로 껴안듯, 가슴을 가렸다.
아르켈에게 안기겠다고는 결정했으나 막상 몸을 보여주니 부끄러움을 느낀 탓이다.
그녀의 얼굴은 심각할 정도로 붉게 상기된 상태다.
“괜찮아.”
아르켈은 뺨에 입맞춤하고는 아리아를 팔을 천천히 내렸다.
그의 손에 의해 허무할 정도로 쉽게 아리아의 손이 내려가, 다시금 가슴이 모습을 드러낸다.
좋게 말해도 크지는 않은 가슴이다.
그러나 한 손에 쥐기 딱 알맞아, 남자의 음심은 충분히 자극할 수 있는 크기였다.
그 중앙에 달린 연분홍색의 돌기는 마치 먹어달라는 듯, 꼿꼿이 서 있었다.
“흐윽?”
뜨겁고 미끌미끌한 혀가 가슴을 한껏 유린한다.
이질적인 감각,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각.
그러나 어머니가 될 여자라면 언젠가는 느낄 수 있는 감각.
아르켈의 제 젖을 빨고 있는 모습에 아리아의 마음속에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스며들었다.
“하읏.”
익숙지 않은 감정이 피어오른다.
익숙지 않은 감각이 등골을 찌릿찌릿하게 만들어, 음부가 간지러운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흐으윽.”
아르켈에게 분명 몸을 줄 생각이었지만, 이것은 다른 행위다.
“이런 행위가 필요한가요? 하아아.”
그렇기에 아리아의 말에 부정적인 낌새가 섞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적셔두지 않으면 엄청 아플 거야.”
‘적셔? 어디를요?’
아리아는 성에 관련해서는 거의 무지한 상태였다.
그저 신전에서 기초적인 지식을 교육받았을 뿐이다.
그렇기에 머리로는 아르켈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흐앙!”
제 비부를 쓰다듬는 아르켈의 손길에 의해 본능이 이해했다.
이제 곧, 이곳에 남자의 것이 들어오리라는 것을.
그러니 충분히 젖어야 한다는 것을.
“흐아아아……. 무, 뭐예요 이 감각은?”
아리아는 이날 이때까지 자위조차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이 쾌감이 낯설었다.
머리가 붕 뜨는 것 같아.
몸이 점점 뜨거워져.
애달파, 어서 아르켈이 더 만져줬으면 좋겠어.
“이, 이런 건 안 돼요!”
퍼득, 정신이 들었다.
이것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
몸과 몸이 결합하는 것이 아닌, 단지 쾌감을 위한 음란한 행위일 뿐이야.
이러면 안 돼.
사제로서 신의 뜻을 따르는 이로써, 이런 생각에 사로잡히면 분명 안 될지 언데.
“이 감각은 신께서 허락하신 여자의 기쁨이야, 아리아.”
황당무계한 소리다.
평소라면 곧바로 아르켈에게, 사악한 마족에게 그 입을 다물라고 윽박질렀을 것이다.
“하아, 하아앙….”
그러나 아르켈의 손이 또다시 비부를 쓰다듬자.
아리아는 낯선 쾌감에, 맹수 앞에 선 초식 동물처럼 그저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그러지 않으면, 신께서 여자가 이런 감각을 느끼게 창조하셨겠어?”
“아흣!”
평소라면 아르켈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조차 않았을 거다.
신전에서 음란함은 죄악이라고 교육받았기에.
하지만 지금은 사제가 아닌, 그저 아르켈에게 사랑을 느끼는 한 명의 여자이기에.
그의 말이 설득력 있게 들려왔다.
신께서 만든 육체에서 느껴지는 감각이다.
그렇다면 부정한 것도 뭣도 아니야.
그저 이 감각에 몸을 맡기고, 맡기고…….
“즐기면, 하앙…. 되는 건 으응…. 되는 건가요?”
“그래.”
아르켈의 긍정이 면죄부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아리아는 눈을 감고 그가 주는 쾌감에 몸을 맡겼다.
“하앙, 하으윽.”
아직 벗겨지지 않은 아래 속옷에서 질척질척, 음란한 음색이 퍼져 나가.
속옷은 이미, 비부를 가린다는 속옷으로서 기능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흠뻑 젖어서.
아리아의 비부에 쫙 달라붙어 그 색스러운 모습을 한껏 뽐낼 뿐이다.
“잘 느끼네, 아리아.”
음핵이 꼬집힌다.
그러자 아리아의 몸이 활처럼 휘었다.
아까까지는 부드러운 쾌감이 그저 몸을 훑을 뿐이었다면, 이번 쾌감은 온 몸을 찌르는 것 같아.
위험해, 이건 너무나 위험하다.
“아, 아르켈! 나, 나!”
아리아가 아르켈을 말리기 위해 그의 손을 잡는다.
하지만 그저 연약한 여자의 힘으로는 남자의 억센 팔을 막을 수 있을 리가 만무할 뿐.
“이상해져요, 이 이상하면 나! 이상해져! 이상해져!”
저항하려고 하나, 저항조차 할 수 없이 남자가 주는 쾌감에 그저 복종해야 할 뿐인 신세.
“그만해요오오옷! 나, 나 진짜로 이상해진단 말이에요! 끄으으읍!”
점점 커지는 쾌감에 아리아는 눈물을 흘린다.
“그마아안! 그만! 제발 그만해요오옷!”
고개를 저으며 그만두라고 애원하나, 남자의 손을 멈추지 않았다.
“이상해져도 돼.”
거칠어지는 쾌감의 물결에 필사적으로 저항하던 때 그가 상냥하게 아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마족과 몸을 섞으려는 사제부터가 이상하잖아. 그냥, 이상해져 버려.”
아, 그렇지.
나, 지금 마족과, 몸을 섞으려고 하고 있어.
강간이 아니라, 내가 원해서.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아리아는 지금껏 저항하던 것을 그만두었다.
“꺄아아아악!”
아리아가 쾌감에 물결에 몸을 맡기자, 변화는 극적으로 찾아왔다.
음부에서부터 전해지는 지나친 쾌감에 온몸이 꼿꼿이 펴진다.
그 쾌락을 조금 더 진하게 맛보고 싶어, 저도 모르게 발가락을 오므리며 필사적으로 몸을 떨었다.
난생처음 겪어본 몇 번이고 다가온 쾌락의 파도가 끝을 맞이하고서야.
“하아, 하아악, 헤에에.”
아리아는 지쳤다는 듯, 혀를 내밀고 숨을 들이쉬었다.
“벗길게.”
아르켈이 부드럽게 아리아의 속옷을 벗겼다.
그리고 바닥에 자신의 옷을 깔아둔 후,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간 아리아를 그곳에 눕혔다.
아르켈 역시 옷을 벗었기에 당연히 그의 성기가 아리아의 눈에 들어왔다.
“이상하게 생겼어요. 그리고 커, 꿀꺽, 커요…….”
그로테스크하게 생긴 흉물에 아리아는 두렵다는 듯 몸을 떨었다.
생긴 것도 그런데, 무서울 정도로 크기까지 하다.
“신전에 있던 책에선 요만하던데.”
아리아가 제 손가락 두 개를 겹쳐 보였다. 신전에 있던 책에 그려진 그림에서는 남자의 성기가 이 정도 크기였다.
눈앞에 있는 흉물과는 비교하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작은 크기다.
“평균적인 크기는 그럴 거야.”
“아르켈께 특별한 거예요?”
“응.”
“그렇구나…….”
저것이 제 안으로 들어올 수 있을까?
음부가 망가지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충분히 젖은 것 같으니까.”
아리아의 다리 사이에 들어온 아르켈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후 입술에 입을 맞춰줬다.
고작 그것뿐인데, 조금 전까지 들었던 걱정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이유는 뭘까.
아리아는 아르켈이 조금 더 편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게 제 양 다리를 한껏 벌렸다.
“으읏….”
그런 자세를 취하고 나서야 제 비부가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어.
“사랑해, 아리아.”
달콤한 속삭임과 함께, 아리아에게 파괴의 순간이 찾아왔다.
“끄으으으!!”
아파, 너무 아파. 살이 찢어질 것 같아. 음부가 망가져 간다,
저 흉물 때문에 처참하게 망가져 가.
처음 느껴보는 고통에, 아픔에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 아픔을 주는 원인에는 조금도 원망이 들지 않아.
오히려 그가 조금 더 쉽게 제 안에 침입하게끔 허리에 힘을 줬다.
“하아, 하아아. 후우, 후우우우.”
고통을 잊기 위해 심호흡을 하면서, 아리아는 슬쩍 아래를 바라보았다.
‘아직 반도 안 들어갔어요.’
흉물이 조금씩 꿈틀거려.
그것이 어서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표현하는 것 같아, 아리아는 시선을 올려 아르켈을 바라보며, 상냥하게 미소를 지었다.
“끝까지 넣어주세요.”
아리아가 아르켈에게 아픈 소리를 들려주고 싶지 않아, 손으로 입을 막는다.
“……응.”
“으으으으으읍!”
흉물이 생살을 찢고 이곳은 자신의 영역이라고 주장하듯, 아리아의 안을 헤집는다.
결국, 이어졌다.
‘부정한 존재와 이어졌어요.’
평범한 상황이라면, 아르켈이 평범한 마족이었더라면 아리아는 더 이상 신성력을 쓰지 못하리라.
하지만 아리아는 그가 신성력에 의해 몸이 회복되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보았기에 아리아는 아르켈을 부정한 존재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기, 기다려 보세요.”
아리아는 앵혈이 맺힌 제 음부에 손을 대고는, 신성력을 펼쳐보았다.
“힐.”
신성한 힘이 아리아의 손을 타고 빛을 뿜는다.
그리고 고통이 사라져 감을 느끼는 순간.
“아…. 아아…….”
아리아의 눈에 다시금 낙루가 떨어졌다.
“신성력, 쓸 수 있어요.”
마족과 이어졌음에도 신성력을 쓸 수 있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일어난 일이다.
그렇기에 이것은 분명.
“당신과 제 사랑은 신께서 허락한 사랑이 틀림없어요.”
신의 이적임이 틀림이 없었다. 신께서 마족과의 사랑을 허락해주셨어.
“너무 기뻐.”
그 사실에 감사하고, 아르켈과 이어질 수 있는 것이 너무나 기뻐서,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아르켈을 껴안느라.
“마음껏, 마음껏 저를 안아주세요, 아르켈. 당신의 여자로 만들어주세요…….”
아리아는 아르켈의 입가에 비릿한 웃음이 지어진 것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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