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화 〉 12. 두 여자(3)
* * *
“하.”
뜨거운 물에 들어오니 몸이 풀어지는 게 느껴진다.
“좋다. 좋아.”
이대로 세상만사 전부 잊어버릴 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그렇지 못해서 문제다.
결국, 나는 레베카와 메르넬라의 문제를 해결하기를 기피하고 도망치는 길을 택했다. 언젠가 오늘 해결하지 못한 이 문제가 발목을 잡게 될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할까.
“쯧.”
나도 모르게 혀를 차고 말았다. 두 여자가 싸우는 이유는 분명 나 때문이다.
아무리 일부다처제가 허락되는 세계라고는 하지만, 첫 번째 여자가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더욱이 레베카도, 그리고 메르넬라도 내게 거부당하고 있는 입장이니 더욱이 애가 타겠지.
“애매한 태도가 문제인 건 알고 있어.”
레베카에게는 반하게 만들어보라고 나 스스로 말했다. 과거 아르켈은 몰라도 지금의 내가 메르넬라를 확실하게 밀어낸 것도 아니었다.
내가 여지를 줬고, 그렇기에 두 여자는 내게 다가오려고 한다.
생각해보니 잔인하고 못 할 짓이네. 여지를 주면서도 다가오려고 하는 것을 막다니.
밀당을 하고 있는 거나 다름이 없었네.
“실례하겠어요.”
“들어갈게.”
어? 이 목소리는 분명…….
내 대답은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 대욕탕의 문이 열리고 두 명의 여성이 이쪽으로 걸어왔다.
“목욕 시중을 하기 위해 왔어요, 폐하.”
메르넬라는 분명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있지만, 그 풍만한 가슴은 도저히 가려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그 여체의 윤곽에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키고 말았다.
“이번만이야.”
반대쪽도 마찬가지. 메르넬라보다 작기는 해도 레베카 역시 거대한 가슴이 돋보인다.
오히려 조금 부끄럽다는 듯 수건을 꽉잡고 있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진…….
이게 아니라!
“뭐하는 거야?!”
이건 전혀 상정하지 않은 결과다. 끽 해봐야 둘이서 침묵을 유지한 채 식사를 하거나, 아니면 메르넬라가 그냥 자리를 피할 거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사이 좋게 욕실에 침입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레베카양과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아르켈 최근 다른 여자들한테 너무 눈을 주잖아.”
수증기 때문에 흐릿하기는 하지만, 두 여성이 이쪽으로 다가올수록 그 거대한 가슴이 흔들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눈을 감아야 한다. 보지 말아야 한다.
계속 보고 있으면 이성이 사라져.
그러나 나도 남자이기에 대놓고 봐달라는 듯한 모습에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 폐하와 맺어지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라이벌과 협력하면 아르켈을 반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조금 전까지 서로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이 났었던 사이가 이렇게 협력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던 거냐.
“게다가 폐하께서 최근 이 지방 덩어리를 굉장히 눈에 여겨보신다고 하셔서.”
“맞아. 아르켈 내 가슴 엄청 쳐다봤잖아.”
들켰었나. 하긴 들키지 않았을 리가 없지.
여자는 남자의 시선에 민감하다고 들었고, 더군다나 나는 숨길 생각 없이 메르넬라와 레베카의 가슴을 쳐다봤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유혹하러 왔지요.”
“유혹하러 왔어.”
겹치는 두 목소리와 함께 네 개의 풍만한 봉우리가 내 양팔을 껴안는 순간, 이성이 끊어졌다.
“놔.”
아, 이젠 나도 몰라. 내가 아무리 동정, 아싸, 찐따라지만 참는 것도 한계가 있다.
사랑에는 절제가 필요하다고? 지랄하고 있네.
이런 몸매를 가진 미녀들이, 이렇게까지 유혹해오면 내가 어떻게 참냐.
“싫어.”
“싫어요.”
“일단 놔봐.”
“또 거절하실 생각이신가요, 폐하? 여기서 거절당하면 저는 부끄러워서 자결할지도 몰라요.”
“나도 마찬가지야. 내가 부끄러운 걸 얼마나 참고 들어왔는데.”
“알았으니까, 놔.”
내가 이 필사의 유혹을 거절하리라 생각했는지 레베카와 메르넬라가 침울한 표정으로 내 손을 놨다.
그런 표정 짓지마. 애초에 여자가 이렇게까지 유혹하는데 참으면 그건 고자 새끼다. 그리고 나는 고자가 아니야.
“유혹은 너희가 한 거야.”
반쯤 누워있던 몸을 일으키고는 레베카와 메르넬라를 껴안는다.
“나도 이제 안 참아. 아프다고 울고불고 빌어도 모른다.”
“아…….”
“흐응…….”
따뜻해, 아니 뜨거워. 그리고 심장이 뛰는 소리가 귓가에 들린다. 이것이 내 심장 소리인지, 두 여자의 심장 소리인지는 나도 모르겠어.
내가 유혹을 거절하지 않을 생각이라는 것을 알자, 레베카와 메르넬라가 홍조를 띄운다.
“기꺼이, 폐하.”
“부탁해 아르켈.”
옥구슬이 굴러가는 목소리라는 게 이런 뜻일까? 약간의 비음과 함께 나를 바라보는 그 시선에 심장이 미칠듯이 뛴다.
“부디 미천한 저를 당신의 것으로 만들어주시길.”
“나를 네 걸로 만들어줘.”
하하하하. 이 유혹을 참으라고?
참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아니야.
“꺅!”
“과감하세요, 폐하.”
몸을 가리던 수건을 벗기자 풍만한 과실이 눈에 들어왔다. 레베카는 가슴 크기에 비해서 유두고 유륜이고 작은 편이네?
반대로 메르넬라는 큰 가슴답게 유두와 유륜도 큰 편이었다.
일단 감상평은, 놀랍다는 거다. 보통 이렇게 크면 늘어지기 마련인데 두 가슴 모두, 조금도 늘어지지도 않았다.
형태도 봉긋 솟아오른 게 너무 예뻐. 유두가 살짝 튀어나온 게 당장에라도 한 입 베어 물고 싶게 만든다.
“빨아보시겠어요?”
내 시선이 가슴에 고정됐음을 깨달은 메르넬라가 제 가슴을 내밀었다.
하, 그렇게 말하면……. 감사합니다!
“쮸우우웁!”
“꺄~”
메르넬라의 몸을 껴안고 마음껏 가슴을 빤다. 왠지 복숭아 맛이 나는 것 같은 건 혀의 착각일까?
가슴을 빨면서 동시에 다른 손으로는 비어있는 가슴을 주물렀다.
뭐야, 이 부드러움은.
마치 솜과 같은 부드러운 감촉에 홀려버릴 것만 같아.
나도 모르게 무심코 메르넬라를 마마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로 부드럽고, 따뜻하다.
“나, 나도 잊지 마…….”
레베카가 등 뒤에서 나를 껴안았다. 등 뒤에 레베카의 맨 가슴 감촉이 느껴져.
메르넬라보다 훨씬 탄력이 있어. 레베카의 가슴 크기를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탄력이다.
“쮸우웁.”
“하으으……. 폐하, 기분 좋, 하웃!”
깨무니까 반응이 좋네. 조금 더 들려줘.“
“흐윽. 짓궂으세요 폐, 히익!”
고개를 살짝 들어 메르넬라를 바라보니,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기쁨의 눈물이다. 영겁의 세월 동안 조금도 회답 받지 못했던 혼자만의 시간을 드디어 보상받게 되어 흘리는 눈물이 분명했다.
“울지 마.”
아르켈 이 새끼는 고자가 분명하다. 이런 미인이 먼저 구혼을 했는데도 수없이 거절하다니.
그렇게 치면 나도 마찬가지인가. 아니 나는 조금 다르지. 그냥 처음 보는 여자를 따먹으면 그건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잖아.
그럼 지금은 뭐가 되냐고? 짐승이 된 거지.
“꽈드득.”
“아, 아파요!”
조금 세게 깨물었나? 너무 맛있어서 나도 모르게 힘 조절을 못 했네.
“츄르르….”
“하아아, 그건 좋아요. 폐하의 혀, 너무 기분 좋아.”
메르넬라의 아픔을 보듬어주듯, 혀로 핥아주자 메르넬라의 입에서 녹아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앞에는 메르넬라, 뒤에는 레베카. 두 거유 미녀를 끼고 있다니 정말이지 사치스럽기 그지없는 조합이다.
“좀 더 좋아져. 쪼오옥.”
메르넬라의 가슴이 내 것이라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가볍게 키스 마크를 남겼다. 이건 앞으로 내거야. 다른 놈들 앞에서 보일 생각은 하지도 마.
“폐하, 폐하아아!”
독점욕에 미쳐 계속해서 키스 마크를 남겼다. 그것도 윗가슴에 집중적으로 키스 마크를 수놓는다.
앞으로 가슴 깨를 드러내는 드레스는 입지 못하게 만들어줄게.
“폐하아! 폐하! 폐하아아아!!”
동시에 유두를 꼬집기 시작하자 메르넬라의 비음이 높아진다.
“메르넬라는, 메르넬라는 폐하를! 끄으으읍!!”
가버렸나? 눈을 감은 채 몸을 덜덜 떨고 있는 메르넬라를 바라보았다.
가슴만으로 가버리다니, 보기에도 음탕하면서 감도는 또 얼마나 좋은 거야.
그나저나 가는 목소리를 참다니, 건방지네. 음란한 목소리를 들려달라고, 메르넬라.
“우오오옷!!”
다시 한 번 강하게 유두를 꼬집으니, 메르넬라의 입에서 짐승의 소리가 나왔다.
메르넬라는 갈 때 이렇게 울부짖는구나?
“우오옷……옷…. 추, 추한 소리 들려드려 제성해여, 폐하.”
“하나도 안 추한데. 오히려 꼴려서 좋아.”
“하아, 하아. 그렇게 말씀하시면 더더욱 사모하게 돼버려요……. 폐하아.”
쾌감에 몸을 떨면서도 고백을 하는 게 귀엽게 느껴졌다. 아, 조금 더 이 가슴 감촉을 즐기고 싶기도 하고.
“쪽! 쪽!”
목에서 보드라운 입술 감촉이 느껴져 뒤를 돌아보았다. 생각해보니 레베카는 아예 건드리지도 않았었지.
“이제 내 차례.”
“예.”
내가 존대하자 레베카가 깜짝 놀란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뭘 그렇게 놀라. 레베카는 상관을 따먹는 느낌인 쪽이 더 꼴리잖아.
“존대 계속할 거야?”
“예. 이쪽이 좋으니까요. 레베카님은 싫으십니까?”
“……변태.”
남자는 다 변태고 늑대고 짐승이야. 그걸 몰랐구나, 레베카.
“그럼 만지겠습니다.”
“역시 가슴부터구나.”
당연하지. 이 가슴도 계속 신경 쓰였다고.
“흐읏.”
마치 고무공과 같은 탱탱함이다. 이런 크기에 이 정도 탄력이 유지되는 게 신기할 정도야.
메르넬라의 가슴은 모성애를 불러일으켜 빨고 싶게 만드는 부드러움이 있다면 레베카는 자꾸만 만지고 싶어지는 탱글탱글 가슴이다.
“히윽!”
유두를 꼬집자, 그에 반응하듯 비음이 들려왔다.
“흐윽, 하아, 하아. 히극! 내, 내 가슴 가지고 놀지, 끄읍!”
가슴을 만질 때는 낮은음을 내고, 유두를 만질 때는 높은음을 내는 것이 마치 악기 같아서 나도 모르게 만지고만 있었네.
“만지지만 말고. 나, 나도 입술 자국 새겨줘.”
아, 귀여운 소리를 하네.
“명령하시는 대로.”
그 크고 탄력 있는 과실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