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판타지아-84화 (84/104)

〈 84화 〉 84 ­ 성지 발크락 下

* * *

쮸릅­

버트와 리아는 서로를 끌어안은 채 계속 키스를 나누었다. 혀가 뻐근하고 입술이 아릿했다. 침은 계속 끈적해져서 불쾌한 촉감으로 변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입을 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렇게 몸을 돌려 키스를 나눈 것만 해도 몇 시간 째였다. 이따금 엉덩이를 더듬거나 서로의 음부를 허벅지로 문지르거나 손으로 만져주기도 했지만 대부분 키스만 해댔다.

파하……

온종일 키스만 하던 둘은 잠시 입을 떼놓고 서로를 보았다.

버트는 리아의 검은 눈동자를 보았다.

리아도 버트의 까만 눈동자를 보았다.

서로의 얼굴이 희미하게 비춰지는 동공. 그 너머의 자신을 보게 되었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그것조차 보기 어려웠겠지만 게임 안에서만큼은 가능했다.

붉게 상기된 얼굴. 흥분에 취해 헐떡이는 모습이었다.

버트는 리아의 얼굴과 자신의 표정이 별반 다를 게 없었다. 한껏 흥분한 자신과 상대가 비슷하다는 느낌은 상상 이상으로 좋았다. 흥분의 공명이라 해야 할까. 공감이 된다고 할까.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동성과 몸을 섞은 게 얼마만인가.

아니, 이런 행위 자체가 너무 오랜만이었다. 고작 며칠의 시간이었지만 버트에게는 금단 현상이 일어날 정도였다.

정말로 게임 중독이 되어버린 걸까. 아니면 애정 결핍인가.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리아가 얼굴을 들이밀었다. 붉게 상기되었지만 무표정한 얼굴. 그 얼굴을 보니 다시 키스할 수밖에 없었다.

쪽……

찐득거리는 혓놀림. 침과 혀가 뒤섞이는 끈적한 소리.

이 공간에는 두 사람밖에 없었다. 다른 곳에 신경 팔지 않고 상대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모든 감각이 예민하게 활성화됐다. 그저 키스만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버트는 이것보다 더한 쾌락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키스에서 끝내고 싶지 않았다.

“……좀 더 할래?”

버트는 물었다. 리아는 가만히 버트를 보고 있다가 잔잔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버트는 자기도 모르게 미소가 그려졌다.

이 순수하고 귀여운 아이와 몸을 섞는다. 혹시 페이니가 처음 버트를 덮쳤을 때도 이런 느낌이었을까? 케틀라이아를 함락시킬 때와는 또 달랐다. 왠지 모를 죄악감이 느껴졌다. 크람스에서 소년들과 몸을 섞던 그때가 떠올랐다.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

버트는 리아를 살짝 밀치고 물었다. 겨드랑이에서부터 허리, 엉덩이까지 손으로 쓸어보고 파르르 떨리는 반응을 보았다.

리아는 잠시 망설였다. 버트가 알기로 리아는 이런 쪽의 지식이 많이 없었다.

하지만 본 게 있었다. 심지어 엔실라를 공략할 때는 합심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건 알지 못해도 본능적으로 깨우친 게 있었다.

그래서 고민했다.

이걸 입밖으로 꺼내는 게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인가.

그때 버트가 몸을 딱 붙여왔다. 우선 리아의 부드러운 가슴을 주물렀다. 볼륨감은 버트보다 부족한 거 같았다. 하지만 그 모든 걸 아우를 매끈한 피부가 있었다. 크기 따위는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손에 감기는 느낌이나 촉감이 훌륭했다.

“이렇게 가슴을 주물러줄까?”

그러다 유륜을 손가락으로 긁었다. 그러다 손끝으로 유두를 톡톡 건드렸다.

“아니면 유두를 만져줄까?”

버트는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내리더니 혀로 유두를 한 번 핥아올렸다.

“그게 아니면 입으로 핥아줄까?”

리아는 버트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움찔댔다. 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은근하게 뜬 두 눈이 살짝살짝 감겼다. 그것만으로도 이 무표정한 여인의 반응을 즐길 수 있었다. 오히려 그 표정이 언제 무너질지 기대됐다.

“가슴이 별로라면…… 보지가 좋아?”

버트는 리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음부를 가볍게 건드렸다. 그녀의 손가락이 닿은 순간 리아의 하반신이 움찔거리며 뒤로 빠졌다. 그러자 버트가 엉덩이를 콱 쥐어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

“클리를 만져줄까…… 그게 아니면 손가락으로 보지를 푹푹 쑤셔줄까…… 아니면 내가 입으로 빨아주는 게 좋을까……?”

버트는 리아에게 쉴 새 없이 음담패설을 늘어놓았다. 리아는 아직 버트가 만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상상이 가는지 애액을 질질 흘렸다.

그 반응에 버트의 새디즘이 서서히 깨어났다. 조금 더 이 귀여운 아이를 괴롭히고 싶어졌다. 케틀라이아는 그녀가 원한다는 욕망 때문이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엔실라를 소유하고 싶어서 괴롭힐 때와도 달랐다.

순수하게 그녀를 못살게 굴고 싶었다. 버트는 어떻게 하면 더 괴롭힐 수 있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에게 가벼운 쾌락을 맛보여주어야 했다. 아직 보기만 하고 본인이 겪은 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버트는 입을 크게 벌렸다. 한 입 크게 젖가슴을 베어 물고 애태우던 음부에는 손가락 2개를 겹쳐 먹여주었다. 발기한 유두를 혀로 탁탁 튕겨주며 힘차게 빨아주자 리아의 고개가 뒤로 넘어갔다. 손가락을 꽉 무는 음부는 손가락 2개를 번갈아 까딱이다가 한 번에 질 깊은 곳까지 쑤셔주니 허리를 틀어댔다.

“읏…… 흣……! 크흣……!”

리아의 입에서 억눌린 신음이 새어나왔다. 그녀도 버트와 마찬가지로 감각이 증폭된 건지 입과 손이 닿을 때마다 귀여운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 버트도 흥겨움에 차올라 점점 더 리아를 눅진하게 만져댔다.

질 안에 깊이 넣은 손가락을 구부려 질벽을 긁어준다든지…… 유두를 이로 살짝 깨물면서 끝 부분을 혀로 후벼판다든지…… 엉덩이를 아플 정도로 쥐었다가 풀어주며 주물러준다든지…… 유방을 깨물어 잇자국을 남긴다든지…… 엄지로 음핵 부분을 비벼준다든지……

리아의 몸은 금세 흥분에 먹혀 꿈틀거렸다. 손가락을 물고 있는 음부는 질척해졌고 부푼 유륜과 함께 빳빳하게 선 유두가 버트의 혀를 밀어냈다.

“흐하…… 흐읏…… 흣……”

그렇게 리아를 함락하던 버트는 약간의 욕망이 추가로 일었다. 페이니에게 당할 때는 분명 음경까지 구현해냈다. 엔실라 때는 촉수로 감각을 공유하고 잘 운용했다. 아마 음경도 비슷하게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다른 걸 하고 싶었다.

그때 버트의 머릿속에 떠오른 게 있었다. 그걸 생각한 순간 버트의 손에 그 물건이 잡혔다.

샤킬가의 창. 그걸 본 버트는 음흉하게 웃었다. 어째서 이 공간에 그 ‘아이템’이 있는지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이걸로 리아를 어떻게 골려줄까 생각했다.

“리아.”

버트는 창을 보여주었다. 그걸 본 리아가 화들짝 놀랐다.

버트가 그녀의 정체를 모르지 않았다. 씨앗에서 나왔고 리아주크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었다. 루하다의 반응을 보면 완전히 리아주크 본인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불안정하지만 부활한 마신. 버트가 리아를 인식하고 있는 형태였다. 리아도 그 부분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지금 그녀에게 창을 보여주는 건 미친 짓이었다. 샤킬가의 창. 그건 다름 아닌 리아주크를 꿰뚫었던 무기였기 때문이었다.

버트는 창을 쥐고 빙글 돌렸다. 그러더니 한 손에 넣고 구기기 시작했다. 단단한 창은 종이로 만든 것처럼 힘없이 우그러졌다. 그렇게 다시 펼쳐진 손 안에 만들어진 건…… 딜도였다.

“짠.”

리아는 그 어떤 말 대신 멍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버트는 딜도를 들어보이더니 리아의 음부에 갖다댔다.

리아는 2가지 이유로 깜짝 놀랐다. 첫 번째는 창에 꿰뚫렸던 기억 때문에, 두 번째는 딜도에 닿는 순간 온몸이 찌릿거리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저 단순히 기분 좋다는 느낌이 아니라 정신에서부터 반응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기분과는 반대로 본성은 거부하고 있었다. 리아주크가 품은 마기와 반대되는 힘이 담겨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리아는 딜도를 밀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자기도 모르게 하반신을 앞으로 내밀며 비벼댔다.

“이거 괜찮지? 이 창을 받을 때 어떻게 할까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이러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딜도로 만들어서 쑤시면 엄청 기분 좋아질 거 같았거든.”

버트는 그렇게 말하며 숨결을 섞어 속삭였다.

“넣을게?”

사전 예고는 짧았다. 그 말을 한 직후 바로 딜도를 밀어 넣었다. 서늘한 느낌의 딜도는 순식간에 리아의 구멍을 열고 들어가 질벽을 밀어냈다. 한순간 리아가 화들짝 놀랐고 음부의 모든 것이 경직됐다. 그 후 리아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분명 차가웠다. 그런데 순식간에 따스하게 변하더니 얼굴이 벌개지도록 열이 올랐다.

“어…… 아…… 아……?”

리아가 얼빠진 반응을 보이자 버트가 딜도를 콱 움켜쥐었다. 그 순간 버트에게도 리아의 느낌이 전해졌다. 딜도에 쑤셔지면서 흥분하는 그 느낌. 한순간 버트 자신의 음부에 삽입했다는 착각이 들었다. 그래서 버트의 얼굴도 잠깐 일그러지며 주춤거렸다.

신의 건축물에 있던 조형물. 고작해야 장식품인데도 가진 힘은 남달랐다. 특히 심연을 보게 된 버트에게는 그 물질의 정체를 쉽게 알 수 있었다.

‘이건…… 백신이 가진 힘과 비슷해.’

명명하길 신성력이라 부르는 것이었다. 그건 다른 종교에서 칭송하는 신들도 같은 힘을 갖고 있었다. 다만 리아주크와 그 궤가 달랐다.

‘긍정적인 힘은 신성, 부정적인 힘은 마기. 하지만 그게 아니잖아?’

버트는 잠시 딜도를 붙들고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리아의 손이 손목을 붙잡은 순간 고개를 들었다.

“리아?”

“더 해줘……”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 버트는 리아의 음부에 박힌 딜도를 내려다보았다. 삽입하고 몇 번 쑤시다말고 멈춘 상태였다. 그걸 본 버트는 아차 싶어 방긋 웃어주었다.

“미안.”

버트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여 가슴을 덥썩 물었다. 그러면서 딜도를 꽉 붙들고 힘차게 음부를 쑤셔주었다. 비좁은 구멍이 벌어졌다. 미끈한 딜도의 질감이 질벽 곳곳에 전해졌다. 비단 찌르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간간이 도중에 멈추고 기울여 끝부분으로 비볐다. 덕분에 전체적으로 문지르는 데 그치지 않고 곳곳에 직접적인 자극이 가해졌다.

“아으…… 으……”

리아는 눈을 감고 신음했다. 딜도가 질을 휘젓는 그 느낌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냥 쑤시기만 해도 기분 좋을진데 버트의 테크닉이 더해지니 머리가 녹아내릴 거 같았다. 지금까지 버트 자신이 당했던 걸 리아에게 그대로 전해주고 있었다. 안 좋을 수 없었다.

버트도 이제는 능숙하게 리아를 애무할 수 있었다. 그만한 경험이 있었으니 당연했다. 물론 다른 한 편으로는 흥이 올라서 능률이 오른 것이기도 했다.

창을 딜도로 바꿔서 찔러준다니. 이 얼마나 심각한 배덕감인가. 어찌 보면 잔인했지만 도덕심과 양심을 저버린 행위는 상상 이상의 만족감과 쾌락을 만들어냈다. 도무지 입이 근질거려서 참을 수 없었다.

“어때, 리아. 기분 좋지?”

“으으응……”

“너를 찔렀던 창이…… 네 보지를 꿰뚫고 있어. 그래도 좋아?”

“아으으……”

리아는 곧장 대답하지 못했다. 그것도 그럴 게 선뜻 좋다고 대답하자니 수치스러운 상황이었다. 버트의 말대로 자신을 죽인 무기로 흥분한다? 이 얼마나 파렴치한 상황인가. 그렇다고 아니라고 하자니 애액이 철철 넘치는 음부 때문에 거짓말도 할 수 없었다.

“좋아아……”

리아의 입에서 늘어지는 소리가 났다. 버트는 그런 리아와 키스해주었다. 그녀가 애액을 흘리 듯 질질 흐르는 침을 전부 핥아내고 다시금 그것들이 끈적해질 때까지 입을 떼지 않았다. 그러면서 딜도는 좀 더 힘차게 박아주었다. 간간이 손목을 돌리거나 아예 손바닥으로 질 끝까지 들어가게 짓누르기도 했다.

리아는 헐떡이면서 허리를 튕겼다. 버트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신음을 멈출 수 없었다. 딜도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머리가 저릿거렸다. 방금까지 느꼈던 수치심이 전부 잡아먹을 쾌락이 휘몰아쳤다.

버트는 리아의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입을 뗐다. 키스가 멈추자마자 리아가 입을 크게 벌리며 숨을 들이쉬었다. 버트는 딜도를 위쪽으로 들면서 아랫배를 꾹 눌렀다. 그렇게 딜도와 손바닥 사이에 눌린 근육을 부드럽게 마사지했다.

“아으응……! 아흑……! 아으으……!”

리아의 허리가 꺾였다. 상체를 뒤로 넘긴 리아는 그 상태로 계속 들썩였다. 도무지 몸에서 폭발하는 흥분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것이 오르가즘의 징조고 여지껏 느껴본 적 없는 쾌락이란 걸 알게 됐을 때는 이미 늦었다. 리아의 머리에는 흥분이 각인되고 있었다.

“좋아앗……! 아으응……! 좋아아……! 좋아……! 기분 좋아……!!”

기어코 리아의 입에서 흥분에 겨운 언어가 쏟아졌다. 버트는 대강 무슨 상황인지 알아채고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뭐가 좋은데? 너랑 똑같이 생긴 사람한테 따먹히는 게 좋은 거야? 그게 아니면 딜도로 보지 쑤셔주는 게 좋아?”

“전부 좋앗……! 버트가 내 보지 쑤셔주는 것도오……! 딜도로 찌르는 것도 좋아……! 키스도 좋아……! 버트랑 하는 거 전부 기분 좋아……! 그냥 해주기만 했던 거 내가 당하니까 너무 기분 좋아……!! 미칠 거 같아……!”

이제까지 과묵하게 있던 리아의 입은 쉴 새 없이 떠들었다. 그 후 리아는 천박하기 그지없는 소리를 내며 애액을 흩뿌렸다.

이제 곧 터진다.

버트는 그걸 눈치채고 리아의 목을 깨물었다. 그러면서 한 손으로는 가슴을 붙들고 검지로 유두를 굴려주었다. 동시에 딜도를 빠르게 쑤셔댔다.

리아는 서서히 찾아오는 오르가즘에 눈을 크게 떴다. 불안하게 떨리는 동공은 점점 까뒤집어졌다. 벌어진 입에서는 쉴 새 없이 신음과 호흡이 오갔다.

온다!

절정한다……!

리아가 애액을 흩뿌리며 절정함과 동시에 버트도 미약하지만 그 비슷한 감각을 느꼈다. 잠깐 아랫배가 지끈거리나 싶더니

“으읏…… 흐…… 꺄흣……!!”

리아는 작은 비명을 지름과 동시에 뻗어버렸다. 이런 쾌락을 맛보는 게 처음인 듯 싶었다.

버트는 리아의 음부에서 딜도를 뽑아내고 이리저리 살폈다. 그러다 한 가지 생각에 빠졌다.

이걸로…… 섹스한다면 어떨까.

버트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욕구불만 이후의 로그인이었다. 당연히 그녀도 쾌락이 고팠다. 그래서 버트는 질 안에 딜도를 박아넣었다. 그러더니 손을 조물거리며 질에 삽입한 것과 비슷한 길이를 뽑아냈다.

쌍방향 딜도……! 그걸 만들어낸 버트는 리아를 내려다보았다. 리아는 여전히 쾌락에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러다 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버트가 방금까지 자신의 음부를 쑤시던 딜도를 달고 있었다.

“어때…… 리아……? 이대로 해도 괜찮지……?”

리아는 멍한 얼굴로 늘어져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천천히 다리를 벌려보였다. 애액을 듬뿍 머금다 못해 질질 흐르는 음부. 그걸 본 버트는 달려 있지도 않은 음경이 발기할 것 같았다. 그래서 리아의 다리 사이로 파고 들었다. 그 후 딜도를 삽입하고…… 그야말로 짐승처럼 박아댔다.

쯔법­ 쯔법­

“아앙……! 흐앙……! 아앙……! 앙……! 으앙……!”

그야말로 절구질이었다. 리아는 완벽하게 버트에게 깔렸다. 버트의 딜도는 거의 반으로 접힌 리아를 무자비하게 내리찍었다. 버트는 섹스가 시작되자마자 머리가 몽롱해졌다. 그래서 거의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리아에게 딜도를 쑤셔줄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흥분감이었다. 그건 리아도 오롯이 느끼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이 느끼는 쾌락을 조금씩 전하고 있었다. 그것이 끊임없이 순환하여 무한 동력이 되었다. 그저 조금씩 얹는 것뿐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쾌락의 수치가 높아졌다.

즈컥­ 즈컥­

물이 가득 찬 질 안을 딜도가 박히면서 호쾌한 물소리가 일었다. 버트는 거의 정신줄을 놓고 박아대면서도 리아의 가슴을 빨아주거나 키스를 하는 걸 잊지 않았다. 리아는 그런 버트를 온 힘을 다해 끌어 안았다.

그야말로 터프한 레즈비언 섹스. 야생에서도 보기 어려운 야성적인 섹스였다.

기분 좋다.

기분 좋아.

서로의 기분이 느껴졌다.

어떻게 기분 좋은지도 알게 됐다.

버트에 대한 것도, 리아에 대한 것도, 상대가 보는 자신에 대한 것도 전부 느껴졌다.

그저 단순히 육체적으로 연결된 것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감응하고 있었다.

이건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위험성을 조금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머리가 저릿거리는 쾌락에 잡아먹혔다. 그래서 끊임없이 섹스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계산하지 않았다. 그저 이 체위가 질린다면 자세를 바꾸고 섹스를 하는 식으로 시간 감각을 느낄 뿐이었다.

버트는 리아를 온 힘을 다해 깔아뭉개다 그녀를 번쩍 들어올렸다. 그런 다음 리아를 위아래로 흔들어대며 섹스했다. 버트가 체중을 실어 박아대는 것과는 달리 리아의 자유를 앗아가고 본인의 무게를 더하여 박는 것이었다. 리아는 어떤 저항도 못하고 버트에게 붙들려 쑤셔박혀야 했다.

“아앙…… 흐앙…… 앙……”

츠벅­ 츠벅­

이제는 물소리뿐이었다. 신음도 이전보다 묵직하고 눅진해졌다. 완벽히 분위기에 녹아내린 두 사람은 간간이 키스를 하는 것 외에는 섹스에 몰두했다. 그렇게 얼마나 박아댔는지 몰랐다. 마지막은 흥분에 취한 리아가 버트에게 박힌 딜도를 핥아주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아움…… 움……”

리아는 버트의 딜도를 열심히 빨았다. 애액투성이인 딜도를 혀로 닦아내면서 전력으로 봉사했다. 버트는 이 순간만큼 남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리아와 진한 관계를 맺은 버트는 딜도를 뽑아냈다. 그녀의 손에 아직 버트 자신의 온기가 들어간 딜도를 넘겨주었다.

“……선물이야.”

“고마워…… 버트의 자지 잘 쓸 게……”

리아는 거리낌 없이 음담패설을 뱉었다. 그 후…… 버트의 정신이 꺼졌다.

*

“아.”

버트는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 아직 게임 속 세상이었다. 그녀가 있는 곳은 방 안이 아니라 축축한 동굴 내부였다. 어째서 여기 있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아랫배가 욱씬거렸고 다리 사이는 화끈거렸다. 리아와의 섹스가 그만큼 격렬했던 건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버트는 주변의 사람들을 보았다.

한 명은 길렌 백작. 다른 두 명은 모르는 얼굴이었다. 버트는 세 사람을 보다 그들의 시선에 고개를 숙였다. 언제 발가벗었던 걸까. 버트는 머쓱한 얼굴로 장비를 입었다.

“저기, 여기는……?”

“이제야 깨어 났구만.”

“걱정 했다, 나의 기사 버트여.”

“백작 님은 여전하시네요. 그런데 이 두 분은……?”

“버트, 너를 이곳에 데려올 수 있게 도와준 마법사 넬하트와 그레노다.”

백작의 소개에 넬하트와 그레노가 순서대로 고개를 까딱이며 인사했다.

“여기…… 그러고 보니 여기는……?”

버트에게는 상당히 그리운 공간이었다. 루하다를 처음 만나고 씨앗이 심어졌던 곳. 왜 자신이 여깄는지 알 수 없었다. 분명 자신은 로이첸 왕국에 있었는데?

“너를 넘긴 기사가 검은 동굴의 지하로 가라는 말을 남겼다더군. 그래서 여기까지 왔지만…… 지하가 어딨는 지는 찾지 못했지.”

“아하……”

“그러던 중에 갑자기 버트 너의 몸이 그림자로 뒤덮여서…… 음……”

“네?”

버트는 무슨 상황인지 몰랐다. 그래서 백작은 조금 상황 설명을 더했다. 그의 모든 설명을 들은 버트는 얼굴이 시뻘개져서 당황했다.

“그…… 전부…… 보셨단 건가요……?”

“전부…… 음.”

백작은 부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넬하트와 그레노조차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 공간에서 했던 모든 행위…… 그것이 그림자와 뒤엉키며 열심히 재현된 모양이었다. 시간은 많이 흐른 거 같진 않았지만 적어도 버트가 리아와 섹스를 했단 거 정도는 알기 충분할 정도로 표현된 듯 했다.

버트는 귀를 새빨갛게 물들이며 소리쳤다.

“루, 루하다! 루하다는 어딨어요?”

“루하다?”

백작의 반응에 버트는 아차 싶었다. 그러다 두 눈을 감고 루하다에 대한 느낌을 찾았다.

전 대륙으로 번져나가는 감각. 곧이어 루하다의 위치를 찾아냈다.

팟­

버트의 몸이 그림자로 스며들었다. 졸지에 세 사람은 그 자리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

다크나이트. 그들은 분명 강했다. 하지만 살상을 위한 전투를 하지 않고 도망만 치니 그들도 지쳐갔다. 심지어 그들은 무장한 상태로 두 다리로 뛰어야 했다. 추격조들은 말을 타거나 아니면 포위망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피윳­

“큿……!”

다크나이트 하나가 화살을 맞고 고꾸라졌다. 그는 곧장 붙잡혔지만 다른 이들은 앞만 보고 달렸다.

폭죽이 터졌으니 이제 도망칠 사람들은 도망쳐야 했다. 이제부터는 정말 각자 살아남아야하는 단계였다.

죽여선 안 된다. 이건 자칫 잘못하면 국제 문제로 번질 수 있었다. 어차피 붙잡힌 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다크나이트의 복식은 아직 판테스 왕국에 정식으로 알려지지도 않았다.

그러니 무사히 도망치기만 하면 이번 일은 넘길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달렸다. 특히 루하다를 인계받은 이들은 목숨을 걸고 피했다. 그들 대부분이 마성자였고 루하다의 힘을 접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의 신변은 곧 버트의 안위와 직결되었다.

“허억…… 헉……”

목숨을 걸고 지킨다. 그래도 점점 지쳐갔다. 포위망은 점점 더 촘촘해졌고 추격은 집요해졌다.

“잡아라!!”

“거기 서!!”

다른 곳에서 나팔이 울렸다. 나팔 소리가 한 번 터지자 사방에서 몰아쳤다.

심리적 압박감. 포위 됐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헉…… 헉……”

루하다를 업고 있는 다크나이트가 동료들을 돌아보았다. 동료들도 그를 보았다.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전방으로 빠르게 돌진했다.

뚫는다!

그들은 몸을 던져 포위망을 뚫으려 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키런 왕국이 대처할 수 있었다. 왕국군은 커다란 방패를 앞세웠다. 그러면서 그 사이로 창을 뻗어냈다. 방패와 창으로 만든 진법. 심지어 이것을 서너 겹으로 겹쳐버렸다. 정면에서 뚫기에는 상당히 힘들어보였다. 그렇다고 옆으로 빠지자니 추격조가 바짝 따라붙고 있었다.

뚫어야 한다!

불가능해도 해야만 했다.

그렇게 결의를 다진 다크나이트가 속도를 높인 그 순간……

“어?”

모두가 얼빠진 얼굴로 허공을 보았다. 갑자기 털이 곤두서고 소름이 확 끼쳤다. 피부가 저릿거리고 숨이 막혔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같은 감각을 느꼈다. 그 짧은 순간 키런 왕국군의 눈에 보인 건…… 없었다.

“어? 뭐야? 어, 어디 갔어?!”

퇴로를 막고 있던 병사들이 당황하여 소리쳤다. 뒤를 쫓고 있던 기마병들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그야말로 눈 깜빡할 순간이었다. 방금까지 쫓고 있던 이들이 어디에도 없었다. 키런의 병사들은 놀라서 주변을 수색했다. 그래도 결과물은 없었다. 그나마 그들이 본 게 헛것이 아니었다는 증거로 가득 찍힌 발자국과 전투의 흔적만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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