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화 〉 32 솔란의 탑 中
* * *
버트는 당황했다. 설마 묶여있던 사람이 속박을 풀어내고 자신을 대신 앉힐 줄이야. 너무 마음을 놓아버린 탓에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일 수 없었다. 차라리 공격을 당했더라면 무의식적으로 반격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녀가 한 건 그저 버트의 손을 잡아당기고 의자에 앉혔을 뿐이었다.
‘반응속도를 좀 길러야겠어.’
버트는 그렇게 생각하며 팔에 힘을 주었다. 악력만으로 돌벽을 뜯어낼 수 있는 버트였지만 팔걸이에 고정된 하찮은 가죽띠조차 끊어낼 수 없었다. 뭔가 특별한 물건처럼 보이지 않았는데 아마 판타지아의 시스템인 ‘감옥’ 때문일 것이다. 특별한 스킬이 없는 한 이 강제성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아니면 NPC를 잘 구슬려서 벗어나는 것도 한 방법이었지만…… 이곳이 어디던가. 마법사들 중에서도 엄선된 자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닌가. 당연히 여기에 있는 대부분이 매수가 통하지 않을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그렇게 잔혹한 실험은 행해지지 않는단 것인데……
‘아차…… 그 여자 내 모습으로 변했었지? 라이한테 폐 끼치는 일 하면 안 되는데……’
버트는 벗어나려고 버둥거리다 로그아웃을 하려 했다. 그런데 웬걸. 갑자기 전투 중이라 불가능하다고 뜨지 않는가. 버트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문이 열렸다. 버트는 어리둥절해하며 문쪽을 쳐다보았다. 거기에는 버트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남자가 서있었다. 그는 멀리서 버트를 훑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정말 싱싱한 몽마를 데리고 왔네. 역시…… 이곳에 소속된 보람이 있다니까. 후후후…….”
그는 음흉하게 웃으며 버트의 앞으로 다가왔다.
“일단 실험에 앞서 내 소개부터 하지. 마법사의 탑 소속 10성 마법사 큐엘이라 한다. 당장 네 목숨을 쥐고 있는 마법사이니 잘 익혀두는 게 좋을 거야.”
“아, 네…… 큐엘 씨……?”
“흠흠. 그래, 그런 저자세 아주 좋아. 몽마들은 죄다 건방지다고 들었는데 넌 다르군.”
“그야 전 몽마가 아니라……”
“아아, 그만”
큐엘은 다짜고짜 버트의 말을 막고 말했다.
“미안하지만 내게 매혹은 통하지 않아. 마법을 익히면서 정신적인 수양을 빼놓을 수는 없지. 물론 모든 번뇌로부터 자유로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정신 계통의 마법에는 저항할 수 있단 말이지. 그러니 괜한 시도는 하지 않는 게 좋아.”
“저, 그러려던 게……”
“자, 그럼…… 어디 한 번 볼까……?”
큐엘은 코를 벌름거리며 버트의 옆에 섰다. 그는 음흉한 눈길로 버트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 순간 버트는 라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따금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실험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그의 눈빛을 보는 순간 버트는 깨달았다.
‘……그렇다면?’
버트는 침을 꼴깍 삼켰다. 큐엘이 느릿하게 손을 뻗어 가슴을 움켜쥘 때까지 버트는 저항 한 번 하지 않았다. 어정쩡하게 그의 화를 건드리기보다는 일단 순응하기로 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것도 전부 그녀의 호기심 때문이 아니던가!
반면 큐엘은 옷 너머로 전해지는 폭력적인 존재감에 말을 잃었다. 곁에 다가선 순간부터 아찔해한 향기 때문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부드러움과 따뜻함이 손으로 전해지니 욕망을 자제할 수 없었다.
‘역시 몽마야. 하지만 이 미지의 힘만 분석한다면……’
몽마가 가진 매혹의 힘은 여전히 그 원리가 밝혀지지 않았다. 누군가는 마법이라고도 했고 또 누군가는 종족적인 특성이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그 어떤 이론도 서로 다른 지역의 몽마와 비교하면 파훼되었다.
몽마를 결정지을 수 있는 이론이 하나도 없단 뜻! 애초에 다들 몽마를 몰아내거나 대처하는 방법만 생각할 뿐 그 깊이까지 파고들려 하지 않았다.
‘그러니 내가 밝혀내야만 해. 이것만 있으면……’
큐엘은 음흉하게 웃었다. 그에게는 욕망이 있었다. 큐엘 역시 라이 못지않은 적성을 가진 천재였다. 하지만 라이가 조명되면서 그는 점점 뒤로 밀려났다. 나중에는 탑의 주인이 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자 큐엘은 자처해서 솔란의 탑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누구도 그를 돌아보지 않았다. 관심도 가져주지 않았다.
그 분위기가 도리어 큐엘을 성장시켰다. 한 분야에 통달하기도 어려운 마법을…… 큐엘은 무려 세 가지나 완주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연금술이나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라이에게 묻혔다.
올 클래스 매지션!
마법사가 모든 마법을 쓴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이건 불과 얼음이 공존한다거나 그런 수준의 문제가 아니었다.
불가능하다! 이론으로도 어려운 것이었으니 현실로도 이루어낼 수 없었다.
하지만 라이는 해냈다. 그가 이모탈이어서? 태생적인 차이가 있어서?
그건 결코 아니었다. 이모탈과 판타지아 주민과의 차이점이라고는 고작 ‘죽지 않는다’가 전부였다. 이모탈을 강제할 수단은 얼마든지 있었고 그들보다 강한 사람은 쌔고 쌨다. 그래서 어느 누구도 이모탈을 귀족의 자리에 앉히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안하무인이고 정체 모를 말만 지껄이는 미지의 집단이기 때문이었다.
이러니 블랙 남작이라는 최초의 이모탈 귀족이 주목받은 것이다. 어찌됐든 이모탈이라고 해서 특별한 점은 없었다. 그렇다는 건 라이가 해냈으니 판타지아의 주민인 큐엘 역시 해낼 수 있다는 듯!
‘무조건…… 내가 주목받고 말리라……’
큐엘의 욕망이 불타올랐다. 그리고…… 버트의 내부에 있는 씨앗이 그 욕망에 반응했다.
‘반드시 탑의 주인이 되어서 돈과 명예, 여자, 모두 차지하고 말 것이야!!’
한편 버트는 큐엘을 힐끔거리며 보고 있었다. 그가 가슴을 쥔 이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 가지 알게 된 게 있다면 그의 성욕이었다. 언제부턴가 씨앗을 통해 느껴진 것을 해석할 수 있었다. 그건 비단 자신에게 연결된 기사들의 욕구만이 아니라 접촉한 사람들의 욕망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당장 큐엘도 버트에게 상당한 성욕을 느끼는 듯 했다.
이게 정확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과 분위기만으로도 그걸 해석하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한참 큐엘이 자신의 꿈을 다짐하고 있을 때 버트가 말했다.
“저기…… 옷은 그대로 두실 건가요?”
“뭐?”
“조금 갑갑해서……”
“어어”
큐엘은 그 말에 어느 정도 납득했다. 지금 가슴을 덮은 가죽 상의는 갑갑해보였다. 마치 커다란 토마토를 랩으로 씌운 듯한 풍성함! 톡 건드리면 당장이라도 터질 듯한 빵빵함!
큐엘은 자신의 머리칼처럼 붉게 얼굴을 물들인 버트를 힐끔 보더니…… 상의 밑을 잡았다. 손가락 하나가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틈이 없었다. 그렇지만 억지로 밀어 넣으니 가슴이 부드럽게 눌리며 손가락이 들어갈 수 있었다.
‘큿……’
큐엘은 눈을 부릅떴다. 옷과 살에 끼인 손가락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손가락이 꽉 조여서 갑갑했지만 부드러움과 따뜻함에 파묻혀서 그렇게 나쁜 느낌이 아니었다. 그대로 위로 올리려 하니 엄청난 저항감이 들었다. 가슴 때문에 옷이 팽팽해진 탓이었다.
그렇게 어떻게든 힘을 주어 손가락을 올려 상의를 젖혔다. 그러자……
퉁!
한계까지 말려 올라간 상의는 가슴을 그대로 당겨올렸다. 그리고 결국 가슴이 빠져나왔고…… 엄청난 무게감을 자랑하며 그대로 버트의 제 살을 때렸다. 그 모습을 본 큐엘은 감탄했다.
“으옷……!!”
자기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버트의 가슴은 예뻤다. 둥그스럼한 유방은 제 무게에 견디지 못하고 타원형을 그렸다. 한 손으로 가슴 하나를 전부 쥘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크기! 여기에 윤기가 흐르는 피부에 먹음직스럽게 솟아난 유두! 고운 색의 유륜!
게다가 코를 자극하는 달달하고 상큼한 향기……! 은은하게 느껴지는 열기……! 욕망을 자극하는 삼중주에 큐엘은 그만 정신을 놓을 뻔했다. 그래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이럴수록 침착하게……!’
버트는 큐엘의 반응을 보고 단숨에 결론을 내렸다.
‘처음이구나……!’
큐엘은 대부분 버트를 접한 사람들이 보였던 반응과는 달랐다. 큐엘의 반응은 판테스 왕국 수도에서 보았던 아이들과 같았다. 버트의 머리는 빠르게 돌아갔다. 이대로 큐엘을 좀 더 유혹한다면 원하는대로 일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탈출도 시도해 볼만 했다.
하지만 어떻게……?
버트는 지금까지 씨앗의 마기로 유혹하거나 어리광이나 다름없는 행동만 했었다. 아이들을 끌어들이던 것도 그저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하는 식으로 했을 뿐 유혹과는 거리가 멀었다. 기사 이디아와의 관계 역시 작정하고 섹스를 하려던 것보다는 그의 욕망을 달래주려는 의도가 더 컸다.
그랬기에 지금의 버트에게는 아주 큰 시련이 주어졌다. 애초에 그녀가 있던 환경이 그런 기술(?)을 연마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원하면 이루어졌고 그러지 않아도 알아서 자신을 덮쳐왔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눈앞의 남자를 꼬셔야 한다!
페이니가 있었다면…… 아니, 페이니였다면 남자는 물론 동성조차 단숨에 유혹해버릴 텐데! 아쉽게도 버트에게는 경험은 많았지만 그런 재주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버트는 수많은 생각 끝에 침을 꼴깍 삼키며 말했다.
“만질 거예요……?”
버트는 열기 오른 얼굴로 고개를 살짝 숙이며 큐엘을 올려다보았다. 방금까지 옷을 벗겨달라고 한 것과는 정반대되는 행동!
수줍음을 머금은 청순함! 만일 다른 사람이었다면 주저 없이 그녀를 덮쳤을 것이다. 하지만 큐엘은 조금 달랐다. 그녀의 행동에 심장이 크게 뛰어 곧장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
“유혹하는 거냐……?”
그의 질문에 버트는 일이 틀어졌다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큐엘은 입맛을 다시며 그녀의 가슴을 두 손으로 힘껏 쥐었다. 버트의 가슴은 큐엘의 악력으로 부드럽게 뭉개졌지만 그의 손을 밀어낼 듯한 탄력을 자랑했다. 큐엘은 그 상태로 손 안에 가득 찬 살의 촉감을 만끽했다. 큐엘은 버트의 가슴을 주무르다 손바닥에 닿는 오돌토돌한 느낌에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우읏……”
버트는 입술을 잘근거리며 눈을 감고 있었다. 포르르 떨리는 속눈썹과 신음을 참는 그 모습에 큐엘의 이성의 끈을 아슬아슬하게 잡고 있었다. 단순한 색기만이 아니라 청순함까지 엿보이니 여자관계가 많이 없었던 큐엘로서는 견디기 어려웠다.
꼴깍
큐엘의 손이 천천히 버트의 가슴을 쓸었다. 그러다 손바닥에 닿았던 탱글한 유두를 힘껏 꼬집었다.
“하응……!”
버트는 크게 콧소리를 내며 어깨를 움츠렸다. 큐엘은 그 소리에 놀라 뒤로 물러났다가 손 끝에 걸린 유두를 보았다. 큐엘은 그 와중에도 그걸 놓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손가락 끝에 짓눌린 분홍빛 유두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 팽팽하게 당겨진 유륜을 보았고 뒤이어 유두에 매달린 것처럼 출렁대는 유방을 보았다.
큐엘은 급격하게 갈증을 느꼈다. 혀가 마르고 목구멍이 타는 듯 했다. 당장 눈앞의 탐스러운 하얀 덩어리를 깨물고 싶었다. 그래서 큐엘은 그녀의 가슴에 달라붙었다.
“흐읏!”
쯥 쯥
큐엘의 애무는 서툴렀다. 그리고 사나웠다. 그는 이를 세워 버트의 가슴을 깨물면서 유두를 핥았다.
그녀의 피부에서 나오는 단맛과 젖내…… 이 야릇한 분위기와 온기에 취해 그녀를 실컷 맛보았다. 버트로서는 그저 얌전히 가슴이 빨리면서 신음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그의 안타까운 애무에 동정하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필사적으로 젖을 빨아댈 줄이야……
버트는 숨을 할딱거리다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그녀의 붉은 머리칼이 가슴 위로 차르르 쏟아졌다. 큐엘은 정신을 차리고 입을 뗐다. 침줄기가 유두에 걸려 툭 늘어지고 유륜은 번들번들 빛이 났다. 하지만 다른 것보다 눈에 들어오는 게 있었다.
잇자국. 유두를 중심으로 선명하게 난 붉은 잇자국이 눈에 띄었다. 지적이고 고고한 마법사인 자신이 이렇게 짐승 같은 흔적을 만들다니! 큐엘은 이 모든 게 버트의 마법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두 번 다시 홀리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풀어주세요……”
하지만……
“갑갑해요……”
버트의 애처로운 목소리와 눈빛을 보는 순간 그의 결심이 무너져내렸다.
항거할 수 없는 매력. 지독하게 깊은 마력. 눈이 부실 미색이 큐엘을 무너뜨렸다.
찰각
속박에서 풀린 버트는 큐엘을 보다 문 쪽을 보았다. 이제 그는 완전히 함락됐다! 버트는 자신의…… 아니, 씨앗의 마기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대로 큐엘을 자기 종복으로 만들든 밖에 나가든 괜찮다는 걸 알았다.
어쩌면 그래서 고민했을지도 모른다. 그녀에게 선택을 할 권리가 주어졌기 때문이었다.
버트는 문과 큐엘을 번갈아보았다. 그러더니 그의 다리 사이가 부풀어있는 것을 보고 희미하게 웃으며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실험…… 계속 해야죠……?”
“어, 엉?”
“저에 대해 파헤치려는 거 아니었나요?”
큐엘이 대답하기도 전에 버트는 이를 세워 지퍼를 물었다. 그리고 그대로 입으로만 바지 지퍼를 내렸다. 여기까지는 어찌 성공했지만 후크를 풀지 못해서 손을 썼다. 그 뒤 팬티 역시 입으로 내려서 큐엘의 바짝 솟은 음경을 꺼냈다. 팽팽하게 발기한 탓에 팬티를 내리는 것 역시 힘겨웠지만 어떻게든 해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 페이니가 봤다면 대견해했을 모습이었다.
당연히 큐엘로서는 그녀의 미숙함과 성숙함이 혼재된 해괴한 모습에 정신을 놓고 있었다. 색기와 청순함을 고루 갖춘 매력……!
곧이어 귀두에서부터 착 들러붙는 촉촉한 입안의 촉감에 큐엘은 헛숨을 들이켰다.
‘이, 이건……?’
버트는 단숨에 큐엘의 음경을 집어삼키고 빨아냈다. 귀두에서부터 부드럽게 조이는 압박감……! 이건 손으로 맛볼 수 없는 황홀경이었다. 게다가 버트는 단순히 물고 빨기만 하는 게 아니었다.
버트는 혀끝으로 요도구를 긁어대거나 귀두를 갈랐다. 음경의 몸통을 입술로 조이고 이로 살짝 물기도 했다. 거슬리는 자극, 그것을 애무로 이용할 경지에 이른 것이다. 이번에도 페이니가 어디에선가 대견하다고 하는 것 같았다.
쮸웁 쯉
버트는 소리를 내어 큐엘의 음경을 빨다가 입을 떼냈다. 찐득해진 침이 입술과 귀두를 연결해주었다가 툭 떨어졌다. 버트는 혀로 입술을 삭 닦아내며 큐엘을 올려다보았다. 손으로는 쉬지 않고 자신의 침으로 젖어든 음경을 손으로 슥슥 문질러주었다.
“좋으신가요……?”
“좋아…… 아주…… 괜찮아……”
큐엘은 무심코 본심을 꺼냈다가 다급히 말을 바꾸었다. 그의 대답에 버트는 눈웃음을 지으며 음경을 꼭 쥐고 귀두를 혀로 챱챱 핥았다. 숨결이 섞인 혓놀림은 식어가던 귀두를 뜨겁게 달구었다. 큐엘은 그 자극에 허리에 힘이 풀리는 듯 해서 다리를 후들후들 떨었다.
그러자 버트는 자신이 묶여있던 의자에 그를 앉혔다. 그러더니 그의 다리 사이에 파고 들었다. 큐엘은 허벅지를 가득 채우는 버트의 부드럽고 따뜻한 몸에 숨이 막혔다. 바지 너머로 닿는 그녀의 살결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대체 어떻게 사람의 몸이 이렇지……? 혹시 몽마란 족속들은 죄다 연체동물인가? 그것도 아니면……’
큐엘의 복잡한 머릿속을 휘어감는 게 있었다. 바로 다리 사이에서 밀어 올리는 쾌락이었다.
“괜찮으신가요……?”
버트는 그렇게 말하면서 큐엘의 음경을 자신의 가슴 사이에 끼웠다.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팔로 가슴 옆을 눌러 음경을 빈틈없이 감싸게 했다. 그래서 그녀의 가슴골에 튀어나온 귀두 말고는 음경은 보이지 않았다.
입속과는 또 다른 뜨거운 압박감……! 이대로 음경이 녹아내리지 않을까 걱정까지 될 정도였다. 그 상태로 버트가 상체를 위아래로 흔들어대니 음경 곳곳에 빠짐없이 유방이 조여와 문질러댔다.
“허억…… 헉……”
버트는 헐떡이는 큐엘을 올려다보더니 입을 우물거렸다. 그러다 자기 가슴 사이로 침을 질질 흘렸다. 귀두는 뜨거운 침을 뒤집어썼다. 남은 침은 그대로 가슴 골로 들어가 음경과 가슴 사이의 틈을 촉촉하게 적셨다. 그 상태로 다시 가슴을 조이고 문지르니 조금 더 미끄럽게 음경이 자극받았다. 그렇게 하니 음경이 쥐어짜지는 느낌이 들었다. 여자 가슴이나 짜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자신의 생식기가 그렇게 조여지니 정신이 혼미해졌다.
“좋으세요……?”
“헉…… 헉…… 그래…… 좋아……”
“히히……”
버트는 아이처럼 순수하게 웃으며 몸을 움직였다. 큐엘의 반응에 버트도 절로 신이 났다. 그녀는 성에 대해 개방적으로 변하면서 섹스에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그녀는 잘 몰랐지만 수도 크람스에서 만난 아이들과의 관계, 악몽의 성에서 이루어졌던 기사들과의 관계, 마지막으로 화이트슈트와의 관계를 거치면서 그녀는 점점 공격적으로 변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큐엘을 통해 그녀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어가고 있었다.
바로 애무의 학습!
지금까지 그녀가 직접 애무를 했던 적이 얼마나 있던가. 끽해봐야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랬기에 자신의 몸이나 여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게 되었지만 남자의 몸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이 알지 못했다. 화이트슈트와의 섹스도 뭔가 아쉽게 끝난 마당에 버트는 큐엘을 통해 몇 가지 실험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때마침 상대는 여자와 관계를 해보지 못한 숫총각! 게다가 맹목적으로 버트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상태도 아니었기에 이런저런 애무를 시험해보기 딱 좋았다. 실험을 할 대상에서 실험을 하는 사람이 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지만, 큐엘은 그녀의 속셈도 모른 채 가슴 압박에 취해있었다.
‘여길 이렇게 하고……’
버트는 적당한 힘조절을 통해 어떻게 하면 자극이 심해지는지, 자극이 약해지는지를 알아보았다. 가슴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손과 입으로 하는 애무도 마찬가지였다. 이를 세워 자극하는 것도, 혀끝으로 특정 부분을 집요하게 핥는 것도 어디까지나 시험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기사들과의 관계도 이런 실험 정신은 없었다. 그야말로 문득 떠오른 생각이었다.
‘그땐 이렇게 하지 않았었지……?’
버트는 큐엘이 사정하기 직전 가슴으로 음경의 귀두까지 전부 감쌌다. 그러자 안쪽에서 꾸물거리는 느낌과 함께 정액이 가득 고였다. 버트는 의자에 늘어진 큐엘을 두고 음경을 쭉 빼냈다. 자기 가슴골에 고여있는 정액을 내려다본 버트는 큐엘을 힐끔 보았다. 그는 열기 오른 얼굴로 숨을 고르며 버트를 보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
버트는 가슴에 묻은 정액을 손에 모았다. 그러더니 큐엘이 보는 앞에서 손에 담긴 정액을 호로록 마셔버렸다. 그 모습에 큐엘은 화들짝 놀랐다. 그의 음경도 놀랐는지 사정 직후 축 늘어졌던 것이 벌떡 서버렸다.
버트는 입 안에서 끈적거리며 들러붙는 것들을 오물거렸다. 냄새는 비릿한데 생각 외로 맛 자체가 희미했다. 그저 식감이 좋지 않았다 정도……? 그 모습이 큐엘에게 또 자극이 되었나보다. 자기 정액을 먹는 것으로도 모자라 음미까지 하고 있었으니……
“크읏……”
큐엘은 정신줄을 놓아버렸다. 이미 2번이나 사정했는데도 그의 성욕은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불타오르고 있었다. 마법 연구에 몰두한 만큼 체력도 없어야 정상이건만 왜인지 오늘따라 힘이 넘쳤다.
자기도 모르는 새 음마에게 당하기라도 한 걸까. 그랬다면 자신은 그것밖에 안 되는 마법사란 소리였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언제 그녀가 자신에게 마법을 걸었는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이것이 그가 분석하려는 몽마의 실체일지도 몰랐다.
“저……”
그때 버트가 무릎 꿇은 자세로 엉덩이를 보였다. 어느 새 그녀의 하반신에는 옷이 하나 없고 풍성한 엉덩이와 허벅지가 보이고 있었다. 버트는 그 상태로 손으로 한쪽 엉덩이를 잡고 옆으로 벌렸다. 그러자 예쁜 색의 항문과 살짝 벌려진 음부가 보였다.
“계속 하실래요……?”
큐엘의 답은 정해져 있었다. 그는 이성을 잃은 짐승처럼 버트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 날 하루가 갈 때까지 버트의 육신에 취했다.
*
“후후…… 감히 날 실험체로 쓰려 해……? 뭐, 결국엔 이렇게 될 것이었지만……”
버트로 위장한 몽마는 몸을 덜덜 떨며 지상으로 향하는 승강기에 올랐다. 그녀가 걸고 있는 인식표를 보고 알은 체를 해오는 마법사들이 꽤 있었다. 몽마는 자연스레 그들을 지나치고 지상으로 향했다.
‘반드시 이번 일을 페슈트 님께 알려야 해. 그들은 리아주크 님의 흔적을 쫓고 있어……!’
몽마는 몹시 다급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페이니의 명령에 따라 자유롭게 주변을 돌아다니며 정기를 취하고 있었다. 물론 그건 구색일 뿐 실질적으로 그녀의 역할은 정보 습득이었다. 그래서 마법사 하나의 정기를 노리고 달려들던 그녀는 의외의 정보를 알게 되었다.
바로 마신 리아주크를 갈기갈기 찢어버린 이들의 소식! 그들이 견제를 시작했으며 리아주크를 섬기는 교단 블랙스타부터 차근차근 작업을 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몽마가 알고 있는 정보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흩어진 리아주크 님의 파편을 갖고 있다!’
그것은 판타지아에서 「밤」 세트 아이템으로 알려진 물건! 지금은 버트가 꾸준히 모으고 있었지만, 이제는 몇 개 남지 않았다. 하지만 나머지 아이템들은 위험한 곳에 있었다. 그리고 그 중 하나는……
‘백신.’
리아주크와 그의 추종자들을 몰아붙였던 강력한 세력. 이 세상에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리아주크와 관계된 이들은 알고 있는 존재.
‘부디 그들이 오기 전에……’
몽마는 탑을 나서자마자 날개를 펼쳤다. 그리고 날아오른 순간……
“포착.”
“확인.”
맑은 여성의 목소리. 곧이어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몽마의 양옆에 나타난 건 새하얀 머리칼과 하얀 눈을 가진 남녀였다. 그들은 저마다 몽마의 목과 팔을 붙잡았다. 몽마가 발버둥 쳤지만 그들에게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이거 놔……!”
“심문.”
“수긍.”
여인의 말에 남성은 몽마의 목줄을 쥐고 날아갔다. 지금 허공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어느 누구도 그들을 보고 있지 않았다. 마치 그들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대기.”
여인은 허공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리고 가만히 마법사의 탑을 노려보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