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화 〉 21 악몽의 성 下
* * *
페이니의 요구는 갑작스러웠고 뜬금없었다. 페이니는 아까처럼 허공에 앉아선 버트를 향해 삿대질을 하였다.
“평소 하던 대로 해. 뭔가 오해가 있어서 하는 말인데 내가 이들에게 새긴 저주는 내가 더 이상 건드릴 수 없어. 콱 박혔단 소리지. 다른 방법이라 한다면 나를 죽이거나 나보다 강한 마기로 저주를 누르는 것뿐이야. 근데 너희가 날 죽일 수 있어? 그렇다고 내가 죽어줄 수도 없지.”
여기까지 얘기했을 때 버트는 뭔가를 알아챘다.
이디아는 자기 의지와는 달리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니 목을 긁어대며 소리쳤다.
“마기? 그런 걸 대체 어디서 구하란 거야! 억지를 부리는 것도 적당히 해!”
“그렇다는데, 버트?”
페이니의 물음에 버트가 고갤 푹 숙이며 말했다.
“있어요…… 안에…….”
버트의 웅얼거림. 이디아는 갑옷을 하나둘 벗게 되었다. 그러면서 버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제, 그…… 거기…… 안에 있어요…….”
“뭐…… 요……?”
“그러니까 버트의 아기집 안에 있다고. 나보다 강한 마기가!”
“그게 정말…… 아니 그럼 남작님의 배를 갈라야 하는 거야?!”
이디아는 훌렁훌렁 옷을 벗어던지고 알몸이 되어 따졌다. 페이니는 팔을 슥슥 문지르며 질색하는 얼굴로 말했다.
“왜 그렇게 사고가 그로테스크 해? 씨앗에 최대한 다가가기만 해도 마기는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어. 자, 그럼 내가 왜 섹스를 해보라 했을까?”
“설마……?”
“쿠후후…… 자, 어서.”
손을 휘적거리자 이디아가 앞으로 휘청거렸다. 이제 자유의 몸이 되었다. 이디아는 페이니에게 달려들려다가 더 이상 앞으로 가지 못했다.
“남작님……?”
무엇이 자신을 붙들었다. 이디아는 주저앉은 버트가 손목을 붙잡고 애처롭게 올려다보는 걸 볼 수 있었다. 그 눈물이 한가득 고여 있는 눈망울을 마주하니 왠지 속 안의 모든 분노가 사그라졌다.
감정에 예민한 페이니는 그의 타오르는 분노가 식어버린 걸 알아채고 감탄했다.
말 한 마디 없이 단순히 손을 잡고 올려다는 것만으로 인간의 감정을 억제시키다니! 페이니는 생각보다 재밌어질 거란 생각을 하며 둘을 지켜보았다.
한편 이디아는 난감했다. 버트와 한 번 몸을 섞었지만 지금처럼 또렷한 정신으로 결론을 내린 게 아니었다.
무엇보다 페이니의 말마따나 살기 위해 하는 섹스는 그의 긍지를 짓밟는 일이었다. 차라리 이대로 죽었으면 죽었지. 버트를 범하는 짓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눈을 꽉 감고 뿌리치려는 순간……!
“이디아 오즈!”
불호령.
그건 아주 익숙했고, 지금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이디아는 고개를 돌려 엘도트를 바라보았다. 어느 새 정신을 차린 그가 이디아를 노려보고 있었다.
“선배님……?”
그의 호통에 이디아가 당황했다.
“아닙니다 선배님. 전 결코 제 자긍심을 꺾으면서까지 살려하지않았”
“해라.”
“예?”
그 순간 페이니를 제외한 모두가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이디아 오즈. 우린 방금 죽었다. 저항 한 번 못하고 붙잡혔고 남작님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걸림돌이 되었다.”
“그러니 더더욱…….”
“그러니!!”
엘도트의 외침.
“그러니…… 살아라.”
“무슨 말씀입니까!”
“우리의 죽음은 남작님과 관계없이 이뤄져야 한다! 그전까지 결코 남작님이 보는 앞에서, 남작님의 감각이 닿는 곳에서 죽어선 안 된다! 절대 저분께 짐을 지우지 말아야 한다!!”
그 순간 버트와 이디아가 동시에 뭔가를 깨달았다.
이디아가 돌아보았고 버트가 깜짝 놀라 손을 놓았다.
“죄, 죄송해요…… 하지만 도저히 죽게 놔둘 수는 없어서……! 죄송해요……! 저 때문에 이렇게 돼서……”
간신히 그쳤던 울음이 다시 솟구쳤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미안함. 그들의 목숨이 위험해지게 된 원인이자 그들의 긍지마저 부숴버리는 자신에게 자괴감이 들었다.
버트는 딸꾹질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래도 자신이 저지른 짓을 만회하기 위해 기꺼이 몸을 내주려 했건만. 엘도트의 외침을 통해 이 짓이 그들의 자존심을 깨부수는 행위란 걸 깨달아버렸다.
살려야 한다. 하지만 살리려면 그들에게 큰 상처를 주어야 한다.
두 가지 난제가 충돌하며 버트의 정신을 흔들었다.
그렇게 뿜어지는 마기는 정말 달콤했다. 무너져 내리는 순수함을 지켜본단 건 파괴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다 못해 넘쳐흐를 정도의 만족감을 주었다. 그때 이제껏 맛보지 못한 감정이 페이니에게 와닿았다.
“하, 젠장…….”
이디아가 푸른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버트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곤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더니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무례를 용서하세요, 남작님. 아니…… 버트.”
그렇게 속삭이던 이디아가 버트의 뒷머리를 쓸어 넘기며 어깨를 살짝 눌러 밀었다. 그러다 뭔가 생각났는지 페이니를 돌아보았다.
“이봐, 침대도 없이 하라고? 그러다 남작 님 등 나가!”
“마련해줄게~”
페이니가 손가락을 튕기니 둘의 몸이 둥실 떠올랐다. 그 밑으로 검은 매트리스가 솟구쳤다. 그 위로 얹어진 둘은 아까의 상황을 그대로 이어갔다.
이디아는 버트의 뒤통수를 받치며 쓰러뜨리곤 이마를 맞댔다.
코앞에서의 아이컨텍. 그리고 잔잔한 미소.
버트는 눈물, 콧물을 달고 훌쩍이며 올려다보았다.
“저, 저기……?”
“죄송하단 말로 분위기 깨는 것만 아니라면, 얼마든지 말해. 아, 옷도 벗어주겠어?”
그렇게 속삭이니 버트의 몸이 간질거렸다. 그의 말투는 물론 분위기도 확 달라졌다.
이 순간만큼은 버트와 이디아의 관계가 귀족과 가신이 아닌 여자와 남자. 섹스를 나누는 한 쌍이었다. 워낙 여성 경력이 화려한 이디아였기에 버트에겐 매우 자극적인 상황이었다.
분명 이런 식의 섹스는 몇 번이고 했었는데……!
‘뭐지…… 이거 되게 부끄러워!?’
버트는 순순히 갑옷을 거두고 알몸이 되었다. 그렇게 순순한 버트에게 행해지는 이디아의 애무. 이미 달아오른 버트를 흥분시키기엔 차고 넘쳤다.
쪽
이마에 입을 맞춘 이후로 뺨에 한 번. 짧은 딥키스……. 턱 밑쪽에 한 번. 목덜미에 한 번……. 그렇게 천천히 입을 맞춰 내려가면서 손으로 가슴 밑과 옆구리를 매만졌다.
“아…… 아으…… 아……”
이디아의 애무는 조금 다급했지만 꼼꼼했다. 어깨 위로 입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겨드랑이에서 시작해서 손가락까지 핥아주었다. 쇄골과 가슴 옆, 옆구리까지 혀와 입술이 닿음으로써 상체는 완전히 이디아에게 넘어가버렸다.
‘뜨거워.’
이번엔 하반신 공략……. 배, 배꼽, 골반, 아랫배……. 허벅지 안쪽과 바깥쪽, 무릎 뒤쪽……. 배를 애무하면서 손바닥으로 음부 주변을 건드려댔다. 다리 쪽으로 갔을 땐 두 손으로 조심히 받쳐 들어 입을 댔다. 종아리에서 발뒤꿈치까지 올라가고 나선 발가락 사이를 슥 핥고 마지막으로 발바닥에 입을 쪽 맞추었다.
이디아는 발바닥에 입을 맞춘 채 버트를 보았다. 그 상태로 눈이 맞으니 버트가 민망함에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이디아는 한 번 더 발에 입을 맞추고 버트 위로 올라탔다.
곧게 선 음경. 그녀의 음부에 갖다 대며 두 손으로 가려진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나랑 눈 맞추기 싫어?”
도리도리.
“부끄러워서 그래?”
끄덕끄덕…….
“버트,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데 얼굴은 볼 수 있게 해줘.”
이디아의 말에 버트가 손을 바르르 떨다가 천천히 얼굴을 보였다.
얼굴이 귀엽단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예쁘게 익었다. 눈물 때문에 눈망울이 한껏 커진 것처럼 보였다.
이디아는 고개를 틀며 입을 맞추었다. 그러면서 그녀의 음부를 조심스레 매만지다 음경을 겨누었다.
툭 닿은 뜨뜻한 음경은 무리 없이 버트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귀두가 질벽을 슥슥 긁으며 안으로, 안으로…… 끝까지 삽입됐다.
“흐응……!”
버트가 콧소리를 내며 몸을 움찔거렸다.
이디아는 한 팔로 버트의 허리를 받쳐 들었다. 무릎은 꿇고…… 다른 손은 그녀의 얼굴 옆에 두었다.
츠퍽 츠퍽
푹푹 찔러지는 이디아의 음경의 움직임은 부드러웠다. 삽입 후의 움직임 역시 그녀의 질 안의 지스팟을 찌르기 위한 것이었다. 느낌을 익힌 직후에는 곧바로 그 부분만을 때리도록 움직였다.
“하악?! 흐응?! 힉?! 힛……!? 힉!?”
안 그래도 흥분에 찬 버트로서는 조금도 견딜 수 없는 자극이었다. 여기에 이디아가 입과 손으로 치부가 아닌 나머지 부분을 애무하자 얼마 안가 부르르 떨며 애액을 흘렸다.
“느꼈어?”
“으…… 네에…….”
“그럼…….”
이디아가 뒤로 빠지려하자 갑자기 버트가 두 다리로 그의 하반신을 감싸 안았다. 덕분에 다시 삽입이 돼버렸다.
그녀의 과감한 행동에 이디아가 놀라 내려다보았다. 시선이 맞은 버트는 자기가 저지르고도 민망한 지 눈빛을 피하며 중얼거렸다.
“이…… 이디아도…….”
그 한 마디로 모든 걸 파악한 이디아는 픽 코웃음을 쳤다. 그러더니 들어간 음경을 뒤로 반쯤 빼고 힘껏 박아 넣었다.
“아웅!”
“애 배도 난 모른다.”
“네에…….”
그 말이 기폭제가 되었는지 이디아는 고삐가 풀려 미친 듯이 허리를 놀렸다. 이디아는 얼마 안가 그녀의 질에 한가득 정액을 퍼부었다.
사정을 끝낸 이디아는 바로 섹스를 끝내지 않았다. 자극되지 않은 부분을 더 만져주거나 키스를 해주며 버트의 흥분을 지속시켰다. 후희를 마무리한 이디아가 입을 슥 닦으며 일어났다.
“됐어?”
“너무 까탈하게 굴지 마. 너도 좋았으면서.”
페이니의 요염한 웃음에도 이디아는 굳은 얼굴을 펴지 않았다. 페이니는 아랑곳 않고 브론트에게 손짓했다.
성큼 걸어간 브론트는 이디아처럼 옷을 벗고 나서는 몸에 제어가 돌아와 목을 뿌득뿌득 풀어댔다. 그는 이디아처럼 휘청대지 않고 굳건히 서서 페이니를 노려보았다.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노려보던 브론트는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의 큰 손을 버트가 두 손으로, 고작 세 손가락만 쥐고 고개를 저었기 때문이었다.
브론트는 그녀를 보다 뒷목을 문지르며 말했다.
“저…… 주군에겐 좀 버거울 겁니다. 아무래도 체격 차이가 있다 보니…….”
그 말에 버트도 조금 난감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아직 발기하지도 않았건만 브론트의 음경은 묵직해보였다.
전부 들어갈 지……. 들어간다 해도 몸이 무사할지 걱정이었다. 버트가 슬쩍 페이니를 보자 그녀가 차선책을 내놓았다.
“뒤쪽 구멍이 있잖아?”
“여, 여긴……!?”
갑자기 엉덩이를 손으로 가리는 모습에 브론트는 헛기침을 했다.
“거긴 유연해서 그걸 받아들이기엔 무리 없을 거야. 사실 네 몸으론 뭔들 못하겠냐만…… 정 불안하면 거기밖에 없어.”
“다, 다른 방법은…….”
“없지~”
“하지만…….”
“괜찮습니다, 주군. 이대로 죽어도 여한은 없습니다.”
그 말에 버트가 화들짝 놀라며 손을 저었다.
“아, 그…… 게 아니라……!”
버트는 손을 가슴 앞에두고 쪼물거리며 말했다.
“더…… 더럽잖아요…… 브론트 님만 똥구…… 아니, 뒷…… 그…… 거기로 하면……”
고작 그런 이유로? 자기 몸에 대해선 아무 생각이 없는 건가……?
브론트는 그녀의 사소한 배려에 마음이 잠깐 끌렸다.
‘아니, 안 된다.’
최대한 개인적인 감정을 배제하겠단 생각을 되새겼다. 이건 사리사욕으로 하는 게 아니다!
그는 천천히 버트에게 다가갔다.
“아, 넣기 전에 충분히 적시지 않으면 여기저기 찢어져서 무지무지 아플 걸?”
페이니의 충고 아닌 충고에 버트가 화들짝 놀라 돌아서려다말고 브론트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난감했다. 물이라도 떠와야 하는 건가.
버트는 한 가지 대책을 떠올리고 침대에 걸터앉았다.
“그…… 만져도 되죠……?”
“아, 네…….”
허락을 구한 버트는 브론트의 다리 사이로 손을 뻗었다. 조금씩 머리를 세우는 음경이 두 손에 쥐어졌다.
그가 지금까지 접해온 남성기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한 손으로 간신히 쥘 수 있을 정도로 두터운 굵기에 버트는 침을 꼴깍 삼켰다. 그런데 더 커지고 있지 않은가. 버트는 서서히 부풀어 오르는 그의 음경을 두 손으로 천천히 문질렀다.
‘진짜 크다……’
정말 찢어지지 않을까……? 힘을 줘보니 너무 땡땡해서 그녀의 노력이 무색해질 것만 같았다. 물론 그 생각은 잠시 뿐이었다. 이미 버트의 얼굴은 기울어져 붉게 달은 귀두를 핥고 있었다. 혀로만 감질나게 적셔대던 버트가 입을 최대한 열어 귀두를 텁썩 집어삼켰다.
‘너무 커!’
웁…… 턱이 절로 벌려졌다. 귀두에서 더 뒤로 삼키려고 했지만 입안을 가득 채우는 바람에 시도로 그쳤다.
쭙……침이 잔뜩 고여 촉촉히 젖었을 쯤에 버트가 입술을 오므리며 힘껏 빨아 당겼다.
조임과 흡입력……! 브론트는 그녀의 입에 기분 좋게 느끼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손을 뻘쭘히 두었다.
마음 같아선 자신의 것을 붙들고 열심히 고갯짓을 하는 버트의 머리를 쓰다듬고 싶었다. 하지만 주군의 머리에 함부로 손대는 건 실례라 여겼기에 생각으로만 만족했다.
그 사이 버트는 침을 최대한 묻혀가는 쪽으로 애무를 했다. 귀두가 흥건히 젖도록 빨고 핥다가 충분하다 싶어 입을 뗐다. 나머지 부분 역시 혀를 빼물고 고개를 꺾어가며 구석구석 적셔놓았다.
음모가 뺨에 닿았지만 개의치 않고 더 나아가 뿌리 끝까지…….전부 그녀의 침이 발라졌다.
“괜찮아요……?”
“네…… 괜찮습니다…….”
사실 좋습니다란 말이 나와야 했지만 브론트는 괜히 말을 바꾸었다. 버트는 묵직하게 솟아있는 음경을 조물거리다 이제 괜찮겠다 싶어 뒤돌아 엉덩이를 쭉 내밀었다.
침대 덕분에 높이가 맞아서 괜찮겠다 싶은 버트는 두 손을 앞으로 짚었다.
‘좀 더 자세를 잡아야 하나……?’
그가 넣기 힘들 수도 있단 생각에 볼기를 꽉 잡으며 양옆으로 벌렸다.
진풍경이었다. 도톰한 엉덩이와 통통한 허벅지. 그리고 활짝 열리면서 뻐끔거리는 깨끗한 항문과 애액으로 번들대는 음부가 보였다.
브론트는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욕망을 간신히 억누르며 다가섰다. 물론 생각은 그러하였지 실제 움직임은 달랐다.
페이니의 손짓에 풀썩 주저앉은 브론트는 버트의 하반신을 코앞에서 보게 되었다.
애액이 방울져 떨어지며 선홍빛 입을 벌리고 있는 음부. 숨 쉬듯이 움찔거리는 항문. 그리고 손가락이 파묻힌 엉덩이!
브론트가 절로 입을 벌렸고 그때 페이니의 말이 들려왔다.
“네 주인이 더러운 곳을 핥아줬는데, 너도 보답해줘야 하지 않겠니?”
그 말에 버트가 돌아보았다.
“저기?”
브론트는 홀린 듯이 그녀의 엉덩이를 콱 붙들고 항문에 입을 갖다 댔다.
“꺄악?! 잠시만요?! 아!?”
버트는 경악하며 앞으로 쓰러졌지만 브론트는 입과 손을 떼지 않고 더 밀어붙이며 혀로 엉덩이 골을 핥아댔다. 버트는 차마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침대에 상체를 묻으며 입술을 잘근거렸다.
이디아 때도 그랬지만 지금 이 자세도심할 정도로창피했다.
게다가 인체에서 가장 더러운 부분을……! 버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몸이 좋아한단 것이 느껴졌다.
쭙쭙 쭈우웁
‘싫어. 싫어. 싫어…… 기분 좋잖아……’
앞에서 누가 보지도 않는데 부끄러워서 얼굴을 가렸다.
브론트는 거리낌 없이 항문 주변을 핥다가 혀를 안으로 넣었다.
이미 펠론의 지하에서개발(?)된 곳이어서 그런지 혀는 무리 없이 밀려들어갔다. 특유의 짙은 지린내도 느껴지지 않았다.
브론트는혀를 항문 안쪽을 핥다가 혀를 빼내고 엉덩이 골을 세심히 긁어 올렸다. 그러더니 누가 시키지도 않았음에도 일어서서 그 두터운 음경을 엉덩이 사이에 끼우더니 슥슥 위아래로 비벼댔다.
엉덩이 사이로 느껴지는 온기가 음부에 닿았을 때와는 사뭇 느낌이 달랐다. 버트는 민망해서 이불을 씹으면서 몸을 떨었다.
“흐으…….”
브론트는 이런 쪽으론 서툰 건지 아니면 처음인 건지, 계속 삽입을 시도하려다 미끄러뜨렸다. 이 행위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버트를 계속 애가 타고 긴장되게만들었다.
보다 못한 페이니가 브론트의 뒤로 날아들어 그의 음경을 쥐고 항문을 겨누게끔 조준해주었다. 그의 등을 툭 밀자 쇠가 자석에 끌리는 것처럼 급하게 삽입이 이루어졌다.
쯔억
크기가 무색할 정도로 너무 쉽게 브론트의 음경이 버트의 내장을가득 채웠다.
“으아아앙……!”
버트는 삽입을 할 때부터 아랫도리가 완전히 밀착할 때까지 늘어지는 신음을 흘렸다. 브론트가 끝까지 집어넣고 가만히 있을 땐 헐떡거리며숨을 골랐다.
“괘, 괜찮으십니까……?”
“아응…… 조금 이상한데…… 괜찮아요…….”
만일 그녀가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면 지금 당장 괴랄함에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
배설을 역으로 하는 느낌이라니! 아무리 그녀가 민감해도 그 생각 때문에 쾌감이 묻혀버렸을 것이다.
쯔욱 쯔억
브론트는 버트가 무리 없이 받아들이는 듯하여 서서히 하반신을 움직였다. 두께가 두께다보니 밀어 넣으면 주변 엉덩이 살이 같이 밀려들어갔다. 빼내면 항문이 뽈록하니 딸려왔다.
아프지 않을까. 브론트의걱정은 간드러진 버트의 신음으로 해소되었다. 원래 이 정도면 아픔에 몸서리쳐야하지만 버트의 몸이 워낙 질기다보니 손상이 적었기에 아픔도 적었다.
무엇보다 애널 섹스를 아는 사람과 한단 창피함에 버트가 다른 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저 왔다갔다 하는 브론트의 음경이 또렷하게 느껴진단 것 말곤…….
장벽에서 꽉 차오르는 느낌과 주름 사이사이를 긁어대는 귀두의 가장자리가 정말 자극적이었다.
앞에 넣는 것과는 다른 맛이라 해야 하나……? 펠론 성에서 몇 병사들이 참지 못하고 이 부분을 사용하긴 했지만 지금처럼 확실한 자극이 없었다.
이제까지 그녀가 성감대란 생각도 못한 부분이 이번 일로 서서히 깨어났다.
그래서일까. 음부는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애액을 떨구며 바들거렸다. 물론 직접 만지는 것이 더 좋았다.
‘좀 더…… 좀 더어……’
버트는 손 하나를 슥 내려 음부를 격하게 문질러댔다.
앞과 뒤의 자극. 꽉 조이는 항문과 내장. 전신이 떨리고 뱃속이 울리는 힘찬 섹스…….
버트, 브론트, 둘의 교합은 힘이 있었다. 덩치만큼이나 강하게 몰아세우는 브론트의 공격(?).
그 순간 버트의 몸이 붕 떴다. 브론트가 뒤에서버트의 허리를 끌어안고 들어 올려버린 것이다.
츠퍽 츠퍽
브론트는 그대로 버트를 위아래로 들었다 내리면서 동시에 허리를 튕겼다. 버트는 고개를 뒤로 꺾으며 자지러지는 소리를 냈다.
“흐아……! 아앙……! 아으응……! 아앙……! 앙……!”
음부를 만지던 손이 무색하게 그의 음경이 내장을 파고 들 때마다 그 진동이 질 안쪽까지 울렸다. 앞에 삽입하지 않았음에도 박히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버트는 브론트의 주도로 흔들거리다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정액을 맞이했다. 항문사정의 이질감을 느끼며 버트는 한숨과 함께 침을 꼴깍 삼켰다.
헥헥…… 버트는진 빠진 강아지 같은 모습이 되었다. 브론트가 고생하셨단 말을 남기고 그녀를침대에 사뿐히내려놓았다.
브론트가 이디아가 서있는 쪽으로 물러났다.
이번엔 엘도트의 차례였다. 엘도트는 묵묵히 다가왔고 옷을 벗었다. 그렇게 버트의 앞에 서기까지 별 감정이 없어보였다.
허나 버트의 본능은 그의 괴로움을 느꼈다. 그녀의 앞에서 자세를 잡기까지 엘도트의 얼굴에는 조금의 흥분도 기대감도 없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엘도트의 외침으로 깨달은 버트로선 말없이 몸을 포개져오는 걸 끌어안을 뿐이었다.
“미안해요…….”
그녀의 사과에도 엘도트는 말이 없었다. 그저 그녀의 음부에 손가락을 밀어 넣고 안에 가득 찬 정액을 긁어낼 뿐이었다.
무심한 애무.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먹었는데 어떤 맛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대충 전희를 끝내고음경을 겨누고 삽입하기 직전.
엘도트가 속삭였다.
“말씀 낮추셔야 합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귀족으로서 모범을 보이셔야죠.”
“싫어요…… 귀족이니까 제멋대로 할 거예요…….”
그녀의 투정에 엘도트가 이때까지 보이지 않던 옅은 미소를 띄웠다.
“정말 계속 말을 높이실 겁니까?”
“네…….”
“후우, 더 이상 저도 뭐라 하지 못 하겠군요…… 알겠습니다.”
“그…….”
버트가 그의 목을 감싸 안아, 귀에 대고 말하였다.
“버트라 불러주세요…… 말도 낮추고…… 저보다 나이도 많으시잖아요…….”
엘도트는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번쩍 안아 올렸다. 아까 브론트와 비슷한 체위였지만, 이번엔 버트가 나무에 매달린 코알라처럼 안겼다.
버트의 손은 엘도트의 단련된 목에 걸렸다. 엘도트의 손은 버트의 허벅지를 잡고 천천히…… 자신의 음경으로 버트의 몸을 내렸다.
“아무리 그래도 어찌 하급자로서 상급자와 말을 놓겠습니까.”
“그럼 상급자와 세…… 섹스하는 건요……?”
이번엔 버트도 물러서지 않고 엘도트를 노려보았다. 엘도트는 피식 웃으며 아주 느리게 삽입했다.
“그야 이건 명령 때문에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무엇보다…….”
“흐응……!”
삽입이 시작되면서 버트에게서 콧소리가 흘러나왔다.
“즐기고 계시지 않습니까?”
“아, 아녜요…….”
“죄송합니다. 제가 주군을 의심했군요.”
엘도트의 사과에 버트가 화들짝 놀라 고개를 털었다. 기사도에 대해 얼추 알고 있는 버트는 그를 모욕했단 생각에 곧장 말을 바꾸었다.
“마, 맞아요…… 사실즐기고 있어요……. 이디아도, 브론트도 전부 기분 좋게 해주셔서……. 당신이 거짓말한 게 아니라……”
엘도트는 어찌하여 이디아가 그녀와 몸을 섞게 되었는지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착하시군.’
그는 아까 브론트가 했던 것처럼 버트의 몸을 오르내리며 섹스를 시작했다. 앞서 한 섹스보다 가장 무미건조했지만 버트는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사실 언제든 각오하고 있었습니다. 주군이 저희를 밤시중을 들라 시켜도 기꺼이 할 수 있게 말입니다. 한데 주군께선 저희 눈치만 보시더군요.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마음먹은 게 민망할 정도로 주군은 저희를 위해주셨으니 말이죠.”
엘도트의 낮고 굵은 속삭임은 버트의 귀에 쏙쏙 박혔다. 섹스 도중에 울리는 그의 목소리는 왠지 최면이라도 거는 것처럼 그녀의 몸을 감돌았다.
“흐우으…….”
“전부 알고 있었습니다. 자리를 비울 때 뭘 하고 오시는지…… 이디아와의 일 역시…….”
“우아아……!?”
버트가 가슴에 이마를 대고 고갤 들지 못했다. 엘도트는 웃으며 섹스를 이어나갔다. 슬슬 흥분이 터져올 때 쯤 버트가 상기된 얼굴을 들며 말했다.
“미안해요…….”
“주군의 뜻이 저희의 뜻입니다. 사과하지마세요, 버트.”
“네……?”
“무례하게 이름을 부르겠습니다만, 말을 낮추진 않겠습니다.”
“헤……헤헤……네…….”
버트는 바보처럼 웃다가 서서히 끓어오르는 오르가즘에 엘도트의 목을 확 끌어안았다. 엘도트 역시 그녀의 몸을 안았다. 팍…… 끝까지 음경을 박아 넣어 정액을 뿌렸다.
*
“흐응, 죽을 수도 있는 것도 잊고 섹스에 빠졌네.”
페이니의 비아냥에 세 기사가 무섭게 노려보았다. 페이니는 그들의 눈빛에 능청스레 웃다가 구체가 폭발하자 고개를 팩 꺾었다.
그녀가 몸을 피하기도 전에 흩뿌려진 그림자들이 촉수처럼 그녀의 사지를 휘감았다. 루하다가 바닥에서 솟구쳐 올라 삐죽삐죽 흉악한 손을 그녀의 목에 갖다 댔다.
「건방진 암퇘지! 감히 나를 속여!?」
“아하하……저기, 버트 나 좀 살려줘~”
섹스의 여운에 빠져있던 버트가 멍하니 말했다.
“루하다……?”
버트의 부름에 루하다가 성난 눈을 둥글게 만들며 돌아보았다.
「예, 그릇이시여…….」
“괜찮아……? 그렇게 죽여도……?”
「물론입니다! 절 속이고 그릇께 해를 끼친 죄…… 죽어 마땅합니다!」
“이분들을 해친 건 넣지 않는 거야……?”
「……그것도 겸하겠습니다.」
“아냐. 괜찮아.”
「아닙니다, 그릇이시여. 이런 녀석을 용서하면…….」
순간 버트가 무심코 질문을 던졌다.
“루하다는 내가 위험한 것 때문에 화난 거야, 아니면 쟤가 널 속인 것 때문에 화난 거야?”
「예?」
그건 허를 찌르는 물음이었다.
루하다는 아무 말도 못했다. 엘도트의 품에서 벗어난 버트가 루하다를 빤히 보다 뺨을 긁으며 시무룩해졌다.
“아니, 그냥 궁금해서……. 걱정 마, 용서하겠단 뜻은 아니야.”
루하다는 손을 거두었지만 포박을 풀지 않았다. 버트는 헤실헤실 웃다가 문득 뭔가 생각났는지 페이니에게 달려갔다. 루하다에겐 고맙다면서 웃어주는 걸 잊지 않고 페이니에게 물었다.
“저분들의 저주는 풀리는 거죠……?”
“으흥~”
페이니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위아래로 훑어보자 버트는 자신이 어떤 몰골인지 깨달았다. 그리곤 두 팔로 몸을 가리며 갑옷을 다시 만들어냈다.
페이니는 깔깔 웃으며 말했다.
“사실 섹스를 하지 않아도 내가 풀 수 있는 거였어. 그냥 우리 버트랑 한 번 놀아보고 싶어서 거짓말해버렸지. 물론 죽였다는 것도 거 짓 말”
“으……?!”
버트가 움찔 놀라자 루하다가 나뭇가지 같은 손을 세워보였다. 그러자 버트가 바둥거리며 루하다를 만류하였다.
“근데 이렇게 묶인 상태로 저주를 풀 순 없어. 혹시 몰라 지독하게 박아놔서 내가 직접 풀어줘야 하거든.”
“저기, 루하다…….”
「또 속이는 걸 수도 있습니다.」
“부탁이야.”
루하다는 고민하다 속박을 풀어주었다. 페이니는 몸을 이리저리 꺾어보더니 생글 웃었다. 그러더니 대뜸 버트에게 달려들었다.
루하다가 반응해서 붙잡으려했지만 이미 페이니는 버트에게 깃들어버렸다. 루하다는 성이 흔들릴 정도로 고함을 지르며 성질을 부렸다.
*
“여긴……?”
“꿈 속 세계지.”
화사한 색으로 가득 찬 꽃밭. 버트는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
페이니는 그녀의 앞에 사뿐히 내려앉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그냥 이대로 보내기엔 아쉬워서 말이야. 이렇게 귀여운 아가씨랑 키스 한 번 못해보고 헤어진단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지.”
“그건 좀…….”
버트가 난감한 웃음을 띄웠다. 페이니는 그녀의 턱선을 슥 쓸어 올리며 말했다.
“나 같은 아줌마랑은 별로야? 밑층에선 다른 애들과 신나게 즐겨놓곤…….”
“아, 그건……!”
“무엇보다 여긴 꿈속이란다. 느껴지는 건 똑같게 해놓았지만 일단은 가짜란 소리지.”
“그, 그래요?”
서서히 다가오는 페이니가 검은 입술을 혀로 핥다 버트와 입을 맞췄다. 버트는 삽시간에 얼굴을 붉어지더니 허둥대며 뒤로 물러났다.
페이니가 손가락을 입술에 세우며 후후 웃었다.
“허락한 걸로 알게. 어차피 금방 끝날 테지만 말이야.”
“그게 무슨…… 자, 잠깐만요…… 다리 사이에 뭔가 솟아났”
“자, 자…… 아프지 않게 해줄게. 대신 정신이 나가버릴 만큼 기분 좋을 거야…….”
“저…… 저기 기사분들 저주는요?! 그거부터 풀어주세요!”
“아, 그것도 거짓말. 마기 주입만 하면 아~ 무 문제없어~”
“거짓말쟁이!”
“그래, 그래 이 언니는 거짓말쟁이란다. 하지만 널 따먹겠단 건 거짓말이 아냐.”
“꺄악?!”
버트가 소름이 끼쳐 자기 몸을 끌어안으며 달아났다.
물론 얼마 안 가 페이니에게 붙들렸다. 그 직후 세 기사와 루하다가 보이지 않는 꿈속에선 환희로 차올랐다.
투둑
그와 동시에…….
투두둑
버트의 뱃속에 있는 씨앗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툭
툭
마신의 씨앗…… 발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