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화 〉 12 수도 크람스 下
* * *
보네스의 보고를 받은 빌스 자작은 즉각 페리어 기사단장에게 보고했다. 그리고 이건 국왕의 귀에 들어갔다.
잃어버렸던 왕국의 보물이 돌아왔다!
그는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그에게 입궁을 허락했다. 이 파격적인 대우에도 가신들은 전혀 과하다 생각하지 않았다. 그만큼 왕가에서 잃어버린 보물의 가치가 컸기 때문이다.
입궁은 생각 이상으로 신속하게 전개됐다. 검문을 통해 무기를 거둬들이는 게 오래 걸렸을 정도였다. 그만큼 왕명은 빠르게 진행됐다.
버트는 얼떨결에 국왕과 대면하고 식사까지 초대받았다.
“지금까지 이런 용감한 자는 없었다. 어떻게 그 극악무도한 늑대의 땅에서 이걸 가져온 것인가.”
“과찬입니다.”
버트는 국왕의 말에 답을 하며 식사가 차려지길 기다렸다. 국왕은 무시무시한 모습과 목소리에도 기가 꺾이지 않고 편히 말을 나누었다.
‘실력자로군.’
대화를 통해 정말 그가 보물을 찾아냈단 것과 이모탈(플레이어)이란 것까지 알아냈다. 그야말로 한 나라의 왕다운 노련함이었다.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알현 요청과 함께 누군가 들어섰다.
“무슨 일인가? 델폰 남작.”
델폰 남작이라 불린 중년인은 키가 작았다. 버트는 그를 보며 자기가 불려놓은 몸과 가늠해보았다. 그리고 그의 목걸이를 보며 마차 안에서 본 그 사람이란 걸 알았다.
저걸 어떻게 받아가야 하나…… 버트가 딴 생각을 하는 사이 델폰 남작이 왕의 말에 답하였다.
“왕국의 보물이 돌아왔음을 듣고 경하 드리기 위해 왔나이다.”
델폰 남작은 온갖 아부성 발언과 함께 자신의 영지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국왕은 이를 곧이곧대로 듣지 않고 그의 목적을 분별했다.
애당초 이렇게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귀족들은 뻔했다. 뭔가 얻어먹을 게 있어서 온 게 아닌 이상 그를 찾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왕은 델폰 남작의 말을 이리저리 돌려 말하는 식으로 피했다. 그에 비해 델폰 남작은 최대한의 언변을 발휘하며 이익을 끌어내려 하고 있었다.
이 지루한 언쟁은 하인이 식사 준비가 되었단 말로 끝이 났다. 왕은 속으로 안도하며 지겨운 말싸움이 끝난 것을 기뻐했다. 그리고 선약이 있으니 축객령을 내리고 버트와 함께 식당으로 가려는 그때.
의외의 제안이 벌어졌다.
“동석하고 싶소.”
버트는 속으로 하오체가 참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국왕의 눈치를 살폈다.
왕의 앞에서 함부로 말을 꺼내고 제안까지 했다. 이건 왕족능멸죄가 성립되어 즉결 처분이 가능했다.
어느 누가 지고한 왕 앞에서 그녀처럼 말하겠는가. 사실 델폰 남작도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지 않았을 뿐이지 왕에게 함부로 말을 올리지 않았다. 그래서 버트의 언행에 놀란 것이다. 그 전에 말의 내용에 더 놀랐지만!
“흐음…….”
왕은 고민하였다. 보통 같으면 엄히 꾸짖을 터. 하지만 지금은 보통 상황이 아니었다.
라피에 초원은 왕국의 병사들로도 정벌하지 못한 늑대의 땅이다. 그곳에서 무사히 살아 돌아오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초원에서 잃어버린 왕국의 보물을 찾아왔다. 속 이야기는 모르겠지만 그건 예삿일이 아니었다. 왕국의 토벌군엔 실력 있는 기사단도 있었고 훌륭한 지휘관도 있었다.
헌데 그들이 전멸하고 보물까지 잃어버렸다. 왕의 입지만 좁아진 데다 두 번 다시 초원에 병사를 파견하지 못하게 되었다. 허무하게 국력만 쓰는 일이었으니까.
어찌됐든 버트의 힘은 중요했다.
초원에서 잃어버린 보물을 찾아냈고 늑대들의 무리에서 무사히 돌아왔다. 이 말은 국왕이 어떤 힘을 생각하든 최소치만 되어도 왕에게 큰 도움이 될 거란 뜻이었다.
‘빚을 지워둬도 괜찮겠지.’
계산을 끝낸 왕은 버트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델폰 남작은 생각지도 못한 제의에 숨이 막혔다. 어떻게 할 거냔 건 그저 형식적인 질문이었다.
누가 국가 최고의 권력자가 하는 제안을 거절할 것인가. 영지의 고민거리나 해결하러왔다가 국왕과의 식사를 하게 된 그는 쭈뼛거리며 둘을 따라 식당으로 향했다.
*
길고 긴 테이블에서 버트와 델폰 남작의 자리는 가운데였다. 왕은 상석으로 보이는 끄트머리에 앉았다. 자연스레 두 사람은 마주보게 됐다.
‘돈을 주고 받아와야 할까.’
‘대체 무슨 생각으로 날 부른 거지?’
버트는 델폰 남작이 가진 목걸이를 어떻게 해야 얻을까 고민했다. 델폰 남작은 버트의 의중을 파헤치기 위해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정작 식사의 중심이 되는 국왕은 홀로 떠들고 있었다.
이쯤 되었으니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 리버는 어디에 있을까? 버트의 성격 상 어디에 놔두고 오거나 맡기고 오진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같이 있어야하는데…… 리버는 버트의 옆에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바로 과도하게 부풀려진 갑옷 안에 그 비밀이 있었다. 버트의 지금 상태는 통조림 속 내용물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여유 공간이 많았다. 덕분에 리버도 같이 안에 넣어둘 수 있었다.
물론 날뛰면 곤란하니 포대기로 감싸 가슴 아래에 고정시켜놓았다. 버트는 크게 불편하지 않았지만 리버는 답답해서 그런지 갑옷 안에서 칭얼댔다.
팔다리는 갑옷을 움직여야하기에 자유롭지 못했다. 그래서 낑낑대는 리버를 달래줄 수 없었다. 버트는 안아주고 싶은 충동을 참는 게 고역이었다. 기껏 주어진 접촉의 시간을 이렇게 써야 하다니!
의자에 앉게 되니 여유 공간이 생겼다. 그래서 슬쩍 그림자를 움직여 포대기에서 나오게 해주었다. 물론 안아줄 수 없단 게 아쉬웠지만…… 의자도 맞춤용으로 갖다줘서 다리만 살짝 벌려도 리버가 내려와 앉을 수 있었다. 이렇게 해도 비좁아서 리버가 굉장히 답답해했다.
리버는 끙끙거리며 버트의 허벅지 사이에서 두리번거렸다. 그러다 녀석의 눈에 들어온 건…… 자신의 동족들이 그토록 맛나게 입을 대던 버트의 음부였다.
갑옷 안쪽은 알몸! 원활한 성행위를 위해 옷을 벗어놓은 게 화근이었다.
리버는 그 안에서 꾸물거렸다. 버트는 간지러움에 웃으면서 진작 앉아서 풀어줬어야 했단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빨리 일을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그 순간! 다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녀석이 그 작은 혀로 맹렬히 자신의 치부를 핥아대기 시작했다.
‘힉?!’
버트는 터져 나올 뻔한 신음을 삼키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 이런 자리에서?!
겉으론 평온하다 못해 석상 같은 흑기사가, 속은 나신으로 짐승에게 핥아지며 느껴대는 치녀라니!
이 사실을 모르는 국왕과 델폰 남작은 식사는 않고 한 팔을 식탁에 얹고만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정신없이 핥아지고 있는 버트는 여기서 어떻게 움직이든 들켜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최대한 태연하게, 그리고 신속히 빠져나갈 궁리만 했다. 하지만 이런 버트의 계획은 서서히 변질되었다.
그(녀)의 미묘한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한 건 국왕이었다.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기세. 그것은 태초의 어둠이자 그림자요, 죽음과 부정 속에서만 흐르는 물결인 마기였다.
‘이 기운은……’
원인 모를 공포가 조금씩 깨어나며 흑기사에 대한 두려움이 피어올랐다. 델폰 남작 역시 침을 꼴깍 삼켰다.
갑자기 왜 이러는 것일까. 근원을 알 수 없는 두려움은 더 큰 공포를 만들었고, 둘의 자아를 갉아먹었다.
국왕은 이 께름칙한 기분을 날리기 위해 잔을 권했다. 새빨간 와인이 담긴 잔을 든 둘은 국왕이 살짝 들어 올리자 더 높이 치켜들었다.
버트는 떨리는 손을 간신히 억눌러 건배를 마쳤다. 국왕은 분위기가 좀 누그러진 것 같아 조용히 입을 열었다.
“왕국의 보물을 되찾아 준 것은 감사하게 생각하네, 실버트리 경. 그래서 짐이 그대에게 작은 선물을 줄까 하네. 아니, 선물이라기 보단 보상이라 해야겠지. 2,000 골드에 기사 직위를 수여하겠네. 어떤가?”
생각지 못한 보상에 버트가 흐르는 침을 삼켰다.
‘기사 작위인 플레이어들도 있지만 그렇게 많지 않아.’
그야말로 천운의 기회! 그래서 좋다고 대답하려는 순간. 리버의 코가 버트의 음핵을 꾹 눌러 비볐다.
‘아 안돼! 여기서 소리를 내면……!’
버트는 소리를 집어삼키려고 전신에 힘을 주었다. 공교롭게도 이 일은 국왕의 제안과 동시에 벌어졌다.
쨍강
힘 조절을 못한 버트의 손에 들려있던 와인잔이 박살났다.
그 흉악한 건틀릿을 타고 뚝뚝 떨어지는 와인. 순식간에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국왕은 흑기사의 손에 자신의 심장이 뽑혀 터지는 환상을 보았다. 솔직히 가져다준 보물의 가치에 비해 파격적인 보상은 아니었다.
어차피 떠날 자인데 후하게 대해서 뭣하겠는가? 애초에 이모탈에게 귀족 작위란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래서 이 정도도 감지덕지 할 줄 알았는데…… 되려 위협을 해오다니!
국왕이 헛기침을 하며 다시 입을 열려던 찰나. 버트가 무언가를 꺼내 식탁에 올려두었다.
「기사단장의 맹세」와 「레드윙의 두건」들이었다.
혹시 몰라서 챙겨둔 것들로, 설명에는 판테스 왕국의 기관에 가져다주면 큰 보상을 받을 것이라 되어 있었다. 이건 버트가 유리잔을 깬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꺼내든 것이었다. 헌데 신음을 참느라 말을 하지 않은 게 문제였다.
바로 무력시위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국왕이 그 물건들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악명 높은 도적단 레드윙! 하나하나가 기사와 맞먹는 검술 실력을 갖출 정도로 강한 그들인데 최근 흔적이 사라졌다고 하였다.
혹시? 하나도 아닌 다섯 장. 그들의 두건을, 심지어 우두머리의 것으로 보이는 것도 있었다.
이어서 발견한 기사단장의 맹세는 백작급 이상의 귀족만이 수여할 수 있는 것이었다. 위조가 불가능하단 걸 감안한다면 적어도 그가 타국의 기사단장이었거나 그에 준하는 실력파일 것이다.
애초에 레드윙을 격퇴한 시점에서 얘기는 끝이었다.
국왕은 식은땀을 흘렸다. 사실 그만한 실력자는 조금 고생한다면 구할 정도로 흔했지만 버트는 뭔가 달랐다. 왠지 모르게 더 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래서 국왕은 조심스레 보상을 높여 불러주었다. 그러자 버트는 가만히 식탁에 얹어진 팔을 떨며 주먹을 꽉 쥐었다.
만족하지 못한 자의 분노!
마기가 방출되며 나타나는 공포의 감정이 그들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그리고 서서히 잠식해 들어갔다.
국왕은 당황했다. 대체 이 괴물은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대체 어디까지 제시해야 한단 말인가!
‘호위대마저……?’
국왕이 겁을 먹은 가장 큰 이유는 숨어있는 호위대가 버트의 위용에 감히 나서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기세만으로 이 정도면 실제론 얼마나 강할까! 모두의 숨통을 조이는 버트는 그저 리버의 혀에 버티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리버 그만해앳……!’
강아지가 핥아주는 걸로 느껴대는 자신이 창피했다. 이런 자리에서 이런 행위를 한다는 사실이 수치스러웠다. 머리가 녹아버릴 정도로 기분 좋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그 순간 라피에 초원의 일이 떠올랐다. 지금은 친구들 앞에서 그림자들에게 부끄러운 짓을 부탁했을 때보다 몇 십 배는 긴장되었다.
들키면 어쩌지…… 이 생각이 지금의 행태를 들통 났을 때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아마도 이 음란한 모습을 보며 혐오스럽게 쳐다보겠지. 그리고 다른 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성노리개로, 죽을 때까지 온 구멍에 쑤셔 박히며 살지 않을까…….
버트는 음핵을 집요하게 핥아대는 리버 때문에 반쯤 미치고 있었다. 느끼는 것도 느끼는 거지만 서서히 찾아오는 배설욕 때문에 곤혹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방뇨를 할 순 없다! 그 생각으로 참고 또 참았지만 충혈된 음핵은 갑갑해하며 꽉 막힌 길을 뚫고 싶어 했다.
참아야 된다!
격한 떨림은 곧 애액과 함께 뿜어지는 소변의 향연으로 멎었다. 최고의 스릴로 도달한 오르가즘으로 가면과 투구 속 버트의 표정은 아주 볼만하게 망가졌다.
허나 왕과 델폰 남작은 이 음란한 여인네의 추태를 볼 수 없었다. 그들의 눈에는 언제 폭발 할지 모르는 무시무시한 흑기사밖에 안보였으니까!
*
이성을 잡지 못한 세 사람은 이 어지러운 자리에서 기억 못할 일을 벌였다.
국왕은 파격적인 보상을 내걸었고 버트는 그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절정에 허우적대며 받아들였다. 델폰 남작은 그를 초청하고 버트가 이를 수락했다. 마기가 자아낸 혼란은 식사가 끝나고도 깊게 남았다.
버트는 한계까지 달궈진 몸을 끌고 황급히,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 그리고 최대한 사람이 없을 외진 곳을 찾았다.
왜? 갑옷 내부에서 찰랑이는 불순물 때문이기도 했지만 당장이라도 이 뜨거운 몸을 풀지 않으면 정말 미칠 것 같았다.
온갖 희롱을 겪은 버트에게 안과 밖이란 장소적 제한은 없었다. 사람이 있든 없든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저 만족하지 못한 몸뚱이를 쾌락의 꼭대기까지 올리고 싶었다.
‘어디로든 가야 해…… 어디든……! 아무데나 괜찮으니까!’
비틀거리는 질주는 얼마 안 가 끝났다. 왕궁이란 곳이 워낙 넓은 데다 건축물의 갯수도 상당했다. 여기에 경관을 위해 길러진 초목들 덕에 사람들의 눈을 피할 장소를 금세 찾았다.
제법 큰 건물의 뒤편으로 향하니 어느 곳보다 나무가 많이 자라있었다. 작은 초가집 같은 것과 코를 찌르는 분뇨의 냄새. 이곳이야말로 사람이 다니지 않을 것이란 판단을 했다. 버트는 서둘러 가슴 밑의 모든 무장을 지워버렸다.
그러자 리버가 사뿐히 바닥에 내려왔다. 그리고 몸에 묻은 것들을 파르르 털어냈다. 바닥에는 리버의 몸에 묻은 것과 같은 것이 쏟아졌다. 애액이 첨가된 소변이 흘러내린 것이다. 젖어든 하반신을 드러내자 가벼운 바람이 훑고 지나가 해방감과 함께 새로운 쾌감이 솟아났다.
“흐하…… 하아…… 흐으으……”
버트는 달뜬 숨을 뱉으며 갑갑한 마음에 투구를 벗어 주머니에 넣었다. 가슴도 꺼내지게끔 상의의 무장도 조절하고 발은 덮을 수 있게 종아리까지만 오는 부츠를 만들었다. 몸의 편의는 최대한 맞추었다.
이제 어떻게 풀어야할지. 마구간으로 보이는 건물에 손을 얹으며 생각했다. 여지껏 받기만 하다가 막상 성욕을 풀라하니 가진 지식이 적었다.
리버에게 부탁해볼까 했지만 완전히 만족도 못할뿐더러 아직 어린 녀석에게 그런 파렴치한 짓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체액은 위험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버트는 이걸 빨리 끝내고 리버를 살펴보기로 했다.
‘아.’
그러다 문득 생각난 것이 있었다. 갑자기 떠오른 기발함에 버트는 달달 떨리는 손을 들었다. 까만 금속으로 덮여있던 손은 희고 가는 손가락을 내뱉었다.
멍하니 자기 손을 바라보던 버트는 서서히 손을 내렸다. 번들거리는 자신의 음부에 두 손가락을 미끄러졌다.
“히윽!”
……짜릿하다!
새로운 세계를 접한 버트는 그대로 위아래로 음부를 비볐다. 맙소사, 자기 손이 이렇게 기분 좋을 줄이야.
루하다나 라이칸, 마성자들에 비할 바 아니었지만 다급했던 버트에겐 최상의 선택이었다. 무엇보다 자신이 직접 하는 것이니 어디를 어떻게, 어느 정도로 건드려야 되는지 알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었다.
마구간 벽에 한 손을 대고 자신의 성기를 만져대던 버트는 아직 차오르는 만족도를 더 높일 방법을 갈구했다.
그러다 이전까지의 경험을 떠올리고 조심스레…… 중지 하나를 틈 사이로 밀어 넣었다. 안으로 파고드는 느낌과 집어삼켜지는 느낌. 동시에 두 가지를 느끼며 버트는 손가락을 질 안으로 삽입했다.
찌극 찌걱 쯔걱
점점 고조되는 몸은 계속하라 재촉했다. 손가락을 게걸스레 먹던 음부는 손바닥에 입이 막히자 물고 있던 중지를 우물거렸다.
내 속은 이런 느낌이구나. 미끈하고 따뜻한 질벽의 감촉은 신기했다. 주름이 있다더니 그런 느낌은 없고 물컹한 고기에 파묻히는 느낌이었다.
버트는 침을 꼴깍 삼키며 손가락을 들쑤셨다. 들어간 손가락이 나올 때마다 애액 몇 방울과 긴 신음이 같이 딸려왔다.
“학…… 흐윽……! 하앙……! 힛……! 히윽……!”
이게 자위란 거구나…… 그 생각을 하며 버트는 본능에 몸을 맡겼다. 검지도 밀어 넣었다. 무리 없이 들어간 두 손가락은 번갈아가며 질 구멍을 왔다갔다 비벼댔다.
기분이 좋아 허벅지로 자기 손을 조여 압박했다. 이 자세가 버트의 기분을 들뜨게 해주었다. 이런 야한 분위기와 자세가 단순한 수음을 즐겁게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신나게 즐기던 버트가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 거기엔 있어선 안 될 것이 있었다. 단정치 못한 갈색 머리칼의 소년. 현실로 치면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법한 남자였다.
차림새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아무도 없었을 거라 생각한 곳에서 사람을 만나다니. 그것도 음부에 손가락을 물리고 있는 모습으로!!
한편 종기사 엘턴도 혼란스러웠다. 대체 이 여인은 왜 이런 곳에서 이런 짓을 하는 것이지?
배운 게 없어도 들은 게 있고 한 적은 없어도 본능이 알고 있다. 이 여인은 야한 짓거리를 하고 있었다!
어디 출신이고 왜 이러는 지 중요치 않았다. 그저 이 여인이 왕궁 마구간에서 격하게 자위 행위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뿐!
“아…….”
돌발상황에 멎어버린 손은 이내 다시 움직였다. 놀라긴 했지만 이미 신호가 들어가 시작해버린 걸 도중에 그만둘 버트가 아니었다.
쯔걱 쯔걱 쯔걱
오히려 물통을 들고 빤히 쳐다보는 소년의 불룩한 바지를 보며 격앙되어 버렸다. 엘턴은 다시 어마어마한 기세로 수음을 하는 버트를 보며 침을 삼켰다. 그리고 이 음란한 대치는 얼마 안 가 깨져버렸다.
*
마구간지기 마반과 시종 와스는 왕궁에서 관리하고 있는 마구간으로 향했다. 마침 엘턴도 왔겠다 인사나 하러 가는 중이었다. 이러한 업무 일탈은 마반의 권한이었다.
젊은 왕족이 몰래 놀러가기 위한 암행용 말을 보살피는 그의 직책은 지금은 이름뿐이게 되었다.
왕가에 아이가 나지 않아서이다. 아니, 있긴 있지만 걸음마를 갓 뗀 아이가 전부였다. 그래도 그의 직책과 이 시설을 파기하기엔 애매했다. 그 덕에 마반은 자신만의 일자리에서 쫓겨나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걸 알고 있는 마반 또래의 아이들은 틈만 나면 이곳에 들렀다. 그들은 일을 끝낸 뒤에 간섭 없는 휴식을 취하고는 했다.
그러나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 친구인 엘턴이 간만에 왔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몰래 포도주 한 병과 치즈 몇 덩이를 가져왔다. 물론 큰 공헌자인 와스는 덤으로 데려갔다.
“엘턴이 마구간 청소 하고 있다며?”
와스의 물음에 금발의 소년 마반이 킥킥 웃어댔다.
“왕자님 조랑말이 그렇게 좋은가봐. 몇 년 만에 와서 찾는단 게 우리가 아니라 말이라니.”
둘은 큭큭 대며 시원찮은 농을 주고 받았다. 수풀의 벽을 지나 멀리 마구간이 보였다. 둘은 엘턴을 찾았다.
헌데 눈에 들어온 건 엘턴만이 아니었다. 아니, 엘턴의 모습도 이상했다. 희미하지만 들려오는 소리와 이상한 모습. 그건 시야 내로 들어갔을 때 확실해졌다.
바지를 발목까지 내려 하반신을 드러낸 엘턴이 보였다. 엘턴은 그보다 더 몸을 드러낸 적발의 여인의 허리를 잡고 격하게 하체를 부딪치고 있었다.
옆에서 고롱고롱 잠들어 있는 강아지는 보이지도 않았다. 오직 질퍽거리는 소음과 개처럼 헐떡이는 엘턴의 신음만이 강렬하게 들렸다.
둘은 멍청히 그 모습을 보다 서서히 이성을 되찾았다. 그리곤 뒤늦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여인과의 섹스에 빠져있는 엘턴의 귀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힘 있게 하반신을 흔들어대던 엘턴은 여인의 등에 얼굴을 묻고 힘껏 끌어안았다.
덜덜 떨리는 몸과 격한 숨. 바닥에 뚝뚝 떨어지는 희멀건 정액과 묽은 애액. 한 차례 소동을 벌인 엘턴은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그는 마구간 벽에 손을 대고 있는 여인을 바라보다 와스와 마반을 보았다.
멋쩍은 웃음. 잠시 후 엘턴은 이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믿기지 않는 걸…….”
셋은 빙 둘러 앉아서 얘기를 나누었다. 버트는 팔꿈치까지 오는 건틀릿과 부츠, 망토만 입고 그들 사이에 껴있었다.
당연히 군살 없는 매끈한 나신이 그대로 드러났고 엘턴의 얘기를 듣던 둘은 힐끔거리며 버트를 훔쳐보기 바빴다. 이걸 알고 있는 버트는 몸을 꼬아대기만 했다. 물론 가리거나 하진 않았다.
“난 또…… 고급 창부를 산 줄 알고 돈이 어디서 났나 했지.”
마반의 말에 버트가 민망한 기색을 보였다. 엘턴은 단숨에 버트의 성향을 파악하곤 대담하게 둘이 보는 앞에서 허벅지를 더듬었다.
버트는 발가락을 꼬물거리며 피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마반은 침을 삼켰다. 좀 어리긴 해도 피가 끓는 나이다. 알 건 알고 있었고 당연히 아래쪽으로 피가 쏠렸다.
“이 누나 되게 기분 좋아. 처음에 지린내가 좀 심해서 그랬는데 망아지 씻길 물로 씻기고 나니까 괜찮더라. 너희도 해볼래?”
해맑은 엘턴의 권유에 앞에 있던 마반이 손을 뻗어 한쪽 가슴을 쥐었다. 덜 자란 손이다보니 큼직한 버트의 가슴살에 손가락이 파묻혔다.
그래서일까. 손에 꽉 차는 느낌이 와닿았고 그것이 심장을 뛰게 해주었다. 손바닥 어림에 닿는 꼬들꼬들한 건 분명…….
“덮쳐도 돼요……?”
“으응…….”
손쉽게 나온 답. 엘턴은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씩 웃으며 말했다.
“에이, 누나도 참. 우리가 해주는 건데 부탁은 누나가 해야죠.”
사실 바라고 한 게 아니라 놀려주고자 장난삼아 한 말이었다. 헌데 버트는…….
“으, 응…… 더…… 덮쳐줘…… 부탁할게……”
공손하게. 얼굴을 보기 좋은 색으로 물들이며 안쓰럽게 말하는 모습!
바지 앞섭을 부풀리던 셋은 더욱 딱딱해졌다. 이미 세 번이나 사정한 엘턴마저도!
지린내가 났던 몸은 물로 씻어서 한층 상쾌해졌기에 셋은 거침없이 일을 시작했다. 시작을 알리는 건 엘턴이 처음 했던 자세였다.
“넣을게요 누나……?”
“응…… 언제든……”
버트는 마구간에 손을 대고 엉덩이를 뒤로 쭉 뺐다. 이 자세로 셋이 번갈아가며 음경을 쑤셨다. 키 차이가 있어서인지 구부정하게 서야 했다. 그리고 음경의 크기는 여지껏 맛본 것들보다 작았다. 그래도 훨씬 어려보이는 연하에게(외관상), 그것도 이런 개방된 곳에서 교합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쯔퍽 쯔퍽
한 차례 순서가 도니 녀석들의 멀건 정액이 질을 조금씩 채웠다. 다시 자기 차례가 돌아온 와스는 버트의 허연 엉덩일 붙잡고 허리를 흔들었다.
찰팍 차팍
엘턴과 마반은 버트의 양 옆에서 주저앉아 쉬었다. 그러면서 눈앞에서 덜렁거리는 젖가슴을 보았다. 뭔가 굉장하단 생각을 하다가 둘은 한쪽씩 가슴을 잡아 자기 쪽으로 당겼다.
한 입 크게! 턱이 뻑뻑해질 정도로 큼직한 유방을 입에 물었다. 부드러운 살과 젖 냄새가 물씬 풍겨왔다. 둘은 그 향기에 취해 유두를 힘 있게 빨아댔다.
쭈웁 쭙쭙 쭙 쭙
버트는 흐르는 침을 주체 못하며 콧김을 쉭쉭 뿜어댔다. 젖을 빠는 소리가 와스의 사정과 함께 끝났다. 엘턴은 가슴을 빨다 건너편의 마반을 힐긋 보더니 다시 쪽쪽대며 젖가슴을 맛보았다.
마반은 자기 차례임을 알고 버트의 뒤로 가서 음경을 꽂았다. 버트가 혀를 내밀며 단말마를 질러댔다. 그러다 마반이 하반신을 부딪치자 숨을 고르며 그의 장단에 맞췄다.
와스는 히히덕대다 가슴을 빨고 있는 엘턴을 보며 반대편으로 향했다. 아까 마반이 빨던 가슴을 붙잡았다. 얼마나 빨았는지 침으로 번들거렸다. 와스는 바닥을 향해 뻗어있는 유두를 보며 손가락으로 탁탁 튕겼다. 빳빳한 느낌이 재밌어서 계속 튕겨대니 버트가 자지러지는 소리를 냈다.
“누난 젖꼭지 만져주는 게 좋구나?”
“으윽…… 끄읏…… 으응…… 좋아…… 젖꼭지 만지는 거…… 좋아……”
와스의 순박한 물음에 버트가 끅끅거리며 대답했다.
“우유는 안 나와? 여자들은 여기서 나온다던데.”
그 말을 하며 유두를 집게 손가락으로 집고 밑으로 쭉쭉 잡아당겼다. 유방이 손길에 따라서 유연하게 늘어났다. 와스가 장난스레 젖을 짜대는 걸 보고 엘턴은 유두를 혀로 굴려주다 입을 떼며 말했다.
“그건 아이를 밸 때만 그렇고, 그게 아니면 안 나온데.”
자기가 아는 상식을 알려준 엘턴은 뺏길세라 다시 입 안으로 젖가슴을 욱여넣었다.
와스는 그의 말에 수긍하며 그녀의 유두를 만져댔다. 손가락 사이에 끼워 넣고 이리저리 비틀어대고 유륜을 힘껏 꼬집었다. 그러다 조금 질렸는지 가슴을 입으로 가져가 집어삼켰다.
찔걱대는 교미 소리와 핥고 빠는 소리가 퍼졌다. 곧이어 버트가 애액을 뿜으며 스르륵 미끄러져 주저앉았다. 그 덕에 싸지도 못하고 도중에 멈춰진 마반과 신나게 가슴을 빨다 강제로 떼어진 엘턴, 와스는 불만을 표했다.
“자…… 잠깐 쉬자아…… 힘들어…….”
버트의 부탁에 셋은 동시에 답했다.
“싫어~”
셋은 엎어져있는 버트를 옆으로 밀어 발라당 눕게 만들었다. 어떻게 된 애들인지 여전히 불끈거리는 정력을 자랑했다.
마기가 셋에게까지 영향을 끼쳤단 걸 모르는 버트로썬 미칠 지경이었다. 버트가 헤롱헤롱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 마반이 다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그녀의 엉덩이를 잡아들었다. 그리곤 무릎을 꿇어 높이를 가늠해보다가 그녀의 몸을 당겨 결합하였다.
“유혹한 건 누나잖아? 어딜 함부로 빼려고.”
곧장 섹스를 시작하는 마반을 보며 둘도 버트에게 달라붙었다.
가슴을 빠는게 질렸는지 다른 부분을 핥던 둘은 다리 사이에 느껴지는 손길에 고개를 숙였다. 버트의 고운 손가락이 둘의 음경을 붙잡고 문지르고 있었다.
적당히 쥐어준 덕에 조임은 좋았다. 무리 없이 느끼던 둘은 마반이 사정한 것과 동시에 버트의 몸에 정액을 뿌려댔다.
잠깐 쉬는 시간. 부드러운 버트의 몸에 누워 숨을 고르던 아이들. 그중 엘턴이 일어나 말했다.
“자, 그럼 다시…….”
엘턴은 주저앉으며 버트에게 움직여달라 말했다. 버트는 그가 부숴질까 조심히 올라타 몸을 낮추었다.
끝도 제대로 안 벗겨진 음경이 제 나름대로 꼿꼿하게 서있었다. 덕분에 내려오는 음부의 구멍으로 손쉽게 파고들어갔다.
신장의 차이도 차이지만 엘턴의 성기가 길지 않았다. 그래서 거의 안기다시피 몸을 낮추고 엉덩일 위아래로 흔들었다. 버트에게 깔려있는 엘턴을 가만히 보던 와스와 마반은 버트의 고혹적인 손놀림을 보곤 다가섰다.
버트는 다가온 둘을 보다 아까처럼 손으로 쥐어 흔들어주었는데, 이번엔 좀 달랐다.
“웃…….”
와스의 성기를 입으로 가져가더니 집어삼킨 것이다. 덜 여물어서인지 뿌리까지 넣었는데도 크게 괴롭진 않았다. 다만 입술에 힘을 좀 줘야 한다는 게 있었지만……
쮸웁 쭙
버트는 자기 가슴을 빨렸을 때처럼 와스의 성기를 기분 좋게 녹여주었다. 서툴렀던 구강성교도 몇 가지 경험 덕에 제법 기술이 붙었다. 그래서 경험이 없는 와스를 뿅 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누나 입 기분 좋아요……”
“움”
옆에서 지켜보던 마반은 부러운 눈초리로 그걸 지켜보았다. 버트는 마반을 흘긋 보더니 그대로 옮겨가 그에게도 똑같이 해주었다.
“흐아”
와스가 끈적한 침줄기와 함께 떨어진 버트의 입을 아쉽게 봤다. 그러자 버트의 손가락이 말려지며 빠르게 문질러주었다. 아쉬워 할 새도 없었다. 와스는 옷자락을 꼭 쥐며 파르르 떨었다.
밑에 깔려있던 엘턴은 버트의 펠라치오를 부럽게 바라보았다. 물론 그의 시선 덕분에 체위를 바꾸며 그가 바라던 것을 이루었다.
개처럼 엎드린 버트는 뒤에선 마반이, 앞에선 엘턴이, 위고 아래고 박아댔고, 잠깐 쉬던 와스는 엘턴과 교대하며 참전하였다.
둘이서, 셋이서 번갈아가며 쉬고 번갈아가며 하니 혼자 상대하는 버트는 지쳐가면서도 끝없이 섹스를 이어나갔다.
*
아이들은 한 방울의 정액도 안 나올 때까지 섹스를 벌였다. 늘어져있는 버트를 붙잡고 쑤셔대던 와스가 부르르 떨며 그녀의 위에 쓰러지면서 끝을 고했다. 해는 어느 샌가 기울었고 엘턴은 슬슬 자신의 주인이 돌아갈 때임을 직감했다.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온 건 힘들어하는 버트와…… 망아지였다. 어째선지 잔혹한 상상이 머릿속을 채웠다. 그리곤 엘턴은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고자 했고, 와스와 마반에게 말하였다.
“부축해줄게요.”
와스의 귀여운 말에 버트는 헤 웃으며 끄덕였다. 어깨동무를 해주며 가슴을 주물러댔지만 버트는 이 파렴치한 손길을 뿌리치지 않고 앙탈만 부렸다. 옆에선 마반도 거들어주었기에 걷기엔 문제가 없었다.
“고마워.”
“뭘요, 우리가 고맙죠.”
그 말의 의미는 물론, 그들의 행동도 얼마 안 가 깨달을 수 있었다.
어째서 마구간으로 향했는지. 세 줄짜리 통나무 울타리에 왜 두 손을 묶어뒀는지도…….
그리고 뒤에서 투레질을 하던 망아지가 암컷인지 수컷인지까지. 전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