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화 〉 8 도시 발르틴 中
* * *
「깨어나셨습니까.」
버트가 눈을 뜨자 루하다가 반겨주었다. 버트는 양쪽 손목에서 느껴지는 차가움과 금속음에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손목에 화려한 장식이 들어간 은색 팔찌가 채워져 있었다. 꽃을 연상케 하는 줄기 조각과 그 끝에는 검은 보석이 박혀있었다. 그 외의 부분에는 식물의 잎사귀가 예술적으로 새겨져있었다.
하지만 팔찌의 아름다움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바로 여기에 연결된 쇠사슬 때문이었다. 은송은 속박 당했음을 깨닫고 루하다를 불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 죄송합니다. 손목에 채운 건 씨앗의 성장을 도울 보조기구입니다. 원래는 착용자의 마기를 증폭시켜주는 것인데 그걸 약간 손봐서 마기를 공급해주고 체내에서 감돌게끔 개조해놓았습니다.」
은송이 엉덩이에 깔린 담요를 비비적거리며 양쪽 손목을 번갈아 끌어당겼다. 쇠사슬의 길이가 짧아서 버트가 자신의 손을 맞잡기는커녕 자기 몸을 건드릴 수조차 없었다.
이건 완전히 구속이 아닌가……!
때마침 퍼드롬이 이곳에 들어왔고 그는 버트 앞에 넙죽 엎드렸다.
“죄송합니다 그릇이여…… 블랙스타의 성지인 이곳이 마기가 충만하여 이 땅에 사슬을 연결하였습니다. 헌데 최대한 가깝게 잡아보려 했는데…… 효율이 떨어지고 충돌이 일어나는 바람에 그만…….”
그의 말에 버트가 난감해졌다. 퍼드롬의 말에 따르면 바닥에 연결된 사슬이 전선이고 팔찌가 충전기인 셈이다. 그리고 둘의 연결점을 떨어뜨린 이유는 합선 때문이란 뜻!
심지어 팔찌와 사슬의 주재료가 되는 금속이 귀한 것이고 만들기도 매우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효율성을 최대로, 불편함을 최소로 한 것이 지금.
잠깐 팔찌를 풀 수도 있었지만 착용과 해제에 많은 힘이 든다고 했다. 그래서 퍼드롬은 그녀의 편의성을 최대한 봐주었다. 덕분에 수 십에 달하는 하인이 대기하고 있었다.
만일 하인을 구매하는 행위가 교리와 어긋나는 짓이란 것을 알았다면. 그가 교리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사람인 걸 알았다면 버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일단 버트는 그가 얼마나 간절한지 알고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팔찌 역시 최대한 풀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 근데 왜…… 손목에 끼운 건가요?”
이렇게 물으니…… 고리의 형태는 한정되어 있는데 다리에 걸기도 뭣하고 목에 걸기도 뭣해서 라고 얼버무리듯 대답했다
지금 손목에 묶인 것처럼 다리를 좁히지도 못하고 벌리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민망해졌다.
“그럼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아, 네.”
버트는 퍼드롬의 물음에 얼떨결에 알았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의 뒤에서 하얀 로브를 입은 남녀들이 줄줄이 나와 버트를 둘러쌌다. 그들은 위치를 잡고 버트를 향해 두 손을 뻗었다. 손바닥에서 새까만 빛이 흘러나왔고 수갑의 보석은 그걸 좋아하는 것처럼 부르르 떨었다.
따뜻한 바람을 맞는 느낌. 하지만 뭔가 빠져나가는 것처럼 공허했다.
십여 분 후. 마성자들이 식은땀을 흘리며 주저앉았다. 퍼드롬은 루하다를 보았다. 그는 버트의 곁으로 가선 아랫배를 어루만졌다.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퍼드롬은 한숨을 내뱉었고 버트는 어리둥절해하며 바라보았다.
「그릇께서 긴 수면에 드셨을 때 지금처럼 마기를 넣어봤습니다만 씨앗은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때마침 깨어나셨기에 희망을 가졌지만…….」
루하다가 말을 흐리자 버트가 그를 안쓰럽게 보았다.
“전혀 자라나지 않은 거야? 그럼 그냥 성장이 멈춘 게 아닐까……?”
「아닙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씨앗은 크고 있었습니다. 처음 동굴에 나왔을 때 비해 3배가량 커졌고 정말 비정상적인 성장이었습니다. 심지어 방금까지 성장 중이었고요. 헌데 마기에는 전혀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움츠러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된 일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확인해본 결과 답이 나온 것 같습니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응? 뭔ㄷ”
루하다는 그 말을 하며 버트의 뒤로 갔다. 그러더니 손이 달린 촉수들을 뻗어 그녀의 팔목과 손목, 어깨, 골반, 무릎 등을 잡았다. 손 한 쌍을 더 꺼낸 뒤엔 「밤 기사의 갑옷」으로 감싸진 허벅지를 잡아 양 옆으로 벌렸다.
버트는 퍼드롬과 하인들, 그리고 마성자들이 보는 앞에서 팔다리를 붙잡히고 허벅지가 활짝 벌려졌다.
수갑에 대해 얘기할 때 상상하던 그 자세였다. 비록 좀 더 진보되긴 했지만…….
갑자기 무슨……?!
분명 옷을 있고 있었음에도 발가벗겨진 기분이었다. 왠지 모르게 뇌가 활발하게 움직여 그녀의 망상을 건드렸다. 심장은 쿵쿵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그것을 감지한 루하다가 말했다.
「비밀은 그릇의 쾌락, 즐거움, 기쁨, 환희, 행복, 설렘 등 긍정적인 감정에 있었습니다. 긴 수면 전에 몸을 풀어드릴 때 확인하였고, 확신했습니다. 씨앗은 그릇의 감정에만 반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꼭 이래야 해……?”
버트는 이런 창피한 자세를 시키면서까지 설명을 할 필요성을 물었다.
「그야 그릇의 감정 중 가장 크게 씨앗에 영향을 미치는 게 쾌락이기 때문입니다. 3대 욕구 중 하나인 만큼 그 효과는 탁월합니다. 무엇보다 이런 자세…… 기대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럴리가!? 내가 이상한 여자도 아니고 기대하긴 뭘!”
버트는 속마음을 콕 집힌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든 변명했다. 하지만 말을 더듬어대니 그 둔한 퍼드롬조차 단박에 눈치챘다. 루하다는 그녀를 놓아주며 눈앞에서 정중히 말했다.
「씨앗의 성장을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성장 과정이 결코 괴롭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물론이고 블랙스타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버트는 허락을 구하는 그의 정중함과 엄숙한 분위기에 휘둘려버렸다.
“아, 알았어. 알았으니까 고개 좀 들어…….”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수락해버렸다.
루하다는 특유의 초승달처럼 웃는 눈으로 속사였다.
「똥개들보다 더 기분 좋게 해드리겠습니다.」
라이칸들과의 일을 떠올린 버트는 투정 섞인 주먹질을 했다. 루하다나 세영이나…….
버트는 울상이 되어 루하다를 노려보았다. 그는 싱글거리면서 고갤 숙인 채 뒤로 물러났다.
*
그렇게 새로운 씨앗 성장 계획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문제가 생겼다. 골칫거리는 바로 그녀가 착용 중인 「밤 기사의 갑옷」이었다. 벗을 수 없는 저주 때문에 파괴하여 그림자로 되돌리는 방법밖엔 없었다. 여기서 갑옷의 내구도도 문제지만 자칫하면 버트의 몸도 상할 수 있었다.
다행히 이 문제는 루하다가 해결해주었다. 그가 단 한 번의 손짓으로 갑옷을 박살내주었다. 버트는 감탄하고 있다가 허전한 아랫몸에 시선을 내렸다.
잘 빠진 다리와 통통한 허벅지. 매끈하고 탱탱한 엉덩이와 음부의 균열이 훤히 드러났다.
철그럭
버트는 손으로 가리려했으나 사슬 탓에 근처도 못 가고 허공에서 꿈틀댈 뿐이었다.
그래서 한쪽 다리를 올려 허벅지를 포개는 것으로 어떻게 가릴 수 있었다. 헌데 그 자세가 어딘지 모르게 굉장히 야한 느낌을 주었다.
이 모습은 계획을 위해 모인 소수의 마성자들에게도 제공되었다.
깨끗한 피부에 눈부신 외모를 갖춘 반라의 여인. 그녀가 발끝을 구부리며 굴곡을 과시하는 자세를 취하니 그들의 본능이 반응했다. 퍼드롬의 존재가 없고 버트의 정체를 몰랐다면 그들은 벌써 버트를 붙잡아 겁탈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들은 갑자기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몰랐다. 그리고 퍼드롬과 루하다의 뒤늦은 설명을 듣고 나서야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알게됐다. 그들은 차분히 그녀가 있는 돌침대로 다가가 둘러쌌다.
그들의 눈엔 경외감과 함께 탐욕이 있었다. 금방이라도 그녀를 집어삼킬 듯이 보고 있던 마성자들은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경솔한 짓은 하지 않았다.
오직 시선. 허락이 있기 전까진 눈 외에 어떤 것도 사용치 않았다.
버트는 흥분이 차올라 아랫쪽이 젖어들었다. 하지만 곧장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은 사람이 아닌가. 그녀가 이제껏 마주한 상대는 루하다라는 괴물과 라이칸슬로프라는 동물이었지만 이들은 자기와 같은 사람이었다.
그들은 이게 얼마나 창피한 짓이고 음란한 일인지 다 알지 않은가! 게다가 소문까지 무시 할 수 없었다.
버트는 고민하였다. 그래도 눈망울에 깃든 색욕을 숨기지 못해 애매한 표정으로 꼼지락대기만 했다. 루하다는 그녀의 곁으로 가서 속삭였다.
「그릇이여. 허락하시지 않으면 마성자들은 건드릴 수조차 없습니다. 그들의 정성과 성의를 위해서라도 감내하여 받아주시길…….」
속삭임치고는 제법 큰 소리여서 주변까지 들렸다. 버트는 망설이다 서서히 다리를 벌렸다. 그 순간 자리에 있는 모두가 그녀의 문란함을 알아챘다.
버트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흥건한 하반신과 잘 숙성된 몸뚱이를 보면 한껏 물오른 창녀인데. 울기 직전, 터지기 직전의 얼굴과 그걸 참으려고 애쓰는 표정은…… 강간당하기 직전의 처녀 같았다.
그런 부조화 때문일까. 마성자들은 성욕을 간신히 억누르고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끝에 닿는 야들야들한 피부. 마성자들은 절로 군침을 삼켰다. 그들은 땀에 젖은 몸을 더듬으며 버트가 달아오르게끔 유도했다. 버트는 딸꾹질을 동반한 신음을 내며 그들의 의도에 부응해주었다.
“아으…… 으…… 으……”
그들의 손길은 라이칸의 혀나 루하다보다 못했지만 심리적으로는 최고의 자극 방법이었다. 여러 개의 손이 그녀의 피부를 쓸어주며 감도를 가늠했다.
이제 막 성에 눈을 뜬 숫처녀. 버트에 대한 감정 결과였다.
마성자 중 제법 경험이 있는 한 명이 그녀의 옆으로 몸을 붙였다. 그는 죄송하단 말과 함께 두 뺨을 감싸 쥐곤 입술을 맞댔다.
갑작스런 키스. 그것도 천천히 하려다 버트가 당황할 거라 생각하고 기습적으로 입을 맞췄다. 버트는 경직되어 입을 꼭 다물었다. 그는 침착하게 간지러울 법한 부분을 자극하라 동료에게 말했다. 그 자신은 버트의 아랫입술을 입술만으로 감싸 물었다.
촉촉하고 따뜻한 것이 우물거리면서 긴장을 풀어주었다. 몸 곳곳에건 그녀의 기분을 한껏 높여주는 손길이 계속 되었다. 그러자 꾹 다물어졌던 버트의 입이 바르르 떨리면서 벌어졌다.
잘 구워진 조개 마냥 열린 버트의 입에 마성자는 혀를 윗입술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그러고선 아랫입술에 한 것처럼 입으로 우물거렸다.
“움……”
버트는 두 손을 가슴께에 두었다. 마성자는 그 사이 고개를 꺾어 입을 완전히 포갰다. 그러면서 자신의 혀로 버트의 혀를 이리저리 비벼댔다.
버트는 헛숨을 삼켰다. 안 그래도 입이 막혀있는데 혀가 이리저리 굴려대니 숨쉬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코로 숨을 뿜어댔다. 약간의 헐떡임. 미적지근한 콧김이 마성자의 얼굴에 뿌려졌다.
마성자는 버트를 위해 중간중간 입을 떼어 숨을 쉴 수 있게 하며 키스를 주도했다. 그 배려에 버트의 가슴은 더욱 뛰었다.
애틋한 반응. 마성자들은 그녀가 매우 민감하고 쾌락에 약하단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겨우 이런 일로 씨앗이 성장한단 사실이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그 의문은 루하다의 감탄으로 사라졌다.
「굉장하구나. 이전까지와는 다른 반응이야. 훨씬 빠르게 크고 있어. 리아주크 님께서도 기뻐하실 것이다!」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퍼드롬이 고개를 푹 숙이는 것을 보며 마성자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세력의 대부분이 음지에 있다지만 드러난 것만으로도 한 나라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 블랙스타란 교단이었다. 퍼드롬은 그런 괴물 같은 교단의 으뜸인 교주였다.
믿음으로 뭉쳐진 이 단체에서 퍼드롬에 대한 그들의 신용은 죽으면 천국을 간다 해도 굳게 믿고 자결할 수준이었다. 그런 그들에겐 퍼드롬이 자신을 낮추는 모습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더불어 그것이 이질적으로 느껴져야 했는데 그 공손함을 이해하고 있었다.
성신 리아주크의 그림자이자 밤 세계를 지배하는 '둠워퍼' 일족. 그것도 장로급의 인물이니 도저히 권력으로 비견할 수 없었다.
“으웁…… 쿠하…….”
긴 입맞춤을 끝내고 버트가 얼빠진 표정으로 눈앞의 마성자(케나프)를 바라보았다. 땡그란 눈망울. 그를 바라보던 버트는 두 손을 뻗어 그의 몸을 끌어안
으려고 했지만 짧은 쇠사슬이 그걸 방해했다.
안아달라는 아이처럼 더 뻗어지지 않는 손을 쥐었다 펴는 꼴은 퍽이나 귀여웠다. 잔뜩 안달이 난 표정에 케나프는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다시금 입을 맞추곤 혀를 엮어주었다.
이어서 다른 마성자들, 유르, 비어룬, 펠시 등은 그녀가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을 찾아 애무해주었다.
이런 쪽으로 경험이 있는 이들을, 그것도 특별히 엄선해서 뽑았다. 당연히 라이칸과 그림자를 제외하고는 남자 경험이 전무한 버트로선 속수무책이었다.
이쯤 되니 그들도 참기 힘들었다. 관능적인 여인이 애액을 흩날리며 가버리고 유혹해대는데 어떤 남자가 참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교단의 성녀나 다름없는 그녀에게 함부로 할 수 없는 짓이었다. 그들의 선택은 하나였다.
그들은 1시간 동안 버트의 숨이 넘어갈 정도로 애무만 해주었다.
긴 시간 완급을 조절한 애무는 버트를 힘겹지 않게 절정으로 인도했다. 쾌락의 천국에 빠뜨렸다. 그야말로 기분 좋게 취한 그녀는 울상이 되어선 투정 섞인 말투로 얘기했다.
“으흐으…… 뱃속이…… 아랫배가 간지러워…… 아래쪽도 근질거려…… 못 참겠어요…….”
그들은 씨앗이 움트고 있어서 그렇다는 건지…… 아니면 그저 삽입을 원하는 것인지 헷갈렸다. 그리고 그게 뭐가 됐든 버트는 계속 닿지 않는 음부를 만지려 했다. 그걸 보고 마성자들이 버트를 저지하였다.
“진정하십시오 그릇이여. 저희가 도와드리겠습니다.”
“간지러워요…… 갑갑해…… 막 긁어줬으면 좋겠어요…… 으으…… 도와줘요……”
잔뜩 안달이 난 버트의 모습에 루하다는 무슨 일인지 알아챘다. 그래서 케나프만 앞에 남겨두고 나머지 마성자들을 불러들여 라이칸슬로프의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퍼드롬은 내심 놀라면서도 루하다의 허락에 우려를 표했다. 그러자 루하다는 그런 똥개들보다 못하겠냐는 핀잔에 퍼드롬은 얼굴을 붉혔다.
그 사이 케나프는 버트와 눈을 맞추며 달래주는 것으로 시간을 끌고 있었다. 그러다 뒤이어 마성자들이 다가와 하는 말을 듣고서 당황하였다.
섹스라니? 성녀라고 일렀으면서 그녀와 섹스를 하라니……!
“정말로……”
“이래도 되는 건지……?”
그들이야 못할 것도 없었다. 오히려 환영이었다. 이렇게 안달 난 미인이 해달라고 하는 데…… 그들이 가진 성력(마기)이 더 강해질 수도 있다는데…….
그래도 왠지 머뭇거려지는 건 왜일까. 블랙스타의 깊은 신앙심 때문인 것일까. 마성자 웰슨이 조심스레 그녀에게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면 되겠냐고 하자 버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되냐고 정중히 물었다.
“헤에헤……”
버트는 색기가 줄줄 흐르는 웃음을 흘렸다. 그러더니 라이칸들이 해준 것처럼……이라며 운을 뗐다.
“꾹꾹…… 막 아래쪽을 꾹꾹 눌러주세요…….”
마성자들은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확신이 들자 주춤거렸다. 버트는 그걸 자신을 싫어한다 여기고 눈물을 한껏 머금으며 애타게 말하였다.
“으…… 부탁해요…… 네? 간질거려서 미칠 것 같아요…… 한 번만 도와주세요…… 딱 한 번만요…… 제발……!”
그녀의 사정에 마성자들은 망설임을 날려버렸다. 마성자 하나가 그녀의 앞으로 다가와 몸을 맞추면서 튼실하게 솟아오른 남근을 꺼냈다.
버트는 그것이 라이칸들 것과 사뭇 다른 모양이라 의아했다. 남자의 실물은 처음 보았다. 그저 마냥 이렇게 생겼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었다. 물론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저 음경의 형태나 위치를 보고 헤벌쭉 웃었다. 자신을 기분 좋게 해주는 건 마찬가지일테니까.
“시작하겠습니다.”
귀두가 버트의 음부에 삽입 되었을 때 환희나 다름없는 교성이 터져나왔다. 그녀는 곧장 허리를 흔들어대는 마성자에 맞춰 흥겹게 몸을 흔들었다.
츠퍽 츠퍽
버트는 이제 돌이킬 수 없었다.
“아앙……! 앙……! 아앙……!”
그녀는 섹스에 취했고 그녀의 아랫입은 남자의 맛을 알아버렸다. 비록 창녀마냥 다리를 벌려대진 않겠지만 이젠 누가 와도 거부할 수 없게 되었다.
아랫배가 맞부딪치며 내는 차진 소리, 질 안에서 음액과 쿠퍼액이 뒤섞이며 생기는 질척거림이 버트의 뇌를 차지했다.
“아앙! 응! 기분 좋아요……! 라이칸들보다 더엇……!”
버트의 앙앙대는 귀여운 소리와 엉성한 음담패설은 마성자들의 성욕을 불태웠다. 나머지 마성자들의 기분 역시 고취시켜 아까보다 적극적으로 애무에 임하게 만들었다.
목덜미, 쇄골, 허벅지 등 건드릴 수 있는 데는 전부 건드렸다. 입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거리낌 없이 입을 맞추었다. 마성자 하나와 벌이는 성교만으로 감지덕지인데 정성 가득한 애무에 버트는 거칠게 숨을 내뱉었다.
덕분에 금세 오르가즘에 올랐고 그것이 끊임없이 계속 이어졌다.
‘흐읏…… 이건……?’
버트와 일을 치르는 마성자는 쾌감도 쾌감이지만 성기가 한 번 들락날락 할 때마다 몸 속으로 밀려드는 마기에 무아지경이었다.
한 평생 쌓은 성력보다 이번 성교로 얻은 마기가 훨씬 많았다. 그렇다고 과부하가 되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몸에 반발을 일으키는 것도 아니었다. 짓쳐들어오는 마기는 마성자에게 쉽게 융화되었다. 더불어 그를 점점 성장시키고 마기의 최대치를 확장시켰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마성자는 볼 수 있었다.
검은 하늘을 배경으로 서있는 압도적인 크기의 거인을.
마냥 거대한 것이 아니라 절로 경외심이 들게 하는 웅장함과 왠지 모를 포근함까지 갖춘…….
그야말로 자신이 생각한 신에 가까운 존재. 아니, 신 그 자체의 모습을 보았다. 마성자는 버트의 질 깊숙이 음경을 쑤셔 넣은 상태로 사정을 하였다. 그리고 거신과 접선도 끊겼다.
숨을 몰아쉬던 마성자는 눈물을 쏟았다. 그는 연신 리아주크의 은혜란 말을 반복하며 버트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버트는 바들거리면서 지금까지 맛본 쾌감을 곱씹었다.
“무슨……”
그의 반응을 본 다른 마성자들이 의아해하였다. 하지만 얼마 안 가 그녀와 몸을 섞으면서 깨달았다. 버트와 섹스를 시작하면서 충만한 마기를 느꼈고 한창 허리를 흔들 때는 성력과 받아들이는 그릇이 커짐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사정을 하기 직전에는 거대한 신형과 마주하는 환상을 보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감격하였고 저마다 감사를 표했다.
마지막 마성자는 거신과의 만남을 되새기며 버트의 상의를 젖혀 올리곤 유두를 한 입 가득 물고 빨아주었다. 버트가 김빠지는 소리를 내며 헤실헤실 웃었다.
버트는 예감했다. 한동안 뇌가 녹아내릴 만큼 쭉 기분 좋을 것이라고.
*
그 후론 몇 주간 마성자들과의 교합에 빠졌다. 그들의 수는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잠들어 있을 때는 일체 건드리지 않았다. 그래서 제법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 많은 마성자들이 줄을 섰다.
처음엔 하루에 열 명씩, 이윽고 이십, 삼십까지 그 수를 늘려갔다. 중간중간 쉬면서 한다지만 엄청난 수가 아닐 수 없다.
그녀를 통해 환상을 본 마성자들은 더욱 신앙심이 깊어졌다. 그러면서 리아주크 뿐만 아니라 버트까지 추종하고 찬양하였다. 그들에게 있어서 비록 환상일지라도 리아주크와 대면했다. 거대한 교단 블랙스타는 이제 굳건한 조직으로 변했다.
그들의 열정에 힘입어 버트는 식사와 수면을 제외하고 종일 섹스만 해댔다. 그런 버트의 헌신(?)은 마성자들이 진심으로 성녀로 섬기게 만들었다.
무엇을 해야 하나. 그들은 오직 버트를 위해 희생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가 원하는 건 별로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쉬는 시간과 식사 시간에 힘을 쏟기로 했다.
게임 밖에서도 못 먹어본 음식과 왕과 같은 대접! 버트는 어쩔 줄 몰라 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익숙해졌다.
“고생하셨어요.”
하녀 하나가 정액이 쭉 흘러내리는 버트의 음부를 닦아주며 말하였다.
버트는 얕게 신음을 냈다가 동성인 하녀가 보고 있음을 느끼고 뺨을 붉혔다. 하녀는 싱긋 웃더니 깨끗해진 음부를 물수건으로 닦아주었다
“으음…… 음…… 으우움……”
버트는 그녀의 미소에 수줍어하다 조금씩 흐느끼는 소리를 내며 몸을 배배 꼬았다. 정액을 포함한 섹스의 잔흔은 닦여나갔어도 흥분까지 가신 건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하녀의 부드러운 손길은 식어가는 흥분을 되살려주었다.
늘 이런 식이었다. 쉴 때는 버트의 음부를 씻겨주고 몸 곳곳을 주물러 풀어주었다. 문제는 버트가 격렬하게 즐긴 뒤이고 전라나 다름없는 차림새였단 점이다. 거기서 계속 흥분이 차오르니 자연스럽게 2차 행위로 이어졌다.
어째선지 죄다 동성인 하녀들인데도 쉽게 흥분을 느꼈다. 하녀들 역시 쉽게 응해주었다. 버트가 눈치가 빨랐다면 하녀들의 눈에 감도는 붉은 빛을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색정에 취해 확인할 겨를이 없었다. 버트는 그저 취향이 독특한 부류라 여기고 저항 없이 받아들였다.
간질거리는 느낌을 받으며 문득 자신의 차림에 눈이 갔다. 하반신은 그림자로 들어간 하갑 때문에 허리 아래론 완벽한 나체였다.
이것 때문에 소심하게 건의를 했더니…… 대담한 속옷을 입혀주었다.
허벅지까지 오는 망사 스타킹에 마음껏 쑤시라는 듯 음부 주변에만 덮는 것이 하나 없는 속옷!
이걸 본 버트가 말을 더듬거렸다. 그리고 이걸 입어보았다(물론 입혀주었다). 그냥 봤을 때와 입을 때의 차이는 어마어마했다. 갈아입은 후 애액으로 젖어드는 음부를 본 마성자가 성교를 청하였고 곧장 일을 벌였다.
나머진…… 장갑은 그냥 넘어갔다. 그리고 상갑에서 버트가 망설였다. 그리고 금세 답을 냈다. 이미 무지막지한 속옷도 입은 터다.
루하다에게 부탁하자 그는 양쪽 가슴이 드러나게끔 둥그런 구멍을 2개 내주었다. 금속을 덧댄 상갑에서 풍만한 젖가슴이 드러나니 그렇게 야릇해 보일 수 없었다. 상상 이상으로 파격적인 차림에 버트는 선홍빛 유두를 꼿꼿이 세우며 흥분에 젖어들었다.
버트는 조금 더 대담하게 즐기게 되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