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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잣지붕위의 부러진 피리 (42부) (28/48)

판잣지붕위의 부러진 피리 (42부) 

팔뚝에 따끔하는 야리한 통증이 느껴지며 그제서야 나는 눈을 떴다. 눈거풀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희미한 사람들 그림자가 그제서야 뿌옇게 시야에 잡혀왔다. 제일먼저 들어온게 당장이라도 눈물을 쏟을듯한 엄마의 애처로운 얼굴이었다. 그리고 흰가운을 입은 남자와 흰모자를 뒤집어쓴 여자...... 의사??? 간호원??? 저사람들이 왜??? 아직도 머리가 몽롱했다. 찌근찌근 쑤셔왔다. 몸이 무거웠다. 의사와 간호사가 다 끝났는지.... 무슨치료를 한것일까? 내가 어디 아픈걸까?? 엄마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굴에 여전히 수심가득한 얼굴로 엄마는 그둘을 따라 집밖까지 나갔다가 들어오신듯 했다. 엄마가 다시 방안으로 들어오신걸 확인한 나는 몸을 일으킬려 했으나 도저히 온몸에 힘이 안들어 가는게 꼼짝을 못하겠다. 

[ 수....수한아!! 괜찮니? 응? 이제좀 괜찮은거야?? 이제 좀 정신이 들어? 응? 흐~~~~~으흑흑흑.... 내가 다..내가 다 죽일년이야.... 이제는 아들놈까지 잡아먹을려는 더러운 년...... 흑흑.....흐윽윽.... ]

도무지 무슨 연유 이길래 엄마는 말을 하다말고 저리도 오열을 터뜨리시는 것일까? 설마....내가 죽을 병이라도?? 정말 그런 것일까??? 정말?? 

[ 어..엄마? 나...나 죽을병 걸린거야? 응? 그런거야?? ]

[ 얘...얘는...무슨 그런 끔찍한 말을.....흑흑... 아냐..아냐.... 그냥 영양실조에 과로가 겹쳐서 그런것뿐이래.... 흑흑... 미...미안해... 정말 미안해..... 에미가 되어가지고.... 아들녀석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고..... 색욕에 눈이 멀어 아들을 말리기는 커녕 꼬리치며 가랑이나 벌려서 아들의 기운을 뺏아먹는 더럽게 음탕한 에미때문에......네가....흑흑..... 정말 미안해.....정말..... ]

엄마는 이제 설움이 복받치시는지 소리내어 대성통곡까지 하신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도 저리도 서럽게 통곡하지 않으셨던 엄마였다. 당신의 하나뿐인 아들의 인생을 육체를....정신을 망쳤다며 절규하시는 어머니...... 

[ 어...엄마.... 나괜찮아요... 네? 정말 괜찮다니까요. 그리고 왜 이게다 엄마만의 잘못이에요? 이건 순전히 다 내 잘못이라고요. 내가 그렇게 약골만 아니었어도.... 이제부터 밥도 열심히 먹고 틈나는대로 운동도 하고.... 정말 튼튼해질게요... 네? 그러니 제발 이제 그만 우세요..... 흐윽.... ]

울음도 전염되는것일까? 나까지 괜한 슬픔이 복받쳐오며 목이 메어왔다. 후훗~~ 우리살림에 밥을 잘먹어? 킥킥..... 점심때 도시락이라도 빠지지않고 싸가는 걱정이라도 덜었으면 좋겠다.... 빌어먹을.... 운동이 부족해? 그런것은 배때기에 기름기가 덕지덕지 붙은 부자 나부랭이에게들이나 어울리는 말이다. 망할놈의 현실.... 더러운 세상..... 

모든것이 싫다. 모든것이 슬프다.... 이 더러운 현실이 슬프고 저주스럽다. 제까 것이 뭔데 나의 사랑하는 엄마를 저토록 힘들게 아프게 하는것인가? ㅅㅍ놈의 것.....................

[ 헤헤.... 훌쩍.... 헤헤.... 엄마...나 정말 괜찮다니깐..... 한번 보여줄까? 자 누워봐.... 내가 어젯밤처럼 다시 힘차게 해보일게... 응? ]

썰렁한 치기어린 농담인줄 안다. 하지만 엄마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눈으로 한번 곱게 흘겨보고는 이내 피식 웃어준다. 나도 덩달아 껄껄 웃었다. 하지만 둘다 울음섞인 부자연스러운 억지 웃음들이었다. 서로를 위안하는 배려의 웃음이었다....... 

[ 우선은 그냥 누워있어... 의사선생님이 이거 링겔한병 맞으면 괜찮아 진뎄어. 그렇게 앉아있지말고 좀 누우라니까..... 오늘은 제발 엄마말좀 들어..... ]

[ 그런데 엄마.... 내가 정말로 어떻해 된거에요? 나 기억 하나도 안나는데...... 분명 어젯밤 내가 엄마의....뒤...그러니까...뒷쪽 항문에다가 막......싸고서... 그다음부터 전혀 기억이 안나는데...... ]

대번에 엄마의 얼굴은 다시 짙은 홍조가 드리워진다. 제차 궁금해하며 질문하는 내게 그제서야 엄마는 있는대로 얼굴을 붉혀가며 수줍은듯 조심스레 입을 열기 시작한다. 

[ 저.....그게..... 그러니까... 어젯밤.....수한이...네가..... 엄마의..... 그러니까....엄마의.....뒤....뒤...뒷쪽...에..다가....막..... 아휴~~~ 말못해... 하여간 그래서 엄마도 제정신으로 돌아와서 보니까 수한이 네가 엄마등뒤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지뭐니...... 엄마가 얼마나 놀랬던지.... 밤새껏 다리도 주물러보고 팔도 주물러봤지만 제정신으로 돌아와야 말이지..... 엄마는 수한이가 음탕한 나떄문에.... 큰일이라도 난줄알고....흑.... ]

나는 다시금 그떄의 감정이 복받치시는지 흐느끼는 엄마를 내곁으로 당겨서 꼬옥 안아드렸다. 새털처럼 너무나 가벼운 엄마의 몸이 그대로 내품으로 안겨들어온다. 이렇게 연약한 분이 그런 험한 공사장에서 막일을 하시다니........ 안쓰럽기도하면서 이렇게 누워있는 나보다 도리어 엄마의 건강이 걱정이었다. 

[ 괜찮아요..엄마..... 나는 정말 괜찮아... 그보다 그럼 엄마... 어젯밤 한숨도 안잔거에요? 응? ]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엄마....... 역시나 이런 몹쓸 아들놈을 위해서 엄마는 밤새껏 애태우시며 조바심으로 밤을 훤히 샜을게 뻔했다. 아~~ 어머니..... 당신이란 존재는.....정말로..... 

한동안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의 몸을 바짝 밀착한체 서로의 훈훈한 체온과 정신을 교감했다. 

링겔병의 주사액이 다 떨어질때까지 그떄까지 엄마는 잠시라도 아들의 곁을 떠나지 않은체 아들을 지키고 있었다. 그나저나 내가 지금 맞고있는 저 링겔이라는 주사액 무지 비싸다고 들었는데...... 

[ 저.... 엄마... ]

[ 으응?? 몸도 안좋은데 좀 푹 자두라니깐.... ]

[ 저거 링겔여. 저거 비싼거 아네요? 우리처지에 저런것 맞을 돈이 어디있다고??? ]

[ 인석아. 지금 그런게 문제니? 당장 네가 죽을것 같은데 그깟 돈이 문제니? 그리고 아무래도 요즘 네가 집안 일에 너무 신경쓰고 힘들었나보다. 이제부터는 너는 아무소리 말고 학업에만 열중해. 신문배달도 그만두고.... 알았지? 이 엄마가 어디가서 도둑질이라도 할지언정 다시는 네게 집안 생계를 분담 시키지 않을거야.... 이제 하나남은 내 아들인데.... 그런 내 아들인데.... 엄마가 이제 믿고 의지할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만약 네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흐흑....흑... ]

괜히 말을 꺼냈나하는 후회가 들었다. 잠잠해져가던 엄마의 마음이 다시 복받쳐 오르며 흐느끼기 시작한다. 그런 엄마를 나는 다시 조용히 끌어안으며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그상태에서 엄마의 흐느낌은 이번에는 좀처럼 수그러 들줄을 몰랐다. 점점 이상하게 다시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그리고 끝을 알수없는 깊은 수면의 나락으로 내몸은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었다...... 내몸이 왜 자꾸만 이러지?? 왜??? 

후각을 자극하는 진한 향냄새..... 향...향..... 향? 아버지의 초상떄 늘 몸에 깊게 배었던 그 향냄새? 초상을 누가 치루나?? 초상?? 헉~~~ 혹시 내가?? 그럼?? 내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번쩍 눈이 떠졌다. 전신이 온통 식은땀을 흘렸는지 축축하고 꿉꿉한게 찝찝했다. 링겔은 전부 맞아서 엄마가 바늘을 뺐는지 팔뚝에는 작은 반창고 하나만 붙어있었다. 고개를 두리번 거려보니 방안이다. 왠지모를 안도감..... 후우~~ 다시 방안을 둘러보았다. 늘봐오던 밥상위에 촛불이 켜져있었고 그위에 아버지의 영전.... 사진이 놓여있었다. 언제나 환희 웃음을 지어보이시던..... 예전의 그 넉넉한 웃음을 지어보이시며 나를 쳐다보고 계셨다. 

[ 아..... 아....버지..... ]

[ 이제 일어났니? 몸은 좀 괜찮아진것 같아?? ]

등뒤에서 들려오는 부드러운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엄마였다. 손에는 상위에 올릴 이것저것 음식들이 있었다. 그래봐야 고작 사과한쪽, 딸기몇개, 북어포가 전부였다. 아~~~~ 아버지의 49제.......... 오늘이 바로 아버지의 49제 날이었다. 엄마는 나를 향해 방긋한번 웃으시고는 차리고 뭐도 할 초라한 제삿상 이었지만 과일을 한번 이리 옮겨도 보고 줄을 맞추어 보기도 하시며 무척이나 신경을 쓰시는 것같았다. 

[ 수한이....아버지... 죄송해요.... 당신도 아시잖아요. 우리형편에 이런 제삿상하나 차리기도 힘든거.... 나중에...나중에...좀더.... 잘살게되면....그때는 당신이....좋아하시는 산적하고...생선도...... 많이 올려놓을게요.... 오늘은 이것으로라마 만족하시고 드시고 가세요...... 아셨죠?? ]

차리고 말고 할 제삿상을 다 차리셨는지 엄마는 아버지의 사진을 다시한번 손으로 쓰다듬으시며 낮게 읍조리셨다. 하지만 이미 눈가는 불그레진게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것 같았고... 목소리도 한껏 잠겨져 있었다. 

[ 어....엄마...... ]

[ 그..그래....내 정신 좀봐.... 하핫~ 어서 제사 지내야지... 어떻해 기운좀 나니? 절할수 있겠어? ]

절하다가 쓰러질언정 아들이란 놈이 제사를 구경만 하고 있을수는 없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일으켜 세워서 아버지의 영전앞에 섰다. 사진속의 아버지가 대견하다는듯 환희 웃으시고 계셨다. 아버지........... 맏 아들의 절이 끝나고 엄마도 제삿상앞에 서셨다. 잔을 비우고 다시 잔에다가 소주를 붓는다...... 절을 끝마치신 엄마는 하지만 일어설줄을 몰랐다. 

[ 흑흑...... 미안해요....미안해요...여보.... 정말 미안해요.... 나같이 더러운년을 그래도 아내라고 챙겨주고... 다독거려주고...... 그랬는데... 나란년은... 아들과 붙어먹은 나란년은.... 흑흑.... 정말 죄송해요.... 죄송해요..... ]

[ 어.... 엄마..... ]

[ 나중에 죽어서 당신을 만나면 그떄는 당신앞에 무릅꿇고 백배 사죄할게요..... 흑흑.... 나란년 마음껏 욕해주고 마음껏 저주해주세요.... 하지만.... 하지만.... 당신의 하나뿐인 맏아들..... 보살펴주세요..... 저는 어떻해 되든 좋아요..... 제발 수한이만은..... 수한이만은..... 흑흑.... 여보~~~~ 미안해요....... 저....이제.. 수한이 없으면.... 못살아요.... 이런 음탕한 저를 이해...해주신....당신.... 하늘나라에 가면 그떄는....그떄는.... 당신만을 위해서 살게요...... 용서하세요... 흑흑... ]

엄마의 울음은 좀처럼 그칠줄을 모른체 쉴새없이 흐느끼시며 아버지의 영전앞에서 대성통곡을 하시었다. 그동안의 가슴속에 응어리 지어졌던 모든것을 다 표출하시는지 그 서러운 흐느낌은 그치지가 않았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부부생활..... 그래도 사랑이란... 그 하나만으로 서로 의지하며 다독거리며 살았던 10여년의 부부생활....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폐인이 되다싶히한 아버지가 점차 호전되어 이제는 한집안의 가정으로써의 제몫을 하기 시작할무렵 청천벽력과도 같던 끔찍한 교통사고사....... 남편을 그렇게 허망하게 떠나보내고서 아들과의 넘지못할 선을 이제는 자연스레 받아들이며 즐기게 된 엄마... 남편에게서 못받았던 그 희열같은 쾌감을 아들에게서 받으며 즐거웠지만.... 언제나 가슴속에 묻혀두었던 남편에대한 죄스러움이 오늘에서야 폭발한것 같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모든것을 이해하시는지 사진속의 아버지는 우리를 향해 환하게 웃고 계시었다............. 

제사가 끝난 그날밤..... 엄마와 나는 여전히 아버지의 사진을 머리맡에 두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예전의 엄마와 아들처럼 그 어떤 음란한 행동도 않은체 나는 엄마의 따스한 품속에서 실로 오랫만에 푸근한 단잠을 이룰수 있었다. 

[ 수한아..... 수한아... ]

엄마의 깨우는 소리에 그제서야 눈을 떴다. 밖은 아직도 희뿌연게 동이 트기전의 새벽같았다. 

[ 엄마 이제 일나가봐야해. 밥은 저기 머릿맡에 차려두었으니 이다가 먹고... 응? 그리고 엄마가 오늘 학교랑 신문배급소에 가서 잘 말해둘테니 몇일간 집에서 푹 쉬어.... 다른생각 하지말고. 알았지? 엄마가 곁에 있으면 좋으련만.... 후~~ 그럼 엄마 나간다... ]

일을 나가는 엄마는 아픈 아들을 끝내 혼자 집에 남겨두고 나가는것이 마음에 걸리는지 계속해서 뒤를 쳐다보시며 띠기 힘든 걸음을 하시었다. 결국에는 이렇게 다시 엄마에게 짐이 되는 내자신이 한심스러웠다. 학교는 어차피 나와는 동떨어진곳..... 가든안가든 별 신경이 안쓰였지만.... 신문배급소는...... 겨우겨우 얻은 나의 첫일터였었는데... 이제좀 재미를 붙혀가며 이제막 돈버는 재미를 솔솔 붙혔는데.... 아쉬웠다. 하지만 지금의 내몸 꼬라지로 무슨일을 하겠는가? 후~~~~~~ 내가 어쩌다가 이런 약골이 되었지? 정말 엄마 말마따나 하루도 거르지않고 엄마와의 탐욕적인 섹스로 기운이 빠졌나? 그나저나 이걸 빌미로 이제는 엄마가 그전처럼 쉽사리 몸을 허락하지 않을텐데..... 아들의 건강을 해친다며 이제는 아예 손도 못대게 할텐데..... 그랬다. 나란놈은 이 와중에도 그런것을 생각하는 한심한 놈이었다. 어머니의 가슴에 시퍼런 멍을 들게한것은 생각도 못하는 그런 놈...... 

하루종일 방에만 드러누워 있었더니 답답해 미칠지경이다. 더군다나 아무도 없는 나혼자 뎅그러이 남겨져있는 방안.... 왠지모를 허전함과 쓸쓸함에 가슴까지 답답해 옴을 느낀다. 링겔을 맞고 그리고 하루정도 푹 잠만 잤더니 몸은 한결 가벼워진게 많이 좋아진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같은 사람들은 몸땡이 하나가 전재산인 가난뱅이들인지라 믿을건 튼튼한 몸밖에 없었다. 좀더 기운을 추스른뒤 다시 일을 알아봐야겠다. 엄마는 말리지만 역시 엄마혼자 집안생계를 꾸려가도록 놔둘수는 없었다. 바같 바람이라도 쐴겸 밖으로 나왔다. 늦은 봄의 아카시아 향기가 물씬 풍겨왔다. 봄햇살의 따사로운 햇볕도 별개인냥 이곳 판자촌은 한겨울마냥 을씨련 스럽기만하고 적막했다. 삶에 찌든 군상들의 집합소인 이곳은 자연의 섭리까지도 무심한 것인가?? 

가파른 언덕길을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올라오는 사람이 눈에 띤다. 판잣촌친구며 중학동창 이었던 헌구다. 고등학교 진학하면서 공고로 진학하게되어 지금은 떨어져 지내는 사이였다. 하긴 이런 판잣촌에서 유일하게 인문계를 간것은 나뿐이지만...... 

[ 어? 수한이 아냐? 그동안 잘있었냐? 그런데 너 학교 벌써 끝난거야? 원래 인문계는 밤늦게까지 학교서 공부해야 되는것 아닌가? ]

[ 지금 비꼬냐?? ]

[ 자식...... 예나 지금이나 그 성질머리 하고는.... 그나저나 날씨 참 죽여주게 좋다. 안그래? 이런날은 어디 물가에라도 삶은계란 싸들고 놀러가면 좋은데.... 히히 ]

[ 우리같은 거렁뱅이들이 가면 물 더러워진다고 당장에 쫓아낼걸? ]

[ 히히..... 하긴... 어떻해 여기 계속 있을거냐? 난 울 엄마 장사하는곳에 일도와주러 가야돼. 어제 꼰대가 술먹고 난장판을 해놓고는 지금 장사도 안나가고 방에 드러누워있다. ]

[ 꼰대가 뭐냐? 꼰대가? 아버지께..... ]

[ 너도 당해봐라. 허구헌날 술먹고 들어와서는 멀쩡한 엄마를 개잡듯 패질 않나? 부실것도 없는 세간살이들 다 떄려부수지를 않나? 내 미치고 환장하겠다. 차라리 아버지 없는 네가 부러울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

아버지가 없는 내가 부럽다는 그녀석의 말에 내 인상이 한없이 일그러지자 헌구또한 말실수를 한것을 아는지 미안하다는 말한마디와 함꼐 잽싸게 자신의 집으로 도망쳐버린다. 

아버지가 없는 내가 부러워? 킬킬..... 비록 그동안 폐인이다시피한 그런 아무런 힘도 없는 아버지라도 있는것과 없는 것이 얼마나 틀린지 지들이 알기나해? 잘못했으면 야단치고 잔소리하는.... 아들이 돌아오면 넉넉한 너털웃음을 하며 반겨주는...... 그런 아버지가..... 그런 아버지가 얼마나 그리운줄 지들이 아냐고?? 

옛날처럼 아버지의 냄새를 맡으면서 아버지의 등뒤에 업혀있었던 그 시절 행복했었던 떄가 미치도록 그리웠다..... 미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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