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판잣지붕위의 부러진 피리 (15부) (15/48)

막 잠에서 깬듯한 엄마의 저 리얼한 연기.... 나는 속으로 내심 엄마의 저 훌륭한 연기에 감복하고 있었다.

[ 아이~~~여보~~ 자꾸 그렇게 만지면.....아학~~ 그만..그만해요~~아흐..흐...흑~~~ 옆에....옆에....수한이가.... 깨겠어요....으흑... ]

[ 저놈 원래 한번 자면 누가 업어가도 모르잖혀.... 이리 와보구려..... 내 요즘 몸이 많이 좋아져서..그려..... 오늘은 한번.... ]

[ 아흑~~~~~ 그...그..만..... 아이참... ]

역시.....지금 두분은...... 하지만 목소리를 최대한 낮추며 은밀히 속삭이는 아버지와는 달리 일부러 들으란듯 큰소리로 떠드는 엄마의 저 의도는 오랫만에..... 아니 내가 알것다알만큼 큰 지금에서야 처음 들어보는 부모님의 섹스였다. 사고로 거의 성불구자이다 싶히 지내온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지금 성기능을 어느정도 회복하셨는지 엄마에게 대쉬를 하고계신것이다. 그런데......그런데......... 기뻐해야 할일을....... 아버지가 엄마와 부부관계를 할수있다는 것은 아버지의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는 뜻인데.....왜......왜?나란 놈은 심한 질투와 그 둘.....부모님의 지금의 행위가 무지 불결하게만 느껴지고 있었다.

방금전까지 아들인 나에게 엉덩이를 주물르게 내어준 엄마가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아버지에게 안기고 있다. 갑자기 심한 욕지기가 느껴진다.

욕지기....... 위선자......위선자~~~~ 위선자!!!! 어떻해 나를 옆에두고.... 내가 잠들지 않았다는것을 뻔히 알면서..... 어떻해 어떻해 저리도 태평스럽게 아버지에게 안길수 있을까 그것도 내가 들으란듯 큰소리로 떠들어대며..... 신음소리를 줄일 생각도 않고...... 당장이라도 벌떡 일어나 엄마의 엉덩이를 다시 떡 주무르듯 주물러대고 싶었다.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엄마와 내가 좀전에 했던 행동 그대로 재연출을 해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생각은 내 마음속 깊은곳에서만..... 나만이 보고 들을수있는 공간에서만 연출되고 있었다.

[ 허~억~~~ 아아~~ 당신....당신...아아~~당신것이 이렇게 커진거에요? 아흑~~아흐흐~~~ 당신의 것.....딱딱해진게 제 몸속에 들어온거에요?정말 그런거에요 아아~~ 여보~~ ]

[ 그래...그렇구먼... 허허허~~ 내것이 이리도 커진것이야....아아~~ 여보.... 이제..됐어~~ 이제 당신혼자 이 쓸쓸한 밤을 혼자 보내지 않게할 자신이 생기는 구려.... 아하~~ 정말 됐어~~ 됐다구.... ]

무슨 경사라도 난것처럼 한껏 들뜬체 대화를 나누는 두분.... 하지만 그 대화도 곧이어지는 살들이 부딪히는 소리와 엄마의 젖은 계곡에서 울려퍼지는 물튀는 소리로 인하여 곧 자자들고 있었다. 이불이 심하게 들썩들썩 거리며 먼지가 피어오른다. 엄마의 신음소리는 점점 높아져만 가는데......

나와의 관계때는 들어보지도 못한 엄마의 저 절규하듯 흐느끼는 신음소리......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것만 교성...... 사람의 애간장을 다 깡그리 녹여버릴듯한 저 달뜬 신음소리.....

당장이리도 귀를 도려내고 싶었다. 부모님의 섹스소리가 이리도 왜 내게는 고통스럽게만 느껴질까?질투인가 질투....질투!!!! 아버지가 자신의 아내를 품는데 왜 아들인 내가 이리도 심한 질투심과 분노에 몸서리를 쳐야할까 

그리고.... 저 엄마의 커다랗게 울려퍼지는 신음소리... 왜...왜 아버지와 할때는 저렇고... 나랑은 왜 왜?내가 아버지보다 못하단 말인가 내가 그렇게 기술이 없었나 내가 그리도 엄마에게는 만족감도 못주는 어설픈 놈밖에 안됐나 

점점 높아져가는 두분의 신음소리..... 생각보다는 일찍 끝날것 같았다. 그리고.... 한껏 높아지는 소프라노의 화음..... 이내 방안은 조용한 침묵속에 빠져든다.

[ 휴~~우~~ 괜히 임자몸에 불씨만 지펴놓고 끄지도 못했구려.... 미안하구려.... 아직은 무리였었나봐.... 허허... 그래도 이제는 자신감이 생기는구먼. 내가..... 거의 성불구였던 내가 이런일을 할수있다니.... ]

[ 학학~~~ 그래요.. 당신은 충분히 해내실수 있어요. 용기를 가져요. 그리고..... 저.... 느껴버렸어요. 당신의 그것이 뿌듯하게 제속에 밀고 들어오는게 너무 좋았어요. 이런 기분 정말 오랫만에 느껴봐요. 여보~~ 사랑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정말...정말... 다행이에요...정말..다행..... ]

[ 임자......우는겨 허허..... 원 사람도 울기는..... 고맙구려... 정말 고마워.... 나같은 놈 만나서 그동안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여자나이 한창일때 독수공방 신세만 지게했으니..... 그래도 이렇듯 잘 참아준 당신이 너무나도 고맙구려....고마워...... ]

역시.....아버지는 모르시는거다. 아니 모르시겠지... 그래...모를거야.. 엄마와 나와의 관계를..... 아버지께서 이제는 자신감을 찾았다는 말..... 점점 좋아진다는 말...... 그말들이 내게는 청천벽력같은 사형선고로만 들려왔다.

아버지가 좋아진다는 것은 결국은 내게서 엄마를 영영 빼앗어 간다는 그런 의미로만 들려왔다. 나의 즐거움이었던....... 아니 거의 인생의 낙이었던 엄마와의 짜릿한 둘만의 비밀스런 관계가 이제는 영영 끝나버릴것만 같았다.

엄청난 외로움과 허전함이 내 전신마디마디를 훑고 휘몰아쳐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나도 모르게 서러움이 복받쳐 올라와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버렸다.

나만이 외톨박이로 떨어져 버릴것만 같은 외로움...

[ 주무세요.... 간만에 힘쓰셔서 피곤하시겠어요.. 그리고 앞으로 너무 무리하지는 마세요. 당신 건강이 최우선이니간요. 뭐니뭐니해도 당신은 제 하나뿐인 남편이에요. 아시죠?제맘?저 씻고 올테니 주무시고 계세요.. ]

이불이 들춰지며 엄마의 몸이 빠져나가는것이 느껴진다. 내옆을 스쳐지나갈때 엄마의 몸에서 화악~~ 풍겨오는 비릿한 밤꽃향...... 뜨거운 땀내음..... 그리고 엄마의...중년의 여인네의 진한 살내음.... 나도 모르게 바지앞섭이 제멋대로 불끈 치솟아 오른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놈은.........

부엌에서 찰방찰방 물소리가 울려퍼지고... 역시나 아버지는 무리를 하신걸까 엄마가 나가자마자 바로 코를 골아버리시는 아버지였다. 아버지.....아버지.... 이제는 내게서 나의 모든 행복과 즐거움을 빼앗아 갈게 뻔한 아버지...... 그동안 내가 엄마를 얼마나 좋아하게 됐는데..... 그런데... 그러한데.....

눈물이 고여있는 뿌연 시야로 그렇게 아버지를....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신 나의 아버지를 나란 패악무도한 놈은 어둠속에서 아버지를 노려보고 있었다. 개같다.... 정말 개같다.... 나란 놈은 정말 개같은 놈이었다.

덜컥~~ 문이 열리며 엄마가 다시 들어오신다. 살그머니 아버지가 주무신다는것을 느끼셨는지 최대한 아버지의 숙면을 방해하지 않을련지 조용히.... 그리고 살그머니 이불속으로 들어오신다. 하지만... 내가 들어있는 이불이 아닌 아버지가 덮고있는 이불로 들어온다.

아버지의 공간으로 돌아가는것이다. 다시 원래의 그자리로 돌아가시는거다.

원래의 그자리..... 엄마....라는 위치로...... 아내라는 위치로......

하지만 나는 반항했다. 그것으로의 제자리를 찾아가는것을 거부했다. 이불속으로 거의 들어온 엄마의 엉덩이쪽으로 거칠게 손을 뻗어 엄마의 한쪽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 에구머니~~ ]

급작스레 터져나오는 엄마의 비명..... 순간 다급히 입을 두손으로 막아버리는 엄마.... 숨이 넘어갈듯 초긴장상태로 돌입해버려 있는대로 눈을 치뜨며 아버지를 바라보는 나...... 한동안 모든 동작이 멈추며 숨소리까지 멈추어선 지금...... 조용히 방안에 울려퍼지는 아버지의 고른 숨소리...... 코고는 소리....... 그제서야 엄마가 나를 홱 돌아본다. 당장이라도 나를 잡아먹을 듯한 사납고 매서운 눈초리.... 저 표정들..... 내 기억속에 나만의 기억속에 있던 엄마의 얼굴이 아니었다.

순간 찔끔했다. 그리고 깊은 절망의 나락으로 한없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 조용히......자....... ]

낮게 울려퍼지는 엄마의 말소리...... 싸늘하게 식은 너무나도 차가운 말투...... 이제는 내가....내가 필요없겠지.... 이제는 나란놈 필요없어 지겠지..... 이제것 아쉬울때 실컷 갖고 놀다가 이제는 버리는 소모품에 불과했겠지.... 그래.....소모품.... 그래....두분의 사랑의 찌거기로 태어난 나란놈은 소모품에 불과했어...

질투심에 이성을 잃어가고 있던 것일까?나는 내자아를 거부하며 오로지 내앞에서 불결한 정사를 치룬 엄마에대한 혐오감과 돌변한 엄마의 태도에 대한 강한 적개심으로 엄마에대한 복수심을 활활 불태우며 미쳐가고 있었다.

거칠게 등을 보이며 싸늘하게 돌아누운 엄마의 엉덩이를 아프게움켜쥐었다. 그리고 쥐어짯다. 비틀었다.

아버지의 물건을 받으며 심하게 요동치던 엄마의 엉덩이에 벌을 내렸다. 갑작스런 나의 공격에 화들짝 놀라며 몸을 뒤트는 엄마.. 나는 아예 될테면 되라는 막가는 식으로 단번에 엄마의 내복과 팬티속으로 손을 우겨넣었다. 그리고...... 한쪽 손가락을 급히 엄마의 엉덩이사이의..... 두 커다란 살덩이속에 숨어있던 주름진 국화빵을 찾아내었다.

이윽고 쑤욱~~ 단번에 박혀버린 나의 손가락.... 엄마가 혐오하는..... 엄마가 제일 싫어하는..... 엄마의 아픈 상처가 숨어있는..... 그곳..... 항문에 나는 복수의 손가락을 찔어넣어 버린것이다.

[ 아학~~악!!! ]

급하게..그리고 짧게 울려퍼지는 단발마의 엄마의 비명.... 하지만 그것은 곧 엄마의 두손에 의해 봉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나는 아버지가 깨시든 말든 안중에 없었다. 그만큼 아예 제정신이 아니었다.

나는 아버지의 앞에서 신음과 비명을 참으며 끙끙대는 엄마를 보자 심한 가학적 욕구가 치솟아 오르기 시작한다. 그래..... 복수하는거야... 내앞에서 보란듯 성행위를 해버린 엄마에 대한 복수를..... 나를 두고.... 뻔히 눈뜨고 있을 나를 옆에 두고 내앞에서 아버지와...... 거침없이 제차 엄마의 항문을 유린하는 나의 손가락.... 엄마의 항문이 심하게 조여대며 저항을 해온다.

엄마의 앞쪽 동굴이랑은 또다르게 느껴지는 감촉들...........

-----짜----악------

어두컴컴한 방안에서 수만가지 화려한 불꽃들이 내눈앞에서 터져나간다. 그 불꽃에의해 잠시 눈앞이 강렬한 빛으로 멀어져갔다.

뺨이 얼얼하다.. 아프다... 엄마가.....나를? 나를 노려보는 엄마의 젖어있는 눈..... 그 젖어있는 속에 활활 타오르는 분노...... 꽉 악문 엄마의 입술에는 단호한 빛이 서린다. 아니 무서웠다.

눈물이 주루루~~ 얼굴을 타고 이불위로 떨어진다.

[ 그.......그..그래..... 그런....거야....... 그런거였지...... 히히.....그래.... 나란놈.......히히.....그래..... 없어지....면.....히히...없어지면.....될거야..... 영원히....... ]

내입에서는 들릴듯말듯 혼자만의..... 상처입은 영혼이 울부짖는 피맺힌 절규에찬 울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엄마의 얼굴이 순간 굳어지는것을 얼핏 볼수있었다.

이불을 거칠게 걷어차며 나는 방을 뛰쳐나갔다. 파자마차림인체......그대로..... 뒤에서 잠시 내이름을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그소리는 너무나 작았다.

엄마의 뜻이 그정도겠지....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그복소리크기 만큼이겠지..... 그래.... 그런거야.....

신발을 신는둥 마는둥 제정신이 거의 나간 나는 그렇게 뛰쳐나갔다. 집밖까지 뛰어나왔으나 나를 말리는 나를 부르는 그 어떤 그림자도 보이지를 않는다. 달동네 언덕배기.....선등성이를 보고 뛰었다. 내 달렸다.

[ 히히.........히히..........히히히힛~~~~~~~~~~~ 하하하~~~~~ 끄~~끄~~으~~윽~~ ]

눈물이 떨어지며 바람에 날려 흩날리기 시작한다. 달리는 속도만큼 그 흩날리는 속도도 빨라진다.

오늘 따라 유난히 청명하게 반짝이는 밤하늘의 별들이 환하게 비추어대는 그 산등성이 달동네에 상처입은 짐승의 울음소리를 해가며 파자마에 맨발의 한 소년이 산등성이를 내달리고 있었다.........

이빨이 심하게 부딪힌다. 온몸이 사시나무 떨듯 떨고있었다.

맨발은 점점 감각이 무뎌져가고 있었다. 봄날이라지만 밤공기는 무척이나 차가웠었다.

더욱이 이 산등성이에 위치한 달동네의 밤은 거의 겨울밤 날씨와 같은 매서운 추위였다. 꼭 이런 날씨 때문에 내가 이리도 떨고있는 걸까?그런데 왜 이놈의 주책없는 눈물은 이리도 흘러내리는 걸까 

모든것을 잃어버렸다는 좌절감.... 홀로 되었다는 외로움... 그리고 분노...... 모든것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지금 내머릿속은 혼란으로 머리가 다 빙빙 돌기만 할뿐이었다.

한 두시간 정도를 밖에서 부들부들 떨고있었을까 이제는 뼈마디마디까지 몸이 시려오는게 이대로라면 얼어죽을것만 같았다. 훗~~~ 죽겠다고.... 아니 그런 심정으로 뛰쳐나온 놈이 지금 죽을 걱정을 하고있다니....... 하지만... 이대로 죽을려니 억울했다.

아니 화가났다. 내가 왜 죽어야하지 뭐때문에 이제는 슬그머니 부화와 오기가 치밀어오른다.

내가 죽으면 슬퍼해줄 사람이 어디있다고 

어느새 나의 발걸음은 터벅터벅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눈물은 이제 더이상은 흐르지 않는다. 흥~~ 내가 사라지면 두분다 좋아하겠지?내가 두분 좋으라고 미쳤다고 죽어?흥!!

하지만 그런 오기와는 달리 막상 집앞에 다다르자 안으로 들어가는것이 몹시도 망설여진다. 한참을 집주위만 서성거리며 망설이고 있을때 덜컥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나도 모르게 문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가 돌아갔다. 우리집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그리고 그 열린 문틈으로 고개를 배꼼히 내밀고 있는 것은........... 엄마였다.

서로의 정체가 파악되자 놀라는 엄마와 나....... 엄마는 한참을 아무말없이 나만 바라보더니만 문을 활짝 열어주신다. 들어오라는 뜻.....

잠시 머뭇거리며 주저했으나 나는 곧 엄마가 열어준 문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엄마의 곁을 지나칠때 엄마가 뭐라 말을 할려다가 입을 다무는것이 보인다.

엄마는 아무말도 하지않는다. 걱정했다느니....... 이밤중에 어디를 갔었냐니..... 그런 일체의 말도 없다.

슬프다.... 외롭다..... 아들이 죽을려고 뛰쳐나가는데도 말리기는 커녕 가만 놔둔...... 그리고 마음을 돌려 돌아온 지금도 그저 바라보기만 할뿐 아무 말도 없는 엄마가 마냥 야속했다. 빌어먹을...... 결국...........

방으로 들어가 홱 이불을 머리꼭대기까지 뒤집어 써버렸다. 잠시후 느껴지는 따스함..... 노곤함.... 온몸의 긴장이 사르르 풀리며 바로 곯아떨어져버렸다. 아~~ 정말 따스한 이불속이었다. 얼어붙었던 나의 모든것을 풀어주는 이 떨어진 솜이불이 나에게는 그렇게 포근하고 따스할수가 없었다.........

아침식탁에서 아버지는 슬슬 나의 눈치를 보시는것만 같았다. 내눈과 마주치기라도 하면 헛기침을 몇번 하시더니만 바로 시선을 외면하시는 아버지...... 엄마는 여전히 냉냉하게 식은 시선을 나에게 보내올뿐...... 야속하기만한 엄마.....

[ 수한아!! ]

막 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대충 뜨고서 이른시간인데도 학교에 가기위해 집을 나서는 내등뒤로 아버지의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 이놈아~~ 다음부터는 오밤중에 돌아다니지 말어.... 아무리 봄이라지만 산꼭대기인 이곳은 춥단말여.. 감기라도 걸리면 어쩔려구 그랴? ]

아버지가 깨셔있었던 건가 그런가 그럼 내가 집을 뛰쳐나간것은 아실것이고...... 혹시 그전에..... 내가 엄마에게 행한짖도 아시는건 아닐까 엄마의 입에서 비명이 터지도록 엄마의 항문을 만졌는데..... 그걸 다 들으셨을까 순간 얼굴이 화악~~~ 달아올랐다.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그대로 아버지에게 대답도 못한체 언덕길을 뛰어 내려갔다. 만약 아버지가 다 들으셨다면 이일을 어쩐단 말인가 엄마도 이사실을 아는걸까? 그래서 저리도 내게 싸늘하게 대하는 척 하시는 걸까 아니면 아~~ 모든것이 다 엉망이 되어버렸다.

엉망.....엉망진창이다...... 아버지 얼굴을 어찌보란 말인가 패륜적인 행동을 서슴없이 엄마에게 해댄 내가 어찌 아버지의 얼굴을 똑바로 보며 한집에서 지낼수 있단 말인가 

수업시간 내내 내머릿속안은 수업내용이 아닌 어제 하룻동안의 모든 일들이 교차되면서 머릿속을 심하게 휘젖고 있었다. 마치 넋나간 놈처럼 멍하니 칠판 윗부분만 응시한체 얼빠져있던 나이기에 거의 매 수업시간마다 선생들에게 지적을 받으며 얻어맞아야만 했다.

엉덩이에 작렬하는 매질의 아픔도 내머릿속의 혼란스러움을 잊게하지는 못했다.

그렇게 수업이 언제 끝난지도 모른체 나는 다른 애들이 자율학습에 들어가기 시작할때쯤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 교실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늦은 오후의 따스한 봄햇살이 내몸을 비추어 나가고 있었지만 내가슴속의 암울한 어둠은 비추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막 교문을 나설쯤......

[ 수한이? 수한이 아녀 ]

내이름을 반갑게 불러대는 무척이나 낯익은 목소리......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거기에는 아버지....... 나의 아버지가 서계셨다. 낡은 밀집모자에 허름한 옷차림..... 그리고 그밑에는...... 늘 신고다니던 빛바랜 하얀 고무신........ 등에 지게를 짊어지고 그 지게에는 많은 양의 야채들이 얹혀져있었다.

어디 배달이라도 가시는 걸까 수염도 깍지못해서 덥수룩한 얼굴의 아버지는 얼핏보면 나이보다 십여년은 더 늙어보이셨다. 이렇듯 집안이 아닌 밖에서 아버지를 대하기 실로 오랫만이었다. 그러해선지 왠지 낯설기만 느껴지는 아버지의 모습..... 그리고......... 너무나도 초라하게만 느껴지는 아버지의 행색..... 등뒤에 지게까지 저렇게 짊어져서는....... 가지나 허름한 옷에는 여기저기 황토흙이 덕지덕지 묻어있는..... 나의 초라한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 수한아!! 이놈아!! 뭘그리 멍하니 서있는겨 ]

아버지가 다시 한번 내이름을 부를때 나는 아버지를 쳐다보는게 아니라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행여 아는 반친구나 선생이라도 지나가는것이 아닌가하는 불안감....... 왜 그당시 나의 아버지가 그렇게 부끄럽게만 보이던 것인지..... 다시 한번 아버지가 의아한듯 나를 부르신다.

그떄 나는 망설이고 있었다. 학교바로 정문앞..... 여기저기 막 수업이 끝나서 교문을 나서는 학생들로 점차 북적이고 있는 교문앞..... 그런곳에서 아버지.... 남루한 차림의 초라한 아버지가 나를 부르고 있었다.

아버지의 얼굴을 마지못해 쳐다보았다. 그리고 덥수룩한 아버지의 얼굴..... 초라하게만 느껴지는 아버지의 얼굴너머로..... 보여지는 것은......

어젯밤.... 엄마.....나만의 엄마를 품던 아버지의 흥분하는 얼굴이 떠오른다. 그리고 다시 그너머로 엄마의 항문에 손가락을 박아넣고 헐떡이는 나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어둑한 엄마의 저너머로 실눈을 뜨고 우리둘의 음탕한 짖거리를 훔쳐보는 아버지의 경악에 찬 눈동자가 보인다.

아버지가 다시 나를 재차 부르신다. 짐짖 화가 난듯한 목소리....... 화가난듯한..... 나는 이제 뒷걸음질을 치고있었다. 그런 나의 모습에 놀라며 당황하는 아버지..... 아버지의 손이 올라가며 나를 부를려고 할때 나는 뒤를 돌아 급히 내달리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급히 부르는 소리가 또 들려온다. 그냥 내달렸다.

-----끼익----끼익---- 

여기저기 차들이 급정거 하는 소리가 내귓가를 때린다. 나는 지금 차도를 무단횡단하며 달리고 있던 것이었다.

[ 수..한아!!! 위험해!! 수한아! 위험해!!! ]

아버지의 절규에찬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래도 나는 요리조리 용케 차들을 피하며 도로를 건너 맞은편 길로 도망...... 그래 아버지로부터 도망치고 있었다. 부끄러운 아버지로부터...... 그리고 엄마와 나의 부도덕한 행위를 목격한것같은 아버지로부터 나는 꽁지빠지게 도망치고 있었다.

---------끼~~~~~~~익--------------

------------ 쿵------------------

------------- 털썩--------------

뭔가 둔탁한 울림이 내 고막을 때리고 있었다. 그 고막의 울림은 내 가슴저편에 무지막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저 둔탁한 울림일 뿐인데......... 잠깐 멈칫 걸음이 멈추어졌다. 계속해서 내이름을 부르시던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는다.

한여자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내 가슴을 갈기갈기 찢겨놓는것 같았다. 그리고 여기저기 웅성웅성 거리는 군중들의 메아리....... 무슨 일이지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아니 돌아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후들후들 금방이라도 주저앉을것만 다리를 재차 옮기며 앞으로만..... 앞으로만 걸어.....갔다.

[ 아.....아..아...닐.......꺼......야...... 아닐....꺼...야....... ]

이미 내 말소리는 울음이 한껏 배어나와 있었다. 웅성거리며 떠들어대는 소리를 듣고싶지 않아 두귀를 손으로 틀어막았다. 그리고 앞으로만 걸어갔다. 하지만 이미 내 발걸음은 더이상 전진하지 못하고있었다.

서서히 이미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뒤로...... 뒤로 돌려갔다. 그리고..... 내뒤를 쫓아오시던 아버지의...... 남루한 차림의 아버지의 모습이 그 어디에도 보이지가 않았다. 차도 중앙에 사람들이 동그란히 모여있는것 외에는 아버지의 모습은 보이지가 않았다. 그런데 사람들주위에 왜 아버지의 지게에 얹혀져있던 배추와 무들이 뒹굴고 있는걸까 그리고 왜 그 야채들에 너무나 붉디붉은 선혈들이 덕지덕지 묻어있는 걸까 

나는 이제 후들거리는 다리를 진정시키며 뒤로.... 사람들이 모여있는 그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뛰어가기 시작했다. 모여있는 사람들을 거칠게 비집고 들어갔다. 그리고...... 그 동그란히 원을 그리며 모여있는 사람들의 중앙........ 그 중앙의 도로바닥에는 아직 식지않은 붉은 선혈이 여기저기 낭자하게 퍼져있었다. 그리고....... 그 선혈의 중앙에 한 남자가 누워있었다.

온몸에 피칠을 한체..... 그렇게 누워있었다. 남루한 옷차림...... 그리고 한짝은 벗겨졌는지 빛바랜 하얀 고무신 한짝만 신은 그 남자.... 수염도 깍지않아 덥수룩한 그 얼굴.........

아버지......... 아버지..........나의 아버지.....내 아버지였다......

[ 아버지!!!!!!!!!!!!!!!!!!!!!!!!!!! ]

나는 거의 눈동자가 돌아간체 도로바닥에 쓰러져있는 아버지를 흔들어대며 껴안았다.

[ 아....... 아버지....아버지.... 괜...괜....괜찮죠 그렇죠 말...말좀 해봐요....말좀 해보라구요!!! 거기...거기!! 누가 구급차좀 불러줘요!! 구급차좀 불러줘요~~ 구급차좀..... 엉엉~~ 아버지~~ 아버지!!!!!!!!!! ]

미친듯 절규하며 울부짖는 나의 가슴에 힘없는 아버지의 손이 와 닿는다.

[ 아..아버지!! 정신이....정신이....들어요?네 조금만 참아요..네?조금만요...... 제발.... 거기!! 아저씨..... 아줌마!! 제발 구급차좀 불러줘요!! 구급차좀요!! 엉엉...... 아버지~ 조금만 참아요..... 조그만... 흐엉엉... ]

힘잃은 아버지의 입이 달싹달싹 뭔가 말을 하는듯 보였다. 나는 아버지의 입가쪽으로 귀를 가져갔다. 아버지의 죽어가는 목소리는 띠엄띠엄 그렇게 희미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 수.......수.....한....아..... 부디..... 건....강...... 어.....엄....마.....와.....너....를......사......랑.....해.....ㅆ......다......... 그..리..고.... 너..희...둘.....을......이....해.....하....한.....다....... 부....디......행...............복.................. ]

말을 마치신 아버지의 고개가 힘없이 꺽여버린다. 그리고 아버지의 몸이 힘없이 옆으로 돌아간다..... 그바람에 잠바안주머니에 있던 뭔가가 툭..... 바닥으로 떨어졌다. 한산도담배.... 그래....그담배....내가 사다드린...... 저번 수덕이를 데려가면서 그집 아주머니가 억지로 내 주머니에 우겨넣었던 그돈으로 사다드린 최고로 좋은 담배였다.

아직 담배갑도 뜯지않은 새담배...그대로..... 사다드린지가 언젠데.......... 담배를 받으면서 허허 기분좋은 웃음을 잊지않으시며 흐뭇해하시던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들내미가 사다준 담배를 저리도 아껴서 아직까지 겉봉도 뜯지않은체 간직하고 계셨더란 말인가 

[ 아....버...지....아버지!! 조그만 기다리세요.... 이제 구급차가 올거에요.. 네?그러니 조금만... 흑흑.... 다 괜찮을거에요.. 그럼요.. 이렇게 돌아가실분이 아닌란거 저는 다알아요... 아들품에 안겨있으니 그리도 편해요?눈을 금새 감아버리시네...... 그럼 조금만 주무시다가 이다가 구급차오면 눈뜨시는거죠 그렇죠 그럴....거...죠? 네 네 말좀...... 말좀....뭐라 말좀....해봐요~~~~~~~~~ 엉엉~~~~제...발................ 어~~엉~~~~어허헝~~~~~ 아버지~~~아버짓!!!!!!!!!!!!!! 으~~~~아~~~~~앙~~앙~~~~~~~~ 아버지!!!!!!!!! ]

아버지를 거칠게.... 아주 거칠게 흔들어도.....두들겨도 아버지의 몸은 뻗뻗하기마 할뿐 도무지 그어떤 반응도 해오지가 않았다. 따스하기만했던...... 담배내음에 찌들어 아버지의 내음이 물씬 풍겨왔던 그 아버지의 넉넉히 따스했던 그 품이 이제는 점점 싸늘히 식어가기만 했다.

나는 식어가는 아버지의 몸을 꼭 끌어안고 손바닥으로 아버지의 몸을 비벼가며 체온이 식지않게 미치도록 비벼대고 있었다.

[ 아버지.....아버지....... 괜찮아요.... 아버지 옆에 제가 있잖아요... 내가 있어요.... 아버지.....의 장남...... 크흑~~ 이렇게........이렇게...ㅎ망하게.....가실수는 없어요....... 크흑흑....아버지....제발....제발~~~~~~~~~ ]

한참을 아버지를 붙들고 피에 맺힌 절규를 터뜨리고 있을쯤에서야 사람들 저너머로 요란하게 울려대는 구급차의 싸이렌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아버지....... 언제나 기분좋은 너털웃음을 지어보이시던 사람좋은 아버지의 몸은 싸늘하게 식어가고만 있었다. 그와함께 나........ 아버지를 이렇게 돌아가시게한 나도 이미...... 나란놈은 없...었.......다........................

서늘한 경찰 병원 영안실에 아버지가 고히 누워계셨다. 그옆에 넋나간 나도 나란히 앉아 있었다. 계속해서 머릿속만 윙윙 거리는게 아무 생각도 아무 느낌도 들지 않는다. 하염없이 흐르던 눈물도 이제는 더이상 나오지도 않았다. 흡사 아버지의 옆에앉아있는 나도 송장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경찰한명과 낯이 무척이나 익은 중년의 여인하나가 들어왔다. 바로...... 엄..마... 였다.

얼굴에 거의 핏기가 가신 창백한 얼굴의 엄마는 그경찰의 안내에따라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로 고히 누워계신 아버지의 곁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 밑에 초라하게 쭈구려앉은체 반쯤 넋이 나가있는 나를 애타게 쳐다보신다.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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