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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가을이었다. 낙양성에도 붉은 빛이 어수룩하게 놓여지곤 하던 가을의 어느날이었다. 성문이 열리더니 두사람이 걸어 나왔다. 한사람의 흰백의를 입고있는 젊은 학사풍의 서생이었다. 청아한 얼굴빛이 새하애서 꽤나 여인들이 따를듯 한 얼굴이었다. 그는 서쪽하늘을 바라보더니 다른 한명을 향해 말했다.
" 어서 가보게. 쫓아올지도 모르지 않은가?"
성문쪽으로 뒤돌아서 망루를 바라보던 사내가 몸을 돌렸다. 백의를 입은 사내와는 달리 묵의를 입고 길게 흝날리는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묶은 모습이 꽤나 야생적이었다. 백의서생은 마치 여인처럼 호리호리한데 반해 묵의사내는 허리가 조금더 실하고 어깨가 떡하니 벌어져 가슴이 넓어보였다. 그는 입에 풀을 물고 씹고 있었는 데 백의서생을 향해 뱉어내고는 가벼운 소리를 내었다.
" 흠... 글쎄... 날 찾기는 하겠지만 여기까지 오진 못할거야. 황제께서 가만두질 않으실거란 것을 알테니까."
날아오는 풀잎을 피하던 백의서생은 입가에 웃음기를 머금었다. 어떤 여인라도 한번만 보면 안겨버리고 싶을 만큼 아름다우면서도 색기가 느껴지는 웃음이었다.
" 황제께서도 자네를 보내는 것은 그리 달가워 하진 않으셨네. 솔직히 사부님도 자네를 붙잡고 싶으시지만... 어쨋든 문제가 너무 커졌어."
묵의 사내는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하지만 불만이 가득한지 땅을 바라보며 발길질을 했다.
" 금왕을 죽인 것이야 역모를 꾀한 자를 죽였다 치더라도... 자운공주의 알몸을 보고. 그 알몸을 등에 업고 병사들이 보는 데에서 10리를 달렸다는 것 때문에 자네가 이리 된거네."
" 그럼 어쨌으면 싶나? 나로서는 할만큼 했네. 게다가 금왕자식이 공주를 품으려고 약을 먹여 빨리 풀어내지 않으면 죽을 상이었어. 그래, 급해서 어쩔수 없이 그런 것일 뿐이야."
묵의사내는 화가 난다는 듯이 내뱉고는 백의서생을 바라보았다. 백의 서생은 웃으며 그를 놀리듯이 말했다.
" 내 모를 줄 아는가? 자네, 나를 너무나고 하찮게 보는구만."
" 뭐...뭐 말인가?"
백의서생은 뒷짐을 지며 길가를 걷기 시작했다. 묵의사내도 역시 따라 걸음을 옮겼다. 그로서는 너무나도 막막한 걸음이었다.
" 자넨 예전부터 맹주의 자리를 싫어했네. 나는 아네. 자네는 무공을 싫어하지. 우리 맹에서 무공을 배우게 된 것도 사실 자네 형님들이 강제로 시킨 것이고 자네 약혼녀와의 결혼을 전제로 한 거래라는 것도 알고 있네."
뭔가 맛없는 것을 씹은 듯이 찌푸리고 있던 묵의 사내가 말했다.
" 맛없는 친구군. 어디서 그딴것을 알아본 것인가?"
" 나야 자네가 모르것까지 알아야하는 부맹주가 아닌가? 자네의 것이라면 알고 있어야만 하지..."
" 그게 아니라... 내가 만약에라고 임무에 실수하기라도 하면... 내 잔재를 없애기 위해서겠지."
백의서생이 입을 다물었다. 한참을 망설이는 듯 하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다.
" 맞는 말일세. 내 임무가 그런 것이 아니겠는 가. 어쨋든 신옥신수 광세룡을 죽인 것은 정말이지 나도 믿을 수가 없네."
" 할 말이 없어지니 다른 말을 하고 싶은가 보군."
백의서생의 얼굴이 새빨개지며 두손을 흔들었다.
" 어허... 이사람아...!"
빨개진 얼굴이 매력적인 것이 여인들이라면 이사람 역시 여인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엄연히 남자였다. 그것도 낙양성안에서라면 누구나 아는 미장부였다.
" 광세룡의 무공은 자운공주를 능가하네. 그런 그이기에 자운공주를 납치하여 금와의 역모에 일조를 담당케 한것인데... 나로서도 그를 어찌하지는 못할 것이야. 그런데도 자네는 그를 이겼으니 우리 와룡맹의 제일 고수 다운 것이지..."
그의 말은 이미 횡설수설이었다.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얘기를 하다보니 앞뒤가 맞지 않았던 것이다. 와룡맹의 맹주이니 당연히 맹의 제일고수가 아닌가. 와룡맹은 대대로 제일 강한자가 맹주가 되었다. 묵의사내의 전맹주 역시 자신의 전맹주를 이기고 그자리에 올랐으며 자신은 묵의 사내에게 졌던 것이다. 이 묵의사내는 와룡맹의 전대맹주 모두를 통틀어도 최강이라 평가받았던 인물이었다. 앞으로도 그를 능가할 수 있는 인물이 있겠느냐 라는 말이 장로들로부터 나올 정도였다.
" 어쨋든 자운군주에게는 아무말도 하지 않겠네."
" 알아서 하게."
묵의사내의 퉁명스런 말투에도 배의서생의 눈빛은 따스하기만 했다. 자신에게 무안을 주는 이 친우가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운듯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산허리를 돌아 낙양성이 보이지 않을 정도까지 와서야 겨우 백의서생은 작별인사를 하며 등을 돌렸다.
그 무렵 와룡맹의 전각은 큰소란이 일었다. 와룡맹의 호법은 물론 장로도 어찌할 수 없는 인물이 뛰어 들어 난리를 치고 있었다. 작금 황제의 조카딸이자 황궁제일고수인 자운군주였다. 그녀는 고운 미간을 찌푸리며 대청을 지나 안으로 달려들어갔다. 그뒤를 시위들과 어림군의 교두들이 뒤따랐다. 그녀의 안색은 화를 참고 있는 지 붉으락 푸르락 거리며 김이 나고 있었다.
대청의 탁자에 앉아있던 와룡회의 장로들이 일어났다. 그들의 무림에서의 배분은 높았으나 그렇다고 당금 황제의 조카딸인 자운군주의 위에 있지는 못했다. 장로들이 허리를 깊게 숙였다.
" 와룡맹주는 어디 있지요?"
자운군주의 입이 열리며 고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어감은 너무나도 매소웠다. 군주에 어울리지 않는 청색의 경장을 입은 그녀는 허리를 너무나도 좁게 매어 숨도 못 쉴듯한 가늘디 가는 허리를 꺽으며 미간을 더욱 찌푸렸다,
" 아시다시피 와룡맹의 맹주의 신분은 비밀로..."
" 닥쳐요! 그 색마.... 간적을 감추려 한다면 당장에 이 와룡맹을 해산시키겠어요!"
군주의 외침에 장로들의 안색이 새하얗게 바래었다. 이 와룡맹이 어떤 곳인가? 무림과는 별개로 황실의 만일의 사태에 대처키위해 129년전 안락제가 만든 비밀조직이라 할수 있었다. 황제라도 함부로 할수 없는 이를테면 성역인 곳이였다.
" 군주! 말씀이 지나치외다!"
" 지나치다고요? 그자는...!"
자운군구는 얼굴을 파랗게 질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로서는 와룡맹주때문에 심한 모멸감을 맛보아야 했다. 자신의 이종오빠인 연왕이 역심을 품고 벌인 일에 자신이 볼모로서 쓰여진 것이었다. 연왕은 새외의 고수인 신옥신수 광세룡을 초빙하고 자신의 군사로 하여금 자운공주를 납치하고 그것을 기회로 황실을 뒤엎을 역모를 일으켰었다.
자운공주 역시 신옥신수보다 못하지 않은 무공을 자랑했다. 어려서부터 말괄량이다운 기질을 지녀 무공에 관심을 두고 무림의 기인이라 불리우던 만역신개 이광춘을 사부로 모신것이 그녀의 무공수련의 일보였다. 8세에 이미 기초를 마루리짓고 14세에 무림에 출도하였다. 물론 자신의 본래 신분을 숨기고. 16세에 무림의 10대기재에 들어 그사부에 그제자라는 칭송을 얻기도 했다.
그녀의 자운공주라는 신분외에도 공부인이라는 신분이 더 있었다. 그녀는 미망인 이었다. 18세에 좌상으로 있던 공석우대감의 자제인 공인혁에게 시집을 갔다. 자운군주의 미모에 전혀 굽힘이 없는 일대 기재였다. 자운군주가 무림의 기재라면 그는 문벌의 기재였다. 15에 이미 아버지인 공석우대감이 그의 능력에 두손을 들었다 하였다. 청렴하고 겸손한 그의 기풍에 자운군주도 감복하여 두사람은 전하를 얻은 듯한 행복을 맛보았었다. 그러던중 4개월이 지난 어느날 갑자기 공인혁이 알아눕고는 시름시름 앓더니 1달만에 죽어버렸다. 자운군주는 1년동안 구슬피 울더니 황궁으로 돌아왔고 어느날부턴가 다시 무공수련을 시작했다. 28세가 된 지금 그녀는 무림에서 20위안에 드는 일대고수가 된것이다.
그런 그녀가 신옥신수에게 잡혔던 것은 그가 그만큼 무공이 심후하기도 했으나 계략에도 뛰어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강호에서 3년간 종횡했다하나 그것은 어렸을 때이고 아무래도 여린 구석이 있었다. 결코 무공이 약해 납치된 것은 아니었다. 당연히 황궁은 발칵 뒤집혔고 와룡맹의 맹주가 나섰다.
와룡맹은 무사의 숫자로 유지되는 곳이 아니었다. 어떤이들은 와룡맹이 있는지도 모른다. 와룡맹의 존재를 아는 이들은 황실의 높은 이들과 무림의 장문인들 뿐이었다. 무림의 장문인들이 와룡맹주를 직접 키워냈으며 그들이 와룡맹을 이끌었다. 5년에 한번씩 각문파의 장문인들이 기재를 뽑아 낙양성에 보내어 비무를 시켜 맹주를 뽑았고 그외의 인물들은 그를 따르는 와룡맹의 인재들로 남았다.
24대의 맹주가 된 파천신검은 단 1일 동안에 역모를 분쇄하고 자운군주를 구해왔다. 10만의 연왕휘하의 사병들을 물리치고 신옥신수 광세룡을 죽이고 연왕을 척살하고 연왕에게 정조를 뺏길 뻔했던 자운군주까지 구해온 그는 이미 황실의 자랑이자 영웅이었다. 황제도 그에게 친히 상을 내리려했으나 문제는 자운군주가 깨어난 이후였다.
파천신검이 알몸이 된 그녀의 몸을 보았고 그녀를 안고 10리를 달려났오며 그녀를 주물렀다는 것이였다. 자운군주는 얼굴이 새빨개져 황제에게 탄원했다. 황제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때의 사태는 분명히 심각했었고 자운군주는 색향에 취해 겁탈당하려는 때에 운좋게도 파천신검이 구했다. 이미 색향이 온몸에 퍼져 일각만 더 지났더라도 그녀는 죽었을 게다. 파천신검이 그녀를 안고 150리를 주파하여 어느 산사에서 추궁과혈과 내공심법을 써서 독기를 몰아냈다. 오히려 와룡맹주 파천신검이 그녀를 살렸다.
그러나 자운군주의 분노는 생명과는 별다른 분노였다. 남편을 잃은지 9년째, 그 수절의 미덕이 와룡맹주에 의해 깨져 버렸다. 황제로서도 그녀를 말리질 못했다. 황제는 달래려 하였지만 그의 조카딸은 끝내 와룡맹으로 쳐들어가버렸다.
황제는 파천신검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번 임무를 끝으로 물러나 고향으로 떠났다는 것이였다. 물론 자신의 낙양, 황실에서의 모든 신분과 기억을 잊고서 초야에 묻히기로 한것이다. 황제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파천신검의 진정한 신분은 단 3명만이 알고있었다. 황제인 자신, 와룡맹의 태상호법, 그리고 부맹주 단 3인이 입을 다물어 버리면 자운군주는 그를 찾지 못할 것이다. 황제는 함구령을 내리고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정무에 임했다.
솔직히 황제의 실수였다. 황제는 자운군주가 그를 죽이려 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알몸을 보고 수절하던 옥체의 명예를 깨버렸다는 분노에 가득 차서 파천신검을 죽이려 한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그 반대였다. 자운군주는 새로운 남편으로 그를 선택해버린 것이였다. 9년간의 수절생활 동안 그녀라고 남자를 그리워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오히려 남자를 아는 몸이였다. 외롭고도 괴로운 수절 생활동안 그녀가 가진 결심은 자신보다 약한 남자와는 결코 혼인하지 않겠다는 것이였다. 죽어버린 공인혁은 비를 맞고 패렴에 걸려버린 아주 문약한 인물이였다. 그런 결심은 어느 정도는 당연하였고 그러던 중에 남치를 당했다. 색향에 중독되기 전에 연왕은 그녀를 희롱하였다. 이 음험한 사촌오빠는 평소 아름답다 못해 음란한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 사촌동생을 어찌해볼 생각만을 했었는 가 보다. 처음 보자마자
" 밤마다 외로웠지? 이젠 안그럴거야. 내가 매일 밤 널 품어주지..."
하며 음흉하게 웃었다. 다행히도 그녀의 몸을 더듬지는 않았다. 벌레같은 녀석에게 당하느니 차라리 죽으리라던 그녀의 결심이 실행에 옮겨지지 않은 것은 그런 때문이었다.
" 널 볼때마다 항상 생각했어. 너의 그 가슴에 얼굴을 묻으면 어떨까? 너는 밤마다 어떻게 참을까? 혹시 다른 놈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 남자를 알고 있잖아? 안그래? 밤마다 뜨거웠을거야... 내가 식혀주지..."
연왕은 음란한 말만을 하며 그녀를 건들지는 않았다. 밤이 되길 기다린 것같다. 주제에 분위기를 타는 듯했다. 자운군주는 속이 탔다. 밤이 되면 덥칠게다. 수절생활이 깨져 버린다. 그런 생각에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던 중에 광세룡이 죽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연왕은 놀라 자초지종을 물었다. 갑자기 한 복면인이 나타나 30명의 부하들을 휩쓸고 광세룡을 단 10초에 죽였다는 거다. 연왕은 두려움에 떨었고 계속 이어지는 보고는 모든 방어선이 무너졌다는 말뿐이었다.
" 뭐냐? 도대체... 광세룡을 죽일 정도의 무인이 있었다는 겐가?"
무공이라고는 전혀 아는 것이 없는 연왕은 소문만을 들었다. 소문에 무림일인자는 광세룡이라 했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었다. 아직 일인자를 뽑거나 하는 무공대회가 없었기에 어쩌면 광세룡이 일인자일지도 몰랐다. 어쨋든 그는 죽었다. 연왕은 안달을 하다가 자운군주에게 생각이 미쳤다.
" 그래... 다 틀린 것 이년이라도..."
그가 반역을 한것의 이유중 하나가 군주였다. 평소 무공을 모르는 그를 그녀가 받아들인 다는 것이 만무했고 자기 고집대로 공인혁에게 보냈다가 남편이 죽어 과부가 되어 돌아온 조카딸의 심기를 거슬르지 않을 황제때문에 공식적으로 자운군주를 맞아들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연왕은 색향환을 꺼내 자운군주에게 다가갔다.
" 흐흐... 너만이라도..."
자운군주는 분위기만으로도 어떤 상황인지 알수가 있었다. 이 반역도가 자신을 겁탈하려는 것임을... 순간 어떤 향기를 맡았고 정신이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정신이 아득해지고 몸이 뜨거워졌다. 순간 어떤 차가운 것이 자신의 몸을 더듬는 것을 느꼈다. 온몸에 힘이 없었다. 차가운 것이 몸에 닿자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온몸 구석구석이 후끈 달아오르며 갑자기 무슨 힘이 났는지 그녀는 그 차가운 것에 매달렸다.
" 기분 좋게 해줄께..."
어떤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자운군주의 머리는 혼란스러웠다. 무엇인가가 기억날 듯 하면서도 항클어져서 시야를 가렸다. 순간 군주는 정신을 잃었다. 다시 무었인가를 느끼기 시작했을 때는 먼동이 터오는 새벽이었다. 무거운 눈커풀을 간신히 뜨고 보여지는 것은 허름한 천장이었다. 생각을 하기위해 미간을 찌프리며 정신을 모았다.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온몸은 힘이 쭉빠져서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겨우 고개를 돌려 옆을 보자 토지묘인 것을 알았다. 어둠에 익숙해져 있던 눈으로 둘러보다가 갑자기 연왕에게 생각이 미쳤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옷을 벗은 나신인 것을 알았다.
어디서 힘이 생겼는 지 그녀는 상체를 일으키며 두손으로 가슴을 가렸다. 이미 결혼하여 남자를 받아들인 적이 있는 유방은 손으로 겨우 젓꼭지와 주변을 가릴수 있었다. 아연해져 자신의 허벅지만 바라볼때 검은 것이 자신의 몸을 덮었다. 놀라 돌아보니 검은 복면인이 장삼을 벗어 자신을 덮어주고 있었다.
" 누...구냐..."
겨우 말을 하고 나서 옷을 여몄다. 얼굴은 수치심과 분노로 새빨개져 있었다. 남자는 아무말도 없었다. 자운군주는 추측만이 가능했다.
" 날 구했느냐?"
역시 무답.
" .. 새....색향....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묻는 말이었다. 만일 이 말에도 대답을 안했다면 상대방의 신분을 가리지 않고 구족을 멸했을 것이다.
" 추궁과혈. 내공심법."
복면인은 낮은, 성별을 알수 없는 말투로 두단어만을 입에 올렸다. 자운군주는 한숨을 쉬었다. 복면인이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고개를 돌렸다. 그때 밖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 맹주님."
복면인은 걸어나갔다. 혼자남은 자운군주는 다시 한숨을 쉬고는 새벽의 한기를 느끼곤 허리를 구부려 몸을 활처럼 만들고는 고개를 다리사이에 묻었다. 몸은 땀에 젖어 야릇한 향기를 뿜어대고 온몸이 주물려진듯 어떤 곳은 멍이 들어있기도 했다. 특히 풍만한 유방은 온통 멍투성이다. 누가 보면 엄청나게 질펀한 정사의 흔적이라 볼것이다.
' 차라리 그랬다면..."
다시 두명의 그림자가 들어왔다. 시녀였다.
황궁에 돌아와 자리에 누워 몸을 쉬며 여인은 말이없었다. 황제가 들려 위로를 해주었다. 자운군주는 울듯 말듯 하더니 참는 듯이 입술을 깨물었다. 다음날이 되어서야 몸이 풀렸고 다시 하루가 지나더니 자운군주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아니 더 심해져서는 황제를 찾아가 자신을 구한 사내에 대해 물었다. 황제의 실수는 와룡맹주라는 호칭과 파천신검이라는 명호를 대주었다는 것이였다. 그리고 자운군주는 결심을 굳혔고 이렇게 와룡맹에 쳐들어갔다.
도움이 되는 것은 없었다. 거의 한시진 동안 설전을 벌였지만 얻은 것은 와룡맹은 황제라도 건드릴 수 없는 성역이라는 사실뿐 이었다. 절망하여 돌아나오는 자운군주의 눈에 아는 얼굴이 비쳤다. 낙양의 유명한 미청년. 백면유생 백검민이었다.
" 군주께서 어인 일로..."
청년은 당황하는 기색 없이 옷깃을 여미며 안부를 물었다. 오히려 당황한 것은 자운군주였다.
" 사제가 어이해 여기에....?"
백검민은 만역신개 이광춘의 4째제자였다. 자운군주는 2째제자였기에 백검민은 그녀의 사제가 된다.
" 저 역시 와룡맹의 식솔입니다."
" 그렇군.... 기재라는 기재는 다 와룡맹인가?"
군주다운 어투로 아미를 찡그리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어떤 남자라도 그러한 표정에 넋이 나갈 것이였다. 그러나 백검민은 통달한 듯이 미소만을 지어보였다.
" 그런데... 어딜 다녀오는 길인가?"
" 예... 일이 있어서..."
백검민은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돌렸다. 사제라 하지만 와룡맹의 일원이란 사실에 자운군주는 우선 의심부터 하고 본다. 그러자 사제는 뭔가를 감추는 듯 해 보였다.
" 무슨 일이 있었기에..."
자운군주가 다가서며 물었다. 사문지간이라 하나 분명 한쪽은 여자의 몸인 군주였고 다른 한쪽은 이름난 미청년이였다. 그러나 이순간 그런 것은 상관이 없었다.
" 용성운이 낙양을 떠나 고향에 간다기에 바래다 주고 오는 길입니다."
" 5째 사제가?"
자운군주는 낮은 탄성으로 놀라움을 표했다. 백검민이 사제가 되고 난 후 2년뒤에 16살의 소년이 5째 사제가 되었다. 덩치가 우람하고 큰것이 소년같지 않은 용성운이라는 소년이었다. 외모가 중요한 것은 아니나 외모처럼 조금은 미련한 구석이 있었다. 백검민의 화려한 용모에 가려져 있었으나 누군가가 자세히 살펴본다면 아주 귀여우면서도 여성적인 선이 들어가 있는 용모였다. 단지 체구가 커서 조금은 징그럽기도 했다. 자운군주는 황실의 막내였다. 자연히 사제들을 이뻐했는 데 잘생긴 백검민보다는 조금은 미련한 용성운에게 더 정이 갔다. 솔직히 조금은 여우같은 백검민보다 미련한 곰같은 용성운이 다루기 쉬웠기때문이기도 했다.
사문에 들어온지 4년이 지나 백검민은 이미 협행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용성운은 무공진도가 전혀 나아지지를 못했다. 사문의 만역검화는 총 12절로 이루어진 검술이었다. 자운군주자신도 10절까지 밖에는 이루지 못했을 만큼 정묘하면서도 오묘한 검화를 백검민은 6년만에 9절까지 이루었다. 한데 아무리 어렵다지만 용성운은 그중 단 1절도 깨우치지를 못했다. 오히려 파락호처럼 기방과 도방에 드나들며 사형들의 빈축만을 샀다.
자운군주는 오히려 그를 감싸주어 차디찬 눈길까지 느꼈으나 왠지 모르게 측은한 느낌이 들어 용성운에게 야단도 쳐보고 설득도 해보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고 오히려 심해지기만 했다. 그러던 중에 이번 난리가 벌어져 깜빡 잊었었는 데 그 용성운이 고향으로 가버렸다는 게다. 자운군주는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 그렇군... 좀더 신경을 써주었어야 했는 데..."
아쉬운듯 말하는 자운군주를 바라보던 백검민이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군주뒤에 시립해있던 시녀가 잠깐 그 표정을 보았는 데 마치 어린 소녀가 장난을 칠때의 미소같아보여 황홀함을 느끼고는 쓰러질뻔 했다.
" 그런데... 군주께서는...?
" 아... 그렇지. 혹시 맹주를 아는 가?"
백검민은 놀라는 얼굴을 했다. 만일 아까의 그미소를 보았다면 이상하게 여겼을 테지만 본것은 시녀뿐이었고 그녀는 아찔함에 눈을 감고 있었기에 이번에는 놀라는 표정을 보질 못했다.
" 맹주를....? 아시는가?"
" 알긴... 알지만..."
역시 말꼬리를 흐리는 것이 사람을 감질나게 한다. 백검민이 호화공자라는 미명을 얻은 것은 아마도 이런 기법에 의한 것일 게다.
" 압니다만... 그러나..."
" 그래! 그자는 어디있나?"
" 그런데 왜 물으십니까?"
" 어?... 아니 그게 말일세...."
자운군주는 말문이 막혔다. 지금까지 화가 난듯한 모습을 보였더니 모두 입을 다물어 버렸다.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 아... 감사할 것이 있어서..."
" 아, 이번 난때문이군요."
" 그래 그래.. 어디 있나? 맹주께서는?
고운 얼굴에 고운 목소리이나 황궁의 철혈군주라는 명호에 어울리게 말투는 사내다웠다.
" 떠났습니다."
"?"
" 맹주자리를 내던지고 고향으로 갔습니다."
백검민의 입에서 일급기밀이 나왔다. 자운군주가 평소같았다면 추궁을 했겠지만 이번엔 그렇지가 못했다.
" 떠나? 고향으로? 거기가 어딘가?"
" 저도 모릅니다. 그것까지는... 다만..."
" 다만?"
" 그게... 저..."
" 빨리 말해보게. 어서."
" 2시진 전에 서쪽성문으로 나갔습니다. 지금쯤..."
자운군주의 얼굴이 굳어지며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신형을 날렸다. 시비와 어림군들이 횡하니 따랐다.
" 고맙네. 나중에 보세."
전음만이 들려왔고 그들은 곧 사라졌다. 백검민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장로들이 다가오며 노기에 찬 듯한 음성으로 말했다.
" 부맹주. 무슨 짓인가? 전맹주의 일을 발설하다니!"
백검민은 미소를 유지하며 한손을 들어 말했다.
" 뭐 어떻습니까? 잘되면 술 석잔을 먹을 테지요."
" 뭐라고?"
장로들은 놀라 눈을 부릅떴다. 그제야 군주의 행동이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백검민의 추측이 틀렸다면? 장로들은 등을 돌리고 전각으로 사라지는 호화공자의 등만을 바라보며 열린 입을 끝내 다물지 못했다.
용성운은 산을 하나 넘고는 곧장 개잔에 들었다. 조금은 큰 저잣거리였기에 객잔도 괜찮은 편이었다. 낙양석에 비해서야 턱도 없지만 그는 방을 하나 빌리고 식사를 주문하고는 2층의 구석자리를 잡고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한참을 지나가던 이들을 구경하던 그의 눈에 청색의 경장을 입은 여인이 들어왔다. 12명의 시녀와 시위, 50명의 어림군을 대동한 자운군주였다.
" 헉!"
그가 짧은 헛기침을 지르자 자운군주의 얼굴이 돌아가며 이쪽을 보았다. 군주는 눈에 빛을 내고 있었는 데 의외의 사람을 발견하자 어리둥절하다 곧 미소를 지으며 객잔안으로 들어왔다. 객잔의 점소이들이 놀라 굽신거리고 작은 소란뒤에 주인이 튀어나와 재잘거리며 허리를 굽혔다. 군주는 거들떠 보지고 않고 2층으로 올라가 구석자리에서 뭔가를 피하려는 듯 고개를 돌리고 있는 용성운에게 다가갔다.
" 5째가 이곳을 지날줄은 몰랐는 데."
용성운은 그제야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 군주께서는 어인 일로 이런곳에 납시셨습니까?"
" 미안해. 몰랐다면 모르지만 다섯째를 보았으니 술이나 한잔 하려고."
용성운의 음성은 온화했지만 말에는 가시가 있었다. 자운군주는 아는 듯 모르는 듯 자리에 앉았고 객잔의 내부는 어림군에 의해 정리가 되고 시비와 시위들이 주위의 자리에 앉았다. 용성운의 탁자에는 곧 으리으리한 음식들이 올라왔다. 용성운이 시킨 것들은 자운군주가 들어서자 마자 취소되고 이 음식들이 준비된 것이다. 자운군주가 미소를 지으며 술병을 들었다.
" 자, 사제. 한잔 받아."
" 예...예..."
용성운은 그동안 당한 것이 있어 아무래도 그녀가 두려워 시키는 대로 했다. 술이 두잔쯤 지나서야 그의 표정이 풀어지기 시작했다. 자운군주는 섭섭하다는 듯이 말했다.
" 왜 나한테는 알리지도 않고 떠났지?"
" 몸이 안좋으시다 하여..."
" 다 나았어. 솔직히 섭섭한데. 난 사제에게 정을 많이 주었는 데 날 보지도 않고 떠나다니..."
" ..."
용성운은 움찔 거리며 얼굴을 숙였다. 낙양의 파락호로 유명한 그도 자운군주앞에서는 고양이 앞에 쥐가 되어버렸다. 16세때 부터 자신을 동생 대하듯이 대하며 별에 별 장난을 치던 사저다. 물에 빠져 허우적댄 것이 한두번이 아니며 자운군주가 농담을 하듯 벼랑의 꽃을 꺽어오라던 말이 진답으로 바뀌어 꺽어오다가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런 것이 정을 준 것이라면 원한을 샀을 땐 과연 어떨 것인가.
2시진 동안 술을 나누며 석별의 정을 나누던 군주가 얼굴이 붉어진 채 일어섰다. 날이 어두워지니 돌아가야 했다. 이쪽 방향으로 갔다는 말만 들었지 그가 어떻게 생긴지, 어떤 옷을 입었는지 전혀 알수가 없다는 것이 그녀를 돌아서게 했다. 혹시하는 마음에
" 혹시... 와룡맹주라고 알아?"
" .... 누군데요?"
멍청해보이는 용성운의 반문에 그만 웃고 만다. 허탈한 심정으로 자운군주는 안녕을 고하고는 낙양으로 갔다. 용성운은 저잣거리 끄트막까지 나와 배웅을 하고는 객잔으로 돌아와 잠을 잤다. 다음날이 되자 일찍 일어나 다시 길을 나섰다. 고향까지는 앞으로 10일은 더 족히 걸리리라. 그는 무공을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는 것은 낙양에서의 파락호 생활로 인해 알게 된 도박의 기술과 기방에서의 여인네 다루는 법이 다였다. 그저 느긋이 산세를 감상하며 고향으로 가던 그가 사건을 본것은 4일째였다. 여인의 비명소리를 듣고 갑자기 그의 몸이 빠르게 이동했다. 자운군주가 본다면 입을 벌릴 것이였다. 빠르게 이동한 그의 눈앞에 죽어있는 어림군의 시신들이 보였다. 대략40여명이 죽어있고 시위들과 시녀들도 보였다. 모두 단 1초에 즉사한 시신들이 널부러져있었다. 용성운은 등짐에서 복면과 옷을 꺼냈다. 혹시나 해서 가져온 것들이었다. 옷을 입은 그는 뭔가를 쫓아 움직였다.
얼마가지 않아 낡은 사당이 보였고 그안에서 여인의 낮은 흐느낌이 들렸다. 용성운은 신법을 써서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펑소리가 나며 사당이 울리더니 다시 펑소리와 윽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튀어나와 몸을 날렸다.
" 이놈! 두고 보자!"
욕과 원망섞인 말을 남기며 인영은 사라졌다. 용성운은 손을 털며 여인을 바라보았다. 자운군주였다. 4일전에 헤어지고 다시 만났더니 이번의 사정은 8일전의 사정과 비슷했다. 단지 그때는 군주가 색향환에 중독되어있었고 군주를 덮치펴던 연왕은 자신의 일수에 즉사를 했었는데 이번에 2번의 공격을 상대가 모두 방어하고 도망쳤고 군주는 옷섶이 찢어지고 정신을 차린 채로 울고 있었다.
"..."
군주를 바라보던 용성운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정말이지 공교롭게도 자운군주와는 거의 3~4일 차로 계속 만나는 것이다. 2번은 와룡맹주로서 1번은 사제로서. 여인은 울음을 멈추고 용성운을 바라보았다. 수치심에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으나 그 아름다움은 여전했다. 오히려 용성운은 가슴이 울렁거렸다.
" .. 맹주신가요?"
자운군주는 지긋이 바라보기만 한다. 뭐라 말할수 없는 용성운은 한참을 있다가 고개만을 끄덕였다. 자운군주는 다시 운다. 정말이지 이런 것은 싫다. 용성운은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
" 잠시만이요!"
자운군주가 소리치며 매달려왔다. 울먹이며 그의 다리를 붙잡는다.
" 잠시만이요. 할 얘기가 있어요..."
와룡맹에서 보이던 맹위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아니 그녀는 원래 나약한 성격이었다. 그런것을 스스로 고치려 무공을 배웠는 데 언제부턴가 사내같은 성격이 되어 버린것이다. 이젠 다르다. 마음을 준 사내가 있다. 그를 만나기 위해 별짓을 다했다. 겨우 진남이 고향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곳에 가던 중 노마두가 나타나 자신을 점혈하고 시위와 어림군들을 죽였다. 그리고는 겁탈을 당하려다가 다시 맹주에게 구해졌다. 그녀로서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
" 제가... 제가 흠이 있다는 것은 알아요. 하지만,... 하지만..."
울먹거림에 말이 나오질 않았다. 어찌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이 된다면 세상에 연애에 실패하여 우는 이들도 없을 게다. 군주가 아닌 여인으로서 그녀는 겨우 말을 이어갔다.
" 제발... 제발 저를...."
" 그대와 난 연이 없습니다."
맹주의 목소리는 의외로 어렸다. 그리고 많이 들어본 목소리다. 평소라면 알았겠지만 지금은 흥분이 되어 알지 못했다. 군주는 더욱더 매달렸다.
" 당신만이... 당신만이..."
" 날 모르지 않습니까? 내가 누군지, 어떤 인물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며 무엇에 화를 내고 무엇을 무서워하는 지...."
용성운은 당신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 그는 그녀를 무서워 했다. 만역신개 이광춘의 문하로 들어간 것은 어디까지나 신분을 감추기 위해서였다. 사실상 그는 이광춘의 사백의 배분이였다. 그는 고명한 기인의 직전제자였다. 만역검화는 이미 9살에 12절을 떼었다. 오히려 이광춘이 그에게 허리를 조아리고 가르침을 얻어야만 한다. 용문의 절기는 이미 실전되었다고 전해졌지만 사실 이어지긴 했다. 용문의 절기중 파황검화가 만역신개의 손에 흘러갔고 만역신개는 그 오묘한 절기를 끝내 터득하지 못하고 겨우겨우 얻어낸 것은 만역검화라 이름짓고는 낙담하였다. 그러던 중 용성운이 그를 찾아와 그의 만역검화를 파황검화와는 또다른 절기로 완성을 시켜주었다. 사부의 명으로 그를 찾은 용성운은 2년뒤 와룡맹의 맹주가 되었고 2년동안 맹주로서 할일을 다하였다. 처음약조대로 모두 12건을 마치고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 초야에 묻히기로 했다. 그런데 마지막 12번째의 건이 자운군주의 구출과 역모를 분쇄하는 것이였다. 자운군주를 구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색향환의 중독을 해독하는 과정이 좀 문제가 있었다. 용성운으로서도 자운군주가 내건 부마가 될 조건을 알고 있기에 문제는 더욱 컸다. 어쨋든 사저이다. 신분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 해도 사저는 사저다. 이런 저런 생각에 원래는 더 있으려 했던 계획을 바꾸어 그대로 낙향을 하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 문제가 있었다. 10번째의 건을 해결하다가 비급을 하나 얻었는 데 심심풀이로 보던 것이 자신의 내공에 영향을 미쳤다.
그의 내공은 6갑자에 달하는 엄청난 수준이다. 용문에 직전제자들은 사부의 무공을 물려받는 다. 용문에서는 기약이라든가 하는 것으로 내공을 올리지 않는다. 아니 정확하게는 못한다. 용문의 내공신법은 너무나도 양강하여 점점히 상승시키지 않는 다면 곧장 주화입마해버린다. 그렇다고 버리기엔 그 효과가 너무나도 극대한 심법이였다. 그래서 창안된 것이 그렇게 천천히 쌓이는 내공을 전수하는 것이다. 따라서 용문의 배분은 다른 파보다 높았다. 용문의 현 직전제자인 용성운이 14대다. 그 세월은? 용문의 창시자로부터 8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다른 파나 문에 비교한다면 거의 열자리 이상차이가 나는 배분이다. 어쨋든 14대를 흘러 내려온 내공을 가진 그가 괴로움을 격게 된것은 그 비급에 있는 심법이 극히 음하다는 것이였다. 양의 기운을 가진 내공이 음한 심법에 영향을 받았다. 처음에는 오히려 득이 되는 가 했더니 이젠 양의 기운이 흐트러지는 것이다. 저번에 광세룡을 죽일 때 그는 12성 공력을 모두 끌어 올려 10초에 광세룡과 30여명을 죽였는 데 그때 기혈이 들 끓었던 것이다. 비급을 태우고 잊어버리려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의 머리속에 박혀버렸고 그 심법은 성운의 내공을 갉아먹었다. 후회해도 늦어버린 일. 그는 낙향을 결심했다.
여러가지가 얽혔으나 어쨋든 낙향하는 길에 두번을 만났다. 그는 자운군주를 마음에 두지 않았다. 용성운은 고향에 약혼녀가 있었다. 지금도 자신을 기다릴 것이다. 그녀를 생각하면 솔직히 파락호 흉내를 내느라 기방에 들렀던 것이 미안했다. 자운군주는 사저로서 그리고 군주로서 존경할 뿐이다. 그런데 운명이란 것이 참으로 우스운 것이다. 또다시 그의 손에 구출된 군주가 자존심이고 품위고 모두 버리고 매달리는 것이다.
와룡맹주는 한참동안 서있었다. 자운군주는 어느덧 울음이 그치고 있었다. 은근히 자신의 육체로 유혹을 해보려고도 했지만 알몸이었던 자신을 주무르면서도 가만히 두었던 그다. 만일 그때 색향환을 해독한답시고 자신을 겁탈하였다면 오히려 그를 죽였을 게다. 당시에는 그쪽이 마음에 있었지만 지금은 반대로 그로 인해 그를 더욱 사모하게 되었다.
맹주의 말은 그녀의 방심을 오히려 부추겼다. 그가 어떤 사람이라도 좋을 것 같은 기분이 들게했다. 28이라는 나이에 비로서 사랑을 찾은 듯한 느낌이었다. 어찌보면 평소의 그녀와는 다른 모습이었지만 그녀로서는 아무것도 생각지 않은 채로 그것에 매달리고 싶었다.
" 아무래도 좋아요. 당신이 누구이든...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저만 받아들여 주신다면..."
그말 그대로였다. 여떤 사람이든지 좋을 것 같았다. 자신이 원했던 조건에 부합되는 무림일인자와 같은 모습. 남은 것은 그의 사랑을 얻기만 하면 될듯 했다. 그녀로서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사별한 남편의 허약했던 몸이 너무나도 원망스러웠기에 갖게된 일종의 아집이었다.
차를 한잔 마실정도가 지나서야 사내는 다시 몸을 돌려 그녀를 일으켰다. 전번과 마찬가지로 잠상을 벗어 덮어주고는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자운군주는 아무말 없이 그의 손에 따라 걸었다. 오직 행복하다는 마음 뿐이었다. 그의 대답을 듣지는 못했지만 지난 8일동안의 아픔이 씻은 듯이 날아가버린 듯 마음은 상쾌했고 방금 전의 겁탈도, 모두 죽어버린 시위들과 어림군에 대한 생각도 사라졌다. 한참 산을 내려가다가 맹주가 입을 열었다.
" 난 그대와 혼인할 수 없소."
목소리는 다시금 나이와 성별을 알수 없는 모호한 음성이 되어있다.
" 어째서지요?"
자운군주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입을 열었다.
" 당신은 알수 없을 것이요. 나에 대해서. 그리고 와룡맹에 대해서."
" 전 당신뿐이에요."
" 알수가 없군. 날 알지도 못하면서.."
자운군주가 불쑥 말을 잘라냈다.
" 그런 것은 상관 없어요. 당신의 용모가 못생겼다고 해도, 천하의 추물이고 아무여자나 추근대는 음흉한 사람이라 해도, 돈 한푼 없는 거렁뱅이라고 해도, 무공..."
무공만큼은 확실한 인물이었다. 자신이 직접 체감한 것이 벌써 두번째가 아닌가?
" 만일 절 받아 들이지 않으신다면..."
말끝이 흐려진다. 흐려진다는 것은 뭔가를 미끼로 쓸때일 것이다. 용성운은 알고 있다. 이 콧대 높기로 유명한 사저는 말꼬리를 흐리면서 골탕을 먹이는 대가였다.
" 머리를 깍고 절에 들어가겠어요."
와룡맹주가 코웃음을 쳤다. 다른 때였다면 화를 냈겠지만 눈에 콩깍지가 씌웠는 지 멋있어 보였다.
" 옛부터 황실에서 고승이 나오곤 했지. 마음대로 하시구려."
자운군주는 얼굴이 시뻘개졌다. 다시 울듯 하더니 씹듯이 내뱉었다.
" 자결하겠어요!"
그러더니 우수를 들어 자신의 천령개를 쳐갔다. 와룡맹주의 손이 움직여 한치앞에서 잡아냈다. 자운군주는 몸을 이리저리 틀며 소리쳤다.
" 놓아요! 이것..."
" 무슨 짓이요."
" 그대는 어차피 신경쓰지도 않잖아요! 놓아주어요."
몸을 비틀고 소리치고 잡고 누르고 하다보니 용성운은 자운군주를 아름드리나무에 밀쳐 몸을 맞대고 있었다. 두세번 더 반항을 하다가 자운군주는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용성운은 반항을 하는 힘이 사라지자 어안이 벙벙하여 여인을 쳐다보았다.
" 허락하는 것이지요?"
" 아니..."
" 안이든 밖이든 전 당신 여자에요. 싫다면 자결을 하여 전남편에게 죄를 빌어야 해요."
" 어불성설이요. 말이..."
" 아니요. 나에게는 중요해요. 당신이 날 받아들인다면 난 당신의 여자가 되겠지만 받아들이지 않는 다면 정절을 지키지 못한 죄로 자결을 할거에요."
말이 되지 않는다. 용성운의 탓으로 교묘히 말을 돌리고 있었다. 예전에도 이런 설전에 말려들어 당한 것이 한두번인가? 용성운은 한참을 고민했다. 그냥 도망치려고 했지만 황제는 분명 굴복하여 자신의 이름을 말할 것이다. 그렇다고 다시 낙양에 가서 황제께 부탁을 하는 것은 자존심때문에 싫었다. 낙양에 가는 것이 싫다기 보다 기껏 여자 문제로 황제께 부탁을 하는 것은 확실히 문제다. 이리 저리 몸을 뺄것을 생각해봐도 방법이 생각나질 않았다. 설혹 생각나더라도 이미 세치의 혓바닥이 눌리고 있는 데 어찌 상대가 될것인가? 그러던 중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 조건이 있소."
자운군준는 이미 일은 성사되었다는 듯이 펄쩍 뛰며 좋아했다. 그바람에 옷섶이 벌어져 잘익은 유방이 튀어나왔으나 군주는 모르는 듯 했다. 작은 유실이 위를 보았다가 아래를 보았다가 고무공이 튀듯 움직이는 광경에 용성운은 고개를 돌리며 아랫도리에서 올라오는 기운을 삭혔다. 군주도 그제서야 눈치를 채었다. 오히려 당당하다는 듯이 천천히 가슴을 제자리로 놓고는 옷깃을 여몄다. 이미 볼것 다 보고나서 암내를 풍기는 부인처럼 눈을 흘기기까지 한다.
" 무엇인데요?"
용성운은 반색을 하며 말한다.
" 내가 누군지 알아내면 되오."
" 좋아요."
" 그리고 내집으로 찾아오시요. 그럼 그대를 맞이 하리다."
" 좋아요. 약속 어기면 안되요."
다짐하듯이 말한다. 용성운으로서는 이자리를 모면하는 덧이 급선문다. 황제에게 물어본다고 해도 황제라면 자신의 뜻을 알고 대답을 않을 것이다. 대답을 한다고 해도 용성운은 집을 떠나 어디 멀리 가버릴 생각이다. 물론 미래를 알수는 없는 것이나 뒤를 생각하기에는 현재가 너무나 버거웠다. 일시방편이지만 이방법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우선은 가장 가까운 관부에 군주를 인계하기로 했다. 가까운 관부는 운남이었다. 하루가 걸리는 길이었기에 우선은 가까운 객잔에 들었다. 머리가 헝클어지고 검은 장삼으로 몸을 덮고 얼굴에 먼지가 묻었어도 그녀의 자색은 빛이 났다. 오히려 색기가 흐르는 미색을 자랑했다. 점소이가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다시 기운을 찾은 자운군주의 외침에 겨우 수습하고 자리를 안내했다. 황실음식과는 비교할 수는 없지만 군주는 맛있게 먹었다. 먹기위해서는 복면을 벗으리라 여기고 기대를 했건만 입부분만 따로 떨어지는 복면에 군주는 실망을 금치못했다. 하지만 그거라도 어딘가 하는 생각에 유심이 바라보자 여자의 입술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선이 고운 입술에 바른 치열이 보였다. 그것만으로도 제일미남을 보는 듯 취해버렸다. 겨우 음식을 먹고는 방을 잡으려는데 하나 뿐이란다. 사실 3개의 방이 있었는 데 너무 시장하다 하여 음식을 먹는 동안 2개가 나가버린 것이다. 객잔은 이 마을에 이곳 하나 뿐이였고 가까운 마을이라곤 운남뿐인데다 자운군주가 피곤해 하자 어쩔수 없이 방하나에 둘이 같이 들어갔다.
어색하리라 여겼던 분위기와는 달리 속으로 좋아하던 군주는 목욕을 하겠다며 옷을 훌렁훌렁 벗어던졌다. 놀라 고개를 돌리자 잠시 후에 욕실의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옷을 침상에 아무렇게나 던져놓고는 들어가 버린 군주가 밉기만 하다. 옷을 정리하여 깨끗이 개어 탁자위에 놓는데 욕실 문이 열린다. 고개를 들어 보니 상체만 내민 군주가 미소를 짓는다.
" 같이 하지 않을래요?"
"...!"
멍하니 바라만 보는 데 군주가 머리를 흔들자 수초같은 머리결이 움직이며 가려져 있던 유방이 보였다. 예쁜 종같은 가슴이 숨을 쉴때 마다 새근새근 움직이는 모습이 매혹적이다. 숨이 막힐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그는 머리를 저었다. 생긋 웃더니 다시 들어간다. 용성운은 아무래도 아닌데 하는 듯한 표정으로 멍하니 서있었다.
자운군주 다음에 들어가 세수만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군주가 들어왔다. 얼른 복면을 쓰고는 멎적은 듯이 서있다.
" 어머. 목욕 안하세요?"
" 어..어서 나가시오!"
딴에는 단호하게 소리쳤으나 당황하여 변성하는 것을 잊었다. 그녀의 아미가 역팔자가 되더니 뭔가를 생각하는 듯했다. 성운은 억지로 내몰았다. 다시 혼자가 되자 한숨을 쉬고는 대충 씻고 나왔다. 침상에는 이미 군주가 들어가 벽을 향해 돌아누워있었다. 그는 비워둔 자리를 마다하고 바닥에 누웠다. 지풍을 날려 불을 끄고는 몸을 눕혔다.
조금 뒤 침상에서 뒤척이는 소리가 나더니 말소리가 들린다.
" 올라오세요. 안잡아 먹어요."
" 난 당신이 무섭소."
" 왜요?"
" 당신이 무서운 여자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오,"
" 후후."
" 왜 웃지?"
" 날 당신이라 부르는 거.. 자신은 모르나 보지요?"
"..."
" 날 인정하면서 왜 받아들이시질 않으실까?"
" 인정한 적 없소이다."
" 고향에 부인이 있나요?"
"..."
" 말해 보아요. 그런 것도 안되나요?"
" 없소. 혼인을 약속한 정인만 있소."
" 예쁜가요?"
" 나에게는 그 누구보다 어여쁘오. 다른 사람눈엔 어떨지 모르지만."
" 물론 그녀는 처녀겠지요?"
"..."
입을 다물수 밖에 없었다.
" 저에게 흠이 있다는 것은 알아요. 그래도... 절 보실수는 없나요? ...어떤 여인보다도 당신에게 잘 할 자신이 있어요."
"..."
"제발... 이리로 올라오세요."
용성운은 아무말없이 천장만을 바라보았다.
" 아무것도 하지 않을수 있소?"
" .... 예."
뭔가 뒤바낀듯 하다. 그도 말하고는 우스워 미소를 짓고 자운군주도 키득거린다. 어느새 용성운은 자운군주의 의도대로 몰려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불을 들추고 들어가 눕자마자 그녀가 안겨왔다. 아니 정확하게는 그를 안아왔다. 용성운은 섬찟 놀라며 밀어내려고 했지만 야릇한 체향에 마비된듯 하다. 어정쩡하게 누운 그를 보듬으며 자운군주는 키득거렸다.
" 이러고만 있어요. 그래야 잠이 올 것 같애요."
" 내가 불편하오."
" 그럼..."
하며 그가 편히 누울수있게 움직이더니 편하게 눕자 다시 감겨온다. 야릇하게도 그녀가 용성운보다는 위에 누워 그의 얼굴이 그녀의 젖가슴에 묻혀버렸다. 체향이 더욱 짙게 풍겨오고 용성운은 괴로운듯 신음소리를 내었다.
" 괴롭나요? 아직도?"
" ..."
말을 할수가 없다. 이제보니 자운군주는 얇디 얇은 망사의만 걸치고 누워있었다. 그의 입술부근에 도톰하게 솟아오른 젖꼭지가 부르르 떨며 닿았다. 말을 하면 입에 들어올듯한 두려움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여인의 다리가 자신의 허리에 올려졌다. 작으면서도 뭔가를 품은듯한 발이 뻣어오더니 그의 팔과 몸사이를 파고들어 허리를 감더니 그의 몸을 완전히 끌어당긴다. 다시 헛바람이 빠지는 소리가 나고 그의 얼굴은 여인의 가슴에 완전히 파묻혔다. 봉긋하게 솟아오른 유방의 사이에 얼굴이 들어가 전보다는 나았다. 그제사 입을 연다.
" 약속이 틀리오. 아무것도..."
" 아직 아무것도 안했어요."
" 말장난이라면 사양하오."
" 말장난으로 사랑을 확인하는 거랍니다. 아직 총각이시죠?"
짖궂은 질문. 그사이 다시 몸밑으로 발이 들어온다. 약간 밀고 들어가더니 멈칫,
" 발이 아파요... 몸 좀 들어주세요..."
하자 용성운은 최면이라도 걸리듯 몸을 들어주고는 이내 후회한다. 이젠 완전히 안겨버린 것이다. 이렇게 까지 할줄은 몰랐다며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지만 여인은 기뻐 어쩔줄을 모른다. 마침내 정인을 품에 안은 것이다. 문제는 남녀가 뒤바뀐 것이고 만일 누군가가 본다면 성별의 바뀜으로 오히려 더욱 흥분될 일이었다. 용성운은 몸을 움직이지 못한다. 언제부턴가 몸한구석이 이성을 배반하기 시작했다. 이놈은 욕망이라는 것에 너무나 잘 넘어갔다. 여인도 그런 것을 알은듯 신음소리를 낸다.
" 으음...."
짙은 향내가 머리위에서부터 뿜어진다. 자운군주의 입술이 그의 귀뿌리까지 내려와 있는 듯 그 신음소리는 너무나도 색정적으로 들렸다. 여인은 더욱 몸을 밀착시키고 자신의 하체를 비비는 듯이 움직였다. 그의 물건이 더욱 커지며 여인의 허벅지를 찌른다. 여인은 놀라 헉 소리를 질렀다. 오랜만에 너무나도 오랜만에 느껴보는 단단함이었다. 4개월동안의 신혼생활이 마지막이 되어 9년을 참아온 세월동안 그 단단하고 뜨겁고 이상하게 생긴 것이 머리속에 떠다니는 밤도 많았다. 그럴때마다 달밤에 나가 검을 휘둘렀다. 오늘이 그런 밤인데 그녀는 이미 검을 버렸다. 다시 한남자의 여자로 살아가길 바라는 것이다. 그 남자는 자신을 거부한다. 그러나 그남자가 좋다. 어떻게 해서라도 그를 차지하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음란한 몸짓을 하는 것이고 지금 그남자가 반응을 하고있다. 이미 자신의 내부에서는 뜨거운 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신음이 나오고 온몸을 어딘가에 부비고 싶어지며 뭔가에 뚫리는 감각을 다시 느끼고 싶다. 하지만 그녀가 할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였다. 더이상은 힘들었다. 아니 할수가 없었다. 그녀에게는 아직도 남아있는 자존심이 있었다. 그녀는 머리속이 하애지는 감각을 느꼈다. 그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용성운은 참으려고 했으나 이미 지성은 떠나고 동물적인 감각만이 남았다. 자신의 물건이 발기되어 여인의 허벅지를 찌르자 그는 완전히 고삐가 풀렸다. 눈에 보이는 것이 없을 정도다. 급기야 몸에 붙이려고 힘을 주던 왼손이 움직여 자신의 허리를 감고있는 여인의 다리로 뻗었다. 연왕역모사건때 보았던 쭉뻗은 다리가 손에 잡혔다. 허벅지를 쓰다듬으면 그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어쩌면 이렇게 될지 알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런면서도 이렇게 되어 버린것에 후회가 막급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후회일뿐 그는 거친숨을 내쉬며 여인의 허벅지를 잡았다. 손에 힘이 들어갔는 지 여인이 신음한다. 그신음소리가 그를 미치게 했다. 용성운은 아직 총각이다. 파락호노릇을 하려고 기방에 갔었지만 사실 그때 만난 기녀들은 와룡맹소속이다. 다정한 정담대신에 강호사정을 이야기히고 세월지나는 얘기만을 했다. 그런식으로 쌓이는 불만을 해소라고 도방에 가서는 친구들을 사귀었다. 여자를 다스린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 인물이 용성운이었다. 파락호라니... 지나가는 개들이 돌아와 따라다니며 짖어댈 일이었다. 그는 복면을 벗으려다가 간신히 참았다. 단지 입부분을 떼어내고는 여인의 유방을 한입베어 물었다. 그리고는 거칠게 빨아댄다. 여인이 짧은 비명을 지르며 몸을 돌리려 했으나 이미 입장은 반대가 되었다. 다신 성별이 바뀌며 제자리를 찾았고 남자는 처음이라는 불안요소를 젊음과 패기라는 이름으로 부수려한다. 여인이 몸을 비틀지만 그의 손은 다리와 허리를 붙잡고는 자세를 바꾸려 했다. 여인의 몸이 밑에 깔리고 그가 위로 올라가면서 여인의 나삼이 벌려지고 알몸이 드러났다. 추궁과혈을 하며 만졌던 몸이 그의 손에서 세세히 기억났다. 입안에 머금은 유방은 생각보다 더욱 풍만하고 앗이 있었다. 얼굴을 더욱 깊게 파묻으며 유실을 입에 넣고는 빨고 핣고 짓씹었다. 너무나도 강한 자극에 자운군주는 그의 머리를 감싸 안으며 외쳤다.
" 싫어요... 제발... 악..."
아까 까지 와는 정반대의 자세가 되고 나자 여인은 비로서 수줍음을 느끼고는 눈을 감았다. 남자는 여인의 몸 구석구석을 만졌다. 어느센가 남자의 하의가 벗어지고 배를 향해 기립한 물건이 여인의 하체를 찔러댔다. 숨을 몰아쉬는 사내의 하체는 어딘가 들어갈 곳을 찾고 있었고 여인은 머리를 감싸 쥐었던 손을 내려 더듬더듬 물건을 찾았다.
" 헉!"
남자가 비명도 아니고 신음도 아닌 소리를 냈을 때 여인은 숨을 들이쉬며 숨을 죽였다. 기억속에 있는 전남편의 물건의 크기와 비교하려 했으나 솔직히 비교가 안된다. 9년이라는 세월동안 기억이라는 것은 추억으로 바뀌었고 그 추억에는 금가루가 뿌려져 휘황찬란한 빛을 뿜어냈는 데 그중에는 크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어쨋든 지금 이 사내의 물건은 너무 크다는 느낌이 들어 손을 떼었다가 다시 결심한듯이 손을 뻗는 데 갑자기 사내가 몸을 일으켜 침상밖으로 나가 버렸다. 아연해진 여인이 입을 벌린 채로 그의 등을 바라본다. 사내는 몸을 돌린채 엉덩이만 침상에 올려 앉았다. 숨을 몰아쉬며 입을 열었다.
" 나....난.... 안되겠소...."
자운군주는 고개를 숙였다. 왜인지 눈물이 나왔다.
" 알아요... 제가... 더럽게 느껴지지요?"
" 아니요. 그런게 아니요..."
자운군주는 몸을 눕히며 이불을 끌어당겨 덮었다. 사내는 얼굴을 돌리려다가 말을 계속했다.
" 그런게 아니요... 당신은 아마 나를 용서하지 못할 것이요."
자운군주가 얼굴을 들었다. 뭔가가 생각나는 듯 했다.
" 그래요. 당신의 음성이 익숙하게 들렸었어요. 제가 아는 사람이지요?"
" ...."
" 맞아요. 익숙해요. 당신의 음성이... 하지만... 누군지 모르겠어요."
" 난 더이상 할말이 없소. 미안하오. 하지만... 솔직히...."
"..."
" 난 당신을 좋아하오. 사랑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보면 단순히 여자라는 것때문일수도 있고... 당신의 신분때문에 좋아하는 것은 아니오. 미인이라서 좋아하는 지도 알수 없소. 그저... 난 당신이 좋소. 하지만 난 고향에 정인이 있고 그녀는 나만을 기다리고 있소. 난... 그것을 잊고 당신을 안을수는 없소."
군주는 말이 없었다. 남자는 다시 바지를 입더니 처음과 마찬가지도 바닥에 누웠다. 두사람은 말이 없었다. 아침에 될때까지도 둘은 잠이 들지를 못했다.
운남에 도착하여 관부에 당도 할때까지 두사람은 말이 없었다. 관부앞에서 헤어질때 용성운은 말했다.
" 다음에 만날때... 난 당신을 품에 안겠소. 당신이 날 찾아오기만 한다면... 그장소가 어디이든지 난 당신의 안에 들어갈 거요. 내가 어떤 상태이든지. 당신이 날 사랑하든지 미워하든지... 그것은 변하지 않을 거이요. 그럼."
와룡맹주는 뒤돌아 가버렸다. 다신 돌아보지 않고. 여인은 말없이 그가 점이 되고 마침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때 까지 바라만 보다가 안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다시 만나게 될때 까지는 3달이라는 시간이 필요했고 남자는 여자가 처음에 원했던 자격을 잃었으며 여인은 남자가 거북하게 생각했던 자격을 버린 채로 찾아오게 되었다. 그것은 그들이 완전하게 결합할 수 있음을 의미했고 또한 사건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헤어지고 다음의 만남을 위해 준비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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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나며 용성운은 착잡했다. 처음엔 그저 도망치기 위해 거짓으로 자신의 정체를 알아내서 찾아오라는 말을 했었지만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마음 한구석엔 그녀가 정말로 찾아와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 하지만 역시 다른 쪽에서는 그녀가 오지 않았으면 하는... 아니 자신의 마음이 어느쪽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그는 처음으로 가부를 결정할 수 없는 일을 당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런 일을 당해본 적이 없는 용성운은 헤메고 있다. 용문의 14대문주가 되고 다시 와룡맹의 맹주가 되어 일을 처리할때도 그는 거침이 없었다. 망설여질 때도 없었고 정의와 악을 구별하지 못한 적도 없었다. 한마디로 자신의 신념이 흔들린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처음으로 자신은 결정할 수 없는 일을 맞닥뜨리고 만 것이다. 성운은 고개를 흔들었다. 처음으로 맞은 혼란. 이것은 나중에 무공으로도 전의되어 문제가 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주 후의 이야기다.
2일을 더 걸어가다 그는 다시 하나의 사건을 만났다. 역시 사람의 비명소리를 들은 용성운은 몸을 날렸다. 곧 현장에 도달했고 역시 죽은 사람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용성운은 신형을 세우고 숨을 몰아쉬었다. 내공이 이상하게 흩어져 있었다. 양강한 기운이 음한 기운에 흩어지려는 것을 겨우 붙잡아 천리통을 시전하여 주위를 살폈다. 단전에 은은한 통증까지 느껴지며 그의 정신을 갉아 들었다. 여인의 비음소리가 잡혀왔다. 작은 소리였지만 방향을 잡은 용성운은 다시 몸을 움직였다. 어딘가 몇일전과 비슷한 전개에 성운은 어느정도 감이 잡혔다.
여인은 온몸을 내보이고 있었다. 걸쳤었던 것 같은 옷은 갈가리 찣어져 땅에 떨어져 있었고 여인의 몸은 덩치가 커다란 사내에게 주물려 지고 있었다. 여인의 눈이 떠져 있었지만 약에 중독된 듯 흰자위만을 내보이며 숨을 핣딱이고 전신을 떨어댔다. 사내가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여인에게 내뱉듯 말했다.
" 좋지? 흐흐..."
" 흐응... 아...."
여인은 말도 못하고 그저 비음만을 흘리며 모을 떨뿐이다. 그때 용성운이 나타났다. 사내의 뒤쪽으로 다가간 용성운은 뭔가를 느꼈지만 우선 공격에 우선했다. 그의 손에는 9성의 내공이 모여졌고 그의 단전은 다시 통증이 심해졌다. 성운은 인상을 찌프리며 이빨을 악물고 사내의 뒤통수로 쪼갰다.
" 응?"
사내는 자신의 뒤에서 다가오는 기운을 느꼈다. 그 기운은 충분히 자신은 쓰러뜨릴 기세였고 다급히 몸을 피해야 했다. 몸을 돌려 세우며 양손을 들어 장세를 맞아갔다. 펑소리가 나며 둘은 신형이 흔들렸다. 성운이 2보뒤로 물러났고 사내는 5걸을음 물러났다. 그제서야 성운은 이 사내가 몇일전 자운군주를 덮쳤던 이라는 것을 알았다. 사내도 그것을 알고 외폈다.
" 네놈! 정말로 악독한 놈이로다!"
성운은 피식 웃음이 났다.
" 음적. 오늘 죽여주마."
" 전에는 복면을 하더니... 이번엔 네놈 낯짝을 자랑하고 싶었느냐?"
성운은 움찔했다. 복면을 하질 않은 것이 생각났다. 자운군주일을 생각하다가 무심결에 움직이다가 복면을 잊은 것이다. 고수의 싸움에서 순간적인 방심은 패배의 지름길이다. 사내는 성운이 움찔하던 것을 놓치지 않고 장세를 쪼개왔다. 양강한 기운이 의외로 강하게 다가오자 성운은 자세를 가다듬지도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손을 내뻗었다. 그러자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그의 내공의 성질이 변질되어 뿜어졌다. 양강한 기운이 아닌 음유한 기운이 내뻗어졌다. 서로 반대되는 기운이 맞부딪혀 엄청난 굉음이 울렸고 사내는 그 기운을 이기지도 못하고 멀리 날아가 버렸다. 성운은 흔들리는 몸을 바로 세웠다.
사내는 땅을 구르다 겨우 신형을 세우고는 입가에 피를 닦아냈다. 단전이 흔들려 내공이 2성정도만 남은 것을 안 사내는 그러나 호쾌하게 웃으며 외쳤다.
" 놈... 나 음성하마를 이꼴로 만들다니... 오냐, 오늘은 그냥 가마... 그년은 네게 선물로 주마. 나이는 좀 들었지만 맛은 좋을 게다. 끌끌끌... 다시 보자꾸나..."
사내는 몸을 날려 사라졌다. 용성운은 몸을 똑바로 세우고 멀어져가는 사내를 노려보았다. 사내가 멀리 사라져 간 것을 확인하고 나서 그는 허리를 굽히며 피를 토해냈다. 내상이 심각했다. 사내는 날아가고 자신은 가만히 서있었다지만 사내는 날아가는 것으로 충격을 상쇄시켰다면 자신은 몸안으로 충격을 받아낸 것이다. 당연히 내장이고 뭐고 말이 아니다.
성운은 자리에 주저앉아 내공운기에 들어갔다. 거의 반시진 동안을 치료에 전념하였다. 하지만 내공의 성질은 이미 음유하게 변한 듯 했다. 그의 양강한 기운은 어딘가에 꽁꽁 숨어버린 것인지 음유한 기운만이 몸안을 돌아다녔다. 어느정도 몸을 추스리자 성운은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음성하마가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는 주위에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여인을 보았다. 그는 놀라 입이 벌어졌다. 여인은 입에 거품을 물고 있었다. 음약의 기운에 몸이 버티질 못하여 그런 듯 했다. 다리는 활짝 벌려진 채 음부를 내보인채 손가락 세개를 넣고 있었다. 연하디 연한 보짓살이 손가락에 의한 자극에 빨갛게 부어 있었고 온몸도 그에 못지않게 빨갛게 변해 온몸에서 김까지 나고 있었다. 급하다는 생각에 성운은 내공심법을 쓰려고 여인에게 다가갔다. 여인은 사내의 냄새를 맡자 다시 몸을 부르르 떨더니 갑자기 성운에게 안겨왔다. 성운은 여인의 교구를 안아들며 내공을 모으려 했지만 내공이 모이질 않는다. 아니 양강한 기운이 생기질 않는 것이다. 음유한 기운만이 단전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가 쓰려는 심법은 양강한 내공이 사용되는 용문의 활공심이라는 심법이었다. 양강한 내공의 기운으로 음독을 몰아내며 태우는 것으로 엄청난 내공의 소모를 필요로 했다. 자운군주의 몸을 탐하기 싫어 내공의 소모도 무릅쓰고 사용했었고 지금도 그러려 했지만 양강한 기운은 보이질 않고 여인은 계속해서 매달려왔다. 순간 아득해지며 여인의 입이 자신의 입으로 다가와 입맞춤을 했다. 성운은 눈을 부릅뜨고 여인을 밀어내려고 했지만 여인은 어디서 그런 힘이 생겼는지 떨어져 나가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입안에 혀를 들이밀었다. 성운은 의외의 진행에 아연해져 갈피를 목잡고 있었다. 이리저리 자신의 입안을 휘졌던 혀가 자신의 혀에 닿더니 혀와 혀가 춤을 추었다. 닿아있는 입과 입은 여인이 내뿜었던 검품이 범벅이 되어있었고 몸을 비벼대며 그의 옷을 벗겨 내는 여인은 오직 몸을 합치기위한 몸놀림이었다. 또다시 결정할 수 없는 일을 당해버린 성운은 망설였다. 그는 아직 동정이였다. 이렇다 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였지만 간직했던 동정은 고향의 약혼녀에게 주려고 했었는 데, 그래서 자운군주도 멀리 했었는 데 이렇게 우습게 뺏기게 되다니... 성운은 오직 뺏기게 되었다며 속으로 울고 있었다.여인은 옷을 벗겨낸 그를 밀어 눕히더니 사내의 양물을 잡아갔다.
"후욱..."
성우의 한숨을 아랑곳하지 않고 여인의 입이 자지를 삼켰다. 아마도 삽입을 원활히 하기위한 무의식적인 행위인듯 했다. 이리저리 빨고 핣으며 여인의 입은 마술을 부리듯이 능란한 기술로 사내의 자지를 먹어갔다. 성운은 처음으로 황홀경을 맛보며 몸을 떨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발가락은 완전히 활처럼 휘엊 부들부들 떨고 손은 여인의 머리를 부여잡아 자신의 아래배로 몰아부쳤다. 더욱 큰 자극을 원하는 사내의 비원을 알았는지 아니면 이젠 삽입이 가능한지 여인이 머리를 들고 남자의 몸위로 올라왔다. 그리고는 다리를 벌려 손을 뻗어 자신의 보지를 직접 벌리고는 다른 손으로 성운의 자지를 잡고 자신의 보지입구에 맞대었다. 그리고는 숨을 몰아쉬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오히려 성운이 감질나자 여인의 허리를 잡고는 밑으로 눌러버렸다. 자신도 모르게 여인의 음약이 자신에게도 전이된듯 했다.
" 아윽!"
갑자기 자신의 보지가 뚫리자 여인은 비명을 질렀다. 그녀가 숨을 몰아쉬었던 것은 성운의 자지가 너무 커서 망설였던 것이였다. 그런데 사내가 자신의 허리를 붙잡고 내려 앉혀 갑자기 삽입을 해버리자 그 충격이 너무도 컸다. 사내의 맛을 모른지 벌써 10여년이였다. 오랜만의 삽입이었고 그 자지가 너무나도 거대했기에 여인은 머리속이 새하애지는 충격을 받으며 몸을 출렁였다. 성운은 여인의 허리를 붙잡고 허리를 일렁였다. 무의식적인 움직임이였고 단조로왔다. 그저 무조건 허리를 움직여 나가는 행위였지만 여인은 그 움직임에 맞추어 허리를 같이 움직였다. 너무나도 시원한 느낌에 여인은 눈물까지 흘리며 행위에 열중했다. 너무나도 거대한 자지가 자신의 보지를 찔러올라오는 느낌에 전율하며 신음을 내지르며 오열하는 여인에 성운은 온몸을 떨어대며 몸을 움직였다. 거의 반시진동안 몸을 움직이는 동안 여인의 음약의 성분이 해소된듯 했다. 벌써 5번째 절정을 향하던 여인은 이젠 아파오기까지 하는 허리를 그래도 움직이며 사내의 목을 부여잡고 비명을 질러댔다.
" 악... 아악.... 제발... 아..."
" 흑...흑....흑...흑..."
성운은 자신도 뭔가가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여인의 상체를 뒤로 밀치며 일어나 여인의 허리를 꼬옥 껴안고는 여인의 보지속에 자지를 깊숙히 박아넣어 정액을 사정했다.
" 으아아아아...."
성운은 엄청난 쾌감에 소리를 지렀다. 머리속이 하얗게 변색되어갔다. 첫정사에 첫사정이었다. 여인은 허리가 활처럼 휘어진 상태에서 5번째 절정을 맞아 몸을 부르르 떨려 자신의 보지속에 뿜어지는 사내의 정액에 미소를 지으며 음미했다. 한참동안을 그상태로 몸을 떨던 두사람은 옆으로 쓰러졌다. 두사람은 방금의 정사에 모든 에너지를 소비했는 지 삽입이 된 그 상태로 잠이 들어버렸다. 음성하마가 돌아오든 말든 이제 성운의 머리속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여인을 꼬옥 끌어안고는 잠속에 빠져들어갔다.
자운군주가 낙양에 도착하자 다시 소란스러워진 것은 황궁과 와룡맹이었다. 혼자 그것도 시위들과 시비가 모두 죽은 채로 전와룡맹주의 구원을 받아 운남의 관병에 호위되어 돌아온 것이다. 황궁은 군주의 신변에 걱정이 되어 소란스러웠고 와룡맹은 전맹주의 신위에 걱정이 되었다. 군주는 곧장 황제를 찾아갔다.
시위들을 물러달라는 요구에 황제는 자신과 군주만을 남기고 모두 물러가라고 명령했다. 방에 둘만 남자 군주가 입을 열었다.
" 그분과 혼인하고 싶습니다."
황제는 안연해져 입을 벌렸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차이가 너무도 컸다. 하지만 영민한 황제는 곧 사정을 알수 있었다. 자신의 조카딸이 그를 사랑하게 됐기에 이런 소동을 벌였었군. 황제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 확실히 좋은 청년이다. 무술은 천하제일이고 글에 관한 지식도 천하제일이라 들었고 인물도 반듯 한데다 가문도 나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도 황실에 공이 큰 사람이였다. 내심 고향에 내려간다는 것을 잡고 싶었지만 황제의 체면때문에 망설였었는 데 자운군주가 그를 사랑한다니 어쩐지 명분이 생긴 듯 했다.
" 그..."
" 그런데 그분이 자신의 신분을 알아내서 찾아오지 않는 이상 결혼해 주지 않겠대요. 그러니 저에게 그분이 누군지 가르쳐 주세요. 제발..."
황제는 다시 아연해졌다. 일의 낌새가 느껴졌다. 전맹주는 군주를 거부한 것이다. 그는 군주가 하는 말에서 전맹주가 자신에게 보낸 메시지를 읽어냈다. 솔직히 예전의 그였다면 그렇다 해도 군주를 그에게 시집보냈을 것이다. 그가 망설이는 것은 예전에 강제로 군주를 시집보냈다가 1년만에 과부가 되어 돌아온 때문이었다. 이젠 강제로 무엇인가를 조카딸에게 시킨다는 것이 싫었다. 황제도 인간이었다. 조카딸을 아꼈기에 황제는 마침내 마음을 정했다.
" 짐은 말해 줄수 없구나. 미안하다."
그리고는 등을 돌려 방을 나가버렸다. 울듯 인상을 찌프리는 군주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더이상 이 복잡한 일에 끼고 싶지가 않았다. 황제는 군주가 우는 소리를 들으며 그방을 떠나갔다. 군주는 울음을 터트리며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 그사람을 생각하며 하염없이 울었다. 옷이 눈물에 젖어 버릴때 까지 울던 그녀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전혀 그사람이리라고 생각할수 없는 사람이기에 내가 기억을 못하는 것일 게다. 그러면서도 가까운 사람인 것 같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영민한 두뇌가 한참을 돌아가다가 마침내 후보자를 찾아냈다. 사실 어쩌면 너무나도 쉬운 문제였다. 전혀 맹주답지 않은 인물. 자신이 잘알고 지내며 멍청하고 무공은 형편없는 인물. 군주는 확인을 위해 방을 나서며 그 이름을 다시 되뇌였다.
" 용성운."
"음?"
뭔가에 놀란 듯 성운은 고개를 들었다. 햇살이 저물고 있었다. 어느덧 저녁이 된듯 했다. 그는 약간의 한기를 느끼자 내공을 운용하여 몸을 덥혔다. 이번에 양강한 기운이 있었다. 그리고는 지난 일들이 기억났다. 그제서야 자신의 품안에 잠들은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두눈을 꼬옥 감은채 얼굴을 자신의 가슴에 묻고 새근거리며 자는 여인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자신의 첫여자라는 느낌은 너무나도 컸다. 눈 주위에는 눈물자국이 나있고 머리는 산발된 채 흩어져 있어 머리를 쓰다듬다가 손을 밑으로 내려 큼직한 둔부를 어루만졌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미부를 들여다 보며 성운은 폰근한 감을 느꼈다. 자지는 아직도 여인의 보지속에 들어간 채였다. 빠져나와 있어야 정상이었지만 성운의 자지가 작게 되었을 때도 남보다는 컸고 여인의 보지도 명기였는 지 꼬옥 물고는 놓아주지를 않은 듯 했다. 아직도 보짓살이 오물 조물 자지를 몰고는 자근자근 씹어댄다. 다시 자지가 생생한 자극을 받아 커지려고 했다. 순간 가슴팍에 숨결이 느껴졌다. 성운은 여인의 머리에 얼굴을 들어 내려다 보았다. 여전히 잠들은 척 하지만 가슴이 일렁이는 것이 이미 깬 듯 하다. 아마도 부끄러워 그럴 것이다. 성운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살짝 위로 끌어 당겼다. 순간 자지가 보지에서 빠지며 뽀옹 소리가 났다.
" 에그머니나!!"
여인은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고 그눈앞에 성운의 눈이 있자 다시 비명을 질러대며 몰을 돌려 달아나려 했다. 성운이 꼬옥 끌어안아 도망치지 못하게 하자 여인은 다시 발버둥을 치려 했다. 성운은 여인의 행동에 의구심이 들었다. 아무리 생면부지의 남자와 정을 나누었다 하나 자신은 구해준 은인이 아닌가? 그런 자신에게 이렇게 까지 할만큼 부끄러워 하다니... 그제서야 성운은 이 여인이 대가집 마나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남편이 있는 유부녀를 자신이 겁탈한 것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그는 황급히 몸을 일으켜 세워 여인이 찣다시피한 옷을 걸쳐 입었다.
오히려 성운의 행동에 놀란 것은 여인이었다. 그녀는 허둥지둥 옷을 뒤집어 쓰고 있는 성운을 보며 의아해했다.
' 이 음적이..."
그랬다. 성운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여인은 성운을 음적으로 알고 있었다. 시위가 죽는 것에 겁이 나서 가마에 숨어있었는 데 혈도가 찔려지고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약을 먹었고 그 상태에서 성운과 교접을 했으니 당연히 성운이 음적인 것은 당연하잖은가! 그런데 음적의 행동이 요상했다. 마치 첫정사를 유부녀와 벌이고는 그 남편에게 들키자 허둥지둥 도망가려는 총각같은 모습에 여인은 키득 웃고 말았다. 성운은 여인이 웃자 자신을 놀리는 줄 알고 돌아보지도 못하고 분노에 얼굴이 새빨개 졌고 여인은 자신의 처지가 생각나서 웃음기를 지우고는 자신의 옷가지를 찾아보았지만 보이지가 않는다. 여인의 눈에 들어오는 주변은 그저 숲의 한가운데의 작은 공터였다. 옆에 커다란 나무가 서있고 그아래에서 여인은 성운과 한바탕 정사를 치룬것을 알았다. 여인은 흐트러진 머리를 쓰다듬으며 눈치를 살폈다. 겉보기와는 달리 나이를 더먹은 여인은 낌새를 채고는 다소 긴장이 풀려 피곤한 느낌이 들자 조금 처량한 기분이 들며 눈물이 흘렀다. 오히려 당황하기 시작한 것은 용성운이다. 여자가 주해준 은인을 타박하고 비웃어서 화가 나 있던 차인데 이젠 울기까지 한다. 만일 성운이 정말로 파락호였다면 여자의 눈물이야 왠만해서는 신경도 안쓰겠지만 안쓰럽게도 성운은 너무나도 여자관계가 바보스럽던 인물이다. 여자의 눈울을 보자 갑자기 솟아오르던 분노가 흩어지더니 오히려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 이... 이보시오..."
" 흑흑흑..."
옷을 벗고 다리를 모은 채 머리를 숙이고 우는 여인의 자태가 이리도 고은지 알지 못했던 성운은 자신이 너무나도 잘못했다고 여겨져 여인을 다독거렸다. 하지만 여인은 계속해서 울기만 한다. 성운은 얼굴이 뻘개져 한참을 다독여도 여인이 그치지를 않자 마침내 그 옆에 주저 앉아버렸다. 그새 날은 완전히 저물었고 어두워진 숲이 더욱 차가와졌다. 여인도 주위가 완전이 어두워진 것을 느끼자 조금 무서워졌는 지 우는 것을 멈추고는 고개를 들어 성운을 바라보았다. 성운은 온몸을 드러낸 여인을 볼수가 없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있어 여인은 엷은 달빛에 어스름하게 보이는 성운의 옆얼굴을 보았다. 순간 아까는 보지 못한 남자의 얼굴이 너무나도 고와보였다. 여인은 넋이 나간 듯 젊은 사내의 얼굴을 바라다 보며 이 남자에게 정이 생기는 것을 느꼈다. 한참 자기보다 어려보이는 청년에게 마음을 뺏긴 자신이 흉하게 느껴기도 했지만 원래 사랑이란 것이 그런것이 아닌가. 여인의 시선을 느낀 청년이 고개를 돌리자 여인은 놀라면서 다시 고개를 숙였다.
" 이제 진정이 되셨습니까?"
청아하면서 여린 음성에 여인은 다시 보지가 움질거리는 것을 느껴 다리를 더욱 모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
" 소녀.... 저를 구해주셨습니까?"
" 죄송합니다. 다른 방법을 쓸수 없어 부득이..."
성운은 얼굴을 붉히며 말씉을 흐렸다. 여인의 고개가 더욱 숙여졌다. 자신의 유방이 보였고 유실은 사내의 이빨에 씹혔는지 약간의 통증이 느껴지고 유방 곳곳에 멍이 들어 있었다. 두손을 모아 가슴을 가리며 허벅지를 당겨 몸을 공처럼 만들고 머리를 풀어 그 몸을 덮었다. 여인은 가리려 했으나 사내는 오히려 그모습에 침이 꿀꺽 넘어갔다. 사내는 다시 말한다.
" 실례오나... 남편이 계십니까?"
" 예전에 낭군을 잃고 혼자된지 10여년째이오니 너무 맘에 다지 마세요."
" 그럴수는 없지요. 어쨋든 저의 첫 여...."
청년이 얼굴을 더욱 붉히며 말끝을 흐렸다. 여인은 기쁜 음색을 감추며
" 제가... 처음이셨다니... 죄송할 따름입니다."
하며 농을 건넨다. 자운군주라면 하지 못할 말을 서슴없이 하는 것이 여자의 관록인지 오히려 평정을 찾으며 놀리기 까지 한다.
" 아닙니다. 저, 우선 머물 곳을 찾지요. 이런 곳에서 날을 새우다간 몸만 축날 뿐입니다."
" 예."
여인의 옷은 찣어진 채 어딘가에 버려졌는 지 보이지가 않자 성운은 여인을 가슴에 안고 이동했다. 여인도 이미 그에게 자신을 맞길 요량인지 순순히 안길뿐 아니라 가슴에 파고들기 까지 하는 모습이 더욱 사랑스러울 뿐이었다. 성운은 시위들이 죽은 곳으로 가서 시비의 옷을 벗겼다. 다행히 피가 적게 묻어 옷은 그저 흙만이 묻어있었다. 여인은 그동안 죽은 자신의 시위와 시비들을 위해 슬피 울었다. 자운군주와는 다른 모습에 성운은 어떤 편안함마저 느꼈다. 자운군주도 미인이었지만 이 여인과는 다른 것 같았다. 자운군주는 기가 세어보이는
눈썹과 두눈이 날카로운 느낌을 주는 미인이라면 이 여인은 둥그스런 느낌이었다. 모성애가
느껴지는 모습에 성운은 미소를 지었다.
" 이들을 두고 갈 수는 없습니다. 산짐승들에게 시신이 상하기라도 한다면..."
여인이 눈물을 글썽이며 성운에게 소근거렸다. 성운은 시신들을 바라보다가 공터로 가서 기운을 모아 땅에 방출했다. 묵직한 소리가 나더니 굉음과 함께 땅이 파였다. 약 3자 정도의 구덩이가 생기자 여인의 눈이 희둥그래해 진다. 무공이라는 것을 모르는 여인이 아니이기에 여인은 사내의 곱상한 얼굴과는 다르게 강한 내공과 높은 무공에 놀라면서 몸의 한구석이 찌르르해지는 느낌이 오자 얼굴을 숙이며 붉혀버린다. 반시진 정도 성운이 왔다갔다 하면서 시신들을 구덩이에 넣어 흙을 덮었다. 나중에라도 위치를 알기 위해서 조금 높이 쌓고 비석을 세웠다. 여인이 계속 눈물을 흘리며 서있어 성운은 억지로 끌고 어두워지는 산길을 헤치며 마을을 찾았다. 하지만 이미 한치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지자 성운은 여인을 가슴에
안았다.
" 아...안돼요... 이런 곳에서..."
성운은 멍해져버렸다.
" 아...아니...."
" 아무리... 이미 그러했다고 해도, 이런 곳에서 어찌..."
여인은 얼굴이 새빨개진 상태로 얼굴을 돌리기 까지 한다. 하지만 몸은 빼지 않고 성운의 가슴에 안겨있다.
" 미안하지만... 너무 어두워 졌으니 높이 올라가서 이동해야 할 듯 합니다. 그러니 가만히 계시오."
사내가 정색해서 말을 하자 여인의 얼굴은 더숙여지고 더 빨개져 이젠 흙빛이 된듯 하다. 성운은 여인을 꽉 안고 몸을 솟구쳐 옆에 있던 나무의 위로 올라갔다. 여인은 순간적으로 모이 가벼워 지며 빠른 속도로 올라가자 아련해져 눈을 감았다. 나무의 끝에 성운은 내려섰다.
발끝에 기운을 모아 서자 여인의 다리는 그저 공중에서 흔들렸다. 서있을 곳이 없다는 것을 알자 여인은 머리를 더욱 사내의 가슴에 파묻으며 다리를 굽히며 끌어올려 성운의 다리에 감았다. 그들이 누워있다면 마치 정사를 벌이는 듯한 자세가 되었지만 정작 두사람은 느끼질 못하고 있었다. 그저 성운은 다리를 움직이는 것이 불편해진 듯 하자 여인의 작고 예쁜 두발을 잡아 자신의 허리에 둘렀다. 그러자 다리는 허리에 걸쳐졌지만 하체는 그밑에 있어 불편해진 여인은 몸을 끌어올렸다. 두팔을 사내의 목에 감으며 자세를 잡자 여인의 가슴이 사내의 얼굴에 닿았다. 다시 여인의 얼굴이 빨개지고 성운은 뭉클한 살덩어리가 얼굴에 닿자 다시 자지가 서기 시작했고 지금 자세가 굉장히 음란한 것을 알게 되자 흥분이 되기 까지 했다. 성운은 여인의 몸을 약간 돌려 옆으로 안고 다시 신형을 날리기 시작했다. 우선은 높이 떠올라 마을의 불빛을 찾기 시작했다. 3번째의 도약에서 불빛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이동을 하기 시작했다. 약간 차가운 바람에 여인과 성운은 흥분됏던 몸이 식는 것을 느꼈고 그제서야 밑에서는 나뭇가지에 가려 보이지 않던 별빛과 둥근 달이 보였다. 여인은 그 황홀한 광경에 넋을 잃고 바라보았고 성운은 마을을 찾아 내려갔다.
마을을 발견한 것은 거의 한밤중이 되어서였다. 용성운은 여인을 품에 안고 그곳을 향해 신형을 날렸다. 사람들의 눈에 띌수 있을 지도 몰라 마을 어귀에서 여인을 내리게 했다. 여인은 제빨리 내려섰지만 아쉬워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마을 중간쯤에 조그마한 주점이 있었다. 여관을 겸하는 다소 지저분한 곳이였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런 곳이 아쉬울 지경이라 성운은 값을 치르고 방으로 안내를 받았다. 여인은 그저 고개를 숙이고 그를 뒤따랐다. 성운이 설마하니 방을 두개 빌리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뒤에서 마음을 졸였던 여인은 하나만 빌리자 속으로는 희열을 감추며 성운의 뒤에서 따라갔다. 이층의 구석진 방에 안내하고 나가는 점원에게 몇푼 쥐어주고 용성운은 방을 휘 둘러보았다. 오래된 집이라 색이 바래긴 했지만 주인이 성격이 깔끔한지 정리가 잘 되어있고 편안한 기분이 생긴다. 욕실을 둘러보는 여인에게먼저 씻으라고 말하고서 성운은 탁자위에 있는 차를 따라 마신다. 여인은 그런 성운을 바라보다가는 곧 욕실로 들어갔다. 여인은 성운이 같이 목욕을 하자고 하면 거절할 생각이었으나 오히려 양보하며 차를 마시는 그를 보자 조금은 야속한 마음에 샐쭉거리다가는 자신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하고는 놀란다. 사내와 자신의 나이 차이는 17살... 많은 나이차이가 아닌가... 여인은 뜨거운 물이 담겨져 있는 욕조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쉰다. 겉으로는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인이지만 사실 37을 바라보는 중년이다. 사실 그녀는 아이를 다섯이나 낳았고 17년 전까지 그아이들을 키웠었다. 그러나 문제가 있어 집을 떠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아가던 중에 일이 있어 이곳에 왔다가 음적의 습격을 받았다. 따라온 가솔들은 모두 죽었고 집에 돌아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지 않은가... 여인은 용성운에게 다시 생각이 미치자 얼굴이 새빨개진다. 의식을 안하려 하지만 그에게 자신이 첫여자였다는 사실이 그녀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덩치는 크지만 어딘가 어리숙하면서도 고운 얼굴, 높은 무공... 참으로 대견한 청년이다. 다른 곳이라면 오히려 조카사위정도로 생각하겠지만 이미 자신을 구하기 위해 몸을 바친 청년. 다른 생각을 안하려 해도 가슴은 계속 뛴다. 여인은 상념을 떨쳐 버리듯이 옷을 벗기 시작했다. 한꺼풀씩 벗겨지며 요염하면서도 정숙하며 풍만하면서도 늘씬한 나신이 드러났다. 유두는 아이를 다섯이나 나아 키우는 동안 검은 색을 띄웠지만 여전히 앙징맞다. 낮에 성운에게 몸을 내주기 전까지 17년 동안 남자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몸이다. 유방은 적당한 크기에 예쁜 모양을 유지하며 서있다. 허리는 잘록하게 들어가 품만한 둔부와 대조를 이루며늘씬한 다리를 더욱 예쁘게 보이도록 자극을 준다. 어디하나 나무랄데 없는 자태에 공기마저숨을 죽인 듯이 조용하다. 그때 문이 열리며 용성운이 들어왔다. 알몸이었다. 여인은 숨을 들어마시며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용성운은 빠르게 그녀를 덮쳤다.조금 둔탁한 소리가 나며 두사람의 알몸이 겹쳐졌고 곧장 욕조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입을 벌리고 소리를 지르려던 여인의 입안으로 뜨거운 물이 들이닥치더니 곧장 성운의 입술이 포개어졌다. 처음엔 공기가 모자라 어지럽던 머리가 성운의 입술이 포개지고 혀가 들어와 자신의 혀와 입안, 치아를 희롱하자 희열에 벅차 그저 사내의 목을 끌어 안고 헐떡일 뿐이었다. 성운은 여인의 입술을 점령하자 다시 온몸을 탐하기 시작했다. 두손으로 여인의 머리를 잡고 있다가 한손을 가슴을 점령하여 탐스런 유방을 부여잡고 주무르고 손가락사이에 튀어나온 유두를 비벼대자 여인은 온몸이 부서져나가는 환상에 몸을 퍼덕거렸고 그 퍼덕임속에 성운의 다른손이 여인의 가랑이 사이에 들어가버렸다. 성운이 들어온 것에서부터 자신을 탐하는 상황이 너무나 의외인 여인은 그저 환락속에 자신을 던질뿐이다.
성운이 들어온 것은 점원때문이었다. 차를 마시던 중에 들어온 점원이 뜨거운 물은 저안에 있는 것이 다이니 알아서 하라며 음흉한 웃음을 지었던 것이다. 성운은 그저 농에 지나지 않는다 생각했지만 자운군주가 자신을 유혹하던 모습이 떠올랐고 곧 음란한 상상이 몰아쳤다. 여인이 안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에 몸서리치다가 곧 용기를 내야 한다는 마음에 들이닥친 것이다. 뜨거운 물속에서 여인을 탐하는 것이 이리도 흥분이 되는 지를 처음으로 깨달은 성운은 여인이 반응을 해오자 더욱 용기백배하여 여인을 짓누르며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성운은 계속해서 입술을 점령하여 서로의 입속을 희롱하고 여체를 이곳저곳 어루만지는 것에 재미를 느껴 약 반시진 동안 그짓을 하자 숨이 가빠오는 것을 느꼈다. 그때 여인이 약간 이상한 듯이 느껴져 입술을 떼고 보니 여인은 거의 정신을 잃고 있었다. 의아해 하다가 곧 자신은 무공을 익혀 호흡에 지장이 없었지만 여인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여인의 가슴으로 입술을 옮겨 빨아대기 시작하자 여인은 더욱 자지러진다. 불룩한 유방을 한입 크게 깨물더니 입안에서 흘러다니는 유두를 혀로 감아 올리며 빨아주자 여인은 입을 벌리고 숨을 크게 들이쉬며 신음을 내지른다. 반대쪽 유방은 성운의 손에 주물러 지고 있었고 밑의 보지는 성운의 손가락 두개가 침입하여 들어왔다 나갔다 하며 그녀를 환희의 나락으로 밀어뜨리고 있었다. 여인은 신음을 내지르다 나중에는 비명을 지르며 흥분을 나타냈다. 성운은 보지를 드나들던 손의 엄지손가락으로 여인의 음핵을 눌렀다. 그러자 여인은 몸을 꿈틀거리며 환희의 비명을 내지르더니 부르르 몸을 떨고는 그의 어깨에 기대며 한숨을 내지르더니 두눈을 감고는 흥분을 서서히 느끼며 숨을 몰아쉰다. 절정을 느낀 그녀를 가슴에 보듬어 안으며 욕조에 기댄 성운은 여인의 턱을 잡고는 들여다본다. 눈을 지긋이 감고 희열을 음미하던 여인은 성운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꼈지만 곧 눈을 뜨고는 성운을 바라본다. 여인의 두눈은 아직도 희뿌옇게 방금의 희열감을 나타내고 있었고 성운은 눈에 불을 켠듯 강렬한 눈빛으로 여인의 눈을 들여다 보다가 입을 열었다.
" 좋았소?"
하대가 아니라 부인에게 정담을 던지는 남편의 말투였다. 여인은 다시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이려 하다가 사내의 손짓에 다시 고개를 들어 답한다.
"...예..."
" 뭣이라 하였소?"
"... 좋았어요..."
성운은 여인의 말에 입을 벌리며 미소를 짓는 다. 그 천진함에 여인은 가슴이 벌렁거림을 느끼고는 얼굴을 붉힌다.
" 난 그대가 처음이라오... 아, 그러고 보니 그대의 이름도 모르는 구료."
" 제... 제 이름은... 영이라 합니다..."
" 영이라... 예쁜 이름이군... 솔직히... 당신이 누군지도 모르고 이리 되었으나... 난 그대를 아내로 맞이할 생각이요."
여인은 퍼뜩 놀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 아니 됩니다... 저는 ... "
" 왜, 혼약한 사람이라도 있으시오?"
" 아닙니다만... 저는... 나이가 너무 많아요."
" 몇이신데 그러시오?"
여인은 고개를 숙이려 하지만 사내의 손이 너무나 세다. 곧 포기 하고 성운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서...서...른 일곱이에요..."
성운은 눈이 휘둥그래진다. 서른 초반으로 보았는 데... 많아봐야 32~3정도로 보았었던 여인의 나이가 37이라니... 그저 놀람을 표현하는 눈빛인데 여인은 자신을 싫어하게 되었으리라 여기고 입을 연다.
" 죄송해요... 그러니 저를 부인으로 맞이하신다는 생각은 마세요."
" 그런 뜻이 아니요... 이리 젊고..."
그러면서 슬쩍 자신의 물건을 영의 아랫배에 민다. 여인은 그제서야 자신만이 만족을 하고 사내는 손과 입으로만 자신을 절정에 오르게 했음을 기억했다.
" 요염한 여인이 그렇게 나이를 먹은 것이 놀라웠을...."
" 아이 참...."
여인은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입을 쪽 맞춰주었다.
" 자... 이리 오시오..."
여인은 순순히 성운의 몸에 오른다. 다리를 벌리고 사내의 자지를 잡아온다. 사내가 자신의 보지를 벌리자 스스로 기둥에 맞추어 몸을 움직인다.
" 난... 용성운이라 하오..."
순간 여인의 몸이 퍼뜩 놀라며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녀의 두눈은 놀람으로 휘둥그래져있었고 이빨로 지긋이 입술을 깨물며 부르르 떨었으나 성운은 눈을 감고 그녀의 허리를 잡아 자신의 자지를 영의 보지에 꽃고 있었기에 알지 못했다. 강한 삽입에 여인은 눈을 감아버렸고 비명을 질렀다. 성운은 여인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흔들며 흥분했고 여인은 그저 몸을 움직일뿐이었다. 욕실에서의 정사는 그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물기를 대충 딲고 침대로 자리를 옮겨 계속 하려 했으나 영이 보지가 아프다며 입으로 해주겠다고 하자 성운은 그것도 재밋겠다 싶어 그녀의 입에 자지를 넣었다. 기교가 좋은 입의 봉사에 성운은 아찔함마저 느꼈지만 영은 아쉬움과 회한에 그저 봉사만을 했다. 그녀의 입속에 정액을 방출하고 둘은 잠이 들었다. 성운은 그녀를 가슴에 보듬고 잠들었지만 여인은 어지러운 상념에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다음날이 되어 두사람은 길을 떠났다. 성운은 무공도 높고 잠도 잘자 활기차게 움직였지만 여인은 그렇지가 못했다. 안색은 약간 하애져서 병이 든듯 싶었고 움직임이 아주 미약했다. 성운도 느꼈지만 영의 말대로 오랜만의 정사에 익숙치 못해서 일거라고 여겨 그저 그녀를 보듬어 안은 채 길을 따라 걸었다. 그녀가 사는 곳은 이곳에서 80리나 떨어진 곳이라는 것을 들은 성운은 마차를 한대 빌렸다. 처음엔 그가 몰고 갔으나 그녀와 함께 있고 싶어 마부를 사서 몰게 하고는 안에 들어가 그녀옆에 앉았다. 여러가지를 알고 싶어 질문도 해봤지만 영은 그저 미미하게 웃기만 할뿐 대답치 않는다. 성운은 아직도 몸이 않좋은가 생각하며 그녀의 가슴에 기대었다. 영은 아무말 없이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신의 가슴을 내주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행위는 거부했다. 성운도 영의 몸상태가 걱정되어 그저 가슴에 얼굴을 묻고 향기와 감촉을 즐길 뿐 더이상의 행위는 하지 않았다. 둘째날 저녁에 객점에 들어서도 마찬가지 였고 셋째날에는 아예 어깨만 기댈뿐 둘의 사이는 떨어졌다. 성운은 야속한 생각도 들었지만 역시 걱정도 걱정이라 그저 묵묵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넷째날 마침내 그녀가 살고 있다는 개봉에 당도했다. 마차를 탈일이 없다 싶어 팔아버릴려다 여기까지 몰고 와준 마부에게 고마웠다는 말과 함께 그냥 줘버렸다. 그깟 마차값이야 아깝지가 않은 성운이었지만 여인은 한마디 한다. 성운은 마치 어머니에게 꾸중을 듣는 듯 움찔거릴 뿐, 둘은 다시 길을 걸어가다 객점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성운은 지난 4일동안 한마디 말도 없다 방금 전 자신을 꾸짖은 그녀를 향해 묻고 싶었으나 묻지못했던 일들을 꺼내려 한다.
" 왜 말이 없지요?"
몸을 섞을 때만 해도 부부사이에 흔히 쓸수 있는 어투였지만 그동안의 상황과 분위기는 그런 것이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아무래도 두사람의 나이차는 17살.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는 나이였다. 성운의 큰형의 나이가 이제 23살이다.
자신과 그다지 차이가 없는 나이차... 그러나 지금만큼 나이가 적어 한이 된 경우는 없었던 성운이었다.
" 몸이 안좋을 뿐이에요..."
" 내가 아무리 맥을 짚어보아도 당신의 몸에는 이상이 없어요. 난..."
성운은 말을 끊고 물을 마신다. 점원이 음식을 날라다 탁자위에 놓을 때까지 두사람은 말이 없었다. 영이 음식을 먹기 시작하자 성운도 먹는 다. 영이 왜 말을 하질 않을까... 몸이 않좋다고 해도 지난 4일 동안 옆에 오지도 못하게 하던 여인에게 이젠 섭섭함마저 들고 있었다. 자운군주에 대한 걱정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다. 아니, 생각이 미치지를 않는다. 어머니처럼 자상하고 따듯한 이 영이라는 여인을 얻지 못한다면 살기가 싫어질듯 하다. 성운은 자신이 뭔가 실수를 했는 가하고 생각해 보지만 없었다. 도대체...
" 떠나지요."
영이 말하더니 먼저 일어난다. 개봉성내를 지나 성문을 나서서 약 2리 정도 걸어가자 커다란 장원이 보이기 시작한다.
" 저 곳이에요..."
" 넓은 집이군요..."
성운은 안력을 돋구어 바라본다. 자신의 용성장보다는 작지만 아름다운 곳이였다. 문득 집이 그리워진 성운은 서둘러 영에게 고개를 돌리고는 말을 한다.
" 자, 어서 갑시다."
그리고는 그녀의 손을 끌고 앞장을 선다. 그러나 곧 제자리에 멈추어야 했다. 여인이 따라오일 않고 고개를 숙인 채로 묵묵히 서있다. 성운은 올것이 온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자 앞이 깜깜해지는 듯 했다.
" 왜 그러지요?"
" 이만 돌아가세요."
" 예?"
성운은 놀라 그녀를 바라만 본다. 영은 고개를 두세번 흔들더니 말한다.
" 당신은... 당신은..."
몇번씩 말을 하려다 여인은 다시 고개를 숙여버린다. 성운은 죽을 듯한 절망감을 맛보며 그녀를 잡아 끌어 자신의 품에 안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귓가에 입을 대고 말했다.
" 왜지요? 왜..."
성운은 마치 울어버릴 듯 말한다. 그의 가슴에 얼굴을 대고 있던 여인은 얼굴을 들어 그를 바라본다. 그의 얼굴 윤곽을 느끼려는 듯이 손을 들어 얼굴을 쓰다듬으며 그의 얼굴 곳곳을 눈에 담아두려는 듯이 찬찬히 뜯어 본다.
" 날 잊어요... 왜인지는 묻지 마세요... 그냥... 이대로..."
성운의 눈에 이슬이 맻히더니 그녀의 입에 입맞춤을 한다. 그저 가벼운 입맞춤. 성운은 입술을 떼더니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날 사랑하나요?"
" ..."
" 말 해봐요. 날 사랑해요?"
" ..."
" 제발... 말해줘요... 그저... 지나가는..."
갑자기 영이 고개를 흔들더니 역시 눈물을 머금고 말했다.
" 아니에요. 사랑해요. 당신이 없으면 살기 싫을 정도로..."
" 그럼 됐어요. 나이가 무슨 소용이지요? 나와 결혼해요. 형들한테..."
" 안돼요. 안돼요. 우리는 이래선..."
성운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에서 눈물이 걷히더니 노려보는 눈이 되었고 다음 순간 성운은 그녀의 손을 잡아 끌며 숲으로 들어간다. 영은 눈물을 흘리며 따려 가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 버틴다.
" 안돼!"
소리를 빽 질렀지만 성운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잡아 끈다. 여인이 계속 버티자 그녀의 몸을 번쩍 안아들고는 숲으로 들어갔다. 한참을 걸어가는 동안 여인은 내리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끝내는 포기했는 지 가만히 그의 품에 안겨 울 뿐이다. 성운은 알맞은 장소를 발견하면 곧 일을 치르려 했으나 정말이지 마땅한 장소가 보이질 않는다. 할수 없이 그녀를 내려 나무에 기대어 서게 하고는 다시 입술을 찾는다. 아까와는 다른 강한 입맞춤이었고 여인은 그저 받아들일뿐 가만히 서있는다. 입술을 떼더니 성운은 강하게 말한다.
" 당신을 그냥 보낼 수는 없어. 당신은 내여자야. 당신을 보내지는 않을 거야."
" 이래도 소용없어요. 난 당신을 받아들일수 없답니다.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 아니, 상관 없어. 당신을 보내지 않고 내 옆에 두기만 하면 되겠지. 그럼 당신은 내 것이 되니까. 그럼 그걸로 된거야."
영이 갑자기 그를 노려 본다. 흠칫 놀란 성운의 귀에 영의 차디찬 말소리가 들려왔다.
" 그런게 당신의 사랑인가요? 그래요? 그저 내몸을 가지면 끝나는 거에요? 그래요. 주지요. 자, 내몸을 가져요."
그러더니 앞섶을 열어 젖혔다. 분홍색 속옷에 쌓인 유방이 드러나더니 그 속옷마저 풀려져 날아갔다. 놀란 성운은 그저 바라만 볼 뿐이고 영은 그 동안 모든 옷을 벗어 던졌다. 4일 전에 품고 사랑을 나누었던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체를 다시 대하자 마음과는 달리 그의 자지가 곤두서기 시작했다.
" 그래요. 가져요. 날 가지고 싶다면... 하지만 그건 내몸뿐이지요. 상관없다구요? 그렇겠지요. 남자들이란 그저 여자를 가졌다고만 생각할뿐이지 여자의 마음같은 것을 살피지도 않아요. 그래요. 난 알고 있어요. 당신도 그런 속물들과 같을 뿐이에요!"
영은 성운의 아랫도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그의 자지를 옷위로 쓰다듬는다. 성운은 슬픔까지 몰려와 어지러운 가운데 몸은 그의 이성과는 관계없이 흥분한다. 영의 손이 황급히 움직이더니 그의 바지를 내렸다. 곧 커다란 자지가 완전히 발기하여 모습을 드러냈다. 영은 숨을 흡~! 들여마시며 놀란다. 어두운 곳에서 촛불에 의지해 보던 것과는 달리 환한 태양아래에서 바라보는 성운의 자지는 그만큼 엄청난 위용이었다. 사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더욱 몸이 달아 올랐던 것은 그녀였다. 오랜만에 보지가 뚫리는 감각은 그녀를 완전히 극락으로 몰고 갔었다. 하지만 욕조에서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화려하고 달콤하며 아름답던 극락은 사라졌다. 자신은 만나서는 안되는 사람. 그런 사람과 몸을 맞대고 정사까지 나누며 마음을 주웠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회한스럽고 후회스럽다. 그래도 그를 사랑한다는 것 자체는 부정할 수 없었다. 그것이 엄마가 자식을 사랑하는 그런 마음인지 아니면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그런 사랑인지 알수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 그를 몰아붙이려 말을 하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그의 옷을 벗기고 그의 자지를 대하자 자신은 그를 남자로서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깨달음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차라리 그를 위해 한번만 더...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마음 한편으로는 너는 창녀야! 사실은 그와 하고 싶은 것이지!라는 외침이 들려왔다. 영은 머리를 흔들고는 곧장 고개를 숙여 그의 자지를 입에 넣었다. 전남편은 싫어하는 행동이었다. 그는 강직한 인물이었다. 13살에 그에게 시집을 갔던 영은 첫날밤은 기억하기 싫은 날이었다. 남편은 충분한 애무도 하지 않고 그녀의 위로 올라와 무참히 짓밟더니 사정해버렸다. 영은 눈물을 흘렸었다. 1년이 지나자 남편은 그녀를 끔직히 위해주었다. 사실 여자 경험이 전혀 없었던 위인이었기에 처녀에 대한 배려도 모르던 인물이었다. 운남에서 가장 용맹스런운 가문의 장손이자 14대독자였던 남편은 오로지 자신만을 사랑해주었었고 그녀와 침상에 들때마다
" 아들 하나만 낳아주오."
하며 주문을 걸듯 했다. 그것이 효험이 있었는지 14살에 첫아들을 낳았다. 많은 이들이 어리둥절 할 말큼 일찍 아이를 낳자 그녀는 시어머니에게 극진한 사랑을 받았다. 다음해에 세쌍동이를 낳아 다시한번 가문을 빛낸 여인이라는 칭호아닌 칭호까지 받았었다.
그러나 그녀가 막내아들을 가질때 까지도, 영은 희열이라는 것을 몰랐다. 우직한 남편은 30이 될때까지도 기방이란 곳에 가질 않고 오로지 무술와 학문만을 쌓은 인물이였다. 그런 사람이기에 많은 이들이 칭송했지만 영에게는 괴로운 신혼생활이었다. 나중에는 좀 나아진 듯 했으나 여전히 그는 여자를 배려해 줄줄을 몰랐다. 그런데 막내 아들을 가질 그때에...
순간 여인은 자신이 번쩍 들리는 것을 느꼈다. 그러더니 남자가 자신의 아래로 몸을 숙이고는 다리를 벌리더니 그녀의 보지로 입을 가져갔다. 다소 거친듯 한 것이 전남편을 기억나게 했지만 사내는 그대신 기교라는 것이 있는 듯하다. 엉성하긴 하지만 요소요소를 찔러오며 핥아대고 빨며 깨물더니 한순간에 훅하고 빨아들이기도 하며 그녀를 녹여 갔다. 안돼 하면서도 한쪽에서는 그래, 넌 이걸 원했던 거야. 젊은 남자와 그짓을 하는 것이 좋아서 아직도 말을 안하고 있잖아! 라는 소리가 들리자 곧장 반대쪽에서 아니야, 그런 것이 아니야. 그저 그에게 충격을 주기 싫어서...라는 변명이 나오더니 그녀는 뒤로 돌려져 엎드려졌다. 손을 뻗어 나무를 잡게 하고 엉덩이를 뒤로 배도록 한 자세에서 사내는 자신의 하물을 손에 잡고 몇번쓰다듬어 애액을 골고루 발랐다. 여인은 마침내 삽입을 할 때가 오자 막막한 회한과 곧 다가올 열락에 대한 기대로 온몸을 떤다. 그때 성운이 말했다.
" 넣을까?"
여인은 그 말에 잠시 이성이 살아났다.
" 안돼요. 넣지 말아요. 제발."
" 싫어 넣을 거야!"
여인은 머리속이 하얗게 변한 듯이 아무 생각이 없었다. 다시 소리가 들렸다. 넣게 한면 안돼! 너는 죄를 짓는 거야... 그 소리가 메아리치듯 사라지자 그의 자지가 자신의 보지를 뚫고 들어왔다.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벌리며 충격을 최소화 하고 나자 그녀의 몸은 자동적으로 몸을 움직인다. 그의 자지가 뒤로 가면 몸을 엉덩이를 앞으로 뺐다가 다시금 그의 자지가 강하게 들어오면 엉덩이를 뒤로 힘껏 빼며 박혀드는 충격에 몸을 떤다. 그래. 좋지! 너도 좋아하잖아. 너는 창녀야. 소리가 울려 퍼진다. 영은 고개를 뒤로 젖히고는 열락에 빠져 소리친다.
" 더! 더! 아학... 제발... 빼요... 아니야! 빼지 말아요..."
" 헉!헉!헉!"
성운은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잡고 허리를 진퇴시킨다. 짧은 경험이지만 이미 여인의 맛을 알고 있는 그의 몸은 여인의 보지 구석구석을 찌르며 쾌감을 증폭시켰다. 영은 미친듯이 움직이며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한다.
" 찔러줘요.. 아... 응... 거기... 안돼... 하지 말아요... 난....나.... 아흑... 거기를 ... 안돼..."
사내는 손에 힘을 주어 여인의 가슴을 부수듯 주무른다. 영은 동공을 하얗게 탈색 시키며 미친듯이 움직이더니 곡 절정을 맞이했는지 몸을 멈추고는 떨어댄다. 하지만 사내는 아직도 힘이 있는 듯 더욱 거칠게 쑤셔 박는다. 절정에 오르고 난 뒤 잠시 이성을 찾은 영은 몸을 빼려 했지만 여전한 자지의 움직임에 다시 몸이 달아 오르고 잠시 뒤 아까보다 더욱 몸을 움직이며 소리를 질러 댔다. 그런 식으로 몇번의 절정에 오른 그녀를 성운은 땅바닥에 눕히더니 이번에 정상위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여인의 입술을 찾더니 거칠게 탐하며 허리를 일렁인다. 한참을 그러나 여인의 발을 잡고 발가락부터 빨기 시작했다. 영은 의외의 곳을 애무하는 성운의 혀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은듯 큭큭 거리며 숨도 제대로 못쉰다. 양쪽발을 모두 빨아대더니 자신의 어깨뒤로 올리고 그녀의 허벅지를 감싸 안자 영의 허리가 들려지자 손을 뻗어 엉덩이를 잡고 그녀의 유방을 한입 베어물고는 허리를 내려 꼿듯이 하며 박아댄다. 이미 10번 이상의 절정을 맛보았지만 영은 계속 밀려오는 쾌감에 완전히 젖어들어 그저 자신의 몸을 열어줄 뿐이다. 마침내 성운의 자지가 갑자기 커지더니 허리가 굳은 듯이 움직인다. 직감적으로 사정할 것을 안 영은 그를 밀쳐냈다. 갑자기 자신을 밀쳐내자 사정의 기운으로 힘을 못쓰던 성운은 뒤로 밀려났고 뽕 소리와 함께 그의 자지가 보이에서 빠져 나오며 곧 첫번째 분출이 일어났다.
" 으윽!"
성운의 신음 과 함께 흰 액이 영의 아래배에 쏟아졌다. 영은 그 정액을 아랑곳 하지 않고 그의 자지를 잡아 입에 넣었다. 약간 늦어 두번째 사정은 그녀의 얼굴이 묻었고 귀두만을 물고 빨아대는 그녀의 입속으로 성운은 사정을 했다. 쾌감에 영의 머리를 잡아 쓰다듬으며 신음소리를 흘린다.사정이 끝나고 그가 몸을 눕혀도 영은 계속 그의 자지를 물고 핥아준다. 성운도 흥분이 가라 앉자 그녀의 엉덩이를 잡아 끌어오더니 보지를 핥아 주며 서로의 성기를 마무리 해준다. 어느덧 저녁이 된 듯 시원한 바람이 그들의 땀에 젖고 흙이 묻은 나신을 어루만져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