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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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정한 여자다.

남편 몰래 시아버지와 몸을 섞은 패륜녀다.

그 날 일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많은 날을 산 건 아니지만 그렇게 복잡한 감정들과 두려움을 느껴 본 적이 없었다.

왜,

더 강하게 저항하지 못 했나 하는 후회가 들 때가 많지만,

운명이란 걸 믿는 나는,

때 마침 CCTV가 고장나고,

남편도 도와주러 오지 않은 그 상황이 어쩌면 거스를 수 없는,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숙명이 아니었나 싶다.

아니,

그렇게 믿어야만 덜 자책하며 살아갈 수 있을 거 같았다.

수치심.

아버님에게 살을 내어 주고,

부끄러운 곳을 드러내며,

내가 할 수 있던 건 그저 눈을 감는 것이었다.

시각을 잃은 채 살아가는 맹인의 시간처럼 남은 감각들로 버텨야 했다.

내 몸 어딘가를 보고 있을 아버님의 얼굴, 그 눈 빛, 그 표정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그려져 당황스러웠다.

그 상황을 떠올리는 것으로도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숨 소리,

침 넘어가는 소리,

평소에는 의식하지 않던 소리들이 민감하게 고막을 떨렸고,

오래 씻지 않은 듯한 노린내와,

찌든 담배 냄새가 숨 쉬지 못 할 정도로 코를 괴롭혔다.

그래도 그건 괜찮았다.

아버님의 손이 피부에 닿을 땐 구정물을 뒤집어 쓰고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불쾌감에 몸서리가 쳐질 지경이었으니까.

조금만 참고 견디면 된다는 긍정적 확신이 없었다면

1초도 버티기 힘들었을 거란 생각이 지금도 든다.

그렇게 나는,

내 몸을 조금씩 조금씩 허락해야만 했다.

조금만 더 참으면 되겠지,

이제는 남편이 들어오겠지 했던 희망은 점점 불안과 절망으로 바뀌었고

다급히 저항해 봤지만 아버님의 그것이 내 속을 파고드는 순간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예감할 수 있었다.

아버님의 힘을 당할 수도 없었거니와

몸에 힘을 줘 저항할 수록 찢어질 듯 통증만 커졌으니까.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났고,

몸에 힘을 뺄 수 밖에 없었고,

최대한 덜 아프게 있어야만 했으니까.

힘을 빼고 저항을 멈추자 다행이 아버님의 움직임이 부드러워졌다.

거기에 내 몸도 적응하는지 윤활액이 흘러 처음처럼 아프지는 않았다.

하지만 육체의 고통이 사라지자 수치심이 강하게 밀려왔다.

차라리 찢어지는 고통이 나았겠다 싶었다.

시아버지와 그 짓을 하고 있다는 자각이 드는 순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좌절감이 느껴졌다.

이런 상황을 만든 남편이 원망스러웠고,

무기력하게 무너진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남편이 빨리 와주길 바라던 마음은 제발 나타나지 말았으면 하는 간절함으로 바뀌었고

CCTV가 고장나 남편이 아무것도 몰라 주길 애타게 기도했다.

이런 내 마음도 모르고 아버님의 입술은

내 몸 곳곳을 유린하고

급기야 입술까지 덮쳐왔다.

강한 구취와 함께 물컹한 혀가 들어왔지만

나는 어떠한 저항도 할 수 없었다.

아까의 고통이 다시 떠올랐고,

피해봐야 의미 없음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저 아프지 않게 시간이 빨리 흘러가 주길 바랄 뿐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알 수 없는 쾌감이

온 몸을 휘감았다.

머릿속은 수치스럽고 불쾌한데

몸은 고급 에스테틱에 와있는 듯 녹아들었다. 점

점 아무 생각도 하기 싫었고

그저 지금의 좋은 기분을 유지하고 싶어서

느껴지는 대로 반응할 뿐이었다.

지금의 관계가 옳지 않음을 망각한 채

그 순간 만큼은 지금의 상황을 누리고 싶었다.

창피함도 잊었는지

아버님에게 침대로 데려가 달라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믿어지지가 않는다.

쾌락에 취한 나는

그저 더 편하게 하고 싶었던 거 같다.

아버님의 완력이 원망스러웠던 처음과 달리,

번쩍 안아 드는 순간 듬직하게 느껴졌다.

침대에서 나는 아버님의 여자였다.

그는 어떻게 하면 날 기쁘게 하는지 잘 알고 있는 듯,

한 순간도 실망시키지 않았고

나는 그저 아버님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었다.

엎드리라면 엎드렸고,

돌아 누우라면 돌아 누웠다.

군내 나던 혀는 달콤해졌고,

지릿했던 땀 냄새는 향긋해졌다.

어느새 내 눈은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 속으로 였지만

사랑한다고 몇 번을 외쳤는지 모른다.

처음이었다.

오르가즘이 이런거구나 느꼈다.

그는 사정을 한 후에도 내가 안정될 때 까지 몸을 계속 만져줬다.

금방 사정하고 도망치듯 씻으러가는

누구와는 너무 달랐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행동 하나하나가 배려 그 자체였다.

콩깍지가 씌운건지

모든 게 좋아 보였다.

그런데 문제는 뜨거웠던 가슴이 진정되자

부끄러움과 두려움이 밀려온 것이다.

쾌락이라는 마법이 풀리자,

내 옆의 남자는 처음의 늙고 냄새나는

노인으로 돌아가 있었다.

이제 뭘 해야하나 싶고,

무슨 말을 꺼내야할지 난감하기만 했다.

그 때 아버님이 먼저 말을 꺼냈다.

살다보면 별에 별일 다 생겨.

그냥 늙은 시아비한테 효도 한 번 했다 생각해라.

사과의 느낌 없이 건조하고 덤덤했지만

그것에 대해 뭐라 할 수 없었다.

쾌락의 늪에 빠져 그를 받아준 건 나였으니까.

술 때문에 실수하신 걸로 알게요.

저도 그렇고요.

그는 재밌다는 듯 피식 웃었다.

그리고,

힘을 썼더니 술이 당기네.

라는 말과 함께 내 팔을 잡아 당겼다.

거실로 나온 뒤 아버님은 나를 자신의 오른쪽 허벅지에 앉혔다.

부끄러웠지만 모른 채 그가 시키는 대로 했다.

마주 보고 있는 것 보다 그에게 안겨있는게 덜 민망할 거 같았으니까.

잔을 흔드는 그에게 술을 따라줬고,

그는 마치 접대부를 상대하듯 내 몸을 주무르며 술을 마셨다.

마음속으로는 밀쳐내고 싶었지만

뭔지 모를 기운에 눌려 움직일 수 없었다.

시아버지의 정액까지 받은 년이 도도하게 구는 것 같은

자격지심이었을 것이다.

얼굴이 화끈거려 나도 한 잔 마시고 싶었지만

그는 아까와 달리 내게 술을 권하지 않았다.

더 이상 술을 먹일 필요가 없었으니까.

그는 말 없이 술만 마셨다.

침묵.

그것은 또 다른 고문이었다.

그는 내 몸을 희롱하고,

술이라도 마시고 있지만 말 없이 앉아 있는 나는

어색하고 불편해 미칠 것 같았다.

더구나 이성이 밝아질 수록

술을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내 모습이 부끄럽고 초라해

맨정신으로 있기 힘들었으니까.

어색함을 깨기 위해 잔을 쥐려는데

아버님이 내 팔을 잡았다.

왜? 너도 마시게?

네.

아버님은 술 병을 들어 한 모금 마시더니 내 입을 벌려 입술을 포갰다.

멍한 상태로 순식간에 당한 일이라

나는 그의 침이 섞인 술을 받아야만 했다.

역한 구취가 다시 느껴져 얼른 뱉고 싶었지만

웃고 있는 그의 얼굴이 얼른 삼키라는 듯 날 압박했다.

삼키지도 뱉지도 못한 채 내 볼이 부풀어가자

그의 입술이 다시 포개지며

긴 혀가 안으로 들어 왔다.

그는 그와 나의 침이 섞인 술을 강하게 흡입했고 턱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 까지 남기지 않고 핥아 먹었다.

숙성시켜 마시니까 더 맛있군.

능글거리게 웃으며 내뱉은 그의 말이

너무 수치스럽고 부끄러워 나는 얼른 고개를 숙였다.

그 때 아버님의 물건이 눈에 들어 왔다.

작아져 축 쳐저 있는데도

남편이 발기 됐을 때 보다 커 보였다.

저런 게 들어 왔으니 그렇게 아팠겠구나 싶었고,

자연스럽게 적응했던 내 몸이 신비롭게 느껴졌다.

한 번 만져 볼래?

라는 아버님의 말에 얼른 고개를 돌렸지만

그가 내 팔을 당기자 어느새 내 손에는

물컹한 것이 쥐어졌고

내 눈은 자연스럽게 그것으로 향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물컹하던 것이 금방 단단해지더니

팽창하며 곧추섰고

그 모든 과정이 손을 통해 그대로 전달됐다.

우뚝 서 있는 그것을 보니 경외감이 느껴졌다.

저렇게 큰 게 내 안에 들어왔다는 게 믿기질 않았다.

아버님은 다시 나를 침대로 데려갔고

나는

거부하지 못 했다.

그렇게 모든 것이 엇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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