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쟈키63♠제13화 칼과 섹스(4)
마치 오빠하고만 하는 섹스를, 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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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는 길게 한숨을 내 쉬며 걸음을 멈추었다. 담뱃불을 붙이
면서 두 여자를 번갈아 봤다. 하나 같이 하얗게 질려 있는 얼굴
에서 어느 정도 핏기가 돌아 온 표정이었다.
"나 하고 혜미는 그 놈 들한테 쪽이 팔려서 위험 하니까 너 혼
자 갔다 올 수 있지. 적당히 둘러대서, 깡패들한테 쫓기는 몸이
니까 하룻밤 만 신세 지게 해 달라고 해라. 그렇다고 눈치코치
없이 깡패 같은 놈 집에 찾아 들어가서 부탁하지 말고....."
민규는 이런 방면에서는 혜미보다 한 수 위 였다. 워낙 좁은
바닥이라 놔서 남자 한 명과, 여자 두 명이 민가의 방을 얻으러
다니는 것을 봤다는 소문이 나면 금방 놈들의 안테나에 걸려 들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알았어요. 조금도 염려하지 마세요. 제가 좋은 곳을 구해 볼
께요."
다혜는 지금까지와 다르게 활짝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도 늘 신세지는 기분이었었다. 그러던 중에 자기가 할 일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날 지경이었다.
"그래. 그라는 게 좋겠어. 그리고 우린 모두 친척이라고 해. 알
았지?"
"까고 앉아 있네. 그 사람들이 믿을 거 같애. 그런 말은 하지
말고 돈이나 충분히 줘. 요즘 오까네(돈) 가지고 안 통하는 곳이
어디 있냐. 지옥에서 천당도 갈 꺼다."
"그래도. 혹시 알어?"
혜미는 민규의 말이 맞을 꺼 라고 생각하면서도 한마디하지 않
을 수 없었다. 다혜의 성격이나 외모가 워낙 착하게 보여서, 그
녀를 가엾게 보고 말을 믿어 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
다.
"잔 말 하지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일단 가능한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동네를 택해. 그리고 돈은 한 오만 원 만 던져 주
라고. 이 오빠가 가면 더 많이 준다는 것을 암시하고 말야. 알았
어? 아! 또 한가지. 밤색 소나타 몰고 다니는 놈들이 있을 꺼야.
모두 세 놈야. 만에 하나라도 그 놈들을 마주치게 되면 벙어리
가 되란 말야."
"알았어요. 염려 마세요. 제가 잘 해낼 수 있을 꺼 예요."
민규는 다혜의 자신 있는 표정을 보는 순간, 어느 정도 마음이
놓였다. 그녀가 맹탕이 아닌 이상 그럴듯한 장소에 위치한 방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보여서 였다.
"돈은 여기 있어."
혜미는 민규와 다르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돈을 건네주었다.
그것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다혜가 주택가 골목으로 내려 갈 때
까지 내내 서 있었다.
"앉어. 잘 해 낼 수 있을 꺼야. 제기랄 바다 가 남산 꼭대기에
서 내려다보이는 서울 시내 야경보다 더 죽여주는군....."
혜미는 민규의 음성에 절망이 깔려 있는 것을 느끼며 그의 옆
에 편하게 앉았다. 엉덩이로 전해져 오는 풀숲의 감촉이 축축하
다는 것을 느꼈으나 그건 잠시의 느낌뿐이었다. 민규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순간 다혜가 과연 방을 얻게 될지가 궁금했기 때
문이다.
"묵호에서 할 일이 뭐냐?"
한참만에 민규가 입을 열었다. 멀리 배가 들어오고, 배가 나가
는 광경이 너무 아름답게 보여서 목소리가 많이 부드러워져 있
었다.
"오빠한테 약속 했잖아. 일이 잘 해결되면 알려 준다고......"
혜미는 마른침을 삼키며 민규의 주머니를 뒤졌다. 담배를 찾기
위해서 였다.
"넌 틈 만 있으면 남자 품을 더듬냐? 그 버릇 언제부터 키웠
냐?"
민규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 담배를 혜미 입술에 꽃아
주었다. 혜미는 민규가 담뱃불을 붙이는 순간, 손등에 난 상처를
보았다. 그리고 그 상처가 홧김에 화장실 벽을 쳐버린 결과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연민의 정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으나
아는 척 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지 않아도 청개구리처럼 삐딱하
게 나가는 민규가 또 다른 분노를 터트릴지 몰라서 였다.
"오빤 다 좋은데.....지금처럼 경망스럽게 말을 할 때는 정말 미
워."
혜미는 민규 손등에 난 상처가 자기 때문이란 죄책감 때문에
착 갈아 앉은 목소리로 대꾸를 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민규와
무척이나 가까워 진 사이가 되어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
은 어쩔 수 없었다.
"음머머! 너 방금 내가 경망스럽다고 했냐?"
"그럼, 단 둘이 있을 때만 하는 섹스에 대한 말을 기차 안이고,
거리에서든 마음 내키는 데로 내 뱉는 것도 참 착하다고 할까?"
"단 둘이......."
민규는 혜미의 말이 이상스러울 정도로 감미롭게 들려 왔다.
마치 오빠하고만 하는 섹스를, 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려 왔기
때문이다. 순간 남성이 불쑥 일어서는 것을 느끼며 혜미의 얼굴
을 끌어 당겼다.
"왜?"
혜미는 담배 연기를 민규 얼굴에 내 품을 수밖에 없었다. 막
담배 연기를 내 품으려고 할 찰나에 민규가 얼굴을 갑자기 돌렸
기 때문이다.
"여긴 단 둘이 있잖어."
"여기서?"
혜미는 민규의 목소리가 평소 때와 다르게 떨려 나오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돌리고 민규의 얼굴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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