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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쟈키62♠제13화 칼과 섹스(3) (62/95)

포르노쟈키62♠제13화 칼과 섹스(3)

바닷가에 와서 푸른 파도를 보면서 회나 실큰 먹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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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면서 쌀쌀해 지는 바람을 맞으며, 

정류장에서 기다릴 멍청이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펄! 왜 진작 말하지 않았냐?"

민규는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섰다고 생각하는 순간 털썩 주

저앉았다. 등에 식은땀이 흥건히 베어 있었다. 담배를 피우고 싶

었으나 숨이 차서 연기를 빨아 드릴 수가 없을 정도 였다.

"깜박 했어......."

혜미는 두 번씩이나 의기에서 구해 준 민규가 그처럼 믿음직스

럽게 보일 수가 없었다. 다혜가 보건 말건 와락 달려들어 정신

없이 키스를 퍼부었다.

"이 가시나가 미쳤나, 쪽 팔리게 스리......"

민규는 혜미의 키스 세례가 싫지만 않았다. 영화에서 보는 건

맨들이 이런 맛에 생명을 받쳐 가면서 까지 불의 와 맞붙어 싸

우는 구나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 정도 였다.

"죄송해요. 저만 아니었어도......"

다혜도 한마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만 아니었어도 이렇게 

어렵게 놈들로부터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얼굴

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미안했다.

"헛소리 그만하고 오늘 저녁에 당장 어디서 잘 건가 부터 생각

해. 젠장, 바닷가에 와서 푸른 파도를 보면서 회나 실컨 먹나 했

더니. 이건 회는커녕 멸치 토막 하나라도 먹을 기회가 생길지 

모르겠네......"

"여인숙이나 여관에 가서 자면 안돼?"

"그래, 그 잘난 머리 때문에 이 고생 하는 거 아니냐. 당장 시

내에 내려가 봐라, 아마 영등포에 주민등록 되어 있는 놈들이 

원주민들 보다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될 테니까......"

"몇 명이나 왔는데......"

"대합실에 두 놈 짱박혀 있고, 망치는 두 놈 데리고 시내로 내

려갔다. 이제 됐냐?"

"그럼 어떻해?"

"그걸 알면 내가 요 모양으로 앉아 있겠냐. 내가 알고 있는 지

식을 총 동원해 보아도 이런 경우를 두고 독안에 든 쥐라고 말

하는 것밖에 모른다."

"그럼 민박을 하면 안돼요?"

다혜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말을 꺼내고 나서도 민규가 그 어

떤 욕설 섞인 말로 대꾸 할 지도 몰라서 고개를 푹 숙였다.

"민박! 그거 좋지. 하지만 민박이라는 거. 그거는 적어도 바닷

가에 만 있는 거 아니냐?"

민규는 다혜가 너무 기가 죽어 있는 것 같아서 거칠게 내 뱉지

는 않았다. 다분하게 비웃음기가 섞여 있을 뿐이었다.

"그럼 저기 보이는 산 동네 같은 데서 찾아보자. 돈을 많이 준

다고 하면 방을 빌려줄지도 모르잖아."

혜미가 적극적으로 말했다. 민규는 지금 상황으로는 찬 서리맞

으며 자지 않는 이상은 그 방법밖에 없으므로 더 이상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들은 어둠 속을 더듬어서 바다에 수없이 떠 있는 오징어 배

의 집어등을 바라보며 주택가 가까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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