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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쟈키61♠제13화 칼과 섹스(2) (61/95)

포르노쟈키61♠제13화 칼과 섹스(2)

씨펄! 오늘 저녁에 뜨신 방에서 해골 눕히긴 글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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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는 침을 소리나지 않게 찍 내갈기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냐, 만약 그 말을 들었다면 저 놈이 저렇게 한가하게 앉아 

있을 놈이 아니지. 여자 화장실이 아니고, 망치 저 놈은 지옥 속

이라도 뛰어 들어 올 놈이잖아.

짐작은 들어맞았다. 조금 전에 택시에서 내리는 모습을 봤던 

사내는 화장실이 아니고 대합실 안에서 어그적 거리는 걸음으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휴! 오늘 완전히 골로 가는 날이 될지도 모르겠군.

민규는 뒷걸음으로 혜미가 들어 있는 화장실 창문 앞으로 갔

다. 주변에 버팀목이 될 만한 게 없을까 두리번거렸다. 빈 음료

수 박스가 눈에 뛰었다.

제기랄! 하필이면 여자 화장실일게 뭐야.

그는 음료수 박스를 창문 앞에 옮겨 놓고 일단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면 화장실 뒤편에는 야산이어서 

인가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길 쪽으로 붙어 있는 건물에서 

보면 땅거미가 질 무렵에 여자 화장실을 엿보는 치안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는 장소 였다.

"똑바로 들어. 너 살무사한테 묵호 이야기 꺼낸 적 있어?"

민규는 음료수 박스 위에 올라가서 혜미의 얼굴을 보면서 이야

기하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 지금도 재수가 없는데, 괜히 잘못

하다가는 주민들의 눈에 띄어 골치 아픈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 대신 최대한으로 목소리를 낮추고 실날같은 희망

을 걸었다. 망치가 단순히 묵호에 다니러 왔는지도 모르기 때문

이다.

"응!"

제기랄! 민규는 실날 같이 걸었던 희망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

을 느끼며 벽을 후려갈겼다. 주먹에서 몇 방울의 피가 흘러나올 

정도로 통증이 전해 졌으나 금방 사라져 버렸다. 지금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주, 잡아먹히기로 작정을 했나 보군. 그런데도 묵호 가자고 

그렇게 날 꼬였나?

"미안해 오빠."

"지금 한가하게 그걸 따질 때여 이년아. 좌우지간 너 거기서 

캄캄할 때까지 짱박혀 있을 생각 단단히 하고 있어."

민규는 이빨을 갈며 다시 모퉁이로 갔다. 놈들은 버스를 기다

리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한가하게 정류장에 앉

아 노닥거리고 있지 않을 것 같았다.

담배 한가치를 다 피울 때쯤에서 서울서 출발한 버스가 도착했

다. 그러나 놈들은 웬일인지 버스를 본 척도 안했다. 민규는 그

때서야 조금씩 안심을 하기 시작했다. 만약 망치가 서울에서 올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면 버스가 도착할 때쯤에서 몸을 피해

야 했다. 그러다 원하는 인물이 버스에서 내리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는 미행을 하는 게 순서 였기 때문이다.

어쭈구리, 저건 또 뭐야!

민규는 밤색 소나타 한 대가 정류장에 스르르 미끄러져 들어오

는 것을 지켜보며 벌린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승용차에서는 모

두 세 명이 내려서 망치를 에워쌌다. 한 놈은 병오란 놈으로 순

자 놈의 둥기가 분명했다. 그러고 보면 나머지 낮이 익지 않은 

세 놈도 모두 둥기질을 해 처먹으며 기도를 보는 놈이 분명했

다.

씨펄! 살무사 독 올랐군! 영등포 똘마니들을 죄다 묵호로 보낸 

거 잖어 이거.......

망치는 핸드폰으로 뭔가를 통화하기 시작했다. 병오는 운전을 

하고 온 모양인지 어깨며 팔을 주무르면서 연신 대합실 쪽을 바

라 봤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건달 

팔자 한 번 기가 막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씨펄! 오늘 저녁에 뜨신 방에서 해골 눕히긴 글렀군.......

민규는 마냥 여기서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다. 수평선에는 

벌써 노을이 내려 안고 있었다. 빨갛게 물드는 수평선이 미치도

록 아름다워 보이긴 했으나 한가하게 그걸 감상하고 있을 여유

가 없었다. 짐작이 틀림없다면 한 두 놈은 대합실을 지킬 테고 

나머지 세 명은 묵호에 있는 여관이나, 여인숙 호텔 등을 이잡

듯이 뒤지고 다닐 것이기 때문이다.

"야! 빨리 번개처럼 튀어 나와서 화장실 뒤로 달려 올 준비하

고 있어!"

민규는 병오와 다른 한 명이 대합실로 들어가고, 나머지 세 명

은 승용차에 탑승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재빠르게 창문 앞으로 

와서 속삭였다.

시팔! 승용차만 있어도, 병오 같은 놈은 트렁크에 싫고 달리다

가 내 동댕이치면 그만인데.......

민규는 승용차가 언덕 아래로 내려가서 완전히 자취를 감출 때

서야 창문 앞으로 뛰어 가서 나와! 라고 짤막하게 지시했다.

혜미는 미리 화장실 문을 삐죽이 열어 놓고 있었다. 그러다 민

규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밖으로 나왔다. 정류장 쪽은 쳐다보

지도 않고 화장실 뒤로 돌아 나왔다. 민규가 우거지상을 쓰고 

노려보는 것이 보였다.

"고마워 오빠!"

"헛지랄 할 시간 없어. 빨리 따라와."

민규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다혜와 혜미를 앞세우고 뒷걸음치며 야산 쪽으로 올라갔다. 다

행이 대합실 안으로 들어간 병오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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