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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쟈키60♠제13화 칼과 섹스(1) (60/95)

포르노쟈키60♠제13화 칼과 섹스(1)

민규가 살무사의 허벅지에 칼을 박는 모습을 두 눈을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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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는 단 일초가 급했다. 혜미의 얼굴을 알고 있는 망치에게 

발견되는 날이면 별수 없이 칼부림을 해야 했다. 나이프를 갖고 

싸운다면 야 망치 정도는 가볍게 해 치울 수가 있었다. 그러나 

옆의 사내가 어떤 놈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일단 물러서는 

게 원칙이었다. 무엇 보다 낯설고 물 설은 묵호에서 칼부림을 

하고 도주를 하기가 쉽지만 은 아닐 것이라는 점이 큰 부담으로 

와 닿았다. 

"그 안에 없으면 빨리 불러 들여 이년아! 지금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 벌어 졌으니까!"

민규는 최대한으로 목소리를 낮추고 절박하게 부르짖었다. 다

혜는 민규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고 얼른 문을 열

었다. 혜미는 세면기 앞에서 간단하게 얼굴을 씻고 있는 중이었

다.

"언니?"

혜미는 다혜가 귓속말로 부르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다혜가 바지의 지퍼를 올리지 않은 엉거주춤한 자세로 손짓을 

하는 게 보였다. 그 모습이 무척이나 심각하게 보였다.

"왜?"

"빨리......"

혜미는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화장실 안으로 들

어갔다. 다혜는 화장실 문을 얼른 닫고 나서 가슴을 쓸어 내렸

다.

"왜?"

혜미는 옆 화장실에 사람이 들어 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탓에 목소리는 내지 못하고 입 흉내만 내서 반문했다.

"민규 오빠! 혜미 언니 여기 있어요......."

"너!"

혜미는 그때서야 민규가 또 짓궂은 장난을 했다는 것을 알았

다. 어리석고 착한 다혜가 소변을 보다가 민규의 장난에 속아 

넘어 갔다는 것을 알고 문을 와락 밀어 붙이려고 몸을 움직였

다. 순간 다혜가 허리를 껴 않고 창문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

다.

"너 이 가시내. 거기 꼼짝 말고 있어. 지금 망치가 정류장으로 

들어 왔단 말야. 씨팔!"

민규는 혜미가 정류장으로 안 나갔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조

용히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렇다고 안심 할 처지는 되지 못했

다.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는 손이 덜덜 떨렸다. 

젠장, 혜미 이년이 살무사한테 묵호에 가고 싶다는 말을 지껄

였을 것이 틀림없어.

"저.....정말야 오빠!"

혜미는 민규의 입에서 망치란 이름이 흘러나오는 순간 하얗게 

질린 얼굴로 다혜의 손을 잡았다. 망치라면 가끔 살무사 집에 

술을 마시러 오던 등짝에 칼자국이 나 있는 사내였다. 그는 술

에 취하면 곧장 윗통을 벗어 부치고 그 칼자국을 자랑하곤 했

다. 청량리에서 칠 대 일 로 싸울 때 얻은 영광의 상처란 말을 

잊지 않은 체 였다.

"끽 소리 하지 말라고 했잖아."

혜미는 민규가 낮게 내 뱉아 던지는 말이 칼날 같은 비수가 되

어 심장에 와 꽂히는 것을 느끼며 살무사의 말이 떠올랐다. 

언젠가 얼큰하게 술을 먹었을 때 였다. 살무사가 앞으로 결혼

을 하게 되면 어딜 가고 싶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때 묵호에 

가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 물론 혀를 깨물고 죽은 한이 있더라

도 살무사의 아내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

에 대한 원인을 반드시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일념 때문에 자기

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었다.

"어.....언니!"

이미 천호동 패거리 들 한테 납치 경험이 있는 다혜는 사태의 

심각성을 혜미보다 더 빠르게 받아 들였다. 혀가 굳어 버린 것

처럼 말이 나오지 않았다. 덜덜 떨리는 몸을 어찌할 수 가 없어 

혜미에게 안겨 들었다.

"괘......괜찮을 꺼야. 민규 오빠가 있잖어."

혜미도 다혜 못지 않게 두렵기는 마찬가지 였다. 그러나 다혜

보다 틀린 것이 있다면, 민규가 살무사의 허벅지에 칼을 박는 

모습을 두 눈을 뜨고 똑똑히 봤다는 것이었다. 칼날을 타고 주

르르 흘러내리는 피를 봤을 때는 한 발자국 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무서움에 떨었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고 생각해 보니, 

민규가 아니더라도 그런 상황에 도달하게 되면 충분히 자신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살무사의 허벅지가 

아닌 심장에라도 칼침을 놓을 수도 있다는 자신감까지 일어났

다. 그러나 그건 멀리 있는 살무사에 대한 증오 때문에 그런 용

기가 생긴 거지, 지척에 망치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용기가 

말끔히 사라져 버렸다. 오직 가슴이 덜덜 떨리며 다리가 후둘 

거릴 뿐이었다. 

시팔!

민규는 두 어 모금밖에 피우지 않은 담배를 바닥에 집어던지고 

짓눌러 껐다. 그리고 발소리를 죽여서 화장실 모퉁이로 갔다. 모

퉁이 앞에 멈춰서 일단 심호흡을 했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서 

광장 쪽을 살펴봤다. 

망치가 개나리 나무 가 있는 화단의 철제 구조물에 앉아서 담

배를 피우고 있는 것이 보였다. 화장실을 나가면 꼼짝없이 시야

에 사로잡힐 수 있는 장소 였다.

개새끼, 하필이면 거기 쪼그려 앉아 있냐. 근데 한 놈은 또 어

디로 간 거야. 혹시 화장실!

민규는 생각이 거기 까지 도달하는 순간 번개 같이 칼을 뺐다. 

만약 얼굴을 알 수 없는 똘마니가 화장실에 있다면 자기와 혜미

가 주고받는 대화를 충분히 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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