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쟈키49♠제9화 지퍼 틈 사이에 그것이 끼어서...(3)
팬티를 입든지, 지퍼를 잘 올리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
━━━━━━━━━━━━━━━━━━━━━━━━━━━━━
민규는 부드럽고, 때로는 격렬하게 그녀의 혀를 애무했다. 사랑
한다는 말을 할 수 없는 여자와 섹스를 하는 기분이 이럴까. 온
힘을 다하여 혜미에게 열중하면 열중할수록 불볕 더위가 내려
쬐는 사막을 걷는 듯한 목마른 갈증이 일어났다.
그.....애들은 안 그랬는데.
영등포 역전 사창가에서 숱하게 만났던 거리의 여자들은 섹스
를 하면서 곧장 사랑한다는 말을 토해 냈다. 그 중에는 가슴에
서 우러나오는 말을 토해 내는 여자들도 있었다. 경험이 적은
여자일수록 절망스러워하고, 외로워할수록 쉽게 사랑을 털어놓
았다.
아......그 때 나는 뭐라고 대답했는가.
민규는 삶에 지치고, 외로움에 지치고, 사랑에 지친 여자들이
비에 젖은 갈대 같은 모습으로 흐느끼며 사랑을 털어놓을 때 마
다 냉소 지었었다.
우끼지마! 이 년아, 니가 좋아서 이러고 있는 줄 알어. 심심해
서 이 짓하고 있는거야.
한 여자의 진실을 깡그리 말살해 버리는 언어들을 버릇처럼 내
뱉었던 때가 절망스럽게 떠올랐다. 그런 자신이 혜미에게 사랑
한다는 말을 할 수 없으면서 섹스를 하는 것은 죄를 받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헉,헉,헉."
민규는 마지막 있는 힘까지 몽땅 혜미의 질 속에 쏟아 붙고 말
겠다는 표정으로 그녀의 꽃잎을 괴롭혔다. 혜미는 너무 흥분한
끝에 꽃잎이 서서히 경직되어 가는 것을 느끼며 오르가즘에 도
달했다. 그러나 민규는 아직 클라이맥스에 도달하지 않았다. 귓
가로 스쳐 가는 혜미의 뜨거운 입김을 숨차게 받아들이며 최후
의 고지를 향하여 헐떡거리며 달려갔다.
"아!....."
민규는 혜미의 허벅지를 끼고 있던 손을 슬그머니 내려놓으며
주저 않았다. 혜미의 질 속에서 넘쳐흐르도록 정액을 쏟아 놓고
나서 였다.
"헉....헉.....헉......"
혜미는 꽃잎에서 전해져 오는 뻐근한 통증을 기분 좋게 받아들
이며 이불 위에 큰 대자로 누워서 헐떡거렸다. 그 옆 누워 있는
민규는 허리를 세우고 헐떡거리는 땀에 젖는 혜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며 거친 숨을 토해 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방을 가득 채우고 있던 뜨거운 열기가 갈아
않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혜미는 마른침을 삼키면서 민규에게
시선을 돌렸다.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던 그와 시선이 마주치
는 순간 빙긋 웃어 주었다. 민규가 놀라는 표정을 짓는가 했더
니 슬며시 웃었다.
"힘.....들어?"
혜미는 꽃잎에서 민규의 정액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을 느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민규가 눈치채고 두루말이 휴지를 던져
주었다. 돌아앉아서 민규의 정액을 닦아 냈다. 이불을 덮고 누우
며 민규에게 물었다.
"난 괜찮아......넌?"
민규의 귀에는 혜미의 음성이 설탕처럼 달콤하게 들려 왔다.
맥주를 사러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담뱃불을 붙였다.
"그럼 맥주 사 와야지. 훗!"
혜미는 괜히 어색하고 쑥스러웠다. 그렇다고 특별하게 할 말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냥 민규에게 그 어떤 말인가 하고 싶었
을 뿐이었다. 그러다 민규가 다정하게 웃어 주는 모습이 기분
좋게 와 닿는 것을 느끼며 짧게 웃었다.
"알았다. 이 년아, 그렇지 않아도 맥주 사러 나갈 참이었다."
"팬티를 입든지, 지퍼를 잘 올리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
난 지금 몹시 지쳤으니까."
"킬킬, 한 번 더 빨아 줄래, 내가 또 지퍼에 털을 씹히게 할 태
니까?"
"그럼 아까 일부러 그랬던 거야?"
"내가 짱구냐? 그런 멍청한 짓을 하게. 그냥 해 보는 소리지."
"그래 너 잘난 거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 없으니까. 빨리
맥주나 사와."
"씨팔, 언제나 이 똘마니 신세 면하나. 문 잠그고 기다려. 어떤
눈 먼 놈이 이리로 기어 들어올지 모르니까.
혜미는 투덜거리며 밖으로 문을 열고 나가는 민규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슬며시 눈을 감았다. 온 몸이 노곤해 지는 것을 느
끼며 이불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슬쩍 꽃잎을 문질러 보았다.
아직도 뻐근한 감촉이 남아 있었다. 난생 처음으로 꽃잎이 아프
도록 섹스를 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 것을
느꼈다.
다음날.
민규는 혜미와 다혜를 데리고 김천 역으로 나갔다. 햇살은 겨
울 날씨 치고 따스했다. 좁은 역 광장에서 자판기 커피를 한 잔
씩 빼 들고 휴게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 들은 아무런 말도 없이
역 광장을 오가는 행인들을 바라보았다.
혜미는 봄볕을 한 아름 안고 있는 다혜를 무심히 쳐다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봄볕에 빨갛게 물든 복숭아 꽃 처럼 아름다웠다.
언니, 정말 나도 함께 가는 거지?
묵호까지만 함께 가는 게 아니고, 우린 영원히 같이 있을 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