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쟈키 6 ♠♠ 제 1 화 화투 섹스(6)
지기미, 이 여자가 내 여잔가, 왜 쪽 팔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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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는 사소한 정 같은 것은 버려야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혜미
에게 연민의 정이 쏠리는 것을 감출 수가 없었다.
지기미, 이 여자가 내 여잔가, 왜 쪽 팔리게 가슴이 싸 하게
아파 오는 거야.
민규는 열 아홉 살에 집을 뛰쳐나왔다. 그 이후로 잡초처럼 살
아오면서 인간들이 얼마나 가증스럽고, 때로는 무섭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했던 나날들을 떠올리며 혜미의 손을 슬그머니 놓았
다.
"괜찮겠지. 처음 에는 쓰리고 아팠는데 지금은 참을 만 해."
혜미는 짧은 순간 이나마 민규의 인간적인 눈동자를 볼 수 있
었다. 무관심에 길들여 있는 민규도 별수 없이 따뜻한 가슴을
소유하고 있는 평범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역시 사람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술이나 마시자. 원래 옆구리에 빵구가 나도 술을 마시면 잊어
버릴 수 있다구."
민규는 자신이 생각해도 자신의 기분을 이해 할 수가 없어 소
주를 병째 들고 몇 모금 쿨쿨 마셔 버렸다.
"내일은 어디로 갈 꺼야?"
혜미는 캔 맥주를 마시고 나서 오징어 조각을 씹으며 민규의
얼굴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민규는 고개를 숙이고 오징어의 껍
질을 벗기고 있었다. 한없이 권태 스러워 보이는 몸짓이었다. 그
런 민규의 모습이 알몸을 보여 줬다는 사실 때문인지 모르지만
연민으로 와 닿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취하지 않고는 잠이 들 수 없다는 거
지."
민규는 피식 웃으며 다시 술병을 들고 입 위에 거꾸로 치켜들
었다. 이상하게도 술에 취하면 취할 수록 혜미를 데리고 경부선
열차를 탄 것이 후회로 와 닿았다.
아이러니 한 것은 상대적으로 혜미에게 인간적인 정이 끌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살무사 밑에 있을 때 한 솥 밥을 먹다 싶이
한 창녀 중에서도 인간 적인 여자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러나
혜미는 인간적이면서도 또 다른 그 무엇을 풍기고 있었다.
그렇다고 창녀들은 몸을 파는 업을 가진 여자고, 혜미는 꽤 잘
나가는 집안의 외동딸에 말은 거칠지만 어느 정도 지적인 감수
성을 소유하고 있는 여자여서가 아니었다. 그가 알고 있는 여자
란 벗겨 놓고 보면 개진 또진 이라는 것이고. 지적인 수준도, 창
녀들 중에서도 대학교를 졸업한 여자, 심지어는 대학원을 졸업
한 여자를 얼마든지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젠장, 박 깨지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 세상이야 어차피 구정물
같은 거, 골치 아프게 생각할 건 뭐가 있어......
민규는 고개를 들고 혜미를 쳐다보았다. 혜미는 캔 맥주를 홀
짝이며 민규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다가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고개를 숙였다.
"야! 너 씹 맛 본 일 있냐?"
민규는 혜미에게 조금씩 끌리는 정을 단절시키려고 의식적으로
뒷골목 냄새를 풍겼다.
"오빠, 그러지마. 난 내일은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어."
혜미가 조용히 말했다.
"어쭈구리?"
민규는 잠자코 있다가 느닷없이 뒤통수를 한 대 얻어 맞은 기
분이었다. 그 기분은 참담한 기분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젠장 인
셈이다. 그가 창녀촌을 전전하면서 보고 느껴 온 여자는 그저
생각할 줄 아는 장남감 외의 의미는 없었다. 화가 날 때는 몇
대 갈겨 주면 그만이고, 기분 좋을 때는 싸구려 소주 한 병만
사 주어도 찔금찔금 눈물을 짜며 감상에 젖는 게 여자란 족속이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