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포르노쟈키 - 4 ♠♠ 제 1 화 투 섹스(4) (4/95)

포르노쟈키 - 4 ♠♠ 제 1 화 투 섹스(4)

민규를 보는 순간 자신이 알몸으로 서 있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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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노혜미 너 무지 잘 났다. 하지만 아무리 잘났어도 네 똥구멍은 빨갛더라."

민규는 기가 막혀서 한마디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목욕탕 안에 들어 있는 혜미가 들을 정도로 

입을 문틈에 가까이 대고 목청을 높였다.

"뭐! 이런 무식한 놈 봤나. 방금 뭐라고 했어?"

혜미는 혜미대로 목욕탕 안에서 주먹질을 해 대며 발을 굴렀

다. 생각 같아서는 밖으로 튀어 나가 그 잘난 얼굴을 손톱으로 

할퀴고 싶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머리 꼭대기까지 치미는 화

를 참을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노혜미 똥구멍은 빨개, 빨가면 원숭이 했다. 왜!"

민규는 한마디 더 해주고 텔레비전 앞에 앉았다. 소주 한 컵을 

단숨에 마셔 버리고 오징어 다리를 질겅질겅 씹으며 화면을 향

해 고개를 들었다.

"지금이 봄 날 인줄 알고 있어. 밖에 나가면 반드시 이 앙갚음

을 해 줄 테니까, 어 뜨거운 물 나오는 것 같네."

혜미는 목욕탕 안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오는 것을 보고 아무 

생각 없이 물 줄기 속으로 손바닥을 내 밀었다.

"앗 뜨거!"

민규는 또 다른 비명 소리에 번쩍 고개를 틀었다가 슬그머니 

돌려버리고 말았다. 보나마나 엄살이라는 생각에서 였다. 그러나 

안의 상황은 민규의 생각처럼 순탄치 만은 않았다.

"이를 어째 손을 몽땅 데었나 봐....."

혜미는 뜨거운 물을 잠그고 찬물을 틀어 놓은 체 뜨거운 물에 

덴 손을 식히느라 눈물이 줄줄 흘러 나왔다. 다행이 화상을 입

은 것 같지는 않았으나 손바닥이 쓰리고, 아린 것은 참을 수 없

었다.

이 엉큼한 자식은 뭐 하는 거야. 

혜미는 빨갛게 익어 버린 것 같은 손바닥을 호호 불며 밖으로 

나왔다.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어 먹으며 포르노 영화에 빠져 있

는 민규를 보는 순간 자신이 알몸으로 서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수치스럽기보다는 

화가 용수철처럼 튀어 나왔다. 그러나 고함 소리는 나오지 않았

다. 서울을 떠나, 영동이란 낯선 도시의 초라한 여인숙에서 고장

난 수도꼭지 때문에 손이나 데고 있는 자신의 신세가 너무 처량

해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나왔다.

"어! 너 울고 있는 거니? 그리고 손은 왜 그래?"

민규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리고 알몸의 나신으로 눈물을 흘리

고 있는 혜미의 얼굴을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렇다고 씹고 있던 오징어 다리를 뱉은 것은 아니었다. 오징어 

다리를 질겅질겅 씹으며 혜미 앞으로 갔다.

"저리가 이 자식아. 너 같은 원시인하고 말도 하기 싫어."

혜미는 가까이 다가오는 민규의 가랑이 사이를 발로 힘껏 차 

버렸다.

"읍!"

갑자기 낭심을 채인 민규는 오징어 다리를 입에 문체 산토끼처

럼 팔짝팔짝 뛰기 시작했다. 혜미는 그런 민규를 거뜰어 보지도 

않고 이불을 펴고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야! 도대체 왜 그래, 이율 알아야 할거 아냐?"

민규는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있는 혜미 곁으로 가서, 이불을 

홱 재껴 버리고 눈을 부릅떴다.

"이불 덮어. 말하고 싶지 않으니까?"

세탁은 되어 있지만 낡고 헤진 이불 속에서 혜미가 태아 같은 

몸짓을 하고 흐느끼고 있는 게 보였다. 혜미가 울고 있다는 것

을 아는 순간 곱게 뻗은 허리의 선하며, 몸짓에 비해 커 보이는 

엉덩이를 감상 할 여유가 없었다.

"혜미야, 뜨거운 물 안 나와서 속상해서 우는 거니?" 

민규는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인 기분으로 혜미 옆에 쭈그려 앉

을 수밖에 없었다. 혜미는 부드러운 어깨에 붙어 있는 실 밥 하

나를 떼어 내며 등을 흔들었다.

"그래, 이 인간야 네 머리 한계가 겨우 그 정도니까, 대책도 없

어 서울서 영동까지 흘러 왔지."

혜미는 민규에게 앙칼지게 소리치고 나서 이불을 덮어 버렸다. 

여전히 손바닥이 쓰리고 아팠으나, 그것 때문에 눈물이 나는 것

은 아니었다. 한참 잘 나가던 인간 노혜미가 이 지경이 되어 버

렸나를 생각하니 설음이 꾸역꾸역 밀려 왔다.

"젠장, 나 머리 나쁜 거 인제 알았나. 도대체 이유를 알아야 할

거 아냐."

민규는 투덜거리며 술병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가 알고 있는 

여자들이란 울고 싶을때는 실컨 울게 내 버려두어야 한다는 것

이다. 그렇치 않다가는 괜히 생각에도 없는 말을 하게 되고, 하

늘에 별을 따다 준다는 거짓말도 서슴치 않게 내 뱉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벌써 술이 떨어졌어."

민규는 혼자 홀짝홀짝 마시던 술병이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맥 빠진 얼굴로 담뱃불을 붙였다. 아무래도 술 한 병을 더 마시

지 않고는 쉽게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뒷주머니에 박혀 있던 

지갑을 꺼내 보았다. 돈은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런데로 한 이 

삼일 견딜수는 있을 것 같았다.

제기랄, 이럴 줄 알았다면 혜미의 말대로 못 이기는 체 하고 

한 뭉치 집어 가지고 나오는 건데.......

민규는 혜미의 집 안방에 있는 금고의 돈 뭉치가 눈에 선히 보

이는 것 같았다. 그때 혜미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몇 

개쯤 가지고 나 가자고 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도둑질이 된

다는 생각에 그냥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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