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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쟈키 - 3 ♠♠ 제 1 화 투 섹스(3) (3/95)

포르노쟈키 - 3 ♠♠ 제 1 화 투 섹스(3)

오빠, 여기 뜨거운 물 안 나오는 곳 인가 봐?

"왜 그래."

민규는 채널을 돌리려다 말고 멈춘 체 혜미를 쳐다보았다.

"내일 날씨 좀 봐, 눈이 올지도 모르잖아." 

혜미는 당황하는 표정을 감추려고 의식적으로 담배 연기를 길게 내 뿜으며 일어섰다. 

"난, 내일 지구가 깨진다 해도 상관없어. 내일 운동회를 할 것

도 아니고 소풍을 갈 것도 아닌데. 비가 오면 어떻고 눈이 오면 뭐하냐."

민규는 당황하는 혜미의 목소리를 거부하고 채널을 돌렸다. 오래된 텔레비전이라 그런지, 

아니면 안테나 상태가 안 좋은지 정책 토크쇼를 하고 있는 공영 방송을 제외하고는 

하나 같이 빗살 무늬가 어른거리는 잡음 상태 였다.

"어! 너 지금 까지 이거보고 있었구나. 그럼 그렇지 난 성혜미가 철들었나 했지."

민규는 피식 웃으며 아예 텔레비전 앞에 주저앉았다. 포르노 영화라면 창녀들하고 지겹도록 보아었다. 

그러나 열번 보면 열번 다 색다른 감정을 일으키게 만드는 것이 포르노 영화 였기 

때문에 잘 됐다는 얼굴로 채널을 고정시켰다.

"넌 이런 거 안 봤지. 그럼 이 기회에 오빠하고 같이 보자. 재미 있을 꺼야."

민규는 비닐 봉지에서 오징어를 꺼내 쭉쭉 찢었다. 

몸 통 한 개를 혜미에게 던져 주고 나서 잔에 소주를 따랐다.

"어휴, 저질!"

혜미는 빨개진 얼굴을 추수를 수가 없어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으며 민규 옆으로 왔다.

"야. 이게 어떻게 저질이냐. 원초적 본능이지. 어.....어 저 놈 물건 좀 봐라. 

말 만하다. 말 만해. 저 여자 아무래도 곡소리 나겠는데."

민규는 옆에 있는 혜미가 자기 소주잔을 가져가 홀짝 마셔 버리는 것도 모르고 

어깨를 들썩이며 화면을 손가락질했다.

"볼륨 좀 줄여. 밖에까지 다 들리겠다."

혜미는 술잔을 내려놓고 잠시 화면을 쳐다보았다. 성행위가 너무 난잡해서 더 이상 볼수 없었다. 

벌떡 일어서서 보륨 대신 체널을 돌려 버렸다.

"야, 계속 내숭 떨거니? 처음 보는 것도 아니잖어."

"그래도 그렇지. 저걸 보고 있으면 내 인내심이 무너지잖어."

"인내심? 왠 인내심 타령?"

"나 입 깨끗이 하기로 결심했는데 다시 더러워지려고 하잖어."

혜미는 그 말을 남겨 두고 벌떡 일어나 목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왠 내숭! 이 좋은 걸 싫어 하니 말야.

민규는 얇은 벽 건너편에서 혜미가 수돗물 꼭지 트는 소리를 

들으며 다시 채널을 돌렸다. 조금 전의 난잡한 성행위는 끝이 

나고 푸른 하늘을 등에 업은 해변 가에 여자가 누워 있었다. 남

자가 천천히 그녀가 있는 곳으로 가서 다짜고짜 비키니 수영복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한글 자막이 없어, 지금 남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몰라도 남자가 여자에게 지금 섹스를 하고 싶

냐고 묻는 것 같았다.

예스.

민규는 여자가 뭐라고 대답하기 전에 먼저 대답을 하고 술잔을 

들었다. 술잔이 비어 있었다. 술을 따른 기억은 나는데, 마신 기

억은 나지 않았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술을 따랐다.

"오빠, 여기 뜨거운 물 안 나오는 곳 인가 봐. 무슨 여인숙이 이래. 난 몰라."

목욕탕 안에 들어간 혜미의 앙칼진 목소리에 민규는 시선을 화면에 꽃은 체 천천히 일어섰다.

"아무리 후진 여인숙 이래도 설마 이 겨울에 뜨거운 물이 안 나오기까지 할려구."

민규는 생각 없이 목욕탕 문을 열고 고개를 목욕탕 안에 고개를 내 밀었다. 

싸늘한 냉기가 훅 퍼져 온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알몸의 혜미 등을 보인 체 

샤워기의 꼭지를 만지고 있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꺄악!"

혜미는 아무 생각 없이 허리를 숙이고 숙이고 온수와, 냉수 꼭지를 번갈아 틀어 보고 있다가 

문을 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거기 벌개진 눈으로 고개를 쭉 빼고 들여다보는 

민규를 발견하고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를 내 질렀다. 아무리 위기에서 구해 주었다지만 여자가 

알몸으로, 그것도 항문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사실이 얼른 현실로 와 닿지 않았다.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왜.....왜 그래?"

민규는 혜미의 비명 소리에 문을 닫기는커녕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순간 무언가 잘못돼도 한참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나가 이새꺄!"

혜미는 창피함과 부끄러움이 엉킨 얼굴로 손에 닿은 대로 물바가지를 들어 던져 버렸다. 

"어이쿠!"

민규는 플라스틱 물바가지가 날아오는 순간 잽싸게 구석으로 몸을 피했다. 

그때서야 자신이 벌거벗은 혜미의 알몸을 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다고 도로 나갈 수는 없었다. 그게 더 어색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날 부르지 않았어?"

민규는 물벼락은 피하긴 했지만 느닷없이 물바가지를 던지는 

혜미의 알몸을 마주 볼 수가 없어 고개를 숙이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말하기 싫어. 빨리 나가! 안 나가면 또 비명 지를 꺼야!"

혜미는 쌍심지를 돗그고 비누를 집어 던졌다. 그 통에 그녀의 탐스러운 젖가슴이 털렁 거리는 것은 

물론이고, 가랑이 사이의 거뭇한 꽃잎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음은 물론 이었다.

"야! 도대체 이유를 알아야 할꺼 아냐. 제기랄......"

민규는 차마 욕은 하지 못하고 투덜거리며 밖으로 ㅉ겨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뭐! 내가 불렀다고, 설령 불렀다 치자. 하필이면 엉덩일 까 벌리고 있을 때 들어 와도 되는 거니, 

이 자식아!"

혜미는 그래도 성이 안 풀려서 앙칼지게 쏘아 붙였다. 그때 였다. 

졸졸졸 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빨간 수도 꼭지에서 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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