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면회신청하고 오신겁니까?”
“네...아마도...그럴거에요...”
“면회오신분 성함과 연락처를 여기에 적어주십시오. 누구 면회를 오셨습니까?”
“아...김민준이요...김민준 이병이요....”
다희는 대답을 하며 방문객 명단에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었다. 그사이 위병소에 근무하던 군인이 무전기로 뭐라고 말하더니 다희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군인은 다희의 모습을 힐끔힐끔 계속 쳐다보았다.
아마 다희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이 사장이 주차를 마치고는 다희의 옆으로 왔다.
그 때 멀리서 전투복을 입은 군인이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이 점차 가까워지자 다희는 민준임을 알아채고는 열심히 손을 흔들었다. 민준도 손을 흔들며 다희를 향해 뛰어왔다.
위병소로 들어온 민준은 위병소에 근무하는 군인에게 간단한 신고절차를 마친 뒤 다희의 곁으로 왔다. 민준은 너무 오랜만에 만난 다희를 보자마자 꼭 끌어안았다.
다희도 그러한 민준을 같이 안았다.
“다희야...고마워..이 먼곳까지 와줘서...고마워...! 너...오늘 정말 이쁘다... 왜이렇게 이쁘게 입고왔어~다른 사람들이 다 너만보잖아~”
“얼마만에 만나는건데....이쁜 모습 보여야지.......오늘 괜찮은거 같아...? 이런 옷 잘 안입어서...어색하지는 않아...?”
“응...완전 이뻐...여신같아.....”
“치.....아부하기는....그래도 정말 좋다...오랜만에 이렇게 만나니까...흑...”
다희는 오랜만에 민준을 보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때 뒤에서 사장이 헛기침을 하면서 그들에게 다가왔다.
“으흠!!흠!!”
사장의 헛기침 소리를 들은 다희는 민준의 품에서 벗어난 뒤 민준에게 말했다.
“여기 이분은.....같이 오신...우리 카페 사장님...”
“카페...사장님...? 근데 왜 같이....”
민준이 의아해하며 다희에게 묻자 사장은 다희가 대답하기도 전에 자신이 민준의 말에 대답을했다.
“하하하! 반가워요~다희가 남자친구 면회간다는데 강원도라..너무 멀고 버스타도 하루종일 걸린다고 걱정을 하길래~내가 여기까지 태워다준거에요~크크클...나도 우리 큰 조카놈이 지금 군인이라서 그런지 안타까워서..나도 같이 왔어요 크크..괜찮죠...?”
민준은 조금 당황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 다희가 조용히 말했다.
“우...우리 사장님이..좀..친...절...하셔서...그래서 그렇게 됫어...미안해..”
“어휴..뭐가 미안해~여기까지 태워주셨는데 감사하지..사장님 아니었음 너 못왔을거 아니야~난 괜찮아 괜찮아....그럼...오늘 바로 사장님 차 타고 가는거야...?”
“아.....아마....도.....”
“그...그렇구나....어쩔 수 없지 뭐~ 사장님 차 있는데 괜히 자고 갔다가 5시간 넘도록 버스타고 가는것도 말이 안되는 거니까....괜찮아 난 괜찮아~”
민준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다희에게 연신 괜찮다고 말했다. 다희는 그런 민준에게 너무 미안한지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다. 그때 사장이 그 둘에게 다가와 말했다.
“다희가 너 준다고 도시락도 싸왔는데~일단 그것부터 먹자..크크크..”
사장의 말을 들은 다희는 자신의 손에 들고있는 도시락을 민준에게 수줍게 보여주었다. 민준은 환하게 웃으며 그 도시락을 들고는 위병소 안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그리고 다희와 사장도 그 테이블에 같이 앉아 다희가 직접 싼 도시락을 열어보았다.
도시락 안에는 정성이 가득 담긴 김밥과 튀김, 과일, 치킨등이 들어있었다. 민준은 연신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다희가 정성스레 싼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다희는 자신이 직접 싼 도시락을 맛있게 먹는 민준을 바라보았고 사장은 민준과 같이 다희의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다희의 도시락은 비어졌다.
“다희야 진짜 맛있어! 언제 이렇게 요리까지 다한거야? 아침에 일찍 나오느라 피곤했을텐데...”
“아냐....뭘 이정도가지고.....”
다희는 부끄러운 듯 대답하였다. 민준은 그런 다희를 보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사장은 그 둘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만보다 말했다.
“자 이제 도시락도 다 먹었으니까 우리 나가자~여기 군대 공기 그만 마시고싶네..크크클...여기 근처에 읍내? 뭐 그런 곳 있을테니 그쪽으로 가자구 내가 차 가지고 올테니까 차 오면 바로 타~”
사장은 일어서더니 주차장 쪽으로 걸어갔다. 사장이 자리를 뜨자 다희는 다시 한번 민준에게 사과하였다.
“민준아...진짜 미안해...”
“아니야..나는 괜찮다니까 그러네~ 여기까지 와준 것만으로도 난 고맙지...그리고 저 사장님 아니었음 엄청 고생하면서 왔을건데...저 사장님께도 고맙고...”
다희는 그런 민준의 말에 어색하게 웃어주었다. 그때 사장이 차를 몰고와서 연신 경적을 울리며 다희와 민준을 불렀다.
그 소리를 들은 다희와 민준은 얼른 사장의 차를 탔고 사장은 네비게이션을 이용해 근처에 가장 큰 번화가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중에도 다희와 민준은 뒷좌석에 앉아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는지 자기들끼리 하하호호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장은 그 모습을 아니꼽게 쳐다보며 운전을 했다. 1시간 정도를 달려 겨우 큰 번화가에 들어섰다.
사장은 백밀러를 통해 뒤를 보고는 민준에게 말했다.
“민준이라고 했지? 오늘은 니가 주인공이니까 니가 하고싶은걸 해야지~뭐 하고싶은거 있어? 말 만해~”
“음....아직 저녁먹기엔 시간이 이르고.......오랜만에 영화나 한편 보고싶은데....우리 영화볼까요? 다희야 어때??”
“난 다 좋아 민준아~니가 하고싶은걸루 하자”
“크크클...그럼 영화보는 걸로 하지..”
사장은 어두운 영화관으로 가는게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근처에 큰 건물로 된 영화관을 발견하고는 바로 그쪽으로 향했다. 영화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매표소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다희와 민준은 서로를 보며 계속 웃고있었다. 사장은 그런 모습이 굉장히 못마땅했다.
매표소에 도착하자 다 같이 영화를 고르기 시작했다. 민준이 보고싶어하던 요즘 유행하는 영화는 이미 시작해버려 2시간 가까이를 기다려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시간이 가장 맞는 영화를 보기로 했다.
그 영화는 19세 관람불가 영화로 섹스파트너에 관한 꽤 야한 영화였다. 다희는 그 영화가 그런 영화인지 전혀 모르는 듯 했으나 사장과 민준은 이미 알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각자 무슨 속셈이 있는지 그 영화를 선택하고도 아무런 내색하지 않았다.
팝콘과 콜라를 산 뒤 바로 영화를 보러 상영관에 입장을 했다. 다희가 중간에 앉고 사장과 민준이 양 옆에 앉는 형태였다.
커다란 스크린에서는 광고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 그 사이에도 다희는 민준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미소를 띠고 있었다.
어느덧 상영관의 모든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됐다. 영화가 시작되자 다희는 곧장 영화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다희의 양 옆의 남자들은 영화보다는 다희에게 더 집중하는 듯 보였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처음으로 키스신이 나왔다. 그러자 민준은 다희의 손을 꼭 잡고 다희를 바라봤다. 다희는 영화를 보다 민준의 손길을 느끼곤 민준을 쳐다보았다.
민준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다희를 쳐다보았으나 다희는 그런 민준의 손을 살짝 꼬집고는 다시금 영화에 집중했다. 영화는 계속 진행되고 점차 원나잇에 관한 소재가 나오기 시작했다.
사랑없이 섹스를 갈구하는 이들의 이야기에 다희는 몰입하면서 보고있었다. 민준은 다시 한번 다희와 눈을 마주치려고 했으나 다희가 영화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다희는 사랑이 없는 원나잇을 즐기는 남자들에 대한 내용이 나오자 옆의 민준을 슬쩍 보고는 생각했다.
‘민준이는 아닐거야....절대로 저런 남자들과 같은 부류가 아니야...! 이런 민준이한테...난....’
다희는 다시 민준에 대한 죄책감이 몰려오자 옆에 있는 민준의 손을 꼭 잡았다. 영화를 보던 민준은 갑자기 다희가 자신의 손을 잡자 어리둥절했으나 이내 자신도 다희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어느덧 영화가 중반부를 지나자 점차 농도 짙은 정사신이 나오기 시작했다. 커다란 스크린엔 온통 살색만이 가득 찼다.
민준은 금욕생활을 하다 그런 장면들이 보자 정신을 못차리며 스크린에 빠질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다희는 스크린 속에서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관계를 가지며 즐기고 있는 여성들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이 씌워져 보였다. 그리고 정사신이 길어지자 가슴이 두근거리며 조금씩 흥분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날 자신의 모습까지 생각이나자 더욱 흥분이 고조되었다.
옆에서 다희를 계속 지켜보던 사장은 이러한 다희의 변화를 눈치채고는 살짝 미소지으며 조심스레 상영관 밖으로 빠져나갔다. 다희도 자신의 상태를 알고 진정하려고 애썼으나 생각만큼 진정되지는 않았다.
민준은 한참 스크린에 빠져있다가 문뜩 다희가 생각나서 고개를 돌려 다희를 바라봤다. 다희는 아무렇지 않은 듯 진한 정사신을 보고있자 민준은 조금 이상다고 생각되었다.
‘다희가 저런걸 아무렇지도 않게 잘 보네...예전에는 고갤 숙이거나 그랬을건데....’
민준은 그런 다희를 한참을 쳐다보다 영화 속 신음소리가 점점 커지자 다시 영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다희도 꽤 흥분한 상태로 계속 정사신을 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정사신에 빠져있는 순간 다희의 폰에 진동이 울렸다.
다희는 휴대폰을 확인하고는 민준의 눈치를 본 후 다시 휴대폰을 확인하였다. 휴대폰 화면엔 아까 나간 사장의 문자가 나타나 있었다.
‘영화표 들고 왼쪽 비상구로....남자친구 모르게 오는게 좋을거야...’
다희는 고개를 돌려 민준이 영화에 빠져있는 것을 확인한 뒤 조심스럽게 빠져나왔다. 그리곤 사장이 말한 비상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비상구에 도착하고 문을 열자 계단에 앉아있는 사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희가 비상구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자 사장은 벌떡 일어나더니 다희를 벽쪽으로 밀쳤다.
그리곤 곧바로 다희의 원피스 안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놀란 다희가 사장의 손을 막으려하자 사장은 큰 소리로 말했다.
“가만히 있어!!!”
다희는 갑작스런 사장의 고함에 놀라서 그 자리에 돌이 된 듯 그대로 서 있었다. 사장은 다시 원피스 안으로 손을 집어 넣더니 다희의 속바지를 무릎까지 벗겨냈다.
그리곤 바로 다희의 은밀한 곳을 가리고 있던 팬티 위를 천천히 만졌다. 다희의 팬티 위를 만지던 사장은 다희를 보며 피식 미소를 지었고 다희는 그 자리에서 아랫 입술을 꽉 물은 채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다.
사장은 계속 다희의 팬티 위를 문지르며 말했다.
“남자친구만 바라보는 순정녀인척 하더니...역시나......넌......크크클...”
“..................”
“남자친구가 바로 옆에 있는데도...이렇게 팬티까지 젖도록 보짓물을 흘리는 년이라니....크크클.....왜? 영화보니깐 니 모습같아? 몸이 달아 올라? 감정이입됐어? 크크클...”
“.................”
다희는 고개를 숙인 채 두 주먹을 꼭 쥐고 아랫 입술을 꽉 깨물고는 터져 나올 것만 같은 눈물을 꾹 참고 있었다. 사장의 모욕적인 말 때문이 아니었다.
다희는 자기 스스로에게 화가나고 실망하여 눈물을 쏟을 것 같았다. 사장은 오른손은 여전히 다희의 팬티위를 어루만지면서 왼손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다희의 얼굴을 들었다.
그리곤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다희의 눈을 보며 말했다.
“내가 항상 말했지....이게 너의 본 모습이라고....크크클...감당 안되지?? 니 몸뚱아리말이야...크크클...이렇게 음란한 몸뚱아리가 단 하루라도 남자 없이 살 수 있겠어?? 크크클...”
결국 다희는 터지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사장은 우는 다희의 모습을 보고도 계속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어갔다.
“왜 울고 그러나...크크...잘 느끼는게 죄는 아니라며~근데 왜 울고 그래~크크클...아~옆에있는 남자친구한테 죄책감이라도 느끼는거야?? 에이~내가 죄책감 느낄 필요 없다고 했잖아~니 남자친구도 다 똑같다고...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사랑이 있어야만 몸을 섞는게 아니라니까는...크크크...”
다희는 자신을 욕보이는 것은 참을 수 있었지만 민준을 욕보이는 것은 참을 수 없었기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흑흑..민준이는 그런 남자가 아니라구요..흑...저만....저만 욕보이시면 됐지 왜 민준이까지 그러시는 거에요..흑흑....”
“참나...남자친구 바로 옆에서 보짓물 흘리는 년이 지금 지 남자친구까지 챙기는거야?? 크크클.....그리고 내가 틀린말 했어...?? 니 남자친구도 다 똑같아...모든 인간이 다 똑같은 법이거늘..크크...그냥 전에도 말했다시피 니 몸을 내게 맡겨 그냥....서로서로 행복해지는 법이야 그게...크크크...”
“흑흑.....흑..흑흑흑...”
다희는 그저 눈물만 뚝뚝 흘리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아무리 자신이 사장의 말대로 잘 느끼는 몸이고 남자를 갈구하는 몸이라도 엄연히 남자친구가 있는데 이런 말도 안되는 제안을 받아드리는 것이 말이 안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정색을 하며 거절할 수도 없는것이 사장이 아직 사진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사실들을 민준에게 말할까봐 겁이 났기 때문이다.
사장은 다희의 치마 속에 있는 오른손을 빼고는 다희에게 검지와 엄지 손가락으로 미끌미끌한 보짓물을 보여주며 말했다.
“크크...이거 보여?? 니 보짓물?? 크크크....아무래도 남자친구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는 모양인데.....좋아! 내가 오늘 확실히 보여주지...니 남자친구도 똑같은 놈이라는 걸 말이야..크크클....”
사장은 다희의 얼굴을 한번 쓰다듬고는 비상구 문을 열고 다시 상영관으로 향했다. 다희는 그 자리에서 한참이나 서서 눈물을 흘린 다음에서야 옷 매무새를 추스르고 화장실에서 눈물자국까지 없앤 다음에서야 상영관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겨우 어두운 상영관에 들어온 다희는 자신의 자리로 천천히 움직였다. 먼저 와서 앉아있던 사장은 다희가 오는 것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영화를 봤다. 다희는 그런 사장의 자리를 지나 겨우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영화를 보고 있던 민준은 다희가 앉자 다희에게 귓속말로 속삭였다.
“어디 갔다왔어??”
“화...화장실 좀....”
다희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민준은 그런 다희를 보더니 한번 씨익 웃고는 다시 스크린으로 고개를 돌렸다.
다희는 지금 머리가 복잡해서 영화가 더 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가 영화인지라 쉬지 않고 나오는 정사신과 자극적인 소리를 고스란히 보고 들어야만 했다. 다희는 이런 상황에서도 영화의 화면과 소리에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심장이 요동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희는 이런 자신이 너무 싫어 미칠 것만 같았다. 바로 옆에 민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뜨거워 지는 자신이 너무 싫었다.
어느덧 기나긴 영화가 끝이 나고 세 사람은 영화관을 나왔다. 원래는 영화를 본 직후라면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맞겠지만 세 사람이 본 영화는 너무 야한 영화였기에 영화에 대한 얘기를 아무도 꺼내지 않았다.
모두 말없이 영화관을 걸어 나와서는 다희와 민준은 서로 쳐다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그때 사장이 말했다.
“이제 영화도 봤고...시간도 저녁시간이니까...밥이나 먹을까?? 민준이는 오랜만에 술도 한잔 하고 싶지? 그럼 고기 먹으면서 술 한잔하자~ 난 운전해야 되니까~장단만 맞춰줄게..크크..”
“고기요?? 좋죠~ 감사합니다~”
민준은 사장의 말에 웃는 얼굴로 화답했다. 세 명은 가까운 삼겹살 가게로 자리를 옮겼다.
아까의 영화의 영향이 조금 남아있는지 별다른 이야기는 오가지 않았다. 주문한 고기가 나오고 사장은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재밌던 군 생활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주며 민준과 친해지기위해 노력했다.
물론 진심으로 민준과 친해지고 싶어서가 아니라 다른 꿍꿍이가 있는 듯한 행동이었다. 다희의 눈에는 그것이 보였다.
고기가 어느 정도 구워지자 사장은 민준의 잔에 술을 채워주었다. 그리고는 술병을 들고 다희에게도 따라주려고 했으나 다희가 손사레를 쳤다. 그때 민준이 말했다.
“에이~다희야 너라도 같이 마셔줘야지~ 사장님은 운전해야하시니깐 못드시잖아~나 혼자 마셔?? 한 두잔만 같이 해줘~응??”
다희는 민준의 간곡한 부탁에 어쩔 수 없이 술잔을 들고는 사장이 주는 술을 받았다. 사장은 물을 들고 세 사람은 건배를 한 후 고기와 술을 먹기 시작했다.
술을 마시는 동안 민준은 사장과 많이 친해졌는지 오히려 다희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다희는 민준의 옆에 있는 것이 좋았지만 지금 상황은 뭔가 불편한 듯 보였다.
민준은 오랜만에 마시는 술이라 그런지 술잔을 연달아 비웠다. 그만큼 다희도 술을 더 마셔야만 했다.
술자리가 어느정도 무르익자 민준은 오랜만에 마시는 술에 꽤 취해보였다. 그리고 다희도 얼굴이 빨갛게 술이 달아올랐지만 취한 건 아니였다. 술을 마시던 민준은 갑자기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어휴....저 화장시일 좀.....흐흐...”
민준은 살짝 꼬인 혀로 베시시 웃으며 말했다. 그리곤 연신 비틀비틀거리며 화장실로 향했다. 다희는 그런 민준의 모습을 걱정스레 쳐다봤다. 사장은 그런 민준을 보더니 음흉한 미소를 지은 뒤 민준을 따라나섰다. 그리고 두 사람은 화장실에 들어가 나란히 볼일을 보기 시작했다. 사장은 볼일을 보며 민준에게 말했다.
“취했어?? 더 마실 수 있어? 그만 마실까?”
“아니오오..흐흐흐...오늘같은 기회가 또 언제 있겠어요오...흐흐...더 마셔야죠오..흐흐”
“그래?? 그럼 다행이고...크크....그나저나...다른 쪽은 괜찮아?? 크크..”
“흐...어디요오?? 어디 말씀하시는 건지 모르겠네요오...흐흐”
“지금 니가 내려다 보고 있는 니 물건말이야...크크클....아까 영화볼 때 보니깐 많이 꼴리는 거 같던데 크크..”
민준은 게슴츠레 뜬 눈으로 자신의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곤 낄낄대며 아무렇게나 지껄여댔다.
“흐흐...이거요?? 이거 장식품이에요 장.식.품. 흐흐흐......”
“크크클....장식품이라니...저렇게 예쁜 여자친구를 두고도 장식품으로 쓰면 되나~잘 이용해야지..안그래? 크크클...설마 한번도 안해본건 아니지??”
사장의 질문에 민준은 다희와 처음으로 관계를 가진 날이 생각이 났다. 그날 일이 생각이 나자 갑자기 물줄기가 더 강해졌다. 그리고 민준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볼일을 마무리하면서 말했다.
“흐흐....에이...설마요...흐흐...”
“크크클...그렇지?? 그럴 줄 알았어...크크클....그럼 장식품이 아니네 뭘...크크클...장식품도 아닌데 오늘같은 날은 써먹어야 되는거 아닌가...? 크크클...”
사장도 마무리를 하며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민준을 보며 말했다. 그러자 민준은 머리를 긁어지며 대답했다.
“저....그게....그렇긴 한데.....”
“아....혹시 오늘 나 때문에...그런거야?? 그렇다면 너무 미안한데....”
사장은 마음에도 없는 말을 민준에게 했다. 그런 사장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 민준은 손사레를 치며 아니라고 말했다.
“아..아니에요오...그런거 아니에요오...어차피 사장님이 같이 안오셨더라도...다희랑은 아마 못했을 거에요오...다희가 워낙 순수한 아이라....차라리 잘 된거죠...사장님 덕에 다희라도 편하게 왔다가니까요...흐흐...감사합니다..사장님...앞으로도 다희 잘 부탁드릴게요...”
민준은 사장을 보며 꾸벅 인사를 했다. 사장은 그런 민준을 보며 웃음이 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말했다.
“순수라.......순수한 아이라.........그래 뭐....어떤 면에선 순수하다고 볼 수 있겠지...크크클....그래도 오늘 같은 날을 이렇게 보내면 안되지...자! 받아라!”
사장은 자신의 지갑에서 20만원을 꺼내 민준에게 내밀었다. 민준은 사장이 돈을 내밀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멍하니 있었다. 그러자 사장은 웃으며 말했다.
“자자...받아둬....크크클...나와 다희는 어차피 이제 곧 가니까...이걸로 너도 불타는 밤을 보내야 되지 않겠어...? 크크클...아까 보니깐 저쪽 역전 뒤쪽에....그런 곳이 있는거 같던데....다희한텐 비밀로 해줄테니까...한번 가봐...크크클....오늘 엄청 꼴렸잖아? 참은 지도 꽤 됬을거고...오늘 아니면 언제 하겠어...다음 휴가도 한참 남았을텐데...크크클...”
“그...그래도......”
민준이 머뭇거리며 돈을 받지 않자 사장은 억지로 민준의 주머니에 넣어주었다. 그리고는 어깨를 툭툭 치고는 웃으며 화장실을 나왔다.
한편, 혼자 남겨진 다희는 아까의 영화 내용과 사장이 자신에게 말한 것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불과 얼마 전부터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까지 생각하자 조금씩 조금씩 흥분되고 있었다. 다희는 계속 야한 생각에 빠져 있다 순간 정신을 차리고는 놀라서 고개를 계속 저으며 자신을 부정하려했다.
‘아니야....아니야....이건...이건 내가 아니야.....휴...왜 이러지....민준이도 옆에 있는데...이러면 안돼...안돼....정말 안돼....’
다희가 이렇게 스스로를 부정하고 있을 때 사장과 민준이 돌아왔다. 다희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으며 민준을 맞이했다.
“늦...늦게 왔네...?”
“응~화장실에서 사장님이랑 이런저런 얘기도 좀 하고 했지잉...흐흐흐...”
민준은 게슴츠레한 눈으로 대답했다. 그리고 술자리가 계속 이어졌지만 민준이 이미 많이 취한 탓에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술자리가 거의 끝나는 분위기로 가자 사장이 일어나면서 말했다.
“자~이제 그만 가자~민준이도 많이 취했고 우리도 늦었는데 가야지 다희야...크크클....야간운행은 위험하니까 빨리 가야지...크크클...”
“그래그래~다희야...사장님도 피곤하실텐데 이제 가야지~나도 피곤하네....방 잡고 자야지 나도~괜찮아 다희야~”
“민준아.........”
다희는 이제 다시 민준을 당분간 못본다는 생각에 갑자기 울컥했다. 민준은 그런 다희를 부드럽게 안아줬다.
“조심히 가 다희야...자주 전화할게~받아줄거지?? 휴가 날짜 정해지면 말해줄게~”
“흑.....몸 조심하고....자주 연락해...흑..”
“알았어~걱정하지마~다희야 조심히 들어가~사장님도 안전운행하세요! 오늘 감사했습니다아...흐흐”
민준은 꾸벅 인사를 하고는 삼겹살 집 앞에서 사장과 다희와 헤어져 도심 속으로 사라졌다. 민준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사장은 음흉한 미소를 띠우며 다희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자...그럼 우리도 가볼까....? 크크클....”
“.............”
다희는 아무말도 못하고 사장과 함께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차에 타자마자 사장은 다희에게 거친 키스를 퍼부으며 자연스레 왼손은 다희의 치마 속을 향했다. 사장은 계속 키스를 시도하며 말했다.
“흠..흠흠....내가...지금 이순간을...얼마나 기다렸는지...흠....”
“읍!!사....사장님...제발...제발...오늘은....”
사장은 키스를 멈추고는 살짝 얼굴을 들고는 다희를 쳐다봤다. 하지만 왼손은 여전히 다희의 치마 속에 있는 채로 다희에게 말했다.
“왜....? 남자친구 면회온 날까지 하긴 좀 그래...? 근데 몸은 거짓말을 못하네...크크클...이렇게 보짓물을 흘리면서 그딴 소릴해...?크크클....”
“흑....아니에요........그런거 아니라구요....흑....”
“왜? 남자친구한테 미안해? 미안해 하지마~지금 니 남자친구도 재미보러 갔으니 말이지...크크클...”
“그.....그게무슨......”
“말 그대로지...크크...니 남자친구 지금 돈 주고 여자 따먹으러 갔다고....크크클.....거봐 똑같잖아 크크..”
그 얘기를 들은 다희는 그 자리에서 굳어 버린 채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사장은 그런 다희를 보고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아가며 말했다.
“왜....큭....못 믿겠어...? 니 눈으로 꼭 봐야겠어...? 큭....그렇다면 보여주지 뭐.....크크클..”
사장은 차에 시동을 걸더니 어디론가 차를 몰기 시작했다. 10분정도 차를 몰고 도착한 곳은 역전 뒤쪽 어느 골목이었다. 그 골목에선 몸을 파는 여자들이 짧은 옷을 입고 나와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있었다.
“오빠~오빠 여기서 놀다가~잘해줄게~ 놀다가~”
아무리 순수한 다희도 이러한 광경들을 보고 여기가 어디인지 정도는 알아챘다. 사장은 시동을 끄고 여유있는 표정으로 그 골목을 바라보았다. 다희는 조금 긴장하고 숨 죽인 채 그 골목을 응시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 골목에 군복을 입은 낯 익은 얼굴이 나타났다. 바로 민준이었다.
다희는 그 골목 앞에서 민준을 보자 헛 것이라도 본 듯 눈을 몇 번이나 비빈 후 다시 봐도 확실히 그 모습은 민준이었다. 민준은 그 골목 앞에서 몇 번이나 왔다갔다 하더니 이윽고 마음을 먹은 듯 그 골목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다희는 그 모습을 보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사장은 그런 다희의 모습을 힐끔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민준이 골목 안으로 사라지자 다희는 민준이 사라진 그 골목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렀다. 5분정도가 지나자 다희도 어느정도 진정이 됐는지 울음을 멈추었다.
그리곤 앞을 응시한 채 사장에게 말했다.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