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 뜨거운 시선 (2/15)

2. 뜨거운 시선

관리인에게 안내되어 기숙사 자기방으로 돌아온 미혜는 곧 욕실로 들어가 서양식 

화장실 뚜껑을 열었다.

너무 호화스러워 어울리지 않았지만 방마다 욕실이 있다는 것은 여자로서 고마운 

일이었다.  

미니스커트를 치켜올려 팬티와 스타킹을 내리고 변기에 앉았다.

곧 싱싱한 여자의 뜨거운 소변이 변기의 바닥을 쏘았다.

한숨돌린 미혜는 화장지로 방울방울 떨어지는 음부를 살짝 닦았다.

「아... 아」

순간 달콤한 감각을 떠올리며 신음을 한다.

「역시 좋아」

화장지에는 소변과는 다른  끈적한 분비액이 숨어있다.  무릎까지  내렸던 핑크팬

티 안쪽을 펼쳐보니 거기에도 확실히 증거가 스며져 있었다.

「잠깐 엿보여 졌을 뿐인데 이렇게 까지 되다니...」

미혜는 가볍게 입술을 깨물고서 곧  팬티와 스타킹을 벗고 탈의실에 넣고 새것으

로 갈아입었다.

사실은 샤워를 하고 싶었지만 무엇보다도 교장한테 인사하러 가야만 했다.

교장실에는 멀가 벗겨진 교장과 체육복위에  얇은 잠바를 걸친 작고 땅땅한 남자

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미혜가 인사를 하자

「먼 산길을 오시느라 힘들었지요?  자 이리로 앉으세요.」

교장 김용호가 일어서 쇼파를 권했다.

미혜는 미니스커트자락에 잔뜩  신경을 TM면서 탱탱하게 잘빠진  다리를 가지런

히 옆으로해서 쇼파에 앉았다.

「사진으로 얼굴을 봐서 미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실제로 보게되니 실물이 

훨씬 아름답군요.」

미혜에게 커피를 권하며 김용호가 얼굴  가득 웃음을 띠며 말하자 얼굴이 새까만 

스포츠머리의 곰같은 느낌의 남자가 

「아닙니다.  제가 학교 창립이래,  아니 도내 어느 학교를 뒤져도 선생만한 미인

은 없어요.」

「이런, 내일 시무식은 시끄럽겠는걸?」

그렇게 말하며 체육복을 쓰러내리며 웃었다.

「소개가 늦었지만 이쪽은 체육과 주임을 맡고있는 임경배 선생입니다.」

라고 김용호교장이 인사를 시켰다.

「잘 부탁합니다.」

임경배가 손끝까지 털이난 손을  내밀어 미혜도 웃음을 지으며 악수를 했다.   미

혜는 가벼운 인사를 할 작정이었지만  임경배는 금방 미혜의 손을 놓으려고 하지 

않고 한층 힘을 더했다.

「처음은 여러 가지로 당황스럽겠지만 선생같은 머리가 좋은 분이라면 금방 융화

가 되겠죠.」

「무엇인가 모르는 것이라든가 어려운 일이 있으면 제게 이야기해주세요.」

「예, 알았습니다.」

머리를 숙여 기세좋게 겨우 손을  뺏지만 악수하면서 미혜는 임경배의 끈적한 느

낌에 거의 닭살이 돋았다.

'방에 돌아가면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지 않으면...'

손을 놓았지만 아주앉은 임경배는 미혜의 수려한 용모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

다.

물론 그러한 일에는 익숙해져 있는 미혜였지만 임경배같은 중년의 징그러움과 욕

망을 드러낸 것을 역시 견딜 수가 없었다.

대충 학교 교육방침과 교사로써의 마음가짐, 주의사항을 논한 김용호교장은

「그럼 교장인 내가 말하는 것도  뭐하지만 우리학교 학생은 착하고 게다가 공부

와 운동도 잘하는 밝은 아이가 많습니다.   신문에서 떠들고 있는 교내폭력따위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당황할 일도 생기겠지

만 중요한 것은 익숙해  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지 않을 

것, 주위사람과 보조를 맞추어 나간다면 이보다 쾌적한 학교는 없을 겁니다.」

자신있게 말하고서 

「임경배선생, 미혜선생에게 교내를 안내해 주시겠어요?」

「예< 미인과 함께라면 기꺼이...」

임경배선생에게 이끌려 미혜는  커피향이 감도는 교장실을 나왔다.   교내를 임경

배와 걸으며 미혜는 새삼 이 학교 설비의 호화로움에 감복했다.

넓은 운동장은 물론  객석완비한 체육관, 오십미터폭의 수영장,  테니스코트, 유도

장, 그것들을 둘러싸고 있는 주위의 주택으로부터 시선을 가로막는 높은 담장...

어깨를 나란히 걸으면서 가족관계와 사생활등을 끈질기게 물어왔다.

「미혜선생정도의 미인이라면 이미 애인은 넘치겠죠?」

「」아니예요.  남자친구는 있지만... 인기는 없습니다.

「아무리 세상에 어두운 나라도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것 정도는 알지...」

미혜는 그 말에  씁쓸한 웃음을 띄울뿐이었다.   애인이 없다는 것은 정말이었다.  

물론 교제를 희망하는 남자는 많이  있었지만 그것이 단지 섹스가 목적이던가 결

혼이 전제이던가해서 미혜에게는 응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원인은 바람직하지 못한  첫경험에 기인하고 있었다.  당시  실습생으로써 모고교

에 다니고 있던  미혜는 20명의 공수부대원들에게 윤간당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윤간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들은 미혜의 손발을 묶고 여러명이 장난을 쳤다.

결국 그 때는 남자와 여자의  성행위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문제는 미혜가 다리를 

벌린 모양으로 여자의 모든 것을  보겨주기도 하고 주무르고 장난쳤을 때 강렬한 

쾌감을 느껴버렸다는 것에 있었다.

그것도 그후 몇 명의 남자와  경험을 했지만 그때 만큼의 희열을 느낀 적이 없었

다.  자신이 이상한 성버릇의 소유자였다는 것을 안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나는 보통의 섹스로는 만족할 수 없는 여자, 보통의 결혼따위는 할 수 없는 여자

다.'

그러한 기분이 콤플렉스가 되어 자연히 남자를 멀리하도록 만들었다.

그런 미혜를 

'도도하게 군다.'

'남자를 싫어한다.'

라고 하는 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미혜자신으로써는 어쩔수 없는  심각한 문

제였다.

「선생님, 스포츠도 할 수 있습니까?」

「에, 조금은...」

「분명 합기도와 소림사 봉법의 유단자라고 들었습니다만...」

「아니예요.  그냥 즐기는 정도예요.  실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기구체조예요.」

「와!」

임경배는 다시금 미혜의 잘빠지고 긴 다리를 힐끔 훔쳐보며 

「근간에 꼭 선생의 연기를 보고 싶군요.」

「다른 사람에게 보일 정도는 아니예요.」

「아니 아닙니다.  미인이  몸을 움직이면 그것만으로 그램이되니까요.  체육관을 

쓰고 싶으시면 저에게 말씀하시고 도구도...」

「알았어요.」

복도를 지나면서 슬쩍 손목시계를 본 임경배는

「화, 안되겠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어버렸어...  미인과 있으면  시간가는 줄

도 몰라.」

머리를 긁적이며

「지금부터 교장선생님과 함께 이사장을 보필하기로 되어있어요.   그래서 미안하

지만 미혜선생님, 저는 여기서  실례를 하겠습니다.  교실은 이쪽이 3학년이고 건

너편이 2학년입니다.  괜찮다면 보러갔다 오세요.」

임경배선생이 가고나자 미혜는  무거운 짐을 벗은 듯  한숨을 쉬고 혼자서 3학년 

교실을 엿보러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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