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 (7/11)

   그녀는 잠시 그렇게 누워서 숨을 헐떡이더니 힘들게 일어나서는 옷을 벗으면서 욕실로 향했다. 잠시후 물소리가 나더니 샤워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담배를 한대 물고는 그녀의 안방으로 향했다. 그녀의 모든 것을 보고 싶어졌다. 

   고급스런 침대와 큰 가구들이 있었고 화장대가 있었다. 잠시 두리번 거리다가 장롱을 열고 서랍을 들추어 보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잡동사니들이 들어있더니 마침내 내가 원하던 것을 찾아냈다. 

   바로 팬티 등의 속옷이 가득찬 서랍이었다. 하나씩 들추어 보니 레이스팬티, 끈팬티, 노말한 실크팬티 등이 있었다. 색깔은 주로 하얀색이거나 은색이나 금색등의 내취향의 색깔들이 주로 있었다. 우리 집사람이랑 비슷한 취향을 가진 것 같았다. 

   이것 저것  들추어 보면서 즐기고 있는데, 그녀가 수건을 몸에 두르고 방에 들어왔다. 

  '이 변태야~~ 뭐하냐?'

  '너의 취향이 궁금해서....'

  '참내..... 그래 맘에 드냐?'

  '괜찮은 편이네'

   그녀는 살짝 웃으면서 어떤 것을 입고 나갈까 하고 나에게 물었다. 어떤 옷을 입을 것인지를 물으니 하얀색 원피스를 입을 것이라고 했다. 흰색에는 역시 끈팬티가 제격이 아니냐며 그녀에게 레이스로 된 아슬아슬한 끈팬티를 권해 주었다. 그녀도 이 팬티를 아끼는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목에 살짝 스카프를 매고 흰색의 무릅까지 오는 고급스런 흰색 원피스를 입고 방에서 나왔다. 

   '원피스 안에 덧댄 천을 떼어내면 더 섹시하지 않을까?'

   라고 하자, 웃으면서 좋은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고는 원피스를 벗고는 치마속에 덧대어진 천을 뜯어버렸다.

   그러자 조명에 비친 그녀는 앞에서 보면 팬티의 레이스가 거의 다 비춰보였고, 자세히 보면 털까지 보이는 듯 했다. 

   '이제야 흥분이 될 정도로 섹시하군...남자들 눈요기 꽤나 되겠다'

   '아예 노브라로 나갈까?'

   '그건 섹시한게 아니고 천하게 보이는 거야. 너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아'

   '팬티는 보여도 되고 가슴은 보이면 안된다? 묘한 논리군'

   '나는 최고급 창녀를 원하지, 싸구려는 싫어'

   '그럼 돈이나 내... 공짜로 안해줄테니까'

   '성질은...'

   이런 대화가 오고가면서 막 문을 나서려고 하는데, 갑자기 그녀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약간은 짜증나는 표정을 짓더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머 언니 오랫만이다....'

   아마 친한 언니한테서 전화가 온 모양이었다. 통화가 길어질 것 같아서 나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왔다. 그녀는 막 전화를 끊은 듯 했다.

   '어쩌지. 언니가 비행 끝나서 지금 집에 도착했다고 같이 술이나 한잔 하자고 해서 나간다고 했는데.... 이 언니가 껴도 괜찮겠지?'

   '마음대로... 나는 여자면 다 환영이야'

   '그럼 부담없이 나가볼까?'

   우리는 그녀의 차를 몰고 그녀의 집 앞으로 향했다. 그녀는 집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차에 올라탔다. 

   그녀는 나이는 30살이고 이름은 '신혜림'이었다. 아직 미혼인데 결혼할 생각은 없댄다. 하얀색 정장 치마에 위에는 브라우스를 입고 있었고, 제법 가슴이 불룩해 보이는 것이 섹시했고, 늘씬한 몸매에 세련된 매너를 지니고 있었다. 승무원으로 오랜 생활을 한 관록이 느껴져 보였다. 

   사람들은 흔히 오해를 하는 것이 승무원이면 다 미인이고 키고 크고 그럴줄 아는데 실상 그런 '완벽한' 여자는 드물다. 옷도 세련되게 입는 여자도 그리 흔치 않다. 그러니 막연한 환상은 위험하다.

   하지만 오늘은 이렇게 멋진 승무원이 둘이나 있으니 아무래도 일본에서 오는 비행기 안에 행운이 있는 것 같았다. 아쉬운 것은 승무원복을 입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

   세명은 어디서 술을 마실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오랫만에 나이트에 가기로 했다. 모처럼 뭉쳤으니 재미있게 놀자는 내 의견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우리는 내가 한때 잘가던 강남의 모 나이트클럽에 가서 룸을 잡아놓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예의상의 술한두잔이 오가며 깍듯한 분위기 였는데 술기운이 돌기 시작하자 룸안에서 노래를 부르며 서서히 망가져 가기 시작했다. 

   서로 술이 제법 취하자 과감한 말이 돌기 시작했다.

   '얘 은정아, 아까부터 봤는데 너 치마가 너무 비치는 것 아니니? 팬티라인까지 다 보인다'

   '섹시하지 않수? 이래야 남자들 한번 흥분 시켜주지. 호호.... 언니는 흰색의 타이트한 치마를 입으면서 티백을 입어야지 그게 뭐야? 엉덩이로 팬티라인이 적나라하게 나타나잖아. 팬티 디자인 자랑하는거야 뭐야'

   '나는 티백을 입으면 거기에 너무 끼드라구. 원래 남자들은 이렇게 살짝 보이는 것에 더 흥분하는 법이지. 그래서 티백은 아니지만 거의 미니로 입어서 엉덩이에 살짝 걸치게 입었어'

   그러면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스커트를 손으로 잡아당겨서 더욱 타이트하게 만들고는 은정이를 향해서 엉덩이를 내밀었다. 

   '어때? 이쁘지?'

   그녀는 술로 벌개진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 나에게도 살짝 윙크를 하면서.....

   '이야 엉덩이가 정말 섹시하네요... 팬티도 보여줄수 있어요?'

   '첫 만남부터 너무 바라시는 것 아네요? 잘 보이면 보여줄수도 있죠. 호호'

   미끈한 다리위의 하얀색 치마, 그 속에서 살짝 살짝 보이는 팬티라인은 너무도 자극적이었다. 술은 그런 자극을 한층더 업그레이드 시켜주었다. 가끔씩 일부러 내 쪽으로 엉덩이를 내밀어 주어서 팬티라인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곤 했다. 여성들의 심리는 안보여줄려는 것 같지만 일부러 흰색옷이나 비치는 옷을 입음으로써 보인다는 것을 알면서 나름대로 즐기는 것이다. 자기만족이란 없다.....

   내 물건은 이미 팽창해 있었다. 갑자기 성욕이 밀려오는 것 같았다. 

   그녀들은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며 신나게 즐기고 있었다. 이제 술들이 꽤 된듯 했다.

   '야 시간도 늦었는데, 그만 들어가자. 피곤하다'

   '그럴까? 언니 정신차려봐. 그만 들어가자. 늦었다. 너무 늦었으니까 우리집에 가서 자자'

   그녀는 술이 취한 중에 '응응'하며 건성으로 대답했다. 

   우리는 대리운전을 이용해서 은정이네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 선배언니를 간신히 부축해서 소파에 앉혔다.

   그녀는 술이 취해서 옷이 불편한듯 타이트한 치마를 살짝 올리더니 다리를 벌리고 앉았다. 그 치마속으로 그녀의 흰색 팬티가 정면으로 들어났다. 

   색깔은 평범하지만 정면이 레이스로 되어서 털이 살짝 비췄다.

   '우~~ 죽이는데... 요새 승무원들 보지 보는 운세가 트였나?'

   '아유~~~ 표현이 그게 뭐냐...'

   나는 피식 웃으면서 그녀의 벌어진 다리를 더욱 벌렸다. 그러자 가랭이 사이로 몇가닥의 털이 보이는 것이었다. 술기운은 나를 정신없이 흥분하게 했고 또한 대담하게 만들었다. 

   팬티위로 혀를 내밀어서 그녀의 보지 부분을 살짝 핣았다. 향수 냄새가 나는 듯 했다. 역시 남자를 아는 여자들은 언제나 속옷에 신경쓰고 그 부분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계속적으로 나가도 괜찮을것 같았다.

   팬티위로 계속 혀로 햛으면서 나는 손을 뻣어서 그녀의 가슴을 만졌다. 순간 겉으로는 잘 몰랐었는데 이외로 가슴이 크고 탄탄한데에 나는 적잖이 놀랐다. 그래서 놀란 표정으로 은정이를 쳐다보자,

   '그 언니 가슴 장난아니지? 사내에서도 소문난 가슴이야. 꽤 큰데도 하나도 쳐지지도 않았어... 옛날에는 선배언니들이랑 그 언니 가슴 만지면서 장난치고 그랬었는데......또 하나 가르쳐 줄까? 그 언니 소문난 걸레야. 생긴 것은 부잣집 외동딸 처럼 생겨서 안 그럴것 같은데. 이외지?'

   '너랑 친하다 그래서 대충 예상했다.'

   나는 그녀의 브라우스 위의 그녀의 가슴을 계속 어루만졌다. 정말로 놀라운 가슴이었다. 참을수가 없어서 그녀의 단추를 두어개 풀은 뒤 브라를 제쳤다. 그러자 그녀는 '음음..' 하면서 고개를 움직였다. 나는 놀랬지만 일단 동작을 멈췄다가 다시 조심스럽게 가슴을 바라봤다. 

   탱탱하고 큰 가슴이 내 눈 앞에 펼쳐졌다. 정말로 멋진 가슴이었다. 꼭지도 분홍색으로 탄탄하게 서 있었다. 나는 혀끝으로 살짝 유두를 건들였다. 그녀의 꼭지가 살짝 흔들렸다. 

   입전체를 집어넣어서 쩝쩝 소리가 나게 빨자, 어느새 그녀가 나의 뒷머리를 부여잡고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정식으로 허가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므로 나는 더이상 거칠것이 없었다. 한손으로는 가슴을 잡고 나머지 한손은 그녀의 팬티위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뒤에서 구경만 하던 은정이도 어느새 나의 뒤로 돌아와 나의 자지를 옷위로 만지면서 나의 목을 핣고 있었다. 

   나도 성경험은 많지만 이렇게 갑작스런 1:2 섹스는 처음이었다. 모두들 술기운에 과감해진것 같았다. 

   은정이는 나의 뒤에서 나의 바지를 벗기고 팬티를 내리더니 자지를 본격적으로 만지기 시작했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나의 성감대 구석구석을 매만지고 있었다. 

   그 선배 언니는 팬티를 벗더니 다리를 더욱 벌리고 나에게 말했다.

   '빨아죠'

   나는 무릅을 꿇고 그녀의 보지사이로 얼굴을 가져갔다. 털이 나있는 사이에 그녀의 보지는 약간 물이 나온 상태에서 살짝 벌어져 있었다. 

   정신없이 그녀의 보지를 빨아댔다. 향기도 좋았고 그녀의 보지는 탄력도 좋았다. 그 장면을 보면서 은정이는 반대편 의자에 앉더니 치마를 올리고 그녀의 레이스 팬티를 옆으로 제치고 손가락으로 보지를 슬슬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녀는 남의 섹스 장면을 보는 것은 처음이리라.... 이런 명장면을 자위없이 넘기지는 못할 것이었다. 

   그녀의 보지를 어느정도 빨다가 나는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내 자지로 얼굴을 가져갔다. 그녀는 이내 미친듯이 빨아댔다. 은정이가 부드러운 오랄을 해준다면 그녀는 조금은 거칠고 격정적인 오랄을 해댔다.  

   약간은 거칠은 오랄에 아프기도 했지만 이것도 묘한 쾌감이 들었다. 그녀는 입으로는 귀두를 쩝쩝 소리가 날정도로 빨면서 손으로는 연신 자지를 위아래로 흔들어댔다. 나의 자지에서는 분비물이 나와서 '딸딸~~' 소리가 그야말로 실감나게 났다. 

   은정이도 물이 나와서 보지근처를 흥건하게 만들고는 질꺽 소리가 나게 요란하게 클리토리스 애무를 계속했다. 나는 아직까지 자위할때 손가락을 구멍에 삽입하는 여자를 보지 못했다. 대부분 클리토리스 애무나 젖가슴 애무로 자위를 했었다.

   혜림이는 어느새 오랄을 멈추고는 뒤로 돌아서 뒤치기 자세를 취하더니  양손으로 자신의 보지를 찢어져라 벌리고는 말했다.

   '빨리 해줘.... 헉헉'

   그녀의 매혹적인 보지는 이미 물이 넘쳐나고 있었고, 자신의 보지를 손으로 활짝 벌린 모습은 정말로 참기가 힘들었다. 

   그냥 보면서 딸딸이를 쳐도 흥분의 끝에 도달할 것 같았다. 

   나는 손으로 나의 자지를 잡고 서서히 그녀의 구멍에 조준을 한뒤, 순간적으로 거칠게 삽입을 해버렸다.

   '어머~~~ 헉... 아아~~~'

   그녀는 처음에는 아픈듯 놀래더니 이내 흥분에 가득 찬 신음을 집안에 울릴 정도로 크게 질러댔다. 

   그녀는 거칠은듯 한 섹스를 선호하는 것 같았다. 나는 정말로 그녀의 보지를 찢을듯이 거칠게 했다. 그럴수록 그녀의 보지는 점점 조여왔다. 남자 경험이 어느정도 되는 여자가 훨씬더 보지가 탄력있고 조임새가 좋은 경우가 많다. 

   옆에서는 은정이가 절정에 달한듯 숨넘어갈듯한 신음을 연속적으로 토해내면서 옆으로 제친 팬티가 흥건히 젖을 정도로 물을 뿜어대고 있었다.

   그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흥분되었다. 은정이의 보지와 그녀의 예쁜 얼굴이 음탕한 표정으로 가득찬 것은 그야말로 혼자보기가 아까울 정도였다. 

2end

남편이 떠난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나 봅니다.

짧지않은 날들이었고 이렇게 비라도 내리는 날들이면 

혼자있는 밤이 자꾸 허전해 집니다.

아들 찬이가 있는데 그럴 이유가 없다고 스스로에게 말하지만 

안개처럼 스며드는 몸뚱어리의 외로움은 어쩔수가 없나 봅니다.

남편에 대한 기억들도 자꾸 가물거려져 가는걸 보니 

이제 내게도 사내의 숨결이 필요한가 봅니다.

자꾸 외롭다고 느껴지는 날들이 이어질수록 빈 술잔의 

채워짐만 늘어가는듯 합니다. 바보같은 나 입니다. 

왜 나 자신은 다른 남자를 받아 들이지 못하는지요.

오늘도 가게에 찾아와 굳이 일이 없는데도 앉아 있던

미스터신이 생각납니다.

그가 나를 사랑한다고 고백한 날들이 꽤 된듯 싶습니다.

누님으로서가 아니라 여자로서 충분히 나를 행복하게 

해줄수 있다고 했었지요. 몇년 아래의 나이는 문제가 

아니라고 하면서 말입니다..후후..

미스터신의 듬직한 어깨와 탄탄한 하체가 떠올려지며

나 자신이 석녀가 아니라는게 느껴질때 밑이 시려오고 

있었읍니다.

어둠속으로 살며시 열려지는 아들의 방문너머로 웅크리듯 

잠든 아들의 모습이 보여지고 있었읍니다.

어둠을 친구삼아 잠든 모습이 퍽이나 쓸쓸해 보였읍니다.

후..스스로의 약간 가쁜 숨결에서 리퀴르의 내음이

달작지근하게 느껴지는걸 보니 취하긴 취한듯 싶습니다.

가여운 녀석..찬이 입니다.

요즘 따라 부쩍 커버려 낯선 사내의 외로움을 보여주는 

아들입니다. 

차라리 남편이 있었을때 하나를 더 낳았으면 저리 외로워 

보이진 않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저애에게 여자친구가 있나봅니다.

언젠가 예쁘장하고 명랑한 여자애를 데리고 왔었지요.

그런데 왠지 모르지만 그 여자에게 빠진듯한 아들애의

모습이 보기 싫었읍니다. 

그게 좋은 마음은 아닌데도 말입니다..후...

웅크리듯 잠들어 있는 아들의 모습에 마흔다섯 내 자신의 

외로움이 짙게 비쳐지고 있었읍니다.

(내가 바보가 되어가나...)

이렇듯 술에 취해가는 밤이면 아들의 잠든 모습을 찾는 

자신이 이상하다고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읍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하나뿐인 아들의 잠든 모습을 봐야만

마음이 놓여지고 있었읍니다. 

내마음 아니 내 시선이 있는곳에 아들의 빈자리를 결코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정인지 무엇인지는 알수 없었지만 이제 어둠속으로 

보여지는 아들의 모습은 내게 작은 행복이었고 보람이었읍니다.

어둠속으로 다가오는 엄마의 향기가 느껴졌읍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엄마가 좋아하고 때로 같이 마시던 

리퀴르의 달콤함이 섞여 있었읍니다.

그 향기가 짙게 배어남을 보니 오늘은 엄마가 좀 많이 

마신듯 싶습니다. 

침대가 출렁거리며 내려앉는 향기로운 무게가 느껴질때 

그것은 엄마의 화사한 육체가 틀림 없었읍니다.

나는 자고 있는것입니다.

보이기위해 잠든 모습이 괴로웠지만 엄마를 위해서입니다.

엄마가 잠든 내모습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실지는

모르지만 나는 하나뿐인 내 엄마를 위하고 싶었읍니다.

부드럽게 내 머리결을 쓰다듬는 손길이 있었읍니다.

"찬아..."

난 대답하지 않았읍니다.

깊이 잠든 모습이 엄마의 마음을 편케하는것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난 알고 있었읍니다. 리퀴르의 술잔을 입안에 털어넣는

엄마가 술내음을 풍기며 짐짓 즐거운듯 가게에서의 일들을

말할때면 그 술잔을 쥔 손길이 오래가리라는것을요.

그리고 그 즐거운 몸짓들이 오히려 외롭게 보이던 그런날이면 

엄마가 어둠에 몸을 숨기듯 내방에 스며드는것도 말입니다.

(엄마...)

그 부드러운 손길속에서 엄마의 옅은 한숨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읍니다. 언제나 그랬읍니다.

언제부터인가 엄마가 어둠에 숨어 내방에 들어왔을때 부터였읍니다. 

그리고 나를 어루만지며 내쉬는 그 한숨속으로 엄마의 알수없는 

허전함이 섞여 있음을 알았을때 나는 계속 잠들어 있어야 했읍니다.

나는 단지 혼자였읍니다.

기억에도 없는 아빠를 그리워 한다는것은 사치임을 알았기에

언제나 엄마만을 바라볼수밖에 없었읍니다.

그러나 점점 커갈수록 엄마의 모습에서 빈자리가 보여지고 

그것이 여자의 외로움이란걸 어렴풋이 느꼈을때 나역시 

외로워지고 있었읍니다.

그날 내가 데려온 여자친구와 함께 한껏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을때 엄마의 눈에 스치던 서운함들이 수시로 내 

기억속에서 맴돌고 있었읍니다. 

그것은 분명 표현키 힘든 서운함과 외로움이었읍니다.

내가 예쁘다고 생각되어지는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 온것은 

분명히 실수였읍니다.

그때 나는 알았읍니다.

내가 나만의 내가 아닌 엄마의 내가 된다는것을..

후...

여느때처럼 숨기듯 내밷는 옅은 한숨속에서 엄마의 손길이

나의 머리결을 애무하듯 어루만질때 머리결이 뉘여지는

그 공간속에서 나는 안온한 평안함을 느낄수 었읍니다.

그러나 나의 평안함과는 달리 엄마의 숨길에는 서늘한 

외로움이 스며나와 안개처럼 나를 젖어가게 하고 있었읍니다.

그리고 그 손길이 멈출때 나의 평온함도 멈추고 있었읍니다.

엄마는 무슨 생각을 하는것일까.

정말 내가 잠든것으로만 여기는것일까...

참을수 없는 곁눈질의 눈뜸속에 멍하니 창밖의 적막함을 

응시하는 엄마의 얼굴이 보여지고 있었읍니다. 

어둠속에서도 아직 예쁘고 곱게 보여지는 나의 엄마였읍니다.

푸른 달빛으로 화장한듯 창백해 보이는 그 얼굴이 

조각처럼 푸르게 보여지고 있었읍니다.

그냥 그대로 언제까지고 밤을 새시려나하는 생각이 들때였읍니다.

엄마의 입술이 조금씩 열려지고 있었읍니다.

중얼거림 이었읍니다. 

마치 어둠속으로 마술을 거는 마술사처럼 창문너머를 향해 속삭이는

엄마였고 그것은 노래가 되어 내가슴으로 흘러 들어오고 있었읍니다.

"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면..."

어린 국민학교시절에 잠이 안온다고 심술을 부릴때면 언제나

나를 자신의 허벅지에 누이고 불러주던 엄마의 자장가였읍니다.

그때는 엄마의 그 풍성하고 부드러운 허벅지가 따듯하기만 

했었읍니다.

그렇게 조용히 노랫말속으로 엄마가 스며 들어가고 있었읍니다.

그리고 그때를 그리듯 사무치듯 엄마의 목소리가 이어져 갈때 

나도 왠지 엄마의 품에 안겨 잠이들고 싶었지고 있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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