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플레이어와 나-301화 (301/343)

301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불타오르는 역경루 탁자를 두드리는 소리가 집무실에 울린다.

톡톡, 톡. 톡톡톡.

“상서령. 그거 좀 신경 쓰이거든요?”

곽가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을 꺼냈지만, 소연은 지도를 바라보며 계속 탁자를 두드리길 반복했다. 검지 손톱의 끝을 세워 조금씩, 그러나 빠르게.

역경루가 함락당했다는 소식은 허도 일대를 중심으로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물론 그 과정에서 원소 또한 추격전에서 패배라는 벌주를 들이켰다지만 거성을 잃은 공손찬의 피해만 할까.

그 과정에서 원소와 흑산적과의 연계 또한 드러났다.

그 모든 것은 역사에 없던 일. 원소라는 인간이 어찌 도적 세력과 손을 잡는가. 게다가 원소는 과거부터 흑산적과는 지독한 악연으로 묶여있던 이가 아니었던가.

“말이 안 돼. 원소가 흑산적과 손잡을 리가.”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죠. 하여간 그 허여멀건 놈. 겉으로는 착한 척 다하더니 뒤에서 몰래 도적놈들이랑 뒷공작을 벌이고 있었네요.”

공손찬이 그 전쟁에서 죽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

그렇지만 이제 공손찬을 지킬 방패는 없어진 것과도 다름없었다. 반면 원소는 북방의 이민족에 흑산적까지 거느리게 되었으니, 이제 하북에서 공손찬을 지지할 이는 아무도 없는 셈이 되었다.

게다가 그 일로 황궁에서도 소란이 일고 있었다.

“지금 공공연하게 잡음이 들리고 있어요. 원소가 하북을 장악하면 저희는 어떡하냐는 의견부터, 지금부터 원소에게 항복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뒷얘기까지요.”

“하북 전역을 장악한다면 아군보다 우위에 설 테니까.”

이미 황제를 옹립한 시점에서 원소와 조조는 같은 하늘 아래에 살 수 없게 되었다. 둘 중 하나는 죽어야 끝날 관계.

원래라면 원소는 200년 전후로 발발하는 관도대전 이후 사망한다. 그렇지만 현시점은 194년 6월. 아직 원소가 병사하기에는 시간이 걸렸고, 공손찬은 예정 이상으로 빠르게 몰락하기 시작했다.

조조 또한 본래 역사보다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그 움직임에 맞춰 원소 또한 시기를 빠르게 앞당기기 시작했으니, 역사보다 훨씬 빠르게 관도대전이 벌어질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이게 역사를 바꾼 나비효과일까.

“원소가 하북을 장악하려면 몇 년이나 걸릴까.”

“글쎄요.”

소연의 말에 곽가는 잠시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했다. 아직 공손찬이 죽지 않았고, 설사 그를 잡아낸다고 해도 그간 하북에서 벌어진 잦은 전쟁을 고려하면 공손찬 사후로 하여 1년 내지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긴 했다.

“공손찬이 얼마나 버티느냐에 따라 갈리겠지만, 제 예상이라면 못해도 3년은 걸리겠죠. 잘만 버텨준다면야 그 이상도 가능하겠지만, 반대로 그보다 더 앞당겨질 우려도 있네요.”

“그렇겠지…….”

원술이라는 고비를 이제 막 넘긴 차였다.

설마 원소가 도적이랑 손을 잡을 줄이야. 게임으로 플레이하며 보았던 원소의 성향상 절대로 그럴 일은 없으리라 생각했던 소연. 게다가 하북 내에 큰 영향을 줄 일도 없었으니, 그쪽으로는 시간이 남았겠거니 했던 것이 이렇게 돌아왔다.

“쯧, 전제를 바꿔야겠어.”

“아직 조공을 포함해 본대가 복귀하지도 못했어요. 별도로 군사행동을 취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요?”

“우선 유표만이라도 어떻게 회유해야 해.”

“잘 되려나요.”

곽가는 그 의견에 회의적이었다.

유표 본인은 형주의 주인이 된 이후 대외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지만, 그와 원소가 끈끈하게 엮여있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게다가 장수를 움직여 아군 국경을 흔들었다는 것도 명명백백한 상황이었다.

“안 되도 되게 해야지. 군사로 정벌할 수 없으니 동맹이라도 맺어두지 않으면 뒤통수가 근질거려 참을 수가 없잖니?”

“그야 그렇지만요.”

지금이야 하북 일대에 정보원을 파견한 아군이 가장 먼저 이 사실을 알았지만, 점차 대륙 전체에 공손찬의 패배가 알려질 터. 그러면 결국 조조와 원소를 놓고 저울질하는 이들도 늘어나게 된다.

그나마 위안은 황제가 조조의 손에 있다는 것.

아직 한 황실의 기조가 완전히 무너진 것도 아니었다. 각 제후도 황제의 어명이라면 따르는 척이라도 해야 했고, 그것은 조조에게 가장 큰 명분으로 남아있었다.

“우선 내부부터 정리해야겠어. 이르지만 역모로 엮은 황족의 처형을 앞당기고, 허도 내부에도 사람을 풀자. 이후에는 조공의 귀환을 기다려야겠지만…….”

소연은 거기까지 말하고는 얼굴을 쓸어내렸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원소의 승기를 꺾을 방법이 없었다. 그러면 아군은 중원 일대를 확실히 장악해야 했는데, 서주를 비롯해 옹주와 형주까지.

하북과 달리 중원은 주변으로 다른 세력이 너무 많았다. 그들 모두를 제압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니 이제는 정치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기.

그러나 조조가 가진 패가 너무 적었다.

한 번 승기 잡은 원소는 멈추지 않고 진격할 터. 공손찬이 얼마나 버텨줄지는 의문이었지만, 그 과정을 겪고 원소가 하북을 장악한다면?

원소는 대륙 내에서도 상당한 인지도를 자랑하는 인물이었다. 원가의 후광이 아니더라도 원소 자체를 흠모하는 사람들도 많은 상황.

“어이가 없네요. 백마장군, 백마장군 하더니 그 커다란 성을 두고 대체 뭐하는 짓이래요? 거기에 돈을 얼마나 쏟아부었는데 그걸 홀라당. 하북 최강이라더니 진짜.”

“패배는 예견된 일이었어.”

문제는 그 패배가 너무 빨라진 탓일까.

그래도 역경루만 잃었으니 아직 공손찬의 저력은 무시할 것이 아니었다. 그가 생존하였으니 못해도 일 년 이상은 버텨줄 수 있으리라 보았는데, 문제는 그사이에 조조가 어디까지 정세를 안정시킬 수 있느냐.

“하아.”

소연은 한숨을 내쉬며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설마 일이 꼬여도 이렇게 꼬일 줄이야. 그녀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아직 원소가 병으로 자연사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남았다. 그의 죽음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남았고, 결과적으로 이렇게 일이 진행되면 관도대전은 앞당겨져 힘 대 힘으로 겨룰 수밖에 없었다.

조조의 세력 또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힘 대 힘일까.”

“수년의 시간이라면 저희 또한 단단히 방비할 수 있어요. 하북 전역이라고 해도 원소 또한 내부 진통에 시달릴 테니 패배를 점칠 전장도 아니겠고요.”

연주와 예주. 여기에 서주까지만 더할 수 있어도 막 수복한 하북과는 능히 겨룰 수 있었다. 문제는 서주는 현재 유비의 땅이라는 것인데. 그 부분에서 곽가는 유비를 죽이는 게 낫다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할 일을 하자.”

“좀 쉰다면서요.”

곽가는 말하면서도 그게 불가능해졌다는 걸 깨달았다. 당장 허도 내부에서 원소가 하북을 장악하면 그다음은 자신들이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호족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었으니까.

“상황이 상황이니까.”

소연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죽간 하나를 쥐었다.

“여기에 쓰인 호족들을 전부 불러줘. 우선 내부 잡음부터 뭉개야지. 그 뒤에는, 글쎄. 우선 황제 폐하께서도 불안해하시면 안 되니까 호족과의 회동 이후에는 황궁으로 입궐해야겠네.”

“예이, 준비하겠습니다.”

그녀가 내민 죽간을 받아들고 곽가가 먼저 자리에서 떠났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소연은 순간 시야가 또 새하얗게 물드는 것을 느끼며 다시 자리에 주저앉았다.

무언가 공허한 느낌.

순간 몸이 공중에 붕 뜬 느낌일까.

“쯧.”

그녀는 혀를 차며 손으로 탁자를 짓누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멈출 때가 아니었으니, 조조가 공백이니만큼 이런 상황을 더 간과할 수 없었다.

* * *

원소의 승전고가 대륙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단순한 소문에 그친 것은 아니었다. 원소는 패전 이후로도 대륙 전체에 사람을 뿌리며 정치적으로 제 지지를 끌어모으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허도로 들어간 공작원 또한 분명 존재했다.

“원공의 사람이 내게 무슨 일이요??”

“문안 인사지요.”

그리고 심배 역시 그 공작의 일환으로 허도 잠입에 성공했다. 그녀는 그 이래로 곧장 허도 중심으로 괴소문을 퍼뜨리기보다는 각 관료층과 접촉하기에 주력했는데, 그 과정에서 조조와 반목하는 인사를 중심으로 접견에 성공했다.

“문안이라. 허허, 원공의 승전은 들었소. 북방의 역적 공손찬에게 한 방 먹였으니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그렇지만 원공께서는 폐하와 조금 사건이 있지 않은가?”

“그건 전부 악질적인 오해지요.”

“오해라.”

심배의 말에 그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공연하게 유협을 버리고 대체할 황제를 내세우고자 했으면서 그 모든 것이 오해라고. 이미 만천하가 알 일이지만 이 자리에서 그것을 꼬집을 이유도 없었다.

하여 그는 웃었고, 심배도 마주하며 웃었다.

“그래. 그래서 내겐 무슨 볼일이요?”

“정말 문안이옵니다. 최근에 허도 내에서도 많은 일이 있다고 들어, 혹시나 하고 안부를 전해드리옵고자 어르신을 찾아뵈었지요.”

심배는 거기까지 말하고는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이것은 다소 약소합니다만, 어르신께 가장 어울릴 것으로 보여 챙겼습니다. 빈손으로 황실 어르신을 뵙는 것도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니 부디 받아주시지요.”

그녀가 내민 것은 황금을 비롯하여 여러 보석으로 치장된 봉황. 그는 잠시 그것을 보다가 마지못해 수락하는 척 그것에 손을 뻗었다.

“아니, 뭐. 그대의 성의라면 어쩔 수 없지.”

“이것 외에도 따로 허도에 있는 사람들에게 수배하여 사소한 선물을 보낼 터이니 부디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 어허허!! 그래. 원공께서 이 몸을 잘 봐주시는 듯하여 가히 흡족하오. 솔직히 원공이 잘못한 것이 무어 있다고. 그분께서도 한의 충신인데 조공, 아니지. 조조는 원공과 반목하는 듯하여 내 마음이 썩 좋지 못했다오.”

그 말을 들으며 심배는 작게 웃었다.

하여간 쉬운 인간. 재물만으로 금세 조공에서 조조로 호칭을 바꾸는 꼬락서니가 못내 우스웠지만, 그가 정치적으로 조조에게 완전히 밀려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마주하고 웃으며 고개를 들었으니.

“저희도 정말 유감입니다. 조공께서도 본디 원공의 후의를 입어 군을 이끌게 되었는데, 정작 황제 폐하와 함께하고 나서부터는 한에 충성하는 원공과 반목하며 무언가 좋지 못한 것을 꾀하는 듯하니 말이죠.”

“정말이요! 조조는 지금 황제 폐하만을 믿고 충신들과 반목하고 있으니, 한에 충성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대체 어디에 서야 할지.”

“그래서 말입니다.”

심배는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그에게 다가갔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순간 그녀의 옷자락이 살짝 풀어졌다. 백옥과도 같은 피부가 촛농으로 밝힌 방안의 불빛에 비쳐 은은하게 빛났고, 이에 그가 살짝 몸을 움츠렸을 즘.

“어르신께서는 한의 충신이오, 고관이시지 않습니까?”

“그, 그러하지.”

“저는 예전 낙양에 있을 적부터 어르신을 굉장히 흠모하고 있었는데, 정작 조조는 그런 어르신을 그리 높게 대우하지 않는 듯하여.”

가느다란 손길을 뻗어 그 가슴팍을 쓰다듬는다. 원을 그리는가 하면 천천히 그 옷매무새 안으로 손가락을 넣고는 그의 젖꼭지를 찾아 손을 더듬는다.

“정말로 가슴이 아팠답니다.”

“시, 심배 공.”

그녀가 살짝 움직일 때마다 얇은 옷이 점차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어깨선을 타고 흘러내린 옷은 이제 팔 근처까지 흘러내렸고, 뽀얗게 부풀어 오른 젖가슴의 둔턱이 그의 눈에 들어왔을 무렵.

“어르신을 흠모하던 제 가슴이 시키는 일이어요.”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의 입에 살짝 제 입을 맞춘다. 천천히 입술을 빨아들이다 이내 혀를 넣고 살짝 굴린다. 그는 그것을 거부하지 않고 되레 입을 벌려 그녀의 혀와 제 혀를 천천히 섞었다.

그렇게 잠시 천박한 물소리가 울렸다.

“그래서 말이지요.”

입을 떼니 가느다란 실이 두 남녀의 입을 이었다. 그것이 끊어질 무렵에 돼서야 심배는 입을 열었고, 그와 동시에 천천히 제 옷을 한 꺼풀 벗어던지기 시작했다.

“제 몸이 어르신의 상처를 달랠 수 있다면, 그리하여 흠모하는 어르신의 품에 안길 수 있다면 제게는 너무 크나큰 영광일 듯하온데, 어르신은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어, 허허. 나야말로 영광이지.”

하여 그도 옷을 벗어 던졌다.

그 뒤로는 방안에 천박한 물소리와 여인의 신음만이 새어 나왔다. 연신 가느다란 고음으로 그 귓가에 신음을 터뜨리는 심배.

“하으, 아! 어르신, 거, 거기에요. 조금 더, 꺄윽!!”

“어찌 이리 살결이 부드럽소.”

심배는 제 가느다란 몸으로 그의 품에 안겨 연신 신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가 그녀를 끌어안아 그 어깨에 목을 걸쳐 표정이 드러나지 않을 때가 되어서야 작게 웃었다.

“어르신! 저, 가, 갈 것 같아요!!”

“흐으, 허, 그대는 어찌 이리 달콤한 내음을 풍기오.”

한심한 남자.

그러나 이리 쉬운 남자가 있어 세상은 참 살기 편했다. 그녀는 제 몸을 붙잡고 연신 허리 놀리기에 바쁜 그를 슬쩍 바라보며 픽 웃었다.

“꺄응!! 너, 너무 격렬하으윽!!”

입으로는 연신 신음을 터뜨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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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전풍의 일러스트가 나왔어요! 흑백으로 묵화 느낌을 살려서 머리가 검은색이 됐는데, 기본은 살짝 회색빛 감도는 머리카락으로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작품 설정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제 300화를 넘겼네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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