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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와 나-231화 (231/343)

231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예주 공방전 전투 후반의 추격전은 승리로 끝났다.

승리라고 말하기도 모호한 것이, 사실 적은 버리는 말로 병력을 후방에 일부 배치하였고 아군은 그 병력을 토벌한 정도에 그쳤다.

그 와중에 호거아라는 장수를 포로로 붙잡았으니 나름 선방은 하였다 싶었지만, 그것도 유리하게 흘러가던 전황보다는 부족한 감이 있는 상황.

그렇게 전선이 고착되나 싶을 즘.

후방에서 쾌조의 보고가 올라왔다.

“영천군 독우 진궁이 후방에 침투했던 장수군의 기병대를 궤멸시켰고, 소수의 적만이 겨우 예주를 탈출했다는 정보입니다.”

“선생님이?”

후방으로 돌아섰던 적을 걱정하고 있었지만, 설마 이렇게 이어지는가. 분명 전 연주 반란에서의 책임을 일부 물고 좌천되어 영천의 관리가 되었다고 들었는데.

“곧 군을 이끌고 합류하신다고 합니다.”

예정에 없던 군사행동이었다.

설마 진궁 선생님이 그쪽에서 움직이고 있었을 줄이야. 나조차도 제대로 연락이 닿지 않아, 그냥 어느 한적한 곳에서 잠시 자중하는 시간을 주었노라고만 알고 있었다.

“…허, 그 아줌마. 영천에서 뭐하나 했더니.”

“아줌마라니.”

그 생김새가 어떻게 아줌마냐.

사마의는 유독 진궁을 불편해했다.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건 이번 진궁 선생의 활약은 아군의 실수를 전적으로 보좌해준 격. 불만을 표하는 사마의의 머리를 살짝 두드리고는 고개를 돌렸다.

“오시는 즉시, 아니지. 내가 마중을 나가야겠다.”

전선은 길게 물러난 상황.

예주로 침투시킨 기병대마저 잃었다면 이제 장수군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는 않을 터. 그간 아군을 괴롭힌 주요 유격대의 구성 자체도 기병의 기동력에 있었던 만큼, 이번 교전은 그들에게 있어 치명타가 아닐까.

그래도 혹시 몰라서 사마의를 돌아보았다.

“…전장 자체는 고착될 거예요. 말이 고착화지, 그들에게는 회심의 일격이었을 것을 그 아주, 선생이 막아내었으니 문제는 없겠네요.”

“그래, 너도 수고 많았다.”

그 말에 사마의는 표정을 와락 구겼다.

자존심이 상했을까.

확실히 현 예주 방어선으로 한정하여 본다면 실책을 저지른 셈이었다. 후방에 의도치 않은 진궁 선생의 움직임으로 되려 받아칠 수 있었지, 그게 아니었다면 분명 내부로 침투한 장수의 기병은 두고두고 골치가 되었을 터.

하지만 최종적으로 결정한 건 나였다.

사마의의 의견을 듣고, 마지막까지 고심하여 행동한 건 다름 아닌 편장군 전호. 애당초 이 소녀에게 책임이라는 굴레를 지울 생각이 없었으니까.

“정한 건 나다. 그러니까.”

거기까지 말하고 사마의의 볼을 꾹 잡아당겼다.

말랑말랑해서 쭉 늘어나는 게 떡처럼 느껴졌다. 사마의는 여전히 부루퉁한 얼굴로 볼과 입술이 늘어나 우스꽝스러운 얼굴이 되었지만, 그런 소녀에게 픽 웃었다.

“분하겠지. 너란 아이는 자신감이 가장 큰 장점이니까. 하지만 너의 의견을 듣고 생각한 것은 나다. 판단은 내가 했고, 넌 책략을 헌납했을 따름이야.”

“그이마 에 시수…, 손 정 나여!!”

“푸흐! 알겠다, 알았어.”

입이 벌어져 발음이 새는 통에 웃음이 터졌지만, 그래도 놀리는 건 여기까지 해야겠지.

이 일례는 아마 자존심과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사마의에게는 좋은 교훈이 되지 않을까. 물론 일이 커졌더라면 이렇게 가벼이 얘기할 수도 없었겠지만, 뭐든 결과가 좋다면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럼 지금 진궁 선생은 어디쯤 오고 계신다냐?”

“마지막으로 확인한 것이 부성 인근이라고 하셨으니, 아마 곤양 북부에는 이미 도착하셨지 않으실까 합니다.”

“오냐.”

마지막으로 사마의의 머리를 다시금 툭툭 두드리고는 등을 돌렸다. 그 뒤를 서황이 따라오는데, 슬쩍 고개를 돌려 손을 내저었다.

“나 혼자면 충분하다.”

“두령은 장군이십니다. 아직 정세가 혼란한데, 어째서 혼자 움직이려 하십니까? 고위 관료의 처사로는 옳지 않습니다.”

“아니, 하….”

그도 그런가.

어쩔 수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간 이 장군이라는 직함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시 생각해도 내 그릇에는 안 맞는 자리 같아.

하여 서황과 몇 기병만 이끌고 본진에서 출발했다.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았다.

애당초 진궁 선생도 이쪽으로 합류하기 위해 이동하는 상황이었고, 얼추 곤양 부근에 인접하였을 것이라는 말마따나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저 멀리서부터 천천히 행진하는 군을 보고 말에 박차를 가해 한달음에 달려갔다. 가장 선두에서 말을 탄 검은 복장의 여인이 막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으니.

“선생님!”

오랜만에 본 얼굴은 여전히 새하얬다.

“전호 장군님.”

그녀는 평소와 같은 어투로 이쪽을 환영하고 있었고, 이내 군의 움직임을 잠시 멈추고 말에서 내리기에 나도 마찬가지로 말에서 내려 그녀의 앞에 섰다.

“진영에 계시지 않고, 여기까지….”

“이번 활약상, 충분히 들었습니다. 저희가 실수한 것을 뒤에서 해결해주셨으니, 최대한 빨리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게 옳지 않겠습니까.”

무슨 수를 부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진궁 선생은 예상했다는 것처럼 삽시간에 예주로 침투했던 장수의 기병대를 전부 제압해버렸다. 그 부분에서는 사마의도 과연 꽤 한다고 칭했을 정도.

물론 그 꼬맹이는 어지간해서는 남을 잘 인정하지 않았기에, 그 소녀의 입에서 그런 말을 나오게 했다면 얼마나 기민한 대응인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그 말에 픽 웃고는 내 손을 붙잡았다.

“반갑지는 않으시고요?”

순간 놀라서 몸을 떨었다.

반갑지 않냐고 한다면 분명 반갑다고 할 수 있겠으나, 그 말이 바로 나오기에는 우리 사이의 일이 다소 복잡하게 엮여있었다.

복양에서의 반란.

그 일은 어떻게 처리할 수는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처음 복양의 문을 연 것은 진궁 선생이었다. 그 부분을 포함하여 우리는 아직 대화가 필요했고, 그렇기에 속내에 쌓인 복잡한 감정이 침전물처럼 잔류한 상황이었다.

“농담이에요. 아직 용서받지 못한 일도 있고, 무엇보다 아직 공적인 시간인걸요. 알고 있어요.”

그녀는 그리 말했지만, 표정이 살짝 흐려지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나도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는 잠시 말하기보다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분홍색 입술에 새하얀 피부.

한쪽 어깨로 묶어 내린 흑발의 머리카락과 그 눈동자. 보는 것만으로 무언가 포근함이 느껴지는 인상까지.

진궁 선생은 몇 달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변치 않은 모습이었다. 그것이 내심 기쁘기도 하여 선생의 손을 꼭 붙잡았다.

“할 말이 너무 많습니다.”

“알아요.”

“듣고 싶은 말도 너무 많아요.”

그 말에 진궁 선생이 픽 웃었다.

“저도 해드리고 싶은 말이 많아요. 하지만 먼저 듣고 싶은 얘기라고 하면, 아마 어떻게 여기서 준비하였느냐. 그게 제일 궁금한 거 아니신가요?”

그녀의 말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군 중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장수군이 기병만을 운용하여 예주로 치고 들어갈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자칫 잘못하면 고립되어 말라죽을 상황에서 그들은 강변을 따라 그 인근을 들쑤시며 진군하였다.

우리는 몰랐었다.

“미리 준비를 좀 하고 있었어요. 전호 장군께서 형주와의 방어선을 지킨다고 하셨을 때부터. 어차피 저는 영천군의 감독인 독우였고, 미리 각 현에 언질을 주어 연락망을 구축하는 건 어렵지 않았거든요.”

진궁 선생은 내 손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그런 과정에서 원 예주 군벌이었던 이통이라는 분께 협조를 받고 사람을 모아, 여차하면 전호 장군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와중에 기병이 후방에 침입했다는 경과를 들었고요.”

그 말에는 살짝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알기로 복양에서의 일로 처벌받지 않을 수는 없기에 잠시 한직으로 물러났을 뿐. 시기가 지나고 잠잠해질 무렵에는 다시 복귀시킬 것이라고 들었다.

전공이 없더라도 분명 복직할 수는 있을 텐데.

“선생님이라면 잠시 쉬셔도 조공이 금방 불렀을 텐데요. 결과적으로 저는 살았습니다만,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닙니까?”

이 순간.

진궁 선생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손등을 쓰다듬던 손을 뻗어 내 코를 붙잡았다. 갑작스럽기에 그저 멍하니 그녀의 행동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는데, 그녀는 살짝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장군이 말씀하셨잖아요. 저는 당신의 사람이고, 이 남은 생을 당신을 위해 쓰라고. 그것을 위해 정보망을 깔며 장군의 보좌에 협력했는데…….”

“아, 아니 그게 아니고요.”

잊은 건 아니었다.

단호하게 말할 수 있지만, 반대로 진궁 선생이 벌써 이리 진지하게 내 위주로 생각하고 행동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당연히 기억하고는 있었는데, 그.”

“일단 이렇게 서 있기도 뭣하니까, 우선 이동하실까요? 앞으로 조공과 상대하시려면 여기서 만족하셔서는 안 되고, 그 얘기와 못다 한 얘기까지.”

할 얘기가 많지 않냐며 입을 가리고 웃는 그녀.

그 모습에서 장난기 가득한 소녀의 인상을 받았다. 평소 정숙한 느낌으로 어른스럽고 차분하던 그녀에게서 느낄 수 없었던 의외의 일면.

그 모습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 * *

조조는 탁자에 고개를 숙여 이마를 받쳤다.

예주의 상황은 전부 올바르게 처리되었다.

서주 방면의 일은 황제의 기를 하사받기까지 다소 기 싸움은 있었지만, 당장 예주에 세 들어 사는 신세에 현 문무백관의 자리 대다수를 기존 조조계 인사로 채운 시점에서 어린 황제가 어떤 발언권을 챙길 수 있을까.

모든 게 옳게 처리되고 있었다.

그런데도 묘한 두통을 느꼈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전부 순조롭게 일 처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 특히 진궁의 활약은 그녀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그런 것까지 고려하면 상황이 매우 좋았다.

그래.

너무 과도하게 좋아졌다.

“원소도 분명 자극을 받을 터. 이번 위기로 어느 세력을 짓뭉갠 것이 아니니 본인 주변에는 아직도 적이 산재하여 있다.”

이 국면을 타파해야만 했다.

만약 이대로 세력 간의 균형이 고착되어간다면 차후 원소나 공손찬, 둘 중 하나가 승자가 될 때 조조군은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이게 된다.

조조에게 있는 재료는 황제와 연주, 예주.

이 재료들을 어떻게 살리면 좋을까.

한 번 짓밟았지만, 여전히 꿈틀거리고 있는 서주와 남쪽에서 벼르고 있는 양주, 그리고 형주. 그것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없는 이상, 최대한 한 세력씩 짓뭉개야 하는 상황이었다.

“형주는 우선 걱정은 없겠으나.”

현 국면의 최대의 강적은 원술이었다.

이미 양주 일대를 손가의 무장들로 장악. 거기에 덧붙여 원가의 유일한 정통이라는 이름 아래 각지의 관리와 호족의 지원을 받으며 빠르게 규모를 부풀리는 형세.

형주와의 갈등도 없어졌으니.

“머리는 아프나, 나쁘지는 않다.”

도전자가 없는 왕좌는 재미가 없지.

욕심이란 응당 가지기 힘든 것이기에 그 크기를 키우는 것이었다. 쉬이 얻을 수 있는 자리에 그 누가 열정을 불태우고 갈증에 시달리면서도 앞으로 달려나가겠는가.

갈망하여 열망한다.

그 갈증을 불태우고 권력을 탐하여, 이윽고 이 드넓은 천하와 제국을 손에 넣는다. 권력욕이라고 이름 짓기에도 무언가 다른 감각.

그러나 이것이 그녀의 원동력이었으니.

조조는 아려오는 머리를 애써 부여잡았다.

“우선은 휴식, 그 뒤에는….”

원술.

원가의 망나니를 쳐부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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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시에 다시 오겠습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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