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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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것이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것만 같아서, 그래서 살짝 혀를 차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다가 진짜 들킨다니까?”
“쯉. …그대는 가만히 있도록. 그대만 티 내지 않으면 아무 문제도 없는 것이 아닌가? 본인도 소리를 최소한으로 할 테니, 모쪼록 태연함을 유지하라.”
“아니, 계속할 생각이요?”
그녀는 그 뒤로 손을 휘휘 저으며 다시 입을 벌렸다. 어이가 없어서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는 와중에도 바깥에서는 재촉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요?”
“아, 아니 괜찮습니다. …들어오세요.”
조조는 아무래도 누군가를 불러들이길 바라는 것 같았다. 솔직히 그냥 지금은 바쁘다고 해도 그만이지만, 정작 이 집무실은 조조 본인의 막사. 거기서 내가 돌아가라고 하는 것도 말이 안 되기에 고개를 떨궜다.
천막이 걷히고 한 여인이 들어왔다.
“…군승?”
“순욱 치중님. 오래간만입니다.”
이봐요, 순욱이라고 순욱.
진궁 선생이 실각하고 최근에 가장 내정 장관으로 중용한 사람이잖아. 그런 사람에게 만에 하나라도 이런 일 걸리면 끝장이라는 건 조조 본인도 알 건데.
살짝 시선을 내렸지만, 그녀는 여전히 살살 귀두를 입에 머금고 혀를 굴릴 뿐이었다.
“혹시 연주목께서는 어디에 계실지요? 분명 이곳에 계신다고 하여 왔는데, 군승께서 그 자리에 앉아계시는 것도….”
그렇지?
역시 그렇지?
다른 자리도 있는데 구태여 조조 자리에 앉아있는 건 누가 봐도 이상하잖아? 왜 저지른 건 이 여자인데, 정작 해명해야 하는 건 나냐.
“그, 조공이라면 잠시 다른 일로. 그분께서 구태여 이 자리에 앉아있으면서 누가 오거든 태연하게 있으라고 하시더라고요. 참 짓궂으신 분이지요.”
“연주목께서요?”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잠시 이 자리에 앉아있으라고 한 것도 사실이었고, 누가 오거든 태연하게 있으라고 한 것도 사실이었다. 다른 일이 있다는 거? 물론 사실이지.
그 일이 책상 아래서 자지 빠는 일이었지만.
“의외네요. 그분은 평소 꽤 진중하게 일을 처리하시던 분인데. 어쩌면 그만큼 전호 군승을 특별하게 생각하시는 걸 수도 있으니까 짓궂게만 생각하지는 말아주시지요.”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한 발짝 다가왔다.
“가끔 조공께서도 힘을 뺄 자리가 필요합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저를 비롯한 이들은 그게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조공께서 전 군승과 있을 땐 나름 웃으시는 모습도 보여 마음에 놓입니다.”
“아, 아하, 하하…….”
가슴이 아프다. 양심도 미친 듯이 찔린다.
“어찌 되었건 저희의 상관이며 주군이지 않겠습니까? 아직 모자란 능력으로나마 그분을 보필할 생각이오니, 군승께서도 부디 조공을 받쳐주시지요.”
아니요, 발아래 깔고 있습니다.
지금도 가랑이 사이에 쪼그려 앉혀놓고 자지 빨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발 이건 내 잘못이 아니잖아. 난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변태의 경계선을 넘은 성교를 바란 적이 없었다.
“그러면 잠시 여기서 기다리지요.”
“아닙니다!!”
반사적으로 살짝 목소리가 높아졌다.
물론 당황한 것도 있었지만, 조조가 빨다가 실수로 귀두 근처를 이로 살짝 긁어버렸기 때문도 있었다. 어떤 의미로건 갑작스러운 일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네?”
“아, 그, 뭐냐. 조공께서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아마 수 시간 내로는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예? 그런데도 군승을 부르셨다고요??”
아니 그게 또 그렇게 되네.
“잠시 쉬고 있으, 라는 의미도 있겠죠.”
어깨를 으쓱였지만, 살살 아래에서 끈적하니 혀를 얽혀오는 그녀의 입놀림에 살짝 말이 끊겼다. 그나마 무슨 소리는 내지 않아 다행이지, 자칫 이상한 소리라도 샜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어질 뻔했다.
주군을 책상 아래에 몰아넣고 자지를 물린 군승?
그런 미래에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런가요. 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 자료만 두고 가겠습니다. 만약 조공이 돌아오시면 한 번 검토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문제없죠.”
그녀는 살짝 다가와 책상에 죽간 몇 개를 두고는 총총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순욱이 완전히 떠나는 걸 보고 나서야 드디어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뭔가 속에서 꽉 막힌 느낌이라.
그게 드디어 터진 기분이었다.
“하여간 진짜 댁도 취향…, 윽, 잠깐! 말하는데 자꾸.”
이제는 아예 혀를 놀리는 소리, 그 과정에서 들리는 물기 어린 소리를 숨기지 않으며 그 고개를 앞뒤로 움직이길 반복했다.
뜨겁게 느껴지는 그녀의 입안 온도도, 꿈틀거리며 내 귀두를 핥는 혓바닥의 감촉도 전부. 그녀는 목 끝까지 귀두를 머금고 살짝 몸을 떨다가도 그렇게 앞뒤로 계속 움직였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사정감 또한 몰려왔다.
싸도 되는가, 혹은 쌀 것 같다.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의 머리를 붙잡고 한 번 밀어내려 했고, 그녀는 되려 머리를 가로저으며 혀로 귀두 끝자락을 핥았다.
괄약근에 힘이 꽉 들어갔다.
잠시 시간이 흘렀다.
“케흑, 흐으…. 그렇군. 이건 좀 비리군.”
“아니 그러길래….”
뭐라고 말하려 했지만, 조조가 혀를 내밀어 정액을 보여주는 꼴에 살짝 말문이 막혀버렸다. 아니 그걸 왜, 애당초 입에 머금었으면 될 것을 가지고.
그러더니 이내 입을 다물고는 그대로 삼켜버렸다.
“목에 걸리는 느낌이 썩 좋지는 않군. 비린 맛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아. 머금고 하는 건 그대의 반응을 보는 맛이 있었지만, 정말 미각적으로는 맛있다고 할 수 없다.”
“당연하지. 그걸 누가 마셔?”
애당초 그건 들어갈 곳이 달랐다.
그런데 이걸 또 대놓고 말하기는 영 그래서 의자를 들고 살짝 물러나 그녀가 책상 밑에서 나올 자리를 비켜주었다.
“하긴. 이건 입보다는 밑으로 받는 것이지.”
그녀는 거기까지 말하고 상의를 한 겹, 또 한 겹 벗기 시작했다. 이어서는 하의를. 그렇게 전부 벗고 백옥의 나신을 드러내고 나서 내 어깨에 손을 걸쳤다.
“위쪽 입은 만족하였다.”
입꼬리를 올리며 살짝 웃는다.
“한데 본인의 아래쪽 입은 그렇지 않다는군.”
그러면서 슬쩍 손가락으로 보지를 벌려 분홍빛 속살을 드러낸다. 이미 푹 젖어 액체까지 흘러내리는 자태. 그녀는 거기까지 말하면서 살짝 도발하듯이 빈손을 내밀며 손짓했다.
“이대로 본인을 부끄럽게 할 텐가?”
“……일단 안쪽으로 갑시다. 대놓고 이렇게 하기에는 바로 입구만 들어와도 보이잖아. 설마 여기서 바로 하자는 말은 아니지?”
“흠, 아무리 그래도 그건 조금, 본인도 수치심이라는 걸 느낄 줄 아는 평범한 여인이다. 물론 그대가 그런 행위를 원한다면 못 어울려 줄 것도 없음이다마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일은 절대 사양하고 싶었다. 제 주군을 따먹는 것도 그런데, 그걸 누구한테 과시한다고? 그런 짓을 했다가는 당장 하후돈 그 양반이 날 가만두지 않을 거다. 그게 아니더라도 좀…, 그렇잖아?
그녀의 손길에 이끌려 막사 깊은 곳으로 향했다. 살짝 얼굴을 붉히고 있으면서도 나신을 숨길 생각도 않는 그 모습에 살짝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늘도 본인을 물들여보도록.”
“당신은 나를 물들이려는 거고?”
그 말에 조조가 픽 웃었다.
“당연한 소리를.”
우리의 관계는 그런 관계였다.
서로를 물고 무는 관계. 잡아먹기를 반복하는 그런 관계. 물론 밤 자리에서는 내가 그녀를 잡아먹는 모양새였지만, 그것 또한 그녀의 바람이겠지.
그녀는 아직 내게 물들지 않았다.
나 또한 그녀에게 물들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 관계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 * *
그간 혼잡스러웠던 형주는 채씨와 유표의 결합, 그 이후 영향력을 키우며 그 본인을 견제하던 호족을 완벽한 제압을 이루었다.
여전히 남형주 방면은 태수들의 힘이 강하긴 했지만, 가장 중요한 요지인 드넓은 북형주 전역이 유표의 발아래 무릎 꿇었다. 양주의 원술 또한 유표가 자리를 잡으니 형주를 포기하고 양주 일대로 물러난 상황.
“…이 안건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 장의 문서가 유표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이미 조조가 폐하를 모신다는 건 기정사실. 그러면 어찌 되었건 세력과 영향력이 커질 것인데, 이걸 이대로 두고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형주 호족 중 유표의 보좌를 맡은 괴월과 괴량. 그 중 괴월이 먼저 입을 열었다. 연주와 예주는 형주와 경계를 나란히 하는 상황인데 그런 그녀가 황제까지 옹립한다?
장차 조조의 세력이 더욱 크기를 키울 터였다.
“현 예주는 조조가 실질적으로 차지했긴 했지만, 아직 예주목의 자리마저 차지한 건 아닙니다. 게다가 아군과 경계를 밀접히 하고 있으니, 우선 그 지역을 중심으로 압박을 넣으시는 게 어떨까요.”
“원소의 요청이니 거절할 수는 없겠지.”
유표는 작게 읊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원소가 보낸 공문은 간단했다.
만약 조조가 황제를 모시게 된다면 그 뒤를 공략하여 조조의 세력 확장에 제동을 걸어줄 것. 그건 아직 조조가 낙양으로 출발하기도 전에 도착한 것이라 무슨 소리인가 싶었는데, 일이 이렇게 되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원소도 무서운 남자구나. 황제가 장안을 떠났다고 했을 때부터 이렇게 될 수도 있음을 예측하였는가…….”
“확실한 건 조조는 바로 아군 근처에 자리한 강적이라는 겁니다. 이대로 풀어주면 언젠가 황제 폐하를 뒤에서 조종하며 형주에도 손을 뻗칠 건 자명한 사실이지요.”
“놔둘 수는 없지. 암.”
동탁이 강제로 세운 황제.
제대로 선황에게 물려받은 것이 아니니 그 정통성은 부족했으나, 그걸 고려하더라도 분명 황제의 이름은 무거운 것이었다.
원소는 원술과 대적하기 위해 맺었던 동맹.
필요에 의한 것이었지만, 지금 천하는 원소의 연합과 공손찬의 연합으로 나뉜 상황이었다. 그를 구태여 지금 버릴 필요도 없을뿐더러 당장 조조의 성장세는 분명 거슬리는 일이었다.
“군을 파견한다면 누가 좋겠는가.”
“우선은 장수에게 연락을 해보지요. 동탁 사후 영역싸움에서 쫓겨난 것을 저희가 받아주었으니 이 부탁을 쉬이 거절할 수는 없을 겁니다.”
연주와 예주.
거기에 황제까지.
2개의 주를 차지한 상태에서 황제를 끼고 각 주에 압박을 넣는다면 그만큼 부담되는 세력도 없었다.
어쩌면 조조는 중원을 위시한 각 지역의 공공의 적으로 부상했다. 모난 돌은 정 맞는다고 하는데, 지금의 조조는 확실히 드넓은 중원에서도 확연히 두각을 드러내는 제후였다.
“그러나 장수만 보내서 괜찮겠는가? 그도 물론 전투에 일가견이 있는 병력을 거느리고는 있지만, 그 숫자가 적지 않은가.”
그 말에 괴월이 씩 웃었다.
“물론 추가로 병력을 보내긴 하겠지만, 우선은 예주와 연주를 잇는 완을 중심으로 그녀를 압박하는 겁니다. 안 그래도 연주는 최근 잦은 전투에 이번 사예주 원정까지. 당분간 군을 움직이기는 벅차겠죠.”
아무리 비옥한 땅이라도 1년 내내 벌이는 전쟁에 버틸 재간은 없었다. 하물며 연주라면 특출나게 넓거나 비옥하지도 않은 땅.
그런 땅에서 그리도 많은 전쟁을 쉬지 않고 벌였는데, 거기에 황제를 보필하겠다는 이유로 또다시 대규모 병력을 차출했다. 여기서 완에 모인 병력과 재차 전쟁?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계산이었다.
“우선 다른 지역의 제후도 움직일 겁니다. 원술이 이 시기에 물러난 이유가 뭐겠습니까? 게다가 서주 또한 조조와는 악연이지 않습니까.”
점점 각 제후에게 조조라는 이름이 퍼지고 있었다.
조금씩 조여오는 포위망. 북쪽에는 원소, 남쪽으로는 유표와 원술이, 동쪽에서는 유비. 저마다 다른 이유이긴 했지만, 결코 조조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이들이었다.
전쟁의 끝물에 각 세력이 준동하기 시작.
그간 각자의 사정으로 움직이지 못했던 제후들도 조금씩 움직인다. 여전히 연합되지 않았을뿐더러 각자 사유와 시기도 제각각이었지만, 확실한 것은 그들 모두가 조조를 견제하기 시작했다는 점.
조금씩 중원의 균형이 깨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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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는 조만간 계획에 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여포도 곧 아가가 되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