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플레이어와 나-183화 (183/343)

183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삼보의 난 확인 결과 하남윤으로 넘어온 군은 역시나 하내태수의 군이었다. 우선 아군도 연주 경계로 넘어온 도적의 토벌을 위해 움직였다는 말과 함께 먼저 물러섰다.

나중에 따로 사람을 보내겠다고 들었지만, 우선 아군은 백파적의 토벌만 완수된다면 장양과 독대할 필요도 없었다.

그 뒤는 정치적인 문제였다.

“이제 어떡하죠?”

운이의 물음에 쉽사리 답할 수 없었다.

우선 아군과 연전을 벌이던 백파적은 후방에서의 기습적인 하내 태수의 공격으로 거의 궤멸당했다.

이 이상의 행동은 월권이었다.

물론 이 토벌전에서 전권을 일임한다 하였지만 그게 타 제후와의 교섭권까지 넘긴다는 뜻은 아닐 터. 차라리 조홍이라도 있었으면 모르겠는데, 그녀는 아직 진류의 수습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

“형씨, 이러면 잠깐 물리는 게 낫지 않겠어?”

“그렇긴 해.”

살짝 고민되는 것은 장양이 보낸 사람이 꼭 부탁한다는 투로 만남을 권했기 때문이었다. 국가의 존속이니 안녕이니, 그런 쓰잘머리 없는 미사여구가 잔뜩 들어간 말만 아니었어도 그냥 돌아갔을 것을.

“일단 군은 물릴 생각이다. 장양의 건은….”

“조조 그 녀…, 연주목 눈치도 봐야 하잖아?”

여포가 머뭇거리며 말을 정정하는 것을 슬쩍 바라보다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어쩔 수 있겠냐. 차츰차츰 나아지겠지.

“일단 만나는 봐야겠지.”

“그거 괜찮겠어? 잘못하다가 괜한 일에 엮이면 형씨만 골치 아파질걸. 무시하자는 것까진 아니지만, 그냥 연주목에게 서신을 보내두었다고 시간을 버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건데?”

“오라버니,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그렇게 전부 미뤄두면 편하기야 하겠지만, 반대로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조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우선 만나서 얘기를 듣는 정도라면 문제는 없겠지.

“우선 사람을 조홍 태수에게 보내어 자초지종을 알리고, 그쪽에서 따로 조공에게 연락을 전할 수 있게 준비하면 될 거야. 나머지는 이쪽에서 따로 얘기를 들어야지.”

“그게 부담스러운 안건이면요?”

“당연히 조공 이름 팔고 도망가야지.”

상사 이름은 이렇게 쓰라고 있는 거 아니던가?

일단 들어보고 여차하면 내리면 그만. 설마 타 주의 군에게 과할 정도로 무리한 부탁을 할 리도 만무하다.

“그런데 무슨 얘기를 하려고 그럴까요?”

“백파적 관련이려나.”

당장 생각나는 건 딱 그 정도였다.

물론 하내로 지원군을 보내어 달란 의견이라면 들을 필요도 없이 묵살하겠으나, 하내 태수가 직접 군을 이끌며 하남윤까지 내려온 이유를 모르겠다.

그러면 하남윤 일대의 지배를 노리나?

하지만 동탁이 저지른 낙양에서의 참변 이후 사예주, 그것도 낙양을 비롯한 행정구역 일대는 사실상 초토화된 상태였다.

실제로 하남윤도 과거의 발전은 어디로 가고 이제는 백파적과 미처 도망가지 못한 이들이 근근이 살아가는 정도. 그런 지역을 구태여 무리해가면서까지 차지할 이유는 없을 텐데.

일단 상대의 노림수는 직접 확인하기 전까진 모르는 법. 어차피 저들이 직접 아군을 위협할 리도 없었다.

“우선 회동은 한다.”

가령 백파적의 공동 퇴치를 요구한다면, 그게 이 관도를 비롯한 하남윤 일대일 경우에만 승낙할 생각이었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조조 이름 팔아서라도 모르는 척해야지.

“괜찮을까요….”

운이는 영 불안한 모양이었다. 반면 장료는 나쁘지 않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여포는…, 뭐 저 여자한테 많은 걸 바라지 않았다.

“우선 의도만 확인하는 거로도 충분해.”

연주 소속인 아군도 문제였지만, 하내 소속인 장양의 군 역시 하남윤에 사사로이 침입하지 못할 입장이었다.

적어도 그 부분에서 책잡힐 일은 없을 터.

“그러면 일단은 군 물린다 이거지?”

“일단은.”

“그러면 주인아, 나랑 같이 다녀.”

아니 그러니까, 구태여 이렇게 호위랍시고 다닐 필요도 없는데. 어차피 아군, 그것도 연주 정예들로만 꼽은 기마군단에서 누가 날 피습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 아닌가.

“무슨 군에서까지 호위예요?”

운이도 그리 생각했는지 내 옆에 바짝 붙었다.

“응? 무슨 소리야.”

“네?”

서로 말이 안 맞는 느낌인데.

여포는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며 손을 휘휘 내젓고는 성큼 다가와서 내 팔에 팔짱을 끼고 운이를 바라보며 씩 웃었다.

“난 그냥 남녀 간에 교제를 말한 건데?”

“…네?”

“그러니까. 그냥 좀 밀회 같은 거?”

그녀가 힘을 꽉 주니 말캉한 가슴이 팔뚝에 맞닿았다. 기분은 좋은데, 솔직히 이런 쭉 늘어진 미녀가 좋다고 붙잡아주는 건 정말 좋은데 말이지.

좋은 건 좋은 거고.

“저기요.”

“뭐.”

“좋은 말로 할 때 그 팔 놔요.”

그러니 여포가 오히려 몸을 더 꽉 붙이며 팔을 끌어안았다. 사실상 내 몸에 기대다시피 하면서 찰싹 달라붙고는 운이를 바라보며 도발하기를.

“싫어.”

그녀는 픽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주인아, 주인아. 내가 이 꼴이 된 게 누구 때문이었지? 자꾸 되지도 않는 계집애 하나가 까부는데, 이건 주인이가 해결해줘야 하는 거 아닐까?”

“아니 좀, 싸우지 말라고… 요.”

자연스럽게 복양 있을 적의 존대가 나와버렸다.

그러니 운이가 분기탱천하는 것도 당연한 노릇. 솔직히 같이 하룻밤을 몇 번이나 보냈는데 이런 꼬락서니를 보여주는 것도 예의가 아니겠다 싶어 여포를 살짝 밀어내려 했다.

“…또 밀어내는 거야?”

“아니 좀!! 장료 양반! 댁 누이 좀 어떻게 해봐!”

“응?”

그는 그제야 고개를 돌려 이쪽을 바라봤다.

내 팔에 매달린 여포와 그걸 노려보며 이를 벅벅 가는 운이. 솔직히 여자한테 인기 많으면 좋지 않겠냐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런 과거가 한스러웠다.

여기엔 없지만 조조까지.

전부 이상하거나 무서운 여자들이 호감을 표한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는 속이 쓰릴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래서 방삼이가 작작하라고 그랬던가.

난 노리고 뭘 한 적이 없는데.

“아니 뭐, 누님이 틀린 말 한 것도 아닌데.”

그는 심드렁하게 말하며 귀까지 후볐다.

아니 솔직히 그런 말을 바란 게 아니라. 게다가 뭐가 틀린 말이 아니야. 어차피 조조에게 패한 이상 거의 패배 확정이었잖아. 오히려 살려주었다고 감사를 들어도 모자라다.

물론 장난으로나마 엉겨 붙고자 이유를 만든 거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이런 말을 들으면 주저앉아 엉엉 울던 여포의 얼굴이 떠올라 과감하게 거절하지 못하겠다.

“오라버니, 더 들을 필요도 없네요.”

“뭐가? 근데 넌 왜 의동생이라는 애가 그렇게 오라비 연애사에 참견질이야? 응? 너는 뭐라도 돼서 그러는 거냐?”

“적어도 당신보다는 훨씬 더 나갔거든요!?”

그러니 여포가 다시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본다. 아니, 말한 건 운인데 왜 나를 봐. 시선 치워라.

“크흠! 아무튼, 관도에서는 일단 물러날 거니까 여포는 병사의 통솔을, 운이 너는 그동안 치중 운반을 맡아줘. 장료! 댁은 나랑 같이 움직입시다.”

“으응? 구태여? 그냥 누님 데려가지?”

아니 시발 눈치 좀!

일부러 저러나? 대놓고 여포를 바라보며 실실거리는 꼬락서니를 보아 대놓고 제 누이를 밀어주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각자 빠르게 준비하자고.”

투덜거리는 여인네 둘을 어떻게든 보냈다.

우선 관도에 있는 적은 장양의 하내군과 교전하다가 흩어졌고, 사실상 아군의 원래 목표는 달성. 이제 연주로 군을 회군하여 남은 잔당을 소탕하면 될 뿐이라 바쁘진 않았지만, 억지로 서두르는 척 그녀들을 물렸다.

마지막까지 쏘아보던 운이의 눈이 무서웠다.

“하핫, 형씨도 고생이구만.”

“댁이 할 말인가?”

그러니 장료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할 말이올시다. 우리 누님을 그렇게 홀려버렸으면 책임을 져줘야지. 그 여자, 겉모습은 그래도 싸움박질밖에 모르는 멍청이거든?”

그럴 땐 좀 순박하다던가 순수하다는 등, 다른 표현으로 돌려 말해주지 않던가? 아무리 그래도 제 전 주군인 데다가 누이로 모시면서 멍청이는 너무하잖아.

“거 말이야. 형씨도 참, 누이가 매번 언제나 나한테 와서 칭얼거리는지 알아? 저번엔 남자가 아침에 이불에 불룩 튀어나온 게 뭐냐면서. 아니 시발, 생각해보니까 우리 누님한테 뭘 보여주고 다니는 거요?”

“몰라몰라, 나도 몰랐다고.”

아니 연주성에 기거할 땐 보통 내 옆방에 묵게 했지만, 자고 있을 때 들어오는 걸 어떻게 알아. 게다가 아침에 발기하는 건 남자라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단언컨대 난 무죄였다.

“아무튼! 그렇게 순박한 여자 하나 된통 홀려놓고 이제 나 몰라라 하는 건 아니겠지? 그러면 상사고 뭐고 그 모가지, 베어버릴 건데.”

“무섭소, 좀 무섭다고.”

그 언월도 치워라. 날은 또 왜 그리 시퍼렇게 서 가지고는. 물론 여포 같은 사람을 내치거나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럴 거라면 애당초 그렇게 필사적으로 물고 늘어지면서 살리지도 않았겠지.

단지 그 마음을 받아준다는 부분은 어떨까.

“나 몰라라 안 할 거니까 걱정은 말고.”

“응? 그래? 그럼 혼례는 언제요?”

“그건 너무 이르고.”

혼례고 나발이고 우선 이 빌어먹을 전쟁이 잠잠해져야 뭘 하지 않겠나. 게다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문제도 한가득이었다.

운이는 제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도 좋다고 했다. 확답 같은 건 필요하지 않다고, 그냥 자신의 감정만 알아달라고 했다.

조조는 나를 자신의 색으로 물들이겠노라 했다.

아가씨는….

그러게.

아가씨는 무슨 생각일까. 소연 아씨는 날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한 번 거절당했지만, 그 뒤에도 계속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그럴까.

이런 생각은 하면 할수록 속이 뒤숭숭해졌다.

“장료. 당신이 보기엔 하내군이 무슨 속셈 같아?”

“응? 갑자기?”

이 주제에서 벗어나고 싶기도 했고, 장료 본인도 그간 여포와 함께 군을 이끌며 실질적으로 머리 쓰는 역할을 도맡아 했다고 들었기에 따로 상의해볼 생각이었다.

“그러네. 솔직히 하내에서 여기까지 오는 건 말이 안 되지. 당장 바로 옆 동네 하동에도 백파적은 산재했을 건데, 구태여 이 멀리까지 나올 이유가 없어.”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러면 왜 영지에서 나왔느냐인데.”

장료는 거기까지 말하고 턱을 쓰다듬었다.

솔직히 나도 그 부분을 이해할 수 없었다. 도적 토벌? 좋다 이거야. 그런데 왜 바로 옆 동네를 놔두고 여기까지 오는 거냐. 솔직히 순리에 맞지 않았다.

“형씨는 뭐 짐작 가는 거라도?”

“손들었지. 상상도 안 가.”

“그러면 일단 장양을 만날 수밖에 없지 않나?”

그도 그렇다.

그래서 구태여 장양을 만나겠노라고 했지만, 그래도 상대의 의중을 짐작할 수라도 있으면 조금 편했을 것을.

물어보고 이런 말을 하긴 뭣하지만, 솔직히 이 상황에서 상대의 의중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정보가 많진 않았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흑산적이 공손찬과 손을 잡았다던데, 그거 때문인가? 아니, 그러면 북쪽을 경계해야 할 건데. 그렇다고 하내에서 뭘 더 차지하려 움직이는 것도 이해가 안 가고.”

“장안에서 전쟁 났다던데, 그건 어때?”

그리 질문하니 장료가 고개를 끄덕였다.

“뭐, 형씨 말도 일리가 있긴 하네. 장안도 하내와 가깝기는 하니까. 그런데 장안에서 난리가 났다고 구태여 하남윤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나?”

없지.

어차피 장안에서의 전쟁도 황제와 관직을 놓고 내분이 벌어졌을 터. 구태여 그들이 낙양을 노리고 움직일 이유가 없었다.

“모르겠네. 형씨도 괜히 머리 쓰지 마쇼. 이건 누구 데리고 와도 모르는 거야. 그냥 그 장양인지 하는 어르신 만나서 생각하라고.”

“찝찝해서 그렇지.”

상대의 속내를 모른다는 건 불안요소였다.

하내와 하남윤. 하남윤은 낙양의 직할지이기도 했으니까 낙양과의 관계를 빼놓을 수 없는데. 그러면 낙양에 무엇이 있는가.

없다.

있다고 한다면 불타버린 황실 정도일까.

“…황실?”

장안과 황제. 그리고 불타버린 낙양의 황실.

갑작스럽게 움직인 하내태수. 하남윤으로 움직이면서까지 낙양 일대의 도적을 토벌하려는 장양의 움직임을 엮으면 어떤가.

아니지, 그럴 리도 없지.

“형씨?”

“아무것도 아니요.”

다 불타버린 전 수도에 무슨 볼일이 있다고. 차라리 장양이 낙양으로의 세력권을 넓히려 들었다는 게 조금 더 현실성 있는 소리였다.

일단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

우선 아군이 할 수 있는 일만을 처리한다.

지금은 그것만으로 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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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운 장료 여포에 전호까지.

조합 한 번 빵빵하네요.

머리 쓸 인재가 없다는 걸 빼면 완벽한 무장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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