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플레이어와 나-140화 (140/343)

140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용납할 수 없었다 팽성 도위가 도겸을 찾았다.

최근 도적이 들끓고 있는 와중, 이번 조숭이 연주로 이주하면서 밝혀진 재산 규모로 인해 더욱 치안이 불안정해진 것. 그걸 방지하기 위해 병력을 일부 파견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을 꺼내었다.

도겸도 그 말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조숭이 서주 땅에서 죽기라도 한다면 천하가 자신을 비웃을 것은 알고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 원술도 연주에서 대패했고, 예주에는 여포가 들어섰다.

자신은 동맹을 잃었는데, 조조에게는 어떤 의미로는 누구보다 듬직한 이웃이 생긴 셈.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먼저 조조에게 빌미를 내어준다면 그 뒤 어떻게 될지는 뻔한 일이었다.

“그래, 너의 말에 일리가 있구나.”

“하옵시면.”

조조가 따로 보내어 둔 군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건 확실하게 할수록 좋았다.

안 그래도 원술에게 호응해 연주를 선제공격한 적이 있었기에, 이런 식으로나마 우호를 표한다면 쉽사리 서주를 넘보지는 않을 것이었다.

“병력 사천을 주마.”

당장 조숭이 서주에서 죽는다면 가장 먼저 의심받을 사람은 바로 도겸이었다. 그걸 도겸 자신도 알고 있었기에 통 크게 이천 병력을 차출하기로 했다.

“대신 확실하게 지켜라. 조숭 그 늙은이도 참, 무슨 재산을 그리 바리바리 싸 들고 간다는 말이냐. 내게도 소문이 전해지는데, 이 일대 도적도 당연히 알고 있겠지.”

물론 그 어마어마한 재산은 탐이 나지만, 당장 이 서주만 잘 다스리면서 재화를 축적하면 그것 못지않은 재산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사천은 너무 많지 않습니까?”

“하는 김에 말이다. 좀 그 일대도 정리하고 그러라는 거지. 궐선 그놈이 요즘 손을 놓았는지 슬슬 통제 안 되는 도적이 고개를 짓쳐 들잖느냐.”

“알겠습니다.”

사천은 예상치도 못한 대군이었지만, 이 병력이라면 충분히 조숭의 일을 이룰 수 있었기에 팽성 도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저는 바로 조숭 호위로 가겠습니다.”

“오냐. 아, 그리고 가능하면 조숭 그 늙은이랑 말 잘해보아라. 혹여 아느냐. 그 넘치는 재산에서 수고비 좀 떼어줄지.”

도겸의 말에 도위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났다.

사천이면 조숭 호위에 충분하고도 남는 전력. 이 정도면 조조도 어느 정도 자신의 의향을 알아듣겠거니 하며 도겸은 한숨을 내쉬었다.

언제부터 그런 계집애의 눈치를 보아야 했던가.

그러나 먼저 공격하고도 참패. 그런데도 배상금을 요구하지 않았으니 이 정도의 호의를 베풀어서 나쁠 것은 없었다.

게다가 조조 휘하 연주는 지금 어느 지역보다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곳. 그것을 알고 있기에 도겸은 구태여 조조와 척을 지기보다는 원만한 관계가 되는 것을 선택했다.

“에잉, 늙으니 패기도 없어지는군.”

소싯적이라면 그런 계집, 당장에 무릎 꿇려서는 옷부터 벗겼을 것인데. 물론 이미 늙은 몸으로 그런 짓이 불가능하기에 말뿐이었다.

추레하게 주름진 피부.

힘이 빠져버린 늙은 몸.

“세월도 야속하지.”

그는 쓰게 웃으며 자리에 드러누웠다.

* * *

이런 시발 같은 경우가 다 있나.

벌써 세 번째 전투였다. 서주 전역의 도적은 전부 이곳으로 모인 것처럼 다수의 도적이 무리를 지어 행렬을 덮친 것이 벌써 세 번째란 말이었다.

결국은 그 많은 수레를 전부 옮길 처지가 되었다. 안 그래도 소수의 병력인데 백 대가 훨씬 넘는 수레에 재화를 가득 담아서 옮기라고? 내가 도적이었어도 한 번 찔러 봤겠다. 진짜 시발.

“다친 곳은?”

“별거 아니요.”

특히 이번 공세가 제법 매서웠다.

고지를 점거하고 화살부터 퍼붓기 시작하니 자연스럽게 아군이 수세로 몰릴 수밖에 없는 전장. 그것을 한쪽은 내가, 다른 한쪽은 아가씨가 직접 병사를 이끌고 올라가며 뚫었다.

그러던 와중 하필 날아든 화살 하나가 정확히 어깨에 꽂혔는데, 쓰리기는 해도 이 정도라면 큰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었다.

또 왼쪽 어깨라는 게 기분은 나빴지만.

아니 진짜 내 왼쪽 어깨는 뭐 저주라도 걸렸나? 항상 다쳤다 하면 왼쪽 어깨만 다치는 것이, 진지하게 저주에 걸린 것이 아닌가 싶었다. 언제 한 번 날을 잡고 알아봐야 하나.

“조숭 어르신이 탄 마차에는 화살이 닿지 않았어. 아직은 무사하니, 조금만 더. 연주 국경까지만 넘으면 아군의 도움도 받을 수 있을 거야.”

“그 빌어먹을 영감이 뭐 좋다고.”

끝까지 저 많은 수레를 옮겨야 한다며 핍박하기나 하고.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도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영감에게 좋은 감정이 들 수가 없었다.

저 재산 지키겠다고 지금까지 몇 명이나 비명횡사했는데, 이 정도면 사람 된 도리로 한 번쯤은 인사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여간 시발.

조조 그 여자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저 영감을 보니 오히려 잘 자랐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적어도 그 여자는 노고에 위로할 줄 아는 여자니까.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들이닥칠지. 차라리 병력이라고 밀집시킨다면 어떻게 버티겠는데, 저 빌어 처먹을 수레 지킨다고 병사를 너무 뺐어.”

“특히 그쪽에서 사상자가 많이 나왔지.”

“이거 상황 안 좋다니까.”

물론 이대로 아무 일만 없다면야 괜찮겠지만, 당장 서주에서 벗어나 이틀 만에 세 번이나 습격당했다.

안 그래도 수레를 끌고 움직이니까 진군속도도 느려져, 이틀 내내 움직였음에도 아직 서주에서 벗어나지도 못했다.

이래서는 예정에도 늦는 데다가 추가적인 위협 따를 우려가 있었다. 물론 몇억이 넘는 재화가 실렸으니 길바닥에 버리지는 못하겠지만.

“일단 조공에게 파발을 보냈어. 연주 국경까지 마중을 부탁하긴 했으니까, 서주만 벗어나면 안전해. 그러니까 조금만 더 힘을 낼 수밖에 없잖니?”

“아니 그게 무!! …하긴 아가씨가 무슨 죄요. 내가 좀 흥분했네. 목소리 높인 건 미안하오. 나중에 뺨이라도 한 대 때리쇼.”

“그럴게.”

어? 진짜?

“그나저나 병사들이 많이 지쳤네.”

“당연히 지치지. 벌써 몇 번이나 기습을 당했는데. 그것보다 진짜 뺨 때릴 거요? 아가씨 힘으로 뺨 때리면 내 이 다 털릴 거 같은데?”

농담은 농담으로 넘어가야지.

아가씨가 생긴 것과는 달리 괴력이라서 진심으로 뺨을 후려치면 평생 고기 맛을 즐길 수 없게 된다. 아마 어금니부터 시작해서 앞니까지 싹 다 뽑히지 않을까?

“미인에게 맞는 건 업계 포상이라던데.”

“포상으로 이 전부 날아가는 건 농담으로도 못 써먹어. 뭣보다 대체 어떤 업계에 그런 포상이 있소? 내 살아생전 듣도 보도 못한 포상이구만.”

그 업계는 뭐 맞는 거 좋아하는 피학체질만 모인 변태의 업계인가? 안타깝지만 그런 변태성과는 영 연이 없는 삶이었기에 공감할 도리가 없었다.

“아무튼. 우선은 정비하고 다시….”

“응? 뭐야.”

소연 아씨가 말을 하던 와중에 저 멀리에 시선을 고정하고는 숨을 삼켰다. 뭔가 하여 고개를 돌리니 저 앞에서 꽤 많은 숫자의 병력이 이쪽을 향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서주군의 깃발.

“도겸은 참견 안 하기로 한 거 아니었나?”

아니면 따로 호위군이라도 파병한 건가? 그거라면 있을 법한 얘기였다. 애당초 타 소속 군이 도적에게 여러 번 습격당했다는 것만으로도 서주 입장에서는 면이 안 서는 일이었으니까.

솔직히 이거 돌아간 뒤에 서주에 따져도 할 말 없거든? 무슨 주에 도적이 이리 많아. 물론 이쪽 영감이 자처한 것도 있지만, 저쪽도 부끄러운 줄 알아야 했다.

그건 그렇고 숫자 한 번 많네.

“어우, 저게 다 몇 명이야?”

얼추 보기에도 아군의 몇 배는 되어 보이는 숫자였다. 천천히 진군하며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숫자를 보아하니 이제 이 개고생도 끝났다 싶었을 무렵.

“…전투 준비.”

“어?”

갑자기 무슨 말인가 하여 고개를 돌렸다. 저쪽은 천천히 접근해오고 있었는데, 딱히 전투태세를 갖추지도 않은 이들이었다. 게다가 이런 곳에서 대놓고 타 주의 병력을 습격할 머저리가 어디에 있는가.

그런데 왜 소연 아씨는 이런 표정을 지을까.

하얗게 질려서는.

“전군, 전투 준비!!”

우선 생각하기보다는 소리를 질렀다.

소연 아씨는 아무래도 서주군이 우호적이지 않을 상황을 염려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만약 오해라면 나중에 사과하면 그만이고, 일단은 아가씨의 명령을 먼저 이행하기로 했다.

아군에게 소리를 지르며 청강을 뽑았다.

소연 아가씨도 이제는 본인의 전용 무기처럼 다루는 철 깃대를 쥐고는 측면에서 다가오는 서주군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아가씨. 저거 적이요?”

일단 시키니까 전투 준비는 했지만, 설마 그 어떤 미친놈이 대놓고 서주군의 깃발을 달고 이렇게 당당히 습격하나.

안 그래도 일전 원술이 공격해오던 과정에서 서주군도 연주의 땅을 침범했기에 연주와 서주는 서로 감정이 좋지 않았다. 비록 그것을 공공연하게 문제시하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도겸도 참견치 않겠다고 한 것인데.

말이 안 됐다.

명분도 없을뿐더러 자칫 잘못하면 연주와 서주의 전면전을 불러올 수도 있는 무모한 도전이었다.

“일단은 준비하렴.”

“저거 정규군 군복 그대로 입고 있는데?”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녀의 표정이 창백하게 질렸으니까. 그래서 더 물어보려던 것을 꾹 참고 다가오는 서주군을 향해 검을 겨눴다.

* * *

팽성 도위 장개는 저 앞에 조조군을 바라보며 누런 이를 드러내며 씩 웃었다. 분명 서주군의 깃발을 내걸고 있음에도 아군을 향해 무기를 겨누는 모습.

“저 새끼들은 이게 안 보이나?”

그는 그리 말하며 손에 쥔 깃발을 휘저었다.

서주군의 관병을 뜻하는 깃발. 그것을 몇 번 흔들었음에도 저들은 무장을 풀지 않으며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대장, 어떡하지?”

“하여간 시발.”

눈치도 빨라요.

이래서야 아군인 척 접근하여 전부 다 죽여버린다는 계획도 전부 물거품이었다. 그랬다면 적어도 아플 틈도 없이 곱게 죽여주었을 것을.

“기억해라. 한 놈도 살려두면 안 된다.”

“갸하하, 뭐 그거야 당연한 거고.”

도겸에게는 저들의 호위를 하겠다고 말했지만, 장개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저만한 금화를 실은 수레가 한가득 있는데, 저것을 왜 연주로 곱게 보내주나?

지금은 관병의 옷을 입고 있다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도적 출신인 인사였다. 서주의 관직을 받은 것도 돈이 되니까 하는 것. 그보다 더 큰돈이 들어온다면 관병의 지위도 쉽게 버릴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저 앞에 산더미 같은 금은보화를 실은 무리가 쫄래쫄래 나 죽여주세요 하고 걸어 다니고 있었다. 그것은 장개가 보기에는 배를 까놓고 전부 털어가라고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짜식들아, 전군에 명해라!”

전부 다 죽여라.

그 명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서주의 군은 행렬의 측면을 향해 빠르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장개는 그 광경을 보며 제 대검을 치켜들었다.

“나머지는 나를 따라라.”

검 끝은 선두에 선 호화로운 마차를 가리켰다.

그 주위를 호위하고 있는 백 조금 넘는 머릿수의 선두. 저것만 전부 죽인다면 사실상 서주군이 행렬을 털었다는 건 당분간 새어나가지 않을 비밀로 만들 수 있었다.

살인 멸구.

“이만큼 큰돈을 벌게 해줬는데, 적어도 인사는 하러 가는 게 인간의 도리지 않겠느냐? 뭣들 하느냐, 어서 어르신께 인사라고 드리러 가자!”

그렇게 장개를 필두로 천 명의 병사가 조숭이 탄 마차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합계 사천의 머릿수가 단번에 들이치는 상황.

적은 이미 수레를 지킨다고 길게 늘어져 저항할 힘도 잃은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설령 오합지졸의 병력이어도 패할 일이 없는 것.

“전부 다 죽이고, 전부 다 빼앗아라아아!!”

그의 외침이 산길 가도에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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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개는 여기서도 서주군을 이끌고 들이쳤습니다.

나쁜 새끼네요.

그렇지만 보물 고블린이 있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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