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플레이어와 나-135화 (135/343)

135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청주병 예주에는 때아닌 피바람이 예정되었다.

여포의 집권에 반대하는 세력이나 도적 등이 확산하면서 혼란을 가미한 것인데, 우선 사서삼공 원가의 본적도 그곳에 있었다.

당장 연주의 지배자인 조조의 본적 또한 예주일 정도로 예주는 그간 명문가를 자주 배출한 지역인 것인데, 거기에 동탁의 부하가 도착하는 것을 달가워할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여간 시발, 진짜 약골들이 잔뜩 모여서는.”

“누님. 약하더라도 저놈들이 협력하지 않으면 다스릴 수가 없어. 안 그대로 우리는 군사랑 물자밖에 없는 거 알잖아?”

아니까 더 화가 나는 것도 있었다.

저들은 정말 철저하게 여포를 말려 죽이려 들고 있었다. 굽히는 척 협력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뒤로는 도적을 지원하여 공멸하게 유도하는 상황.

군림은 할 수 있지만 관리할 방법이 없었다.

천천히 말라 죽는 모양새.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봉급은커녕 제대로 된 군량미도 보급할 수 없었다.

“장안에서는?”

“아무 연락도 없어. 뭔가 내부에서 막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는데, 내전이라도 터졌나? 동탁 어르신이 무슨 일이 있지 않고서야 그럴 리도 없는데?”

여포는 방천화극을 쥐었다.

싸우는 것만이라면 간단했다. 그냥 이것을 휘둘러 적을 베어내면 그만인 것. 그러나 사람을 통치하고 다스리는 것은 싸우는 것과는 전혀 다른 영역에 있는 것이었다.

“내 편이 아무도 없네.”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예전부터 그래 왔다. 진짜 그녀의 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은 언제나 마찬가지. 동탁군에 있을 때도 그랬던 것이,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지금도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이쯤 되면 어이가 없을 지경.

“조조 년은?”

“지금 황건적 퇴치로 바쁘다던데.”

그쪽의 지원도 바랄 수 없다.

예주 토박이와 호족, 관리들이 대거 반발하고 있는 상황. 그들의 협조 없이는 통치는커녕 말라 죽을 상황에 여포는 이를 빠득 갈았다.

언제나 이랬었다.

그녀는 언제나 누군가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아무도 그녀를 사랑해주지 않았다. 어떤 이도 그녀에게 호의적인 시선을 건네지 않았다.

익숙했다.

이런 상황도,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도.

전부 그녀에게는 이미 익숙한 일.

“장료. 출정 준비다.”

“엉?”

“이 새끼들이 뒈지려고 배 까고 누웠잖냐. 그러면 어떡하냐. 친절하게 그 배 갈라서 있는 거 전부 다 빼앗아줘야지.”

힘이었다.

이런 소외된 상황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 누군가를 따르게 하는 최선의 수단은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누르는 것이다.

그녀는 언제나 이렇게 문제를 해결했다.

“누님, 그렇지만.”

“이대로 있어도 죽어.”

여포는 이미 익숙할 대로 익숙해진 방천화극을 손에 쥐었다. 물론 그녀라고 해서 다짜고짜 호족이나 관리를 칠 생각은 없었다.

우선은 그들이 지원하는 도적부터.

“일단 예주 일대 모든 도적을 전부 소탕한다. 그 뒤에 놈들을 압박하면 뭐라도 뱉어내지 않겠어? 어차피 인간 몇 대 쥐어패면 알아서 설설 기는 거야.”

“그렇지만 우리 지금 군량미가 간당간당해. 이번에 도적 토벌에 나서면 사실상 그걸 전부 쓰게 되는 건데, 그 뒤에도 저항하면 어떡하려고.”

“뭘 어떡해.”

그녀는 뒷말을 잇지 않았다. 그저 그 일반인보다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입꼬리를 올릴 뿐. 장료는 그 모습에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결국에는 이렇게 되네.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었다. 이미 조정에서 인이 내려왔기에 여포는 명실상부한 예주의 목이 되었다. 사실상 예주의 전권을 쥔 지배자에게 이렇게 저항한다면, 사실 죽이더라도 할 말은 없을 것.

단지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었기에 그 부분이 장료에게는 아쉬울 따름이었다. 폭력으로 다스리다 보면 언젠가는 해결 되겠지만, 그때까지 여포는 다른 곳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

그렇게 폭력으로 다스린 지방은 권력의 정점이 잠시 자리를 비우자마자 난리가 날 것이 뻔했으니까.

“가자.”

피바람이 분다.

천하무쌍이 직접 칼을 빼 들었다.

예주의 그 누구도 항거할 수 없는 압도적인 폭력. 이걸 막고 싶었기에 장료는 그간 고군분투하며 지방의 지주나 호족, 관리를 설득하려고 했던 것이었다.

이젠 막을 수 없었다.

“하여간 제 명은 스스로 당긴다고들 하지?”

“이젠 누님 마음대로 해.”

어차피 그들도 선을 넘었다. 단지 조금이라도 핏물이 흐르지 않는 방향성을 도모했던 것인데, 무슨 말을 해도 아군을 죽이려고만 드는 이들이라면 어쩔 수 없었다.

적토마를 몰고 다닐 여포를 어떻게 막겠다고.

장료는 그들이 어리석은 바보들처럼 보였다. 지금 당장에야 본인들이 재화와 땅을 쥐고 있으니 강자처럼 느꼈겠지. 그것도 전부 목이 붙어있을 때나 쓸모있는 것임을 모르는 어리석은 작자들.

“그래도 좀 적당히 죽이라고.”

“이 새끼가, 누굴 미친 살인마로 보냐?”

차마 보인다고 말할 수 없는 장료였다.

* * *

조조가 떠난 이후 복양성에서는 한창 그 전후의 뒷수습과 원정군을 향한 물자보급을 위한 행상과 보급병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전쟁은 출정했다고 전부가 아니었으니까.

그건 알겠지만.

“아저씨! 여기 좀 와줘요!”

“전호 장군, 이쪽에도 문제가.”

이건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저쪽에서는 사마의가, 반대편에서는 진궁 선생이 동시에 나를 찾고 있었다. 복양 성주이니만큼 그것을 돌보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인데, 이게 반대로 너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원흉이 되었다.

성주 대리를 맡겼던 방삼이는 내가 돌아오자마자 휴가랍시고 종이 한 장에 삐뚤빼뚤한 글자가 더럽게 적힌 종이를 남기고 잠적했다.

시발놈.

“바쁜가 보네.”

“아가씨가 보기에도 그래?”

한창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을 와중에 소연 아씨가 내게 손을 흔들며 다가오고 있었다. 물론 말하는 바와 같이 지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상황이기는 했다.

“미치겠어. 이게 뭔 보급 물자라느니 솔직히 이런 부류의 조정은 대부분 진궁 선생에게 맡기고 있긴 한데, 알잖소? 그 행정업무 같은 건 또 내가 봐야 한다는 거.”

게다가 재정적으로도 시달리고 있었다.

우선 당장은 복양의 재정으로 그것을 해결하고 나중에 조조가 그 채무를 갚아주는 형식으로 일을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들어가는 돈 단위가 너무 컸다.

“그러네. 좀 도와줄까?”

“그래 주게!? 그럼 나야 감사하지!!”

저번에 사마의는 아씨의 도움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스스로 설 줄 알아야 한다고 호통을 치긴 했지만, 솔직히 내가 아가씨 부하인데 이런 일에 도움을 받지 말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그러네. 우선 서류 좀 줘볼래?”

그녀의 말에 잽싸게 내 손에 쥐었던 것들을 전부 건넸다. 사실상 내가 해결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 살다 살다 원정 하나 때문에 성내 가도의 배치까지 바꿔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음, 이 개간 같은 건 당장에는 불가능할 거야. 너무 미래를 내다본 계획이잖니. 이거 계획한 사람은 누구?”

“사마의 그 꼬마가 그랬는데.”

“나쁘지는 않지만, 이건 너무 먼 미래를 내다본 계획이네. 일단 이건 제외해. 나머지는 돈을 끌어모아야 하는 건데, 계획은?”

계획이라고 할 게 있던가.

사마의가 조만간 호족 회의를 열고 거기에 참가해 융자를 받아야 한다고 하긴 했는데, 이것도 솔직히 정확한 내막까지는 몰랐다.

차라리 전장이 낫다 싶은 건 처음이었다.

게다가 그 꼬맹이, 장차 나를 무슨 정치인으로 키울 생각인지 계속 명가나 호족과의 회담을 잡고 있었다. 솔직히 그런 자리는 정말 답답한데, 이 꼬마가 나한테 해준 게 있으니 싫다고 면박을 주기도 뭣했다.

“음, 사마의 그 아이가….”

아가씨는 그 뒤로도 지금까지 짜놓은 것들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사마의가 주로 계획했던 문서는 바라보면서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응? 뭐 이상한 거라도 있나?”

“아냐. 다 너 잘되라고 짜놓은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는 안이 더러 있네. 우선은 이번 원정에서 재정적으로 파산하지 않는 위주로만 노력하는 게 나을 거 같아.”

그야 그렇지.

한 번 파산이라도 해서 상인이나 호족에게 빚을 진다면 그 이율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생각하기도 싫었다. 그 독종들은 관리고 나발이고 돈은 악착같이 뜯어낼 작자들이었다.

물론 나중에 조조가 다 해결해준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아예 파산 직전인 재정을 넘겨주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그 여자, 은근히 짜증이 심한 성격이니까.

“일단은 해볼 만큼은 해야지. 사마의 그 꼬맹이도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나라고 가만히 있어서야 면이 안 서잖소?”

“저번에 도망쳤다는 얘기가 있던데.”

“아니 그건, 그 있잖아. 아가씨도 참, 그런 걸 갑자기 왜 말하고 그러나? 애당초 칼잡이한테 내정을 맡기는 여기가 이상한 거라는 생각은 안 해보셨나?”

그러니 아가씨가 쿡쿡거리며 웃었다.

“그러네. 넌 그런 사람이었지.”

“그렇다니까.”

어릴 적 전풍의 밑에서 자랄 때나 책을 좀 만졌지, 그 이후로 책이라는 것과는 영 연이 없었다. 그나마 사마의가 조금씩 가르치니까 억지로 배우고는 있는데, 솔직히 머리가 굳어서 그런지 영 신통찮기는 했다.

그런데 말하고 나서 느낀 건데, 사마의 얘는 나이도 어려서 정식으로 관직에 오를 수도 없는 건데 내 밑에서 너무 열심히 일하는 거 아닌가?

어린 탓에 부관을 대동하고도 아득바득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감탄도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했다.

“내가 도와줄게. 네가 날 도와줬었는데, 나라고 널 못 돕겠니? 일단 사마의가 맡은 분량의 업무, 그 표는 나한테 줘.”

“그럼 내가 진궁 선생 쪽으로 돌겠수다.”

“그래.”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게 서류 몇 장을 나눠주었다. 이게 진궁 선생이 맡은 업무에 관한 것이었는데, 잠깐 훑어본 것만으로 순식간에 누가 어떤 업무를 맡았는지 파악한 모양이었다.

확실히 이런 면에서는 아가씨도 대단했다.

“아직 할 일은 많겠지만 조금 더 힘내줘. 사마의 그 아이는 특히 너한테 거는 기대가 큰 모양인데, 그 부분은 네가 조정할 줄 알아야 해. 무슨 말인지 알겠니?”

“응? 어, 뭐. 적당히는?”

그 꼬마가 항상 나보고 성공해야 한다며 닦달하기는 하지. 언젠가는 조금 그 빈도를 줄이긴 해야 했는데, 아가씨도 이렇게 말할 정도면 조금 심한가?

“나도 복양에 오래 있을 수는 없어. 너도 당분간 복양 성주로 부임해야 하니까, 지금 헤어지면 또 당분간은 못 보겠네.”

“그런가?”

이제 막 만나고 3년 정도가 되어가는 시점.

어쩌면 길게 느껴지겠으나 기본적으로는 짧은 시간이었다. 그 시간 내내 항상 아가씨와 붙어있는 게 일상이어서 그런지, 어느 순간부터인가 아가씨의 곁에 있지 않으면 허전한 느낌도 들고는 했다.

“그러니까. 조금은 추억도 쌓고 갈 거야.”

“응? 아니 뭐, 안 볼 사람처럼 왜 그러나?”

추억이라고 할 거나 있나. 어차피 내가 복양에 항상 붙어있을 수는 없었다. 안타깝게도 나는 전문적인 정치가도 아니며 문관도 아니었다.

임시로 맡았던 복양 성주의 자리를 대체할 사람이 아직 없어서 계속 맡고만 있을 뿐, 언젠가는 다시 이 자리를 내려놓고 무관으로 돌아갈 날이 올 터였다.

그렇다면 다시 아가씨의 곁으로 갈 것인데.

“그냥 그렇다고 알아만 들어.”

소연 아씨는 그리 말하고는 서류를 챙기고는 사마의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 뒷모습을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지라, 그녀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 후에야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아가씨도 요즘에 좀 이상해졌단 말이지.

어디가 어떻게 이상하냐고 묻는다면 명확하게 꼽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뭔가 예전과 다른 이상한 기분이 느껴졌다.

“전호 장군! 여기 계셨네요.”

“아, 진궁 선생님.”

그녀는 다소 서둘러 달려온 모양인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위아래로 부풀어 오른 가슴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아니지, 이런 생각은 그만두자.

“지금 보급부대에서 연락이 왔는데, 생각보다 날이 따듯해서 저번에 내린 눈이 녹았다고 하네요. 길이 너무 질어져서 조금 돌아가야 한다고 하는데, 그러면 군량 보급에 차질이 생겨요.”

“그건 좀.”

일단 내 눈으로 먼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우선 보급 수레를 연달아 보내죠. 지체되는 만큼 숫자로 메꾸는 게 답이지 않겠습니까? 그 부분은 진궁 선생님이 경로를 알아봐 주세요.”

“네, 알겠어요.”

그러면 일단은 지체된 보급부대의 확인인가.

아가씨가 조금 신경 쓰이기도 했지만, 정작 내 코가 석 자인 상황이었다. 할 일이 뭐 이리 많은지, 다음에는 죽어도 어디 성주 같은 건 맡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소연 아씨와는 다음번에 다시 진득하게 자리를 만들고 대화를 나누자. 그렇게 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지금은 우선 공무.

예전에는 언제건 만나고자 하면 만날 수 있었고, 시답잖은 잡담을 떠들면서 서로 웃고 떠들고는 했는데. 이제는 맡은 바 자리가 있으니 그런 사소한 교감도 힘들어졌다.

그건 조금이지만 서글픈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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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연재 2단계 달성 축하 코멘트 감사합니다! 코멘트 양이 늘어나 너무 기쁩니다! 다량의 후원쿠폰도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후원 쿠폰, 다음 캐릭터 일러스트에 적극 사용됩니다 :)

제갈량 어린이는 잼갈량... 재미있는 별명이 생겼네요ㅋㅋㅋㅋㅋㅋ

이번에 사마의 일러스트가 새로 나왔습니다. 자세한 건 작품설정란으로 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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