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플레이어와 나-65화 (65/343)

65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형양전투 사마의와 시선을 마주쳤다. 이 소녀는 끝까지 제 고집을 꺾을 기색을 보이지 않았지만,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어린 애가 무슨….”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꼬마를 싣고 전장에 나가는 건 무리였다. 게다가 솔직한 말로 데리고 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적어도 전세를 파악하는 눈은 제가 더 나을 거에요. 물론 경험은 아저씨가 위라고 하지만, 상황에 맞게 움직임을 지정하는 것만이라면 제가 더 나아요.”

“헛소리하지 마라.”

무슨 어린애를 전쟁으로 데려가냐.

내가 가봐서 안다. 그 나이에 전쟁터를 전전하다가는 정신병이나 달고 다니게 된다. 요즘도 간간이 목소리가 들린다.

이명인가, 혹은 그와 비슷한 무언가인가.

정체는 모르겠지만, 그건 착실하게 사람을 갉아먹는 질병이었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전장은 일반적인 사람이 나설 곳은 아닌 것이, 적어도 어린 나이에 경험할 필요는 없었다.

“명문가의 자제라서요? 다른 백성들은 어린 나이에도 전장에 서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들었는데, 그건 제 착각인가요?”

“틀리다. 명문가고 자시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착각하지 마라. 난 네 나이가 너무 어려서 안 데려간다는 거야.”

명문가고 자시고는 중요치 않았다.

그냥 어린 나이라서 안 된다고 하는 건데, 이 꼬마가 뭔가 착각을 단단히 한 듯싶었다. 실제로 사마의는 내 말이 끝나니 다소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랐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런 사람이었죠.”

그러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이유는 알겠지만, 그래도 데리고 가줘요. 사실 그런 이유를 다 제하더라도 이 낙양이 그리 안전하지 않다는 것도 이유니까.”

“낙양이?”

물론 그다지 안전해 보이는 상황은 아니긴 했다.

아직도 탄내가 진동하며, 조금만 시선을 돌려도 시체가 눈에 보일 정도라 확실히 머물러 있기엔 그다지 정서적으로 좋은 곳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손견에게 잠시 부탁한다면.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 사마의는 미간을 찌푸리며 어느 한 곳을 가리켰다. 붉은 깃발이 흔들리는 곳. 그곳은 손견이 주둔하고 있는 막사가 있는 곳이었다.

“손견의 움직임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요. 어떤 경우를 생각하더라도, 그가 지금까지 보였던 행보와는 전혀 딴판이에요.”

“아프다는 것은….”

“그건 이유가 못 되죠.”

소녀는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까지 손견이 보였던 행보는 결코 자비로운 군자나 정치가의 행보가 아니에요. 이런 폐허에서 백성에게 구휼을? 지금까지의 그였다면 그 군량미를 아껴서라도 동탁을 추격했을 사람인걸요?”

손견이라는 남자의 일대기를 전부 꿰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내가 들었던 손견이란 인물도 확실히 군의 일을 우선시하는 무장이었다.

병이라는 건 차치하고, 그가 구휼까지 행하면서 낙양에 멈춘 이유는 뭘까. 더는 연합군에 속할 마음이 들지 않은 걸까. 그게 아니면….

아무리 생각해도 사마의가 어떤 부분에서 의심하게 되었는지를 모르겠다. 물론 나도 조금은 이상한 느낌이 들기야 했지만.

“이유…, 는 들어도 모르겠지.”

한숨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사마의는 손견을 완전히 불신하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그를 불신할 이유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이리도 질색하는 사마의를 홀로 남길 수도 없는 노릇.

“쯧, 일단 전선 근처까지만이다. 아무리 나라고 해도 널 데리고 싸울 수는 없어. 그건 명심해야 할 거야.”

“물론이죠.”

그냥 확 사마 가문에 두고 오는 건데.

실수했다는 느낌이 물씬 들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도착하는 동안 사마의에게 제법 의견을 구한 적이 많았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에 올랐다.

홍농이라면 그리 멀지 않다고 들었다.

우선은 나아간다. 생각은 그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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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발치는 화살이 멎을 즘에 사방에서 함성이 울려 퍼졌다. 화살만을 퍼붓기엔 더 피해를 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일까. 수풀과 산세의 사이사이에서 동탁의 군이 몰려나오며 연합군에 달려들었다.

“물러나지 마라! 여기만 지키면 이긴다!!”

방삼은 제 목이 터지라 외치며 칼을 휘둘렀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동탁의 군은 숫자가 제법 많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산세에 몸을 숨겨야 하기 때문일까 완전히 무장하진 않은 군세.

이거라면 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 섰다. 적어도 방삼이 느끼기에 이 전선은 뚫릴 것 같지 않았다.

그것은 후방에 있던 하후돈도 마찬가지.

“흥, 이게 다냐?”

그가 창을 휘두를 때마다 적 하나가 쓰러졌다. 이미 준비를 만전에 가까이 마친 전선에 혼란을 줄 정도의 적은 아니었다.

매복은 그것을 몰랐을 때나 무서운 법.

하후돈은 다시 창을 휘두르며 몰려들던 동탁군을 떨쳐내기 시작했다. 그걸 본 그의 휘하 병력도 기세가 올라 동탁군을 밀어내기 시작하니, 후방으로 돌아 들어왔던 동탁의 병력이 감히 더 달려들지를 못하는 형세.

“동탁군이라기에 어떨까 했더니, 생각보다 별거 없네.”

그는 창을 한 번 크게 휘둘러 창날의 끝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주변을 돌아보아도 얼추 동탁의 졸개를 몰아내고 있는 모습.

남은 건 좌익과 우익, 그리고 전방으로 나갔을 조인만 제대로 해낸다면 이번 전투는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문제는 그 뒤였지만.

“맹덕이라면 잘하겠지.”

그는 픽 웃으며 다시 창을 치켜들고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밀어내는 정도로는 부족했다. 적어도 후방을 교란할 생각도 들지 않게 완벽히 박살을 낼 필요가 있었으니.

“하후 원양이 여기 있다!!”

제 이름을 외치며 하후돈이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좌익과 후방에서 연이어 동탁군을 물리치고 있을 때. 마찬가지로 우익을 맡았던 유비도 목청을 올리며 병력을 배분하며 전선을 조율하고 있었다.

“중앙의 제3 백인대는 관우에게 돌려.”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깃발 하나가 올라갔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병력은 확실히 공손찬이 제법 공을 들여 키운 정예병인 티가 났다.

전황은 압도적이라 말해도 좋았다.

우익에서는 관우와 장비, 감히 신장이라 부를만한 맹장을 내세워 어느 곳보다 빠르게 동탁의 군을 물리치고 있었다.

관우의 청룡언월도가, 장비의 장팔사모가 한 번 휘둘릴 때마다 너무나도 쉽게 무너지는 동탁의 군세. 제 동생들의 활약에 유비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원래라면 본인도 거기에서 검을 휘둘렀으리라.

“직급이 올라간다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네.”

의형제들이 전선에서 저리 열심히 싸워주는데 정작 자신은 나설 수 없다는 모순이 유비에게 씁쓸하게 다가왔다.

황건적 토벌 당시에는 세 명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전선에서 날뛰었었다. 물론 그때도 유비 본인이 제일 약해 가끔 도움을 받고는 했지만, 그래도 그때가 지금처럼 손가락으로 부하를 부리는 것보다 나았다.

물론 유비의 씁쓸한 기분과는 별개로 전선은 압도적. 이미 대부분의 동탁군은 관우와 장비에게 질려 도망가기 시작해, 기세를 탄 유비군이 그것을 쫓기 시작했다.

“너무 깊게 쫓지 않도록!”

유비의 외침에 옆에 있던 나팔수가 짧게 끊듯이 나팔을 불었다. 몇 번인가 짧게 끊기며 불리는 나팔 소리에 맞춰 유비군도 급하게 몰아치던 움직임을 멈췄다.

추가적인 매복이 있을 수도 있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너무 깊게 쫓다가는 오히려 군이 뒤섞여 오히려 위험해질 수도 있는 것.

그녀는 거기까지 명을 마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시선을 돌리니 저 까마득한 앞에서 기병의 무리가 달려드는 것이 보였다. 아군의 선봉을 향해 맹렬히 달려드는 기병의 무리.

“저것만 막으면 얼추 끝나겠는데.”

지금까지 적의 매복을 너무 쉽게 물리쳤다.

거기에서 유비는 짧은 불안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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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은 전선을 지키고 있었다.

저 멀리에서 보이는 기마는 맹렬한 기세를 유지하며 자신을 향해, 아군의 선봉을 향해 말을 달리는 것이 보였다. 조조가 예상했던 대로 군기는 분명 서영이라는 장수의 깃발.

백전불태의 명장이라던가.

그는 제 손에 쥔 창을 한 번 꾹 말아쥐었다.

불안함은 없었다. 제 주군이자 사사로이는 친척 누이였던 조조가 뒤를 버티고 있었다. 준비는 만전. 아군의 기세 역시 저것에 크게 뒤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조인은 주변을 돌아보았다.

다들 말에 올라서는 흉흉한 눈빛으로 마주하는 적을 노려보고 있을 뿐. 누구 하나 떨거나 겁을 먹은 기색이 없었으니, 조인이 생각하기에 이 전투는 질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창을 들어라.”

꽉 말아쥔 창을 들었다.

“고삐를 잡아라.”

하늘은 푸르렀다. 겨울 하늘의 드넓음. 푸르게 갠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볕이 조인의 얼굴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그는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건 햇볕의 탓인가, 전신이 고무된 탓인가.

“전군, 돌겨어어어어어억!!!!”

말을 몰았다. 적을 향해 아군의 기마 역시 박차를 가하며 달리기 시작한다. 그 뒤를 잇는 보병 역시 빠른 걸음으로 마주하는 적을 향해 뜀박질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조인 자효가 여기 있다!!”

세상아 보아라.

내가 조조라는 군웅의 창이다.

적과 부딪히기 일보 직전. 그는 창을 양손으로 쥐어 몸을 오른쪽으로 젖혔다. 그렇게 양측의 기마는 서로를 향해 맹렬히 달리고 있으니 충돌은 지금 바로.

그는 몸을 젖혀가며 후려치려던 자세 그대로 힘을 주어 선봉으로 달리던 적 기수를 세게 후렸다.

비명이 들렸다.

그 비명과 동시에 사망에서 기병이 부딪히며 울리는 비명과 함성으로 전선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으니, 조인은 계속 고삐를 쥐고 달리며 사방으로 창을 휘두르거나 찌르기 시작했다.

승리해야만 한다.

제 주군이 승리를 원한다면, 누님이 이 전쟁에서 승리를 가지고자 한다면 동생이자 신하였던 그는 그걸 반드시 가져다줄 필요가 있었다.

한 번 더.

그는 거세게 창을 휘두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뒤에서 그 모든 것을 지켜보던 조조가 그제야 군을 몰고 전진하기 시작했다. 좌익과 우익에서의 기습은 성공적으로 물리쳤다.

후방에서도 승전보를 알리는 깃발이 흔들렸다.

이제 그녀에게 망설일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으니, 그녀가 손에 쥔 의천검의 날이 요사하게 빛나고 있었다.

“전군, 진격하라.”

깃발이 흔들린다. 나팔수가 부는 나팔 소리가 귀를 울렸다. 그녀는 그 모든 광경을 바라보며 다음 수를 생각하고 있었다.

적의 매복은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다소 허무하다 싶을 정도였기는 했지만, 양익을 책임진 진소연과 유비가 그만큼 유능했다. 게다가 미리 준비하고 있던 것이니 갑작스러운 전투를 두려워할 이유도 없었다.

조조 본인도 말에 박차를 가했다.

“어어, 언니? 언니야아아아!!”

그걸 지켜보던 조홍도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며 말을 몰아 그녀의 뒤를 쫓았다. 세상천지 어떤 지휘관이 저리 선행하냐며 욕을 한 바가지로 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이미 저 앞으로 튀어 나간 뒤였다.

“언니!! 사령관이 미쳤어!?”

조홍이 겨우 조조를 따라잡을 즘에 외치니, 조조가 그 뒤를 바라보며 무표정한 모습 그대로 제 검을 허공에 휘둘렀다.

“대장이 앞서지 않으면 부하도 따라오지 않는 법.”

그것이 전부였다.

그녀는 그 말만을 남기며 더욱 박차를 가해 전선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걸 지켜보는 호위대장 조홍이 얼마나 황당했을지는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하여간, 내가 저런 말괄량이를 어쩌다가.”

조홍은 쓰게 웃으며 마찬가지로 기마에 박차를 가하며 달려 나갔다. 어쩌다가? 그녀는 애초에 조조의 저런 모습에 반해 따라갈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제야 그 모습을 불평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거겠지.”

창을 쥐었다. 조홍의 바로 뒤를 따르는 병사도 저마다 속도를 내며 선봉대를 향해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형양에서의 전투가 점점 연합군에게 기울고 있었다.

좌익과 우익, 후방 모두 승전보를 알리고 있었으며 조조가 이끄는 중앙의 군대 역시 선봉대에 합류해 전투를 가열차게 만들었다.

상황이 마무리한 좌익과 우익의 군도 점점 군을 앞으로 이끌며 전선으로 군을 움직이고 있었으니, 사실상 매복을 막힌 시점에서 형양 방면 가도에서의 첫 전투는 연합군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쯧, 곤란하군.”

그 모든 걸 지켜보던 서영이 혀를 찼다.

동탁 휘하에서 군을 이끌고 벌써 십 년이 넘는 세월이었다. 그간 그가 다녔던 전장이 몇이며 그가 이끌었던 군이 몇인가.

경험이 많기에 알 수 있었다.

“적색 기를 들어라.”

그는 그 말만을 남기고는 창을 쥐고는 달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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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질문 주시는 야스도 반동탁 이후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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