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플레이어와 나-39화 (39/343)

39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천하무쌍 아가씨는 그 뒤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나도 딱히 그녀를 닦달할 생각은 없었다. 아마 그렇게 흘러갔겠지. 우리가 유비군의 옆을 받치기로. 결국에는 그렇게 정해진 것이겠지.

“뭐, 여포라. 나쁘지 않은 상대네.”

짐짓 그리 말하며 이를 드러내며 씩 웃었다.

진심으로 짓는 웃음은 아니지만, 그런데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게 웃을 수 없는 상황에도 웃어야만 하는 이유일까. 만약 그렇다면 나는 유비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었다.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웃었다.

그러니까 웃는다.

“대장!! 이게 웃을 일이요!?”

방삼이는 소리를 지르며 아가씨를 노려봤다.

“이게 무슨 소리요!! 우리가 몇이나 된다고!? 이제 사천도 아니 되오!! 우리 수보다 많은 기병대가 한 번 휩쓸면 우린 궤멸이라고! 알고는 계시오!?”

“방삼아.”

그의 어깨를 붙잡아 만류하려 하였으나 방삼이는 내 손길마저 뿌리치며 아가씨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건 개죽음 아니오? 이러려고 우리를 모았소!? 이러려고 대장을 꼬셔서 이런 개죽음인 전쟁에 데려왔느냐고!!”

“방삼!!!!!”

순간 정적이 흘렀다.

손이 움직인 것 같았다. 주먹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통증에 손을 바라보니 방삼이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간 것이 보였다.

심지어 목에서도 싸한 통증이 느껴져 목을 매만지니 주변에 있던 모든 이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반응을 보고 나서야 내가 방삼을 때리고 소리를 질렀다는 걸 깨달았다.

“진정해라. 군의 일이라는 게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던 거 아니었냐.”

“대장.”

방삼은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그가 보기에 나는 어떤 얼굴을 하여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까. 그것이 궁금하기도 하였다. 물론 지금 신경 쓸 정도로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

운이를 바라보니 그녀는 아예 눈을 감고 있었다.

분위기가 점점 가라앉는 게 느껴졌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을 가라앉힐 정도로, 그건 늪과도 같은 분위기여서 얼른 환기하지 않으면 정말로 모두 벙어리가 되겠거니 싶었다.

“원래 세상사가 다 그런 거 아니겠소. 남들이 다 싫어하는 일이라 하여 내가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누군가가 해야 하는 일이라면 우리가 그 주춧돌이 되는 것도 나쁘지야 않지.”

과거 아가씨는 동탁을 잡는다고 천하가 안정되지 않으리라는 어투로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녀가 틀린 말을 한 적이 없다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좀 틀리길 바랐다.

동탁을 잡을 수만 있다면. 그래서 한 황실이 다시 한번 바로 설 수만 있다면 이 혼란도 끝나지 않을까.

그걸 위해서라면 한 번 모험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어차피 거절 못 하는 제의 아니었소?”

그리 물으니 아가씨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유비와 같이 합을 맞춘 것이 우리니까. 그걸 명분으로 명령하면 원소에게 잡호장군의 패를 받은 나로서는 거절한 명분이 없었어. 미안해.”

“뭘 미안까지야.”

어차피 살면 되는 일이 아닌가. 어떻게든 악착같이 살아남으면 승리하는 것이 싸움이었고 생존하는 자가 이기는 것이 전쟁이었다.

어차피 여포는 유비 쪽에서 맡는다고 하였으니.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살아야지. 그렇게 살아서, 끈질기게 살아서 여포를 물리친다면야. 그러면 세계평화의 완성 아니겠소?”

지금 이리도 천하가 흐트러지고 제후들이 실권을 잡은 모든 원흉은 동탁에게 있었다. 물론 그에게 모든 죄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지만, 적어도 현 상황에서의 근원은 동탁이었다.

그를 잡을 수만 있다면야. 그래서 천하가 평화로워진다면. 적어도 다시 나라가 정상으로 돌아간다면, 그래서 다시 한번 국가에 의한 치정이. 그 손길이 아랫것들을 향한다면.

“어차피 거절 못 하는 거라면 살 생각부터 해야지. 방삼아, 너 이 새끼야. 너 아까 말 너무 심했어. 아가씨한테 사죄해라.”

“…죄송하게 됐습니다.”

방삼이 무릎을 꿇으며 머리를 땅에 처박았다. 그것을 본 그녀는 손을 내밀며 방삼을 일으키려 하니 방삼이가 고개를 들었다.

“이놈이 배워먹질 못하여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괜찮으니까 일어나.”

쯧, 녀석. 아무리 그래도 아가씨에게 개긴 건 너무했다. 이번에야 아가씨가 그냥 봐줬으니 망정이지, 군법으로 다스리겠다 하더라도 아무도 변호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이쯤에서 한 번 얘기를 정리해야겠다 싶어서 박수를 몇 번 치며 주목을 모았다.

“자. 그러면 어차피 할 거, 확실하게 하자고. 미리 박아놓을 목책을 준비해야겠네.”

“그거라면 수레도 빌려와.”

아가씨의 말에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수레? 수레라면 분명 우리 치중에도 몇인가 남은 게 있기야 했지만, 아무래도 그것만을 말한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아가씨는 내 시선을 받아내며 말을 이었으니.

“목책을 전부 준비할 시간은 없어. 나머지는 수레로 대체해. 최대한 기병대가 달려들 공간을 줄이고 붙어서 방진을 짠다면, 어떻게든 여파는 막을 수 있어.”

그녀는 그리 말하며 제 손에 쥔 지도를 펴며 손짓으로 날 불렀다. 그러더니 대뜸 내 손에 지도를 쥐여주고는 몇 군데를 가리켰다.

“유비군은 아마 여기. 그러면 우리가 여기겠고. 반대편은 그 조조가 맡아주기로 했어.”

“조조가? 그 여자가 이런 일을 맡는다고?”

그리 되물으니 아가씨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조조도 원소에게 잡호장군의 패를 받고 나선, 실질적으로는 원소의 수하나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원소와는 막역지우로 알고 있었는데.

“조조는 자기가 자발적으로 나섰어. 이런 일이라면 본인이 나서지 않을 도리가 없다면서.”

“조조가 우익, 우리가 좌익이란 소리구만.”

“연합군은 우리 뒤에서 포진하고 있을 거야.”

그러면서 아가씨는 조조와 우리가 설 군을 빙 두르듯이 원을 그리며 말을 잇기를.

“아마 여포는 다시 한번 돌격을 감행할 테니, 그것을 막아내기만 한다면 연합군이 우리를 감싸는 형태로 여포가 이끄는 기마대를 포위할 거야.”

우리를 모루로 써서 여포를 받아낼 셈이었다.

“나쁜 전략은 아니네. 그러면 수레는?”

“일단 좌익과 우익을 나누기야 했지만, 솔직한 말로 그냥 나란히 서는 것에 불과하니까. 최대한 공격받을 범위를 좁혀야 해.”

그러면서 그녀는 우리가 포진하기로 했던 지형의 우측. 유비와 어깨를 맞대고 있기에 생기는 그 반대편에 노출될 곳을 가리켰다.

“여길 막는다. 그러면 공격은 전면으로 한정되고, 여차하면 유비군과 그 공격을 나눠서 감당할 수도 있을 거야.”

“그치만 여포는 유비네가 맡는 거 아니요?”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가씨가 한숨을 내쉬머 고개를 가로저었다. 왜. 그렇게 정해진 거 아니었어?

“어휴. 생각해봐. 당연히 관우가 맡겠다고는 했지만, 그렇다고 여포가 곧이곧대로 유비한테 돌격한다는 보장이 없잖아.”

“아.”

역할분담에만 집중하다 보니 정작 여포가 어떻게 나설까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

확실히 여포가 중앙으로만 공격하리라는 보장은 없으니, 좌익이나 우익 중 하나로도 돌격해올 우려가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도 방비를 단단하게 굳혀야만 하는데.

“그러면 일단 공격을 중앙으로 최대한 밀집시키겠다는 셈이요? 그럼 유비 쪽이 조금 위험해지지 않겠소?”

“우리가 옆을 지켜주는 건데 그 정도는 해야지?”

그녀가 살짝 웃으며 그리 말했다. 그걸 마주 보며 나도 살짝 웃어주었다. 그렇게 그녀와 나는 서로 마주 보고 웃으니 아가씨의 표정도 조금은 나아진 것이 느껴졌다.

“좋아, 어차피 작전은 이거밖에 없어. 이거 말고 더 뭔가를 할 여력도 없고, 그럴 방법도 없어.”

아가씨가 그리 말하며 고개를 돌려 방삼과 조운을 바라보았다. 둘은 아가씨의 시선에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래, 시발. 인간 한 번 죽지 두 번 죽겠어? 동탁만 잡으면 아군의 승리다. 그래, 좋다 이거야. 천하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한 번 싸워보지 뭐.”

“대장, 대장이 그리 말하니까 존나 안 어울리오.”

방삼이가 그리 말하며 내 곁으로 다가왔다.

“무슨 헛소리세요? 오라버니는 원래 이런 분이었어요. 평소 행실이 단정치 못하여 그렇지, 사실은 얼마나 따듯한 사람인데.”

운이도 그리 말하며 내게 다가왔다. 그렇게 방삼과 운, 그리고 내가 모여서 웃으니 아가씨는 그 광경을 보다가 옆으로 살짝 물러났다.

조금은 어울려도 좋으련만.

그렇지만 그걸 강제로 어쩔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그러려니 하며 일단은 이 둘을 데리고 헛소리를 떠들었다.

이걸로 마음에 남은 긴장을 없애기 위해.

“동탁을 잡는다고 해도…….”

저기 멀어지는 아가씨가 뭐라 중얼거리는 듯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뒷말까지는 채 듣지 못했다. 그냥 그 멀어져가는 등에 시선을 둘 뿐.

그녀의 축 처진 어깨가 묘하게 마음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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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장료. 저거 뭐냐?”

여포는 제 손으로 저 멀리에 포진한 연합군을 가리켰다. 그중에서도 연합군의 앞선에서 가로로 포진하여 진을 치고 있는 진.

“어, 뭐냐. 본대 지키는 뭐, 그런 게 아니겠나? 누님이 무섭긴 무서웠나 보오. 단단히들 겁먹고는 저런 화살받이들 내보내는 거 보면.”

“흥! 저런 것들로 날 막겠다고?”

그녀가 한 번 콧방귀를 뀌었다.

연합군의 최전선에서 그 앞열을 보호하듯이 포진한 진. 병력은 1만을 조금 넘길까. 여포가 보기엔 적당히만 휘저어도 금방 무너질 허수아비처럼 보였다.

“그냥 넓게 늘어선 것이 고작이긴 하네. 어떡할 거요? 일단 태위께선 누님 알아서 하라고 그랬잖아.”

“쯧, 태위 소리는 집어치워.”

여포는 장료의 언급에 노골적으로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혀를 찼다. 장료가 보기에 그것은 썩 틀어진 관계처럼 보여 못내 불안한 느낌마저 받았다.

“누님아. 내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괜히 태위님한테 밉보이지 마쇼. 우리 병주에서도 나와서 이제 줄 끊어진 연이야. 게다가 태위의 군이 좀 많아?”

“…안다, 이 새끼야.”

살짝의 머뭇거림은 있었지만 장료는 그 확답을 들은 것만으로 만족했다.

동탁을 버릴 순 없다. 버려서도 안 될뿐더러 버림받아서도 안 됐다. 장료가 보기에 동탁과 여포의 관계는 언제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얇은 실처럼 느껴졌다.

“알고 있지? 우리는.”

“아, 안다고 미친놈아!!”

그녀는 결국 장료의 반복되는 잔소리에 성질을 부리며 그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으악!! 시발, 이게 무슨 짓이야!! 아이고, 내 머리! 자꾸 머리만 때려서 머리 나빠지면 책임이라도 질 거!?”

“네 머리가 잘나봐야 거기서 거기지.”

그녀는 피식 웃으면서도 눈길은 줄곧 연합군의 진영을 응시하고 있었다. 어디를 쳐야 좋을지, 어떻게 하는 게 옳은 선택일지. 곰곰이 생각하던 그녀는 이내 제 머리를 헝클어트린다.

“아오!! 그래, 어차피 다 거기서 거기. 전에 싸웠을 때 그럴듯한 놈도 하나도 없던데 고민을 해서 뭘 하겠냐.”

그녀는 그러고선 아직도 머리를 부여잡고 있는 장료의 등짝을 후려쳤다.

“장료!!”

“아욱!! 진짜 자꾸 때릴 거!?”

장료가 그리 말하며 여포에게 성질을 부렸다. 평소에도 가끔 그러더니 이 허여멀건 한족이 까분다 싶어 다시 한번 머리를 쥐어박은 여포가 저 멀리 가리키며 말했다.

“닥치고 따라와, 임마. 이번에는 저 종잇장만도 못한 저 방진 전부 다 부숴버릴 거니까.”

저항하는 것은 부순다. 가로막는 것은 짓밟는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승자가 된다. 여포는 그리 생각하면서 연합군 최전선을 가리켰다.

“뭐, 그건 좋은데. 어디로 뚫고 나갈 생각?”

장료의 말에 여포가 씩 웃었다.

“크흐, 그렇네. 보자. 어, 디, 가, 좋, 을, 까, 요. 좋아, 저기다. 장료, 따라와라! 일단은 저 옆으로 치고 들어가면서 차근차근 박살 낸다!”

“내 일곱 글자로 그런 걸 하는 사람은 또 첨 보네.”

장료는 그리 말하면서도 여포의 명에 충실하게 따랐다. 그러면서도 그는 시선을 돌려 그녀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진이라는 성씨가 쓰인 군기가 걸려 있었다.

“명복, 명복.”

오늘도 또 사람 여럿 잡겠구나.

장료는 그리 생각하며 여포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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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ㅅ

아무튼 요즘 코맨트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확실한 것은, 전 19금 타이틀 달고 파란딱지 짓은 하지 않습니다.

단지 스토리의 전개상 부적절하거나 조금 어울리지 않는 방식으로 넣는 것을 지양하고 싶습니다.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절대 안 넣고, 막 그런 짓 안 합니다.

조조가 왜 여자인데요.

벗기고 싶었으니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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