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천하무쌍 화웅의 전사 이후 그가 이끌고 왔던 군은 전부 사수관 내부로 퇴각했다. 연합군의 길이 드디어 열린 셈이니 이제 더 이상 출정을 미룰 수도 없었다.
그래서 군을 출정하여 움직였다. 그건 살면서 지금까지 몇 번 보지 못했던 십만이 넘는 인간이 움직이는 모습.
“캬, 이거 장관이구만.”
무려 십만이다. 어디 천도 아니고, 십만이라는 단위가 한 번에 움직이는 거다. 땅이 울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아가씨요, 이거 대박 아니요?”
“뭘 이런 걸 가지고.”
그렇게 말은 하면서도 살짝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 사람도 긴장을 하는구나 싶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면 아가씨는 막 처음 만났을 때는 언제나 긴장하고 있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간 소연 아가씨도 많이 바뀌긴 했다.
물론 아직도 난 그게 인간적인 방향성인가에 대해선 조금 의문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녀는 나름 대범하게 성장하긴 하였다.
그래도 아직 이런 규모의 군사는, 앞으로 있을 대규모의 전쟁을 앞두고는 긴장을 하는구나 싶어서 조금 안심이었다. 만약 여기서도 태연자약했더라면 조금 걱정할 뻔했다.
사람은 강철이 아니다.
긴장도 하고 겁도 먹는다.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인간성이라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무서워야 인간이지. 전쟁을 두려워하는 게 맞다.
언젠가 모든 이들이 전쟁이라는 것을 두려워하여, 이윽고 전쟁이 없어지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작은 소원이었다.
전쟁이라는 건 정말 쓰레기니까.
그래도 잔뜩 긴장한 아가씨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리도 만무. 어차피 싸워야만 한다면 적어도 긴장은 하지 않는 게 제일이었다.
“나만 믿으쇼. 내가 어디 가서 맞아 죽을 놈도 아니고. 아가씨는 나나 조운이랑 방삼이가 철통같이 지켜줄 테니까, 맘 푹 놓고 있으라고.”
“…입은 살아서.”
퉁명스레 말은 해도 표정이 좀 편해진 게 눈에 보인다.
어차피 아가씨를 창칼이 닿을 범위까지 내보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냥 마음 놓고 우리에게 명령만 하면 된다. 그녀는 그러면 된다.
“암튼, 이만한 병력이 몰려가니까 사수관 같은 건 금방 무너뜨릴 수 있을 거요. 뭘 그리 표정을 딱딱히 굳히고 계시나.”
그리 말하니 아가씨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연합군은 제힘으로는 사수관을 함락하지 못할 거야. 기껏해야 동탁군이 물러가면 거길 차지하는 정도일걸.”
“왜 아가씨는 항상 내 말에 어깃장부터 놓으실까.”
물론 항상 내 의견과 반대였던 아가씨의 의견이 맞았으니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가끔은 내 말이 맞아들어가는 일이 있어도 되지 않을까.
그리 생각하니 아가씨가 앞을 가리켰다.
“사수관을 지키던 화웅이 죽었어. 이숙라는 장수가 아직 건재하다지만 그로는 부족하지. 그러면 동탁은 분명 스스로 사수관으로 올 거야.”
동탁이 사수관에 온다.
설마 저 자신을 지키던, 그리고 본인이 종묘사직과 함께 차지했던 낙양에서 떠나 직접 사수관으로 친정을 올까 싶기도 했지만, 아가씨는 분명 단호하게 그리 말했다.
그리고 말을 잇기를.
“그러면 아마 천하무쌍이라는 여포도 대동하겠지.”
“여포말이요?”
그건 좀 생각해볼 문제였다.
나는 과거, 몇 년 전이지만 먼발치에서나마 여포의 무용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 그건 분명 여포가 관병을 이끌고 산적을 토벌하던 때였지.
그건 괴물이다.
딱 잘라 그리 말할 수 있었다.
천하무쌍? 과대한 수식어가 아니었다. 적어도 난 지금까지 머리털 나고 여포보다 강한 이를 본 적이 없으니까. 아마 관우라면 모르겠으나, 그래도 여포가 이기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호세. 넌 분명 여포를 본 적이 있다고 했지. 네가 본 여포는 어땠어?”
아가씨의 질문에 딱 한 마디로 답할 수 있었다.
“괴물.”
다른 수식어도 필요하지 않았다.
천하무쌍? 인중여포?
그런 과대포장 같은 수식어는 오히려 여포를 허명인가 의심하게 할 뿐이었다. 여포는 그냥 여포였다. 인간이 아닌 무언가.
그냥 괴물이라고 퉁 치자.
내가 살면서 괴물이라 느낀 이는 딱 둘이 있었으니, 그게 조조와 여포였다. 비록 방향성은 다르지만, 그 둘은 정말 내가 살면서 이건 인간이 아니다 싶었던 두 사람이었다.
그중 여포는 정말 말 그대로 그 무용 하나만으로 괴물이라 불러도 충분하고 남을 여자였으니.
나는 살면서 사람이 하늘을 나는 꼴을 처음 보았다.
“아가씨. 그 사람을 창대로 치면 어떻게 되는지 아쇼? 보통은 땅에 쓰러지겠지. 그런데 여포가 치면 그게 좀 얘기가 달라져.”
“달라진다면?”
사람은 하늘을 날 수 없다. 적어도 땅에서 하늘 높이까지는 떠오를 수는 없으니, 사람은 분명 땅에 발을 디디고 사는 생물이었다.
그렇지만 여포의 창대에라도 맞는다면.
“여포가 그 화극을 휘두르는데, 극에 맞은 놈들은 당연히 모가지가 날아갔지. 그런데 창대에 맞은 놈들은? 와, 그대로 하늘로 붕 떠오르더라고.”
물론 정말 하늘을 날았다는 건 과장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정말 사람 몇을 나열해도 부족할 높이까지 떠오른 건 사실이었다. 그 화극이 휘둘릴 때마다 창대에 맞은 이는 사방으로 날아가고 극에 맞은 이는 목이 떨어지니.
“그건 인간재앙이요. 아마 천신께서도 만들고서 와, 이게 뭐지? 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탈 인간이더라니까.”
그런 무장이 사수관에 온다면.
아가씨에게 긴장하지 말라고 말한 직후라서 조금 민망하지만, 이건 긴장을 안 하려고 해도 안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건 진짜 미친년이다.
분명 여포도 오원군 사람이라 동향이랬던가. 만약 마주치면 나 오원군 사람이니까 좀 봐달라고 하면 봐주려나.
그럴 리도 없지.
“아무튼 여포가 온다면, 글쎄. 나도 잘 모르겠네. 그게 한 번 관에서 나와 밖을 휘젓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는지 나도 잘 모르겠어.”
“여포는 확실히 여포라는 거지.”
그녀는 그리 말하며 마른침을 삼켰다. 정말로 아가씨의 말처럼 여포가 이번 사수관 공방전에 출전한다면 연합군도 다소 고전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상승의 무장이 기마를 이끌고 아군 진영을 짓밟는다면. 그럴 때 그걸 막아설 용장이 몇이나 될까.
“아가씨. 혹시 말하는데 여포랑 마주칠 일이 생길 거 같으면 단박에 도망치쇼. 그건 진짜 천재지변이니까.”
물론 우리야 후방에 배치될 예정이라 하니 그럴 일은 없겠지만, 세상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다. 정말로 여포가 우후죽순으로 아군을 짓밟아 우리 군영까지 도착한다면?
아가씨는 반드시 살려야 했다.
“너야말로. 평소처럼 괜한 객기를 부리면서 여포한테 도전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마.”
“내가 미쳤소?”
평소처럼이라는 말이 좀 거슬리긴 했지만, 아무리 나라도 여포에게 멋대로 도전하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나도 내 목숨이 소중한 건 아는 사람이라고.
그런 거한테 도전하라니.
만약 아가씨가 그런 명령을 내린다고 해도 시발 싫다고 떼를 빡빡 쓰면서 거절할 거다. 인간이 아닌 상대한테 막 도전하는 건 영웅이 아니다.
그냥 객기를 부리는 얼간이일 뿐.
“내 죽어도 여포한테는 싸움 안 걸어. 아가씨야말로 갑자기 전공에 눈 돌아가서 우리보고 여포 잡으라고나 하지 마쇼. 난 절대 사양이니까.”
그리 말하니 아가씨가 그제야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나야말로, 그런 미친 짓은 안 해.”
우리는 그리 말하며 말을 몰고 앞으로 나아갔다. 사수관은 바로 인근이니, 곧 반동탁 연합군과 동탁군의 사수관 공방전이 시작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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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시발, 저거한테 진짜 도전하는 병신이 있긴 하구나. 세상 존나 넓네.”
사수관을 마주하며 동탁군과 대치하던 연합군 앞으로 여포가 제 화극을 휘두르며 도발을 했다. 천하무쌍의 자리가 탐나는 머저리는 없냐는 꽤 직설적인 도발.
거기에 낚여 하내태수 왕광의 장수라며 호기있게 여포에게 달려가던 방열이라는 장수가 단칼에 목이 떨어졌다.
“봤소? 창대로 막으려던 걸 그대로 베어버리네.”
방삼이 내 어깨를 툭툭 치며 그리 말했다.
분명 그의 말대로 방열이라는 장수는 화극을 창으로 막고자 창대를 갖다 대긴 했다. 그렇게 일격을 막아내고 빈틈을 노리려던 의중이었겠지.
그렇지만 그 창대 채로 여포에게 목이 베였다.
“와. 저게 여포. 진짜 강하긴 하네요.”
그걸 멀리서 지켜보던 운이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깔끔하면서도 강한 일격이었다. 방열이라는 장수가 미숙한 게 아니라, 그 창대 채로 방열의 목까지 일격에 베어낸 여포의 힘이 장사였다.
아니지. 저게 어디 힘만으로 가능한 기예인가.
화극의 날을 조금만 잘못 세웠더라도 창대에 막혔을 일격이었다. 정확히 날을 곤두세우고, 그대로 말을 타고 달려드는 이를 그대로 내리그었기에야 비로소 가능한 일격.
나도 저 일격에 얼마나 많은 기예와 힘이 섞여 있을까 짐작이 가는데, 심지어 체계적으로 무예를 익힌 운이의 경우엔 얼마나 절절히 실감이 갈까.
운이는 정말 단호한 태도로 말했다.
“저건 절대 못 이기겠네요. 장수가 쓰는 창이 어디 보통 창도 아니고, 그 창대를 베는 것까지는 모르겠는데, 그대로 목까지 쳐내는 건 불가능해요.”
“내가 봐도 그래.”
멀리서 봤어도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
한 차례의 막힘도 없이 너무 간단한 일격. 물 흐르듯 자연스레 그저 그게 당연한 순리인 것처럼 행해지는 참격.
저 멀리에서 여포가 막 제 화극에 맺힌 피를 털어내려는 듯 한 번 크게 휘두르며 다시금 연합군의 앞까지 그 붉은 말을 몰고 다가왔다.
저게 그 말로만 듣던 적토마인가.
“어디 더 강한 놈은 없냐!? 맥빠지게 하지 말고 얼른얼른 튀어나오라고!!”
그리 말하니 저 멀리서 또 누군가가 달려갔다. 둔기처럼 보이는 무기를 양손에 든 장수가 말을 몰고 나와 여포와 마주하니.
“동탁의 개가 오만방자하구나!! 어디 그럼 이 무안국의 기예도 한 번 받아내 보시지!!”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것이.”
그녀는 재차 화극은 한 번 크게 휘두르며 다시 말을 몰았다. 적토마가 그리 명마라고 하더니, 정말 순식간에 무안국의 앞까지 말을 몰고 달려갔다.
이번에는 그나마 두 번이었다.
사실 이걸 두 번이라고 해도 되나 의문인 것이, 여포는 제 화극을 크게 휘둘러 무안국이라는 이가 든 무기를 그대로 쳐내고는 바로 말이 채 지나치기도 전에 뒤를 향해 화극을 내질렀다.
그게 무안국이라는 장수의 마지막.
그는 뒤에서 날아든 화극의 창끝까지 막아낼 도리도 없이 그대로 가슴이 꿰였고, 여포는 지나치던 말을 다시 몰고 다가가 쓰러진 무안국을 화극으로 찔렀다.
정말 순식간에 아군의 장수가 둘이나 전사했다.
치열한 접전도 아니었다. 그냥 여포가 화극 한 번 휘두르니 그걸 채 이겨내지 못하고 그들은 모두 불귀의 객이 된 것이니.
“자자, 다음 상대는 누구냐!? 손맛 좀 볼 상대는 없어!?”
여포는 연합군의 앞에서 호기롭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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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는 오리지널 캐릭터입니다.
빨리 이 동탁 토벌전 끝내고 전쟁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요.
인간은 왜 전쟁을 할까요.
이해할 수가 없군요, 휴먼.
갑자기 쿠폰이 훅 들어와서 놀랐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꼬 작가 오늘도 밥 열심히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