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플레이어와 나-25화 (25/343)

25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반동탁 연합 행군에는 문제가 없었다. 사실 저마다 제 군을 이끌면서 하내군으로 모이기로 했으니, 함께 행군하는 것도 아니니 문제가 있을 턱이 없었다.

물론 듣기로는 유대군과 교모군이 약간의 마찰을 빚었다고는 하는데, 그거야 사실 아군의 행군 진로에 있던 이들이 아니니까.

솔직히 말하면 시작하기도 전부터 개판이었다.

연합군이라는 것들이 저마다 뿔뿔이 흩어져서 행군하는 꼬락서니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그나마도 전쟁 시작도 전에 내분부터 일어나는 행세라니.

오합지졸도 이런 오합지졸이 없는 것이, 이래서야 그 동탁군에 제대로 맞서 싸울 수나 있을까 하는 의문마저 일었다.

우리는 그 대단하신 원소님께서 친히 편재하시길.

안타깝게도 조조군과 같이 행군하게 되었다.

“푸하하!! 맹덕, 들어보라고! 이 친구가 저번에 말은 그렇게 해도, 너를 그렇게 대단하다고 하더라니까??”

그런 적 없다. 그냥 대단하다고만 했다.

“그러한가. 본인에게도 부디 들려주었으면 한다만.”

“그건 당사자 입으로 직접 들어야지!!”

제발 그러지 마라. 말 타고 가면서 대체 무슨 추태냐. 저기 우리 아가씨를 봐라, 얼마나 의젓하게 잘 가고 있지 않.

“저희 호세가 무슨 일이라도?”

지 않고 그새 이쪽으로 말머리를 돌렸다.

아니 아가씨까지 왜 그래. 구태여 이런 일엔 끼지 않아도 되는데.

속이 쓰리다. 먼저 실수를 한 것도 있어, 적어도 나는 그냥 입을 다물고 듣고만 있는 게 나았다. 아가씨도 그 일 이후로 조조에게 신경을 쓰는 것인데.

방삼아, 방삼이는 어디로 갔느냐? 하여 보니, 저 멀리에서 병사들 독려하면서 꿋꿋하게 행군하고 있었다.

조운은? 고개를 돌리니 슬쩍 시선을 피한다.

쌍년.

내가 한껏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하후돈은 말에 탄 채로 웃으면서 아가씨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글쎄, 저 친구가 조조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대단하니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고 하지 않겠소?”

그러면서 손으로 조조를 가리킨다.

“대단함이란 이해하지 못하는 이에겐 공포로도 보일 수 있는 법이지. 암, 이해하고말고. 이런 고운 아이에게 그리 말한 것은 달갑지 않으나, 제대로 맹덕의 대단함을 이해하는 젊은이더군!”

당신 솔직히 말해라. 조조가 사촌 동생이라던가 그런 게 아니라, 댁의 딸이라도 되는 거 아닌가?? 마침 조조의 키도 땅딸막하니, 딱 어울리는 부녀지간이 아닌가.

“원양. 가끔 그대는 본인을 부끄럽게 한다.”

그러니 하후돈이 또 폭소.

생긴 건 솔직히 무슨 곰이나 멧돼지처럼 생겨가지고 웃음은 정말 많은 남자였다. 솔직히 우리 방삼이만큼은 아니어도 꽤 더러운 인상이었는데 말이지.

“호세가 누굴 고평가하는 건 또 처음 보네요. 어지간해선 저거 내가 이김. 이런 말밖에 안 하던 친구라서요.”

아냐, 아가씨. 나 그런 적 없어.

아니 물론 지금까진 솔직히 이길 수 있는 애들만 만난 거잖아. 근래 가장 고전했던 이대목이도 솔직히 내가 정상이었으면 그냥 10합 안에 썰어버릴 수 있었다고.

아마도.

“호오? 그렇게 손에 자신이 있단 말이지?”

하후돈이 눈을 빛내며 이쪽을 바라본다. 저게 무장의 호승심이라는 건가. 미안하지만 난 무장이랑은 거리가 먼, 솔직한 말로 그냥 도적1 정도였다.

제발 그렇게 눈을 빛내지 마라.

나도 내 주제를 안다. 싸워보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이건 못 이기겠다 싶은 인간들이 몇 있는데, 이 양반도 그중 하나로 꼽을 수 있었다.

“나중에 한 번 검이라도….”

“제가 집니다.”

미친 소리 하지 마라.

같은 연합군, 그것도 같은 배치를 받은 곳의 장끼리 칼을 맞대봐야 무슨 좋은 꼴이 나려고. 게다가 솔직한 말로 이길 것 같지도 않았다.

아가씨도 저번에 따로 말하기를.

하후돈은 못 이기니까 싸울 생각은 꿈에도 꾸지 말란다.

물론 자존심은 상하긴 하는데, 저 양반의 기세를 보면 그 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멧돼지에게 이족보행을 가르친 것만 같은 생명체다, 저건.

“허어, 말을 편히 하래도? 맹덕도 그런 것쯤 이해하지 못할 이가 아니고, 네 주군 때문이라면 내가 말을 잘 드리지. 어떻습니까, 소연 장군.”

“나쁘지 않죠.”

그리 웃으면서 아가씨가 날 바라보는 것이, 저건 분명 처신 잘하라는 눈빛이었다. 전과가 있어서 그런지, 최근 아가씨가 나를 감시하는 느낌이었다.

맨날 나만 구박해.

“그러면, 말 편하게 하겠습니다요.”

“그런다고 바로 한량으로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보라고, 맹덕. 저게 그때 그 선비 같던 꼬마라 생각하니 우습지 않나?”

“거참, 선비라니. 내 그냥 어릴 적 치기였으니, 그저 곱게 잊어주시면 안 되겠수? 어차피 같은 전장에 서는 전우 아니겠냐는 말이요.”

그러니 하후돈이 또 웃는다. 아주 그냥 세상 떠나가라 폭소를 해라. 그러다가 댁도 이 자리에서 떠났으면 참 좋겠다.

조조는 의외로 별 반응없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과거에도 잠깐 느낀 것이, 그녀는 생각보다 권위적인 이미지가 아니었다. 본래 다른 명문가의 자제나 고관이었다면 이렇게 해이해진 꼬락서니를 보고만 있을 리가 없는데도.

“흠, 확실히. 어릴 적엔 나름 귀엽게 생겼던 것이.”

그러면서 조조가 위아래로 쓱 훑어보더니.

“이제는 그냥 장성한 사내가 되었군.”

그런 당신은 여전히 키가 작고.

물론 이렇게 말을 했다가는 편하게 말하라고 했다지만 진짜 편하게 말하냐고 경을 칠 소리였기에 입을 닫겠다.

가끔 사람은 입이 뚫렸어도 구태여 그걸 봉인할 필요가 있었다. 이름하여 아가리 봉인술.

“조공께서는 의외로 권위적이지 않으시네요.”

아가씨가 웃으며 말하니 조조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별것 아니라는 것처럼 소탈한 반응을 보이며 소연 아가씨에게 시선을 돌린다.

“본인이 뭐라도 된다고 그러겠습니까. 어차피 비슷한 직책에서 같은 군에 소속된 군의 처지인 것을.”

“가끔 맹덕이 너무 말이 없고 표정이 딱딱하여 오해들 하는데, 우리 맹덕이 마음은 넓은 사람이오. 기왕 같이하게 된 것, 그런 착각을 받으면 곤란하지.”

“…원양, 본인을 부끄럽게 하지 말라고 말했을 텐데.”

질책하는 조조의 말에도 하후돈은 그저 웃었다.

마치 가족과 같은 관계. 얼마나 오래 다녔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촌이라고 하니 제법 긴 시간을 함께했겠지. 거기서 나오는 유대감은 다소 부럽기도 했다.

“아가씨. 우리도 어때, 한 번 저런….”

“까불면 죽어.”

하여간 말을 말아야지.

뭐, 그런 식으로 조조군과 진소연의 군은 행군을 거듭했다.

다소 시끄럽긴 했지만, 행군에 차질이 있진 않았다. 치중도 뒤처지지 않고 있으니 확실히 조운과 방삼은 제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조조의 군이야 몰라도 우리는 말 그대로 정말 도적들을 규합해서 이런 전쟁터까지 온 것인데도 이렇게 이탈하는 이가 없으니, 나름 뿌듯한 기분도 들만하지.

이대로 전쟁에서 승리만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인데.

그러기엔 아가씨가 했던 말이 마음에 걸렸다.

‘반동탁 연합은 시작이야. 어차피 여기서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으니, 우리는 최대한 흐름에 잘 타기만 하면 되는 거고.’

정상적이라면 황실을 능욕하고 종묘사직을 능멸하는 천하의 난적, 동탁의 목을 베어 한 황실을 다시 수습하기만 한다면 모든 게 끝나는 것이었다.

이렇게 지방 제후들이 군을 이끌 필요도 없지.

물론 그 와중에 불협화음이 있기야 하겠지만, 황실만 제 기능을 해준다고 한다면 언젠가는 진정될 일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아가씨의 말은 꼭 내겐 이 연합군을 실패한다는 것처럼 들렸다.

대체 무슨 생각이 있는지, 차라리 말이라도 시원하게 해주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아가씨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누구와도 터놓고 대화하는 경우가 없었다.

이러니저러니 1년을 넘게 같은 시간을 보냈는데. 조금 섭섭한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으나, 사실 그녀는 원래 그랬었다.

그냥 아가씨는 다 계획이 있구나 하고 넘기는 게 나았다.

행군길도 그다지 고되지 않은 것이, 아무래도 하내군에 인접해 목표였던 사수관 근처로는 쉬이 도착할 것 같았다. 그 뒤로는 고된 연전이겠으나, 뭐 그건 감수해야겠지.

딱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조금 안일했다고 말해도 할 말은 없겠지.

“전령이옵니다!! 전령입니다!!”

저 멀리서 누군가가 등에 깃발을 매고 말을 몰고 오는 것이 보였다. 깃발을 보아선 원소의 전령인데, 솔직히 아직 이런 광경이 썩 익숙하진 않았다.

조조는 당연하게 말을 몰고 앞으로 나섰다.

“무슨 일인가?”

그러니 전령이 이내 말에 내려 포권을 취하며 말하길.

“제북상 포신의 군대가 선행하여 사수관 인근으로 진군하던 도중, 역도 화웅의 군에 패퇴하였다는 소식입니다!!”

아니 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지??

아직 모든 연합군이 하내에 들어선 것도 아닌데, 어찌 혼자 먼저?

혹여 선봉을 이미 지정이라도 했나 싶어 아가씨와 조조를 번갈아 바라봤지만, 그녀들의 표정도 어둡긴 마찬가지였다.

아무래도 이건 예정되지 않은 진군과 패배였다.

“제북상 포신의 동생 포충 행군사마는 적장 화웅에게 목이 달아났으니, 부디 경거망동하여 일을 그르치지 말라는 원공의 전언이셨습니다!”

“물러가라.”

조조가 평소에도 무표정이던 것을 한층 굳히며 그리 말하니 전령은 다시 포권을 취하고는 말에 올라 저 멀리로 달려 나간다.

“허, 뭔 일이 벌써 꼬이냐.”

한숨이 먼저 터져나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대체 세상 어떤 군이 제대로 모이기도 전에 패전부터 경험한다는 말인가.

시작하기도 전에 패전을 경험하면 그 떨어진 군의 사기는 어쩔 것이며, 당장 패퇴한 포신의 군에는 어떤 책임을 물려야 하는가.

“원양, 군에게 전하라. 조금 서둘러야 할 듯싶다. 소연 장군, 그걸로 괜찮겠습니까.”

“네, 문제없어요.”

조조와 아가씨가 서로 말을 주고받으면서 군을 살폈다.

아직 아군은 그리 무리해서 행군한 적이 없었기에 다소 여유는 있었다. 조금의 강행군이라면 받아들이지 못할 것도 아니긴 하지만.

이 패전이 아군에게, 연합군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가씨, 이거 정말 괜찮은 거 맞소?”

“전혀. 갑작스러운 패전이야. 아마 맹주도 당황했겠지. 당장 우리도 그런데, 다른 제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도 그랬다. 이건 예정에도 없는 패배였다. 첫 개막전을 패배로 장식한다면 그 이후에는 장병들의 사기에도 반드시 영향이 갈 것이니.

특히 이렇게 지휘체계가 여럿인 연합군이라면 이 영향은 더욱 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간, 제대로 돌아가는 꼴이 없군.”

조조의 한숨 소리가 묘하게 귀에서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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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또 기회가 된다면 최대한 많은 분량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원소를 다루면?

원 소 술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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