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플레이어와 나-7화 (7/343)

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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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운 자룡」

통솔력 – 85

무력 – 91

지력 – 70

정치력 – 63

매력 – 81

아직 완성된 스텟은 아니었지만 그건 분명히 조운, 상산의 조자룡이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더욱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조자룡이 병주에서, 그것도 아군 영채에서 이러고 있는가?

물론 아직 조운이 임관할 시기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병주에서 돌아다니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소연에게 있어선 당연히 공손찬 군에 임관하리라 생각하여 잊고 있었던 특급 장수가 제 발로 찾아온 격.

“아니 뭘 꼬나봐, 치녀가. 뒤질래?”

“이 악한. 당신에게 할 말은 없습니다.”

전호는 여전히 그녀와 투덕거리고 있었다.

조운은 이 영채를 도적 떼로 판단하고 그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왔다고 했으나, 아무래도 벌어진 일이 일이었기에 다소 독기가 빠진 모습이었다.

독기가 빠지기 이전에, 어이가 없어졌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껏 살면서 남자 몸이라고는 제 아비의 몸 말고는 본적이 없는 꽃다운 처녀였던 것이 조운이었다.

무인으로 키워지긴 했으나, 규율을 중시하며 자랐기에 또래와 어울릴 기회도 적었던 그녀에게 방금 있었던 일은 다소 과한 충격이었다.

“으응? 뭐야? 어이, 고개 안 들어? 눈알 또 내 바지춤으로 굴러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하여간 변태는 어쩔 도리가 없구만.”

“이, 이렇게 탁 트인 곳에서 음부를 내밀면서 흔들어대던 당신이 할 말은 아닙니다!!”

“음부? 야, 그렇게 말하니까 음란해 보이잖아. 그냥 자지라고 말해. 뭘 사양하나. 자, 따라 해봐. 자, 지. 응? 뭐하냐. 얼굴은 또 왜 그렇게 빨갛고. 술이라도 거나하게 빨았냐?”

“이익……!!”

그러니까, 저기서 얼굴 빨갛게 물들이고 이를 벅벅 갈고 있는 게 그 조운이라고? 소연은 이 현실성 없는 상황이 혹시 꿈은 아닐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덤으로 아침부터 봤던 그 끔찍한 광경도 제발 꿈이었으면.

그녀는 그리 생각하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 악한! 더는 용서 못합니다! 제 창을 받으세요!!”

조운이라면 당장 천금을 주더라도 영입해야 할 S급 중에서도 S급 무장이었는데, 하필 그 무장이 이를 벅벅 갈면서 원수 보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전호를 노려보고 있었지만 어차피 그게 그거였다.

어쩌다가 이렇게 꼬였을까. 어쩌면 도적을 이용해 우선 병력을 확보하려고 했던 게 잘못이었을까.

하지만 그녀에게도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명가의 핏줄도 아닐뿐더러 가진 돈도 없었다. 홀몸으로 내던져져 자신의 몸을 지킬, 더 나아가 훗날을 노릴만한 군을 모으기엔 결국 이런 수단밖엔 없었으니까.

어쩌면 이건 기회일 수도 있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다신 없을 기회.

좋은 연이건 아니건 그 조운이 이렇게 눈앞에 있는 것이었다. 여기서 잘만 설득해 부하로 등용할 수만 있다면 지금보다 할 수 있는 선택지의 폭은 훨씬 넓어졌다.

“응, 그 창 줘라. 마침 얼마 전에 검이 부러져서.”

“말장난을……!!”

그러려면 일단 저 더러운 놈의 입부터 막아야했다.

전호는 여전히 조운과 말다툼을 진행하고 있었다. 말다툼이라고 할지, 일방적으로 조운을 골리는데 전념하는 그의 모습에 소연은 벌써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거 조운이라고. 맘만 먹으면 너같은 B급은 순삭해버리는 영웅이야.

“후, 일단 호세. 넌 조용히 해봐.”

“알겠수다.”

전호는 소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언제 그랬냐는 마냥 자세를 잡고 진중한 표정으로 소연의 뒤로 자리를 옮겼다.

역시 눈치 하나는 좋은 것이, 그는 소연이 진지하게 하는 말에는 결코 어깃장을 놓는 법이 없었다.

평소에는 그렇게 한량처럼 놀려먹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처럼 굴다가도 이런 상황에선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것처럼 그녀에게 복종했다.

소연이 그에 대해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그런 점이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있던 조운은 그제야 소연을 바라보았다.

“당신은 누구시죠?”

당장 자신과 말다툼을 하던 이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충성하며 물러나니 다소 허망한 표정으로 소연을 노려보았다.

전호를 향하던 적의가 갈곳을 잃고 반 정도는 소연을 향하고 있는 느낌.

“저는 이 군체의 주인. 황망한 사건에 인사가 늦었습니다. 진소연이라 합니다. 이번엔 저희 부하가 실례가 많았습니다.”

“아니 시벌, 실례는 누가 먼저 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작게 말했다.

상황적으로는 당연히 전호가 말했으리라 싶었지만, 정작 그는 가만히 있었고 그 옆에 서 있던 방삼이라는 자가 이를 갈고 있는 게 아닌가.

소연은 사실 방삼에 대해 잘 몰랐다.

1년이나 부하로 부리고 있었지만, 그 아랫것들을 관리하는 건 대부분 전호에게 일임했다. 방삼은 전호의 옆에서 부관처럼 따라다니며 그 일을 돕는 사람이라는 정도가 그녀가 아는 전부였다.

그리고 그녀가 아는 방삼은 결코 그녀에게 사적으로 말을 걸어오는 적이 없었다. 그냥 가끔 전호의 말을 전달하는 게 그와 나눈 대화의 전부.

“조용히 있어라.”

전호가 그의 어깨를 쥐고 만류하고 나서야 뒤가 조용해졌다.

맞은편에서 그걸 지켜보고 있던 조운은 창을 쥐었던 손에서 힘을 풀었다.

상대가 저렇게까지 낮추고 들어오면 그녀도 언제까지나 힘을 주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상대가 도적집단이건 아니건, 우선은 그 인사를 받아주는 게 도리였다.

“……상산의 조운입니다. 이번에는 다소 경망스런 모습을 보였네요.”

“괘념치 마세요.”

그 인사치레를 끝으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

소연의 입장에서는 어디서부터 얘기를 꺼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고, 조운의 입장에서는 잡겠다고 들어왔던 도적 떼의 이상한 분위기에 말려들어 다시 싸우기도 애매해진 상황.

결국 소연은 마음을 다잡고 먼저 입을 열었다.

“듣자 하니 당신께서 제 부하를 찾는다고 하시던데, 어찌 된 일인지 이유를 여쭈어도 될까요?”

“……병주에 흑산적 장연을 제외하고 최근 가장 유명한 도적이니까요. 그의 행패가 도를 지나쳤다고 하여 그를 베어 병주 백성을 구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니 소연이 고개를 돌린다. 그 시선에 닿은 전호는 그녀와 눈이 닿자마자 고개를 마구 가로젓는 것이 자신은 그런 적 없다고 항변하고 있었다.

전호는 정말 억울했다.

적어도 그가 아는 선에서는 결코 일반 백성을 수탈치 말라고 엄포를 놓았고, 실제로 몇 번인가 발각된 사례는 엄벌로 다스리며 그것을 억누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행패라니.

“아무래도 잘못 아신 듯싶습니다. 저희는 도적이 아니라 무도현에서 출발하여 정식으로 군을 모으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도적을 잘못 말씀하신 게 아닙니까?”

“…그들도 본디 한의 백성이었습니다. 그들이 길을 어긋나 잠시 방황하였다 하여 일벌백계로만 다스리는 건 너무 잔혹하지 않습니까. 계도의 기회를 주고 다스리는 것은 덕을 행함이 아닐까요?”

“누구나 말만은 올바르게 할 수 있죠. 누구나요.”

조운은 소연이 진심으로 그리 믿고 행했다고는 믿지 않았다.

애당초 그럴 거라면 이렇게 큰 규모로 산적을 규합할 필요도 없었다. 계도를 시키는 게 도적을 모아 군을 만드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조운은 그 모순에 입을 열어 말하기를.

“병사를 모으고자 하면 정식으로 모병하면 될 것이고, 계도를 하고자 한다면 그 도적들을 밑에 둘 이유는 없습니다. 당신이 하는 일이 흑산적 장연과 다른 게 뭔가요?”

당연히 돈이 없으니까 그러지!

그녀도 돈만 있었으면 구태여 뒤가 구릴 일 없이 모병하여 병사를 모으고 싶었다.

제일 깔끔하고 뒤탈이 없을 방식을 놔두고 왜 도적을 모으겠는가. 당연히 아무것도 없이 몸뚱어리만 이 세계로 떨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그렇지만 이런 말을 대놓고 할 수도 없었다.

“저희는 지금껏 무고한 백성을 해친 적이 없습니다. 그저 주변에 패악질을 부리는 도적들을 토벌하며 따르고자 하는 이들만 모았을 따름이죠.”

“따르고자? 제가 들은 소문과는 조금 다른데요.”

조운의 말에 소연은 살짝 웃었지만, 내심으론 슬슬 속이 쓰려왔다. 얼마나 할 짓이 없어 도적이나 잡고 있었겠는가. 당연히 그런 놈들이라도 쓸데가 있으니 모았지.

“소문이란 원래 다소 과장되는 법이죠.”

웃는 게 웃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놓치기엔 너무나도 아쉬운 사람이었는데, 현재 소연의 입장 상 그녀를 잡을 명분이 없었다.

그렇다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이룬 거라고는 도적을 모았다는 것뿐.

그 조운이 뭐가 아쉬워 이런 도적단에 들어오겠는가.

그렇지만 여기서 포기하기에는 정말 너무 아쉬운 인재였다.

하다못해 한 1, 2년만 늦게 만났더라도 어떻게든 포섭할 수준까지는 됐을 건데. 소연은 그게 너무나도 아쉬웠다.

“천하 정세가 어지러우니, 백성은 스스로 지킬 힘을 기르는 게 바르다고 봐요. 도적을 토벌하는 건 부차적인 이유요, 그들 중에서 계도가 가능한 이들은 아군으로 거두면서 자립할 힘을 기르고 있는 게 나쁜가요?”

“나쁩니다.”

조운은 너무나도 딱 잘라 단언했다.

“천하가 어지럽다 한들 한 황실이 굳건한데, 어찌 사사로이 사병을 모읍니까? 명분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는 이가 사병을, 그것도 도적 떼를 모은다는 게 올바르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렇죠. 올바르지 않죠.

소연도 그 논리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만약 그녀가 이 이후에 있을 낙양에서의 사변과 군웅의 할거를 몰랐더라면 이런 짓은 하지 않았으리라.

한 황실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이리 사사로이 군을 모음은 국법에 어긋났다.

물론 나중에는 사병이 다소 당연한 것이 되겠지만, 그것도 먼 훗날의 일이요. 지금 당장은 명분이 없는 행위였다.

조운은 지금까지 정론만을 간결하게 말하고 있었다.

명분이 없는 건 이쪽이었고, 그녀가 당장 소연을 도적의 우두머리라 칭해도 반박할 근거가 없었다.

사실 등용은커녕 당장 고발당하지 않으면 다행인 수준인데.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 싶던 그 순간.

“거참, 왈가왈부 시끄럽네.”

전호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앞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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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헤드 벵잉!!!!!!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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