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0화 〉굿 타이밍
“크~~으~~~.”
그녀를 양손에 받쳐 든 상태로 시원하게 사정했다.
그녀의 보지에 나의 쌍두사가 품었던 독을 토해냈다.
신지혜는 몸을 움찔거리며 나의 정을 받아들였다.
그녀의 주름과 살집은 연신 꿈틀대며 나의 사정을 도왔다.
“흐-으으응~~.”
사정이 끝나고 천천히 자지를 뽑아냈다.
처음에는 떨어지는 것이 아쉬운지 속살로 나를 잡아채며 떨어지기를 거부했다.
그렇게 그녀의 질이라는 수갑에 잡혀서 한참을 꼼지락거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거듭해서 힘을 주며 몸을 뒤로 당기자 그녀의 질은 아쉬움을 참으며 나를 해방해주는 것이었다.
나는 그렇게 뽑아낸 자지를 천천히 원래대로 되돌렸다.
“후~. 끝내줬어요.”
어느 정도 흥분이 가라앉자 신지혜에게 말을 걸었다.
몽롱한 표정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던 신지혜는 내가 말을 걸자 몸을일으켰다.
“저도요. 잠시만요.”
내 목소리에 간신히 정신을 차린 그녀도 천천히 자신의 몸을 원래대로 되돌렸다.
불거졌던 아랫배가 사라지고 어느새 미끈한 복부를 드러내는 그녀였다.
‘그렇게 했는데 아직도 하고 싶네.’
나의 손은 절로 엑스칼리버로 향하고 있었다.
게다가 눈은 신지혜의 미끈한 나신에서 떨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침대가 질척하다 못해서 수해를 입은 가구처럼 축축하게 절여진 상태였다.
그럴 정도로 신지혜와 관계를 맺은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신지혜를 원하고 있었다.
‘진정하자. 진정해.’
나는 자신을 다독이며 속으로 되뇌었다.
페로몬 수치를 천천히 0%로 만들었다.
이러면 좀 괜찮아지겠지.
“지혜 씨, 페로몬 수치 좀 낮춰줘요. 이제 그만하죠.”
내 목소리에 아쉬운 표정을 짓는 그녀였다.
심지어 검지를 빨면서 귀여운 표정까지 드러내는 것이었다.
자제하려고 마음먹지 않았다면 단번에 달려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깜찍하고 매혹적인 표정이었다.
남자의 성욕을 제대로 자극하는!
‘이러다가는 끝이 없어.’
그랬다.
우리 둘의 체력과 능력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끊임없이 영양을 보충할 수 있다면 계속해서 섹스하는 것도 가능했다.
정말 이래서는 끝이 없는 것이다.
나는 그녀를 달래는 표정과 몸짓을 취했다.
그러자 사정을 이해한 그녀도 천천히 페로몬 수치를 내렸다.
‘워~. 비닐하우스야?’
정신을 추스르고 주위를 살폈다.
넓은 호텔 방은 나와 신지혜가 뿜어낸 체취로 가득했다.
음란하고 달콤한 향내가 진동했다.
아직 그렇게 습한 날씨가 아님에도 방은 끈적하고 끈끈한 느낌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이 습하고뜨거운 공기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와~. 이건내가 음몽을 꿨을 때보다 심한데?’
바닥과 침대는 마치 수해라도 입은 것처럼 처참했다.
단순히 질척하게 젖어 든 정도가 아니었다.
구석까지 축축하게 수분이 닿아서 절여진 모습이었다.
“우리가 너무 심했나요?”
정신을 차린 그녀가 나에게 멋쩍은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나는 가벼운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이 정도까지 될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나는 그녀를 샤워실로 보내고는 천천히 주위를 정리했다.
못쓰게 된 시트와 수건으로 주위를 닦았고, 그것도 부족해서 여분으로 준비해둔 시트와 수건도 가져와서 바닥과 침대를 닦았다.
“혼자 치운 거예요? 기다렸으면 도와줬을 텐데.”
“괜찮아요. 그냥 기다리기 심심해서 한 겁니다.”
애초에 단순히 닦는 정도로 될 일이 아니었다.
내가 한 일은 그저 주위를 정리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나중에 직원분들이 따로 철저하게 정리를 해야 할 것이다.
그걸 생각하면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시원하게 뒹굴어서 좋았지만, 이런 난장판을 만들 줄이야.
“향기 씨도 씻어요. 너무 신경 쓰지 마시고요. 제가 호텔에 잘 말할게요.”
그녀는 내가 신경 쓰는 부분을 눈치챘는지 나를 달래며 샤워실로 보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발걸음을 옮겼다.
[쏴-아아아아아-!!]
힘찬 물살로 몸을 씻으며 생각했다.
‘다들 나에게 안기면 이런 느낌이었던 거야?’
지금까지는 내가 타인에게 페로몬을 뿜어내며 쾌락을 안겨줄 뿐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신지혜 덕분에 나 자신도 페로몬의 쾌락을 맛볼 수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성적인 자극과 쾌감을 넘어서는 감각이었다.
지금까지 나에게 안겼던 여자들은 모두 이런 짜릿한 감각을 느꼈던 걸까?
‘만약에 신지혜와 내가 페로몬을 전력으로 뿜어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800%까지 뿜어낸 것이 이 정도였다.
몸을 변형시키고, 상식을 벗어난 방식으로 교합할 수 있었다.
게다가 한계를 넘어서는 쾌락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만약 1,000%에 육박하는 페로몬을 뿜어내며 뒹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솔직히 말해서 제대로 감도 잡히지 않는 일이었다.
“다 씻었어요?”
몸을 씻고 나오자 어느새 말끔한 모습으로 옷까지 갖춰 입은 신지혜가 말을 걸어왔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얼른 옷을 입었다.
그녀는 옆에서 내가 옷을입는 걸 도왔다.
마치 출근을 돕는 아내처럼.
그녀의 손길에는 애정과 아쉬움이 가득했다.
“생각해 보니 우리 둘은 맺어지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왜요?”
“우리 둘이 뒹굴 때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빨래가 엄청 힘들 거 아니에요?”
“네에? 푸-흐흐흣! 파-하하핫!!”
“호호호홋!!”
나는 그녀의 농담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문제기는 문제겠지.
나는 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녀의 표정에는 유쾌함과 더불어 약간의 슬픔도 묻어 있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러면 큰 세탁기를 사죠. 매일 이불 빨래 할수 있을 정도로.”
“흥, 어차피 좋아하는 사람 있다면서요.”
“그러게요. 참 타이밍이라는 게 야속하네요.”
내가 그녀를 원할 때는 그녀가 나를 멀리했었다.
하지만 막상 젊어진 몸으로 그녀가 나를 원하게 되었을 때는 이미 마음에 품은 사람이 생긴 상태였다.
이렇게 우리의 몸과 마음은 절묘한 타이밍으로 엇갈린 것이다.
우리는 그런 애달픈 마음을 곱씹으며 호텔을 나섰다.
“우리 자주 봐요.”
“네.”
그렇게 나는 신지혜와 헤어졌다.
꿈같은 시간이었다.
전경련 회의에 참석해서 그녀를 만난 것도.
페로몬으로 진화한 그녀를 품에 안은 것도 말이다.
나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회사로 향하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였다.
<지금까지 제가 모은 블랙 애로우에 대한 자료에요.>
톡으로 파일과 메시지가 날아왔다.
헤어진 신지혜가 보낸 자료였다.
역시 꿈이 아니었다.
나는 그녀의 문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천천히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안전을 확인했으니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였다.
‘복수!’
우리 가족을 농락하고, 우리 집까지 찾아와서 나를 납치했던 작자들에게 쓴맛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그렇다.
블랙 애로우에게 복수하는 일이었다.
[부-우우웅-.]
스마트폰이 몸을 떨었다.
최영훈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무슨 일이야?”
“대박이다. 너 [파인애플] 사 알지?”
“알지 스마트폰 제조로 유명한 미국 회사잖아?”
“그곳에서 너 보자고 하더라.”
“정말?”
“그래, 짜샤! 그뿐만이 아니야. 좋은 소식이 또 있다.”
“뭔데?”
“너 [테라포밍] 사 알지?”
“그 전기차로 유명한 회사?”
“거기서도 우리 기술에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 너 조만간 미국으로 출장 가야겠다.”
어느 정도 회사가 자리 잡고, 복수를 마음먹은 타이밍에 일어난 일이었다.
절묘하다면 절묘한 일이었다.
블랙 애로우의 본사도 미국에 있으니 출장 가는 시기에 맞춰서 일을 추진하면 되겠네.
“알았어. 회사로 복귀하면 자세한 내용 알려줘.”
“알았다! 짜샤! 이제 우리는 대기업이 되는 일만 남은 거야!! 저런 거물들이 우리를 찾다니!!”
최영훈은 임금의 부름을 받은 선비라도 된 것처럼 들뜬 모습을 보이는 것이었다.
나는 헛웃음이 나는 것을 참으며 전화를 끊었다.
‘자연스럽게 미국으로 들어갈 수 있겠어.’
언론이나 재계의 이목을 피해서 움직이는 것이 조금 까다로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선으로만 따지면 이보다 자연스러운 것이 없었다.
미국에서 일하고 있는 회사가 와달라고 한 것이니 말이다.
아주 자연스럽게 미국으로 향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부-으으응-.]
또다시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누구지? 신지혜? 최영훈?
[뚝-]
하지만 스마트폰은 내가 받기도 전에 끊어졌다.
누구지? 실수로 건 전화인가?
[부-으으으응-]
스마트폰이 곧 다시 몸을 떨었다.
나는 전화를 받기 위해서 손을 움직였다.
하지만 이내 전화는 끊어졌다.
잽싸게 통화 버튼을 눌렀지만 이미 끊어진 후였다.
뭐지? 장난 전화인가?
‘설마?’
문득 뇌리로 뭔가가 스치고 지나갔다.
누군가 전화를 한 것인지 알 것만 같았다.
그때였다.
스마트폰이 다시 흔들렸다.
[부-우우우응-]
이번도 전화가 끊어졌다.
나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다음 전화를 기다렸다.
[브-으으응~~.]
또다시 스마트폰이 흔들렸다.
나는 느긋한 손놀림으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이번에는 전화가 끊기지 않았다.
“누굽니까?”
목소리를 낮게 깔면서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내 예상대로였다.
“접니다. 현장에 있는 늑대입니다.”
블랙 애로우의 내부에서 정보를 모으며 움직이고 있는 ‘척’이었다.
어쩐지 전화가 3번 울리고 난 후에 받게 만든다 했다.
우리가 누군지 서로에게 알리는 일종의 신호였다.
“무슨 일이지?”
“드디어 모든 루트를 파악했습니다.”
“정말?”
“네. 그리고 우리의 나무도 모두 심었습니다.”
“누가 열매인지도 확인했고?”
“네. 특정했습니다.”
“좋아. 잘했어. 당장 자료를 이쪽으로 보내.”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는 손을 움켜쥐었다.
환호성이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타이밍이 좋아도 이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거냐고?
지금까지 자신의 동선을 철저하게 숨기던 블랙 애로우의 수장인 ‘애쉬 프린스’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척과 카렌 그리고 나에게 세뇌된 병사들은 블랙 애로우에서 근무하며 틈을 봤다.
그리고 서서히 회사의 간부들을 수행하는 역할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이윽고 ‘애쉬 프린스’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흥, 다른 사람의 핏값으로 연명하는 주제에 더럽게 신중하네.’
실제로 ‘애쉬 프린스’의 동선은 철저하게 비밀이었다.
출근과 퇴근도 총 6대의 차량을 이용해서 각기 다른 방향에서 회사로 올 정도 신중했고, 경호원도 꼭 믿는 사람만 곁에 둘 정도였다.
그런 그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서 신중하게 공을 들인 끝에 나에게 세뇌된 병사를 겨우 수행 운전기사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께께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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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알림음과 장문의 메시지 그리고 몇 개의 문서 파일이 톡으로 날아왔다.
나는 내용을 대충 훑어보고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회사가 자리를 잡자마자 신지혜의 무사를 확인할 수 있었어. 거기에 미국에 있는 회사들의 초청. 그것도 모자라서 애쉬 프린스의 동선까지 파악했다고? 이게 공격하라는 하늘의 뜻이 아니면 뭐란 말이야?’
나는 아랫입술을 핥으며 눈을 번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