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화 〉몸으로 증명하다 (1)
나와 그녀들은 자리를 옮겼다.
호텔로 향한 후에방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낯익은 장소였다.
‘여기는...’
이곳은 내가 마리나 자매와 처음으로 관계를 맺은 곳이었다.
이거 노렸네. 노렸어. 아직도 나를 의심하는 건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가 처음으로 몸을 섞은 곳이네요.”
“정말 향기구나.”
“그래, 여기가 그곳이지.”
내가 ‘익숙하다’라는 반응을 보이자 그녀들은 반색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 말에 그녀들은 아주 조금 남아있었던 의심마저 날려버린 듯했다.
더욱더 살가운 태도로 나를 대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방의 중앙에 있는 탁자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소파에 앉으며 천천히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자, 여기는 도청이나 테러 대책도 제법 괜찮은 방이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줘.”
“제가 당신들의 적대적 M&A를 막아냈던 건 기억하죠?”
“물론이지.”
“이번에는 블랙 애로우가 밀고 들어오더라고요. 어떻게 아는 사람을 도와주려다가 된통 엮인 거죠.”
사실 그들이 노린 것은 나와 신지혜 그리고 연구데이터였다.
바로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 페로몬에 관한 것 말이다.
하지만 진실을 이야기할 수는 없었다.
말해도 믿어줄 것 같지 않았고, 잘못하면 오해를 사거나 그녀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럴듯한 이야기를 지어내며 둘러댔다.
다행히 그녀들은 더는 추궁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에게 무사하다는 걸 알리려고 온 거야?”
“그래, 우리가 슬퍼할까 봐서?”
“솔직히 다른 목적도 있어요.”
“흠~. 조금 서운하네?”
“이제 회사 일은 그만두고 우리 애인이나 하는 건 어때?”
두 사람은 의외로 담담한 태도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평범한 인생을 살아온 나로서는 도저히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규모로 사업을 했었던 까닭일까?
아니면 사람으로서 차마 감내하기 힘든 극한의 고통을 참으며 살아온 탓일까?
그녀들은 거친 블랙 애로우에 내가 쫓겼다는 사실을 듣고도 의외로 태연한 모습이었다.
오히려 내가 모습과 신분을 바꾸고, 이전의 자신을 죽은 것으로위장까지 한 것을 깨닫고 이제는 안전하다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사실은 두 사람에게 긴히 할 말이 있어요.”
나는 그녀들에게 구상한 사업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전고체 전지’를 이용한 스마트폰 배터리에 관한 이야기를 말이다.
비록 그녀들이 독립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명색이 대 ‘볼쇼이 데레바’의 딸들이었다.
어려서부터 많은 사람을 대하며 직간접적으로 많은 정보를 접한 것은 물론이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길러진 사업에 관한 감각이 남달랐다.
분명 내가 이야기한 내용을 듣고 사업성이 있는지를 분석해줄 것이다.
“나쁘지 않은 접근이야. 이거 분명히 먹힐 거라는 생각이 들어.”
“보조배터리 시장을 생각하면 수요는 확실하다고 봐야지.”
그녀들의 입에서도 긍정적인 이야기가 나왔다.
역시! 나만 맛있게 생각한 것이 아니었다.
이 아이템은 확실히가능성이 있었다.
“다만 이 부분을 기억해둬. 요즘 대부분의 회사나 통신사들은 기기와 배터리를 일체형으로 내놓고 있어. 일부러 표준화된 규격을 벗어나는 독특한 배터리를 채용하기도 하지. 이유가 뭐겠어?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만든 배터리를 사용하게 하거나, 범용 배터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려는 꼼수라고.”
“그러니까 처음에는 보조배터리 시장부터 노려. 바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배터리의 영역으로 진입할 수는 없을 거야. 서두르다가는 그저 스마트기기 회사나 통신사의 노예로 전락할 뿐이라고. 기술을 뺏기고, 부품이나 조달하는 하청업체가 되기 싫으면 이 부분에 유의하라고.”
그녀들은 내가 제시한 아이템의 사업성을 평가해주었다.
게다가 내가 간과한 부분까지 지적하며 사업에 대한 구상을 조금 더 현실화시켜주는 것이었다.
역시! 내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
그녀들의 감각은 탁월했다.
“알겠어요. 혹시 나를 좀 도와줄 수 있어요?”
“어떻게?”
“제가 한 50억 정도 탄알이 있거든요. 이걸로 사무실, 연구소, 생산 공장을 마련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같이 일할 인재들이나 땅 그리고 다양한 인맥도 필요하죠. 그래서 그런 방면으로 좀 도움을 줬으면 해요.”
그녀들이 나의 말을 듣더니 잠시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시선을 교환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천천히 일어나서 나의 곁으로 다가왔다.
[쪽-!]
[쭙-!]
그녀들은 다가와서 내 볼에 입을 맞췄다.
마리나의 나의 왼쪽 뺨에뽀뽀했고, 마리야는 나의 오른쪽 뺨을 힘껏 빨았다.
“승낙이라고 봐도 되죠?”
“물론.”
“사업자금이 없는 상태로 왔어도 그 부탁 들어줬을 거야.”
나는 그녀들의 표정을 살폈다.
앳되고 아름다운 그녀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사업가의 냉철함이 사라지고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애틋함만이 남아있었다.
아마도 사업성의 여부를 떠나서 나에 대한 개인적인 호감 때문에라도 돕겠다는 뜻이리라.
“그러면 전 이만 가볼게요. 나중에 봐요.”
그녀들과 이후의 일정을 정하고, 스마트폰 번호도 교환했다.
그리고 덤으로 그동안 밀렸던 잡담까지 나누며 서로의 근황을 확인했다.
그렇게 수다를 떨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밖은 해가 저물어 있었다.
이제 슬슬 일어날까?
“뭔가 이상해~.”
“맞아. 생각해 보니 향기가 맞는지 의심스러워~.”
그녀들은 내가 떠나려는 기색을 보이자 돌연 태도를 바꾸는 것이었다.
아직도 나를 믿지 못하는 건가?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들의 안색을 살폈다.
하지만 곧 나는 그녀들의 말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알 수 있었다.
그녀들은 귀여운 표정과 목소리로 은근한 말을 내뱉고 있었고, 평소의 카리스마가 넘치는 몸짓이 아닌 어딘지 요염하고 매혹적인 몸놀림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
그녀들은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스-르-륵!]
[샤-라-락!]
그녀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겉옷을 벗어젖혔다.
그리고 속옷만 입은 모습을 나에게 다가와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너무 바뀌어서 정말로 향기인지 확신이 들지 않아~~.”
“맞아. 골격까지 바뀐 건 아무래도 의심스러워~~.”
실제로는 의심하지도 않으면서?
이런 깜찍한 요정들 같으니!
나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입술을 삐쭉거리며 말했다.
“이 방에서 우리가 질펀하게 했던 섹스에 대해서 말해 볼까요?”
나는 얼마든지 내가 조향기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그녀들과 보냈던 끈적하고 질척질척했던 시간을 나는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장난기가 넘치다 못해서 엉큼한 표정이 되어버린 얼굴로 턱을 치켜들었다.
“훗, 그럴 필요 없어.”
“맞아. 실제로 해보라고. 이야기는 충분히 들었어.”
그녀들은 나에게 달라붙으며 뜨거운 숨결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나는 가슴에서 끓어오르는 성욕을 느끼며 생각했다.
‘좋아요. 오랜만에 허리띠 한번 풀어드리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속으로 되뇌었다.
‘페로몬 98%!’
처음부터 제대로 달릴 생각으로 수치를 올렸다.
“하-읏! 그래, 이 느낌이야.”
“향기의 느낌!”
그러자 그녀들은 페로몬이 자아내는 쾌감에 몸을 떨면서 말했다.
나는 귀여운 그녀들의 가슴과 엉덩이를 연신 쓰다듬었다.
그리고 입으로는 번갈아서 그녀들의 입술을 취했다.
[추-우우웁!]
“하-흡! 이 체온도 향기가 맞아!”
[츄-르르릅!]
“응~. 너무 보고 싶었어~.”
그녀들의 입술을 맛본 후에 나는 잠시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는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조용히 암시를 걸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몸 상태가 나빠지지 않는다.’
‘그녀들은 모든 쾌락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
갑자기 거리를 벌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그녀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왜? 뭐가 이상해?”
“우리 양치질했어.”
아무래도 내가 뭔가 불쾌감을 느껴서 거리를 벌린 것으로 착각하는 모양이었다.
어이쿠, 나의 요정님들을 주눅이 들게 할 수는 없지!
나는 얼른 그녀들에게 다가서며 말했다.
“그런 거 아니에요. 너무 좋아서 바로 나올 거 같더라고요.”
“어머!”
“조루?”
그녀들은 그제야 안심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다시 나에게 얽혀왔다.
나는 마리나의 가슴을 주무르며 그녀의 입에 혀를 넣었다.
그러자 마리야는 잠시 뾰로통한 표정을 짓더니 천천히 나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손길에 몸을 맡기며 그렇게 옷을 벗었다.
“이 팬티는 확실히 향기네.”
“응. 이 무늬 기억이 난다.”
그녀들은 나의 속옷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아니, 무슨 사람을 속옷으로 구분해?
나도 모르게 실소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기억해준다는 것이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쪼-오-옥!]
나는 입술을 옮겼다.
그리고 이번에는 마리야의 입술을 덮어 눌렀다.
그러자 그녀는 기뻐하며 몸을 떨었다.
자신에게서 온기가 떠난 걸 느낀 마리나는 쌜쭉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나의 팬티를 손에 쥐면서 서서히 밑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스-륵-.]
마리나의 손길에 나는 완전한 알몸이 되었다.
나는 마리야와 혀를 섞으며 그녀가 하는 행동을 지켜봤다.
그녀는 나의 물건을 잡고 용두질하며 혀를 날름거렸다.
그리고 나와 시선을 맞추며 뜨거운 한숨을 토해내는 것이었다.
‘으~. 역시 마리나 자매는 솜씨가 좋다니까.’
그녀들이 풍기는 야릇한 분위기에 몸이 달아올랐고, 그녀들의 기술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나도 모르게 쾌감에 몸을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향기 씨는 만지는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져요. 으흐~~.”
“앙~. 이룐 귱합흔 따루 업따니까~. (앙~. 이런 궁합은 따로 없다니까~.)”
나에게 혀를 붙잡혀서 빨리고 있는 마리야도 마리나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제대로 발음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웅얼거리며 감상을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왼손으로는 마리야 왼쪽 가슴을 더듬으면서 오른손으로는 마리나의 오른쪽 유방의 젖꼭지를 문질렀다.
그러면서 엉큼한 표정으로 눈썹을씰룩거렸다.
“하-읏!!”
“후-응~~!”
그녀들은 교성을 내면서 몸을 꿈틀댔다.
나는 그녀들의 몸짓을 감상하며 가슴으로 스며드는 알싸한 감각을 성욕과 쾌감으로 바꾸었다.
이제 곧 더욱더 큰 쾌감이 나에게 찾아오겠지!
[즈-읍! 허-업!]
그렇게 둘이 동시에 나를 상대하면서도 좀처럼 주도권을 가져가지는 못했다.
도리어 내가 장난을 치며 그녀들을 반대로 몰아붙였다.
그러자 마리나는 분한 표정을 지으며 나의 물건을 거칠게 용두질하더니 갑자기 입으로 나의 물건을 머금는 것이었다.
‘크-흡! 미끈하고 따뜻해!’
자지로 느껴지는 쾌감에 나는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몸을 떨었다.
내가 반응을 보이자 마리야는 나의 입천장과 혀뿌리까지 농락하며 입안 구석구석을 농락하기 시작했고, 마리나는 물건을 입에 머금고 머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