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9화 〉안타까운 사랑과 새로운 발견 (79/110)



〈 79화 〉안타까운 사랑과 새로운 발견

그녀의 보지에 시원하게 싸질렀다.
불알이 뻐근할 정도로 개운한 사정을 했다.
나는 허리를 움직이며 그녀의 보지를 끈질기게 탐했다.

“하-악!! 으-헛!”

그녀는 절정에 이른 후에도 끝나지 않는 쾌감에 몸을 들썩였다.
나는 그녀의 가슴과 보지를 몇 정도 애무하고는 그녀의 몸에서 떨어졌다.

[즈-읍!]

질척한 소리를 내면서 자지를 그녀의 보지에서 뽑아냈다.
나의 물건은 더는 훌륭한 검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애액과 내가 싸지른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이제는 그냥 탕수육이나 맛탕으로 보였다.
물론 진짜로 먹음직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만큼 체액으로 범벅이라는 소리다.

‘페로몬 0%!’

나는 페로몬 수치를 떨어뜨렸다.
가슴을 불태우던 성욕은 가라앉았고, 몸은 알 수 없는 전능감으로 가득했다.

“으-음~. 아-흡~.”

그녀는 침대에서 여운을 느끼며 몸을 꿈틀댔다.
나와 그녀가 흘린 체액으로 질척해진 시트 위에서 매혹적인 움직임으로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자신의 목과 가슴 그리고 엉덩이까지 쓸어내며 후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나는 그녀의 움직임을 감상하면서 설탕물을 들이켰다.

‘어이쿠,  발기하려고 하네?’

이미 충분한 만족감을 맛봤으면서도 나의 주니어는 다시 고개를 치켜들기 시작했다.
정말대단하다.
예전에도 정력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몸이 개조된 후에는 그 정도가 더욱더 대단했다.
정말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몸에 활력이 넘쳤다.

‘워워워, 오늘은 이쯤 하자고.’

나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얼른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모든 게 바뀌었어. 나는 정말로 조향기가 맞는 걸까?’

그저 몸이 좀 건강해지고 장애가 치료된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보니 그게 아니었다.
나의 몸에 깃든 페로몬은 모든 부분을 바꾸고 있었다.
신체와 정신 그리고 마음까지.
정말 지금의 나는 조향기가 맞는 걸까?

[쏴-아아아아!!]
기분 좋게 섹스를 하고 나서 갑자기 존재론적 질문에 사로잡혔다.
나는 샤워실로 향했다.
시원한 물로 몸을 적시며 뜨거운 열기를 식혔다.
격렬한 섹스로 달궈진 몸과 마음을 그렇게 진정시켰다.

‘뭐, 이런 게 현자타임인가?’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났다.
이렇게 바뀐  몰랐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막상 바뀐 자신을 실감할 때면 두렵고 어색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지금은 성공과 생존만 생각하자. 인간의 마음은 간사한 법이야.’

분명 급격한 변화에 마음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리라.
괜한 생각은 접어두기로 했다.
행복한 순간에도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것이 인간이란 존재다.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다른 사랑을 찾아 헤매고, 충분한 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더한 부를 원하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이란 본디 이렇게 어리석고 불완전한 존재다.
태생적으로 심리적 결함을 가지고 있는 존재다.
그걸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일일이 마음이 흔들려서는 죄를 범하거나 실수를 하게 된다.
이럴수록 중심을 잡으려고노력해야 한다.
마음의 흔들림에 같이 흔들리면  된다.
괜찮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애써 각오를 다지며 몸을 씻었다.

‘얼씨구?’

어울리지 않는 ‘현자타임’을 맛보며 샤워를 했다.
그렇게 샤워를끝마쳤다.
나는 느릿한 발걸음으로 샤워실을 나섰다.
그때였다.
나의 눈에 괴상한 장면이 들어왔다.

“헤헤헤. 이걸 이렇게...”
[질-척. 찌-걱. 찌-걱.]

주아린이 뭔가를 손에 들고 자신의 음부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뭐 하는 짓이지?
나는 소리를 죽이고 그녀가 하는 행동을 지켜봤다.
그녀는 자신의 질에서 내가 사정한 정액을 뽑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정액을 특이하게 생긴 용기에 담고 있었다.

‘와~. 역시 보통이 아니네~.’

나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그녀는 철저하게 임신을 계획하고 있었다.
안전일이라는 것이 순전히 ‘뻥’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게다가 몇 번이고 질내사정했음에도 따로정액까지 챙기고 있었다.
저것이의미하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그렇다.
그녀는 확실한 임신을 노리고 있었다.

실제로 가임기의 여자가 임신할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운이 좋으면 한방에 가능하기도 하지만, 보통 25% 정도라고 한다.
그러니 원하지않는 임신으로 ‘중절’을 택하며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와 반대로 불임으로 고생하는 가정도 많은 것이다.

‘그거 소용없을 텐데. 너 착상이  되는 몸이야.’

나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주아린을 바라봤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걸어놨던 ‘암시’를떠올리며 그녀가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렇게 내가 좋을까?

“커-흠. 흠. 뭐해요?”

“아...아무것도 아니에요.”

나는 헛기침을 하며 그녀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그녀는 황급히 몸을 움직이며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을 감췄다.

‘여기서는 그냥 모른 척해주자.’

솔직히 그녀가 하는 행동은 괘씸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었다.
나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임신을 노리고 있으니 말이다.
소위 ‘콘돔에 구멍을 뚫는’ 행동만큼 치사하고 예의 없는 짓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간절한 마음을 아는 처지에서 비난만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빨리 가서 씻어요.”

나는 그녀를 샤워실로 보냈다.
그리고 침대를 바라봤다.

‘난리가 났네. 난리가 났어.’

매번 관계를 맺을 때마다 이런 일이 벌어질까?
집에서는 하지 않는 쪽이 좋을까?
시트의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그녀와 내가 흘린 체액으로 질척해질 대로 질척해진 상태였다.
처음 몸이 변화했을 때를 떠올릴 정도로 시트는 상태가 엉망이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시트를 벗겨냈다.
그리고 세탁실로 가져갔다.
세탁실에는 제법 용량이 넉넉한 드럼세탁기가 있었다.

‘귀찮아도 이건 손으로 빨아야지.’

나는 세탁기의 뚜껑을 열고 시트를 넣으려던 손길을 멈췄다.
그래도 이걸 바로 돌릴수는 없지.
나는 한쪽에 있는 바구니에 시트를 던져 넣었다.
어이쿠, 바구니도 나중에 닦아야겠네.

[쭈-우우웁!]
“헤헤헤. 향기 씨가 닦아주니까 뭔가 좋아요.”

그녀에 대한 미안함이었을까?
아니면 단순한 성욕 때문이었을까?
나는 샤워를 마치고 나온 주아린의 몸을 정성껏 닦아줬다.
종종 키스를 나누며 그녀의 물기를 털어냈다.

“헤어지기 너무 아쉬워요. 우리 또  수 있겠죠?”

“그럼요. 상황이 진정되면  만나요.”

“그러면 이만 가볼게요.”

샤워를 마치고 어느 정도 잠을 잔 주아린이었다.
그녀는 섹스와 샤워 그리고 숙면으로 개운해진 몸으로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는 아쉽다는 표정으로 입을 여는 것이었다.
나는 웃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그녀는 몇 번이고 나의 손을 매만지며 헤어지기 싫다는 마음을 드러내 보였다.
나는 그녀를 다독이고는 슬며시 등을 밀어 그녀를 떠나보냈다.

‘이제  하지.’

둘이 있을 때는 몰랐는데 별장이 제법 넓었다.
사람이 한 명 떠났을 뿐인데 휑한 느낌이 드는 것이 쓸쓸하기 그지없었다.

‘주 회장이 새로운 신분을 만들어줄 때까지 딱히할 것도 없고.’

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괜히 TV와 컴퓨터를 켰다가 끄기도 하고, 배가 고프지 않음에도 냉장고를 여닫았다.

‘시간을 그냥 보내는 건 취미가 아닌데.’

나는 의외로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타입의 사람이었다.
학생 때는 항상 미래에 대한 공상과 계획으로 머리가 가득했다.
군시절이나 제대한 후에는 현실적으로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움직였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휴가가 찾아온 것이다.

‘잠이나 잘까?’

딱히 피곤하거나 졸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마땅히  일이 없었다.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침대로 향했다.
그리고 구석에 있는 깨끗한 시트를 꺼내서 침대 위에 펼쳤다.
그렇게 침대를 정리할 때였다.

“어-후! 씨-발! 저게 뭐야!”

뭔가 괴상한 생명체가 보였다.
그렇다.
커다란 바퀴벌레였다.
그놈은 내가 소리를 지르건 말건 더듬이를 움직이며 주위를 탐색하고 있었다.

‘저리 꺼져!’

속으로 소리쳤다.
그러자  녀석은 잠시 몸을 떨다가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이었다.

‘어라? 지금 저놈이  명령을 들은 거야?’

뭔가 뇌리에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신지혜가 건네준 ‘페로몬 조절 장치’의 설명서에는 곤충이나 다른 동물들도 조종할 수 있다고 되어 있었다.
설마?

‘야, 너 이리로 와봐.’

속으로 되뇌었다.
그러자 어디선가 바퀴벌레가 나타났다.
그놈은 나의 지척까지다가와서 가만히 멈춰 서는 것이었다.
이것 봐라?

‘어이, 바퀴 씨. 원을 그려볼래?’

그러자 바퀴벌레는 재빠르게 움직이며 몸통으로 원을 그려 보이는 것이었다.
나는 두근거리기 시작한 가슴을 진정시키며 다시 속으로 되뇌었다.

‘어이, 이번에는 제자리에서 공중제비를 돌아봐.’

녀석은 날개를 퍼덕이며 가볍게 몸을 띄웠다.
그리고는 공중에서 몸을 뒤틀며 공중제비를 도는 것이었다.
역시! 이놈은  명령을 따르고 있었다.

‘일단 사라져.’

나는 바퀴벌레에게 명령했다.
그러자 그놈은 조용히 어딘가로 사라졌다.
나는 흥분과 설렘으로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생각을 정리했다.
이거 쓰기에 따라서 엄청난 거 아냐?
만화나 영화에서 봤던 것처럼 곤충이나 동물을 조종할 수 있다면?
실로 엄청났다.
하기야 페로몬이라는 것이 원래 야콥슨 기관이 퇴화한 인간보다는 동물에게 더 유효한 것이기는 했다.
하지만 정말로 조종이 될 줄이야!

‘이거 할 일이 생겨 버렸네?’

나는 대충 옷을 챙겨 입었다.
그리고는 별장 밖으로 나왔다.
푸른 자연과 벌레 소리 그리고 찬란한태양이 나를 반겨주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이게 아니다.
나는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을 뺏기지는 않았다.
그저 살아있는 생물을 찾아 눈을 움직일 뿐이었다.

‘뭐를 조종해 볼까?’

그런 나의 눈에 띈 것은 ‘개미’였다.
나는 얼른 자세를 낮춰서 개미를 바라봤다.
그리고  개미에게 조용히 ‘암시’를 보냈다.

‘어이, 내 쪽으로 와라.’

그놈은 잠시 몸을 떨더니 이내 내 암시에 따라 움직였다.
나에게 다가와 더듬이를꼼지락거리며 다음 명령을 기다렸다.

‘다른 놈들도 불러와.’

어디선가 개미가 더 나타났다.
나는 조용히 암시를 보내며 점점 개미의 숫자를 불렸다.
어느새 개미는 일대를 꽉 채울 정도로 불어난 상태였다.
엄청난 광경이었다.
발치를 가득 채우는 개미의 대군은 족히 수십만 마리는 되어 보였다.
아마도 한 무리의 개미들만은 아닌 모양이었다.
다른 무리의 개미들까지 합세해서 엄청난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거 매스게임(mass game) 같네.’

나의 명령에 따라서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정말 내 의도대로 정확하게 움직여 주는 것이었다.
글씨를 바닥에 쓰기도 했고, 원하는 대형으로 뭉치고 흩어졌다.

‘수고했어. 가봐.’

나는 손을 내저으며 암시를 보냈다.
그러자 바닥을 메우고 있던 개미의 대군이 순식간에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나는 사라지는 그들을 지켜보며 턱을 쓰다듬었다.

‘이 시간을 잘 활용해 봐야겠어.’

가슴 속을 채우고 있던 무료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그 대신 설렘과 흥분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
나는 주먹을 꽉 쥐고는 태양을 바라봤다.

‘어이! 다른 방향을 비추는 건 어때? 눈이 너무 부신걸?’

하지만 태양은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래도태양까지 조종할 수는 없겠지.
나는 속으로 웃음을 터뜨리며 손으로 눈을 가리는 그늘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주위를 둘러보며 숨을 들이마셨다.
맑은 공기가 폐로 스며드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발길을 별장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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