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화 〉새로운 몸으로 (1)
‘좋아.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은 건가?’
주아린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생각했다.
나는 별장에 도착하자마자 그녀의 스마트폰을 빌렸다.
그리고 가족과 강윤소, 최영훈에게 연락했다.
그리고 사정을 설명했다.
무시무시한 조직에 쫓기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이어서 죽음을 위장해서 몸을 감출 것이라는 것도 전했다.
처음에 그들은 당황해서 나를 만나고자 했다.
하지만 그들의 안전을 생각하면 좋은 일이 아니었다.
나는 그들을 달래며 나를 찾지 말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모두의 생명과 안전이 위험해질 수도 있으니.
지금의 나는 얌전히 죽은 사람이 되는 것이 모두를 위한 일이었다.
“아이고, 졸지에 죽지도 않은 자식의 장례를 치러야 한다니.”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아버지는 점점 커지는 목소리로 나를 나무라셨고, 어머니는 물기가 촉촉한 목소리로 슬픈 마음을 드러내셨다.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나도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어쩌랴?
상대는 이런 감성으로 접근해서는 도저히 당해낼 수 없는 놈들이었다.
반응이 이런데 내가 역습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난리가 날 것이다.
나는 더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모두를 설득하며 안심시키는 것에 집중했다.
“통화는 끝났어요?”
“네. 빌려줘서 고마워요.”
나는 주아린에게 스마트폰을 돌려줬다.
그리고 별장 안을 천천히 둘러봤다.
그래도 평소에 관리하는 모양인지 깨끗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필요한 물건들은 모두 갖춰져 있었다.
“혼자서 괜찮겠어요?”
“네. 난 괜찮아요. 어서 가봐요.”
안쓰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주아린에게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지만 이런 일을 당했는데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겠는가?
불쾌함과 두려움을 느끼고는 있었다.
‘원래는 제법 예민한 성격인데...’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못할 정도로 위축되는 것도 아니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보통사람이라면 충격을 받아서 공포에 떨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비교적 차분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배에서 한 행동도 그렇고. 주아린과 회장에게 찾아간 것도 그렇고.’
게다가 상황을 재빨리 파악하고 냉정하게 대처했다.
배에서 페로몬이 폭발했을 때는 오히려 병사들을 지배했고, 지금은 생각을 정리하며 어떻게 반격을 가할지 궁리하고 있었다.
예전과 비교해서 확실히 대범해졌다.
그것이 많은 일을 겪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페로몬의 영향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면 뭔가 먹을 거라도 사 올게요.”
“아니요. 식자재나 음식은 지금도 충분해요. 뭔가 소식을 전할 게 있어도 다른 사람을 시키세요. 아린 씨가 직접 움직이면 꼬리를 잡힐 수도 있어요.”
냉정한 나의 분석에 그녀는 서운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면 이제 우리 못 만나는 거예요?”
“한동안은.”
그녀는 다가와 나에게 안겼다.
그리고 어리광을 부리며 말했다.
“싫어! 그냥 나도 여기 있을래!!”
“조향기가 사라지는 동시에 회장의 딸인 주아린도 사라진다고? 의심하기 딱 좋은 상황이지. 안 돼.”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자 그녀는 쓸쓸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얼굴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손길이 예사롭지 않았다.
‘이것은...’
그녀의 손길에 묘한 열망이 느껴졌다.
“왜? 더 잘생겨져서 좋아요?”
“진짜 향기 씨가 맞나 싶어서요.”
“그렇게 믿어지지 않으면서 회장님 앞에는 어떻게 데려간 거야?”
“그래도 목소리와 분위기는 완전히 향기 씨였으니까요. 지금도 뭔가 생소하기는 하지만 향기 씨의 느낌은 느껴지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나의 눈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뻗어 내 목에 팔을 감았다.
이어서 서서히 당기면서 나의 입술을 취하는 것이었다.
[쪼-오-오오옥!]
그녀는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나의 가슴에서도 불길이 일어났다.
그렇지 않아도 ‘불완전 연소’ 상태였다.
배에서 카렌에게 불쾌한 섹스를 당하며 농락만 당했더니 은근히 스트레스가 쌓였던 모양이다.
“한동안 만나지 못한다면 당신을잊지 않도록 몸으로 기억시켜 주세요.”
“좋아요. 그렇게 원한다면!”
나는 그녀의 입에 혀를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잇몸과 치아, 혀뿌리까지 애무했다.
나의 혀가 음란한 움직임으로 입속을 휘젓자 주아린은 기분이 좋은지 얕은 교성을 내면서 얼굴을 붉히는 것이었다.
‘페로몬 20%!’
집중하면서 속으로 되뇌었다.
“읏-흥~.”
그녀는 몸을 뒤틀면서 강해진 쾌감에 반응했다.
역시나 효과가 있다.
집중해서 생각하는 것만으로 페로몬의 힘을 끌어낼 수 있었다.
[스-윽. 스-윽.]
키스를 나누던 그녀는 어느새 나의 물건을 쓰다듬고 있었다.
옷 위로 몇 번이고 손을 스치면서 자극을 하는 것이었다.
마치 명검을 차마 뽑지 못하고 아쉬운 듯 칼집만 어루만지는 도검장인처럼 말이다.
비록 옷 위로 스치는 손이었지만, 그녀의 열망은 확실히 전해졌다.
나와 섹스를 하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
“흐-읏!”
그 열망에 답하듯이 나도 그녀의 가슴을 손에 쥐었다.
그러자 그녀는 미소를 띠면서 신음을 흘렸다.
‘역시 외모만큼은 훌륭하다니까.’
크고 탄력이 넘치는 가슴을 어루만지며 생각했다.
성격만 좋았다면 참 좋았을 텐데.
[쪼-오-옥!]
나는 마지막으로 힘껏 그녀의 입술을 빨면서 키스를 끝냈다.
그녀는 아쉬운지 몇 번 혀를 날름거리며 나의 혀를 추격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며 슬쩍 밀어냈다.
“온종일 키스만 하려고요?”
“그러네요. 다른 것도 해야죠. 후후훗.”
잠시 아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그녀는 내 목소리에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내가 뒤가 있음을 암시하자 다시 얼굴을 붉히며 아랫입술을 핥는 것이었다.
의식적인 행동이었을까?
아니면 무의식중에 나온 행동이었을까?
그건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녀는 다분히 ‘음란한 끼’를 가지고 있었다.
‘뭐, 남자의 처지에서는 싫지만은않아.’
나는 그녀의 손을 이끌고 침실로 향했다.
그리고는 그녀를 침대에 앉혔다.
이어서 그녀가 보는 가운데 재빠르게 옷을 벗었다.
팬티 한 장만 남긴 채 모든 옷을 벗어젖혔다.
“머...멋져요.”
그녀는 내 몸을 보고 입술과 손을 떨어댔다.
하기야 남자인 내가 봐도 훌륭한 느낌을 풍기는 것이 지금의 내 몸매였다.
하물며 그녀가 느꼈을 감동은 말할 것도 없겠지.
나는 눈썹을 실룩이며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혹시 그사이에 취향이 바뀌었어요? 그냥 보기만 하는 거로 만족?”
나는 입을 뻥긋거렸다.
입 모양으로 ‘변태’라는 글자를 그리면서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주아린은 내 입 모양을 제대로 읽었는지 볼을 부풀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스-르-륵.]
그녀는 잠시 약이 오른 표정으로 나를 노려봤다.
하지만 이내 일어나서 옷을 벗었다.
요염한 움직임으로 천천히 옷을 벗었다.
‘이건 또 뭐야?!’
나는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겉옷을 벗고 드러난 그녀의 속옷이 예상을 뛰어넘는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위아래 깔맞춤에 망사? 그것도 팬티는 아래 트임이 있는 물건이라고?’
엄청난 의상에 나도 모르게 ‘헉’하는 소리가 나왔다.
내가 놀라는 표정을 보이자 그녀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자신의 몸을 쓸어내며 아찔한 포즈를 취하는 것이었다.
“...그걸 속옷이라고 말할 수가 있어요?”
“뭐, 시원해요.”
“너무 천이 적어서 제대로 역할이나 하겠어요?”
실제로 속옷이란 성기나 민감한 피부에 겉옷이 직접 닿는 것을 막아주고, 외부의 오염이나 추위에 지켜주는 역할을 하는것이다.
그런데 저래서야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제대로 역할을 한 것 같은데요?
그랬다.
비판적인 사고를 하는 것과 다르게 나의 몸과 자지는 기뻐하고 있었다.
그녀의 속옷 차림을 본 후로 나의 자지는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다.
게다가 나의 입술은 엉큼한 미소를 머금고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
“나랑 하려고 작정을 했네?”
“당연하죠. 하고 싶었으니까.”
나의 추궁에 그녀는 순순히 실토했다.
그리고는 다가와서 나에게 진한 키스를 날렸다.
[쭈-우-웁!]
이제는 자신의 입술과 나의 입술이 침으로 젖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
약간의 수줍음을 간직하고 있던 그녀는 옷을 벗은 순간 사라졌다.
야한 속옷을 걸친 그녀는 밤의 요정 그 자체였다.
마치 이 세상의 음란함을 모두 품은 듯한 몸짓으로 나에게 키스를 해왔다.
그렇게 그녀는 나의 입술과 입안을 탐욕스럽게 핥았다.
‘아, 진짜 야하네.’
그녀가 내 입에 열중하고 있는 사이에 나는 그녀의 가슴과 보지에 주목했다.
정말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그저 속옷일 뿐인데 뭔가 알 수 없는 흥분을 자아내고 있었다.
나는 서서히 손을 움직였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과 보지를 만졌다.
가슴을 감싸고 있는 망사 브래지어는 마치 부드러운 비단을 만지는 감촉이었다.
손에 거슬리는 어떤 감촉도 없었다.
오히려 비단처럼 부드러운 감촉과 더불어서 맨살을 만지는 듯한 촉촉함까지 느껴졌다.
그녀의 아랫도리는 어떨까?
그녀의 음부는 더 짜릿했다.
팬티가 감싸고 있는 부위는 골반과 허리 부분뿐이었고, 보지는 훤히 드러나 있었다.
그런 곳을 맨손으로 만졌으니 어떤 느낌이 들었겠는가?
비단 같은 부드러움과 생물의 살결이 동시에 느껴지는 오묘한 감각이 나를 휩쓸었다.
‘고급 자동차로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느낌이네.’
그랬다.
손끝에는 전해지는 감각이 신선했다.
마치 ‘문명의 이기’와 ‘야생의 숨결’을 동시에 느끼는 기분이었다.
골반과 허리, 엉덩이를 스칠 때는 비단이 만들어내는 부드러움에 놀랐다.
그리고 음부를 만질 때는 살결이 만들어내는 따뜻함과 애액이 자아내는 촉촉함에 가슴이 떨려왔다.
‘이래서 사람들이 야한 속옷을 입는구나.’
어차피 벗을 거 왜 입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괜한 낭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이렇게 눈으로 보고, 손으로 느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역시 옛 성현들 말씀이 맞았다.
[[세상에 필요 없는 발명은 없다.]]
나는 다시금 세상 모든 것에는 각자 역할이 있음을 깊게 깨우치며 그녀의 몸을 만지고 또 만졌다.
“후, 이제 제대로 달려요.”
나의 입술을 충분히 맛본 그녀가 말했다.
나는 흥분에 뜨거워진 콧김을 내뿜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녀는 천천히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렇게 아래로 향한 그녀는 떨리는 손길로 내 팬티를 잡았다.
그리고는 나와 눈을 마주치며 팬티를 벗겨냈다.
[띠-용!!]
조심스러운 손길로 벗겨냈음에도 나의 아들은 화를 냈다.
마치 뚜껑을 열면 인형이 튀어나오는 깜짝상자처럼 말이다.
팬티를 벗겨내자 튀어나오며 그대로 주아린의 턱을 가격하는 것이었다.